■ 책 소개
시대가 바뀌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직도 경쟁력 탓만 하고 있는가?
전략전문가 조철선의 책. 저자는 전략전문가의 시각으로 글로벌 경제를 전략적으로 분석한 후, 좌초하지 않고 격동기를 헤쳐 나갈 대한민국과 기업, 개인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 온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저성장을 돌파할 기업의 전략’, ‘오늘을 사는 우리의 선택’등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 저자 조철선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SK㈜, ㈜교보문고 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전략시티 대표로 있다. 거대 산업기술단지인 전국 18개 테크노파크의 ‘기술기반기업을 위한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개발했으며, 삼성, SK, GS, KT, 포스코, 롯데 등에서 전략 강의도 진행했다. 경영 전략의 모든 것을 담아 ‘경영 전략 실무의 바이블’로 불리는 『경영전략전문가 조철선의 기획 실무 노트』를 출간하는 등 전략전문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2011년 급변하는 세계 흐름을 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해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 『2020 경제대국 한국의 탄생』을 출간했다. 지난 5년 동안 이 책에서 분석한 방향대로 글로벌 경제가 진행되었고, 제시한 전략과 정반대의 길을 추구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침체에 빠졌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비정상적이고도 극단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는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드디어 자본주의 시스템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패러다임이 의미를 잃어가는 혼돈의 과도기를 맞아 우리는 여전히 경쟁력 강화만 외치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현황 분석에서 원인 도출, 실행 방안 수립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인 접근법을 통해 자본주의가 붕괴되기 시작하는 지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 차례
머리말–혼돈의 시대, 생존 전략은 어디에 있을까?
1부.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 온다
1장. 변곡점에 다다른 글로벌 자본주의
흔들리는 지구촌, 무너지는 대한민국
자본주의 자전거의 속도가 점점 줄고 있다
문제는 구매력을 지닌 수요의 부족에 있다
양적 완화와 환율 전쟁이라는 수요 쟁탈전
2장. 수요 부족을 해소해 줄 해결사가 없다
예전 같지 않은 팍스 아메리카나
EU와 일본의 영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구원투수가 되기엔 역부족인 중국
휘청거리는 신흥국과 자원부국
3장. 넥스트 10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지금의 체제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절반의 민주주의인 자본주의에서 완전한 민주주의로
경쟁 승리만을 외치는 경쟁 패러다임을 버려라
2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4장.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 어리석은 대한민국
점점 더 저성장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헬조선을 만든 진짜 ‘잃어버린 10년’
지금이라도 수요 창출 정책으로 전환하라
5장. ‘부의 분배’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
‘부의 분배’만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부자 증세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분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6장. 수요 창출 관점에서 바라본 남북통일
분단의 질곡이 절호의 기회가 되다
북한 붕괴는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독일의 통일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현실에 입각한 남북통일 전략
3부. 저성장을 돌파할 기업의 전략
7장. 경쟁 승리에만 매달리는 기업들
성장할 길이 막혀 버렸다
경쟁력을 지닌 강자들도 추락하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경쟁 전략
8장. 경쟁 전략에서 수요 시장 창출 전략으로
저성장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기업들
수요를 차지하려는 시장 간의 싸움이 시작되다
수요 시장 창출에 대한 오해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만이 살길이다
9장. 새로운 수요 시장을 창출하는 길
수요 시장 창출의 기회를 발굴하라
기회를 신시장 창출로 연결시켜라
창출된 수요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라
매력적인 신시장을 오랫동안 향유하라
4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선택
10장. 아직도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
조금만 버티면 위기는 지나갈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투자의 기회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실패하는 거다?
‘부의 분배’는 경제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11장. 당신 앞에 놓인 4가지 길, 그리고 선택
1% 승자가 되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자포자기하거나, 현실에 만족하거나
경쟁력보다 수요 창출력에 초점을 맞춘다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에 앞장선다
당신의 작은 선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맺음말 -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부록 - 전략가의 눈으로 바라본 경제 이론
참고 문헌
자본주의 붕괴의 서막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 온다
변곡점에 다다른 글로벌 자본주의
문제는 구매력을 지닌 수요의 부족에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 저출산 고령화, 부의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 실업, 부동산 투기, 과도한 국가 부채와 가계 부채 등의 기저에 흐르는 공통된 문제가 있다. 바로 구매력을 지닌 수요의 부족이다. 구체적으로 이를 살펴보기 전에 왜 수요 부족이 저성장으로 이어지는지 잠깐 알아보도록 하자.
