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쓰나미로 인해 동남아가 입은 피해 이후, 조기 경보 체제가 잘 구축된 미국의 사례와 근대부터 쓰나미에 대비하여해안가에 엄청난 자연 방풍림을 조성해놓은 일본의 사례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한다. 다만 그 준비라는 것은 무작정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명확한 현실 인식과 비전, 치밀하고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야만 달성될 수 있다.
준비하지 않는 개인과기업에게는 미래란 없다는 냉철한 부제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이런 점에서 준비를 체계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방법과 미래를 읽는 툴(tool)을설명한 책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저자 피터 슈워츠는 지난 30년간 미래 예측에 활용해 온 기법들을 소개하고, 그 기법을 통하여 불확실한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미래 예측 노하우를 전달한다. 현재 미국 기업들이 저자의 미래 예측 기법을 대표적인 경영 전략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기법은 기업을 넘어 개인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좀더 다각도로 다차원적으로 세상을 살펴볼 수 있는 힘을 제시할 것이다.
■ 저자 - 피터 슈워츠(PETERSCHWARTZ)
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영 전략가인 피터 슈워츠는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으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모니터 그룹 계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설립자이며, 현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최근 에너지 자원과 환경, 기술, 원거리통신,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항공 우주, 국방 등을 총망라하는 미래 예측과 관련된 리서치와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그는 산타페 연구소와롱나우 재단 및 국제문제협의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저서로는 「피할 수 없는 충격(InevitableSurprises)」, 「장기 호황(The Long Boom)」, 「좋은 기업의 부도덕성(When Good Companies Do BadThings)」, 「중국의 미래(China"s Future)」 등이 있다.
■ 역자 - 홍수원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YBMSISA에서 근무했으며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번역한 책으로는「미래생활사전」,「정상으로 가는 길」,「점프」,「베어&드래곤」 등이 있다.
■차례
1장 미래를 읽는 힘 :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2장 세 가지 미래 : 시나리오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3장미래의 기억 : 인간은 미래 예측 능력을 타고난다
4장 의사결정의 순간 : 효과적인 의사결정
5장 미래를 향한 추적 : 정보사냥과정보수집
6장 미래를 움직이는 힘: 무엇이 미래를 구성하는가
7장 글로벌 틴에이저 : 다음 세대를 이끌 원동력
8장 미래의 논리: 행동의 변화를 이끌 플롯 짜기
9장 2005년의 세계 : 세 가지 시나리오
10장 리허설 : 미래에 대한예행연습
미래를 읽는 기술
1장 미래를 읽는 힘 :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시나리오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나리오 플래닝에서의 시나리오는 미래에 전개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스토리’이며, 이 스토리는 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들을 명료히 이해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행보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앞으로 나타날 미래의 모습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좀더 정확히 정의하자면 (주로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의해 좌우될) ‘다가올 미래의 여러 가지 모습들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정리하기 위한 도구’ 또는 ‘자신의 미래를 효과적으로 그려 볼 수 있게 해주는 체계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처음으로 군사용 목적으로 이용된 시나리오가 이후 좀더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한 것은 1970년대 초반 피에르 왁(Pierre Wark)에 의해서였다. 그는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의 런던 지부에 새롭게 구성된 그룹기획 부서에서 시나리오 기획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검토해본 결과 아랍국들이 원유 가격을 더 높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체로 안정적이던 유가에 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예상 유가를 제시한 표와 함께 다가올 미래에 관한 완성된 스토리를 담겨 있었다. 경영진은 그것을 주의 깊게 경청했고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의미를 이해했으며, 사업 방식을 과감히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도 곧바로 간파했다.
예상대로 1973년 10월, 중동의 욤 키푸르 전쟁(일명 제4차 중동전쟁)이 끝나자 석유파동이 닥쳐왔다.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것이다. 주요 석유회사들 가운데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었던 회사는 셸뿐이었다. 다음 해 셸의 자산은 놀랍도록 증가했다. 일곱 개의 대규모 글로벌 석유회사들 중 비교적 약체였던 셸은 순식간에 2인자로 부상했고, 이 기간 동안 가장 큰 수익을 올렸다.
