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질리언스

   
삼정KPMG 경제연구원
ǻ
올림
   
15000
2016�� 03��



■ 책 소개

 

카오스(CHAOS)를 이기는 리질리언스(Resilience)

 

이 책은 세계와 한국 경제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시의적절한 이슈와 대안을 제시해온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지금 우리 기업들에 절실한 인사이트와 실천 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내놓은 ‘작품’이다. 상존하는 위기와 점증하는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고 있는 기업들이 무엇에 집중하여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를 풍부한 데이터와 현장 사례를 들어 다각도로 조명했다.

 

■ 저자 삼정KPMG 경제연구원 
회계/컨설팅 분야의 리더인 삼정KPMG의 싱크 탱크(think tank)다. 삼정KPMG는 전 세계 155 개국, 17만여 명의 전문가들이 근무하는 글로벌 회계 컨설팅사 KPMG의 Member Firm으로, 회계감사와 세무, M&A 자문 및 실사, 전략 및 혁신 컨설팅, IT 컨설팅, 리스크 매니지먼트, 국제무역 컨설팅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걸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국내 및 해외 시장에 대한 경제·산업·기업 전반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성공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KPMG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전 세계 KPMG 전문가들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기업의 글로벌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 차례
추천의 말 _생존과 성장의 유전자를 밝힌 책!
감사의 말 _기업의 리질리언스를 결정하는 힘
저자의 말 _카오스 시대, 무엇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가

 

1 지구는 지금 몇 시인가_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리스크
흔들리는 ‘세계는 하나’ _글로벌 정치환경
G2 리스크의 확산 _글로벌 경제환경
위기를 가중시키는 소득불균형의 심화 _글로벌 사회환경
기술은 발전하고 산업은 해체되고 _글로벌 기술환경
최저와 최고의 공존 _한국 경제와 불확실성

 

2 내일은 해가 뜰까_성장 패러다임의 전환
‘카오스’에 빠지다 _혼돈의 시대, 기업의 길
복잡성을 경영하라 _더 중요해진 위험 관리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_날로 발전하는 첨단기술의 영향
기민해야 산다 _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민첩성
더 이상의 경계는 없다 _개방 매커니즘과 컨버전스
시간이 필요한 경기 회복 _저성장 시대의 도래
불확실성은 제거될 수 없다! _카오스 시대를 돌파하는 경영 전략

 

3 지금, 우리 기업에 절실한 것은_카오스를 이기는 ‘리질리언스’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_왜 리질리언스인가
카우아이섬의 아이들 _심리학과 리질리언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_생존하는 기업의 비밀
신속하고 예리하게 파악하라 _환경 이해력
핵심 역량에 집중하라 _전략 수립력
위기에도 창조적으로, 유연하게 _목표 추진력

 

4 원하지 말고 나서라_미래예측과 인(認)·극(克)·행(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_미래예측의 어제와 오늘
정확히 알고 싶다 _미래예측 방법
알고, 이겨내고, 움직여라 _카오스에 빠진 기업의 3가지 성공 코드

 

5 알면 대응할 수 있다_인지력(認知力)
칼날의 날카로움, 화살의 신속함 _어떻게 알았을까
20세기에 21세기를 고민하다 _P&G
미래를 읽는 기술 _로열더치셸
자동차만 연구하지 않는다 _다임러의 연구소
버리고 취하다 _지멘스
언제나 미래를 위해 _IBM
우리는 인공지능을 꿈꾼다 _구글
시대를 이끌어가는 조직 _소프트뱅크
100년 앞을 내다보다 _알리바바
모빌리티 사회의 준비된 리더 _BMW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_한샘

 

6 무조건 이겨내야 한다_극복력(克復力)
핵심 역량, 목표의식, 그리고 상생의 회생 _어떻게 이겨냈을까
상생과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다 _토요타
오로지 장인정신으로 _올림푸스
옴니채널에 길이 있다 _메이시스
몰락의 위기에서 기회를 찾다 _후지필름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중국 시장을 잡다 _아모레퍼시픽

 

