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서문 - 어둡지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중국인들이 현재 너무나 큰 재앙이 기다리는 절벽으로 꾸역꾸역 걸어 들어가고 있으며, 그 재앙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진실이란 양쪽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다.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린 게 진실이다. 그런 진실이야말로 비로소 한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 우리가 확인한 31가지 문제점은 실존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 때문에 중국은 썩어들어가고 있다. 국제여론의 동정표를 얻고자 그것을 은닉하거나 희석하는 등 이도 저도 아닌 타협점을 찾아서는 안 된다.

각 부문별로 편차가 있긴 하지만 31가지의 문제점에는 역사와 전통, 이념, 부패, 무지 등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 인민들이 자국의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 그 대안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인도하는 책들이 참으로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도 못한 채 숱한 문제들을 끌어안고 그들 스스로 자폭하기 전에, 신기루와 같은 허황된 믿음에서 국가의 현실로 눈을 돌리게 하려는 시도는 꼭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주지하다시피 홀로코스트(holocaust, 인종 대학살)나 아포칼립스(apocalypse, 세계의 종말), 아마겟돈(Amargeddon, 선과 악의 마지막 전쟁터) 같은 무시무시한 미래는 서구적 의미의 실패한 문명을 뜻하는 개념으로, 인류가 스스로에게 마지막 복수를 실행하게 되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의 아마겟돈은 아시아에서 시작될 것이 분명하며 그 진원은 반드시 중국산(Made in China)일 수밖에 없다.

1. 통제와 억압으로 유지되는 체제    

잠재적 반정부군단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궁극적 정치 방정식은 양방향 등식, 즉 조화=사회안정, 사회안정=조화이다. 그러나 중국 인민에게 결코 드러낼 수 없는 은폐된 공식은 조화+사회안정=공산당의 영구집권이다. 요컨대 중국 공산당 간부들은 강박적으로 조화에 집착하며 이것을 화두로 주요 사회문제를 파악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조화는 권력과 통치를 뜻하는 암호명이다. 공산당에게 조화란 중국 인민들이 삶의 문제와 공신력을 당의 리더십에 종속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당은 중국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유의미한 대안을 제공하기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데 더욱 골몰하고 있다.

조화-평화-안정의 등식은 그 지나친 도식성 때문에 일시적 평화 그 이상을 보장하기 어렵다. 공산당은 효과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를 건설했지만 앞길에는 이전에 없던 커다란 난제들이 첩첩산중 가로놓여 있다. 앞으로 중국의 특수한 사회조건하에서 형성된 특정 집단이 반란군의 모습으로 그 형체를 드러낼 것이다.

상기의 부대들은 정부 당국의 통제영역을 벗어난 집단이다. 그러나 이들이 점점 그 정체를 드러내고 있는 마당에 당국은 닥쳐올 재앙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은 조화와 안정이라는 미명에 사로잡혀서 이러한 문제들의 뚜껑을 꽉 틀어막고 폄하하거나 부인하기 바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문제의 폭발력은 한층 심화되었다. 인민해방군과 인민무장경찰의 지원을 받는 강력한 당력(黨力)으로 단단히 그 뚜껑을 닫고 있는 형국이지만, 무한정 그럴 수는 없다. 마침내 그 압력이 출구를 찾게 되는 때가 오면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농민공의 혁명

중국은 하나의 거대한 경제 발전소이다. 이 발전소를 돌리는 보병부대는 농민공 대군이다. 일자리도 없고 임금도 낮은 농촌지역에서 흥청대는 도시로 끌려나온 농민공들은 종종 중국 경제 건설의 용광로에서 불살라진다.

중국에는 2010년 현재 약 2억 4,200만 명의 농민공이 있으며 이 중 1억 2,000만 명은 대도시에서, 나머지는 중소도시에서 일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농민공의 수는 농부들과 그 아들딸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농촌을 떠나는 추세에 따라 연간 1,300만 명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농민공은 안전 장비는 고사하고 계약서나 산재보험, 안전한 작업 환경 같은 규정된 혜택조차 누리지 못한다. 중국의 성장을 밑바닥에서 일구어 낸 이들의 값진 땀은 철저히 무시된다. 농민공들은 제대로 된 의료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 사생활이 보장되는 아늑하고 편안한 주거 공간은 결코 실현되지 못할 꿈일 뿐이다.

