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박유연
서울대 경제학부를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하여 중소기업부, 경제부를 거쳐 현재 금융부에 재직 중이다. 한국은행,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경제연구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시중은행 등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를 두루 거치면서 심층적으로 취재해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씨티그룹 대한민국 언론인상을 받았다.
전공 분야인 경제 외에도 스포츠, 영화, 음악 등 다방면에 풍부한 상식을갖춘 그는, 누구나 어렵게 느끼는 경제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사례를 통해 전달하는 ‘박유연 기자의 알기 쉬운 경제 이론’이라는 칼럼을연재하며 현재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경제 위기가 불거진 이후 연일 신문과 뉴스에 쏟아지고 있는 경제 관련 기사를 독자들이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제 용어 위주로 소설을 쓰듯 생생하게 풀이해주고 있다.
그는 요즘 같은 세상에 경제를 모르면 무조건 당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경제를 잘 알게 되면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어디서든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결국 경제란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할생존 필수 지식이 되었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지금 당장 숙지해야 할 경제 지식들을 고르고 골라 자신의 첫 책 『경제 지식의 힘』에 모두담았다.
이 책에서 그는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경제를 기초부터차근차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경제 지식과 이론 등을 자신의 오랜 현장 경험을 살려 생생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최근경제 위기가 불거지면서 신문이나 뉴스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 필수 경제 용어까지 빠짐없이 보완하여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책 이외에 함께 쓴책으로 『MB노믹스』『강한 기업은 DNA가 다르다』『대한민국 1% 부자들의 재테크』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1장 반드시 알아야 할 최신 경제지식
01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율 도박 - 통화선물
02 아무도 몰랐다. 키코가 폭탄인 줄... -키코
03 봉이 김선달식 금융 도박 - 폰지 게임
04 남의 돈으로 도박 벌이는 헤지펀드 - 헤지펀드
05 월가 CEO들은 왜고액연봉을 받고 기업을 도산시켰나 - 주인 대리인의 문제
06 국제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리보금리 - 기준금리, 리보
07 네티즌의성향으로 알아보는 경제 현상들 - 네크워크 외부효과, 잠금효과
08 2등 기업의 연봉이 1등 기업보다 높은 이유 - 효율성 임금 가설,암묵적 고용계약이론
09 월드스타 비가 만약 다른 직업을 갖는다면 - 경제적 지대
10 세 살짜리 꼬마도 다 아는 초코파이 광고 왜할까 - 신뢰, 누락 위임의 착오
11 아파트 광고 속 스타들이 전달하는 긍정적인 이미지 효과 - 설득광고, 정보광고
