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언어

   
이진국
ǻ
북카라반
   
14000
2020�� 05��



책 소개


고객이 듣고 싶고 알고 싶은 말을 하라! 
“고객의 ‘괜찮네요’는 과연 어떤 뜻일까?”

진짜 세일즈맨은 ‘고객의 언어’에 집중한다. 지금까지 마케팅과 세일즈를 다루는 책들은 ‘세일즈맨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어떻게 고객을 설득할 것인가?’ 등 세일즈맨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세일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일즈맨이 아닌 고객이다. 

따라서 성공하는 세일즈맨은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보다 ‘고객의 언어’를 듣는다. 모든 실패한 세일즈는 ‘세일즈맨의 언어’에 집착해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발생했다. 

이제는 세일즈맨이 ‘고객의 언어’에 집중할 때다. 고객은 세일즈맨과 대화할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년 경력의 세일즈맨이 들려주는, 반드시 알아야 할 진짜 세일즈 현장 이야기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고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도’가 높은 어떤 특정한 표현을 쓴다. 이러한 언어의 특성과 그 포인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도 좀처럼 답을 얻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객과 만나는 세일즈맨들이 ‘고객의 언어를 놓쳐서 겪게 된 아픈 경험’, ‘난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 고객의 언어를 획득하고 분석하고 그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자 노력했다.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객의 언어를 습득하고 또 그것을 소화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 저자 이진국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해 상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인터파크에서 전략기획, 인우기술에서 IT 솔루션 세일즈·운영, Cisco Korea Inside 세일즈 매니저, Marketstar Korea 한국 지사장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업계 경험을 가진 비즈니스와 세일즈 분야 전문가다.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B2B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고 2011년 제이케이엘컴퍼니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GS, SK, LG, 카카오, 네이버 그룹사, MS, SAP, Oracle, Amazon Web Service, Cisco 등의 B2B 세일즈 분야 협업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성장을 돕고 있다.

 제이케이엘컴퍼니는 이들 기업을 위해 한 해 약 5만 곳 이상의 고객 발굴을 수행하고 있다. 음성 인식을 통한 BANTCQ 기반 세일즈 대화 분석 솔루션(VODA BI,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 과제 선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솔루션의 개발 방법론은 2020년 4월 특허로 등록되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신입생 멘토링 멘토와 창업보육협회 산하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멘토를 역임하고, 한국표준협회 B2B 세일즈 등록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카드 그룹사, 코오롱 그룹사, 한국오라클, 고려대학교·서강대학교 스타트업, 경기도 고양시 창업 기업 등 기업과 학교에 자문과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B2B 이미 하면서도 당신만 모르는 세일즈』가 있다. 
 
■ 차례
머리말 : 왜 ‘고객의 언어’인가? 

Chapter 1 열심히 했는데 왜 자꾸 실패할까? 
01 같은 말, 다른 말 
오피스 클라우드라고요? | 고객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02 간과 
공감을 만드는 오프닝의 열쇠 | 고객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언어다 | 고객의 소리가 성공의 근원이다 
03 행복한 귀 
“괜찮아 보이네요, 마음에 들어요” | 내 귀가 듣고 싶은 말 
04 지식의 저주 
제품 언어로 고객 언어를 덮다 | 지식의 함정 
05 착각 
“고객님, 그게 아니고요” |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06 한계 
고객은 답을 갖고 있는가? | 나만 몰랐던 나쁜 언어 습관 

Chapter 2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 
01 조직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 조직 환경도 고객의 언어다 
02 데이터 
데이터가 만든 기업, 아마존 | 데이터도 고객의 언어다 | 고객의 재무 데이터가 핵심이다 
03 마음 
고객의 시선이 머무는 모든 것을 확인하라 | 마음도 보인다 
04 목표 
작게 시작해서 크게 확장하라 | 첫 만남의 목표는 프로파일 확인이다 | 실패해도 괜찮지만 질문하라 
05 선물 
비 오는 날은 영업하기 좋은 날 | 실패에 대한 걱정은 실패한 다음에 해도 된다 
06 리드 
미팅의 목적과 어젠다를 밝혀라 | 누가 세일즈의 주체인가? 
07 질문 
고객은 질문을 원한다 | 제대로 된 질문지를 만들어라 

