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쉽게 풀어 쓴 상식 경제학

   
오오다케 후미오(역자: 박주영)
ǻ
청홍(지상사)
   
12000
2010�� 04��



■ 책 소개
일상에서 접하는 재미난주제들을 가지고 경제학의 본질에 접근!

경제학이라고 하면수요와 공급, 환율, 주가, 실업, 경상수지, 무역수지… 등등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주제들이 먼저 떠오를지도 모른다. 이런주제들은 어렵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벌이와 씀씀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우리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전문가들의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래 가지고서는 경제학의 본질에 다가가기도 어려울뿐더러, 자신의 인생을 경제적으로 살아가기도 어렵다.

이 책은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화젯거리들을 경제학적인시각에서 논의함으로써 독자들이 경제학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는 원인과 결과, 곧 인과관계가있으며, 이것은 우리의 사회•경제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가지고 알기 쉽게 풀어 썼다.

■ 저자 오오다케후미오(大竹文雄)
1961년 일본 교토 출생. 1983년 교토 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1985년 오사카 대학교 대학원경제학연구과 박사 과정 수료. 오사카 대학교 경제학 조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 대학교 사회경제연구소 교수. 오사카 대학교 박사(경제학).노동경제학 전공. 저서로는 『노동경제학 입문(1998년)』『스터디 가이드 ‘거시경제학 입문’』『고용문제를 생각한다 : 격차 확대와 일본적고용제도』『응용경제학으로의 초대』『일본의 불평등 : 격차 사회의 환상과 미래』 등이 있다. 

■ 역자 박주영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일본어와 국제경영을 공부했다. 졸업후, 여러 기업체에서 일본어 번역을 했고, 현재는 일본어권 도서의 출판기획 및 번역을 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돈이 없는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경제학자에게 하는 질문 |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질문 | 인센티브의 시점 

I 괜찮은 남자는 모두 결혼했을까? 
1 왜 여자들은 키큰 남자를 좋아할까? 
3고(高) | 키 프리미엄 | 왜 키 프리미엄이 존재할까 | 운동모임과 취업시장 | 여성의 본능 | 아직 포기하기는이르다 

2 미남미녀는 정말로 이득을 볼까?
취업을 위한 성형수술 | 추녀성형 | 미인의 경제학 | 미인의 경제학적 의미 | 고용주의 바람이 원인인가

3 살찐 미국인, 마른 동양 여성 
미국인은 왜뚱뚱할까 | 조리시간 단축과 시간 불일치성 | 뚱뚱한 남성, 마른 여성 

4 괜찮은 남자는 모두 결혼했을까? 
노처녀 | 결혼 프리미엄 | 일란성 쌍둥이도 결혼으로 인한임금격차가 발생할까 

5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연재해 | 재해민생활재건지원법 | 지진보험과 재해보험세 

6 세금을 덜 내려고 더 오래 산다? 
이그노벨상 | 세금을 덜 낼 때 죽는다 | 상속의 동기 | 금전적인 인센티브의 중요성| 비금전적인 인센티브 

Ⅱ 상금과프로골프 선수의 의욕 
1 프로야구의 전력 균형 
특정 구단에 집중되는 인기 | 루이스 대 슈메링의 역설 | 결과예측가능성과 전력 균형 | 야구팬은 승리 지상주의자? |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은 너무 높은 것일까 | 개혁의 방향

2 프로야구 감독의 능력 
프로야구 감독과성과주의 | 프로야구 감독의 평가 | 감독 순위 

3대학 교수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학문의 자유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 | 대학 교수를 임기제로 고용하면

4 국가별 올림픽 메달 예측 
아테네 올림픽에서의기쁜 잘못된 예측 |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 수 | 경제학자의 메달 수 예측 

5 직무발명에 알맞은 보상제도는 
2,000억 원 지급 판결 | 엔지니어 개인의 성과 가설 | 자신감과잉 가설 

6 상금과 프로골프 선수의 의욕
골프의 상금 구조를 이용한 토너먼트 이론 검증 | 인종차별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 

Ⅲ 연금 미납은 젊은 사람들의 역습 
1 종신고용 관행은 붕괴됐는가?
고용불안 | 종신고용 관행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베이비붐 세대 

