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원의 심리학

   
리 칼드웰(역: 권오열)
ǻ
갈매나무
   
14000
2014�� 07��



책 소개

가격표에 9900이라는 숫자가 붙으면 왜 덜 비싸게 느껴질까?

 

기획한 상품을 적절한 값으로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가격 책정은 언제나 까다로운 문제다. 이 책은 영국의 가격 정책 전문가이자 인지경제학, 행동경제학 분야 연구자인 저자가 심리학이 가격 책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한 요소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리고 소비자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제대로 읽어냄으로써 적절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선 포지셔닝의 중요성, 고객을 상대로 시장조사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 고가 라인과 저가 라인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 등에 대해 살펴본 후, 가격 인상의 적절한 시기, 앵커링(anchoring)을 잘 활용하는 방식, 가격을 이용해 경쟁 상품과 차별화시키는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미끼 상품의 활용, 지불을 연기시키는 것의 장점, 동료효과(peer effect)의 이용 가능성 등에 대해 다룬다. 무료배송제의 효과, 세트 메뉴의 가격 설정 비법 등에 대한 내용도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다.

 

저자 리 칼드웰

가격 정책 전문가이자 인지경제학,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명망 높은 연구자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가격 컨설팅 회사 Inon을 창립했으며 BBC 뉴스에 게스트로 자주 출연한다. 행동경제학에 관한 인기 블로그(www.knowingandmaking.com)도 운영하고 있다.

 

역자 권오열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를 마쳤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스티브 잡스 이야기, 당신은 뼛속까지 경영자인가, 아이리더십, 어떻게 미래를 선점하는가?,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세렝게티 전략등 다수의 책을 옮겼다.

 

차례

프롤로그 소비자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1부 심리학, 가격을 만나다 :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법

01 포지셔닝에 따라 달라진다

02 살 만한 것이라는 신호를 어떻게 보낼까?

인 포커스 역사 속의 유명한 가격

03 고객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case study 슈퍼마켓의 시리얼

case study 보석상의 가격 설정

04 행간의 의미를 읽는 법

인 포커스 숫자 9의 술수가 정말 통할까?

 

29900원의 유혹 : 살 만한 가격으로 어필하는 법

05 “내가 지불한 가격은 과연 공정한가

case study 전문 컨설팅의 가격

06 적대감을 부르지 않는 가격 인상

인 포커스 물가상승률에 맞춰 가격을 올려야 할까?

07 앵커링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식

case study 비즈니스 컨설팅의 앵커링

08 경쟁 상품을 상대하는 이상적인 전략

인 포커스 가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려면

 

3부 행동경제학이 말해주는 것 : 세트 메뉴와 원 플러스 원에 숨은 가격 결정의 비밀

09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제품을 비교한다

case study 서비스 미끼 상품

case study 자체 미끼 상품

10 구입은 오늘, 지불은 내일

인 포커스 협상과 가격 책정은 다르지 않다

11 누가 돈을 쓰려는 의지가 가장 강한가

12 세트 메뉴를 시키는 게 이익일까?

case study 묶음 상품과 개별 품목의 가격

인 포커스 가격을 밝히는 적절한 시점

13 공짜의 마력

14 소비자가 지갑을 한 번 더 여는 순간

인 포커스 자주 사는 것과 가끔 사는 것

15 더 비싼 상품과 비교하는 것의 장점

case study 마케팅 컨설턴트가 수익을 내는 방법

 

4부 좋은 가격, 나쁜 가격, 이상한 가격 : 소비자를 설득하는 가격의 심리학

16 구매를 가로막는 감정적 장벽을 어떻게 제거할까?

인 포커스 가격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까?

17 다양한 가격 채널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18 착한 소비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심리

19 가격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공정함이다

20 가격은 기업의 언어다

 

에필로그 얼마에 팔아야 할까




9900원의 심리학

행간의 의미를 읽는 법

고객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런던의 한 길모퉁이에서 매기를 만났다. 매기는 내게 그곳에서 자신이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터뷰하는 모습을 지켜보라고 했다. 매기가 고객들과의 일을 끝내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녀의 설문지에 직접 답을 해보기로 했다.


1. 차는 얼마나 자주 마시는가?

-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범

2. 보통 어떤 종류의 차를 마시는가?

- 브렉퍼스트 티breakfast tea, 가끔 다르질링Darjeeling(인도의 다르질링 마을 일대에서 생산되는 홍차-옮긴이)과 페퍼민트 티

3. 차는 어디서 사는가?

- 세인스버리, 또는 코스타

4. 차 마시기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연상되는 경험이나 느낌은 무엇인가?

- 잠자기 전에 긴장을 풀어주는 음료, 직장에서 이미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을 때 찾는 음료

5. 차를 마시지 않기로 할 경우, 그 대신 무엇을 마시겠는가?

