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불황에도 팔리는 건 팔린다!

   
스즈키 토시후미(역: 김경인)
ǻ
윌컴퍼니
   
14000
2015�� 01��



■ 책 소개


갈수록 심화되는 최악의 불황, 그러나… 언제까지 불황 탓만 할 것인가?  언제까지 가격경쟁만 할 것인가?

 

동종업계가 어떻게 하든 상관하지 마라! 진정한 경쟁상대는 타 경쟁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니즈’다! 장기불황 속에서도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편의점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세븐일레븐 재팬. 편의점 업계의 신화가 된 존재 스즈키 토시후미 회장이 공개하는 “불황에도 팔리는 물건의 30가지 비밀!!”

 

삼각김밥, 도시락,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등 편의점 하면 떠오르는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 편의점 업계의 신화가 된 존재 스즈키 토시후미 세븐일레븐 회장!

 

그는 주변의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세븐일레븐 재팬을 설립한 이래 지난 40년간 타사의 매출을 월등히 웃도는 성적으로 편의점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1991년에는 모기업인 미국 세븐일레븐을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속되는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 타 경쟁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세븐일레븐!

 

창사 이래로 수많은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며 세븐일레븐을 이끌고 있는 스즈키 토시후미 회장이 불황에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수많은 노하우를 공개한다.


■ 저자 스즈키 토시후미
저자 스즈키 토시후미는 세븐&아이홀딩스 회장 겸 CEO. 1932년 나가노 현 출생. 츄오(中央)대학 경제학부 졸업 후 출판중개업 회사인 토한에 입사했다. 그 후 이토요카도로 전직하여 1973년 11월 세븐일레븐 재팬을 설립해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업태를 전국으로 확대시키며 소매업계를 변혁했다. 2003년에 ‘국가 또는 공공에 대한 공로’로 ‘훈일등서보장’을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 츄오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단련 부회장, 츄오대학 이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왜 팔리지 않는가? 왜 잘 팔리는가?』『왜 안 사는가? 왜 사는가?』『도전, 나의 로망, 나의 이력서』『조령모개의 발상-일의 벽을 돌파하는 95가지 직언』『변하는 힘, 세븐일레븐적 사고법』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김경인
역자 김경인은 조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외국어전문학교에서 통ㆍ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하며 일한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즐거운 불편』『슬픈 미나마타』『돼지가 있는 교실』『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엔데의 유언』『아주 사적인 시간』『딸기를 으깨며』『목요조곡』『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제1장 : ‘새로운 것’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01 아무리 고급요리라도 사흘 먹으면 싫증난다
02 ‘배가 부른 사람’에게 무엇을 먹일 것인가?
03 A와 A′는 다른 것 같지만, 고객의 눈엔 같은 A다
04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발견’이 중요하다
05 ‘40%의 고객’에게 눈을 돌려라
06 변하지 않으면 어느새 불모지대에 빠져버린다
07 현대의 소비자는 ‘소비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는다
08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하면 왜 주변의 반대에 부딪히는가?


제2장 : 정답은 ‘고객’과 ‘내 안’에 있다
09 ‘고객을 위해서’는 거짓말! ‘고객의 입장에서’가 진짜다
10 찰밥은 ‘짓는 것’이 아니라 ‘찌는 것’이다
11 진정한 경쟁상대는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니즈’
12 ‘내일의 고객’의 니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13 판매데이터가 ‘내일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주지는 않는다
14 ‘초보자의 시선’으로 ‘불만’을 느끼자


제3장 : ‘물건을 판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15 소비자의 행동은 논리가 아니라 심리로 움직인다
16 고객은 ‘받았다는 만족’보다 ‘못 받았다는 불만’을 더 크게 느낀다
17 고가·중가·저가의 상품이 있으면 ‘중가’가 선택된다
18 성공의 열쇠는 ‘폭발점의 원리’에 있다
19 지역에 따라 세븐일레븐이 아예 없는 이유
20 ‘연필형 소비’의 시대에는 ‘기회손실’을 피하자
21 고객은 ‘확인하고 싶어’ 한다
22 현대의 소비자는 선택하는 것에 지쳐버렸다
23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구매스타일이란?