12 보너스로여행가는 김 대리와 주식투자하는 이 대리의 차이 - 시간선호율
13 우리 동네 백수는 왜 취업하기 어려울까 - 가변투입요소, 한계생산,고용탄성치
14 팀장이 된 김 대리, 해고된 이 대리 - 열등투입요소
15 직장 ‘줄 대기’는 조직 진화의 결과 - 진화경제학,경로의존성
16 한번 실직하면 웬만해선 다시 취업하기 어려운 이유 - 낙인효과, 기억효과
17 국민연금이 은퇴를 부추긴다? -국민연금의 소득효과와 대체효과
18 치열한 이전투구 게임, 연봉 협상 - 우월전략, 혼합전략, 최소극대화 전략
19 그 많던경비원들은 어디로 갔을까 - 가격하한제
20 ‘중간투수’ 박찬호는 최저연봉 탓? - 매몰비용
21 영화 <괴물&&은 어떻게1,300만 명의 관객을 집어삼켰나 - 영화 마케팅 전략
2장 돈을 부르는 재테크 경제 지식
22국민소득 2만 달러의 허상 - 국민소득, 평균소득
23 널뛰기 하는 환율, 외화환차손 부른다 - 환차손
24 통화 스와프로 잠시 안도- 스와프
25 결혼이 세금 부담을 늘린다? - 결혼의 조세 영향
26 위자료 결정 방법이 이혼 여부를 좌우한다 - 신뢰손실의 원칙,기대손실의 원칙
27 내가 생각한 월급의 마지노선이 무너질 때 - 유보임금률, 소득효과, 대체효과
28 부가세 따로 받는 식당, 정말소비자가 다 낼까? - 공급탄력성
29 강원랜드 게임에 아무나 돈 못 거는 이유- 기대값, 위험선호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기대효용
30 도박으로 돈 딴 사람은 없다 - 불공정한 도박과 확률
31 보험은 돈 넣을수록 손해? - 환급금의 유혹
32보험사와 고객 간의 팽팽한 줄타기 - 도덕적 해이
33 밭떼기는 농부에게 항상 손해나는 장사일까 - 거미집 모형
34 태생부터 모호한종합부동산세- 조세의 자본화, 조세의 실질 부담
35 잠실 아파트, 감정가의 70퍼센트에 낙찰된 이유 - 경매 이론, 승자의 저주,쉐이딩
36 구청 재정지원, 강북 대신 강남에 해라- 균형발전
37 ‘38 세금기동팀’이 해체되는 그날까지 - 탈세의 이익과적발
38 한국은행이 법인세 2위? - 법인세, 배당 무의미성 이론
39 세금수입을 늘리려면 - 래퍼곡선, 공급경제학
40국가가 나에게 세금을 낸다 - 부의 소득세제
41 세금을 피하는 방법 - 초과부담, 인두세, 영세율
42 휘발유 값 상승을 부추기는세금 - 종가세, 종량세, 과표
43 공평한 분배는 오히려 비윤리적 - 분배에 대한 경제관들
3장 비즈니스의실마리를 푸는 똑똑한 경제 지식
44 정부 경제정책이 멍청하다고 욕먹는 이유 - 구축효과, 기대심리
45 정부 예산은왜 갈수록 커지나 - 니스카넨 모델
46 ‘보이지 않는 손’과 정부의 실패 - 시장 실패, 정부 실패, 신자유주의
47 독점기업이손가락질 받는 이유 - 독점의 폐해, 자중손실
48 기업의 사회환원 약속은 결국 이윤극대화를 위한 쇼? - 이윤극대화가설과대체이론들
49 한국과 미국의 제네시스 가격 차이 - 가격차별, 덤핑
50 1+1은 결국 끼워팔기? - 끼워팔기
51 독점은도대체 왜 생기는가 - 규모의 경제, 자연독점
52 대학가에서 시켜 먹는 것이 가서 먹는 것보다 싼 이유 - 완전경쟁시장 출현의조건
53 동네 중국집들의 치밀한 담합 - 독점경쟁시장
54 기업 담합에는 왜 배신자가 나오나 - 용의자의 딜레마, 용서하는 전략,가격선도
55 화물연대 파업은 진짜 파업일까? - 무임승차
56 담합 안 해도 올라가는 시장 가격 - 과점시장이론
57 재벌들은왜 계열사를 늘리나 - 수직통합, 수직제약
58 기업이 국가 홍보를 해주고 돈 안 받는 이유 - 외부효과
59 백화점에 차 가져가려면돈 내라 - 피구세, 오염배출권
60 노키아의 성장이 핀란드 경제를 괴롭힌다 - 총수요 외부효과, 궁핍화 성장이론
61 핸드볼 예산이축구보다 절대 많아질 수 없는 이유 - 공공재, 클라크세
62 숭례문이 허망하게 타버린 원인 - 공유지의 비극, 코우즈 정리
63국립 중앙박물관은 공공재가 아니다 - 소비의 비경합성, 배제불가능성
64 에디슨과 공무원의 공통점 - 지적생산권
65 앞선 자의이득을 누리는 대형마트 - 선점게임, 진입제한 가격설정
66 삼성 반도체 신화의 비결 - 야성적 충동
67 독점만 규제할 수있다면...- 국유화, 세금을 통한 규제, 가격규제
68 일본차 수입이 두려운 속사정 - 경합시장, 무역 창출 ? 전환 효과
