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핵심은 창조적 개념설계 역량을 가능케 하는 축적된 경험지식에 있다!
서울공대 26명의 석학들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담은 책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집중 인터뷰를 통해 오늘날 한국의 산업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의 원인을 균형있게 파악하고, 처방 또한 특정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현상은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즉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오랜 기간의 시행착오를 전제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축적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창조적 역량이다. 이에 ‘축적’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하고, 이러한 공통 키워드 추출의 결과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얻을 수 있는 유용한 통찰을 정리하였다. 또한 유사한 산업 분야별로 개별 인터뷰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였다.
■ 저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이정동(기술경영. 정책: 프로젝트 총괄)
강신형 교수(유체기계)
강태진 교수(섬유·소재)
고현무 교수(토목구조)
권동일 교수(소재기초)
김민수 교수(기계항공)
김승조 교수(항공우주)
김용환 교수(해양플랜트)
김태유 교수(기술정책)
김형준 교수(반도체 소재)
박영준 교수(나노·바이오 응용)
박진우 교수(생산시스템관리)
박희재 교수(반도체 장비)
서승우 교수(차세대자동차)
설승기 교수(전력전자)
신창수 교수(에너지자원 기술서비스)
이병기 교수(정보통신)
이종호 교수(반도체 소자)
이창희 교수(차세대 디스플레이)
주종남 교수(정밀기계)
주한규 교수(원자로 설계해석)
차국헌 교수(정밀화학)
차상균 교수(빅데이터)
최만수 교수(나노기계응용)
한종훈 교수(플랜트설계)
현택환 교수(나노소재)
황기웅 교수(디스플레이)
■ 차례
발간에 부쳐_이건우 학장
들어가는 말_이정동
1부 ‘창조적 축적’, 한국 산업의 미래를 여는 키워드
0. 창조적 축적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_이정동
2부 멘토들에게 길을 묻다
1. 선진국의 비밀은 제조업의 경쟁력에 있다_김태유
2. 축적된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지식을 구하라_김용환
3. 축적된 경험 없이는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_고현무
4. 교과서에 없는 것은 직접 경험하면서 배워야 한다_한종훈
5. 기술을 아는 CEO가 없다_신창수
6. 급속한 ICT 패러다임 변화의 물결 속에 한국이 잠기고 있다_이병기
7. 기초와 응용을 넘어선 제3의 지식, 아키텍처의 영역에 도전하라_박영준
8. 반도체, 7~8년 뒤가 문제다_이종호
9. 반도체의 성공 경험이 모든 사업에서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다_황기웅
10. 시스템업체의 소재부품업체 수직계열화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_김형준
11.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시기가 있다. 놓치면 따라잡지 못한다_이창희
12. 시작부터 글로벌을 지향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무의미하다_차상균
13. 변화와 도전을 반기는 사회분위기에서 혁신이 꽃핀다_서승우
14. 위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파트너십형 산학협력이 필요하다_최만수
15. 기초가 없는 융합은 거짓말이다_현택환
16. 중견기업을 히든챔피언으로 만드는 감동 스토리를 써라_차국헌
17. 선진화된 사회시스템이 히든챔피언 기업을 만든다_박진우
18. 동북아 섬유클러스터로 통일을 대비하라_강태진
19. 뿌리산업에 첨단의 날개를 달아라_권동일
20. 벤처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에코시스템이 없다_박희재
21. 중국의 인재를 뽑고, 한국의 인재와 섞어 경쟁시켜라_설승기
22. 공대는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평가받아야_강신형
23.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전략을 왜곡시킨다_김승조
24. 수직계열 체제를 깨야 기계산업이 산다_주종남
25. 기술을 아는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일류기업이 된다_주한규
26.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은 경험 축적 없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_김민수
부록 : 교수진 소개
축적의 시간
들어가는 말
멘토들에게 길을 묻다
서울공대에는 우리나라 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학문적 성취를 이루고 동시에 산학협력 경험을 통해 산업의 현장을 잘 아는 대표적 전문가들이 있다. 이런 장점을 잘 살려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통찰을 일관된 방식으로 얻어내기 위해 집중 인터뷰 형식으로 문제를 진단하기로 하였다. 이 방법을 통해 특정 산업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산업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의 원인을 균형 있게 파악할 수 있고, 처방 또한 특정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키워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창조적 축적, 한국 산업의 미래를 여는 키워드
창조적 축적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_이정동 교수(산업공학과/기술경영‧정책)
한국 산업의 아킬레스건: 창조적 축적의 부재
창조적 개념설계의 역량이 없다
멘토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우리 산업의 위상과 어려움을 지적하고, 또 극복해야 할 장애를 제시하였다. 그중에서 산업 분야와 상관없이 우리 산업이 처한 공통적인 문제를 가려 뽑고자 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된 키워드는 개념설계(conceptual design) 역량의 부재였다. 개념설계 역량은 제품개발이 되었건,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건 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가 있을 때, 이 문제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량으로서, 실행 역량이 필요한 단계보다 더 선행 단계에서 요구되는 창조적 역량이다. 멘토들은 이런 개념설계가 결정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를 무수히 제시해 주었다. 예를 들어 독특한 해양환경을 극복하고 작동해야 하는 해양 플랜트의 개념을 창조적으로 제시하는 역량, 새로운 화학물질을 생산해내는 프로세스를 최초로 설계하는 역량, 사물인터넷(IoT)이라는 새로운 기술플랫폼에 기반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역량,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수요에 맞추어 시스템IC의 개념도를 제안하는 역량 등이 그것이다. 산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우리 산업에서는 바로 이처럼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실현할 최초의 설계도를 그려내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멘토들의 진단이다.