시나리오의 최종적인 결과물은 내일의 정확한 모습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좀더 나은 의사결정이다. 계획입안자들과 경영자들은 기업의 장기 전망을 하는 데 있어 파트너 관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피에르 왁의 업적이 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그에게 그 업무를 맡기고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선뜻 제공하며, 그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셸 경영진의 신중함과 선견지명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장 세 가지 미래 : 시나리오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시나리오는 대개(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세 가지로 나뉜다. 현재와 비슷하지만 더욱 발전된 미래, 현재보다 악화(쇠퇴와 불황)된 미래, 마지막으로 현재와 다르지만 더욱 발전된 미래(근본적인 사회변화)로 말이다. 그리고 현실은 세 개의 시나리오가 혼합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사고 과정은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기술이다. 작은 개인 사업체든 개인이든 또는 대기업이든 기본 단계는 동일하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도 모르게 시나리오의 과정을 여러 차례 따라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결정 사항을 규정하고, 다량의 조사를 통해 더 많은 핵심 요소를 찾아내고, 새로운 플롯을 구상하고, 거기에서 얻은 현상들의 관계를 시연해본다. 때로는 순서가 뒤바뀌기도 한다. 플롯을 먼저 만든 후 “만일 이 플롯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나는 어떤 의사결정을 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또는 내가 성장 호르몬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리서치를 하던 도중 접하게 된 새로운 사실에서 시나리오를 짜게 되기도 한다. “만일 그러한 가능성이 사실이라면 어떤 시나리오를 짜볼 수 있을까?”
시나리오는 한 번에 하나씩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두세 개의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각각의 스토리에 일련의 가능성을 대입하고 그 결과를 시연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네 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모두 따라가다 보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시나리오는 조건에 따라 단순히 ‘플랜 A’나 ‘플랜 B라는 식으로 나누어서 활용하는 게 아니다. 현실적으로 시나리오들은 어느 정도 겹칠 수밖에 없으며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혼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현실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일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고민하는 연습을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만약에’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손 안에 쥐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훈련을 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잘 짜기 위한 비결 따위는 없다. 뭔가가 있다면 연습뿐이다.
3장 미래의 기억 : 인간은 미래 예측 능력을 타고난다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윌리엄 캘빈(William Calvin) 박사와 데이비드 잉바르(David Invar) 박사는 사람들이 시나리오를 구축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욕구이며, 이는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경우, 미래를 대비하는 행위는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인간은 근육이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마음속으로 미리 시연해 볼 수 있으며, 그 후에야 비로소 근육은 뇌가 내리는 명령을 수행한다. 우리는 과거의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 볼 수 있으며 서로 다른 행동을 상상해 본 후 최선의 판단을 내린다. 만일 이 책이 제시하는 시나리오 방법론이 너무 딱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이 단지 사람들이 이미 지니고 있는 능력을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일단 시나리오의 개념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그것을 활용하는 일은 놀랍도록 쉬울 것이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시나리오의 대가가 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숙련에 있어서 이런 차이는 개인의 특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훈련과 경험 그리고 직관의 차이가 빚어내는 결과일 뿐이다.
시나리오는 미래를 예측한다기보다는 현 시점에서 미래를 인식하는 것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인간은 현실을 외면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현대심리학을 살펴보면 인간이 왜 그리고 어떻게 현실을 외면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정’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같은 나쁜 소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이는 첫 번째 심리적 반응이다. 마찬가지로, 미래와 마주한 의사결정자에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단계가 바로 이 ‘부정’이다. 이에 스토리는 부정이 초래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표나 그래프, 숫자, 아니면 적어도 심오한 철학 용어가 포함되어야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한 정보라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질문은 일반적으로 너무 복잡하거나 부정확해서 과학이나 경영학에서 쓰는 용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 대신 우리는 스토리나 신화에서 쓰는 언어를 이용한다. 스토리란 의미에 관한 것이다. 스토리는 특정 사건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스토리의 이런 결정적인 특징에 힘입어 미래의 가능성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스토리다. 그렇다고 시나리오에 소설에서 튀어나온 캐릭터가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때로는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시나리오에도 허구의 인물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래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될 핵심 인물들의 태도와 사고 방식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런 핵심 인물들은 일정한 형태의 조직에 속해 있는 개인들의 집합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들이 품고 있는 태도 자체가 곧 그들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4장 의사결정의 순간 : 효과적인 의사결정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무의식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시나리오를 짜는 첫 번째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의식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굳어진 사고방식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만한 적절한 질문을 찾는 데 방해가 되곤 한다.