69해외파 복귀가 자유계약선수의 계약금을 없앴다? - 수요독점, 쌍방독점
4장 일상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경제지식
70 소개팅에는 왜 맘에 안 드는 사람만 나타날까 - 불완전 정보와 역선택, 선별, 신호 발송
71 데이트코스로싸우는 남과 여, 최후의 승자는? - 게임이론, 내쉬 균형, 공약
72 뒤죽박죽 꼬인 연애, 차근차근 푼다고 해결될까 - 차선의이론
73 소득이 높아질수록 자녀 수가 줄어드는 이유 - 소득탄력성
74 늙어서 자식 얼굴 보려면 재산 꼭 틀어쥐고 있어라 -라이프사이클 가설, 전략적 유산
75 아낀다고 아끼는데 가계부는 왜 적자? - 정상재, 사치재, 필수재, 열등재, 절약의 역설
76애그플레이션의 ‘애그’는 달걀이 아니에요! - 애그플레이션
77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 - 스태그플레이션
78 경기침체 속 물가가하락하는 암울한 상황 - 디플레이션, 유동성 함정
79 소주 가격이 오르면 맥주 소비가 늘어날까? - 보완재, 대체재
80 유가보조금뒤에 숨은 경기부양의 욕망 - 가격보조, 현물보조, 소득보조
81 로또에 당첨되면 반찬이 바뀔까? - 항상소득, 임시소득, 소비의비가역성
82 내가 보고 싶은 영화의 가치 - 가치이론, 효용이론
83 롯데 자이언츠의 인기 비결 - 밴드웨건효과, 소비의 전시효과,클럽의 이론
84 나만의 스타가 만인의 연인이 될 때 - 스납효과, 베블렌효과
85 사람들은 왜 빚을 내 집을 살까 - 레버리지효과
86 정부가 전세금 절대 못 잡는 이유 - 보조금의 실질 수혜 문제
87 분양가상한제, 10년 뒤 집값 폭탄 된다? - 가격상한제의 허점
88 부촌과 비닐하우스촌이 공존하는 강남 - 발에 의한 투표, 티부 모형
89 은초딩은 왜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 가야하나 - 가치재
90 공교육과 사교육은 대체 관계인가, 보완 관계인가 - 위치재
91 왜 이렇게 비싸? 휴가지 바가지요금 - 독점적지위와 효용 사이
92 서태지와 에버랜드의 공통점 - 소비자잉여, 이부가격설정
색인
경제 지식의 힘
반드시 알아야 할 최신 경제 지식
아무도 몰랐다. 키코가 폭탄인 줄 - 키코
키코의 기본구조는 이렇다. 일단 기준 환율과 범위를 정한다. 예를 들어 달러당 1,000원을 기준 환율로, 범위를 900~1,100원으로 정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 범위 내에서 실제 환율이 결정되면 가입 기업은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게 된다. 1달러당 10원을 받는 식이다. 이 같은 조건으로 100만 달러어치 계약을 체결했다면 기업은 1,000만 원(100만 달러 X 10원)을 벌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 900원 밑으로 고꾸라지거나 1,100원 이상으로 폭등할 때다. 우선 환율이 900원 밑으로 고꾸라지면 이 계약은 무효가 된다. 즉 환율이 700원이나 800원이 되면 계약을 맺은 기업은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을 수 없다. 통상적인 통화선물에서는 환율이 얼마로 떨어지든 정해진 환율대로 달러를 팔 수 있어 가입 기업이 그만큼의 이익을 보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반면 1,100원 이상으로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장 환율이 얼마든 계약액의 3배에 대해 시장 환율과 1,100원의 차이를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이 기업은 계약액 100만 달러의 3배인 300만 달러에 대해 시장 환율 1,500원과 계약된 1,100원이 차이인 400원을 지급해야 한다. 300만 달러에 400원을 곱하면 12억 원이 된다. 통상적인 통화선물에서는 환율이 오르면 그저 환차익을 못 누리는 선에서 그치지만 이 계약에서는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도록 돼 있다.
