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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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18000
2012�� 11��



■ 책 소개
“퍼펙트 스톰(초강력 태풍)에 대비하라!”
위기라는 단어에 경각심마저 사라진 지금, 기존과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 &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재정절벽 등의 악재로 경제는 회복될 기미조차 없다. 여기에 더해전 세계 30여 국에서 권력지도가 바뀌면서 약해진 세계 경제 연결고리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그동안세계 경제에 잠재해 있던 위기 요인들이 하나둘씩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위기’라는 단어에 경각심마저 사라진 형편이다. 13회세계지식포럼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신경제 위기’로 규정하고 그 해법을 제시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대한 전망과 그에 대한 해법을 비롯하여 경제성장을 통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글로벌리더들의 주장, 지식 전파의 필요성, 창의성, 리더십, 윤리성, 행복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또한 한국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예측부터 새롭게뜨는 나라를 짚어보고 아시아적 가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이란?
매일경제신문이 두뇌한국, 지식강국의 비전을 제시하기위해 2000년 10월 출범시킨 글로벌 포럼이다. 2012년 13회를 맞아 세계 각국에서 200여 명의 연사를 초청했다. 세계지식포럼은 어느새국내외 참가자가 4,000여 명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의 지식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10월 세계 최고의 기업가, 석학, 국제기구 대표, 각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 저자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 전병준 편집국장, 송성훈 차장,신현규·안명원·김효성 기자, 박진옥·김지숙·장나영·문지연·임지원 연구원

특별취재팀 - 진성기·심윤희 부장, 장종회·김웅철·최용성·이은아·이근우·채수환 차장,김규식·김대기·김덕식·김동은·김정환·김지아·박용범·박인혜·박준모,배미정·서유진·손일선,안병준·오재현·우제윤·원요환·윤원섭·윤진호·이경진·이유섭,이유진,이한나·임성현·장용승,전지현,조효성·차윤탁,한예경·황시영·황형규,홍종성기자

■ 사진 박상선 부장, 김재훈·이충우기자

■차례
발간사 
머리말 

Part 1 퍼펙트 스톰이 오는가 
Part 2 해법: 새로운 성장
Part 3 도약의 원천은 지식 그리고전달
Part 4 게임의 룰을 바꾸는 창의성 전략
Part 5 리더십을 통한 도약
Part 6 윤리성 확립이 도약의기초
Part 7 행복 그리고 복지를 향한 도약

 





퍼펙트 스톰


퍼펙트 스톰이 오는가

2013년 세계 경제, 2008년보다 더 안 좋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스쿨 교수 강연

글로벌 경제 앞에는 적지 않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퍼펙트 스톰(초강력 태풍)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경제 복병으로 유로존 붕괴, 미국 경제 불황, 중국 소비 부진, 신흥시장 성장 둔화, 중동 무력 충돌을 꼽았다. 그는 다섯 가지 불안 요인 가운데 하나라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면 2008년 금융 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신조어인 ‘퍼펙트 스톰’이 2013년에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펙트 스톰이란 두 개 이상의 태풍이 충돌하면 그 파괴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말한다.


루비니 교수는 “유로존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이미 스페인, 이탈리아 등 과다 채무국에서 민간 부문 대출이 멈추면서 자본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변국 금융기관들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를 가정하고 자본이탈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져나가더라도 나머지 국가들에서 자본이탈이 발생하게 되면 유로시스템 자체가 손상돼, 유로존은 붕괴를 맞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13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미국 경제의 재정절벽 가능성이다. 재정절벽이란 정부 지출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히는 현상을 말한다. 2012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재정절벽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장의 예측이지만, 루비니 교수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양당이 지출을 어디서 얼마나 줄일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2013년 초 1조 2,000억 달러의 재정 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된다”며 “이 경우 국가부채는 줄어들 수 있지만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급격하게 둔화돼 최악의 경기둔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 루비니 교수는 성장률이 5%대로 둔화되는 경착륙 상황이 닥칠 것으로는 내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에 기댄 중국 경제성장 모델은 죽었다”고 진단했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의 과잉투자로 인한 버블은 터지고 있고, 높은 저축률로 인한 소비 부진은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고 있다”며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민간소비 촉진 정책을 더 과감하게 쓰지 않는다면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긴장고조 등 지정학적 문제도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지금처럼 세계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다면 세계 경제의 재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럽이 먹고 있는 진통제, 한국도 20년 후에 먹는다

