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기억을 잡아라

   
김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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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14500
2012�� 12��



■ 책 소개
브랜드는 기업이 소비자의머릿속에 심어놓은 ‘고정관념’이다. 그리하여 시장 리더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고정관념을 유지해야 하고, 후발주자는 리더가 만들어놓은 고정관념을깨야 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고정관념의 생성과 파괴’라는 측면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결국 기업이 소비자에게 새겨 넣은 브랜드에 대한기억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자, 기업은 어떻게 브랜드와 관련된 긍정적 경험들을 극대화하여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긍정적 고정관념을 심을수 있을까? 소비자의 기억을 잡기 위해서는 어떤 마케팅을 계획, 관리, 통제해야 할까? 

■ 저자 김지헌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취득하였으며, KT마케팅연구소(현,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브랜드전략 컨설팅 연구를 하였고, CJ제일제당에서 브랜드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하였다.현재 한림대학교 마케팅 교수로 재직 중이며, 브랜드 전략과 소비자행동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여 등 국내외 유명학술지에 논문들을 게재한 바 있다.2009년 한국고객만족경영학회 우수논문상, 2011년 한림대학교 강의우수상을 수상하였다. 

■ 차례
책을 읽기에 앞서 - 소비자는 어떻게 브랜드를기억하는가 
프롤로그 - 해인슈즈, 위기를 맞다 

제1부 기억네트워크란 무엇인가
01 고정관념과 확인편향
02 소비자가 알고 있는 지식의집합
03 긍정적 고정관념을 심어라
04 브랜더와 브랜든
05 브랜드 자산을 결정하는 것
06 고객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이유
07 기억네트워크란 무엇인가
08 기억네트워크를 통한 브랜드 관리 
3단계 프로세스 
김과장의 첫 번째 강의노트

제2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것인가 
- 브랜드나무 심기
09 세 가지 질문
10 무엇이 더 중요한가
11 어떤 브랜드 연상을 어떻게연결할 것인가
12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말하라
13 연상 강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라
14 독특한 연상 vs. 전형적연상
15 후발 브랜드의 성공 전략
16 소비자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17 브랜드 연상의 공명과 상호연결성
182차 브랜드 연상 활용법
19 제품이 아닌 친구로 인식하게 하라
20 브랜드 개성을 구축할 때 알아야 할 것 
21 광고 모델이부정적 2차 연상을 유발할 때 
22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는 진짜 이유 
김과장의 두 번째 강의노트

제3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것인가
- 브랜드나무 가꾸기
23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방법
24 커뮤니케이션 확장 전략의 몇 가지예
25 브랜드 컨셉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26 소비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집중하라
27 유사차별화를 한 제품을 선호하는이유
28 희소가치에 주목할 것
29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재미
30 브랜드 재포지셔닝이 필요한 순간
31기억네트워크로 위기를 극복하라
32 타이레놀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가 
김과장의 세 번째 강의노트

제4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것인가
- 브랜드나무 옮겨 심기
33 브랜드는 어떻게 확장되는가
34 브랜드확장에 대한 네 가지 질문
35구체적인 고정관념 vs. 추상적인 고정관념 
36 시장의 매력도를 분석하는 방법
37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38 함께 있을때 더 강해지는 것 
39 브랜드 일관성이 관건이다
40 애플이 자동차로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을까?
41 혁신적 성향의소비자를 공략하라
42 브랜드 확장 시 주의할 점 
김과장의 네 번째 강의 노트

