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충전소
금융
미소금융은 정말 우리를 미소 짓게 할까요?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정책이야말로 그들과 사회를 위한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마이크로 크레디트’라고 하는 새로운 사회운동이다. 일반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저금리로 소액의 자본을 빌려준다고 하여 마이크로 크레디트라고 이름 지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사회단체들을 통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이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09년부터는 정부가 직접 손을 걷어 부치고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이름하여 ‘미소금융’이다.
미소금융이 나아가야 할 길
미소금융은 신용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영세사업자, 저신용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자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재정투입 없이 휴면 예금과 기업 및 금융회사의 기부금으로 2조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여 향후 10년 동안 25만 가구를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아직 미소금융은 첫 출발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도적 결함도 발견되고 있고,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하지만 첫 출발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무려 800만 명의 국민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되어 고리대금업자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꾸준히 지치지 않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 27달러에서 시작된 기적
영국 식민지 시절 방글라데시의 유복한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난 유누스는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고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면서 최악의 빈곤 속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절망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농촌마을을 방문하게 유누스는 한 젊은 여성의 딱한 처지를 보게 된다. 그녀는 날마다 대나무 의자 하나를 만들어 팔았다. 그런데 고리대금의 덫에 걸린 그녀에게 돌아오는 돈은 겨우 2센트였고, 나머지는 모두 고리대금업자들에게 빼앗겼다. 안타까운 마음에 유누스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조사하여 그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42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진 총 27달러의 빚을 대신 갚아 주었다. 기적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유누스 박사의 돈을 빌린 가난한 방글라데시 농민들을 정말 열심히 일해서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갔다. 이후 유누스 박사는 그라민은행을 설립하여 도시 지역에까지 대출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갔다. 빈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프로그램의 회원 수는 2003년까지 무려 700만 명에 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700만 명의 빈민들이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라민은행의 대출회수율이다. 담보도 없이 오직 신뢰로 대출해 준 금액의 회수율은 99%에 달했고, 나머지 1%도 상환이 조금 늦어진 것에 불과했다.
그라민은행은 진정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2008년 파산한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는 무려 6,000억 달러의 빚을 남겼고, 이는 미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안겨 주었다. 비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의 적은 돈을 가지고 그라민은행은 사람들의 삶을 희망으로 가득 채웠다.
2. 경제지표
GDP와 GNP, 듣기만 해도 지겹다구요?
GDP와 GNP는 신문의 경제기사를 읽든 증권사의 경제리포트를 읽든 이 둘의 개념을 모르면 진도를 나가기 힘들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개념을 정립해 두도록 하자. 먼저 GDP(Gross Domestic Product)는 국내총생산으로,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을 말한다. GNP(Gross National Product)는 국민총생산으로, 일정 기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이 생산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을 뜻한다. GDP는 국내총생산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누구든 상관없이)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계이고, GNP는 국민총생산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에서든 상관없이)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계이다.
박지성은 무시하고, 슈랑카를 대우하는 이유?
과거에는 GNP 지수를 많이 썼는데, 최근에는 거의 GDP 지수를 활용한다. 그런데 GDP를 쓰게 되면 박지성 연봉은 빠지고, 부산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슈랑카의 연봉은 포함된다. 최근의 경제지표가 이렇게 박지성은 무시(?)하고, 슈랑카는 대우(?)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들의 경제적 삶을 GDP가 더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새벽 시간 온 국민을 TV 앞에 모이게 하는 강력한 문화적 효력을 발휘하지만, 경제활동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 한다. 반면 슈랑카는 적은 돈을 받고 일을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이렇게 생산의 국적보다는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GDP는 어떻게 산정할까?
한 나라의 경제현실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인 GDP는 ‘일정한 기간 동안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나오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이라는 말은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또 애매한 개념이다. 정리하면, GDP는 한 국가 내에서 생산한 ‘모든 최종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 또는 한 국가 내에서 생산한 ‘모든 부가가치’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국가경제라는 엄청나게 큰 규모를 대상으로 통계를 내다보면 이 최종재의 가치만으로 GDP를 산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생산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좀 더 간편한 방법으로 GDP를 산출하고 있다.
명목 GDP와 실질 GDP
명목 GDP를 보고는 실질적으로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기 힘들다. GDP가 늘어난 요인이 생산량의 증가 때문인지, 가격의 상승 때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격상승으로 인한 GDP의 변화를 제외한 실질적인 GDP 성장률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명목 GDP와 실질 GDP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명목 GDP = 금년도 생산량 × 금년도 가격
실질 GDP = 금년도 생산량 × 전년도 가격
신문에서 경제성장률이 5%다, 7%다 하는 것은 바로 실질 GDP가 얼마나 늘었는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3. 증권
코스피와 코스닥, NYSE와 나스닥
코스피지수와 시가총액
코스피지수(KOSPI: 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는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인데, 1980년 1월 4일(증권시장 개장일)을 기준일로 그날의 시가총액을 100으로 하고, 비교시점과의 주가변동을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4월 1일 코스피지수가 1719라면, 기준일의 시가총액에 비해 약 17배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 시가총액은 무슨 뜻일까? 한마디로 주식의 총액인데, 한 기업이 발행한 주식 수에다 그날의 주가를 곱한 금액이다. 시가총액을 보면 주식시장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코스닥지수는 뭐가 다른가요?