Chapter 3 말 속에 숨은 뜻을 찾아라 
01 이유  
“왜 오셨어요?” | 이 물건은 꼭 필요합니다 
02 차단  
“저희 거래처 있어요” | 고객의 방어막 
03 지연  
“검토하고 연락드릴게요” | 이 말도 거절이라고? 
04 차별  
“뭐가 달라요?” | 차별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05 선택  
고객이 선택하게 하라 | ‘좋아요’에서 ‘필요해요’로 바꿔라 
06 동상이몽  
같은 단어, 다른 뜻 | “잘 알아서 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07 외면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고객 | 고객의 침묵도 언어다 
08 속뜻  
“괜찮습니다” | “가위 좀 주실래요?” 
09 내 편  
“내 편이 되어주세요” | 고객의 칭찬이 만드는 함정 
10 흔들림  
“계약을 연기합시다” |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11 회피  
“저는 잘 몰라요” | “다가오니까 피하죠” 
12 역설  
고객은 거부를 신뢰한다 | 거부할 용기 
13 비정상   
“다시 생각해볼게요” |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법 

Chapter 4 마음을 파고드는 언어의 기술 
01 공감   
파토스가 없으면 대화는 의미가 없다 | 나의 공간 내어주기 
02 인정  
“무슨 뜻인지 알려주실래요?” | 가벼운 실수는 인간적으로 보인다 | 고객도 인정받고 싶다 
03 순환  
손해 보는 선택을 하라 | 주는 자가 얻는 자연의 법칙 
04 문  
고객의 마음을 여는 질문 | 질문은 관심이다 
05 유발   
관심 유발 언어 | ‘사고 싶다’고 느끼면 ‘필요한 것’ 같다 
06 피드백  
“저희 제안이 어땠습니까?” | 고객이 무슨 이야기를 들었다고 기억하는가? 
07 사례  
사례가 사례를 만든다 | 보여주기와 그려주기 | “고객님 덕분입니다” 
08 성과  
조직의 핵심 언어, KPI | KPI는 세일즈맨에게도 작용한다 
09 고객 
고객의 고객을 생각하라 | 고객의 고객을 보여주다 |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보셨나요? 

Chapter 5 세일즈 프로가 말하는 거래의 기술 
01 직설  
“자산이 얼마입니까?” 
02 초집중  
성패는 초반 30초에 달렸다 
03 분류 
가짜 고객을 버려라 
04 포착  
순간의 기회를 잡아라 
05 구체화 
구체적인 질문이 답변의 차이를 만든다 
06 용기  
고객에게 길을 묻다 
07 재정의  
패러다임 바꾸기 
08 다시   
될 때까지 한다 
09 반전  
셀프 디스의 힘 
10 극복  
결핍이라는 축복 

맺음말 : 경청의 힘 

 




고객의 언어


열심히 했는데 왜 자꾸 실패할까?

같은 말, 다른 말

고객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딸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가람아, 생축!”이라고 말했더니 딸은 ‘아빠가 웬일이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요즘 유행하는 줄임말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 딸에게 ‘아빠에게서 줄임말을 들은 소감’을 물어보았다. “아빠가 너희가 쓰는 말을 사용하니 어땠어?” “음 뭐랄까, 좀 친근하다는 기분이 들긴 하네.” 친한 척해보려는 아빠에게 사춘기 소녀의 응답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줄임말 한마디로 아빠와 딸의 ‘모호하고 어려운 간격’이 바로 좁혀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딸이 아빠의 노력을 알아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 작은 시도를 첫걸음으로 조금씩 더 친숙해지는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고객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를 세일즈맨이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고객-생산자 혹은 고객-세일즈맨의 머나먼 거리가 좁혀질 수 있다. 아예 쓰지 않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


고객들이 쓰는 언어는 무엇일까? 단어 하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관심 콘텐츠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호텔 업게 세일즈를 하면서 업계에서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를 칭하는 DOSM(Director Of Sales Marketing)이라는 단어 하나와 핵심 콘텐츠가 준 효과를 체감했다. 우리는 호텔 담당 진입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우선 진입 단계의 언어를 바꿨다. “DOSM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상대방은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전화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담당자를 바꿔준다. 담당자와 대화할 때도 DOSM이라는 언어를 쓰고, 관심이 있을 만한 업무 관련 콘텐츠(killer contents)를 강조한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언어를 교체한 것만으로 그간 경험해온 고객 연결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업계에서 사용하는 현장 언어를 안다는 것은 네 가지 측면에서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된다. 첫째, 진입이 자연스럽다. 둘째, 전문가로 인식 받을 수 있다. 셋째, 동질감을 얻을 수 있다. 넷째, 고객이 세일즈맨을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고객의 언어를 알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형철 교수는 “그들의 언어를 모른다면, 물어라”라고 조언한다.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것보다 모를 때는 물어보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 훨씬 좋을 때가 많다. 고객의 언어를 묻고, 고객의 언어를 알고, 고객의 언어를 쓰자.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

마음

마음도 보인다

“저는 고객을 만나기 전 모든 구멍을 관리합니다.”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다. 고객의 시선이 머물 수 있는 모든 곳을 관리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이렇게 직관적으로 와닿는 표현도 없다고 생각한다. 눈에 눈곱이 꼈는지, 눈망울을 보며 한 번 더 각오를 다지는 것도 좋겠다.