2 연공제는 ‘다단계 피라미드 구조’였다? 
‘피라미드 구조의 임금제도’와 연공제 붕괴설 | 연금미납은 젊은 사람들의 역습 | 연령 구성이 젊으면 인건비가 쌀까 | 국제회계기준 

3 연공제와 성과주의 
연공제를 경제학으로 설명하면 | 연공제의 붕괴 | 기술혁신과 업무능력의 하락| 인센티브 모델과 성과급 | 베이비붐 세대와 임금 | 고용제도의 다양화 |성과주의 

4 왜 연공제를 좋아할까? 
연공제를 설명한 네 가지 이론 | 네 가지 이론의 문제점 | 높아진생활수준을 낮추기는 어려워 | 임금 지급 형태에 관한 설문조사 | 연공제를 좋아하는 이유 

5 임금삭감이냐, 정리해고냐? 
긴급처방형 임금삭감 | 임금삭감의 장점 | 일률적인 임금삭감의 단점| 임금삭감에 대한 설문조사 | 누가 일자리 나누기를 바랄까 

6 실업이 가져오는 고통 
왜 실업이 문제인가 | 실업과 범죄 그리고 자살 | 실업과 자살

Ⅳ 소득격차와 재분배
1 개인 간 격차와 가구 간 격차 
위너(Winner)와 루저(Loser) | 소득격차의 움직임 | 가구 형태의 변화 | 여성의사회진출과 소득격차 

2 표면적인 불균형과 실질적인불균형 
소득 획득 순간과 인구 고령화의 영향 | 평생소득의 격차 | 소비격차 | 고령화와 소득격차 | IT혁명과 임금격차 | 저성장경제와 임금격차 

3 소득격차와 ‘작은 정부’
누가 소득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가 | 불평등과 정치 | 고령층의 격차 축소와 청년층의 격차 확대 | 낮은 부담과 높은 부담감 | ‘진짜국민이 부담하는 것’은 무엇인가 

에필로그 - 소득의불균형은 불행한 일일까? 
누가 소득의 불균형을 불행이라고 느낄까 | 소득의 평등인가, 기회의 균등인가 | 경제학적 사고센스

 





아주 쉽게 풀어 쓴 상식 경제학

괜찮은 남자는 모두 결혼했을까?
결혼 프리미엄

괜찮은 남자라는 정의 속에는 경제력이 있는 남자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경제력이 있는 남자와 결혼의 관계를 논의해보자.

경제력이 있는 남자는 이미 결혼을 했을까, 아니면 결혼을 했기 때문에 경제력이 높아진 것일까? 논의를 정리하기 위해서 학력, 직업, 나이라고 하는 일반적으로 소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수준이 같은 남자들은 비교 대상으로 해서 결혼과 소득의 관계를 생각해보도록 하자. 결혼이 소득에 주는 순수한 영향을 경제학에서는 결혼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며, 미국에서는 실증적인 연구가 많이 축적돼 있다.


미국에서는 남자가 결혼을 하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여성은 결혼을 해도 미혼인 여성과 임금 면에서 차이가 없거나 도리어 조금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미국 남자의 결혼 프리미엄은 크고 다양한 개인 속성을 갖고 있어서, 결혼한 남자는 결혼하지 않은 남자에 비해 10%에서 50%까지 높은 임금을 받는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여성에게 분명한 마이너스 결혼 프리미엄이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20~30%의 플러스 프리미엄이 있다. 그렇다면 왜 학력, 직업, 나이가 비슷할 경우 결혼한 남자가 더 경제력이 있을까? 이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가설을 생각해볼 수 있다.


① 분업 가설 - 결혼을 하면 남자는 가사에서 해방되어 일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아지며, 여성은 가사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


② 노동의식 가설 - 결혼한 남자는 가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강해져 노동의식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진다.


③ 신호 가설 - 결혼했다는 정보가 그 남자를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맡게 될 수 있다.


④ 차별 가설 - 고용주가 결혼한 남자를 우대하고 미혼을 차별하기 때문에 결혼한 남자의 임금이 높아진다.


⑤ 경제학자가 파악할 수 없는 ‘숨겨진 매력’ 가설 - 학력이나 직업 등의 일반적인 통계로 얻을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 리더십이나 외모라는 특성이 노동시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 특성이 결혼 시장에서도 매력을 높인다.