: 유럽 정상 라운드 테이블

유럽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떤 리더십이 유럽의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제13회 세계지식포럼 마지막 날인 2012년 10월 11일, ‘위기 극복 리더십’ 라운드 테이블에 모인 유럽 정상들은 유로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상황을 꼬이게 만드는 ‘리더십 부재’ 현상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그러나 리더십 부재의 책임에 대해서는 막강 권한을 가진 독일과 나머지 국가 정상들 간에 이견이 있었다.


독일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정상들은 “독일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독일 스스로 리더십을 갖고 위기 탈출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정상은 “핀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유럽의 소국들도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유럽이라는 거대한 연대의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들”이라며 “독일이 혼자 유럽연합을 책임지라는 말은 옳지 않다”고 반발했다.


정상들은 위기 극복의 첫 단추로, 현 상태로는 지속 불가능한 복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스페인 총리는 “한 손에는 안정성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유연성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정상에게는 도전과제지만 유럽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정의를 바꾸고 국민에 대한 약속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브루턴 전 아일랜드 총리는 “긴축은 위기와 상관없이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며 “지금 위기는 변질된 복지시스템을 개혁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위기로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가 먼저 약을 먹고 있지만 미국, 일본, 한국도 20년 후에는 복용해야 할 약”이라며, 유럽의 현 상황을 교훈으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정상들은 또 긴축, 개혁뿐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는 “금융 등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단일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유럽의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RD)과 혁신 등 냉혹한 성장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턴 전 총리는 “공산품의 단일시장은 있지만 디지털 콘텐츠, 지식과 같은 지적재산권, 뉴미디어의 단일시장은 없다. 기후변화 관련 투자와 모든 분야의 단일시장화는 성장잠재력을 깨우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상들은 위기는 결국 극복될 것이고 유로는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해법: 새로운 성장

성장을 위한 통화정책 외에는 답이 없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특별강연

루비니 교수의 말처럼 지금 전 세계가 퍼펙트 스톰의 코앞에 와 있다면, 그것을 피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012년 10월 10일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해 미국·유럽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가 동반하여 시장에 돈을 푸는 케인시안식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 위기 이후 각국이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공격적이고 즉각적인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인 양적 완화와 확장재정정책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각각 3차 양적 완화(QE3)와 무제한 국채 매입프로그램(OMT)을 결정했지만 재정정책을 동원해 더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 미국, 유럽이 떠안고 있는 위기의 정체는 불황”이라며 “누군가는 소비를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가 바짝 얼어붙은 상태에서 가계, 기업 등 민간 부문은 좀처럼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는 정부가 소비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문제는 확장재정정책의 키를 쥔 미국·유럽의 정치권이다. 역내 반발을 뚫고 재정정책을 동원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해법 제시는 쉬운데 정치적으로 실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 그가 “현재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 리스크”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지금 긴축정책을 펴는 건 최악의 선택이라는 훈수도 잊지 않았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스, 스페인이 부채비율을 낮춘다고 해서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긴축은 오히려 고통을 장기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균형재정 수준 달성을 목표로 내건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자체 통화를 갖고 있는 데다 채무 상태도 심각하지 않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정책 집행에 상당한 재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 지원에 조금 더 신경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한국이 세계 경제가 나쁠 때 지출을 늘리는 역발상 정책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대 화두인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정치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숭실대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를 위해 시장에 맡기자는 의견과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며 “현재의 빈부격차를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득격차는 시장이 아닌 정치 프로세스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해결책을 찾으려면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진보적인 민주당과 보수적인 공화당이 힘을 합쳐 경제 문제 해결에 나서면 격차가 해소될 수 있지만 보수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도외시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도약의 원천은 지식 그리고 전달