나는 특정 의사결정과 관련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사고 모델들을 모두 고려해 보는 방법을 활용한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세상이 아주 멋진 곳이고 더 나아지고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그에 상응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생각하는 팡그로스(Pangloss) 선생 - 볼테르의 『캉디드』에 등장하는 굉장히 낙천적인 인물 - 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우리 내면에는 세상은 불행의 연속이며 미래란 피할 수 없는 보복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카산드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 예언자. 주로 불길한 예언만 해서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내면에는 ‘현상유지’ 심리가 존재한다. 즉 모든 것을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 세 가지 관점 모두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나는 최종적으로 이 세 가지 관점을 서로 보완한다. 즉, 내 안의 낙관주의자가 잠시나마 장밋빛 안경을 벗고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 혹시라도 함정이 놓여 있지나 않은지 조심스레 앞을 살펴보게 하는 동시에, 내 안의 비관주의자는 혹시나 마주칠 수도 있는 예상치 못한 아주 좋은 해결책이나 성공의 길을 찾도록 한다. 그리고 ‘현상유지주의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그것이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는 과정을 버리고 그 변화를 감지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
그렇다면 의사결정의 범위는 어떻게 정하는가? 의사결정을 규정한다는 것은 조직 내에 존재하는 모든 가정과 예측을 들여다본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셸에서의 경험을 통해 확고하고 현실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웠다.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이 미치는 파장은 실로 대단하다. 그러나 로열더치셸에서 일하기 전까지, 나는 한 번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깨닫지 못했다. 셸에서는 모든 것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시설과 유지 등 모든 것에 드는 비용은 거의 천문학적이었다.
하나의 플랫폼을 짓기 위해서는 건설 기간 수년, 건설 계획을 세우는 데 수년 그리고 그전에 석유 또는 천연가스의 매장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도 수년이 걸린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말 그대로 수억, 수십억 달러를 들인 이 모든 것들이 유가가 폭락하면 곧장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결정을 내릴 권한은 이사진으로 이루어진 6~8명의 경영진들에게 있었고, 그들의 결정은 세계 석유 산출량 중 약 8퍼센트에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활용했는데, 따라서 나와 내 동료들이 셸에서 한 일은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거대한 결단의 순간을 목격한 이후 나는 모든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셸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은 특정 상황과 관계된 한정된 질문(새로운 시추 플랫폼에 투자해야 하는가?)이 세계적 규모의 방대한 문제(소련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로까지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는 전형적인 시나리오 구축 과정이다. 시나리오 입안자는 이렇게 두 가지 형태의 의문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중요하게 작용할지 모르는 문제를 놓쳐버릴 소지가 높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즉 자신의 관심사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더 넓은 세계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하고 다양하며 사고를 자극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해야 한다.
5장 미래를 향한 추적 : 정보 사냥과 정보 수집
시나리오를 만들려면 각각의 상황에 맞는 특정 리서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몇몇 주제는 시나리오를 짜는 과정에 반복적으로 부각되곤 한다.
첫째가 “과학과 기술”이다. 과학과 기술이라는 두 개의 원동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회를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미래에 주목할 만한 사건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두 분야는 말 그대로 미래를 형성한다.
둘째는 “인식을 형성하는 사건”이다. 나는 항상 대중의 인식에 관심이 있었다. 특히 일반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징조가 나타날 때는 더욱 그랬다. 대중의 믿음이 변화한다는 것은 금전이나 군사력보다도 역사의 방향을 더욱 신속하고 완벽하게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는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음악”이다. TV가 사람들이 무엇을 인식하는가를 보여준다면, 음악은 그들이 무엇을 느끼는가를 알려 준다. 음악이란 미래의 자유를 비추는 창문이다. 1964년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를 들은 사람이라면 다가오는 1968년에 미국에서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이 발생하리라는 사실을 미리 예상했을 것이다.