제4장 : 기회는 어떤 사람에게 오는가? 
24 ‘전해지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25 변기커버가 없는 인테리어 전문점
26 같은 상품을 팔아도 한곳에서만 사는 이유
27 ‘성공의 복수’라는 함정
28 기회를 위해 준비하는 ‘세 장의 카드’
29 ‘당연한 것’이 쌓이면 비범해진다
30 ‘참 운이 좋은 사람’들의 비밀

 




최악의 불황에도 팔리는 건 팔린다!


변하지 않으면 어느새 불모지대에 빠져버린다

주변의 업계를 둘러봐도 기세가 당당한 기업 중에는 트레이드오프 전략이 명확한 곳이 많다. 가격 면에서의 저렴함을 추구하면서 기능 면에서의 고품질도 고려하는 <유니클로>는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백화점도 고품질 일변도로만 가면 금방 싫증나고 만다. 상품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편의성도 도입해야만 백화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그룹 산하의 백화점인 세이부와 소고의 식품매장에 세븐프리미엄 상품을 입하해 큰 실적을 올린 것은 그 좋은 예다.


이토요카도에서는 도쿄 내에서 주로 식품을 취급하는 소형슈퍼마켓 <이토요카도 식품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본 콘셉트는 고품질과 편의성이다. 예를 들면 JR중앙선 아사가야역 주변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인데, 저가노선의 종합슈퍼마켓이 역 앞에 하나 있을 뿐이었다. 같은 전략으로는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역 앞에 점포를 낸 이토요카도 식품관 아사가야점은 편의성에 고품질을 밀도 높게 더함으로써 공백지대였던 수요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종합슈퍼마켓도 의류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가격의 저렴함뿐만 아니라 평상복이라도 고품질이 느껴지는 패션성을 얼마나 도입하느냐에 따라 비로소 편의성이 인정받을 수 있다. IT기기 역시 크게 히트한 상품은 대개 공백지대에 투입되고 있다. 예컨대 애플사의 아이패드(iPad)를 보자. 나는 천성적으로 귀찮은 걸 싫어해서 컴퓨터도 주로 마우스만 사용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건 형편없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아이패드는 화면만 터치하면 되는 직관적인 조작으로 언제든지 풍부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기능면의 고품질안에 편의성을 도입한 점이 훌륭하다.


반대로 트레이드오프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고 고품질도 편의성도 어중간하면 고객의 선택에서 제외되고 만다. 내가 한 차례 읽고 전략적인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사원들에게 추천한 <트레이드오프 : 초일류 기업들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선택>(케빈 매이니 저)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고품질도 편의성도 어중간해지면 시장의 불모지대에 빠지게 된다고 엄격하고 충고한다.


만일 어느 기업의 실적이 답보상태라면 고품질과 편의성이라는 두 가지 좌표축에서 어느 방향성을 지향하는가 하는 트레이드오프 전략이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는 아닌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고품질과 편의성의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판매자가 생각하는 고품질이나 편의성이 반드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존의 은행은 분위기면에서 일종의 고품질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돈의 가치는 어느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입출금해도 같다. 그래서 좀 더 편하게 입출금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 ATM을 설치하기 위해 우리는 입출금 전문의 세븐은행을 설립했다. 같은 ATM이라도 가까운 거리에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부가함으로써 커다란 잠재적 니즈를 발굴한 셈이다. 세븐은행 설립에 대해 당초 금융업계에서 부정론이 들끓었던 것은, 금융에서의 편의성이라는 발상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품질과 편의성의 트레이드오프를 생각할 때 또 한 가지 훨씬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고객이 추구하는 고품질과 편의성이라는 가치축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판매자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뒤처지게 되고 결국 불모지대에 빠지고 만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식품의 경우, 한때는 같은 가격이라도 양만 늘리면 고객은 싸다고 느끼기 때문에 편의성을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저출산 및 고령화의 시대로 1인가구나 2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고객의 양이 많다고 무조건 매력을 느끼지는 않게 되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양으로 저렴함을 내세우려 하면 불모지대에 빠지고 말 것이다.