- 카페인 없는 커피

6. 차와 함께 먹거나 마시는 것은 무엇인가?

- 베이컨 롤, 또는 크루아상

7. 여기 1만 7000원이 있다. 만약 당신이 이 돈의 일부를 차를 사는 데 쓸 수 있다면, 어디 가서 사겠는가?

- 아마 스타벅스

8. 거기서 찻값으로 얼마나 쓸 것으로 예상하는가?

- 아마 2400원?


이후 30분 동안 나는 몇 사람이 마지막 두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보았다. 매기는 인접한 두 거리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사람들의 답변이 그들이 있는 장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었다. 한쪽 거리에는 테스코의 지점이 있었고, 사람들은 1만 7000원을 받았을 때 그곳으로 향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른 거리에는 슈퍼마켓이 없는 대신 길 건너편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그 거리에 서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스타벅스에서 차를 마시겠다고 답했다.


매기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의견이 분명하지 않거나, 심지어 자신이 사는 제품을 명확히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질문 방식이나 그들이 처한 환경을 바꾸는 방법으로 아주 쉽게 그들의 대답에 영향을 줄 수 있지요. 사실 시장조사를 통해서는 질문에 대한 실제 대답보다도,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주기가 아주 쉽다는 사실을 측정하기가 좋습니다.”


“그래서 만약 60퍼센트의 사람들이 그들이 어떤 거리에 서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대답을 바꿀 거라는 사실을 알아낸다면……” 내가 질문을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정도의 사람들이 특정한 가게에 가서 상품을 사도록 유도받기 쉽다는 것을 알게 되겠죠.” 매기가 대답했다. “이러한 정보는 홍보 사은품이나 광고를 계획하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그날 매기는 40장의 설문지를 모았고, 사무실에 200장이 더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 주에 우리는 다시 만났고 매기는 내게 결과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세분 그룹

지불 의사

다른 특성

1

90~26원

사무실이나 집 밖에서는 절대 차를 안 산다. 항상 집에서 직접 끓여 마신다.

2

900~1400원

설탕을 탄 ‘강하고 싼 차builder’s tea’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아침의 각성제로 이용한다.

3

1700~2500원

규칙적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들, 때로 하루에 몇 잔씩 마신다.

4

3400~6000원

고급 차이라떼chai latte(엄선된 인도산 홍차에 우유의 부드러움을 더한 인도식 밀크티-옮긴이), 전문 허브차, 꽃차 등을 즐긴다.


“일단 우리는 고가 영역에 속하는 두 세분 그룹에 초점을 맞출 겁니다. 각 그룹에 맞는 각기 다른 제품 유형이 있을 것 같군요. 다른 종류의 초콜릿과 아주 다른 종류의 차를 이용할 수도 있어요. 지금 당장은 저가 영역에 신경 써봤자 소용없습니다. 아마 나중에 그 영역을 위한 제품 개발 방법을 찾아낼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낮은 가격대에 제공하는 상품들은 3그룹과 4그룹에서의 매출 소신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설문지는 출발점으로 이용하되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당신의 상품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갖고 있거나 그것을 다르게 이용할 것 같은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을 찾아내라.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라. 각 그룹에서 최소한 열 명을 목표로 잡으면 좋지만, 시간과 인내심이 있다면 그 이상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이 더 좋다.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고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하지 않으며 자기 입으로 말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장조사는 실제 행동으로부터 세 걸음 떨어져 있다.” 데이비드 오길비의 말이다. 고객은 실제 환경에서 당신의 상품을 소개받을 때 자기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며, 또 확실히 말해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시나리오를 가능한 한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질문하다. 다음은 고객의 행동을 더 잘 예측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다.


● 제3자의 입장이 되어보라고 요청하라. 가령, 상대가 자신이 아닌 그의 친구가 어떻게 할지를 예측해보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상상할 경우 질문에 대해 진실하지 않은 답을 하게 만들 수도 있는 편견이나 어느 정도의 주관성이 제거된다.


● 돈을 주고 당신의 카테고리에 있는 상품을 구입하는 데 쓰게 하라. 비록 이것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소비자에게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상상해보도록 요청하는 것보다 상황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거저 생긴 돈을 자신의 돈과는 다르게 취급하기 때문이다.


● 당신이 원하는 결정을 하는 데 적합한 물리적 환경에 상대를 노출시켜라. 예컨대 고급 객실관리 서비스에 대해 인터뷰할 때, 나는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런던 중심가에 있는 5성급 호텔에서 인터뷰를 예약했다. 새로운 커피 제품에 대해 인터뷰할 때는 카페에서 질문을 해보라.


아래 질문은 설문지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내용은 당신의 특별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반영하도록 수정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티포트 설문지를 참조할 수도 있다.