코스닥시장은 1996년에 중소?벤처기업들이 증시에서 사업자금을 보다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만든 시장이다. 코스닥지수(KOSDAQ: 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 Index)는 코스닥시장이 열린 1996년 7월 1일의 시가총액을 1,000으로 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현재의 주가변동을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2010년 4월 말 현재, 코스닥지수는 520선이다. 15년 동안 오르기는커녕 기준점에 비해서도 반 토막이 나 있는 상태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다우존스지수
미국 주식시장의 구조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 New York Stock Exchange)시장은 우리나라의 코스피시장에, 나스닥(NASDAQ: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 시장은 코스닥시장에 비교할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의 주식거래시장으로 2009년 기준 총 20조 달러의 주식이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30개 기업의 주가만을 비율평균방식으로 산정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이다. 먼저 30개 종목 주가를 모두 더한 후, 이것을 평균발행주식수로 나눈다. 이렇게 시장 전체의 주식가격이 아닌, 겨우 30개 종목만을 대상으로 지수를 뽑기 때문에 다우존스지수는 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다른 경우가 꽤 있다.
전문가들은 다우존스지수의 불합리성 때문에 S&P 500 지수를 더 많이 활용한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에서 선정하는 500개 대형기업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S&P 500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주식평균을 훨씬 더 잘 반영한다. 코스피, 코스닥, 나우, 나스닥 등 이들 지수를 통해 전체 주식시장의 큰 그림을 이해하려면 각각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4. 부동산
아파트 원가공개, 꼭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원가공개하면 정말 가격이 떨어질까요?
미국 애플사의 값비싼 컴퓨터나 아이팟 등은 원가 비중이 다른 제품에 비해 매우 낮다. 그래서 애플은 매년 천문학적인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언론을 통해 이미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어떤 상품의 원가를 안다고 해서 그 상품의 가격이 즉각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가격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아파트 분양가의 거품을 모르는 소비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가격이 그렇게 높은 것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점은 원가가 아니라 주거의 편의성과 투자가치이기 때문이다.
분양원가공개 = 분양가 상한제
그런데 왜 원가공개를 하자고 할까? 아파트 분양원가공개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즉, 분양원가에서 적절한 이윤을 더한 가격 이상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될 것을 전제로 아파트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하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경제학에서는 최고가격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렇게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 당장은 아파트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따르는 단점 또한 적지 않아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분양가 상한제의 문제점
첫 번째로는 엄청난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로 치솟고, 로또아파트라는 신화가 생겨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당첨만 되면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로또에 비유하는 것이다. 반면 이 로또 아파트를 사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할까? 이런 상황은 당연히 암시장을 형성한다. 분양가 상한제의 또 다른 문제는 부실시공의 유혹이 커진다는 점이다. 분양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건설업체는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값싼 건설자재를 쓰는 등 원가를 낮추려고 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가 발생한다. 평당 500만 원일 때에는 시장에 200채의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는데, 200만 원으로 가격을 묶어 두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100채의 아파트만 살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전체로 보면 그만큼 손해인 셈이다.
시민들에게 정확한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거기에 적정 이윤만을 추가한 가격으로 분양가를 매기도록 강제하면 아파트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희망은 사실 이런 경제학적 원리 때문에 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다른 측면의 문제가 또 있다. 아파트분양가를 시장에 완전히 맡겨서 아파트가격이 원가보다 훨씬 높은 균형가격에 맞춰진다면, 분양으로 인한 수입은 아파트 건설업체가 가져가게 될 것이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해서 원가에 비례한 가격을 강제하면 그 수입은 분양권 당첨자가 가져가게 된다. 결국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아파트 건설업체가 가져가느냐 아니면 아파트 당첨자가 가져가느냐에 따른 문제가 되어 버린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은 당연히 국가가 환수하여 공적인 목적에 쓰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불로소득 획득을 위한 투기가 근절되고 건전한 노동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5. 경제정책
저출산 고령화, 그렇게 심각한가요?
대한민국, 출산율 최저순위 1위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경제문제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06년 대한민국은 전 세계 193개국 가운데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최저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성은 임신이 가능한 나이대(15~49세)에, 1.2명의 아이를 낳고 있다. 반면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1988년에 남녀 평균수명은 70세를 넘어섰고, 2008년에는 80세를 넘었다. 아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적게 낳고, 평균수명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바로 인구고령화이다.
인구고령화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보려면 노인인구의 비중을 알아보면 된다.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2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2019년이면 고령사회,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0%가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단 26년 만에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활력을 잃은 경제, 저성장의 길로
고령사회가 오면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경제적으로 가장 두드러질 변화는 바로 저성장이다. 경제성장은 생산요소의 투입과 생산성의 향상이라는 변수로 설명된다. 즉, 생산요소에 속하는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하거나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산요소 가운데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자본을 더 많이 투입하거나 기술개발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만약 이 변수가 일정하다면 경제는 침체할 수밖에 없다.