7 움직이는 자가 산다_행동력(行動力)
과감하게, 지속성과 균형성의 기반 _어떻게 행동했을까
1등이나 2등이 아니면 버려라 _GE
도전을 혁신으로 _아마존
농업 트랜스포메이션의 선구자 _존 디어
고속열차에서 신호체계로 _알스톰
문화기업으로 탈바꿈한 부동산기업 _완다그룹
의류기업에서 리튬전지기업으로의 대변환 _닝보산산
작은 기업의 해외 진출 _그루포 빔보
지속적 연구개발이 일구어낸 쾌거 _한미약품

 

8 100년 후_기업의 미래
사라지는 기업들 _단명 기업, 장수 기업
일류 기업은 장수할까? _기업의 진정한 가치, 영속성
집단지성 플랫폼을 건설하라 _영속성의 전제 조건
리질리언스가 있는가 _영속성의 필요 조건
리질리언스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_인·극·행의 발현을 위하여

 

맺는말 _저성장기를 돌파하는 힘




리질리언스


지구는 지금 몇 시인가_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리스크

흔들리는 세계는 하나_글로벌 정치환경

세계화의 추세는 1980년대 말 이후 탈냉전 시대를 맞이하여 본격화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냉전시대의 붕괴로 군사 및 이데올로기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세계화의 발판이 형성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세계를 위협하는 국가 이기주의의 힘겨루기

하지만 최근의 세계화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세계 질서의 중심이 미국에서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또한 높은 경제성장률과 교역량 증가로 세계 시장에서 신흥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도권 확보와 국익 극대화를 위해 세계 각국은 저마다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등 국가 간, 지역 간 힘겨루기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 영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주도권 다툼뿐 아니라 테러와 영토 분쟁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제 테러의 중심이었던 알카에다에 이어 최근에는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가 테러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이전의 이슬람 테러 조직과는 달리 IS는 스스로 국가라 칭하며 인력, 자금, 군사력까지 모두 갖춘 형태의 조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하는 등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며 국제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와 친서방 세력이 대립하는 새로운 냉전시대의 형국을 만들고 있다. 과거 구소련의 힘을 회복하려는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고립시켜 이를 견제하려는 서방 국가의 대립은 크림반도의 화약고처럼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위협이 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이 한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쿠릴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 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립, 북한의 핵 문제 역시 아시아의 갈등 요소다.


이처럼 세계 질서는 국가 간, 권역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가 이기주의가 팽배한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을 예의주시하지 않고 위험에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위기를 가중시키는 소득불균형의 심화_글로벌 사회환경

글로벌 경제는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분배 문제에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였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심해지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제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경제 불평등이 심화된 결과로 저소득층의 건강이 악화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면 경제 성장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위기 보고서 2015>를 통해 소득불균형 현상을 세계적인 위기의 하나로 분류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상위 1%에 속한 부유층은 지난 30년간 많은 부를 축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18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2년까지 상위 1% 계층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득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상위 1%의 소득이 전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1년 8%에서 2012년 19%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영국 또한 1981년 7%에서 2011년 13%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심지어 소득불균형 정도가 덜한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에서도 2012년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달했다.


OECD는 최근 소득불균형이 심화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부자감세 문제를 언급했다. 실제로 OECD 회원국들이 소득분위 최상위계층에 부과하는 세율은 1970년대 최고 70%에 육박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OECD는 지난 30년 동안 거의 모든 회원국들에서 실질 최고소득세율이 낮아졌으며, 상위 소득계층은 세금 감면으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서 소득불균형이 심화되어온 것이다.


불안한 미래를 경고하는 신호

소득불균형 문제는 신흥국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1980년 0.30이었으나 2013년 0.47을 기록해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45%에 달해 이미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수준을 넘어섰으며, 최고 수준인 미국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상위 소득계층은 미국과 유사하게 전체 소득에서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의 불균형이 고착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소득불균형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통화기금(IMF)은 빈부격차의 심화가 불안 심리를 조성하고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커져가는 빈부격차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와 최고의 공존_한국 경제와 불확실성

2015년의 한국 경제를 돌아보면 최저/최고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가 그중 하나다.