한 가지 인상적인 통계 수치를 짚어보자. 서구 국가에서는 급여가 회사 운영비의 약 50퍼센트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급여 비율이 운영비의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중국 회사들이 서구 회사들보다 훨씬 더 노동집약적이라는 사실까지 덧붙여 생각하면 농민공들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농민공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부당한 대우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그들 삶의 질을 파괴하는 심리적, 사회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연구원 왕칭광은 농민공들이 "소외된 삶을 살고 있다.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역사회의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도시 거주민의 차별에 고통 받으며 인간관계에서 소외되어 있다. 이런 생활은 감정의 붕괴를 일으킬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임금을 착취당하고, 상대에게 무시당하고, 자녀를 교육시킬 수도 없으며 가족에게 의료 혜택을 받게 해주지도 못하는 농민공들. 이들이 도시 건설을 멈추고, 벽돌 하나하나를 들어내 자신들이 세운 도시를 무너뜨리게 될 날이 분명히 닥칠 것이다.

2. 일그러진 대국의 풍모 

국경분쟁

현재 중국은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수로를 이용하면 일본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등의 국가들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South China Sea)를 포함하여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중국의 해상 국경선은 아래로 튀어나온 커다란 엄지손가락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지상과 해상 국경선을 합치면 중국이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국가는 모두 19개국으로 늘어난다. 이론적으로 대만은 중국과 여전히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 수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의 이웃다운 행동은 종종 공격적인 영토 확장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티베트와 신장웨이우얼 지역을 무력으로 지배하는 상황 및 대만을 자국의 일개 성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연안 해역을 끼고 있는 모든 나라는 해안으로부터 20킬로미터 내의 지역을 단속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중국이 주장하는 영유권은 항상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이라는 기준을 따른다.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국제법상 영해 기선(출발선)으로부터 200해리 범위 내에서 연안국의 경제주권이 인정되는 수역을 말한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기본 원칙은 수면 위로 보이는 산호석과 화산이 분출되는 산호섬, 작은 땅 조각을 아우르며 뛰어다니는 삼단뛰기이다. 이 중에는 썰물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곳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과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모든 나라의 경우 합리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는 사실이다. 즉, 그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자국 본토로부터 20킬로미터 내의 거리에 있는 영해에 대해서만 소유권을 주장해 왔다.

한나라 사람들이 추진했던 제국주의 정책에서 영감을 얻은 중국은 자국의 땅과 하늘, 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도 다른 나라의 땅에 대해 영유권 및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14개 국가가 가장 우려하는 바이며, 그 국가들 중 다수는 아직도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오랜 영토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1949년부터 1979년까지 중국이 이웃한 주변 국가들과 네 번의 큰 전쟁을 벌였을 때는 중국 주변의 독립국가가 지금보다 많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지금처럼 많은 양의 자원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방대한 양의 광물과 에너지원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호전적인 나라라는 중국의 인상 또한 국제사회 내에 더욱 깊게 자리 잡았다.

* 첫 번째 시나리오

중국은 주변국 중 한 곳에서 일어난 갈등이 중국까지 번지는 경우이다. 중국은 공산주의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다양한 색깔혁명(Color Revolution,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공산주의가 붕괴된 두 부패하거나 독재적인 정부에 대항하여 비폭력저항을 통해 민주주의를 요구한 운동으로 색깔과 꽃을 상징으로 함)이 자국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항상 우려해 왔다. 중국이 걱정하는 또 다른 하나는, 자국민이 혁명을 일으키는 효율적인 방식을 알아낸 다음 중국 혁명을 대표하는 붉은 색 대신 다른 색깔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 두 번째 시나리오

중국이 점점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하려 하지만 주변 국가들이 자원을 팔지 않으려 해 중국의 요구가 제지당하는 경우이다. 이를 빌미로 중국이 군대를 동원해 적은 인구와 평평하고 완만한 지형의 몽골을 점령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세계는 중국의 침략에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군대를 파병해 도와주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는 티베트의 사례만 보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 세 번째 시나리오

중국의 생산 공장이 많이 진출한 이웃 국가 중 어느 한 곳의 중국 신흥부호들이 그 나라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치자.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무력 대응을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자국 내의 국민들이 중요한 권리를 침해당할 때보다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이 사소한 권리를 침해당할 때 더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체면의 문제인 것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은 국민의 안녕을 내세우며 군사적 행동에 나서거나 국경을 넘을 수도 있다.

