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리는 뇌

Decisions, Uncertainty, And The Brain

   
폴 W. 글림처(역자: 권춘오·이은주)
ǻ
일상이상
   
15000
2013�� 10��



■ 책 소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우리 뇌 속에서 어떤일이 벌어질까! 

세계 최고 신경경제학회인 신경경제학사회의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뉴욕대학 신경경제학교수로 재직 중인 폴 W. 글림처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쓴 신경경제학 입문서. 

선천적으로 인간의 두뇌는 단순한 패턴을 인지해 판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선사 시대의 인류가맹수를 피해 식량과 주거지를 찾아내고, 훗날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경 사회로 나아가도록 했다. 그러나 금융 시장에서는 패턴이 통하지 않는다. 금융시장에서는 투자를 아무리 신중히 한다 해도 예상치 않은 변수들이 개입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불확실한 금융 시장에서 패턴을 찾아내려고한다. 그래서 종종 손해를 보고 마는 것이다.

이처럼우리의 두뇌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데, 우리의 두뇌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데, 신경경제학은 우리의 이성과 감성이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고 있으므로, 경제주체인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목표를설정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고, 신문과 뉴스가 내놓은 정보들 중 올바른 것들만 선별하고 시장의 잡음을 무시하도록 할 것이며, 침착하고 인내심이강한 투자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 저자폴 W. 글림처(Paul W. Glimcher)
세계적인 신경경제학자이다. 프린스턴대학(PrincetonUniversity)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세계 최고 신경경제학회인 신경경제학사회(Society for Neuroeconomics)의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뉴욕대학(NewYork University) 신경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 책으로 미국출판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도서상을받았으며, 『Neuroeconomics』라는 책으로 올해의 사회과학도서상을 받았다. 또한 맥도넬재단(McDonnellFoundation)으로부터 ‘21세기의 학자(21st Century Schola)’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는『Neuroeconomics』『Decisions, Uncertainty and the Brain』 등이 있다.
■ 역자
이은주
 -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상상하라: 세계를 움직이는 30인이 바라본 한국의 미래』, 『윌리엄 오닐의 성장주 투자기술』『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통찰』『퀀트 30년의 기록:금융공학 천재 21인은 고백한다』『현명한 채권투자자』『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신성한 소 죽이기』『부동산 대공황:예고된 재앙 또 한 번의 기회』『워렌버핏 투자노트』『세일즈 프로모션은 왜 마케팅의 핵심인가』『코끼리를 잡는 계약과 협상 제안 전략』『변화는성공을 부른다』『정치 마케팅과 선거』『전략적 고객 관리의 7가지 핵심 원칙』『직장인의 심리상자』『신문으로 보는 세상』 외 다수가있다.

권춘오 - 동국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오마이뉴스’, 「동아비즈니스리뷰」「이코노믹리뷰」등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주)네오넷코리아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明日からは兵士』(PHP연구소), 옮긴 책으로 『세스 고딘보고서』『유능한 관리자의 비밀노트』『God is My CEO』『레모네이드』『의사결정 불변의 법칙』『지금부터 10년 글로벌트렌드』『실험경제학』『10년 후 부의 미래』『10년 후 일의 미래』 등이 있다.

■ 감수 한경동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공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문 연구분야는 실험경제학, 신경경제학, 미시경제학,공공경제학 등이며, 주요논문 및 지은 책으로는 『Economies with Public Projects: Theory andExperimental Evidence』『조세체계와 세제개혁』『선거와 시장경제』『기업합병과 조세』『경제구조조정을 위한 재정정책의 과제와방향』『정부조달과 반부패』 등이 있다.