지금은 같은 가격이면 질을 올리거나, 혹은 질을 올리는 만큼 양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을 내림으로써 편의성안에서 고품질을 느끼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세븐프리미엄의 소량패키지 반찬류가 그 전형이다.


세븐일레븐도 한때는 집 근처에 있으면서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는 편의성에서, 공과금 등의 이체와 ATM 설치, 멀티복사기를 이용해 인감증명서 등을 인쇄 혹은 발행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 등 편리성을 지속적으로 플러스알파 해왔다. 지금도 편의성과 고품질 모든 면에서 플러스알파는 빼놓을 수 없다.


과거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는 한 반드시 불모지대에 빠지고 만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트레이드오프의 내용을 생각하는 전략적인 사고다. 그렇다면 지금 요구되는 고품질과 편의성은 무엇인가? 거기에 어떤 편의성 또는 고품질을 추가할 것인가? 일단 움직임을 멈추고 변화의 대응에 소홀하면 불모지대가 성큼 당신 앞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찰밥은 짓는 것이 아니라 찌는 것이다

고객을 위해서라는 발상이 갖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고객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이나 현 구조의 범위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어딘지 모르게 판매자의 입장이 우선시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애기다. 하지만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판매자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경우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1993년부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를 개시한 <갓 구운 빵>도 고객을 위해서라는 발상으로 시작했다면 결코 태어나지 못했을 상품이었다. 당시 대규모 제빵제조업자의 NB상품은 전국의 한정된 거점공장에서 대량생산된 후 전국 방방곡곡의 판매점으로 배송되고 있었다. 제조업자로서는 도심부나 지방 혹은 근거리나 원거리 등 환경에 상관없이, 어느 가게에서나 고객이 균질의 상품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고객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맛과 신선도보다는 안전성을 우선시하고, 유통기한 연장에 주력한 상품설계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이것은 기존의 생산과 물류 및 판매의 구조 속에서 품질보존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발상이다. 즉 고객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면서도 결국은 한정된 거점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는 판매자 중심의 생각일 뿐이다.

우리의 생각은 전혀 반대였다. 기존의 구조를 전제로 하지 않고 고객의 니즈를 모든 것의 출발점으로 삼고, 그 이후에야 비로소 구조를 고려한다. 판매자 입장을 전제로 상대적으로 보다 좋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 맞춰 절대적으로 좋은 것을 추구한다. 이것이 고객의 입장에 선 업무방식이다.


빵의 경우에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식품의 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맛과 신선도 면에서도 우수한 갓 구운 빵을 언제든 살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여기서 고객의 잠재적 니즈가 부상한다. 이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세븐일레븐 점포와 가급적 가까운 곳에 전용제조공장을 설치하고, 판매가 가장 활발한 시간에 맞춰 납품할 수 있도록 제조에서 배송까지의 전 공정을 완전히 새롭게 재조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는 세븐일레븐만을 위한 특별한 대응은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빵제조업자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존의 상식으로 불가능하다면 가능하게 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창업 이래 관철해온 우리의 방식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하겠습니다!" 나는 교섭현장에서 바로 결단을 내렸다. 독자적 기술을 가진 제빵제조업자를 찾아 각지에 전용공장을 만들고, <갓 구운 빵>의 판매개시를 차츰 전국으로 확대해나갔다. 그것이 지금은 세븐일레븐의 수익을 지탱하는 주력상품이 되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예전에 세븐일레븐에서 찹쌀주먹밥을 개발했을 때의 일이다. 매일 실시하는 임원 시식에 나온 찰밥을 한 입 먹어본 나는, 찰밥 본연의 맛이 아니라는 걸 알고 개발담당자에게 어떻게 만들었는가를 물었다.