이 가운데 ①~④의 가설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소득에 영향을 주는 인과관계를 나타내고 있지만, ⑤의 가설은 결혼으로 인해서 소득이 증가된 경우가 아니다. ⑤의 가설에서 결혼과 소득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경제학자가 데이터로 파악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이 매력이 결혼 시장이나 노동시장에서 동시에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이야기해보면, 임금을 설명하는 변수 중에 원래 포함되어 있을 ‘매력’이라는 변수를 넣지 않음으로써 결혼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임금을 설명하는 추정식에 변수로 ‘매력’을 넣으면 결혼은 임금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매력적인 남자는 결혼도 했고, 소득도 높다는 이야기다.


일란성 쌍둥이도 결혼으로 인한 임금 격차가 발생할까
숨겨진 매력의 영향을 제외해도 결혼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인과관계가 남아있다면, ‘숨겨진 매력’만으로는 결혼 프리미엄이 없다고 설명할 수 없다. 이 말은 ‘결혼했기 때문에 임금이 높고, 괜찮은 남자가 되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남자라고 반드시 결혼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되며, ‘숨겨진 미혼의 괜찮은 남자가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으로 흐르게 된다.


그렇다면 ‘숨겨진 매력’의 영향을 제외하고 결혼과 임금의 관계를 조사할 수 있을까? 만일 남자의 매력이 시간을 통해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면, 같은 인물을 추적 조사해서 결혼 전후에 임금이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검증하면 된다.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결혼과 임금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자도 몇 명이나 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연구결과가 모두 똑같지는 않다.


이러한 방법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결혼하는 시점이 임금 상승 순간에 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임금이 높았을 때 결혼을 한다면, 임금이 높아진 것은 일시적이고, 결혼한 뒤에는 임금이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승진할 것을 알고 결혼을 한 경우에는 마치 결혼으로 인해서 임금이 올랐다고 관찰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일 남성을 추적하여 조사한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해도 결혼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인과관계를 완전하게 밝혀낼 수 없는 것이다.


‘숨겨진 매력’은 같으면서 결혼 여부만이 다른 남자를 비교할 방법은 이것 외에는 없는 것일까? 케이트 안토노빅스 교수와 로버트 타운 교수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를 비교하면 ‘숨겨진 매력’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결혼 여부가 소득에 주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쌍둥이에 관한 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여 분석했다.


136쌍의 일란성 쌍둥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혼이 임금에 주는 영향을 분석해보니, 쌍둥이임을 무시하고 분석하면, 학력, 나이, 근속 연수, 지역 등의 영향을 제외하고도 결혼한 사람이 현재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임금이 19% 높았다(19%의 결혼 프리미엄). 또한 일란성 쌍둥이 형제의 임금격차를 분석해보니, 결혼 프리미엄은 더욱 확대되었고, 결혼한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26%나 임금이 높았다. 다시 말해, ‘숨겨진 매력’이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도 우연히 일찍 결혼한 쪽이 결혼하지 않은 쪽보다 26%나 임금이 높았다.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수준이 같은 두 사람을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괜찮은 남자는 임금도 높고 결혼도 했기 때문에 결혼 프리미엄이 관찰되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괜찮은 남자는 반드시 결혼했다’가 아니라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일을 더 잘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옳은 것이다.


노처녀는 아직 포기하면 안 된다. 변변찮은 남자처럼 보이지만 결혼하면 괜찮은 남자가 되는 ‘숨겨진 괜찮은 남자’가 아직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노처녀 처지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아내가 열심히 괜찮은 남자도 만들어 놓은 것을 가로채는 방법이 더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상금과 프로골프 선수의 의욕
프로스포츠는 경제학 이론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자주 이용되어 왔다. 일반 노동시장에 관한 정보를 연구자가 입수하기는 어렵지만, 프로스포츠의 경우에는 연봉과 성적이라는 정보를 비교적 쉽게 입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포츠에서는 개인 성적은 상당히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프로스포츠에서 보상과 생산성의 데이터를 갖고 임금 결정에 관한 이론모델의 검증이나 인종차별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를 한다. 또한 팀 이동이라는 이적을 선수와 감독에게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이직의 결정 과정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를 살펴보자.