■차례
들어가기 전에 - 신경경제학, 경제학이 뇌과학·심리학과 만났다
옮긴이의 말 - 통섭의 시대에 꼭 필요한 신개념경제학 

1. 뇌를 알아야 경제가 보인다 
2.오늘날의 신경생물학, 조건반사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3. 경제학, 인간의 행동과 뇌의 관계를 밝히다 
4. 진화, 확률그리고 경제학 
5. 확률, 가치 평가, 신경회로 
6. 불확실성과 게임 이론 
7. 의사결정을 내릴 때 뇌에서는 어떤 일이일어날까? 
8. 신경경제학, 경제학을 진화시키다 
9. 신경경제학,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돈 굴리는 뇌


들어가기 전에 - 신경경제학, 경제학이 뇌과학·심리학과 만났다

신경경제학은 인간의 두뇌활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신경경제학자들은 뇌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위험과 보상 사이를 어떻게 계산하여 선택에 이르는지 인간의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을 신경생물학적으로 접근한다. 신경경제학은 fMRI 같은 뇌영상 장치뿐만 아니라 뇌파, 호흡, 피부,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등 인체의 생리현상을 분석해 두뇌 활동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신경경제학은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내쉬균형을 발표한 존 내쉬(John Nash) 교수에게서 비롯되었다. 이후 내쉬의 후계자들은 인간이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는 원인을 찾기 위해 실험경제학(experimental economics)을 발전시켰고, 한걸음 더 나아가 신경경제학을 태동시켰다.


신경경제학은 아직 그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그것의 상업적 이용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신경경제학을 마케팅에 접목시킨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 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언제, 무슨 이유로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지를 파악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애틀랜타의 컨설팅업체 브라이트하우스(Bright House)는 최근 뉴로마케팅 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뇌파 반응을 MRI로 조사한다. 이 조사를 통해 기업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코카콜라(Coca-Cola)와 로레알(L Oreal), 나이키(Nike)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뉴로마케팅에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뉴로마케팅은 현재 가장 각광받는 최신 마케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뇌를 알아야 경제가 보인다

예측에 울고 웃는 인간

해마다 연말이면 경제 잡지들은 전문가들을 섭외해 내년의 증시 상황을 예측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경우는 평균 16퍼센트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2000년 4월에 나스닥은 9퍼센트 이상 하락해 3,321.29로 장을 마쳤다. 그러자 켐퍼 펀드(Kemper fund)의 로버트 프뢸리히(Robert Froelich)는 이번이야말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스닥은 2002년 10월까지 계속 하락해 1,114.11까지 떨어졌다. 금융 시장에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빗나갈 경우 우리에게 더욱 큰 실망을 안겨준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매번 전문가들의 예측에 귀를 기울이는 것일까? 과거의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천적으로 인간의 두뇌는 단순한 패턴을 인지해 판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선사 시대의 인류가 맹수를 피해 식량과 주거지를 찾아내고, 훗날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경 사회로 나아가도록 했다. 이처럼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일정한 패턴을 만들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금융 시장에서는 패턴이 통하지 않는다. 금융 시장에서는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고 투자를 아무리 신중히 한다 해도 예상치 않은 변수들이 개입될 수 있다. 금리 상승, 신제품의 실패, 정규 규제의 변화 등의 변수들 때문에 예측은 대개 빗나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불확실한 금융 시장에서 패턴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만큼 인간은 패턴에 집착하는 존재이다. 


우리의 두뇌는 여전히 금융 시장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패턴을 찾아내려 하고, 결론을 속단하며, 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할 때 단기적인 자료와 주위의 평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금융 시장에서 매번 울고 마는 것이다.


예측 중독에 사로잡히게 하는 도파민

신경과학자들은 실험실의 쥐들이 버튼을 누르면 뇌의 도파민을 분비하는 부위에 미세한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했다. 그러자 쥐들은 식음과 수면을 포기한 채 버튼만 쉬지 않고 눌렀다. 쥐들은 굶어죽더라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을 선호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큰 수익을 올렸던 사람은 과거의 경험과 비슷한 패턴을 발견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흥분을 느낀다. 주위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이 투자는 위험한 것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이러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직관과 감성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의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도파민이 분비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 투자를 하기에 앞서 자신의 직감과 예측이 정확한지 신중히 판단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도파민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이다.