* 네 번째 시나리오

정세가 불안한 이웃 국가들 중 한 곳에서 인종갈등이나 테러가 발생할 경우에도 중국의 무력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마오쩌둥 사상을 신봉하는 마오주의자들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네팔이나 군사 정권이 지배하는 미얀마는 티베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인권 후진국을 만드는 제도와 정책 

1억 명의 유리 아이들

중국 정부는 유리 아이들의 수가 1억 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리 아이들이란 1979년 한 자녀 갖기 정책 시행 이후 외동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 자녀 갖기 정책은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아제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을 유리 아이들이라 부르는 까닭은 비슷한 육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속을 훤히 꿰뚫어보거나 들여다보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 자녀 갖기 정책의 산물인 유리 아이들은 또한 굉장히 나약하기도 하다. 남아가 여아보다 더 응석받이로 키워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어느 나라 기준에서 보아도 엄청난 과보호라 할 수밖에 없는 과잉 애정공세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한 자녀 갖기 정책은 처음에 도시에서부터 시행되어 서서히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소수민족들은 일반적으로 정책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시골에 거주하는 부부는 첫 아이가 여자아이일 경우 둘째를 낳는 게 허용된다. 또, 부부 두 사람 다 외동일 경우에도 둘째까지는 가질 수 있다. 대가족 전통 및 남자아이를 많이 낳는 전통이 여전히 이어져오는 시골에서는 종종 한 자녀 갖기 정책이 무시되곤 한다. 이 경우 셋째아이와 넷째아이는 인구조사원의 눈에 띄지 않게 잘 숨겨 키워야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낙태하는 경우 또한 시골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낙태를 하지 않았다간 나중에 강제로 임신중절 또는 불임수술을 받게 된다는 끔찍한 소문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 관리 상당수는 시골 농부들이 정책을 위반한 사실을 발견해도 눈감아준다. 그들이 나이 들어 부양 받기 위해서는 자식을 많이 낳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리들의 눈을 피해 자식을 숨겨 키우는 것이 지금 당장은 안전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아이가 크면 학교에도 갈 수 없고 의료보험 적용도 받을 수 없다. 자기 이름에 대해서조차 법적인 권리를 갖지 못한다.

중국 정부는 가족계획 정책의 성공으로 4억에 가까운 인구 증가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며 자랑스레 떠벌리곤 한다. 스스로 결정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과 외압에 의해 강제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되는 것은 심리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우스운 것은 이런 식의 출산 제한을 통한 인구 억제가 그동안 들인 막대한 비용에 상응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한국이나 대만, 싱가포르처럼 성공한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개발에 따른 여성의 사회적 신분 상승 및 노동시장 참여로 자연스럽게 인구 증가가 조절되었다. 물론 인구 증가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과 수학적 계산이 빚어낸 출산 제한 정책의 부작용은 너무나 크다. 낙태와 의료비용 증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수한 비국민들, 급속히 노령화되는 평균 연령과 노동력 부족 현상……. 그중에서도 가장 참담한 결과는 낙태당한 4억에 가까운 아이들이 지르는 원한의 비명일 것이다.

유리 아이들은 결국 부모들이 정부의 사탕발림에 속아서 전시(戰時)가 아닌 사회에서는 있어본 적이 없는 대규모의 출산 제한에 강제로 동원된 불행한 세대다. 나약함과 이기심이 기묘하게 결합된 유리 같은 그들은 결국 태어날 권리를 박탈당한 4억의 영혼을 뒤에 거느리고 잠재적 반정부군단 제2부대를 형성할 것이다.