창조적 축적: 축적된 경험 없이는 개념설계 역량이 생기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서 창의적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진단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개념설계의 역량이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이 점에서 멘토들은 흥미롭게도 개념설계의 역량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반드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얻어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멘토들은 산업현장의 살아 있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새롭게 접하는 문제에 대해 창의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해법으로 제시해보고, 실패하고, 또다시 시도하는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의 축적 없이는 개념설계 역량을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쉽게 말해서, 창의적 경험지식의 축적된 결과가 성공적인 개념설계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대로 표현하자면,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고, 그 원인은 사실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축적해오지 못한 데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표준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역량과 달리, 창의적 개념설계에 필요한 지식은 교과서나 논문, 특허 등에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지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장 창의적일 수밖에 없는 개념설계의 역량이 가장 진부하다고 할 수 있는 시행착오의 축적 과정을 통해서만 얻어진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문제 인식의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핵심적인 개념설계 역량의 확보 과정을 창조적 축적(creative accumulation) 과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글로벌 챔피언으로 불리는 기업들은 바로 이런 고급 경험지식을 지속해서 축적해온 기업들인 셈이다. 이런 축적된 경험은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전수도 어렵다. 그러므로 후발기업들이 쉽게 따라갈 수 없고, 심지어 인수‧합병을 하더라도 쉽게 이전받을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창의적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는 결과일 따름이고, 진정한 원인은 축적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축적지향의 사회체제
우리는 선진국처럼 지금부터 100년을 기다리면서 찬찬히 경험을 축적해나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경험을 축적해나갈 공간적 이점도 없다. 멘토들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우리 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도 아니고, 공간도 아닌 제3의 길이 있을까?
잠정적인 우리의 해답은, 산업 차원의 축적 노력으로는 선진국과 중국의 축적된 경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축적된 경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틀을 바꾸어 국가적으로 축적해가는 체제를 갖추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체계, 문화를 바꾸어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가 축적을 지향하도록 변화해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축적의 범위를 산업의 바깥 경계로 극적으로 넓혀 생각할 때, 비로소 선진국의 시간과 중국의 규모를 극복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고유한 축적양식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멘토들에게 길을 묻다
선진국의 비밀은 제조업의 경쟁력에 있다! _김태유 고수(산업공학과/기술정책)
제조업이 국민경제에서 갖는 위상에 대하여
과거 1800년대 초에 고전경제학자 세이(Jean-Baptiste Say)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주장을 했고 그것이 학계의 정설로 인정받아왔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대공황이 일어나면서 상품의 공급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죠. 풍요 속의 빈곤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세이의 법칙은 틀렸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저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금 세이의 법칙이 들어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혁신적인 신제품이 신수요를 창출하는 것이지, 원래 수요가 있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제품이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렸을 때는 구슬치기를 하면서 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닌텐도 게임기나 스마트폰에서 다운받은 게임 앱을 가지고 놉니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죠. 또 휴대폰의 경우를 봐도, 사람들이 지금까지 피처폰을 쓰고 있었다면 더 이상 수요가 없어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들은 대부분 망했을 겁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인 신상품을 만들어내니까 소비자들이 피처폰을 더 이상 쓰지 않고 새로운 것을 사게 되었죠. 이렇듯 신제품이 신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그 옛날 세이가 말했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가 다시 온 것입니다.