대답은 밥과 동일한 생산과정을 거쳐 짓고 있다는 것이었다. 찰밥은 원래 찜통에 쪄내야 하는데 개발팀은 세븐일레븐 전용 도시락공장의 취사용 밥솥을 이용해 짓고 있었다. 그 때문에 물 높이와 불의 세기, 뜸 들이는 방법 등 여러 가지로 연구를 해봤지만, 전문점처럼 찰기가 있고 입에 착 달라붙으면서 몽실몽실한 찰밥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왜 찌지 않느냐고 묻자 세븐일레븐 전용 도시락공장에는 찜통으로 찌는 설비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팀은 수십 점에 달하는 전문점의 찰밥과 지방의 소문난 가게의 찰밥을 모아 연구를 거듭해왔기 때문에, 찰밥은 짓는 것이 아니라 쪄낸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장에 찌는 설비가 없다는 이유로 당장 갖춰져 있는 취사설비를 이용했다. 그것은 기존의 구조범위 내, 즉 판매자 입장에서의 발상이다.


고객은 편의점에서 사 먹는 찰밥이라도 찰밥 본연의 맛을 기대할 것이 분명하다. 고객의 니즈에 진정으로 대응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찰밥을 만들고자 했다면, 흰밥과 같은 밥솥에 찰밥을 짓겠다는 발상은 애당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찰밥은 찜통에 쪄야 한다. 나는 당장 제조방법의 변경을 지시했다. 찹쌀을 찌기 위해서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세븐일레븐 전용공장에 찰밥만을 위한 새로운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상당한 투자가 되겠지만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실행에 옮겼다.


찹쌀의 품종에서 씻는 법, 물에 담가두는 시간, 부속재료 선정 등등 모든 요소에 대해 다시 한 번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한 결과 새롭게 탄생한 찹쌀주먹밥은 발매와 동시에 대히트 상품이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인기상품의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판매자에게 불리한 일이라도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실행한다. 그것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업무방식이다. 비용이 들고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고객이 공감공명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다 보면 반드시 결실을 맺고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판매자 입장의 범위 안에서 열심히 하는 것과 고객의 입장에 맞춰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의미가 전혀 다르다.


만일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온다면, 그럴 때는 자기도 모르게 판매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가/중가/저가의 상품이 있으면 중가가 선택된다

가격설정도 고객의 심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곧잘 삼각김밥 100엔 세일을 한다. 160엔 미만의 삼각김밥이나 수제초밥을 전품 100엔에 판매하는 세일이다(160엔 이상의 상품은 전품 150엔에). 통상의 삼각김밥 판매가격은 예컨대 으깬연어알밥은 150엔, 홍연어나 매운 명태알은 136엔, 키슈난코매실은 110엔, 히다카다시마는 105엔으로 각기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100엔 세일 때의 할인율은 각각 다르다. 소금맛 삼각김밥은 원래가 100엔이기 때문에 할인이 전혀 없는데도 세일 때는 불티나게 팔린다.


삼각김밥처럼 소액상품의 경우 전품 20% 할인이라는 비율표시보다 전품 100엔 균일과 같은 금액표시가 전체 할인율은 낮아도 효과가 있다. 가격에 대한 고객의 반응도 경제적 논리와는 동떨어진 신기한 경우가 많다.


내가 자주 예로 드는 것은 깃털이불과 소고기다. 이토요카도에서 깃털이불을 취급했을 때 가격에 있어서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 처음 1만 8천 엔과 3만 8천 엔 두 종류를 나란히 놓고 판매했을 때는, 1만 8천 엔 상품이 잘 팔리고 3만 8천 엔의 고급상품은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한 단계 높은 가격인 5만 8천 엔의 상품을 함께 진열하자마자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즉 3만 8천 엔 상품이 제일 잘 팔리게 되고 전체 매출도 크게 증가하였다.