골프의 상금 구조를 이용한 토너먼트 이론 검증
외부에서 근로자의 노력 정도가 완전하게 관찰되지 않을 경우, 노동자의 노력을 이끌어낼 보상제도의 하나로 토너먼트제도의 상금처럼 보상을 결정하는 제도가 있다. 즉, 승진을 토너먼트제도로 해석하여 실적을 더 높인 근로자에게 상금과 함께 상위 직급을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보상제도의 장점은 복수 후보자의 실적 수준을 인사부가 관찰할 수 없는 경우에도 실적의 상대관계를 알면 된다는 점이다.

 

토너먼트제도에서는 승진 가능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승진했을 때의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근로자는 더욱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러한 토너먼트 이론이 실제로 적용되는지를 일반 근로자의 데이터를 이용해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프로골프의 경우에는 상금의 구조와 타수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선수의 노력 수준을 측정할 수 있고, 예선 라운드 순위가 높을수록 결승 라운드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토너먼트 이론을 검증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스테판 지만스키 교수는 상금과 노력의 관계를 다음과 같은 이론으로 설명했다. 첫째, 토너먼트 참가자의 능력이 같다면, 상금 총액이 높으면 높을수록 개인 참가자와 참가자 전체의 노력 수준이 높아진다. 둘째, 참가자의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경우라도 2위와 3위의 상금을 잘 설정하면 참가자가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 점을 지만스키 교수는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지금 3명의 경쟁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만일 3명의 능력이 같을 때 1위에게만 상금이 주어진다면, 3명 모두가 자신이 상금을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은 특별히 능력이 뛰어나고, 다른 두 사람은 똑같이 능력이 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1위만 상금을 받는다고 하면, 능력이 떨어지는 두 사람은 요행이 없는 한 1위가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경쟁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 역시 두 참가자가 일찌감치 포기한 관계로 굳이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즉, 이 경쟁에서는 3명 모두 잘 하려는 의욕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2위에게도 상금을 준다면, 능력이 떨어지는 두 사람도 2위 상금을 노리고 열심히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능력이 뛰어난 참가자도 열심히 하게 된다. 2위에게 상금을 주게 됨으로써 3명의 참가자 모두가 열심히 노력을 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참가자의 능력 차이가 적으면 상금의 격차를 키우고, 능력 차이가 크면 상금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참가자들을 더욱 노력하게 만드는 방법이 된다.

승진 대상 직원이 많을 경우에는 승진 후보자의 능력 격차도 크게 난다. 이 경우에는 상위 직급 간의 임금격차가 적은 것이 승진 경쟁자의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면에 미국 기업과 같이 처음부터 동질적인 경쟁 참가자를 모아 승진 경쟁을 시키는 경우에는 상위 직급 간의 임금격차를 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처일 수 있다.


프로골프 경기는 이론모델과 일치한다. 우선 참가자의 능력을 가능한 한 일정하게 하기 위해서 과거의 성적을 기본으로 참가자를 선발하고, 본선에서도 컷오프를 통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는 선수를 한정시킨다.


코넬 대학의 로널드 에렌버그 교수와 마이클 보그난노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프로골프 투어 데이터를 사용하여 토너먼트 이론이 가설과 일치한다는 실증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첫 번째 발견은 상금 총액이 큰 대회일수록 선수들의 성적이 좋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상금 총액이 큰 대회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이유도 있겠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도 여타 상금 총액이 적은 대회보다 점수가 좋아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상위권의 성적으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선수일수록 최종 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것은 상위권의 상금 차이가 하위권의 상금 차이보다 크기 때문에 상위권 선수들에게는 더 노력할 유인책이 됨을 반영한다.