자기 눈에는 안 보이는 곳이 또 있는데, 귓속이다. 자칫 귓밥이 흘러나오거나 잘 관리가 안 돼서 지저분한 경우도 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타인이 발견하면 그 사람의 이미지가 상당히 격하되는 신체 일부다.


치아 사이에 밥풀이나 고춧가루가 남아 있어도 참 난감하다. 웃을 때마다 보이는데, 한번 보이면 자꾸 보게 된다. 고객이 계속 그게 신경 쓰여서 미팅에 집중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주앉은 세일즈맨의 이미지도 추락되어 신뢰할 만한 대상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가끔 배가 나와서 와이셔츠 단추가 터질 것 같은 상대방을 본다. 심지어 단추가 열린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 모습이 계속 신경 쓰여 시선을 하늘에 둘 수밖에 없다. 당연히 대화에도 집중이 안 된다. 어떻게 해주고 싶은데 말하기도 곤란하다.


그리고 구멍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짙은 색 옷을 입었을 때 양어깨에 비듬이 있다면 보기에 지저분하다. 비듬이 많은데 어떻게 하냐고? 고객도 ‘지저분한 느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다. 더욱 곤혹스러울 때는 바지 지퍼가 열렸을 때다.


잘 관리해서 고객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은 내 선택이고 노력이다. 좋은 옷이 관건이 아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용모가 주는 그 사람의 이미지는 매우 전문적인 느낌을 준다.


캐나다에 갔을 때 일이다.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 위아래 연한 핑크 색깔의 독특한 정장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은 고객으로 보이는 상대방이 오기 전 이미 커피도 준비해놓고 있었다. 고객의 취향을 알고 있었던 듯했다.


머리는 단정하게 가르마를 타고 있었고, 볼펜과 메모지는 테이블 위에 단정하게 놓여 있었다. 세일즈맨으로 보이는 사람의 의자 옆에는 서류 가방이 ‘여기는 제 자리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놓여 있었다. 미팅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준비된 세일즈맨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미팅 전 조심하고 명심할 것이 있다. ‘마음도 보인다’는 사실이다. 고객들이 우리를 맞을 때 경계의 마음으로 만나서 나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는 것을 아는가? 우리가 고객으로서 세일즈맨을 대할 때 방어막을 치는 것과 같다.


내 일거수일투족은 고객의 레이더망 안에 있다. 고객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만나는가? 눈을 통해, 목소리 톤을 통해, 앉은 자세를 통해 마음도 드러난다. 그러니 고객을 만나기 전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고객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진정성 있고 당당한 자세’다.



말 속에 숨은 뜻을 찾아라

지연

“검토하고 연락드릴게요”

이진성 감독의 드라마 <오늘도 일 없습니다>는 탈북 가족의 한국 정착기를 그린 웹드라마로 실제 탈북민들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 취직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탈북자가 나갔다가 와서 가족들에게 들뜬 얼굴로 말한다.


“오늘 면접 세 군데나 봤어. 남한 사람들 참 친절해. 가는 곳마다 연락 주겠다고 기다리라 하네. 그리고 요 앞 복덕방 아저씨는 새로 이사 왔다니까니 밥 한번 먹자 하네. 앞으로 바빠지갔어.” 그 말에 가족들도 “정말이야요?”라며 좋아한다.


하지만 전화벨은 울리지 않고 탈북자는 1년 넘게 취업을 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지만, 표현법이나 그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 말의 중의적 표현은 북한 사람들에게는 외국어나 마찬가지다.


당신이 고객과 미팅을 마치면서 “좋네요. 검토하고 연락드릴게요”라는 고객의 말을 듣는다면, 여러분은 기대 수준을 어떻게 세팅할 것인가? “아싸, 표정이 좋았어. 검토한대”(1)라며 좋아해야 할까? “아, 안 된다는 얘긴가?”(2)라고 실망해야 할까? “검토 후 얼마나 달라질지 모르겠네”(3)하고 신중해야 할까?