수요 부족이 왜 문제가 될까? 일반적으로 경제는 좋은 제품을 많이 생산하여 판매할수록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장을 짓고, 생산량을 늘리고, 업종과 제품을 확대하는 등 공급이 증가한다고 무조건 경제가 성장하는 건 아니다. 이를 소비할 수요가 함께 맞물려야 자본주의 경제는 순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수요란 단순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내놓아도 구매력을 지닌 수요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공급과 수요는 자본주의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이자 맞물리는 톱니바퀴와 같다.
그런데도 생산과 공급에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인류 역사 대부분이 공급이 부족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사실 수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시대는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다. 19세기만 하더라도 수요에 대응한 공급이 부족한 시대였기에 애덤 스미스가 생산성을 제고시키는 분업화와 공장제, 자유 무역을 주장했다. 즉, 생산성의 제고가 국부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유효 수요 이론 역시 과잉 수요를 전제로 불황의 원인인 일시적인 과잉 공급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처방책이었다.
20세기 들어 공급 증가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일시적으로 공급이 과잉되는 불황에 직면하곤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미래의 수요 중 일부를 끌어다 씀으로써 불황을 타개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들어 이런 기본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만성적인 과잉 공급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물론 아직도 빈곤에 허덕이는 후진국을 생각하면 지구촌 전체가 풍요로운 시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할 여력이 있는 수요층만 국한해서 보면 풍요의 저주라고 부를 만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생산 능력 증대, 새로운 업종 및 아이템의 등장 등으로 인해 공급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데, 수요는 이런 공급 증가에 대응할 만큼 증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저출산 고령화
매스컴에서 하도 많이 다뤄 누구나 다 아는 얘기가 바로 저출산 고령화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제를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쉽게 생각한다. 우리 상식으로는 인구의 증가가 지구촌에 재앙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경고했듯이 말이다. 사람이 많으면 경쟁도 심해지고, 사는 게 팍팍해질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공급이 부족했던 풍요롭지 않던 시대의 산물일 뿐이다. 지금은 오히려 사람 수가 적은 경제일수록 피폐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화와 맞물려 생산 가능 인구수가 줄어들면 경제에는 직격탄이 된다. 생산 가능 인구야말로 소비를 주도하는 경제의 핵심 수요층이기 때문이다.
UN의 「세계 인구 전망 2015 개정판」을 보면 2015년 현재 73억 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에는 85억 명, 2050년엔 97억 명, 2100년엔 112억 명이 될 거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문제는 인구 증가가 대부분 후진국에서 일어나며, 선진국들과 발전하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인구 감소에 직면할 거라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소비할 여력이 있는 수요층은 선진국과 발전하는 개발도상국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이는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출산 경향은 지금의 추세도 문제지만,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심각성을 더해준다. 저출산은 단순히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는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가지려 해도 가질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가난한 집에 아이가 많았지만, 지금은 부자만이 그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뒤에서 살펴볼 부의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저출산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켜 출산율을 높이려고 생각하다니 어리석어도 한참 어리석은 발상이다.
게다가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 60세 이상의 노년층은 2015년 12%에서 2050년까지는 2배, 2100년에는 38%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특히 선진국들의 고령화 추세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더욱 심각하다. 결국 저출산과 고령화를 함께 고려하면 15~64세의 생산 가능 인구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소비를 주도할 수요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특히 노년층은 은퇴 후 소비 수준을 자신의 최고 수준 대비 40%를 줄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십 년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수요 부족이 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
90년대 시작된 일본의 경기 침체가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추세와 맞물린 건 우연이 아니다. 2015년 7.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6년 만에 중국을 추월한 인도의 급부상 역시 이런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UN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에 중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될 것이며, 2030년에 생산 가능 인구수도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결국 지금까지의 지구촌 경제는 인구의 증가를 걱정했지만, 이제는 소비 인구의 감소를 걱정하게 되었다.