노인부양부담의 폭발적 증가
저출산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진행된다면, 65세 이상 인구는 더욱 무섭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부양부담비율은 전 세계의 최고치로 치솟을 것이다. 부양부담비율의 예상치를 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2005년 12.6%였던 비율이 2020년에는 21.8%, 2050년에는 69.4%가 될 전망이다. 100명의 젊은이가 2005년에는 12명의 노인을 모셨다면, 2050년이 되면 70명을 모셔야 한다는 말이다.
고령화사회의 세 가지 해법
첫 번째로는 노인인력을 경제활동에 충실히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한참 더 일할 수 있는 사오십대 어른들을 임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퇴직을 강요하는 식의 경영은 버틸 수도 없으며, 또한 이런 사태를 방치했다가는 고령화대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고령화시대의 첫 번째 방식은 노동의지가 있는 노인인력의 적극적인 고용이 되어야 한다.
두 번째 방식은 논란이 많지만 결국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외국인 이민 개방’이다.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국가인 일본도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폐쇄적이다. 한때는 재일교포들은 지문을 날인하라는 치욕적인 처우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지방선거 투표권까지 허용하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 만들어낸 변화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길을 피해갈 수 없다.
세 번째로는 가장 본질적이면서 중요한 방법인데, 저출산을 고출산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기르는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그런데 이 행복을 가로막는 사회적 요인이 너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사교육 문제이다. 또한 임신한 여성근로자를 차별하는 근로환경과 출산 후 육아부담을 여성에게만 지우는 남편들도 바뀌어야 한다. 부모들에게만 육아를 책임지우는 게 아니라 사회가 공적으로 부담을 나누는 일도 필요하다. 고령화사회의 파국을 막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 연금, 많이 내고 조금 받자?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난무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연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사보험 연금상품은 없다. 무제는 국민연금이 고령화 추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연구에 따르면, 2043년까지는 국민연금이 계속해서 쌓이다가 그 이후부터 급속하게 고갈되며, 2026년이 되면 연금기금 자체가 적자로 돌아선다고 한다.
2043년에는 무려 2,500조의 돈이 쌓이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1년 GDP가 1,000조 원인 것에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돈인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이것이 20년 안에 바닥난다고 하니 연금제도를 지금의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에서 ‘많이 내고 조금 받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그런 구조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고령화가 지속된다면, 이제 정치구조도 틀이 바뀌게 될 것이다. 진보/개혁, 우파/좌파와 같은 정치성향의 구별은 큰 의미가 없고, 노인당과 청년당의 대립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지도 모른다. 2050년의 대한민국 사회를 그려보자. 노동가능인구는 100명이고, 고령인구는 70명이다. 버는 수입의 거의 절반이 노인부양에 들어간다. 나머지 절반으로 생필품을 구매하면 다른 소비가 가능할 여력이 없다. 이렇게 국내 소비는 날이 갈수록 위축되어 간다.
6. 국제경제
중국은 정말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요?
최근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언젠가는 경제력 면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강국이 된다는 것은 전 세계의 경제질서가 송두리째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여러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기축통화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미국이 경제 면에서 세계 유일의 초강국을 이룬 것은 단순히 많은 자원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이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왜 전 세계는 달러화만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걸까? 이것은 세계 각국이 달러화에 보내는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은 종전 직전인 1944년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에서 달러화를 세계의 기축통화로 삼자는 합의를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브레튼우즈협정이다. 이렇게 완벽하게 달러 중심의 세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세계 속 미국의 경제 비중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1950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고, 세계 GDP의 50%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계 각국이 무역에서 달러화를 쓰려면 모두가 달러화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달러화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바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면 미국에만 달러화가 쌓이고 다른 나라는 부족해지면서 기축통화를 유지하기가 매우 곤란해진다. 따라서 미국은 꾸준히 무역적자를 내면서 세계 각국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발전
일각에서의 예상대로 2028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제일의 경제규모를 갖게 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일단 기축통화국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중국은 더 이상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할 수 없다. 대신 중국은 막대한 경제력으로 세계 각국의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해 주면서 위안화를 전 세계에 뿌려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그래야 다른 국가들이 위안화를 통해 무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결국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의 처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강력한 소비력으로 이런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과연 수십 년 동안 수출주도형 경제를 키워 온 중국이 채 20년도 안 되는 기간 안에 소비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변화에 성공한 나라는 그야말로 미국이 유일하다.
또한 지구환경이라는 변수도 중요하다. 이제 미국의 하루 석유소비량인 2,000만 배럴에 중국도 소비중심국이 되어 미국만큼 석유를 소비한다면 지구자원이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중국의 엄청난 에너지 소비로 석유 가격이 급상승하면 중국의 경제성장이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을까?
2028년 중국의 미국 추월이라는 말은 중국의 성장률만을 고려한 단순한 전망에 불과하다. 중국의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내수 중심의 경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과제와 함께 에너지 문제의 해결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