진화, 확률 그리고 경제학

행동 생태학, 고전 경제학과 행동 생물학을 연계하다

1950년대 이후 행동 생태학자들은 동물들이 특이하게 행동하는 이유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들은 왜 영양분을 찾는 동물들이 한 가지 형태의 음식만 선택하는가를 알아보고 싶었다. 또 왜 짝을 찾는 동물들은 또 다른 개체가 아니라 한 가지 개체를 선택하는가를 알고 싶었다. 이러한 동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은 한 가지 전제를 세웠다. 동물들은 유전자가 확산되는 비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주어진 환경에서 효율적인 해결책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 전제였다. 그들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효율적인 해결책들은 오직 확률 이론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경제 이론들을 채택했다.


먹이 모형

그물 가운데에 조용히 앉아 있는 배고픈 거미를 상상해보자. 갑자기 집파리 한 마리가 거미집 가장자리에 걸려든다. 거미 다리의 진동 감지 신경들은 활성화되고 거미는 진동하는 거미줄을 축으로 돌아서면서 자리를 잡는다. 진동은 계속된다. 거미는 집파리를 마주할 때까지 진동하는 거미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 파리의 상이 거미의 망막으로 들어오면 거미는 파리를 거미줄로 감기 시작한다. 일단 먹잇감이 충분히 감기면 거미는 돌돌 말린 주머니를 뚫어 먹잇감을 용해시킨 후 흡수한다.


좀 더 지나서, 우리는 한 작은 초파리가 거미집을 건드리면서 진동을 일으키지만 이번엔 거미가 무시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때 초파리가 거미집을 건드릴 때마다 거미가 이것은 무시하면서 훨씬 더 큰 집파리만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이 거미를 다른 날 다른 환경 조건에서 관찰한다면, 특별한 무언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어떤 날들은 거미가 거미집을 건드리는 모든 초파리를 취하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집파리가 드물 때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거미가 초파리를 공격할 확률은 거미가 얼마나 자주 집파리를 마주하는가이다.


만일 우리가 행태론적 목표와 관련하여 이 관찰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거미는 충분히 먹을 만큼 얻어내려 하고 있기 때문에 집파리의 보급을 계산에 넣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 일을 해내야만 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러한 행동을 낳는 일련의 복잡한 반사신경 기제들을 고안해 낼 수 있다. 우리는 집파리 공격 반사신경이 활성화되는 비율이 초파리 공격 반사신경을 활성화하는 한계점을 제어했다고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신경계의 기능들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만일 거미가 잠자리가 흔한 날에는 집파리를 무시한다는 점을 우리가 발견했더라면, 이 관찰을 설명해주는 또 다른 복잡한 일련의 반사신경들을 상정해야만 했을 것이다.


포식 이론가들은 이러한 행동들은 단편적인 방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기 때문에 포식 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적의 포식은 무작위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세계에서 최소의 노력을 들여 최대의 에너지를 섭취하는 과정이다. 1970년대 워싱턴대학에 재직 중이던 에릭 차르노프의 공식은 가장 효율적인 포식 전략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것은 거미 같은 동물들이 먹이를 선택할 때 내리는 결정들을 이해하기 위한 수학적인 도구였다. 경제학에 바탕을 둔 최적 모형으로서, 단편적인 방식으로 행동을 설명하기보다는 모든 동물이 단일 프레임 안에서 생산하는 먹이 선택 행동을 묘사한 것이다.


먹이 모형 실험의 결론

먹이 모형 실험은 다른 여러 동물들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먹이 모형은 포식 동물이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을 정의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모형은 경제학의 도구들을 이용하고 있다. (접촉 빈도들의 형태를 띠는) 확률들과 (채산성의 형태를 띠는) 효용들은 먹이 모형과 결합되어 유기체의 특징을 밝히고 있다. 각각의 새가 작은 벌레들을 다루는 데 걸리는 시간, 큰 벌레들을 마주하는 빈도, 두 가지 먹이 형태들의 상관적 채산성은 모두 새들이 내리는 경제적인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새들은 두 가지 먹이 형태들의 상관적 채산성에 관한 나름의 추산을 갱신하기 위해 때때로 작은 벌레를 선택하곤 한다. 현실 세계에서 먹이의 가치들이 바뀌면 새들의 신경계는 이 사실을 인식한다. 결과적으로, 새들은 실험실 밖의 환경에서 큰 벌레가 자주 나타나지 않으면 때때로 작은 벌레들을 먹는다.