처음 세이의 법칙이 성립하던 1800년대는 물자가 귀한 시절이어서 먹을 게 없고, 입을 게 없고, 쓸 게 없으니까 공급만 있으면 수요가 무한정 대기하고 있던 시절이었죠. 20세기 들어 대량생산이 발달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신기술이 신수요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즉 신상품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는 제조업이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을 보면 하나같이 제조업 강국입니다. 영국은 지금 금융 쪽으로 너무 치우쳐서 문제가 있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 제조업을 잘하는 나라들은 경제가 발전하고 있어요. 소위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관계에 대하여
보몰(William J. Baumol)이라는 경제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서비스업을 해서 발전하는 나라도 있고, 서비스업을 해서 망하는 나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몰은 서비스업이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발전적 서비스업과 퇴행적 서비스업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퇴행적 서비스업에는 금융보험업, 호텔, 영화, 오락, 의학, 의료, 의료교육, 비영리기관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런 서비스업들이 고상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국가발전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보몰의 서비스업 분류 개념에서 더 나아가 저는 생산적 가치창출을 기준으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산업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가치창출과 가치이전을 중심으로 한 분류가 그것입니다. 산업은 크게 가치창출산업과 가치이전산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치창출산업은 기반가치산업과 확장가치산업으로, 또 가치이전산업은 세부적으로 다시 생산지원서비스와 개인‧공공서비스로 유형화할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유형의 산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반가치산업인데, 유형의 재화를 생산해내는 산업입니다. 그리고 형체가 없는 무형의 재화를 생산하기 때문에 현재 서비스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산업과 같은 것도 원형(origin)이 있으니까 저는 제조업과 같은 기반가치산업이라고 봅니다.
그다음으로 확장가치산업에서 가치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예를 들어보죠. 우리나라에서는 1만 원 하는 컵을 미국에 수출해서 2만 원에 팔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가치가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확장된 거예요. 이것도 일종의 가치창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가을에 수확한 과일을 잘 보관해서 겨울에 제철일 때의 2배, 3배 더 받고 파는 것도 저는 확장가치가 창출된 것으로 봅니다. 다시 말해 앞서 언급한 기반가치산업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재화와 용역을 시‧공간적으로 이동시킴으로써 기반가치에 가치를 추가하는 산업을 확장가치창출산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편 가치이전산업 중 생산지원서비스업에는 금융서비스, 법률서비스 등 가치창출 활동을 돕는 서비스업이 포함되고, 개인‧공공서비스업에는 마사지, 이발소 등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활동이 포함됩니다.