실업을 유발하는 고용 없는 성장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후 복구와 베이비붐으로 인한 인구 증가, 복지 확대 등으로 선진국들은 70년대 중반까지 영광의 30년을 보냈다. 하지만 전후 복구의 완료, 인구 증가세 둔화, 복지 확대의 어려움 등이 겹치자 성장률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다.
일반적으로 신자유주의라 하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19세기 세계를 식민지로 만들었던 제국주의 시절처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시장 개방을 통한 세계화로 수요를 창출해 성장을 추구했다. 즉, 서구 선진국들은 각종 원조와 자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내세워, 개발도상국들이 신자유주의를 채택하고 자유 무역 원칙에 따라 시장을 개방하도록 유도하였다. 이렇게 넓어진 시장 수요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 경제 성장률을 완만하게나마 끌어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성장이 고용 없는 성장이었다는 점이다. 세계화에 따른 글로벌 무한 경쟁은 기업들에게 경쟁력 강화에 목숨 걸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기업으로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해외로 나가야만 했다. 아니면 개방된 시장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고 신흥국으로 진출했다. 자국 내에 있더라도 최대한 일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등 총 임금 수준을 낮게 유지하려고 했다. 결국 이런 기업들의 활동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적으로 총수요를 감소시킬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선진국들에게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던 신자유주의 물결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메랑을 불러왔다. 일례로 1990년대 미국에서 440만 명, 해외에서 270만 명을 추가 고용했던 미국 기업들은 2000년대 들어서는 해외에서 240만 명을 추가 고용한 반면 미국 내에서는 290만 명을 감축했다고 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성장은 보기에는 그럴듯했지만, 실제로는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사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 실질적인 수요의 증가가 동반되지 않은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
그 결과가 바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야기된 금융 위기와 지금까지의 저성장이다. 실질적인 수요 증가가 동반되지 않는 성장은 거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과 기술의 발전, 생산 효율성 제고 등으로 일자리도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향후 5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대신, 무려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고 예측했다. 이러다가는 멀지 않은 미래에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부분 차지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문제는 고용 없는 성장을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고용 없는 성장을 야기시키는 신자유주의를 폐기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수 수요 부족을 해결할 방안이 없는 그들로선 신자유주의를 통해 세계 시장에라도 진출해야 살길을 모색할 수 있다. 아무래도 신자유주의는 경쟁력을 보유한 선진국들에게 유리한 정책이니까 더욱 그러하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 않는 한,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한 수요 부족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제를 압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부의 분배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
부의 분배만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지금껏 해왔듯이 열정과 노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는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자본주의가 붕괴되는 과도기의 혼란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면, 근본문제인 수요 부족을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 해결의 시작은 수요 부족이 단순히 구매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때문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한다. 사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는 없었다. 자본이 지금만큼 풍족한 시대도 없었다. 그러므로 구매력의 부족은 구매할 자금은 충분하지만,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수요 부족을 완화시키려면 소수에게 집중된 구매력을 분배해야 한다. 결국 부의 분배만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인 셈이다.