-기억네트워크 관점의 전략적 브랜드 관리
-기억네트워크작성법
-전략적 브랜드 관리를 위한 질문과 대답

에필로그 - 해인슈즈, 브랜드를 런칭하다
참고문헌





소비자의 기억을 잡아라


제1부 기억네트워크란 무엇인가

소비자가 알고 있는 지식의 집합

여러분은 어떤 맥주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아사히 죽센 프리미엄 맥주를 특히 좋아합니다. 언젠가 무더운 여름날, 저는 일본에서 개최된 마케팅 학회에 발표자로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도쿄의 숨 막히는 더위와 싸우며 호텔로 향하는 길에 저는 편의점에서 금빛 캔맥주를 하나 샀습니다. 샤워를 한 후 캔 뚜껑을 따서 꿀꺽꿀꺽 단숨에 들이켰지요. 그때의 청량감과 부드러운 거품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맥주가 바로 아사히 죽센 프리미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맥주마다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그 맛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호가든은 향이 좋고, 하이네켄은 청량감이 뛰어나며, 기린 이치방은 목넘김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래리 퍼시 박사가 맥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실험결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6개의 맥주 브랜드들의 상표명을 노출한 채 각각의 맥주들을 마시게 한 후, 소비자들이 이 맥주들 간 맛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6개 맥주들이 모두 다른 맛을 가진 것으로 지각하여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다음 상표명을 노출하지 않은 채 동일한 실험을 한 번 더 수행하였습니다. 이때 흥미롭게도 소비자들은 색상이 확연히 다른 기네스 흑맥주를 제외한 5개의 맥주들 간 맛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5개의 맥주 맛이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그 차이는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수준, 즉 변화감지역 이하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맛의 차이를 잘 구분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표명을 노출한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맛의 차이를 구별하였던 것일까요? 그것은 상품명이 노출되면 그 상표에 대해 소비자들이 알고 있던 사전지식과 경험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머릿속에 떠올라 맛을 지각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맛이 아니라 경험이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아사히 죽센 프리미엄이라는 상표명을 볼 때마다 학회에서 발표를 마치고 돌아와 호텔에서 느꼈던 안도감과 성취감이 함께 떠올라 지금까지도 가장 맛있는 맥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브랜드가 무엇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아직 부족함을 느끼시는 분들을 위해 뉴코크 실패 사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뉴코크는 지난 100년 동안 코카콜라가 펩시콜라와 치른 콜라전쟁에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 평가받고 있지요.


1975년 펩시콜라는 펩시챌린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상표명을 가지고 콜라의 맛을 평가할 경우 코카콜라보다 펩시콜라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이용한 것이었지요. 펩시콜라는 코카콜라보다 톡 쏘는 맛은 덜하고 단맛이 강한데,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펩시콜라의 맛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텍사스에서 시작된 펩시챌린지 캠페인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위협을 느낀 코카콜라는 곧 단맛을 강화한 뉴코크를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무려 19만 명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보다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코카콜라는 뉴코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시장에 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부정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몇 달간의 매출하락을 경험한 코카콜라는 옛날 콜라를 코카콜라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했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보다 더 맛있다고 평가받았던 뉴코크가 시장에서 외면당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2004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심리학자 맥클루어와 동료들이 학술지 「뉴런」에 발표한 연구결과가 그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9세에서 50세에 이르는 67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실험을 하였습니다. fMRI는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활성화된 뇌의 부위를 보여줌으로써 피험자의 자극에 대한 생각과 감정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들은 먼저 피험자들에게 콜라의 상표명을 숨긴 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마시도록 한 후 fMRI의 결과를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두 브랜드 모두 복내측 전전두피질이라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달콤한 음식이나 즐거운 음악 같은 보상을 받을 때 반응하는 뇌의 부위입니다. 그런데 상표명을 노출한 후 동일한 실험을 반복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펩시콜라를 마실 때에는 이전 실험결과와 동일한 뇌 부위가 활성화된 반면, 코카콜라를 마실 때는 정서적 판단과 기억을 담당하는 중뇌와 해마가 함께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코카콜라가 단순한 음료수가 아니라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비밀스러운 제조공법에 담긴 신비스러움과 같은 정서적 의미를 담고 있는 브랜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컨대 코카콜라는 펩시콜라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 맛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코카콜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지식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였고, 그것이 뉴코크의 패인이 된 것입니다.


자, 이제 브랜드가 무엇인지 감을 잡으셨을 겁니다. 브랜드는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알고 있는 지식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특정 대상에 대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들은 새롭게 유입된 정보와 통합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편향된 해석을 하도록 유도하곤 합니다. 이때 제품과 관련된 지식들의 집합은 체계적인 구조물의 형태를 지니게 됩니다.