끊임없이 배우고 직원에게 권한을 주는 기업에 인재가 모인다

: ‘인재가 모이는 회사’ 세션

세계지식포럼의 ‘인재가 모이는 회사’ 세션에 참석한 아키모토 히사오 헤이세이건설 대표, 윌리엄 라조닉 매사추세츠 로웰대 교수, 호리 요시토 글로비스그룹 대표, 알렉시스 커클린-마르셰 언스트앤영 이머징마켓센터 리더는 한 목소리로 “끊임없이 배우고 직원에게 권한을 주는 기업에 인재가 모인다”고 말했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연사가 제시한 훌륭한 일꾼의 조건은 제각각이었지만 훌륭한 일터의 조건은 끊임없이 배우는 곳, 직원에 대한 권한 부여가 자유로운 곳으로 압축됐다. 세계적인 고용불안이 일어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다.

아키모토 히사오 헤이세이건설 대표는 “인재가 모이는 회사가 되려면 우선 회사가 인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이익만을 위해 인재 개발, 양성에 소홀한 회사일수록 수십 년 지속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사원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아키모토 대표의 생각에 윌리엄 라조닉 교수도 동의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회사들은 사람들이 계속 뭔가를 배우는 곳이었다”며 “자신이 전문가라는 걸 인지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회사야말로 좋은 일터”라고 강조했다.


호리 요시토 글로비스그룹 대표도 두 사람의 의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무턱대고 이와 같은 기업문화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평적 조직일수록 직원에 대한 배움의 기회와 권한 부여가 많아진다”며 “회사는 직원들을 수평적으로 연결해주고 정보 자원을 공유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렉시스 커클린-마르셰 언스트앤영 이머징마켓센터 리더는 사원이 자신이 속한 기업에 애정을 갖게 될 때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자아실현과 일치할 때”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직원들에게 업무 권한과 책임이 주어졌을 때 회사의 수익성은 자연히 신장한다는 것이었다. 15년간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기에 그의 설명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은 현상이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모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리 대표도 “좋은 직장이란 결국 사원의 자아실현이 가능한가에 달렸다”며 “회사가 개인에게 금전 외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인재가 모여들기도 하고 떠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라조닉 교수는 “회사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직원은 같은 일이라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등 쌍방향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자리를 갈음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정책이 성공한다

: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강연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저자이자 오바마 정부 정보규제국 실장을 맡아 오바마의 ‘공공정책 멘토’로 불리는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How to Nudge Better Policies’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정책은 쉽고 간단하면서,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이면서도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넛지(Nudge)’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많은 사례들을 나열해 ‘쉽고 간단한 넛지’ 방식을 강연에서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선스타인 교수는 “넛지는 그 누구에게도 그 무엇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삶에 큰 변화와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어떤 조치’를 취해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면 그것이 넛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저소득층의 대학 등록금 지원신청서를 간단하게 바꾼 것을 대표적인 ‘넛지 정책’ 사례로 들었다. 선스타인 교수는 “미국 정보는 그동안 저소득층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도왔는데, 지원서 양식이 너무 복잡해 학생들이 아예 신청도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오바마 정부는 이것을 단순화시켜 작성하기 쉽게 했고, 그 결과 지원을 늘리지도 않았는데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기본값(디폴트)’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넛지’다. 잡지의 경우 정기구독을 하면 독자들은 웬만하면 해지하지 않는다. 선스타인 교수는 이를 ‘디폴트 규칙의 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휴대폰 서비스도 기본적으로 자동가입되는 서비스가 있고, 소비자가 선택해서 가입하는 것이 있는데, 이런 자동적으로 설정되는 디폴트의 힘은 무섭다”면서 “이는 비단 기업뿐 아니라 공공정책에도 적용되는데, 무료 학교급식을 학교에서 신청 없이 제공하는 것과 학생들로부터 신청을 받는 것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스타인 교수는 ‘넛지’의 부정적 이용도 있을 수 있다며 이를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자신의 힘을 공고화하기 위해, 또는 특정 업계에 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부정적인 ‘넛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이런 넛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민주화는 필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임의 룰을 바꾸는 창의성 전략