금융산업은 그 자체로 본원적인 가치를 창출하지는 않습니다. 좀 전에 든 예에 따르면, 금융산업은 자동차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자동차회사가 가치를 창출한 다음에 그 자동차회사가 창출한 가치 중 일부를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습니다. 그러니까 돈 빌려주는 사람이 우수해야 되는 게 아니라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우수해야 돈을 빌려주는 사람도 결국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산업자본은 기술을 개발하고 고용을 창출해서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고 노조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고용을 만들어 가는데, 순수 금융자본은 고용 없이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돈을 벌어갑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빈부의 양극화를 만드는 주범으로 금융산업이 지목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산업이 크게 발전할 때는 빈부의 격차가 줄다가, 1980년대에 금융자유화를 하면서 규제가 완화되고 나서부터 빈부 격차가 급속히 커졌어요. 그러니까 빈부 격차가 늘어나는 주범은 금융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저의 산업 분류에 따르면 가치이전산업, 즉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산업입니다.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은 고용을 많이 하고, 설비에 투자하고, 기술을 많이 개발하기 때문에 빈부의 격차를 늘리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수 싸이가 빌보드 차트에 올라갔으니까 싸이의 노래와 같은 것을 잘 발굴해서 문화산업으로 키우자고 야단법석이죠. 싸이는 빌보드 차트 2등 한 번 했고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그러나 비틀즈는 빌보드 차트의 싱글 차트를 20번 석권했고, 1964년에는 노래 5곡이 빌보드 차트 1등부터 5등까지 동시에 석권했었습니다. 그런데 비틀즈가 그렇게 성공을 했을 바로 그 시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이 경제적으로는 일본에 완전히 따라 잡히고 있던 때입니다. 지금 싸이가 한 100명 나오면 비틀즈 비슷하게 따라갈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싸이 100명이 동시에 나오는 일은 생길 리도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과학기술과 제조업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바로 제가 언급한 가치창출산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미국도 지금 제조업 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엄청난 돈을 투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제조업의 국내 회귀, 제조업 부활을 통한 기술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제조업 없이는 성장의 원천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기초와 응용을 넘어선 제3이 지식, 이키텍처의 영역에 도전하라! _박영준 교수(전기정보공학부/나노‧바이오 응용)
반도체산업의 현황
반도체는 보통 두 가지로 나눕니다. 하나는 메모리죠. 메모리가 전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 될 겁니다. 전 세계의 반도체시장이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대략 300조 원쯤 되니까 메모리시장은 90조~100조 원 정도 되는 규모죠. 한국 회사들이 그중에서 70% 정도를 점유하고, 나머지 30%를 일본과 대만 회사들이 나누고 있습니다. 메모리시장에서는 현재 한국이 절대강자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200조 원 규모의 비메모리시장에서는 한국이 10%도 안 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산업에 대하여
비메모리 부문에서 현재 수치로 드러나는 기록에서는 중국이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발전 속도, 잠재력, 인력, 청사진 즉, 아키텍처(architecture)를 만드는 능력은 출중하죠. 지금 ICT 전체 생산이 대부분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에서도 중국이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장도 크고 거기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드는 능력, 그리고 전 세계 시장을 보는 눈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또한 아키텍처를 결정하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현재 ICT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우리는 사람을 어떻게 양성하고, 미국 시장은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등과 같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능력이죠.
제가 우리나라 기업의 임원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ICT, 심지어 바이오, 메디컬, 플랜트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아키텍처, 그리고 그 아키텍처를 만드는 설계자, 즉 아키텍트(arthitect)가 존재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반도체, ICT 분야에는 좀 심하게 얘기해서 아키텍트가 없습니다. 모두 매일 현업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조금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부족하죠.
메모리 분야에서 한국 회사들이 가진 경쟁력의 비결에 대하여
한국이 현재 메모리에서 절대강자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우리 자신도 잘 모르는 사이에 메모리에 대한 플랫폼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 세계 R&D, 상품, 마케팅 등의 흐름이 플랫폼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의 예를 들어 플랫폼의 의미를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반도체는 전체 설계에서 시작해 청정실에서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만듭니다. 거기에 수십억 개의 요소들이 잘 작동하는지 신뢰성 측정도 잘해야 합니다. 그다음에 패키징을 하는데 이 기술도 엄청난 하이테크입니다. 이런 전체적인 시스템을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한국이 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겁니다.
메모리의 중요성이 앞으로 점점 더 커질 테니 이 부문의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겠지만, 또한 지금 10%도 안 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시스템 IC 쪽으로 좀 더 뚫고 들어갈 방법은 없을까요?