4. 짝퉁 천국, 범죄 지옥 

짝퉁 천국

중국은 가짜 천국이다. 빵부터 시작해서 마을 하나까지, 실로 놀랄 만큼 다채로운 품목의 제품들이 모방되고 위조된다. 2010년 초 중국정부는 2009년 1월부터 11월 사이 모조품 및 규격미달 제품 적발 사례가 20만 건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식품산업업계는 가짜 및 저질 식품, 그리고 먹을 수 없는 화학물질로 만든 음식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장 성 타이저우 시 판창 기름 공장 공장장 잉푸밍은 공장에서 돼지 구정물 및 오물, 심지어 폐유까지 재활용해 식용 고체 돼지기름을 만들다 적발돼 구속되었다. 이 공장에서 하루에 6톤, 많게는 10톤까지 생산된 고체 돼지기름은 평균가의 절반 가격에 전국 각지의 호텔 및 식당으로 팔려나갔다. 이런 끔찍한 살인 식품 리스트는 끝이 없다.

2004년, 상하이에 본사를 둔 몇몇 제조업체가 석고, 물감, 녹말가루 등으로 두부를 만든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담당 공안에게 매년 미화 1,000달러가량을 뇌물로 바쳤다. 같은 해에 동부 안후이 성에서는 가짜 분유 파동으로 최소 13명의 아기가 사망했다.

2005년부터 시중에 나돌던 상당한 양의 가짜 책에 대한 단속이 실시되었다. 단순히 해적판이라 하면 적법한 출판물의 불법 복제물을 말하는 것이지만, 가짜 책은 그것과는 또 다른 것이다. 중국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라면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외에 또 다른 해리포터 이야기 여러 편을 중국에서 읽을 수 있다. 오리지널보다 먼저 발간된 가짜 『불사조 기사단』은 물론이거니와, 『해리포터와 용쟁호투』라는 전혀 새로운 책도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또 『해리포터와 황금갑옷』, 『해리포터와 황금거북』, 『해리포터와 수정꽃병』, 『해리포터와 지점토인형』 등 시리즈가 끝도 없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책들 상당수가 정식 등록된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으로, 이들 출판사는 서구 도서의 유명세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애쓰되 원저자와 출판사에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것은 피하려고 갖은 방법을 다 쓰고 있는 것이다.

불법 첨가물을 넣은 어처구니 없는 음식, 허술하게 제조되는 음식, 엉터리 라벨이 붙은 음식 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중국 인민들은 제대로 된 질병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현실 앞에 한 번 더 고통 받는다.

간단한 치료도구에서 복잡한 화약약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가짜 의약품은 이제 중국 내에서만 소비되는 게 아니라 세계 각지로도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각한 위험 앞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며 제대로 된 감시와 통제를 받지도 않을뿐더러 두려워하지도 않는 중국의 식품업계와 제약업계. 중국인민들은 두려움에 떨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두려움이 이젠 더 넓은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5.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황허의 슬픔

한(漢) 문명은 중국 북부에 있는 황허 골짜기에서 시작되었다. 한족의 정신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황허는 예로부터 잦은 범람으로 중국의 슬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 중국을 황허의 슬픔으로 불러야 할 지경이 되었다. 황허는 지금 세계 어느 강도 겪어보지 못한 유래 없는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황허는 길이가 8,700킬로미터에 이르는 강으로 1억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상수원이다. 그렇지만 황허는 현재 강물의 66퍼센트가 식수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오염되어 있으며, 3분의 1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하는 5급수 미만의 독물로 변했다. 2007년에는 42억 톤이 넘는 폐수가 강으로 방류되었고 그중 70퍼센트가 공장에서 흘러나온 폐수였다.