확률, 가치 평가, 신경회로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연구자들이 특정한 신경회로를 이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근 50여 년 동안 신경생리학자들은 두정엽(parietal lobe)의 역할을 규명하려고 노력했다. 대뇌 중심부의 후측에 위치한 두정엽은 후두엽의 전측이면서 측두엽의 상측에 위치한 피질 부위이다. 두정엽은 피부 감각을 받아들이며 시공간 정보 처리에 관여한다. 그런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두정엽이 감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마지막 연결 고리로 작용하는지, 아니면 운동 반응을 생성하는 첫 번째 관문인지에 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러한 논쟁을 뒤로 하고 나는 논쟁의 초점이 확률이나 가치 평가 같은 개념들에 다시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된다면 두정엽의 계산적 기능을 규명하려는 실험들이 좀 더 유익한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알아보겠다. 첫째, 두정엽에서 일어나는 감각 운동의 처리 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현대 생리학이 반사론에 기반을 둔 전통적 접근법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둘째, 일반적으로 두정엽과 관련한 생리학적 문제는 반사론과 같은 결정론적 이론만 다룰 수 있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나는 확률 이론과 가치 평가 이론 역시 이러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에 기반을 둔 이러한 접근법을 적용하면 뇌의 계산 구조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알 수 있다.


두정엽의 감각-운동 기능에 관한 연구가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알려면 우선 영장류 뇌에서의 시각 및 안구 운동 제어 회로부터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감각 영역과 운동 영역이 어떻게 연계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결론

반사적 행동론은 결정론적 수학이 구체화된 것이다. 이것은 순전히 결정론적인 관점에서 감각 운동을 설명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반사론은 허술한 이론이고, 반사론으로 설명하려고 한 행동 유형은 차라리 베이즈의 통계적 접근법으로 설명하는 편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결정론적인 속성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명백한 불확실성은 단지 인식론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는 우주의 모든 측면을 한 번에 꿰뚫을 수 있는 이른바 초지성(superintelligence)에게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확률론 같은 이론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라플라스는 원칙적으로 이 우주에는 확실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즉 비환원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왼쪽이나 오른쪽 응시를 스스로 선택하게 한 원숭이 실험에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우리는 데카르트의 인간에게는 무언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있다는 말처럼 원숭이가 자유 의지에 따라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하며 이 실험을 설계했다. 그리고 이 원숭이는 때로는 위쪽을 응시하고 때로는 아래쪽을 응시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원숭이한테서 나타난 예측 불가능성은 실은 최선이 아니라 차선적인 전략이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경제학적 이론에서는 이 명백한 예측 불가능성을 최적의 전략으로 모델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실험 장면에서 보여준 원숭이의 대응 행동은 자유 선택 과업에서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은 아니었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해보았듯이 영장류인 인간은 최적의 접근법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 즉 확률론에 근거한 접근법을 채택했다. 원숭이는 왼쪽을 응시할 확률과 왼쪽을 응시할 때 얻을 보상의 비율을 서로 대응시켰다. 그리고 최선이 아닌 차선의 행동 전략을 선택해 행동하기도 했다.