현재 우리가 시스템 IC 부문에서는 절대약자입니다. 지금도 시스템 IC 부문에 한국의 대기업 중 하나가 엄청나게 투자를 하고는 있는데, 손실을 보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 부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산업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는 설계자, 즉 아키텍트가 있어야 합니다. 요즘 정보통신기술을 쓰지 않는 부문이 없습니다. 영화산업을 포함해서 모든 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이 필요한데, 여기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반도체 아니겠습니까? 전체적인 산업의 그림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설계도인 아키텍처를 가지지 않으면, 시스템 IC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아키텍처는 결국 제품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노키아와 애플을 비교해보세요.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애플은 들고 다니는 컴퓨터로 봤고, 노키아는 통신기기라고 봤죠. 휴대폰을 컴퓨터라고 정의한 순간 애플에게 경쟁력이 생긴 겁니다. 저는 스티브 잡스가 아키텍트였고 좋은 아키텍트들을 곁에 많이 두고 있었다고 봅니다. 바로 이 아키텍처를 가지 혁신가의 생각이 노키아와 애플의 성쇠를 가른 것이죠.
시작부터 글로벌을 지향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무의미하다! _차상균 교수(전기정보공학부/빅데이터)
소프트웨어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과제
세계 시장을 겨냥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현재 국내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받는 처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의 값을 높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이 부족한 벤처 기업들은 기술이 있더라도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도전 없이 고착된 업계의 관행이 소프트웨어 정책의 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면도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회사로 커나갈 수가 없습니다.
세계 시장을 보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벤처기업들은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벤처기업들이 우리나라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고 성장하게 되면, 해외 기업과 M&A를 하거나 국내 대기업과 M&A를 하거나, 혹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대기업이 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나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지요.
저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도 세계를 주도할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소프트웨어산업이 지나온 길을 살펴보면,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동안 혁신하지 않고 정체하는 사이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등장해서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시장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통신회사들이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동안 카카오 같은 회사가 자신들의 시장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같은 원리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에서 SAP처럼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 양성에 대하여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변화하고 기술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도 충분히 살아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계에는 리더십도 부족하고 충분한 자본과 여건을 갖춘 곳도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의 작은 회사들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규모가 있는 인터넷 포털과 SNS 회사들이 있지만, 이 회사들은 복잡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가까워서 글로벌 무대에서는 존재감이 없습니다. 결국, 소프트웨어산업이 발전하려면 핵심 소프트웨어, 달리 말하면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문의 핵심 리더 층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제 주장의 핵심입니다.
소프트웨어산업의 인력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인데, 마치 양파처럼 전형적인 동심원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핵심기술을 가진 사람이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이 동심원의 가운데에 있는 핵심기술을 가진 사람은 오라클(Orac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BM, SAP,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같은 기업들에 2,000여 명 정도 있을 것이라고 추산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회가 되려면 500명의 핵심기술을 가진 인력, 즉 아키텍트(architect)를 키워내면 된다고 봅니다. 500명의 핵심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있으면 그들을 중심으로 한 사람당 200명씩 계산한다면 약 10만 명이 산업인력을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인력이 이미 몇만 명 수준은 됩니다. 다만 지금은 제대로 위계로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핵심인력을 중심으로 역할이 잘 구분된 10만 명의 소프트웨어산업 인력을 갖출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만큼은 리더십을 갖게 될 겁니다. 소프트웨어산업이 강해지면 한국이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하드웨어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하드웨어를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변화와 도전을 반기는 사회 분위기에서 혁신이 꽃핀다! _서승우 교수(전기정보공학부/차세대자동차)
한국의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현황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미래자동차 기술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그 싹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래자동차 개발은 2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통상 무인자동차로 언급되는 자율주행자동차이고, 다른 하나는 친환경자동차입니다. 친환경자동차라고 하면 전기차를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전기를 어떤 식으로 공급하는가에 따라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실험되고 있죠.