결국 키코에 가입한 기업이 돈을 벌 수 있을 때라곤 환율이 정한 범위 내에서 결정될 때뿐이다. 특히 더 큰 문제는 계약기간 동안 매달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 시스템에 있다. 1년 만기 계약을 체결했다면 12번의 결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즉 1년 내내 환율이 1,500원을 유지하면 매달 12억 원을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계약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 계약이 가능했던 것은 기업의 투기적 자세 때문이었다. 즉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지 않고 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돈을 벌기 위해 기업들은 이 같은 계약을 했다. 물론 계약의 위험성을 모른 채 일반적인 통화선물인줄 알고 계약했거나, 키코 판매를 대행한 은행들로부터 강매를 당한 곳도 있었다. 기업들이 키코 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모두가 환율이 안정되거나 혹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발 금융위기 폭발이란 복병이 터졌고 이에 따라 키코는 극도로 위험한 상품이 됐다. 피해가 터진 뒤 키코 계약을 한 업체는 총 600여 곳으로 집계됐고 이들의 피해액은 2008년 11월 현재 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보너스로 여행가는 김 대리와 주식투자하는 이 대리의 차이
연말 성과급을 받은 이 대리와 김 대리는 각각 주식과 유럽 여행에 투자할 예정이다. 둘의 성과급 사용 계획 차이는 ‘시간선호율’이란 것에서 비롯됐다. 시간선호율이란 한마디로 현재를 얼마나 가치 있게 생각하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사람에 따라 현재에 대한 가치 부여 정도는 다르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체력적인 문제로 즐겁게 생활하기 힘드니 일단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생각을 갖는다. 이에 무리를 해서라도 외제차나 명품 옷을 구입하게 된다. 김 대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미래에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지금은 고통스럽더라도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더 하자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대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김 대리는 현재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므로 시간선호율이 높고, 이 대리는 상대적으로 현재에 낮은 가치를 부여하므로 시간선호율이 낮다. 결국 시간선호율이 높은 김 대리는 현재 소비에 중점을 두고 시간선호율이 낮은 이 대리는 미래 소비에 초점을 둬 재테크에 열을 올리게 된다.
이때 수익률의 변화는 재테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10퍼센트 수익률로 투자하면 1년 후 110만 원이 된다. 이 상황에서 100만 원을 투자하지 않고 지금 써버리면 1년 후 110만 원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이때 수익률이 20퍼센트 올라갔다고 가정하자. 100만 원이 1년 후 120만 원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100만 원을 소비하면 미래 120만 원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수익률이 올라가면 현재 소비하는 대가로 미래의 더 큰 소비를 포기해야 한다. 이는 현재 소비를 늘릴수록 그 이상의 손해를 미래에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사람들은 현재 소비를 줄이는 대신 재테크(미래 소비)에 좀 더 많은 돈을 투입하게 된다. 미래 소비가 현재 소비의 일부를 대체해 가져가는 대체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증분석 결과도 세율을 높여 실질 수익률이 떨어지면 현재 소비가 늘고, 세율을 떨어뜨려 실질 수익률이 올라가면 현재 소비가 감소하는 대신 저축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선호율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미래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복리의 마법’ 때문이다. 수익률이 10퍼센트인 상황에서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단리’ 체계라면 투자한 돈이 2배가 될 때까지 10년이 걸린다. 하지만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 체계’에서는 2배가 되는 시간이 7.2년으로 짧아진다. 이를 ‘72의 법칙’이라고 한다. 72를 수익률로 나눠주면 나오는 값이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2년이면 충분하다. 결국 수익률이 높을수록 현재 소비를 줄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질 수 있다.
이번 여름 가까운 동남아라도 다녀올 것인가. 아니면 이를 투자해 가까운 미래에 유럽 여행을 갈 것인가. 선택은 당신 몫이다.