중국의 다른 큰 강인 양쯔 강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으로 그 길이가 약 6,300킬로미터에 달한다. 양쯔 강은 중국 전체 물 공급량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양쯔 강이 매년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도 10조 입방미터가 넘는다. 이 강은 너무나 거대하여 심하게 오염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중국의 선도적 지식 단체인 중국 과학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양구이산의 의견에 따르면 양쯔 강의 오염이 끼친 영향은 대부분 회복될 수 없는 지경이며, 향후 10년 내에 양쯔 강 생태계는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중국 해안지역 또한 극심한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해안선을 따라 14만 평방킬로미터의 해안지역이 오염되어 있으며, 2005년 한해만 317억 톤의 폐수가 바다로 방류되었다. 2006년에는 암모니아성 질소 50만 톤, 인 오염물 30만 톤이 바다에 버려졌다.

중앙정부가 환경오염 통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제한적인 성공밖에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의 환경 감사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수많은 지방정부에서는 공업단지를 건설하면서 직접적인 승인이 없이는 다른 정부 부서에서 어떠한 형태의 감사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허난성에 있는 공업 단지에서는 수백여 개의 공장이 오염 방지 설비를 전혀 갖추지 않은 채 폐기물을 그대로 근처 강에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안후이 성, 간쑤 성, 저장 성의 공업단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중국 전역의 지방정부는 자신의 주머니에 돈을 챙겨 넣기 위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회사와 결탁, 공장에서 독성 물질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일을 방치하고 있다.

중국의 자연 환경뿐 아니라 전 세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는 중국의 엄청난 석탄 소비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 10곳을 꼽을 때 중국의 다섯 개 도시가 거기에 포함되는 원인은 바로 석탄 때문이다. 석탄 연소 시 발생하는 산성 물질이 주요인인 산성비는 중국 대륙의 30∼40퍼센트 지역에 내리고 있으며, 비슷한 비율의 중국 인민이 석탄 때문에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발전소 건설 열풍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단 한 해 동안 중국은 발전 용량을 100기가와트나 늘렸는데, 이는 영국 전역의 발전량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6. 어두운 제국의 자화상 

진실의 대장정

오늘날 중국에서 진실은 왜곡되고 조작되기 일쑤일뿐더러 심지어 완전히 망각되기도 한다. 중국이 바라는 것은 중국식 진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당이 원하는 진실뿐이다.

우리는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에 민주주의가 나타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서구 국가에서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진실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 모든 사회가 한 발 더 나아가려면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몰두해야 한다. 중국에서 민주주의가 싹을 틔우려면 우선 모든 중국인들이 은폐된 역사의 진실과 정면으로 마주려는 삶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서구의 논객 대부분은 정보통신기술이 중국에 자유를 가져오고 인터넷이 인민을 해방시켜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술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들을 얽어매는 더욱 강력한 사슬일 뿐이다.

공산당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면 인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물론 진실을 들추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최종 산출물을 통제하는 작업이 전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거짓의 막은 너무나 두꺼워서 진실이라는 진주를 완전히 뒤덮어버린다.

이 책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던지고 싶은 질문은 "어떠한 자연적 요소가 중국이 품고 있는 진실의 방향을 바꿀 것인가?”이다. 여기서 자연적 요소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공인된 진실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뚜렷한 징후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질문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내부로부터의 각성과 비판을 기대하기 힘들 때 어떤 외부적인 충격이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인가?”일 것이다.

오늘날 중국을 움직이고 변화시킬 유일한 에너지로서 청년세대에 걸었던 희망의 싹이 좀처럼 움트지 않고 있다는 것. 그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중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반란의 기운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 그러한 기운이 그저 소수 급진파나 불평분자의 상투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는 것. 중국을 세계 대국으로 이끌고 있는 급속한 경제성장이 오히려 그러한 기운을 촉발하는 제1의 요소라는 것.

이러한 전망 속에서 급작스러운 격동의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것은 광저우 선전 시 여공들의 집단 시위로부터도, 상하이 외곽의 가난한 농민공의 항의로부터도, 베이징 대학교 학생들의 우연한 모임으로부터도 촉발될 수 있다. 그것이 중국판 재스민 혁명이 될지 또하나의 6·4 톈안먼 사태가 될지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격동의 순간들은 고통스럽지만 피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 순간 속에서 청년세대들이 진실에 눈을 뜨고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기 위한 진실의 대장정에 나서리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러한 격동으로 인해 세계사는 또 한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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