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야마구치 슈(역: 이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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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앤뷰
   
14000
2015�� 07��





■ 책 소개


왜 논리적 사고와 프레임워크를 배워도 높은 지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가?
지적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모든 것


지적 생산성을 위해서는 목적에 맞게 정보를 수집하고, 모은 정보를 분류하거나 조합하여 시사점과 통찰을 끌어내고, 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하거나 보고서로 정리하는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물론 이 프로세스 중 일부는 ‘사고의 기술’을 활용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적 생산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는 지적 생산 프로세스에 따라 지적 생산을 위한 ‘전략, 투입, 프로세싱, 산출’의 네 단계에 관해 설명하고, 각 단계에서 필요한 행동과 마음가짐에 관해 설명한다. 또 지적 생산의 질과 효율성을 중장기적으로 높이려면 지적 축척을 어떻게 두껍게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이 책은 지적 생산 프로세스 중 자신의 장단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줄 것이다.
 
■ 저자 야마구치 슈
1970년 도쿄 태생이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덴쓰(電通), 보스턴컨설팅그룹(The Boston Consulting Group), A. T. 커니(A. T. Kearney) 등을 거쳐 조직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헤이그룹(HayGroup)에서 일했다. 전문 분야는 이노베이션, 조직개발, 인재육성, 리더십, 경력개발 등이다. 저서로는 『구글을 이기는 광고 모델』『천직은 자고 기다려라』『세계에서 가장 혁신적 조직 만드는 법』『외국계 컨설팅 펌의 슬라이드 작성법』 등이 있다. 


■ 역자 이현미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한국통역번역주식회사에서 일어 번역, 교정, 편집 업무를 담당했다. 지멘스, 대한전선, 쌍용양회, 삼성물산, 삼성생명, 존슨앤존슨, 포드자동차 등과 일했으며, 주로 금융기업에서 의뢰한 금융 관련 서적과 생명보험사의 의학 관련 서적을 번역해 왔다. 그 외 복사기나 카메라 회사의 매뉴얼, 건강 관련 서적, 공증 서류 등 다수의 기업에서 의뢰한 서적과 자료를 번역하면서 일본어를 한국인이 가장 쉽게 이해하도록 번역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현재는 전문 번역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 차례
서문


CHAPTER 1. 지적 생산, 전략
CHAPTER 2. 지적 생산, 투입
CHAPTER 3. 지적 생산, 프로세싱
CHAPTER 4. 지적 생산, 산출
CHAPTER 5. 적층 지식 축적 전략


맺음말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지적 생산, 전략

고객의 지식과 차별화하라

여러분은 지적 생산 과정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어디에 손을 대는가? 아마 대부분 사람은 사내에서 자료를 모으거나 서점에서 관련 서적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아니면 재빨리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 일반적인 학교 교육을 받고, 사회인이 되어 어느 정도 지적 생산을 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답은 잘못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정보 수집이 아니다. 생각과 달리 정보 수집은 더 뒤로 미뤄야 한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것은 지적 생산 전략 수립이다. 어떤 지적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 지적 생산 전체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확실하게 해두기로 하자. 먼저, 우리가 지적 생산을 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대가가 따른다. 이것은 모든 화이트칼라(white color)에게 해당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들은 지적 산출물이라는 제품을 생산해 누군가에게 파는 것이며, 넓은 의미로는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그렇다. 차별화다. 자신의 지적 산출물을 어떻게 다른 산출물과 차별화할 것인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차별화라고 하면 비교와 경쟁을 통한 차별화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적 생산에서는 고객의 지식과의 차별화가 가장 큰 과제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이란 지적 산출물의 수요자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미에서 고객인 거래처에 더해 지적 생산물의 요구자인 상사나 타부서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이 책에서 내가 고객이라고 할 때는 거래처를 포함한 지적 산출물의 수요자가 되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지적 생산에서 차별화 대상은 그 무엇보다 고객이 이미 보유한 지식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기대치가 어긋나면 바로 조정하라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갭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좁히기 어렵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기대치와 현실 사이에 갭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리스크를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이라면 이미 지적한 대로 고객과 제약 조건을 조정해야 할 것이고, 만일 이미 시작되었다면 이대로 가면 납품기일까지 요구하는 품질의 산출물을 생산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고객과 마주해 납품기일을 연장해야 할지, 자원을 늘릴지, 예산을 늘릴지를 상담해야 한다.


