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새로운 태동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ǻ
매일경제신문
   
16000
2014�� 12��





■ 책 소개


세계경제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우리에겐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2008년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며 이제는 구조적 장기 침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에볼라 공포마저 전 세계를 향해 급속도로 전이되고 있다. 한국경제는 중국의 성장엔진이 조금씩 꺼져가는 가운데 아베노믹스발 엔저 공세에 갇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자는 의미에서 15회를 맞은 올해 세계지식포럼은 ‘세계경제 새로운 태동 (Invigorating the Global Economy)’을 대주제로 잡았다. 이어 7개의 소주제로 포용적 성장, 원아시아, 사물인터넷, 국가혁신, 파괴적 혁신, 비즈니스와 금융, 인문학을 선정했다.


2014년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34개국에서 온 215명의 세계적 연사들과 3,600여 명의 청중이 소중한 혜안과 통찰력을 나눴다. 이 책은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와 석학, CEO들의 강연과 인터뷰, 대담 등을 선별해 콘텐츠로 재구성한 미래보고서이자 이정표이다.


■ 저자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아시아 최대의 지식축제인 ‘세계지식포럼’을 총괄하는 매일경제 싱크탱크, 초일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국가적 비전 제시와 지식기반사회 구현을 위해 설립되었다.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0월 글로벌 리더들을 초청해 경제이슈들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차례
발간사
책을 시작하며


01 세계경제 새로운 태동
세계경제가 ‘3P의 저주’에 빠지다 | 차이나 리스크가 몰려온다 | 중국경제는 경착륙할 것인가? | 리코노믹스 vs 아베노믹스 | 피케티 교수, 양극화 문제를 말하다 | ‘1% VS 99%’ 그리고 자본주의의 미래 | 미국은 여전히 확장정책 펴야할 때 | 아직 세계경제는 희망이 있다 | 아세안 경제통합 2조 달러 시장이 열린다 | 아시안 리치의 비밀


02 사물인터넷, 세상을 뒤흔들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열다 | 사물인터넷시대의 승자는?| 매스마켓에서 ‘구글노믹스’로 변신하라 | 기술 발전으로 중산층이 사라진다 | 인간인 듯, 인간 아닌, 인간 같은 로봇 | 눈앞에 다가온 스마트카 혁명 | 비트코인? 비트코인! | 인터넷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03 저성장 시대의 신성장 전략
글로벌 CEO가 한자리에 모이다 | 살아남는다! 파괴적 기술 | 디지털 시대와 진격의 미디어 | ‘좋아요’ 받는 기업문화는? | 신산업 돋보기(1) 마리나베이샌즈에서 MICE의 미래를 배운다 | 신산업 돋보기(2) 경험경제가 뜬다 | 금융혁신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라 | 346년 장수기업의 비밀 | 한국 항공산업, 세계를 난다 | 국부펀드는 장기투자자인가 머니블랙홀인가? | 6차 산업으로 불황을 넘어선다 | 전 세계를 노리는 차이나머니


04 리더십에 답이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정치를 말하다 | 리더의 조건 | 극단적 갈등은 국가적 손해 | 부패와의 전쟁 | 이민자를 위한 나라는 있다 | 진짜 사나이의 기업경영 | 9·11 영웅의 ‘위기 리더십’


05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라
강자들, 새 판을 짜다 | 거인들의 대결 | 김정은이 인민의 경제 수준을 높이려면? | 통일 대박의 조건 | 동북아 갈등의 책임은 일본에 있다


06 파괴적 혁신에서 찾는 새로운 미래
창조경제로 가는 길 | 스타트업 ‘창업부터 성공까지’ | 교육의 미래와 디지털 기술 | 알리바바와 중국금융 2.0 |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진 까닭은?


07 대가들에게 묻다
부탄 총리가 말하는 행복의 조건 | 실패가 만드는 예술 | 1만 시간의 법칙은 틀렸다


참관기 - 지식의 가치를 보여준 세계지식포럼
참관기 - 세계경제 미래를 여는 창
책을 마치며 


 




세계경제 새로운 태동


세계경제 새로운 태동

차이나 리스크가 몰려온다

“중국은 2년 안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며,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코웬 교수는 “중국은 수요가 없는데도 GDP의 50% 이상을 인프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과포화 상태를 넘어선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한 관료, 막대한 부채, 거품경제로 중국의 금융위기는 이미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중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여러 나라 가운데 한국이 받을 충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코웬 교수는 내다봤다. 중국발 위기를 최소화하려면 한국경제는 중국경제 의존성을 줄이고, 낙후된 서비스업, 낮은 여성 고용률, 낮은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케티 교수, 양극화 문제를 말하다

“교육 개혁이 성장을 이끌고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피케티 신드롬’이 한국에 전격 상륙했다.『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경제대학 교수는 2014년 9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전행사로 열린 ‘1% 대 99% 대토론회 1부 : 피케티와의 대화’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패널 및 청중과 토론했다.