브랜드는 특정 제품에 대해 소비자의 머릿속에 구축된 지식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식구조는 브랜드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경험의 결과로 형성됩니다. 그러므로 기업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관련된 긍정적 경험들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계획, 관리, 통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고정관념을 형성시키고, 새롭게 유입되는 정보를 브랜드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제2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브랜드 개성을 구축할 때 알아야 할 것

브랜드 개성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자아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할 때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적 혜택을 제공하는 잠재적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자신의 자아이미지와 일치하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를 더 선호하게 되는데, 이를 자아일치성 이론이라고 합니다. 이 이론이 심리학에서 마케팅 분야로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는 브랜드의 전형적인 사용자 이미지와 소비자의 자아이미지가 일치할수록 해당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라고 정의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마케팅 분야의 연구들은 자아일치성을 좀 더 확장된 개념, 즉 전형적인 사용자 이미지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브랜드 개성)와 소비자 자아이미지의 일치 정도를 고려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아일치성 이론

최근 상징적 혜택을 이용한 브랜드 차별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자아일치성의 개념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아이미지는 단일 차원이 아닌 다차원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자아이미지는 현실적, 이상적, 사회적, 이상적 사회적, 자아이미지 등 총 4개 차원으로 구성됩니다.


이를 나이키 브랜드 지식구조에 적용해볼까요? 나이키의 브랜드 개성은 성공한, 강인한, 에너지 넘치는이었습니다. 현재 자신이 나이키의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자신을 잘 표현해주는 나이키를 선호할 것입니다(현실적 자아일치성). 또한 비록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향후 나이키가 가진 브랜드 개성을 갖기를 희망하는 소비자라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줄 나이키를 역시 선호할 것입니다(이상적 자아일치성).


소비자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남들이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와 나이키가 가진 브랜드 개성이 일치할 경우 나이키를 선호하게 됩니다(사회적 자아일치성). 향후 주위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희망하는 자아이미지와 나이키의 브랜드 개성이 일치할 경우에도 역시 나이키를 선호하게 됩니다. 즉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소극적이고 나약하다고 인식한다면 강인한, 에너지 넘치는이라는 브랜드 개성을 가진 나이키를 구매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이상적 사회적 자아일치성).


그렇다면 네 가지 자아일치성 중 어떤 것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줄까요?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쉽게 노출되는 제품의 경우에는 이상적 유형(이상적,  사회적)의 자아일치성이 구매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반면 잡지나 신문과 같이 상대적으로 타인에게 브랜드가 잘 노출되지 않는 제품의 경우에는 현실적 유형(현실적, 사회적)의 자아 일치성이 이상적 유형의 자아일치성보다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양의 소비자는 대체로 타인에게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야 한다는 집단주의적 사고를 하는 편입니다. 때문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남들을 의식하지 않는 개인주의적 사고를 하는 서양 소비자들에 비해 사회적 유형(사회적, 이상적 사회적)의 자아일치성이 비사회적 유형(현실적, 이상적)의 자아일치성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요컨대 브랜드 개성을 추구할 때는 브랜드가 소비되는 환경과 타깃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여 가장 효과적인 자아일치성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극대화하는 브랜드 개성을 활용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3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방법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일의 핵심은 인지도의 깊이와 폭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인지도의 깊이는 특정 상황에서 해당 브랜드를 얼마나 잘 떠올릴 수 있는가를, 인지도의 폭은 얼마나 다양한 상황에서 해당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음료수를 마시고 싶을 때 바로 코카콜라가 떠오른다면 인지도의 깊이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운동, 소풍, 외식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코카콜라를 떠올린다면 인지도의 폭이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지도의 깊이를 향상시키는 것은 브랜드 지식 구조에서 브랜드 노드와 기존 브랜드 연상들과의 링크(코카콜라와 음료수 간의 링크)를 강화하여 회상능력을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비해 인지도의 폭을 향상시키는 것은 구매 혹은 사용 상황과 관련된 새로운 연상들(운동, 소풍, 외식)을 추가하여 이들이 브랜드를 떠올리는 기억단서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지도의 깊이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향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커뮤니케이션을 지나치게 반복하다 보면 소비자가 싫증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지는 동일하게 유지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형식은 주기적으로 바꾸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0년 KT는 올레(olleh)가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을 추구하는 통신사라는 브랜드 연상을 강화하기 위해 다 그래를 뒤집어라라는 주제의 캠페인을 할머니 머리 편, 자장면 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하여 집행하였습니다.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음에도 소비자들의 패러디 광고가 인터넷에 자주 등장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의 깊이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1961년 동아제약이 출시하여 무려 173억 병(2012년 2월 기준)이 판매된 국민 피로회복제 박카스의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캠페인도 비슷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피로회복제로 사랑받는 박카스의 모습을 총 13편의 TV광고로 보여줌으로써, 피로할 땐 박카스라는 확고한 고정관념을 구축한 것입니다. 뒤이어 1999년에는 우리는 누군가의 박카스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피곤하고 지친 누군가의 힘이 되어주는 박카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는 기존의 메시지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감성을 전달하여 브랜드 인지도의 깊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네트워크로 위기를 극복하라