넷째는 “새로운 지식이 무르익는 주변부”이다. 새로운 지식은 항상 주변부에서 생겨나 무르익기 때문이다. 대중이나 조직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신념이나 지식을 중앙을 중심으로 조직하고 보호한다. 그 바깥쪽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하는 사고와 발상이 자리 잡고 있다. 애플 컴퓨터의 근간을 이룬 두 명의 ‘스티브’ 중 한 명인 워즈니악(Wozniak)은 동양의 신비주의에 심취해 있었고, 잡스(Jobs)는 컴퓨터 하위문화의 무법자인 해커였다.
그렇다면 리서치 전술은 또 어디서 찾을 것인가? 리서치 전술은 모두 개인적이며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25년 동안 갈고 닦은 나의 전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뛰어난 인물들”이다. 나는 일부 유명인사들의 공식적 통찰력에 감탄하고, 그들의 비공식적 발상 역시 뛰어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뛰어난 인물들은 자신의 전문분야 이외의 곳까지도 조명해 주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데도 탁월하다. 이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우선 도전적인 기사나 서적을 읽고 그 저자와 접촉을 시도해보라. 대개의 서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친구들을 통해 접촉할 수도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강의를 듣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좋다.
둘째 “충격의 원천”이다. 자신의 전문분야 이외의 것들을 찾아 읽어라. 필요할 경우 좀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도 좋다. 유망 분야라고 생각되면 갈피표를 끼워 놓고 후에 다시 살펴보아라. 가끔씩 거기에 빠져들어라. 독서의 범위도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이 출판되었는가를 알고 있는 것이다.
셋째, “필터 역할을 해주는 다양한 잡지들”이다. 훌륭한 잡지 편집장들은 우리에게 있어 모두 성능 좋은 여과장치라 할 수 있다. 잡지를 꼭 정기구독할 필요는 없다. 동네 공공도서관에 발을 들여 놓기만 하면, 이 세상과 우주에 관해 서로 다른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수십 가지 잡지들을 접할 수 있다.
넷째는 “도전적인 환경 속으로”이다. 여행은 낯선 환경에 몸을 담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록 순간적이기는 하나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커뮤니티를 통한 조직적인 네트워크”이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올린다. 그리고 상대방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에 접속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달기도 한다. 인터넷은 타인과 접촉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인터넷 속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수도 있다.
6장 미래를 움직이는 힘 : 무엇이 매를 구성하는가
고대 이집트의 제사장들은 나일 강의 색깔을 관찰함으로써 하류에서 물이 범람하는 정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강의 지류가 모두 같은 색을 띠고 있었다면 강물의 흐름을 예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원동력은 시나리오의 플롯을 진행시키며 이야기의 결말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따라서 원동력이 없으면 시나리오를 시작할 수 없다. 원동력은 중요한 요인과 그렇지 않은 요인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초기에 예리한 판단을 가능케 해주는 장치다.
우선 우리는 자신이 내려야 할 의사결정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곧 몇 가지 원동력이 다른 것들에 비해 의사결정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에게는 명백히 보이는 원동력이 다른 사람에게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가 팀을 조직해 시나리오를 짜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원동력을 검토할 때 제일 먼저 살펴보는 영역은 “사회”, “기술”, “경제”, “정치”, “환경문제”이다.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나는 이러한 각각의 영역에서 스토리상의 차이를 낳는 원동력을 찾는다.
원동력을 규명하고 그것을 분석한 후 해야 할 일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와 ‘결정적인 불확실성’을 밝혀 내는 것이다. 이 두 요소가 완전히 분리된 영역이며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둘은 많은 부분에서 겹친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 요소를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앞서 말한 이집트의 제사장들에게는 굉장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릇된 판단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그들은 강수의 범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현 시대에도 물론 이미 결정되어있는 요소가 있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는 사건의 특정한 연결고리에 좌우되지 않는다. 만일 그것이 확실하다면 어떤 시나리오를 짜더라도 그것은 변치 않는다. 반면 모든 계획에는 결정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시나리오 입안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결정적인 불확실성’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결정적인 불확실성을 찾을 수 있다.