이런 경우 분명히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그래서 모두 이를 회피하려고 일을 뒤로 미룬다. 그리고 결국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다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다. 괴로운 심정은 알겠지만, 상황이 나쁠수록 빨리 위험 신호를 보내야 한다. 상사나 고객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 때야말로 사실은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자신을 타일러야 한다.


상담할 때는 납품기일, 품질, 비용의 세 가지 요소 중 타협 가능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산출물의 품질을 낮출 수 있는가? 납품기일을 뒤로 미룰 수 있는가? 다른 프로젝트의 예산이나 인력을 이 프로젝트로 돌릴 수는 없는가? 이처럼 세 가지 논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물론 골치 아픈 이런 논쟁을 거듭하더라도 대부분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상황은 알겠지만 어쨌든 일단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된다고 해서 헛수고는 아니다. 왜냐하면, 기대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타협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적 생산의 초기 단계에서 경고 사인을 보낸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초기 단계에서 원하는 품질의 산출물이 납품기일까지 완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경고를 받은 상대방이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이 대처할 장치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이는 "납품기일에 산출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납품기일이 너무 빠듯하여 두 손 들었어!"라는 상황보다는 훨씬 고객의 처지에서 대처하기 쉽다. 이런 상황은 흔히 잘못해 반대로 생각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지적 생산에서 실패는 어디까지나 고객의 기대치와 실제 산출물의 갭의 크기로 결정된다. 즉, 지적 생산에서 문젯거리가 하나든 둘이든 기대치와 산출물의 갭의 크기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지적 산출물의 품질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수요자의 기대와 품질이 일치하고,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이해하면 이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고객이나 상사가 보기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마감일이 임박하여 "이대로라면 납품기일까지 산출물을 내기 힘들다"라고 하면 매우 곤란해진다. 지적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은 고객의 기대치와 예측되는 품질의 갭에 대해 항상 유념해야 한다.



지적 생산, 투입

질문은 종이에 적어라

이제부터는 좋은 질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종이에 쓰는 것이다. "뭐라고? 그것이 전부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그것만으로도 질문의 품질은 상당히 높아진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상적인 일이나 생활에서 어미(語尾)를 모호하게 하여 분명한 질문으로 끝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질문은 논리 형식을 담아내는 것이므로 좋은 논리 형식을 갖추지 못하면 좋은 질문을 만들 수 없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자. 아래와 같은 질문을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 보라.


· "해당 사업의 매출이 최근 몇 년 동안 정체되는 상황에 이른 것은 무엇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까?"

· "중기적으로 성장이 예측되는 시장에서 굳이 성장을 저해하는 리스크 요인을 생각한다면 어떤 점을 언급할 수 있습니까?"

· "지난주 토요일, 20~23시에 몇 번이나 휴대전화로 전화해도 받지 않았는데 당신은 그때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어떤가? 조금은 비인간적인 느낌이 들고 마치 컴퓨터가 질문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느냐면 우리는 일상에서 질문을 마지막까지 명확하게 끝맺지 않고 도중에 질문받는 사람에게 느슨하게 바통을 넘겨 어미를 싹 없애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 수집에 있어 인터뷰는 앞서 설명한 대로 지적 생산 활동 전반부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병목현상 요소이므로, 모처럼 얻은 기회를 모호한 질문과 핵심에서 어긋난 답변을 주고받는 의미 없는 시간으로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적 생산의 전문가라면 명확하게 하고 싶은 논점이 분명해야 하고, 질문을 명확하게 어미까지 다 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질문을 종이에 적는 것이 효과적이다.


핵심은 일차 정보에 있다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했지만, 명확히 감이 오지 않는다." 고객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일차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일차 정보는 기사나 서적 등에서 얻은 남의 손을 빌려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말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적 생산을 의뢰한 고객은 이미 다양한 정보를 거듭 검토한 경우도 많다. 이는 바꿔 말하면 우리가 부랴부랴 입수한 자료와 서적을 대충 훑어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만약 고객이 어느 정도 이차 정보를 얻었다고 하면,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일차 정보인 현장 관찰이나 당사자 인터뷰 등의 직접적인 정보를 필요하게 된다. 지적 생산의 프로세스에서 일반적으로 각종 자료와 서적을 읽으면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되기 쉽다. 하지만 이 정보원에서 정말로 획기적인 힌트를 얻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질 좋은 일차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지는 지적 생산의 품질과 관련된 문제이다.