여러분은 몇 번을 선택하겠는가? 그렇다. 3번이다. 고객은 아직 구매하지 않았다. 엄밀하게 고객이 아니다. 잠재 고객일 뿐이다. 잠재 고객은 지금 구매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1,2번은 그저 추정일 뿐이다. 함부로 예단했다가 틀렸을 경우, 대응이 안 된다.


여러분의 고객이 “생각 좀 해볼게요”라고 하는 말을 믿지 마라. 그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겠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둘 중 하나다. 사실대로 말할 경우 당신의 실망하는 모습이나 부정적인 반응이 염려되어 싫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이거나, 고객이 요구하는 관심이나 니즈를 채워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마음을 파고드는 언어의 기술

고객의 마음을 여는 질문

세일즈 대화를 이끄는 데 질문만큼 좋은 것이 없다. 고객은 세일즈맨의 사생활이나 연예인 이야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좋은 질문은 대화를 더욱 알차고 풍부하게 한다. 반대로 나쁜 질문은 오히려 고객의 문을 더 굳게 닫게 만든다.


“이 제품에 관심 있으세요?” 이런 질문에 고객은 뭐라고 답할까? “아니요!” “요즘 무슨 일로 잠 못 이루시나요?” 이런 질문은 고객의 문을 연다. 이처럼 고객이 ‘네’, ‘아니요’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을 개방형 질문이라고 한다.


5W1H(누가, 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다들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하고 있죠.”


고민이 없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 그것이 작거나 크거나 말이다. 따라서 ‘고민이 있으세요?’라는 질문은 닫는 질문이다. 반면 ‘요즘 어떤 고민이 가장 크세요?’는 여는 질문이다. 세일즈 대화에서 개방형 질문이 항상 좋고, 폐쇄형 질문이 항상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일즈 코칭에서는 개방형 질문을 강조한다.


우리는 폐쇄형 질문만으로 질문하고 고객의 차가운 반응에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그래서 개방형 질문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폐쇄형 질문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개방형 질문 위주로 준비하면 더 좋은 대화를 이끌 수 있다.


질문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요소는 질문을 준비하는 데 있다. 막상 만나서 생각나는 대로 하는 질문으로는 내가 원하는 바를 얻기가 어렵다.


질문을 준비해보면 고객과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된다. ‘내가 이렇게 질문을 하면 고객이 이렇게 답을 할 거고 그러면 다음은 이런 질문들이 뒤따르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흐름을 그려보면 실제 미팅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미팅이 시나리오와 일치할 때 느껴지는 짜릿함도 있다.


당신이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질문하고 있었다면 “안녕하세요. 저희 매장에 방문한 적이 있으신가요?”라고 바꿔보자. 고객이 “네”라고 하면 이렇게 전개한다. “잘되었네요. 저희가 재방문 고객을 위한 1+1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잠시 소개 해드릴까요?”


“아니요”라고 하면, 이렇게 전개해볼 수 있다. “그럼 마침 저희가 첫 방문 고객을 위해 퍼스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한번 보시겠어요?” 폐쇄형 질문이라도 이렇게 그에 따른 좋은 시나리오를 준비한다면, 최소 10퍼센트 이상의 매출 증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일즈 프로가 말하는 거래의 기술

초집중

성패는 초반 30초에 달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약 30초 동안 고객을 설득하는 간결한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라는 세일즈 대화법이 있다. 고객이 초반 30초 동안에 내게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미팅 초반의 대화가 중요하기에 탄생한 전술이다.


그런데 내가 대기업 영업 사원 시절, 업체와 미팅에 간 본부장은 회사에 걸린 그림이나 사진을 소재삼아 덕담을 30분 정도 하고 그다음 본론을 이야기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미팅을 왜 할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신입 사원으로서는 그저 그게 세일즈 미팅의 기본인 줄 알았다.


지금 다시 돌아보면 그때의 미팅들은 그다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본부장을 맞은 그 업체의 사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서 만나고 있을 텐데 한가하게 그림이나 사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주제에 안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예의라 생각해서 긴 시간을 덕담으로 할애한 본부장은 미팅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그 당시도 그랬지만, 현재의 산업 흐름 속에서 미팅 어젠다에서 벗어난 내 위주의 덕담들은 성과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미팅 초반 의제를 공유하고, 그에 충실하게 임팩트 있게 대화를 하고 효율적인 미팅으로 시간이 남는다면 그때 덕담을 하며 관계를 형성해가는 것도 좋겠다.