돈을 부르는 재테크 경제 지식
내가 생각한 월급의 마지노선이 무너질 때
한 개인이 노동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노동시장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개인마다 마음속으로 ‘최소 이 정도 이상 임금은 받아야 한다’는 마지노선이 있는데 이를 유보임금률이라 하며 제시받은 임금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 최근 청년실업 급증은 이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 대학을 나와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중소기업 임금이 성에 차지 않으니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백수로 남는 사람들이 많다.
두 번째 방법은 일단 노동시장에 진입한 후 노동시간을 조절하는 일이다. 사실 노동시간 조절은 쉽지 않다. 일단 기업에 들어가면 자의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당을 받기 위해 휴가를 반납한 채 일을 하는 식으로 약간의 조정은 가능하다.
노동시장 진입을 결정하든, 진입 후 시간투입량을 결정하든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은 임금과 여가의 가치다. 즉 임금보다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덜 벌더라도 일을 덜 한 채 여가를 즐길 것이고, 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쉬는 시간을 줄여서 일을 더 하게 된다.
이때 세금 부과는 임금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일을 덜 하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세금 부과에 따른 임금의 감소가 노동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리는 대체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반면 반대의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갑자기 세금이 부과되면 똑같이 일해서는 예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쉬는 시간을 줄이고 일을 더 하자는 심리가 발동될 수 있다. 임금 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가 여가시간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늘리는 소득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결국 소득세 부과에 따른 노동시간의 결정은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중 어느 것이 더 큰가에 따라 좌우된다. 실증적으로 세율이 아주 낮을 때는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는 세율을 높이더라도 일을 더 해서 소득수준을 유지하자는 심리가 발동돼 근무시간이 더 늘게 된다. 하지만 세율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대체효과가 더 크게 발동한다. 이때는 세율을 높이면 나라에 돈을 바치느니 차라리 여행이나 다니면서 쉬자는 심리가 생겨 근무시간이 줄게 된다.
최근 프랑스는 대체효과가 더 큰 대표적인 경우다. 세율이 너무 높으니 일할 유인을 못 찾은 채 여가를 즐기는 데 더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정책 전환을 적극 고려 중이다. 프랑스는 현재 노동공급이 안 돼 오랜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들도 문제의식을 가져 복지보다 경제를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권이 사르코지의 우파로 넘어간 것은 이 때문이다.
널뛰기 하는 환율, 외화환차손 부른다 - 환차손
신문이나 TV에 워낙 자주 인용돼 이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용어가 된 환율은 미국 달러나 일본 엔 등 외국통화와 비교한 우리 화폐의 가치를 뜻한다. 달러당 환율이 1,000원이라면 1달러와 1,000원이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환율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면 1,000원을 주고 1달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1,500원은 줘야 1달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그만큼 원화가치가 내려갔다는 의미다. 즉 환율 상승은 원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반대로 1,000원이던 달러당 환율이 900원으로 내려가면, 1달러를 얻기 위해 1,000원이 아닌 900원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원화가치가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즉 환율 하락은 원화가치 상승을 뜻한다.
지난해 환율 상승은 여러모로 경제에 큰 부담이었다. 우선 기업들의 부품 수입 부담이 커졌다. 또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커졌다. 이처럼 환율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을 ‘환차손’이라 한다. 특히 환율 상승은 국가 경제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 국가 경제가 건강하고 잘 돌아갈 때는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화폐와 비교해 가치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환율은 하향 안정된다. 반면 경제가 불안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환율이 급등한다. 결국 환율 급등은 그 나라 경제가 위험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은 해당국에 투자했던 데 대해 큰 불안감을 느끼고 투자했던 돈을 모두 빼가게 된다. 예를 들어 50만 원짜리 삼성전자 주식을 10주 구입했던 외국인 투자자라면 여기에 해당하는 500만 원을 달러로 환전해 가져간다.