‘자본주의의 구세주’에서 ‘설익은 좌파 경제학자’에 이르기까지 그를 둘러싼 수많은 말을 의식한 듯 피케티 교수는 자신의 연구와 세간의 평가에 대해 소신 있게 털어놨다. 그는 “한국에서는 지식기반을 확대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육 혁신을 통한 생산성 증대는 한국 내에서 소득 불평등을 줄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과의 격차도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 계층이 좋은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교육 제도를 만들고, 교육에 대한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금을 통한 불평등 해소 방법에 대해서도 한층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피케티 교수는 “연 소득이 1억 원, 10억 원, 100억 원인 사람에게 같은 세율을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위 소득 계층에 대한 한계 소득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물인터넷, 세상을 뒤흔들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비용이란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말한다. 리프킨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물류 인터넷이 통합된 ‘수퍼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사실상 ‘공짜’가 된다는 의미다.


리프킨 소장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 대해 “19세기 초 자본주의, 사회주의 이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경제시스템”이라며 “제로(0)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재화를 만들어 남들과 공유하는 현상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미 자본주의에 내재된 모순이 부각되고 있다”며 “자본주의는 더이상 배타적이고 유일한 경제체제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2050년이 되면 자본주의는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 사회와 무대를 나누어 쓰게 될 것”이라며 “이 두 시스템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경제와 공유경제 또는 협력적 공유 사회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경제(hybrid economy)’가 도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가 왜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그것이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의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리프킨 소장은 세 가지 사례를 들었다. 디지털화된 재생 에너지 생산, 3D 프린팅, 카 쉐어링(car sharing)이다.


그는 “독일에서는 현재 27%의 전력이 태양열과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데, 2020년에는 이 비율이 35%로 올라갈 것”이라며 “일단 고정투자가 이뤄지고 나면 이들 재생에너지의 한계비용은 거의 0”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태양열과 풍력 발전을 위한 고정투자 비용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1970년대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와트 당 68달러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 비용은 66센트에 불과하다.


매스마켓에서 ‘구글노믹스’로 변신하라

“대량판매 시장은 종말한다.”


구글에 대한 그의 놀라운 성장 전망은 인터넷 상용화 20년 이후 완전히 달라진 세계경제 원리에 기반을 둔다. 핵심은 개인 맞춤형 생산 체제 등장에 따른 대량판매 시장의 종말에 있다. 똑같은 사양으로 대량생산된 스마트폰과 고객별 주문에 따라 맞춤형으로 생산된 스마트폰이 경쟁한다면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자명하다.


자비스 교수는 구글노믹스를 설명하며 “인터넷은 개인화를 통해 세계를 새로운 경제로 진입하게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인터넷 이후 경제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자본주의는 희소성이 기반이었다. 자원과 자본을 독점한 사람이 이겼다”면서 “하지만 구글은 자원과 자본이 없어도 서비스를 풍성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 기업, 기존 미디어, 정부 등은 우리를 ‘대중(Mass)’으로 보고 있지만, 구글은 ‘개인’으로 본다”며  “그러나 우리는 더는 대중이 아니다. 개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구글이 바로 개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자비스 교수는 이어 “이런 점이 구글이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에 등극하는 결정적 이유”라며 “구글은 모바일 중심 개인 맞춤형·추천 서비스로 2020년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의 신성장 전략

살아남는다! 파괴적 기술

“파괴적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메논 대표는 “추가 메가트렌드 연구를 통해 시장 내에서 9가지 ‘혁명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각각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첫 번째는 ‘연결된 생활(connected living)’이다. IT기술과 통신 발달로 주택과 가전제품, 제품과 소비자, 소비자와 엔터테인먼트 등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20년까지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며 다양한 참여 기업들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다. 메논 대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기업들은 특정 지역의 고객들이 2~3개월 이내에 어떤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번째 변혁적 전환은 ‘스마트 시티’다. 이는 도시 구석구석 전체를 신경망과 같은 네트워크로 연결한 도시를 말한다. 메논 대표는 “이 분야에서 2015년까지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곱 번째는 ‘3D 프린터’다. 메논 대표는 3D 프린터가 제품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하며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저렴하게 생산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매일 프로토타입 제품을 하나씩 만들어낼 수 있다”며 “소비자를 디자인에 참여시키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3D 프린터가 몰고 올 변화에 대해 “클라우드 소싱을 통한 소량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망했다. 이미 네슬레가 3D 프린터를 이용한 초콜릿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는 등 3D 프린터는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차 산업으로 불황을 넘어선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15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에 나선 와타미그룹 회장이자 자민당 의원인 와타나베 미키는 24세에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브랜드 ‘와타미’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회사는 현재 10여 개 외식 브랜드로 연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리는 종합외식그룹으로 성장했다.『청년 사장』이라는 책으로 국내에도 소개된 그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돈보다 꿈을 좇으라’고 강조했다.