● 이런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자주 구입하는가(이용하는가)?

● 보통 어떤 종류 혹은 어떤 브랜드를 구입하는가?

● 어디서 구입하는가?

● 이 상품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연상되는 경험이나 느낌은 어떤 것인가?

● 오늘 이 상품을 사지 않을 경우, 그 대신 어떤 상품을 구입하겠는가?

● 이 제품과 함께 당신은 어떤 제품을 구입하거나 이용하는가?

● 만약 우리가 당신에게 1만 7000원(또는 적정 금액)을 주고 이 상품을 구입하는 데 그 돈의 일부를 쓰도록 요청할 경우, 어디서 그 돈을 쓰겠는가?

● 그곳에서 그 상품에 대해 얼마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Note

● 고객이나 잠재 고객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그들이 어디에 돈을 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방법이다.

● 그들의 대답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고객의 답변은 그들의 진짜 생각을 암시해주기는 하겠지만, 당신은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

● 당신이 얻게 될 가장 중요한 통찰 중 하나는 질문의 종류나 처한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불한 가격은 과연 공정한가?

가격에 대한 기대는 바꾸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매기가 설득해야 했던 두 그룹과 쉽게 비교될 수 있다. 바로 슈퍼마켓 구매자들과 카페 체인의 구매자들이다. 나는 두 차례의 모임에 참관할 수 있었다. 그 협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일부 구매자들의 냉소적인 반응에 당시 많이 놀랐다는 사실은 전할 수 있다.


가장 자주 튀어나온 말은 “그 가격에는 절대 못 팔 겁니다”였다. 카페 측 사람들은 “그건 차니까 우리 차들과 가격이 엇비슷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슈퍼마켓 측에서는 “이걸 40개짜리 피지 팁스PG Tips 차 한 상자와 같은 선반 위에 진열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소비자 자료 조사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을 완전히 설득하지는 못했다. 사람의 내면에 확고히 자리 잡힌 믿음을 단순한 정보 몇 개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슈퍼마켓 구매자는 4팩의 티포트를 2000원에 팔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려면 초콜릿 티포트 컴퍼니는 티포트를 하나당 35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아야 한다. 카페 체인은 야심이 좀 더 커서 티포트 하나에 2400원의 소매가를 제시했지만, 자기들이 가져가는 마진이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요구대로 하면 초콜릿 티포트 컴퍼니는 평균도매가격을 600원으로 내려야 했을 것이다.


매기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대형 슈퍼마켓 네 곳 중 한 곳이 애초의 제시 가격에서 50퍼센트 인하하지 않으면 티포트를 하나도 들여 놓지 않겠다고 하자 매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버렸다. 그것은 분명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난 시점의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를 통해 매기는 다른 체인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매기는 협상을 재개했다. 그리고 만약 표시 가격에 팔지 못할 경우 물건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출시 후 처음 6개월간 몇 차례의 판촉 캠페인에 참여한다는 합의가 수반된 이 제안을 효과적이었다. 일단 첫 번째 슈퍼마켓이 주문을 내자 곧 다른 두 슈퍼마켓도 뒤를 따랐다. 그다음 주에 첫 번째 카페 체인이 여섯 개 매장에서 메뉴에 티포트를 추가하기로 동의했다. 출시일은 9월 1일로 잡혔고 모두가 숨을 죽였다.


가격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준비해두라

동종업계 사람들에게 당신의 상품이 정말 당신이 말하는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설득하는 작업은 가장 어려운 일에 속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대개 자기들이 가격 책정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최근에 있었던 한 고객과의 힘들었던 가격 협상을 상기하고 마치 그 협상이 전체 시장을 대변하는 것인 양 그 경험에 집착한다. 하지만 그것이 힘든 협상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고객이 아마 가격에 가장 민감한 쪽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자신의 경험이 가장 일반적인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이른바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이라는 현상이다). 당신은 그들이 전체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해달라고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동종업계 사람과 협상하는 일이 특히 더 어려운 이유가 있다. 그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고객이 지불할 만한 금액에 대해 말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또 대개 그렇게 믿고 있다. 고객이 당신의 티포트를 고급 제품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슈퍼마켓, 그리고 고객이 당신의 전문 서비스에 대해 하루에 약 100만 원 이상은 지불하지 않으리라고 말하는 컨설턴트는 어쩌면 확실한 데이터도 없이 그런 의견을 내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된 주장이 바로 공정 가격이다. 당신이 청구하는 가격은 비용, 제품의 공급자를 찾고 유통하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그것에 대한 수요 사이에 공정하게 균형을 맞춘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개념은 13세기의 성 토마스 아퀴나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이 공정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공급자와 직접 대면하여 가격을 낮추라고 말하기를 꺼린다. 반면에 스스로 최종 고객의 이익을 옹호하는 입장이 되고 기업이 거둘 수 있는 이기에 대해 고객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제3자는 고객을 대신하여 공정성을 요구할 수 있다.