팀 내에서의 선수별 연봉을 토너먼트 이론으로 설명하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유명해진 제럴드 스컬리 교수는 랭크오더토너먼트(서열경쟁) 이론을 사용하여 팀 내 연봉 차이를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스컬리 교수는 선수들의 자발적인 팀 간 이동이 제한된 경우에는 선수 간 연봉 차이가 적어진다는 사실과, 팀 내 연봉 차이가 크면 클수록 선수의 연습량이 증가하고 기량이 높아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냈다. 프리에이전트제도를 도입한 뒤에 팀 내 연봉 차이가 확대된 것은 이 이론과 일치한다. 프리에이전트제도의 도입으로 선수의 능력이 향상되었는지는 검증하기 어렵지만, 선수의 수명이 길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것은 프리에이전트제도의 도입으로 인해서 연봉 차이가 커졌기 때문에 선수가 연습을 하려는 의욕이 높아져 이전보다 강도 높은 연습을 하는데 영향을 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팀 스포츠에서 토너먼트 이론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는 실증적인 연구도 있다. 연봉 차이가 많이 나면 선수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효과보다 팀워크나 의욕을 잃게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티븐 도슨 교수와 존 고다드 교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입단 계약에 실패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선수가 희망하는 연봉이 팀 내의 기존 연봉 구조를 파괴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실제 미국 메이저리그의 1992년부터 1995년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승률이나 우승 확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팀 내에서 선수 간의 연봉 차이가 크게 나면 승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우승과는 멀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금 미납은 젊은 사람들의 역습
다단계 구조의 임금제도와 연공제 붕괴설

‘연공제’는 근속 연수가 늘고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임금도 올라가는 제도다. 그런데 같은 연령대 사람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관리직으로 승진하게 되면 이들의 높은 임금으로 인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능력에 따른 연봉제로 임금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의 관계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바로 근속 연수가 길어지면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임금도 높아진다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공제를 연금제도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은 기업 안에서도 젊은 사람이 고령자를 부양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연공제를 부과방식의 공적연금제도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부과방식이란, 현재 근로자가 납부한 공적연금 보험료를 가지고 퇴직한 고령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추가로 더 설명하면, 현재의 근로자가 납부한 보험료를 적립해두었다가 장차 본인들이 고령자가 되었을 때 그 적립금에서 연금을 받는 시스템은 적립방식이라고 한다.


부과방식 연금제도는 ‘다단계 피라미드 구조’와 비슷하다. 다단계 피라미드와 같이 새로운 가입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원래 가입자는 이익이 생겨난다. 신규 가입자가 영원히 늘어난다면, 다단계피라미드로 모든 가입자가 이익을 본다. 그러나 다단계 피라미드는 언제든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 상태가 된다. 하지만 부과방식의 공적연금이라는 특수한 다단계 피라미드는 자손이라는 신규 가입자가 무한히 계속되는 한 파산 상태에 이르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구성장률이나 경제성장률의 둔화 혹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될 경우에는 공적연금이라고 해도 파산을 면하기 어렵다. 아무리 강제적이라고는 하지만 손해 볼 것이 뻔한 상태에서 연금 납부를 강제하는 일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대 간에 서로 돕는 형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손해를 볼지 이익을 볼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서 보험 계약을 맺는 경우다. 결과적으로는 어떤 세대가 예상한 것보다 오래 산다거나 빈곤해졌을 경우에 그렇지 않은 세대로부터 소득 이전을 받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손해볼 것이 확실한 경우에는 누구도 다단계 피라미드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다.


연금 미납은 젊은 사람들의 역습
일본에서는 2004년에 공적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정치가의 국민연금 미납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배경에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국민연금 미납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왜 국민연금 미납이 ‘문제’일까? 또 왜 갈수록 국민연금의 미납률이 높아지는 것일까?


국민연금의 미납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젊은 세대일수록 낮아져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었을 때는 마이너스로 전환될지도 모른다는 점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부과방식이라는 공적연금의 재정 운영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다단계 구조고, 이 구조는 출산율의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파산할 수 있다. 다단계 구조는 회원이 증가함에 따라서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구조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신규 가입자를 찾기 쉬웠던 창설자 주변 세대뿐이고, 그 이후에 가입한 사람일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다단계 구조의 연금제도에서 연금지급액이 고정되어 있다면, 보험료 미납자 증가는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된다. 즉 강제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은 미납자가 부담해야 하는 양만큼 더 부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 미납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미납자에게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은 태어나는 연도에 따라 연금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는 불합리한 다단계 구조의 공적연금제도에 있다. 원래 연금은 장수할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대비해 준비하는 것으로, 단명하는 사람들이 장수하는 사람들에게 소득을 이전하는 제도다. 이런 의미에서는 예상수명 이상으로 장수하는 세대에게 공적연금으로 소득을 이전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평균수명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더 젊은 세대로부터 소득을 이전받는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다단계 구조로 인해 머지않아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공적연금을 다시 고칠 방법은 수급액을 낮추든지, 대량의 이민자를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출산율 상승으로 내년부터 출생률이 높아진다고 해도 내년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보험료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이 흘러야 하므로 고령화의 최고 정점에 달하는 시기와 맞지 않는다. 대량 이민을 수용하기 어렵다면, 납부한 보험료가 너무 낮았던 이전 세대 사람들에게 추가적으로 보험료를 거둬들이든지, 그들의 연금지급액을 낮추는 방법밖에 해결책이 없다. 세대별로 다른 보험료를 도입한다든지, 현재의 수급자를 포함하여 연금 수급액을 낮추는 연금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어느 방법이든지 베이비붐 세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기득권을 포기하게 하지 않는 한, 연금 개혁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치적으로 이루어내기 어렵다.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층의 기득권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혁안을 제출하는 정당은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기득권을 포기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젊은 사람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가 되어 국민연금을 미납하여 공적연금이 파산할 시기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국민연금 미납은 바로 기득권 세대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역습이다.