혁신하는 후발주자에게 승산 더 많다

: 맬컴 글래드웰의 새로운 법칙: 약자의 역설

10년 전 한국 축구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나 큰돈을 주고 영입할 선수도 없는 무명의 팀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영입한 히딩크 감독의 열정과 협력으로 똘똘 뭉쳐 월드컵 준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강한 열망을 가진 ‘약자(Underdogs)’가 때로는 통쾌하게 역절할 수 있는 강력한 사례다. 맬컴 글래드웰 「더 뉴요커」매거진 저널리스트는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 ‘새로운 법칙: 약자의 역설’에서 모두가 1등이 되길 원하지만 오히려 약하다고 간주했던 3등이 최고 성공을 만드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강조했다. ‘언더독(Underdog)’이란 투견 대회에서 늘 싸움에 지는 개를 일컫는 말로, 글래드웰은 강력한 골리앗에 도전하는 다윗이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글래드웰은 사람들이 ‘1등’에 집착하지만, 일반인들 인식만큼 1등이 전략적으로 최고인지는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그는 “처음이나 두 번째보다는 조금 늦은 세 번째가 시장의 큰 물결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남의 아이디어를 무조건 도용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갈급한 심정과 함께 꼭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함께하면 처음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티브 잡스다. 잡스가 1970년대 미국 최고 기술연구소인 제록스 파크를 방문해 개인 컴퓨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사실 잡스는 언제나 최초를 갈망하는 3번 타자였다. 애플이 내놓아 세상을 장악한 데스크톱과 노트북, MP3플레이어나 스마트폰 등 그 어떤 것도 최초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잡스는 남의 기술을 활용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최고의 ‘도둑’이었던 셈이다.


사실 구글도 첫 번째가 아니라 열 번째가 넘는 검색업체였고, 페이스북도 SNS사이트 중에서 프렌스터나 마이스페이스 뒤를 이은 후발주자였다. 기술 발전 속도와 사람들의 기대치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를 주목하고 민첩하게 대처한 후발주자들이 오히려 시장을 장악했다.


그는 ‘언더독’ 전략은 엘리트(Elite)보다는 다수(Mass)를, 질보다는 양을 중시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요약했다. 이 같은 변화는 더 이상 새로운 기술로 차별화하기 힘들어진 현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또 과거에는 첫 번째 제품을 내놓은 기업이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을 모았지만, 이제 후발주자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면 합리적으로 판단해 새 제품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글래드웰은 기업계 약자인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많은 대기업들이 과거에는 작고 민첩했지만 대형화될수록 둔해지고 도전의식을 잃게 된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노키아와 소니처럼 대형화되면서 초기의 민첩함을 잃어버리는 사례들이 너무 많아, 이런 주기(Cycle)를 깨는 회사는 IBM 정도나 꼽힐 정도로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글래드웰은 약자 하나가 성공할 때 5개 정도가 실패할 정도로 성공할 확률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언더독은 정말 대단한 성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래드웰은 경제·사회 상황이 약자들에게 유리하지는 않다는 점도 인정했다. 약자들이 강자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너무 뒤처지다 보면 강자들을 따라잡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글래드웰은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 안에 있도록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가 완전히 밑바닥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문성이나 투자자, 좋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전이 가능했던 것처럼 약자가 어느 정도의 자산과 지식 전문성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성 확립이 도약의 기초