현대 경제 이론은 공정성의 개념을 거의 신뢰하지 않지만, 고객들은 공정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도록, 당신의 가격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두는 것은 언제나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 근거는 거래처와의 협상에서도 유용할 것이다. 그들의 고객이 당신이 책정한 가격의 근거에 대해 물을 경우에 대비해 미리 정보를 알아두면 그들도 안심하지 않을까? 현실에서 이런 고객들은 거의 없지만, 거래처들과 계속 일하고자 할 경우 당신은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많은 신생 기업은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약화될 것은 무척 두려워한다. 이것이 컨설턴트나 프리랜서로서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흔한 함정이다. 그들은 자신이 고객을 위해 투입하는 시간이 하루에 수십만 원, 심지어 수백만 원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어한다. 여기서 자신감 강화 세미나를 펼치려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자 한다.


● 몇 시간의 전문 서비스를 통해 당신은 고객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해 공정한 몫을 취할 권리가 있다.


● 너무 적게 청구하면 고객에게 당신의 조언이 그리 대단한 그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 때문에 그들이 당신의 충고를 따를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것이 과연 그들에게 득이 되겠는가?


● 시장에는 언제나 당신보다 비싼 사람들과 더 싼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당신이 있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위치에 자리하라. 당신의 전문적 역량은 상위 20퍼센트에 속하는가? (아마 그래야 할 것이다.)


결국 핵심은 당신이 자신이 청구하는 가격에 대해 기꺼이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가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면, 당신은 고객에게 가치와 포지셔닝에 대한 값을 치르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마케팅 지원을 통해, 또는 파트너들이 당신 대신에 상품을 팔 때 따라야 할 명확한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그들이 그 가치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할지로 모른다. 이 과정을 잘 관리한다면, 그들은 더욱 기꺼이 당신의 뜻에 따르려 할 것이다.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앞에서 작성한 편익 분석표를 다시 살펴보자. 그리고 각각의 편익에 대해 사람들이 그 편익에 지불할 것으로 생각되는 최고 가격을 산출해내라.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비싼 서비스나 가장 호화로운 고급 재화를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편익이 고객을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가장 비싼 고급 드레스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떠올려보라. 만약 편익이 당신의 기업고객에게 86억 원의 추가 이익을 올리게 해주는 것이라면, 그들이 그 86억 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은행에 69억 원을 지불하는 금융거래를 상상해보라.


이 수치들은 당신이 청구하고자 하는 액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수치는 청구 액수를 줄임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고 말해주며, 최소한 그것들은 높은 가격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제공한다. 만약 일부 고객들이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해 기꺼이 3억 원을 지불한다면, 다른 고객에게 동일한 기본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1억 4천만 원을 청구한다고 해서 당신을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각 편익을 위한 수치들을 산출해내면 그 모두를 합산하라. 총계는 (필요할 경우) 당신의 가격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수치를 알려준다.


다음에는 당신의 세분 시장 조사 결과를 보고 당신이 요구하는 가격을 사람들이 실제로 지불하리라는 증거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라. 사람들이 그 가격을 수긍하리라는 증거가 미약하면, 제시 가격을 낮추거나 추가 질문을 통해 시장을 다시 테스트해봐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당신이 제시한 가격에 이끌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당신이 고객에게 당신의 상품에 대해 얼마의 돈을 쓰겠느냐고 물을 때, 고객은 대개 실제로 지불 의사가 있는 액수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대답할 것이다. 고객이 8500원이라고 답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 해도 바로 그 고객에게 상품을 2만 5000원에 제시할 경우, 의외로 그는 기꺼이 그 값을 치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확하게 테스트하려면 고객이 액수를 당신에게 말해주기를 기대하는 대신 당신의 질문 속에 기준소매가격을 포함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판매에 따르는 위험을 어느 정도나 감수할 수 있을지 고려하라. 물건이 당신이 요구하는 가격에 팔리지 않을 경우 반품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발생시킬 가치를 증명할 수 있겠는가? 또는 당신의 가격을 가치의존적이 되게 할 수 있겠는가?


Note

● 사람들은 대개 가격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으며, 이는 바꾸기 어렵다.

● 이런 기대들은 공정성에 대한 생각에 기초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에 대해 지불하려는 금액에 대한 가정에 기초할 때도 있다.

● 중개인, 유통업자, 재판매업자들은 소비자와는 다르게 생각한다.

● 이런 태도들과 싸우고 당신이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출시하려면, 증거를 제시하고 재고품 반품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 따위를 보장해야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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