원숭이가 차선책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행동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연성 혹은 확률 이론에 입각해 행동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감각 운동 문제를 완벽하게 규명할 수 있다면, 결정론적인 반응 패턴을 나타내야 하는 상황에서 보인 원숭이의 이 같은 확률론적인 행동 패턴 또한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과 게임 이론

원숭이나 사람 등 영장류의 뇌 속 시각피질과 운동피질 사이에는 두정엽이 있다. 두정엽은 감각 영역도 아니고 운동과 관련한 영역도 아닌 그 중간, 그러니까 들어오는 정보를 더 많이 복잡하게 해석해 어떤 운동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결정하는 뇌 부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뇌의 복잡한 기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두정엽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두정엽은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적 동물인 우리 인간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영장류는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라 여러 개체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집단이므로, 그런 집단들의 뇌가 진화하는 과정에서는 분명히 복잡한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게임 이론에는 매칭 페니즈(100분의 1달러, matching pennies)라는 홀짝 게임이 있다. 예를 들면 A와 B 두 사람이 있는데, 각각 동전의 앞뒤를 고른다고 하자. 이 게임에서는 두 사람이 똑같은 쪽을 고르면 A가 이기고, 서로 다르면 B가 이긴다. 게임 이론은 이런 게임을 할 때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매칭 페니즈 게임에서는 A나 B나 두 사람 모두 앞과 뒤를 50퍼센트의 확률을 가지고서 선택한다. 그러나 실제로 홀짝을 할 때는 항상 홀 또는 짝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이 자신의 선택을 알아차린다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생동을 예측할 수 없도록 홀 또는 짝을 무작위로 선택해야 돈을 잃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 세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앞에서 동물의 행동을 진화의 산물로 인식한다면, 행동의 속성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생태학적 차원에서 행동의 목적을 생각해보자는 맥락에서 경제학과 행동생태학에 뿌리를 둔 접근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뇌가 확정적 행동을 산출하는 기제를 이해하려 할 때는 불확실한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추정하는 베이즈의 수학적 기법과 진화론적 관점에서 산출된 행동의 가치를 추정하는 효용 이론 등을 주요 도구로 삼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세상과 환경에 관해 완벽한 정보와 지식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고자 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접근법이다. 반사이론과 달리 경제학의 도구들은 외부 세계의 불확실성을 효율적으로 다루도록 설계돼 있다. 즉, 이러한 도구들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적의 행동 방침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게임 이론

고전 경제학 이론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행해지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정립된 것이다. 고전 경제학자와 확률론자들은 이 세계를 고정된 확률 분포로 설명할 수 있고, 확률 계산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주변 세계뿐 아니라 경쟁자의 불확실한 행동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제학 이론은 충분치 않다. 실제로 두 사람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행동과 상대방의 행동이 결합하여 역동적인 체계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1940년대에 프린스턴대학(Princeton University)의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은 고전 경제학의 이론이 지닌 이러한 한계에 관심을 가졌다. 폰 노이만은 프린스턴대학의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Oskar Morgenstern)과 함께 지성적인 두 경쟁자가 정반대되는 혹은 부분적으로 상반되는 목적으로 경쟁에 임했을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관한 수학적 이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실 세계에는 각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을 지닌 지적인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은 시장에서 소비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장조사와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영리한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쟁 기업의 예측을 무너뜨리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신차를 내놓거나 이색적인 광고 등을 선보여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게임 이론이 담아내려 했던 개념이 바로 이것이었다. 게임 이론은 지적인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유용한 방법론을 내놓고 있다.


최선의 전략은 불확정적인 혼합 전략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이 특히 관심을 보였던 것은 혼합 전략이 포함된 비협력적 제로섬 게임(zero-sum noncooperative games with mixed strategy solutions)이라고 하는 수학적 게임이었다.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의 제로섬 게임은 게임 이론의 기초가 됐다.


제로섬 게임에서는 한 게임 참여자가 이익을 얻으면 다른 참여자는 딱 그만큼의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게임자들의 이익과 손실을 합하면 항상 제로(0)가 된다. 이는 실제 경제 환경에서도 통용되는 논리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10퍼센트 상승했다면 다른 기업들은 10퍼센트 손해를 본 셈이 된다.