초반의 딱딱한 분위기를 깨기 위한 요소가 필요하다면, 고객과 관련된 주제로 짧게 질문하고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다. 덕담에 초집중하는 것은 곤란하다.


글로벌 보안업체의 한국 대표인 서현석 지사장은 “그간 했던 수많은 미팅을 잘 종합해서 보니, 초반에 중요한 힌트가 많이 나오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미팅 ‘초반에 초집중’하는 전략을 쓴다. 그래서 그는 미팅을 미리 이미지화해보고, 초반에 얻은 힌트를 바탕으로 결정적 질문이 될 만한 것들을 준비한다.


예를 하나 들어 달라고 하니 “국내 은행 중의 한 곳과 미팅을 할 때였어요”라고 운을 뗀다. “클라우드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라 ‘클라우드 준비가 가장 큰 화두인데요, 그에 따른 보안책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세요?’하고 질문을 했죠. 이게 대부분 은행에 통했던 초반의 결정적 질문이 되었습니다”라며 웃는다.


이 질문은 정보를 담은 좋은 개방형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중요한 미팅 자리에서 어디에 집중해야 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한다. 나는 서현석 지사장의 방식처럼 ‘초반 초집중’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편이다.


장시간 미팅을 하면 제대로 기억에 남는 건 얼마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진짜 중요한 정보들은 초반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히 초반에 집중해서 중요한 요소를 획득하면 그 다음 시간은 서로 여유를 갖고 대화를 할 수 있다. 서현석 지사장이 덧붙인 중요한 포인트가 한 가지 더 있다.


“제가 영업 사원들과 미팅 가서 참관해보면, 같은 질문을 해도 고객이 다르게 답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질문에 말이죠. 고객이 질문하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아요. 영업사원의 질문하는 뉘앙스, 아우라, 마음가짐 등을요. 같은 질문이더라도 고객을 걱정하는 진정성에 담긴 질문에는 고객이 많이 알려줘요. 그러고 나면 미팅 결과도 좋고, 결국 수주로 잘 이어집니다.”


우리가 고객을 주시하듯이 고객도 우리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우리의 태도나 질문의 느낌과 진정성을 함께 느끼는 거다. 보통 1시간 정도 걸리는 비즈니스 미팅을 한다면 내내 초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 없으니, 초반에 집중하면서 고객의 관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진정성을 담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될 때까지 한다

실패를 모르고 살아온 인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실패를 경험한다. 실패해본 적이 없다면 도전한 적도 없다는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면 실패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성공할 때까지 시도한 사람이 많다.


제이케이엘컴퍼니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피땀 어린 노력이 있다. 내 비즈니스에 대한 신념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이 없지만, 회사 설립 초반에는 어디를 가야 고객을 만날 수 있는지 몰랐다. 우선 지인들을 찾아다녔지만 한계가 있었다.


지금 제이케이엘컴퍼니의 고객들은 내가 모르던 분이 훨씬 많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당연히 고객을 열심히 찾아다닌 결과다. 그동안에 포럼도 2번 정도 하고, 외부 세미나에도 참여하고, 전시회도 참여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 노력 없이 회사가 계속 성장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국내에는 제이케이엘컴퍼니처럼 인사이드 세일즈 서비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가 없다. 경쟁이 격렬하지 않다는 유리한 조건이 있지만, 반대로 시장 형성이 어렵다는 큰 문제가 있었다.


지금은 우리 비즈니스가 많이 알려져서 여러 회사가 찾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나 솔루션, 제품이 있다면 고객이 아는 데 일반 제품보다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늘 고객의 거부를 가정한다. 그리고 그 거부를 예상하고 극복하기 위해 질문과 시나리오를 세우고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계속 수행해나간다.


고객의 거부는 대부분 자연적인 자기 방어적 거부일 때가 90퍼센트 이상이다. 그렇기에 나는 첫 번째 거절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하고 “네,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고객이 이렇게 혜택을 누리고 계십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 거부는 관심으로 바뀐다.


고객과의 첫 만남은 정말 중요하지만, 그만큼 앞으로의 여정도 중요하다. 그 여정에서 고객에게 어떻게 진정성을 갖고 접촉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니즈를 확인하고 충족시키는지에 따라 구매로 이어지거나 그렇지 않게 될 수 있다.


고객의 거절보다 무서운 것은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없는 것이다. 시도하고 또 시도하라. 성공할 때까지 시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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