원동력,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 결정적인 불확실성은 미래를 좀더 체계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다음 장에서는 ‘글로벌 틴에이저’를 통해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확인해보자.
7장 글로벌 틴에이저 : 다음 세대를 이끌 원동력
인간의 본성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아주 서서히 진행된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다. 그 시기의 아이들은 활기차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심한 혼란을 겪고, 낡은 구조에 대해 반항을 일삼곤 한다. 방콕, 나이로비, 카라카스의 10대들이나 로스엔젤리스, 파리의 10대들 모두가 똑같다. 이들 수 또한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 다만 그토록 강력한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결정적인 불확실성이다.
어느 국가에 살고 있든 글로벌 틴에이저들은 정보기술이 보다 널리 보급되고 가격이 훨씬 저렴해지기만 한다면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오늘날보다 더 많은 정보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인구통계학과 문화의 경제적 상호작용을 탐구하면서 우리는 좀더 장기적인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성인이 되어 가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 미국 경제의 방향을 결정지었듯이, 글로벌 틴에이저는 1990년대 이후의 세계 경제 구조를 재편성할 것이다. 그러나 20억 글로벌 틴에이저의 존재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이지만 그들의 성격은 불확실성을 지닌다. 우리는 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을 것인지, 또는 얼마나 부유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물론 글로벌 틴에이저에게 주어지는 모든 경제적 기회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틴에이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비즈니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글로벌 틴에이저는 소비자의 새로운 형태로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갖고 있던 영향력만큼이나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글로벌 틴에이저의 특징은 “또래집단 내에서의 동질성”, “비용의식(지금까지의 모든 10대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고급 소비자들은 아니다)”, “하이테크적 인식”, 그리고 “범세계적 동일화”이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면 나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거대한 영향을 받을 만한 분야, 즉 패션, 엔터테인먼트, 여행,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다. 리바이스는 분명 1960년대 미국 청년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였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청년 문화가 떠오르고 있는 지금, 이와 비슷한 기회가 여러분에게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는 오늘날의 글로벌 틴에이저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원동력이 하나로 통합되는 현상을 목격했다. 그런 원동력 중에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거대한 물결’과 ‘신기술의 진화’라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요소의 영향과, 글로벌 틴에이저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세계경제’라는 결정적인 불확실성 등이 있다. 완벽한 스토리를 짜기 위해 이러한 씨실과 날실을 엮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8장 미래의 논리 : 행동의 변화를 이끌 플롯 짜기
수많은 영화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그 영화들의 차이점을 보라.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다. 플롯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딱딱할 수도 있고, 감동적일 수도 있다.
시나리오란 고려할 가치가 가장 높은 플롯을 바탕으로 두세 개의 대안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현실성 있는 플롯을 찾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해 보이는 불확실성을 활용해야 한다. 사실상 시나리오에 활용할 수 있는 플롯은 몇 개 되지 않는다. 플롯은 대부분 현실의 경제 상황, 정치 체계, 기술 수준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영화의 경우 스토리 안에 서너 개의 하위 플롯이 존재하듯, 좋은 시나리오도 서로 교차하는 여러 플롯을 지니고 있다. 시나리오 입안자는 한곳으로 집중되는 여러 원동력들을 잘 살펴보고, 그것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교차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다음 상상력을 발휘해 일관적인 미래를 그려내고 조직적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오늘날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세 가지 주요 플롯이 있다.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는 항상 이 세 가지를 고려하기 바란다.
첫째, “제로섬 게임 : 승자와 패자 플롯”이다. 이 플롯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자원은 희소성을 지니고 따라서 한쪽이 부유해지면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주로 정치권에서 나타나며,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양쪽은 힘의 균형을 깨뜨리려 한다. 이는 점차 긴장과 의심을 고조시키고 불편한 동맹 관계를 맺게 만든다.