물론 부의 분배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다. 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일구었는데, 이를 분배해야 한다면 강탈이나 다름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는 오로지 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축적한 게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자본가가 아무리 착하더라도 자본주의 체제는 강자의 지위를 활용하여 약자보다 훨씬 더 많은 부를 가져갈 수 있다. 이런 현실은 피케티가 주장했듯이 시간이 갈수록 소수 강자에게만 부가 집중되는 불합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체제에선 부의 분배가 오히려 정당한 방식인 셈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똑같이 부를 분배하자는 뜻은 아니다. 강자의 정당한 노력으로 약자보다 더 많은 부를 가져가는 건 당연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게 문제라는 거다. 동물의 세계처럼 강자가 약자의 부를 강탈하는 게 당연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수요 부족을 완화시키려는 부의 분배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주장해 버핏세라고도 불리는 부자 증세 추진,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 탐욕스러운 기업 규제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역시 부자 증세나 경제 민주화 등을 통해 과도하게 소수에게 집중된 부를 분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부의 분배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의욕을 떨어뜨림으로써 경제에 악영향을 줄 거라며 반대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 실례가 있다. 1951년부터 1963년까지 미국은 40만 달러를 초과하는 슈퍼 부자들의 소득에 대해 최고 91%의 소득세율을 적용했다. 그 이후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70년대 중반까지도 지금의 35%보다 2배가 넘는 70%대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당시 미국 경제는 오일 쇼크가 오기 전까지 경이로운 호황을 누렸다. 부자 증세가 경제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떠드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워런 버핏도 "세율이 아주 높았을 때에도 내 주변의 부자들은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세금이 높다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야망과 자아실현 욕구, 성취하고 싶은 동기를 꺾지는 못한다. 손에 쥐는 금액은 과중한 세금 부과로 적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를 가지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의 분배만이 수요 부족을 완화시킬 해결책이라면, 이는 부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해결책이기도 하다. 가진 부의 일부를 분배해 성장한다면 성장의 과실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1914년 1월 5일 세계 경제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자동차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가 포드자동차 근로자들의 일당을 2.35달러에서 5달러로 2배 넘게 파격적으로 인상한 것이다. 하루 작업시간 역시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근로자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재계는 당황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런 포드자동차의 결정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전체 제조업계로 번졌고,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보수적인 경영자로 알려진 헨리 포드가 이렇듯이 임금을 파격적으로 인상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도 사람인지라 근로자들의 열악한 생활수준을 보고 갑자기 자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일까? 그렇지 않다. 생산 시스템의 혁신으로 인한 자금 여유, 이직률 감소 추구 등 경영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자동차 수요가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고는 자동차 대중화를 통한 포드자동차의 성장은 이룰 수 없는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 근로자들은 낮은 임금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다.
헨리 포드는 포드자동차의 근로자들도 자신이 만든 물건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소득이 낮다면 문제라고 생각했다. 소비의 주체인 근로자들이 부유해져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그 믿음은 현실로 이어졌다. 이렇듯 임금 인상 방식의 부의 분배를 통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개척했다. 헨리 포드의 파격적인 임금 인상은 포드자동차의 원가 경쟁력을 약화시켰지만, 자동차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더 큰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근본적인 수요 부족이 저성장을 야기하는 지금의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경쟁력 강화만 외치지 말고, 수요 부족을 완화시킬 수 있는 부의 분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점점 불평등이 심해져 비효율성이 누적되면서 나락의 길로 가다가 결국엔 붕괴하고 말지 모른다.
저성장을 돌파할 기업의 전략
경쟁 전략에서 수요 시장 창출 전략으로
저성장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기업들
경쟁 전략과 결별해야 한다면 어떤 전략으로 성장의 길을 찾아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전에 먼저 저성장 시대에도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보자. 이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구글, 페이스북 등 첨단 산업 분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홀푸드마켓, 엔터프라이즈, 집카, 넷플릭스처럼 성숙 산업에 속했음에도 저성장 시대라는 걸 비웃듯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기존 강자들이 추락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들의 성공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들은 어떻게 성장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을까?
부상하고 있는 신흥 강자들
블록버스터와 무비갤러리의 추락 속에 넷플릭스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1997년 시작한 넷플릭스는 자본력 한계와 낮은 인지도 등 신생기업으로서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우편 DVD 배달과 정액제, 연체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대여 방식으로 DVD 대여 업체의 리더 자리에 우뚝 섰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 인터넷 통신 속도의 증가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떠오르자 발 빠르게 참여,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2008년 3월 미국 주요 방송사들의 조인트 벤처 형태로 설립된 훌루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넷플릭스와 함께 시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불황에 신음하고 있을 때 급성장한 것이기에 더욱 놀라운 결과다. 2015년 영화전문 방송채널인 HBO가 출시한 HBO나우도 이 흐름에 편승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 등 미국 항공 업계를 좌지우지하던 빅 3가 부진의 늪에 빠진 사이, 저가 항공의 대명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미국 국내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967년 설립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80년대 들어 서서히 성장하기 시작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21세기 열악한 항공 업계 상황과 기존 강자들의 추락 속에 기적을 창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적은 사우스웨스트 항공만 만든 게 아니었다. 제트블루 항공과 버진아메리카 항공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저가 항공사들의 약진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와 이지제트도 2015년 현재 2009년 대비 몸집을 7배나 불리며 고공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저가 항공사들 역시 2015년 현재 국내선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여행객만을 공략하기 위해 공항 주변을 공략했던 허츠와 에이비스와 달리 엔터프라이즈는 주택가나 사무실 주변에 매장을 개설하면서 일반 대중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여행객이 아닌 일반 대중들 역시 자동차 수리 등으로 인해 렌터카 수요가 있으리라 본 것이다.