이러한 경로로 달러 수요가 갑자기 커지면 해당국은 외국인들의 환전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달러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이 나라에 달러를 빌려준 외국인들이 제때 돈을 받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당장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결국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기구에 달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 빚을 갚을 수 없어 또 다른 빚을 내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실마리를 푸는 똑똑한 경제 지식
1+1은 결국 끼워팔기? - 끼워팔기
끼워팔기는 크게 2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여러 상품을 묶어서 파는 ‘묶기(bundling)’가 있다. 두 번째로는 ‘요구 끼워팔기’란 것이 있다. 특정 프린터에는 특정 잉크만 사용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프린터를 판매함으로써 이 제품이 사용되는 기간 잉크도 함께 판매하는 효과를 낸다. 프린터에 잉크를 끼워 파는 셈이다. 간혹 무척 낮은 가격의 프린터를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일단 싼값에 프린터를 판매한 후 잉크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두자는 판매 전략이 숨어있다.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의 ‘위’도 비슷한 경우다. 위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것도 요구 끼워팔기에 해당한다.
카드 선할인도 끼워팔기의 일종이다. 선할인은 신용카드 가입을 대가로 일단 50만 원 정도 자동차 가격을 할인 받은 뒤 이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포인트로 50만 원을 갚아나가는 식이다. 하지만 이 정도 포인트를 만들어내려면 엄청나게 많이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결국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차도 팔고 계열 카드사 신규고객도 유치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끼워팔기는 독점기업의 시장 침투에 악용되기도 한다.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윈도우즈 프로그램에 MSN 메신저를 끼워 판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 소프트는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려 했다. 이처럼 끼워팔기는 부작용이 많다. 이에 공정위는 기업들의 석연찮은 끼워팔기에 대해 제재하고 있다.
일본차 수입이 두려운 속사정
그동안 자동차 시장은 대중차와 고급차로 양분돼 국산차는 대중차, 수입차는 고급차 시장을 주로 공략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만들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듯, 수입차 회사들은 그간 한국에서 볼 수 없던 제품을 들여와 대중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독점기업의 우월적 지위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다. 다양한 제품을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차의 성공에는 그간 정부 보호가 큰 역할을 했다. 오랜 기간 자동차 수입을 제한하면서 현대차가 국내시장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외환위기를 전후해 기아차를 합병할 수 있도록 해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줬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고 이는 국제경쟁력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국내 특별한 경쟁자가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자동차 가격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독점시장을 경합시장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수입이다. 독점상태를 경쟁 상태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의 제품 수입이 이뤄진다면, 시장은 독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체제 성립이 가능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이와 같다. 이 같은 수입의 이점을 ‘무역 창출 효과’라 한다. 비싸게 팔리던 국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비싼 국산 제품을 싼 수입 제품으로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자유무역협정(FTA)은 경쟁체제 성립을 앞당기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외국 제품이 관세 없이 시장으로 들어와 국내 시장의 경쟁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관세 없이 물건을 수출할 수 있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FTA가 언제나 효율적인 결과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미국과 일본에서 같은 품질의 자동차를 수입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미국차 가격은 1만 달러이고 일본차 가격은 8,000달러다. 여기에 관세가 3,000달러 부과된다면 미국차는 1만 3,000달러에, 일본차는 1만 1,000달러에 팔리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은 당연히 일본차로 몰린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 FTA가 체결돼 미국차에만 관세가 없어졌다고 해보자. 그럼 미국차는 순수 제품 가격인 1만 달러에 국내 유통된다. 이는 일본차보다 1,000달러 싼 가격이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은 같은 품질의 차를 1,000달러 싸게 살 수 있다. 단지 수입국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 이익인 셈이다. 그런데 경제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손해다. FTA가 체결되면서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만드는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1대당 2,000달러가 손해인 셈이다. 이때 관세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수입업자가 한국 정부에 내는 관세는 국가 재정 수입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수입국이 효율적으로 전환됐는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순수한 제품 가격만 비교해야 한다.