누구도 나쁜 짓을 저지르겠다고 마음 먹고 회사에 출근하지는 않는다

: 존 로저스 CFA협회 회장 솔로 강연

로저스 회장은 별도 강연을 통해 금융에 있어서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시장의 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뢰성 하락에 따른 사회 문제다. 기업, 투자자들이 금융을 신뢰하지 못하면 방어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런 투자 행태는 일관성이 없다. 장기적 투자가 있어야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은퇴 이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만 보고 투자하게 되면 소득의 불균형이 일어나게 된다. 이 현상은 오늘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10∼30년 지나고 나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문제가 적절히 수정되지 않는다면 분명 다음 세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금융을 적절한 위치로 돌려놔야 한다. 또 사회적 목적에 맞는 금융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사회적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금융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는 원래 어업 국가였다. 10년 전 EU 회원국이 되고 금융 접근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금융 부문이 급격히 성장했다. 은행 규모가 GDP 이상까지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불가피하게 많은 대출들이 상환되지 못하면서 아이슬란드의 은행제도는 무너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예 금융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현재 아이슬란드에는 금융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굉장히 소규모의 개인·기업용 대출 이외에 금융 자체가 없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사례는 사회적 목적을 금융이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산업 자체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 분야는 ‘꼼수’에 대한 보상이 엄청나다. 하지만 그로 인한 체벌이 솜방망이라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적절한 법 집행 체제가 갖춰져 있지 않는다면 법 자체 영향이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망가진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교육, 둘째 윤리 강령의 적절한 사용이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오늘 나쁜 행동을 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여러 가지 부담과 압력 때문에 악한 행동을 저지르는 금융회사 직원이 대부분이다. 이런 맥락들이 각각 개인으로 하여금 비윤리적 행동을 정당화시켜준다고 한다. 남들도 다하는데 나도 해도 되지 않을까 라고 타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기업 소유주나 운용자가 이런 소위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적은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규제기관이 관여할 때쯤은 이미 늦다. 그래서 윤리가 답이라는 것이다.



행복 그리고 복지를 향한 도약

긍정의 힘,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 숀 아처 『행복의 특권』 저자 강연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긍정의 힘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특별강연이 열렸다. 특별 강연자로 긍정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행복의 특권』 저자인 숀 아처가 나섰다. 숀 아처는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행복해져라. 행복한 사람의 뇌에선 도파민이 분비돼 성공하기 위한 최적 상태가 된다. 매일 아침 운동하듯 행복 트레이닝을 계속하라. 한 명 한 명이 행복트레이닝으로 단련되며 개개인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국제적 위기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역설했다.


웃음은 전염성이 있다. MRI 스캔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인간이 웃을 때 뇌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될 것이다. 본인이 웃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웃는 것만 봐도 이 특정 부분은 활성화된다. 통제하고 싶어도 도파민 때문에 웃음이 나온다. 바로 거울 뉴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하품하는 것을 보면 본인도 하품을 하게 된다. 거울 뉴런이 작동해 하품하는 것을 본 사람도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비행기를 기다릴 때 15명 중 1명에게 시계를 자주 보게 했더니 15명 중 7∼12명이 긴장감을 느껴 발을 구르거나 시계를 자주 보게 됐다. 그에 따르면 이처럼 미소나 하품뿐만 아니라 불확실성과 불안감도 마치 간접흡연처럼 영향을 준다. 반대로 우리 자신의 행복 수준을 높이면 이 역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먼저 행복과 성공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외부 환경이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고작 10% 정도다. 오히려 두뇌가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하다. 두뇌가 긍정적인 상태일 때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더 노력하고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다. 성공이란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곧바로 새로운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경우,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최대 경쟁우위는 긍정적인 직원이다. 모든 기업의 성과는 직원들의 두뇌가 긍정적인 된 이후에야 나타나기 때문이다. 직원이 먼저 행복해져야 잠재력과 창의력이 활성화된다. 즉, 기업에 있어 직원이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얼마나 행복한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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