그 결과 허츠와 에이비스의 추락 속에 엔터프라이즈는 렌터카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엔터프라이즈의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만이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시장 창출 전략을 구사한 것은 아니었다. 1999년 설립된 집카는 회원제 자동차 공유 시스템을 통해 회원들이 등록된 자동차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서비스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의 자동차를 빌려 쓰도록 했다. 이런 집카 모델은 회원들에게 자원 공유를 통한 친환경적인 사회적 가치 추구라는 명분과 함께 저렴하고 편리하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가치도 제공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었다. 카 쉐어링이란 공유 서비스도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에 성공한 것이다.
2007년 휴대폰 업계에 신생 업체가 등장했다. 바로 아이폰의 애플이다. 생소한 휴대폰 분야에 뛰어들었음에도 기존의 강자 노키아를 물리치고 리더의 자리에 올라섰다. 3년 뒤인 2010년 애플이 장악한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는 리더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허 소송까지 벌이며 결사 항전하는 분위기다. 이러다 보면 하나는 승자로, 또 하나는 패자로 갈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적은 두 회사 모두 승자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된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경쟁은 새로운 수요 시장의 확대로 이어짐으로써 양사 모두 승자가 되는 길을 개척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선택
당신 앞에 놓인 4가지 길, 그리고 선택
1% 승자가 되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착각하고 있는 문제들을 알아보았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개인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알아보기로 하자. 오늘을 사는 당신에게는 네 가지의 길이 놓여 있다. 물론 그중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럼 네 가지 길을 차례대로 만나보기로 하자. 첫 번째는 경쟁력 강화를 통해 1% 승자가 되어 모든 것을 누리는 길이다.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승자가 되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승자 독식 사회이기에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그러하다. 1% 승자가 될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승자가 되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의 가상 사례처럼 승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고도성장을 하던 과거에는 누구에게나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기에 승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소 공부를 못해도 가지고 있던 토지가 개발되어 부자가 되기도 했다. 입사했던 중소기업이 승승장구하여 대기업이 되는 바람에 덩달아 승자가 되기도 했다. 창업한 사업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함께 잘되어 사장님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기회가 거의 없다. 성장의 길이 막혀 버렸기에 기존의 승자만이 승자 지위를 유지할 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없어진 것이다. 아니, 사다리라고는 이미 대한민국을 장악한 승자에게 의존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니 모두들 대기업 입사에 목을 매고 있다.
1% 승자가 되는 길은 우선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갈고 닦아야만 가능하다. 하버드 학생처럼 새벽 4시 반부터 공부하고,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아침형 인간이 되고 이기는 습관을 가지는 등 자기 계발에 매진, 또 매진해야 한다. 불광불급, 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고 했듯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해야 한다. 영국의 정치가 알래스테어 캠벨이 지은 『위너스』를 보면 승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나온다. 남다른 전략과 리더십, 팀십을 가져야 하며, 반드시 승자가 되고야 말겠다는 강인한 정신력을 지녀야 한다. 또한 대담하고 혁신적으로 실행할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승자가 되는 길은 보통 사람이 가기에는 참으로 힘든 길인 셈이다.