왜일까? 처음에 두 종류만 내놓았을 때 고객은 3만 8천 엔짜리 이불의 가치를 실감하지 못했다. 반면 1만 8천 엔 상품도 가격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느끼고 가격이 저렴한 쪽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단계 높은 5만 8천 엔 상품이 더해지자, 전체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5만 8천 엔짜리 이불은 역시 품질이 고급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고급이불일 필요는 없다. 3만 8천 엔짜리 이불은 5만 8천 엔짜리보다 질은 조금 떨어져도 1만 8천 엔 상품보다 이러이러한 점이 더 좋고 품질도 고급인데다 가격도 5만 8천 엔보다 싸다. 그렇다면 가장 저렴한 상품보다 가격은 좀 비싸도 품질과 가격 두 측면에서 납득할 수 있는 상품을 사자고 결정하게 된다.


즉 고객의 입장에서 고품질과 편의성 두 가지 좌표축으로 상품을 판단했을 때, 깃털이불도 가격대가 두 종류뿐이면 비싼 것의 고품질을 실감하지 못하고 가격의 편의성 쪽에 가치를 두게 된다. 하지만 거기에 보다 고액의 상품이 추가되어 세 종류가 진열되면, 3만 8천 엔 상품의 고품질 정도가 다른 상품과의 비교를 통해 실감이 되고, 고품질이면서도 가격의 편의성도 적당한 중간 가격의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소고기의 경우에도 100그램에 700엔 정도의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그 가격대만을 진열해두면 안 된다. 그러면 고객은 700엔이라는 가격을 비싸게 느껴 구매의욕을 잃게 된다. 하지만 500엔, 700엔, 1천 엔의 상품을 각각 구비해두면, 고객은 500엔짜리 소고기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700엔 쪽이 품질은 더 좋아 보이고, 700엔 상품이라면 1천 엔보다는 적당한 가격이라고 느껴 결국 700엔의 소고기를 선택하게 된다.


소고기도 700엔짜리만 진열되어 있으면 고품질도 편의성도 실감할 수 없다. 여기에 보다 고액의 상품과 보다 저렴한 상품을 추가하면 고기의 고품질과 가격의 편의성 두 측면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되고, 고품질 속에 편의성까지 더해진 중간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같은 깃털이불, 같은 소고기라도 상품구비와 가격 설정에 따라 가치의 느낌이 달라지고 판매방식도 전혀 달라진다. 그것이 바로 가격의 심리학이다.


다만 모순되어 보이면서도 일관되는 것은 선택의 정당성이다.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고객은 무엇을 사는가? 고객은 가치를 산다.


가격의 저렴함도 하나의 가치이긴 하지만, 저렴함만으로 뭔가를 사지는 않는다. 고객은 그 상품에 사야 할 가치가 있다고 납득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시키고자 한다.


깃털이불의 가격이 3만 8천 엔과 1만 8천 엔 두 종류뿐일 때는 싼 쪽을 선택할 사람도, 5만 8천 엔 상품이 선택권 안으로 들어오면 3만 8천 엔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분명 모순되어 보이지만, 구매자에게 어느 쪽이나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으면 더 이상은 모순이 아니다. 같은 상품을 여러 종류 진열해놓고 팔 때 중요한 것은, 고객이 가치를 비교하고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여 소비를 정당화할 수 있는 가격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구매스타일이란?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인터넷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토요카도와 같은 종합슈퍼마켓(General Merchandize Store)은 한때 식품과 의류품 그리고 가전제품 등 모든 종류의 상품을 구비해두고 적당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데 가치를 두었었다. 지금은 전문점이나 양판점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어 종합슈퍼마켓 업체들이 하나둘 경영파탄에 이르렀고,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이온과 이토요카도 같은 대규모기업도 실적이 침체기에 빠져있다.