브랜드 나무를 키울 때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자라는 가지를 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의 기억네트워크에 부정적인 브랜드 연상이 유입되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장시간에 걸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할지라도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연상이 유입될 경우 빨간불이 켜집니다. 그 연상이 사실이든 루머이든 간에 브랜드를 순식간에 위기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9월 진로는 해양심층수로 만든 소주 J를 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J가 Japan을 의미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본자본 유입설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국민정서에 민감한 주류시장에서 이는 곧 브랜드 위기로 가는 지름길이 되었지요. 이에 진로는 발빠르게 근거 없는 악성루머라는 해명광고를 하였으며 소주병에는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86년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국민기업 진로,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 밖에도 KFC는 부리와 발이 없는 돌연변이 닭을 원료로 쓴다는 루머에, 맥도날드는 지렁이를 원료로 한 햄버거 패티를 사용한다는 루머에 각각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이처럼 근거 없는 루머들의 확산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3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포브스」가 선정한 5백대 기업의 약 10% 정도만이 이러한 악성루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다. 탄산수 브랜드인 페리에는 1994년 병 속에 벤젠이 유입된 것으로 밝혀진 후,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결국 극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초기대응이 미흡하여 판매량을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네슬레에 인수되고 말았으니까요.


소비자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긍정적 연상들과 불일치하는 부정적 연상이 유입될 경우, 일관성이론에 따라 기존 연상과 새로운 연상을 통합함으로써 불편한 심리상태를 해결하려는 동기를 갖는 편입니다. 이때 기업이 효과적으로 문제상황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연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통합되어 오랫동안 구축해온 브랜드 자산이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습니다.

 


제4부 기억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브랜드는 어떻게 확장되는가

요즘은 작은 텃밭을 가꾸며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서 식재료로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직접 길러 몸에 좋은 식재료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체험학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주말농장의 인기가 높아지는 모양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텃밭에 고구마를 키우기로 결정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일단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잘 자란 고구마의 모종을 얻어서 옮겨 심는 방법과 고구마 씨앗을 사다 밭에 직접 뿌리는 방법입니다.


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의 브랜드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의 잘 구축된 브랜드를 이용하는 방법(브랜드 확장)과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지요. 두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신제품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최근 브랜드 확장 전략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AC닐슨은 1997년에서 1984년까지 미국 슈퍼마켓에 출시된 신제품을 조사한 결과, 약 40%가 기존 브랜드를 확장한 제품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약 30년 전부터 브랜드 확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브랜드 확장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해주는 전략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풀무원은 두부를 시작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바른 먹거리라는 고정관념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강화해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풀무원이라는 브랜드가 모든 제품범주에서 성공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즉, 풀무원 김치 또는 풀무원 만두로의 확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겠지만 풀무원 아파트로의 확장은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위해서는 브랜드 확장의 유형과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조건 및 방법들을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인 확장과 영역 확장

브랜드 확장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동일한 제품범주 내에서 확장하는 라인 확장과 새로운 제품범주로 확장하는 영역 확장입니다.