현재 한국에서는 한 회사가 전체 시장의 대부분은 차지하는 독특한 구조 때문에 신기술의 개발이나 도입이 지체되는 경우가 없지 않아, 혁신의 측면에서 우려가 큽니다. 예를 들면 외국에서 신형 자동차에 새로운 기능을 많이 탑재해서 출시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는 그대로 들여올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많이 이야기되었듯이, 외형적으로는 여러 가지 국내 규제 때문에 신기능을 삭제한 채로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과감한 혁신이 국내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도록 제도와 시장 환경이 진화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자동차 분야 기술이 매우 크게 뒤처져 있다는 것을 예시해주는 것 중 하나는, 국내에서 전기자동차용 고급 모터를 만들 수 있는 곳이 없지는 않지만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초기의 전기자동차에 사용하던 무겁고, 성능도 떨어지고, 자동차에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모터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제법 있겠지요. 하지만 자동차에 장착했을 때 가솔린자동차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는 세계적 수준의 모터를 만들 기술은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부분도 기술 선도국들과의 격차가 큽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수준을 보통 5단계로 나눕니다. 사람이 목적지를 설정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데려다 주는 완전 자동주행이 5단계로서 최종 목표죠. 그 아래 다양한 단계의 자율주행 수준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인식하고 적절히 바꿔주는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굳이 등급으로 얘기하자면 5단계 중 2단계 정도의 기술력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주행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행법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타고 있을 때 운전자가 졸거나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하게 그 순간을 보호해주는 정도의 기술개발이 시작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술은 아직까지 2단계에서 3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더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기술을 요소기술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사람의 눈과 귀의 역학을 하는 센서도 그러한 요소기술에 포함됩니다. 이 분야에서 일명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ging)라고도 부르는, 빛을 쏘아 물체를 인식하는 레이저 스캐너 센서, 카메라 센서, 레이더 센서 초음파 센서, GPS 등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값싼 초음파 센서조차도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싼값에 센서를 공급해주는 회사가 전 세계에 많으니 굳이 생산할 것 없이 사다 쓰면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 하는 데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개발하지 않고 사오는 부품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사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력 있는 혁신적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요소기술에서 자체 기술력을 가져야 하는 겁니다.
기술이전도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습니다. 센서기술과 같은 핵심기술을 가진 나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든 기술을 내어줄 리가 없지요. 즉 거래 가능한 기술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기술이 있는 것이 당연한데, 모든 것을 수입해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특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는 이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어떤 수준까지 가질 것인가는 고민을 해봐야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까지 기술적으로 축적해놓은 것이 너무 적다는 점입니다. 자동차산업의 외형은 커졌지만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기술 종속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가능한 미래: 테슬라의 예
작년부터 올해까지 실리콘밸리에 머물면서 간접적으로 기술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테슬라연구소가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에 있어서 그런지, 실리콘밸리에서는 테슬라 자동차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인이 몰던 테슬라 차를 동승해서 살펴보니, 외부의 문에 손잡이가 돌출되어 있지 않고 은색 바를 터치한 수 손잡이가 나오는 형식으로 디자인되어 있더군요. 사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일지 모르지만, 손잡이를 안쪽으로 밀어 넣겠다는 발상이 저에게는 상당히 재미있기도 했고, 어쨌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미래의 컨셉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기도 하고, 차가 달릴 때 방해될 수 있는 약간의 공기저항도 없애겠다는 뜻으로도 읽히기도 해서, 저에게는 무척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차의 내부도 보통 승용차와는 달리 17인치 터치 가능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설치해서 공조, 조명 등 자동차의 거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발상의 전환이 들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장이 난 즉시, 혹은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회사에서 파악하고, 대부분의 경우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해결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도 언젠가는 테슬라와 같은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도전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테슬라모터스는 큰 회사가 아닙니다. 직원들은 몇백 명밖에 되지 않고, 매출은 우리 돈으로 3조 원밖에 되지 않죠.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그 회사가 만든 자동차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이전에는 기존의 자동차에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고 해도, 그 컨셉이 기본적으로는 바퀴 달린 무언가에 컴퓨터 같은 기술을 얹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 자동차는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도전을 감행했습니다. 말하자면 컴퓨터에 바퀴를 달았다고 할까요? 차와 컴퓨터의 조합이니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개념적인 차이가 큽니다.
엄밀하게 말해 테슬라모터스는 자동차 판매 수익만을 고려하면 적자입니다. 탄소배출권 거래 등 제도적 기반을 통해서 겨우 수익을 내는 형편이죠. 그럼에도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우면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혁신적 아이디어,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이 너무나 새롭기 때문입니다. 이런 창의적인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도전적인 시도를 그 사회가 받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억제당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개방적인 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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