“제가 열 살 되던 해에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나고 어머니도 돌아가셨습니다.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나는 커서 사장이 되겠다’고 무작정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사장이 되겠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는 대학 시절 혼자 일본 전역과 유럽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가장 행복해한다는 것을 느꼈다. ‘외식업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어려서부터 식당 등에서 잡일을 많이 해 외식사업에는 자신이 있었다. 1984년 이자카야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카페와 일본 전통식당 등 10여 개 외식 브랜드로 덩치가 커졌다. 그는 “와타미 그룹은 10년 만에 40배 성장을 이뤘다”며 “6차 산업 모델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차 산업은 농업 등 1차 산업과 이를 가공하는 2차 산업, 다시 생산물을 판매·서비스하는 3차 산업을 연계한다는 발상이다. 즉, 1·2·3차 산업을 더한다는(혹은 곱한다는) 발상에서 6차 산업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와타나베 회장은 “6차 산업은 굉장히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의도적으로 6차 산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성공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리더십에 답이 있다

부패와의 전쟁

미국 대형 로펌인 코빙턴앤벌링의 래니 브루어(Lanny Breuer) 부회장은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화이트칼라 범죄가 지능적이고 전문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화이트칼라 범죄는 수많은 일반인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병리학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시스템과 규모가 커질수록 과거와 동일한 패턴의 범죄가 발생해도 피해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며 “화이트칼라 범죄예방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헤비에르 한손 노르딕아메리칸탱커스 회장은 “부패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인식이 이제는 개도국에도 많이 퍼져 있다”며 “부패방지를 위한 여러 제도를 확립해 철저히 시행하는 국가가 많아지는 것은 비즈니스 환경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9·11 영웅의 ‘위기 리더십’

뉴욕소방청 대테러·재난대비본부장 조지프 파이퍼(Joseph Pfeifer)의 15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은 생동감이 넘쳐났다. 9·11 테러 직후 세계무역센터 구조현장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이퍼 본부장은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작전을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미국 재난관리 당국이 얻은 교훈을 포럼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2014년 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 세계지식포럼 사무국은 15회 포럼 주요 주제로 ‘재난 리더십’을 선정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외국 전문가들의 혜안을 듣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여러 연사를 초청했다. 가장 먼저 세계지식포럼 사무국의 초청을 수락한 사람이 파이퍼 본부장이었다. 그는 “재난에는 국경이 없다”며 양국이 아픈 경험을 나누는 일을 적극적으로 희망했다.


9·11테러 구조작업에서 파이퍼 본부장이 보여준 리더십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그는 9·11테러의 영웅이 됐다. 그가 구조 현장에서 입었던 소방복이 스미스소니언역사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파이퍼 본부장은 당시 경험을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삼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강연했으며 유엔의 대테러 콘퍼런스에 연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라

강자들, 새 판을 짜다

“절대 패권을 가진 국가의 힘이 약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금 세계 질서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고 있다.”


미드 교수는 “중국, 러시아 등 국가가 미국의 절대 패권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면서 세계는 다극화 시대를 맞고 있다”며 “절대 강자가 힘을 잃기 시작하면 분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강자들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새 판을 짜려고 하면서 세계 질서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리스 교수는 초강대국의 패권이 약화되는 것이 무력 충돌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지중해 중심의 로마 제국, 아시아에서 중국의 한·당·청 왕조, 1850년부터 1870년까지의 대영제국이 무력 분쟁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며 이렇게 절대 세력이 지역에 존재했을 때 지정학적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라는 절대 강자가 25년간 지배력을 유지해왔는데 이는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라며 “많은 사람이 미국의 지배가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미국이 원한다면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과 같은 강소국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리히텐슈타인 왕자는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며 “한국이 이들 국가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힘의 균형을 잡는다면 국가 발전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갈등의 책임은 일본에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최근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간 불화로 ‘원아시아’ 비전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10년 세계지식포럼에서 우리가 ‘원아시아’ 비전을 논의했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구상이 실천과 멀어지고 있다”며 “한·중·일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를 포함한 일본 제국주의 피해자들의 입장을 공감하는 것이 가장 큰 전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개각에서 우익 인사를 납치 문제 담당 장관으로 기용해 기존의 우경화 의지를 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신임 장관은 우익단체들이 내뱉는 한국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묵인하고, 재일 한국인에 대해 강한 편견을 드러내는 등 적절한 인사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야스쿠니 신사참배,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비밀보호법과 집단적 자위권 등으로 한·중·일 간 협력에 큰 차질을 빚게 한다고 지적했다.