2015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수출이 환율의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1.75%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그런데 5월 하순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국내소비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호텔, 관광,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내수시장이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활기를 잃었다. 이에 한국은행이 2015년 6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50%로 인하했고, 이 가은 기준금리 2016년 1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리스크를 가중시키는 가계대출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계부채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채 주도의 경기부양책을 펼친 탓이 크다. 금융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면 내수시장이 살아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과 달리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는 내수 확대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말 1,019조 원이던 가계부채는 2014년 1,085조 원, 2015년 3분기에 1,166조 원으로 늘어났으며, 2016년 들어서 1,200조 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 변동에 취약한 가계대출 구조가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원금리 상환 부담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라 언제든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또한 연체 위험이 큰 다중채무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신용대출 증가율이 담보대출을 앞지르는 등 가계대출의 질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한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다.


2015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7%선에서 마무리되었다. 2016년에는 2%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이제는 모두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헤쳐나갈 새로운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짙어지는 안개 G2 리스크

현재 우리 경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G2 리스크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제13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최소 6.5%의 성장을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다수 해외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 가능성까지 있어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시계는 점점 더 흐려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가운데 2016년에도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른 환율전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G2 리스크의 안개가 짙어지면 글로벌 금융 시장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언제든 예측 불가의 상황에 빠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 역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대외 충격에 대비하여 경제의 체질 변화를 도모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 기업에 절실한 것은_카오스를 이기는 리질리언스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_왜 리질리언스인가

"오늘날 기업 생존의 비밀은 리질리언스(resilience)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란제리 굴라티(Ranjay Gulati) 교수느 2010년 출간한 그의 저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의 재구조화』에서 리질리언스를 갖춘 기업은 외부 환경이 좋지 않게 변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리질리언스는 "뛰어 제자리로 돌아간다 혹은 되튀어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용어로, 라틴어 resilio에서 유래했다. 즉, 어떤 충격이 가해져 변형이 되었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을 뜻한다. 리질리언스의 사전적 정의로는 회복탄력성, 충격으로부터의 회복력, 탄력성, 탄력 및 탄성, 되튀김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회복탄력성이 주로 쓰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회복탄력성이 리질리언스의 의미를 제대로 담고 있지 않다고 보고 리질리언스를 그대로 사용하려고 한다.


성장하는 조직의 원리

용수철에 압력이 가해지면 용수철이 압축되어 변형이 일어난다. 이후 압력이 사라지면 운동에너지로 변환되어 그 힘으로 다시 튀어 오르게 된다. 외부 충격 후에 본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탄성계수라고 하는데, 탄성계수가 작은 물질은 충격으로 변형이 일어난 다음에도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다. 하지만 용수철처럼 탄성계수가 높은 물질은 금세 본래 상태로 되돌아오며, 운동에너지로 바꾸어 튀어 오르기까지 한다.


물리학에서는 물질마다 일정한 탄성계수가 있어서 이를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하지만 개인이나 조직의 탄성계수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어떤 위기를 겪고 나서 조직의 경험치가 쌓이고 극복해내는 힘이 커지는 경우만 봐도 그렇다.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는 정도를 넘어 가속도가 붙으면서 조직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탄성계수가 큰, 즉 리질리언스가 높은 조직은 회복을 뛰어넘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며 도약할 수 있다.


노먼 가메지의 발견

리질리언스는 1961년 미국의 심리학자 노먼 가메지가 리질리언스 이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학문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게 되었다. 가메지는 정신분열증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의 정신질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문제없이 성장하는가를 연구한 끝에 아이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리질리언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심리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사회생태학, 위기 관리, 도시계획, 국제개발 및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질리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_생존하는 기업의 비밀

기업 조직에서도 리질리언스는 매우 중요하다. 급속한 세계화의 진행에 따라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이와 더불어 첨단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업들은 끊임없이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꼽은 저명한 사상가 100인 중 한 사람인 미래학자 자메스 카시오가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그대로다.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불안한 시장환경에서는 유연하고, 기민하게, 역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 살아남는다. 안정되어 보이는 시장에서도 기업은 갑작스럽거나 주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한 위협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리질리언스를 조직의 DNA에 내재한 기업이라면 어떤 환경 변화에도 적응하여 긍정적인 성과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어려운 상황을 성공적으로 견뎌낸 경험을 통해 리질리언스가 체화된 기업은 더욱 발전하여 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bounce back이 아닌 bounce forward로