소득격차와 재분배
누가 소득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가

과연 사람들은 자산이나 장래 소득의 격차가 확대될 때 세금제도나 사회 보장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지지할까?


어떤 사람들이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화하길 바라는지 경제학적으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당연히 소득이 적은 사람은 소득재분배 정책의 수익자이기 때문에 재분배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소득이 적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득이 낮아도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지금은 소득이 낮더라도 장래 높은 소득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재분배 정책의 강화로 인해서 오히려 평생소득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현재는 소득이 높더라도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경우와 같이 장래 소득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재분배 강화 정책을 지지할 것이다. 장래의 소득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 고령자 중에서 소득이 낮은 사람은 소득재분배 강화 정책을 찬성하고, 소득이 높은 사람은 반대하는 상황이 명확하게 관찰될 것이다.


한편, 소득재분배 제도는 소득에 대한 보험제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소득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위험 회피적인 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이에 저자는 노동정책연구소와 함께 어떤 사람이 소득재분배 정책이 강화되기를 바라는지 독자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소득재분배 정책 지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경제이론적인 예상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은 소득이 낮은 사람이었고, 위험 회피도가 높은 사람이었다. 장래 소득이나 소비 수준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 않았다. 실업 경험이 있거나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사람은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지지했다.


불평등의 정치
사람들은 소득재분배 정책이 현재와 장래의 소득 수준, 위험에 대한 태도 등의 경제적인 요인으로 정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의 소득재분배 정책에서는 그것을 반영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버드 대학의 알베르토 알레시나 교수 연구팀은 유럽에 비해서 미국의 소득재분배 제도가 충실하지 않은 이유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의 불균형 정도, 세금제도의 효율성, 소득계층간 이동 정도 등 경제적인 요인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소득재분배 정책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두 나라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은 정치제도의 차이와 저소득자에 대한 시각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비례선거(비례대표제)의 비중이 높은 나라가 양대 정당제(소선거구제)인 나라보다 재분배 정도가 높다. 재분배의 이익을 얻는 사람이 소수라면 소선거구제에서 재분배 강화 정책을 강조하는 정당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알레시나 교수 연구팀은 인종이 다양한 국가나 주(州)일수록 재분배 정도가 낮다는 사실에서 인종적 편견이 재분배 정도를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분배 정책이 소수파 인종을 우대한다고 믿는 경향이 미국에서는 강하다는 통계 데이터도 나타나고 있다.

상대가 이타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자신도 이타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호혜적인 이타주의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운이 빈곤의 원인이라면 호혜적인 이타주의자는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만, 게으른 것이 원인이라면 스스로를 게으르지 않다고 믿는 호혜적인 이타주의자는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인의 대부분은 빈곤의 원인이 게으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조사에서도 70%를 넘는 사람들이 ‘충분히 격차가 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고 있으며, ‘소득은 개개인의 선택이나 노력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반수에 달했다. 기술혁신이나 글로벌화로 인해서 임금격차가 크게 나는 현상을 볼 수 있듯이, 장래의 소득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재분배 제도는 일부 소득이 낮은 사람을 구제하는 제도에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운이 나쁜 사람을 구제하는 제도로 바뀌어 소득보험적인 것이 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지지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