라인 확장의 대표적인 예로는 코카콜라가 다이어트 코카콜라로 확장하는 것과 기아자동차의 K7승용차가 K5, K9으로 확장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라인 확장 중 다이어트 코카콜라와 같이 가격 수준의 변화가 거의 없는 제품으로 확장하는 것을 수평적 확장이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K7이 K5, K9와 같이 가격 수준의 변화가 큰 제품으로 확장하는 것을 수직적 확장이라고 합니다. 수직적 확장은 다시 K5와 같이 가격 수준이 낮은 제품으로 확장하는 하향 확장과 K9와 같이 가격 수준이 높은 제품으로 확장하는 상향 확장으로 구분됩니다.


이번에는 영역 확장의 대표적인 예를 살펴볼까요? 놀부보쌈이 놀부부대찌개로 확장한 것과 물 먹는 하마가 냄새 먹는 하마로 확장할 것이 그 예입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S가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으로 확장한 것,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스마트폰인 아이폰으로 확장한 것도 영역 확장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확장에 대한 네 가지 질문

브랜드 확장 전략은 기본 원칙들을 충실히 지킬 경우 신제품 출시 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2007년 하버드대학교의 존 거빌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신제품이 실패할 확률은 제품범주에 따라 40~90%에 이르며, 기존제품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혁신적인 제품의 경우에도 실패율이 47%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신제품이 살아남을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브랜드 전략과 관련해 알아볼까요? 전략 컨설팅 회사인 OC&C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제품을 출시할 때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할 경우 4년 이상 시장에 살아남은 브랜드는 약 30%에 불과한 반면, 브랜드를 확장할 경우에는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실패의 위험과 부담을 줄일 수 있으므로 기업들을 브랜드 확장 전략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브랜드 확장은 새로운 브랜드 네임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기존 브랜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신제품 수용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소비자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브랜드 홍보에 필요한 광고비용이 적게 듭니다. 확장 브랜드에 대한 광고가 모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선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확장하려는 제품범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식이 부족한 경우, 그리고 제품의 성능을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탐색재가 아니라 직접 사용해봐야 알 수 있는 경험재인 경우에는 브랜드 확장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보다 동일한 매출 수준을 달성하는 데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을 훨씬 적게 들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잠재적 위험

브랜드 확장 전략은 잠재적 위험 또한 적지 않습니다. 기존 제품과 별 차이가 없는 라인 확장은 자사 제품의 매출을 하락시킬 가능성(자기잠식)이 있으며, 유통업자들의 저항 때문에 유통 매장에 입점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형할인점에서는 제조업체별로 제한된 공간만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확장된 제품을 입점시키려면 기존 제품을 철수시켜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경쟁 브랜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을 방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경우에는 오히려 바람직한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선점적 자기잠식).


브랜드 확장에 실패할 경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모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피드백 효과) 기업 성과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의 경우 확인 편향으로 인해 부정적 피드백 효과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반대 성향의 고객에게는 그 효과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001년 매사추세츠대학교의 스와미나단 교수와 동료들은 확장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가 모브랜드에 미치는 피드백 효과를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연구 결과, 확장 브랜드의 영역이 모브랜드와 유사할 경우 확장 브랜드의 성공은 모브랜드에 대한 사전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확장 브랜드의 실패는 모브랜드에 대한 사전경험이 있는 경우에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확장 브랜드의 영역이 모브랜드와 유사하지 않은 경우는 어땠을까요? 이 경우 확장 브랜드의 성공은 모브랜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반면 확장 브랜드의 실패는 모브랜드에 대한 사전경험이 있는 경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다양한 동기에서 브랜드 확장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합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선도하고자 할 때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경쟁 브랜드의 시장진입에 대응하고자 할 때도 브랜드 확장에 대한 이슈는 제기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 확장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따라 브랜드 확장 시 거쳐야 할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다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확장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 네 가지 질문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모두 긍정적이라면 브랜드 확장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모브랜드가 브랜드 확장에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브랜드 확장을 시도할 제품범주가 충분히 매력적인가?

셋째, 확장할 제품범주가 기업의 비전 및 내부역량에 적합한가?

넷째, 소비자는 브랜드 확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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