둘째, “위기는 또 다른 기회 : 도전과 대응 플롯”이다. ‘도전과 대응’은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사용해 유명해진 말로, 영화 시나리오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용어다. 도전과 대응은 주인공이 생각지도 못했던 시련과 도전을 계속해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험 활극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셋째, “점진적 변화 : 진화 플롯”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진화 플롯은 바로 기술에 관한 것이다. 기술은 진화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구는 그 시대의 시스템에 적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작성하려면 그것을 둘러싼 정치?사회 시스템 그 자체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진화 플롯을 따르게 되어 있다.
그 외에 자주 사용되는 플롯으로는 “예기치 못한 변화 플롯”, “성장과 쇠퇴의 주지 사이클 플롯”, “무한한 가능성 플롯” 등이 있다. 물론 하나의 플롯만을 고려하는 시나리오 입안자는 없다. 그들은 서로 다른 플롯 속에서 동일한 원동력들을 적용하는 방식을 고려한다.
플롯 라인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사람들은 일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대개의 경우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리라 예상한다. 따라서 ‘무너지지 않는 경계선’을 긋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9장 2005년의 세계 : 세 가지 시나리오
언제나 그렇듯, 시나리오 작성 과정은 오늘날의 세계를 이끄는 원동력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수많은 요소들 그리고 놀라우리만큼 다양한 결정적인 불확실성을 알아낼 수 있다. 나는 핵심적인 원동력을 “정치적 동맹관계의 재편성”, “기술의 놀라운 발전”, “세계를 지배하는 실용주의”, “인구통계의 변화”, “에너지 문제”, “환경문제”, “글로벌 정보 경제”로 분류하고 있다.
이제 2005년의 세계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는 “신생제국 시나리오", “세계 시장 시나리오" 그리고 ‘진보 없는 변화 시나리오"이다. 이중 ‘진보 없는 변화’시나리오를 보자.
‘진보 없는 변화’는 혼란과 위기의 미래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론 레인저’라 여기며 체제에 대항하고 이로 인해 체제가 무너져 내리는 시나리오이다.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를 거듭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무자비한 이기주의와 부패가 만연해 있다. 사회적 갈등, 성공한 자와 소외된 자 사이의 깊어 가는 골, 죽어 가는 환경, 이 모든 것들이 산재해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제의 흐름 속에서 정부와 조직체는 일반인들의 복지에 무관심해진다. 대규모 전쟁에 대한 위협은 없지만, 대신 세계적 폭력집단들 간의 전쟁이 지속적으로 세계를 위협한다. 자존심과 같은 감정적 문제에서 비롯된 자잘한 분쟁들이 수시로 발생하며, 이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진다.
‘내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인식이 국제 정치의 장을 지배한다. 공고한 동맹관계 대신 편의에 따라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긴장과 갈등으로 점철된 관계가 등장한다. 이제 이 세계를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들은 없다. 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호황과 불황 사이를 빙빙 돈다.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실업률, 과대평가된 통화가치, 높은 금리, 마이너스 금리가 판을 친다. 각국은 변덕스러운 경제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허둥댄다. 세계가 막강한 부를 이룩한 소수의 국가들과 그렇지 못한 나머지 국가들로 나뉜 가운데, ‘보물’은 전부 그 소수 국가들의 ‘상류층’ 수중에 놓인다.
이 시기에는 기업 사냥꾼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이 경쟁하는 곳은 한 번에 천 곳에서 동시에 주식거래가 이루어지는 국제시장의 불공평한 컴퓨터 네트워크상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업을 신뢰하는’ 낙천적인 소액 투자자들은 매번 손해만 입는다. 또한 극심한 변동 때문에 경영자들은 시장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잃는다.
EC는 결코 하나가 되지 못한다. 정말로 이탈리아인들이 스페인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 유럽인들은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한편, 중국과 구소련의 사회개혁은 실패했으나, 또 다른 소용돌이가 양국을 휩쓴다. 소수 민족의 빈번한 반란은 오직 무력에 의해서만 저지될 수 있을 것이며, 중앙 권력은 끝을 알 수 없는 국민들의 굶주림 덕에 유지된다.