그동안 조직연구에서 리질리언스 개념은 위기 관리나 재난 관리, 고신뢰조직, 긍정조직학 분야에서 주로 다루어졌다. 자연재해나 테러 등의 일시적 충격에 노출된 사회나 조직, 기업의 중요한 역량으로 리질리언스에 주목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직의 리질리언스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세계무역센터의 50개 층을 임차하고 있던 모건스탠리는 곧 몰락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평소 재난 대비 훈련을 해온 덕분에 약 32분 만에 백업사이트가 재개되고 사건 발생 24시간 후에는 본사를 제외한 전 세계의 모든 업무가 정상화되었다. 이와 같은 모건스탠리의 기적은 테러가 발생한 후에 어쩌다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미 구축해놓은 위기 관리 매뉴얼을 통해 준비된 결과였다. 이 일을 계기로 조직행동학에서 리질리언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다.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테러와 같은 충격만이 아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환경이 오히려 기업에는 더 크고 항시적인 위협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는 첨단기술에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춰야 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들은 오늘도 끝없는 경쟁을 벌이며 생존을 넘어 보다 큰 승리를 거두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질리언스는 고난과 역경의 충격이 닥친 후에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bounce back을 의미한다. 하지만 온갖 위험 요인들이 복잡하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위기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하여 이를 성장의 기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bounce forward하는 방향으로 리질리언스를 발휘해야 한다. 그런 기업만이 카오스의 현대사회에서 승자로 남을 수 있다.


기업의 리질리언스 요소

기업 조직에서 리질리언스는 2가지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물리학적 의미의 리질리언스다. 물리학에서 물질의 리질리언스는 외부힘에 의해 변형된 후 원래의 모양과 크기로 돌아오는 힘을 일컫는다. 마찬가지로 기업 조직의 리질리언스에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의 변화로부터 받은 조직의 피해를 다시 이전 상태로 되돌려놓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질리언스는 일정한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전략 또는 역량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두 번째는 회복을 넘어서 새로운 역량 개발로 다른 기회를 창출하는 확장된 의미의 리질리언스로, 생태학적 의미의 리질리언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확장된 의미의 리질리언스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역량을 토대로 위기를 맞았을 때 보다 빠른 속도로 이겨내고 오히려 퀀터점프를 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성장과 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리질리언스를 갖춘 기업 조직은 예상치 못한 도전 과제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전한다.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를 기회로 전환하여 성공적인 미래를 구축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2가지 역량을 통해 구축되는데, 하나는 현재 목표에 대한 성과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혁신이다. 결과적으로 리질리언스가 높은 조직은 혁신을 통해 복잡한 경제/경영 환경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게 된다. 기업이 변화를 인지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리질리언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요소에 집중해야 하는데, 바로 환경 이해력, 전략 수립력, 목표 추진력이다.


위기에도 창조적으로, 유연하게_목표 추진력

개인의 긍정력은 자신에 대한 낙관적 믿음을 통해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는 힘이다. 이것이 결국 높은 업무 성취도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긍정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문화가 직원들의 브로콜라주 능력을 키워 기업을 리질리언스가 높은 조직으로 이끈다. 브라콜라주는 우리말로 여러 가지 일에 손대기, 수리라는 의미로, 이를 수행하는 사람을 브리콜뢰르라고 일컫는다.


바람직한 기업문화는 직원들이 프로그래밍된 명령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표 추진력은 기업의 행동력으로 표현될 수 있다. 위기에 대응하는 혁신적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이 창조적이고 유연하게 사고하며 선제적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 환경 이해력, 전략 수립력, 목표 추진력을 통해 리질리언스를 높이게 된다. 이 3가지 요소를 통해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여 단순한 회복을 넘어 앞으로 전진하는 진화 능력을 내장하게 된다. 이러한 능력은 기업이 변화를 인지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변화 이후에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 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100년 후_기업의 미래

사라지는 기업들_단명 기업, 장수 기업

심리학에서 말하는 리질리언스는 사람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발전하는 것이다. 같은 위기라도 누군가는 극복하지 못해 쓰러지고, 다른 누군가는 거뜬히 극복하여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위기 때마다 이를 회피하고 과거에 안주하다가 사라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더 강해지고 장수하는 기업이 있다.