자신들의 상호 기대 효용을 극대화하려면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이 확신하게 할 수 없는 행동, 불확정적인 행동을 해야 상대방이 보기에 뻔한 행동은 절대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이 두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 두 사람 모두 이른바 불확정적인 혼합 전략(mixed strategy)을 채택해야 한다.



신경경제학,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보상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전전두피질

그렇다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신경경제학자들은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원숭이들이 주스를 많이 먹기 위해 얼마나 기다리는지를 알아본 것이다. 이 실험에서는 원숭이가 컴퓨터 화면만을 볼 수 있도록 머리를 고정시켰다. 그 다음에 원숭이 눈동자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원숭이로 하여금 처음에는 화면 가운데의 하얀색 점을 응시하도록 하다가, 양쪽에 새로운 점 두 개를 보여주면서 선택을 하도록 했다. 화면 가운데의 하얀색 점이 사라지는 순간에 화면 양쪽에 나타나는 녹색 점이나 빨간색 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 실험에서 원숭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보상을 해주었다. 원숭이가 녹색을 선택하면 사과 주스 두 방울을 먹였고, 빨간색을 선택하면 주스 세 방울을 먹였다. 이 실험을 하기 전에 원숭이는 목이 마른 상태였기 때문에, 주스를 빨리 먹고 싶었다. 이 실험이 수십 회 반복되자 원숭이들은 빨간색을 계속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실험에서 주스의 양과 시간에 변화를 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연구자들은 이 실험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 원숭이에게 녹색과 빨간색 점 둘레에 작은 노란색 점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녹색과 빨간색 점 둘레에 나타나는 노란색 점들이 하나씩 없어지게 했다. 원숭이가 녹색이나 빨간색 점을 선택한 다음에 노란색 점들이 하나씩 모두 없어지면 주스를 먹게 한 것이다. 당연히 노란색 점들은 녹색과 빨간색 점보다 더 많았기 때문에 원숭이들은 주스를 먹기 위해 이전의 실험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더 오래 기다리는 만큼 더 많은 주스를 먹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때 원숭이 뇌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lobe)의 뉴런들에 차이가 나타났다. 전전두피질의 뉴런들에서 주스의 양과 지연되는 시간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하고, 그로 인해 동물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노란색 점이 모두 사라지고 더 많은 주스를 먹게 된 원숭이들은 이 같은 경험을 기억했다. 노란색 점이 하나둘 사라질수록 전전두피질의 뉴런은 반응이 거세졌다. 이처럼 전전두피질은 보상의 양과 보상과 관련된 시간 등과 관련된 정보를 종합해 처리하는 데 관여하고 있었다. 두정엽과 마찬가지로 전전두피질도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신경경제학,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과거에는 인간의 지성을 판단할 때 지능지수(IQ)와 학력 등을 판단 잣대로 삼았다. 반면에 21세기에는 의사결정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뛰어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작 뉴턴은 과학자로서는 성공했지만 1720년 증권시장이 붕괴되자 큰 손해를 볼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실패했다. 천재 과학자 뉴턴은 수학과 과학과 관련된 기념비적인 법칙들을 내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는 실패하고 만 것이다. 한편, 해마다 연말이면 경제 잡지들은 전문가들을 섭외해 내년의 증시 상황을 예측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경우는 평균 16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들의 예측에 따라 주식을 사들인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을 막을 수는 없을까?


신경경제학자들은 뇌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위험과 보상 사이를 어떻게 계산하여 선택에 이르는지 다양한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신경생물학적으로 접근한다. 신경경제학은 fMRI 같은 뇌영상 장치뿐만 아니라 뇌파, 호흡, 피부,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등 인체의 생리현상을 분석해 무엇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탐구한다. 그렇다면 신경경제학을 이용해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인류의 기원이 어떤 것인지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고 있다. 우주에는 은하계와 블랙홀이 있고, 인류가 원숭이에서 진화해왔다는 주장에 반론을 펼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경경제학은 희망이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인간 대신 원숭이를 실험하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신경과학이 더욱 발전한 컴퓨터 기술과 생명공학과 연계되면 여러 한계들이 극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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