위의 언급은 모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나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유토피아를 창출해 낼 만한 그 어떤 원동력도 발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계의 미래를 낙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내가 희망하는 미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세상이 아니다. 그보다 인류가 도전하는 세상, 인간의 상상력과 동기와 능력이 만나 환경오염을 비롯한 수많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보다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것, 그 내일이 도래하리라는 확신이야말로 우리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숨은 원동력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0장 리허설 : 미래에 대한 예행 연습
실제 세계에서는 어느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지게 될지 미리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제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몇 가지 구체적 사항들을 구별해 낼 수 있게끔 스스로 훈련함으로써, 연극이 시작되었을 때 어떠한 대사를 말해야 할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활용한다는 것은 곧 미래에 대한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며, 일련의 상황들 속으로 미리 들어가 이른바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런 훈련을 통해 어떠한 사건이 펼쳐질지 되도록 빨리 인식하게 된다면, 달갑지 않은 충격을 피할 수 있으며 또한 어떤 상황에라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시나리오를 ‘시연’하다 보면 다시 한번 애초의 질문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작 단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 질문에 접근하게 된다. 복잡하고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시나리오 역시 복잡하고 범위가 넓어진다. 이 경우 시나리오는 명료하고 극적이며 대담해야 한다. 복잡함 속에 감춰진 요점을 간파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의 핵심을 똑바로 겨눠야 한다.
그렇다면 시나리오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는가가 아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최대한 많이 고려한다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됨으로써 ‘행동의 변화가 일어났는가’이다. 또한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른 것이었으며, 행동은 적절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 시나리오 개발 과정
1단계 : 중심 주제 또는 결정 사항 규정하기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는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것보다 ‘내부에서 외부로’ 나아가는 편이 훨씬 유용하다. 이것은 곧 특정 의사 결정이나 중심 주제에서 시작하여 그 주변 환경으로 점차 시나리오를 넓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이다.
2단계 : 좁은 범위의 핵심 요인
이는 그러한 결정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을 찾는 것이다. 즉, 고객이나 공급자 및 경쟁자 등에 대한 사실을 조사하는 것이 다음으로 행해야 할 단계다.
3단계 : 원동력 규명하기
핵심 요인을 찾아냈다면 세 번째 단계는 그러한 핵심 요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적 관점의 원동력을 규명하는 것이다. 사회, 경제, 정치, 환경, 기술과 관련된 원동력은 물론, 거시적 관점의 다른 요인들 역시 살펴보아야 할 문제다.
4단계 : 중요도와 불확실성에 따라 순위 결정하기
다음 단계는 핵심 요인과 원동력을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등급을 매겨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수의 핵심 요인과 트렌드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가장 불확실한 두세 개의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5단계 : 시나리오 논리 선택하기
이 단계의 목적은 의사결정자들이 기존과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몇 가지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있다. 만일 시나리오가 유용한 학습 도구로서 기능하게 된다면, 여기서 얻는 깨달음은 핵심 의사결정을 성공시키는 데 기초가 되는 이슈들에 기반을 두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논리를 세우고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도록 일련의 주제들을 재구성하고 재편성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6단계 : 구체적인 시나리오 작성
이는 여러 개의 조각을 한데 엮어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려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야 할 것인가? 시나리오를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정치 지도자와 같은, 즉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람에는 누가 있는가? 이런 세부 사항들로 이야기를 구성하라.
7단계 : 함축된 의미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구상되었다면, 이제 중심 주제나 의사결정이 야기할 수 있는 결과를 시연해 볼 시점이다. 각 시나리오에서 그러한 결정이 내려졌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가? 어떤 취약점이 발견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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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계 : 주요 지표 및 길잡이 선택
이 단계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현재 펼쳐지고 있는 역사적 흐름과 가장 가까운 것을 가능한 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시나리오의 함의를 알아냈다면, 미래 상황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는 데 쓰일 지표를 찾기 위해 시간과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