그런데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키고 실력으로 배양했다고 해서 무조건 승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릴 때부터 줄곧 공부하래서 공부하고, 취직하래서 취직하고, 일하라고 해서 열심히 일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정답대로 살아온 삶이 불안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승자가 되는 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승자가 되는 길은 시간이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승자 독식 사회이다 보니 모든 부와 권력이 점점 더 소수의 승자들에게 집중된다.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점점 더 힘들어진다. 과거엔 변호사나 의사만 되면 바로 승자가 되었지만, 이젠 자격증을 땄다 하더라도 많은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겨우 승자가 될 수 있다. 창업해서 성공하는 확률도 점점 낮아지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건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버렸다. 결국 이전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노력해야만 승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둘째, 승자가 되는 길은 운도 따라야 가능하다.
옛말에 운칠기삼이라고 했다. 일의 성패는 운이 7할, 기량이 3할 좌우한다는 뜻이다. 요즘엔 한술 더 떠 운구기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승자가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괜찮은 경쟁력을 가졌음에도 나락에 빠지는 사람을 종종 본다.
자신이 아무리 경쟁력이 강하다 하더라도 주위 환경이 좋지 않으면 어쩔 도리가 없다. 자신이 맡은 부서에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해 책임을 져야 한다든지, 좋은 기회라고 이직했는데 이직한 회사가 갑자기 잘못되기도 한다. 물론 정반대로 아주 운 좋게 잘 풀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도 그렇게 잘 풀릴 운이라고 믿고 도박할 수는 없지 않는가?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인간으로선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하지만, 이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는 하늘만이 안다. 결국 운까지 따라줄 걸 기대해야 모두가 선망하는 승자가 될 수 있다.
셋째, 한발만 잘못 디뎌도 영원히 재기하기 힘들다.
우리 사회는 낙오자를 냉정하게 대한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짓밟는다. 누구나 살다 보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실수를 하거나, 악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실패하게 되면, 그것으로 승자가 되는 길은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얘기지만, 예전에는 일단 눈을 낮추고 경력부터 쌓으라는 조언이 통했다. 하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영원히 낙오자로 살 수밖에 없다. 한번 뒤처지면 회복하기가 어려운 곳이 바로 여기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넷째, 금수저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당신의 노력에 운이 더해지고, 실패도 무사히 피한다고 승자의 자리에 오르는 건 아니다. 이미 승자의 자리를 움켜쥐고 있는 이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이미 승자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다.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 돈을 벌어도 그들이 버는 빌딩 임대료만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가만히 있어도 자본은 계속 축적되며, 당신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 결국 금수저 물고 승자의 자리를 구축한 이들을 제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결국 1% 승자가 되어 모든 것을 누리는 길은 고수익 고위험의 도박게임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위험과 운까지 따라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성공만 한다면 세상을 다 쥔 것 같은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길을 가고자 한다면, 당신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랄 뿐이다.
당신의 작은 선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를 말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부의 분배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결국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지금 거대 자본 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정치에의 참여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특히 청년들은 무관심을 넘어 극도로 증오한다. 하지만 정치를 증오하면 증오할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거대 자본 세력들은 웃음을 짓는다. 지금처럼 자기들만 살기 좋은 세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권력이 없으면 지금의 구조를 바꿀 수 없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바로 정치권력에서 나온다. 그래야 정부가 재벌을 비롯한 거대 자본 세력 편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 편에 서도록 만들 수 있다. 세상이 싫으면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해야지, 세상이 싫다고 손놓고 있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하자.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다는 양비론만큼 무책임한 건 없다. 어떻게든 정치 혐오증을 유발시키는 게 그들의 목표다. 보수 언론들이 선거 때만 되면 정치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정치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괜찮은 정치인을 지지해야 한다. 모두가 거대 자본 세력의 편에 서 있다 하더라도 한 발짝이라도 반대편과 가깝다면 그를 지지해야 한다. 그래야 아주 작은 변화라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거대 자본 세력들로부터 권력을 되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복잡계 이론가인 스튜어트 카우프만이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가장 활발하게 새로운 질서가 창조된다고 했듯이, 지금이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질서가 창조되는 시기일지 모른다. 물론 그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을 바꾸는 데 작은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자.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자.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부의 분배만이 저성장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남북통일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개혁하려는 노력에 한 표를 던져야 한다는 것을.
물론 당신의 선택이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자. 그런 작은 선택과 행동들이 모여 작은 물줄기를 이루고, 언젠가 도도한 대하가 된다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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