파괴적 혁신에서 찾는 새로운 미래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진 까닭은?

“한국인은 근면하며 똑똑하고 교육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인과 비슷합니다.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만 갖춘다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이갈 에를리히(Yigal Erlich) 요즈마그룹 회장은 15회 세계 지식포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 같이 밝혔다. 요즈마그룹은 1993년 이스라엘에서 출범해 수익률 100%를 넘나들며 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페이스북과 인터넷전화 스카이프 등의 원조는 국내에서 개발된 싸이월드와 다이얼패드라 할 수 있다. 황금알을 낳는 플랫폼을 국내 기업들이 선점했지만 정작 세계 진출에 실패해 과실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이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 에를리히 회장의 조언이다.


한국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위험 회피현상’을 바꿀 수 있는 묘안은 무엇일까? 그는 “이스라엘에서는 창업에 실패했을 경우 개인의 부채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재정을 활용해 창업 실패 후 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채무를 면제해주고 재능 있는 개인의 재창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대기업에 취직한 인재들이 분사(spin-off)를 통한 도전에 나서는 것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에를리히 회장의 조언이다. 삼성SDS 사내벤처로 출발해 국내 최대 포털업체로 성장한 네이버 같은 사례가 자주 나와야 한다는 것.



대가들에게 묻다

실패가 만드는 예술

“실패는 선물입니다.”


미국 예술사학자 새라 루이스(Sarah Lewis)는 1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예술로 보는 창조’라는 주제로 강연대에 올랐다. 강의 전 대기실에서 만난 그녀는 “실패는 배움의 기회를 준다. 실리콘밸리는 실패 사례를 공유하는 회의 ‘페일콘(FailCon)’을 통해 성공을 이끌어냈다”면서 “혁신을 원한다면 실패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출간한 책 『The Rise』에서 ‘실패론’을 집대성했다. 이탈리아 조각가 미켈란젤로부터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러시아 학자 안드레 가임까지 역사의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실패를 견디고 창의력을 발휘한 과정을 추적했다.


“마틴 루터 킹이 어린 시절 웅변 수업에서 두 번이나 C를 받은 사실을 아시나요? 세상이 칭찬하지 않더라도 무관심을 견디고 지금 일에 집중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왔죠. 부정적인 피드백을 견디고 내면의 힘을 믿는 능력이 창조의 비결입니다. 실패가 없었다면 위대한 예술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녀는 ‘성공’이란 개념을 ‘통달(Mastery)’로 치환할 것을 제안했다. “성공이 어떤 지점이라면, 통달은 과정이죠. 예술가들은 통달에 집중합니다. 이들에게 완벽한 승리는 없어요. ‘거의 성공에 가까운(near win)’ 것만 있죠. 그러기에 끊임없이 발전하는 거고요.”


1만 시간의 법칙은 틀렸다

앱스타인은 또 다른 스타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말콤 그래드웰이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을 논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성공한 연주자들은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평균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연주자나 아마추어들은 그보다 적은 연습시간을 기록했다’는 이론으로 심리학자인 엔더슨 에릭슨이 처음 주장한 이래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앱스타인은 “에릭슨도 자신의 주장이 ‘언론에 의해 왜곡됐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 주장을 ‘평범한 사람도 무슨 일이건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단순하게 해석하는 건 잘못이다“라고 설명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엘리트 바이올린 연주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체스의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4,000시간만 연습해도 ‘명인’이 되지만 어떤 사람은 1만 시간 이상을 연습한 뒤 명인이 됐으며 어떤 사람은 2만 시간이 넘게 체스 연습을 했음에도 끝내 명인이 되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전자가 훈련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훈련과 노력은 아주 중요한 성공의 요소”라며 “선천적인 재능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훈련하지 않고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앱스타인은 “다만 ‘1만 시간’이라는 기준을 맹신하고 훈련만 강조하는 분위기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재능 있는 분야를 택해 훈련할 경우, 재능 없는 분야보다 훈련시간이 적어도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