결국 이 같은 FTA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익이지만 국가 전체로는 손해다. 이는 국가 재정으로 들어가는 관세가 미국차에만 부과되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효과다. 이 같은 관세 폐지의 부작용을 ‘무역 전환 효과’라 한다. FTA 대상국을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상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경제 지식
롯데 자이언츠의 인기 비결
프로야구는 지난해 5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 흥행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된 2~6위 싸움이 해당 팀을 응원하는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였고, 드라마 같았던 8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소식은 흥행에 기름을 부었다. 여러 요소가 상승 작용을 한 것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흥행의 1등 공신은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이었다. 롯데는 시즌 초 반짝 선전에 그치지 않고 시즌 내내 힘을 내더니 결국 가을 잔치에 초대받았다. 8년간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만 꿈꿔왔던 팬들은 열성적인 응원으로 이에 화답했고, 결과는 역대 관중 최고 신기록으로 나타났다.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은 여럿이다. 하지만 롯데만큼 관중 동원에서 폭발력을 보이는 팀은 없다. 다양한 요인이 있을 테지만 이는 경제학적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경제이론에서 각각의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소비행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선호에 따라 효용이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소비한다. 즉 소비주체들의 행태는 서로 독립적이다. 그런데 야구 관람은 다르다. 야구 경기 역시 상품은 하나이지만 여러 사람이 하나의 서비스를 공동으로 즐기는 특성을 띤다. 이처럼 여러 명이 하나의 서비스를 즐길 때는 소비자끼리 서로 영향을 주게 된다. 경제학자인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은 이에 대해 ‘비기능적 수요’라고 지칭했다.
야구 경기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사람이 즐길수록 응원의 재미가 살아나고 승리했을 경우 기쁨이 배가 된다. 서로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경우 누군가의 소비는 또 다른 소비를 부르는 현상을 낳는다. 함께 소비할 때 효용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소비의 시작은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 마니아다. 이들이 먼저 야구장을 찾으면 그에 따라 다소 관심 있는 사람이 함께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고 이후에는 별로 관심 없는 사람까지 야구장을 찾게 된다. 서로의 존재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소비 증대라는 연쇄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누군가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를 부추기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밴드웨건(bandwagon) 효과라 부른다. 누군가가 물건을 사니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한다. 밴드웨건 효과는 심리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소비가 사회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상대성을 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슷한 사례로 나이트클럽, 포털사이트, 유행하는 옷 등을 들 수 있다.
은초딩은 왜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 가야 하나
교육을 받을지 여부는 근본적으로 선택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초 교육을 강제로, 그것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왜 그럴까?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가격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이 가운데 각자 지불능력에 따라 원하는 상품을 고른다. 그런데 상품 중에는 가급적 모든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은 반드시 향유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의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 있는 의료서비스는 소득이 낮다고 해서 질이 낮은 서비스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져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직업 선택과 자아실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가급적 모든 사람들이 최소 어느 수준 이상의 교육을 누려야 한다. 경제학은 이 같은 성격을 지니는 재화를 ‘가치재(merit goods)라 부른다. 누구라도 최소 수준 이상 소비를 누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재화들이다.
가치재의 공급을 시장에 맡겨두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 소득 수준에 따라 좋은 옷을 입느냐 나쁜 옷을 입느냐가 갈리는 것처럼 소득 수준에 따라 받는 교육의 질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찢어지게 가난하다면 아예 초등학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교육이 한 인간의 미래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이에 정부는 가치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 국민들이 고루 소비할 수 있도록 강제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온정적 간섭을 한다. 이런 이유로 기본 교육도 무료로 실시된다. 이러한 정부 개입은 대체로 환영받는다. 그리고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
다른 예도 있다. 정부는 ‘든든한 노후’라는 가치재 공급을 위해 일자리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국민연금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부가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국민연금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정부는 이러한 가치 충돌에 맞서 나름의 해법을 내놓곤 한다. 사립학교나 특수목적고를 허용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평등한 기초교육이란 큰 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허용범위는 최소화하고 있다. 가치재 공급이란 대의와 소비자주권 실현 사이에서 정부는 아직 공평한 가치재 공급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