백화점도 다채로운 상품을 취급하는 업태인데, 업계의 매출은 정점일 때인 1991년의 9조 7천억 엔에서 2012년에는 6조 1천억 엔으로 63%까지 축소되었다. 어느 백화점이나 같은 거래업자가 같은 상품을 가져와 진열하고, 매장은 단순한 장소대여점에 지나지 않았다. 차별성이 없고 전과 같은 가치가 더는 사라지고 없다.


그에 반해 지난 10년 동안 큰 성장을 보여준 것이 온라인통신 판매다. 최근 5년만 보더라도 2008년에는 시장규모가 6조 1천억 엔이었던 것이, 2012년에는 9조 5천억 엔으로 백화점을 능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터넷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을 제패한 자가 오프라인도 제패한다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의 움직임을 보면 그것이 이미 현실로 드러난다.


지금의소비자는 몸에 착용하는 의류조차도 아무 망설임 없이 온라인상에서 구입한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을 통해 맘에 든 상품정보를 발견하면, 매장을 찾아가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입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매장을 소유한 유통업계에서는 인터넷상에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매장에서의 구입을 촉구하는 방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내점객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왕성해졌다. 이것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O2O(Online to Offline)라고 부른다.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구입을 검토한 후 가격이 더 저렴한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쇼루밍(Showrooming)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법으로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상품을 발굴하여 인터넷상에서 실험적으로 판매한 후, 반응이 좋은 상품만을 엄선하여 매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고객이 가만히 앉아서 상품을 고르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에서보다 상품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 인터넷상에서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가에 대한 정보를 관찰하면, 매장에서 그 상품을 보다 폭넓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인터넷상에서 고객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하여 탄생한 참신한 신상품을 매장에서 새롭게 판매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가 증가하면 그만큼 매장에서는 판매가 감소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의 동향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인터넷에서 전략적인 마케팅을 충실하게 실행하고, 그 성과를 매장으로 확대해간다는 발상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옴니(OMNI)채널이라 하여, 소매업자나 제조업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든 채널을 연계해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새로운 소매업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쌍방의 채널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때 고객*판매자*미디어 관련 사업자 등등 다양한 당사자들을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은 틀림없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일 것이다. 그러므로 온라인을 제패한 자가 오프라인 유통도 제패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본격적인 인터넷시대가 도래하고 옴니채널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앞으로 소비자는 어떤 구매 행동을 하게 될까?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소비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구매스타일이 생겨날 것이 확실하다.


매장에서의 쇼핑일 경우, 직접 들고 갈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사고 싶은 것이 이것저것 많아도 일정량 이상은 살 수가 없다. 그럴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되어 있다면, 그러한 물리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얼마든지 쇼핑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어딘지 모르게 대립축을 이룬다고 보았지만, 쇼핑을 하는 것은 결국 같은 사람이므로 둘의 융합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바야흐로 매장 중심에서 인터넷 중심으로 유통의 근본적 구조가 변화하려 하고 있다.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매장에서 인터넷으로 크게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오프라인 세계에서 오래도록 일해 온 사람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인터넷슈퍼의 성공사례처럼 크나큰 전환일수록 꾸준한 노력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대의 전환기에는 먼저 지향할 방향을 정하고, 일단 새로운 일에 착수했다면 노력에 노력을 더할 일이다. 그러면 가열된 물이 끓는점에 도달하는 것처럼 어느 시점이 되면 반드시 폭발점에 도달하고 급기야 벽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하는 가운데, 소비자는 앞으로도 선택과 소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쪽으로 행동할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세계에서 얼마나 고객의 심리를 이해하는 기획과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것인가? 판매자로서 해야 할 일은 인터넷 사회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회를 위해 준비하는 세 장의 카드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할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정보를 수집해야 할까? 세븐골드도 황금식빵도 내가 발안한 것이다. 캐시백 캠페인이나 보상판매도 내가 낸 안건을 실행한 것들이다. 도시락, 삼각김밥, 면류, 어묵 등등 지금이야 편의점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진 상품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안했을 때도 그렇다.