인간과 기업이 다른 점은 수명이다. 의식주의 개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는 있지만 생물학적인 한계로 태어날 때부터 죽음이 예고되어 있다. 반면 기업의 태생은 영속성을 전제로 하며, 생물학적 수명이 다로 존재하지 않는다. 삼국시대 백제인 유중광이 설립한 일본의 건축회사 곤고구미는 578년부터 현재까지 1,438년의 수명을 자랑한다. 프랑스 와인회사 샤토 드 굴랭 역시 100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영원불멸인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짧아지는 기업 수명

2015년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기업생멸 통계에 따르면, 신생 기업이 5년간 존속한 경우는 고작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2011)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27.3년이고, 중소 제조업체의 평균수명은 12.3년이다. 사람으로 치면 한창 일할 나이에 소멸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포브스>(2011)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에 불과하며, 세계 일류 기업이 70년간 유지될 확률은 고작 18%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추어(2010)의 조사 결과에서도 S&P 500 지수 편입 기업의 평균수명이 1990년 50년에서 2010년 15년으로 단축되었으며, 2020년에는 10년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 방정식을 다시 써라

기업의 평균수명 단축은 카오스 환경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복잡성의 증대와 ICT기술 발달에 따른 정보 이동 속도 증가로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이 위태롭다. 게다가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 추세에 따라 전통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요구받고 있다.


또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절대우위의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이 갑자기 출현하여 기존의 시장 질서를 재편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고수한 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기업은 전보다 더욱 빠르게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비참한 운명을 맞지 않으려면 영속성을 획득해야 한다.


집단지성 플랫폼을 건설하라_영속성의 전제 조건

집단지성은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가 1910년 그의 저서 『개미: 그들의 구조, 발달, 행동』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개미는 개체로는 미미한 존재이지만 집단의 협업을 통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흰개미들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집단의 힘으로 4m 높이의 거대한 개미집을 만든다. 휠러는 이러한 흰개미 집단을 초유기체라고 정의했다. 흰개미 각각이 지닌 능력의 총합을 훨씬 뛰어넘는 집단지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라는 저서에서 다양한 문제가 주어졌을 경우 한 개인이 집단보다 일관되게 나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집단은 집단 내부의 가장 우수한 개체보다 지능적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리병에 850개의 구슬을 넣고 개수가 몇 개인지를 알아맞히는 실험에서 전체 응답자들이 답변한 평균값은 871개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평균값보다 더 정확한 답을 내놓은 개인은 아무도 없었다.


초유기체의 지성

모든 것을 연결하는 ICT기술이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일개인이나 소수가 순간순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 하더라도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항상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으며, 기업의 영속성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늘날과 같은 카오스의 시대에 기업이 지속적인 혁신을 수행하며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흰개미 집단과 같은 초유기체의 집단지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개인의 지성과 영감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집단지성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리질리언스는 있는가_영속성의 필요 조건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황 같은 경기 변동에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동안 기업은 예측을 통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데이터를 축적해서 계량화하는 일에 몰두했다. 하지만 예측은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하지는 않다. 오히려 빗나간 예측으로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최근의 저유가를 예로 들어보자. 석유를 탐사하고 생산하는 기업은 유가에 따라 수익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2014년 국제에너지기구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 기관들은 유가 변동을 예측하면서 2015년 하반기에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2015년 말 유가는 2014년 하반기의 60달러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한 35달러에 거래되었다. 에너지 기관들의 예측에 의존했던 샘슨 리소스 등의 자원개발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했다. 2015년 4분기 미국에서만 최소 9곳의 기업이 파산했고,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치로 기록되었다.


회복을 넘어 도약으로

예측이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이며, 직관적으로나 확률적으로 조금 더 높은 가능성을 제시해줄 뿐이다. 위기는 항상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오므로 기업이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측을 어렵게 하는 복잡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불가측의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리질리언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카오스 시대에 기업이 미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전적 예측을 넘어서야 한다. 충격을 받기 전의 상태로 복귀하는 회복을 넘어서 한층 더 앞으로 도약해나가는 바운스 포워드의 방향으로 리질리언스가 발현되어야 한다. 사람은 다쳤을 때 수술을 받지만, 아물어가는 과정은 체내에서 작동하는 회복력의 기제에 의존한다. 체내에 이를 작동시키는 DNA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충격을 딛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리질리언스가 발현되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DNA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인/극/행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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