나는 곧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딱히 의식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이렇다 할 것 없이 정보가 머릿속 어딘가의 낚싯바늘에 걸려있을 뿐이다.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를 켜놓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할 때 인상에 남아서 정보들이 무의식 속에 걸려있다. 사내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도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는 정보가 들려오는 가운데 이거다! 싶은 정보는 저절로 낚싯바늘에 걸린다.


누구라도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에 관한 정보는 무의식중에 받아들이고 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른 사람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보도 들어온다. 반대로 나의 경우는 연예계 이야기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에 들어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관심이 있는 일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히 낚싯바늘에 걸려든다.


히트제조기라 할 수 있는 겐토샤의 켄죠 토오루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가수인 고 히로미 씨의 저서로 100만 부가 넘는 밀리언셀러가 된 <대디>라는 책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계기에 관한 이야기다. 켄죠 씨는 고 씨와 10년 전부터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책을 낼 만한 테마를 좀처럼 찾지 못했고, 또 고 씨가 몇가지 테마를 제시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못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골프를 치는데, 고 씨가 이혼요구를 받아 많이 괴롭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켄죠 씨는 이거다!라고 직감하고 글을 씀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제안했다. 사흘 후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를 쓰겠다고 약속하였고, 그 후 고 씨는 책을 쓰는 동안 서서히 이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골프를 칠 때 그냥 지나치듯 한 이야기가 출판의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켄죠 씨는 트럼프게임에 비유해서 단 한 번 찾아 온 결정적인 카드의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켄죠 씨의 머릿속에 관심의 낚싯바늘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고 씨의 이야기가 딱 걸려든 것이다.


한편 작가로부터 결정적인 콘텐츠를 이끌어내기 위해 켄죠 씨는 편집자로서 항상 세 장의 카드를 준비해두고 있다가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 카드를 즉시 꺼내 든다고 한다. 예를 들어 켄죠 씨가 독립해서 겐토샤를 세웠을 때, 전부터 알고 지냈던 이시하라 신타로 씨가 일부러 누추한 사무실로 찾아와 내가 혹시 도울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격려의 인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켄죠 씨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이시하라 신타로 씨의 생애를 그린 사소설을 써달라며 세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꺼냈다. 이시하라 씨는 그때까지 다수의 소설을 썼지만 사소설은 한 편도 쓰지 않았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시하라 유지로라는 남동생의 이야기를 씀으로써 이시하라 신타로라는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것은 밀리언셀러 <동생(弟)>이라는 소설로 결실을 맺었다. 두 번째 카드는 또 다른 기회에 늙음을 테마로 한 집필을 의뢰하여, 그 역시 <늙어서야 비로소 인생>이라는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세 번째 카드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한다.


켄죠 씨는 작가와 마주할 때 테마를 정한 낚싯바늘 세 개를 미리 준비해둠으로써 다른 사람이 놓치기 쉬운 결정적인 기회를 내 것으로 낚아챈다.


우리는 판매자로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고객의 니즈를 발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칫하면 최첨단의 정보를 캐내야 한다거나 정보의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을 느끼기 쉽다. 그 결과 오히려 정보에 휘둘리기도 하고 정말 필요한 정보는 얻지 못하기도 한다. 혹은 평소 수많은 정보를 접하면서도 과거경험이나 상식에 얽매인 고정관념과 잘못된 신념 때문에 정말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 관련이 있는 모든 것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낚싯바늘을 얼마나 준비해둘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바늘 끝을 얼마나 날카롭게 갈아둘 것인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항상 내일의 고객은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라는 도전의욕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낚싯바늘이 된다. 문제의식도 도전의욕도 없으면 아무리 정보가 넘쳐나더라도 어떤 것도 낚을 수 없고 진정한 정보 또한 얻지 못한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