만약 독자 여러분이 다른 사람이 알아내지 못한 일차 정보를 얻었다고 하면 최소한의 정보 처리만으로 지적 산출물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이는 상대가 모르는 일차 정보를 수집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을 유발하는 접근법이다. 이것이 상대방에게 영향력이 큰 지적 산출물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한 가지는 고객이 이미 알고 있는 이차 정보를 세밀하게 조합하여 정보를 처리하고 통찰을 얻는 접근법이다. 이 두 가지 방식 중 어느 쪽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더 쉬운 방법인지는 논할 필요도 없다. 첫 번째 접근법이 훨씬 쉽다. 이차 정보를 조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려고 하면 고도의 프로세싱이 요구된다. 반면 가치 있는 일차 정보를 입수하면 지적 생산의 초년생이라도 그것만으로 획기적인 지적 산출물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일차 정보와 이차 정보를 균형 있게 수집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어찌하여 당신은 타인의 보고만 믿고 자신의 눈으로 관찰하거나 보려 하지 않았던가?"

-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의 「천문대화(天文對話)」중에서



지적 생산, 프로세싱

생각과 고민은 혼동하지 마라

정보를 나름대로 수집했는데도 답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 빠지면 많은 사람은 모은 자료를 뒤적이거나 바라보며 태평하게 시간을 보내기 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답이 퍼뜩 떠오르지도 않는다. 판단에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정보를 나름대로 모았는데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문제 대부분은 질문 방법이나 정보 수집 방법에 있으며 사고력이나 사고의 양적인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고도의 지적 생산을 하는데 반드시 고도의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비즈니스 세계의 지적 생산에만 국한한다면 중학교를 보통 성적으로 졸업한 정도의 사고력만 있으면 대개의 상황에서 충분히 질 높은 지적 산출물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이 한 시간 정도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그것이 사고력이나 사고의 양적 문제가 아니라, 틀림없이 질문 방법이나 정보 수집 방법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생각하다라는 행위와 고민하다라는 행위를 혼동한다. 흔히 "온종일 생각했지만 잘 모르겠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생각한 것이 아니라 고민한 것이다. 철학이나 논리학 분야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한 사람이면 몰라도 보통 사람에게 온종일 생각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히토쓰바시대학(一橋大學)의 학장을 역임한 역사가 아베 긴야(阿部謹也)는 저서 『역사가의 자화상』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학생이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떤 상태를 생각한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을 나는 무엇을 생각한다는 것은 순간적인 일이라고 여기며, 한 시간이나 생각하는 일은 생각하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생각하는 중이라고 하면 그런대로 괜찮지만, 고민하는 중일 때는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지적 생산 프로세스가 진전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생각하는 것과 고민하는 것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겠는가? 이 문제는 상당히 감각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확정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손이 움직이지 않으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생각하는 일이 뇌 속에서 완결되는 완전히 이지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지적 생산 프로세스의 대부분은 손을 통해 이뤄진다. 종이나 화이트보드를 최대한 활용해 작업하는 것이 프로세싱 단계이므로 여기서 손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적 생산에서 프로세싱은 수집한 정보로부터 시사점이나 통찰을 끌어내고 최종적으로 행동에 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생각한다는 것은 모은 정보에서 시사점이나 통찰을 메시지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따라서 한 시간 이상이 걸려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 때는 이미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판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점은 정보로부터 시사점을, 시사점으로부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끌어내는 지적 생산 프로세스가 벽에 부딪혀 진행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이미 고민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는 더 고민해도 프로세스가 진전되지 않는다. 한 시간이 지나도 손이 움직이지 않거나 메시지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머리를 계속 벽에 박는 무모한 행동을 멈추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자.


길게 생각하지 말고 여러 번 생각하라

투입한 정보를 토대로 정리하고 구조화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씨름해도 당장 어느 한 가지도 떠오르지 않는 일은 다반사다. 이때는 오랜 시간 같은 문제를 계속 생각하지 말고 단시간에 때와 장소를 바꾸어 몇 번이고 생각을 반복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단시간은 실제로 몇십 초에서 길어야 5~6분 정도를 말한다.


자연과학이나 철학의 문제라면 모르지만, 비즈니스 문제는 몇 시간을 계속 생각해도 해결책이 서지 않는다면 생각하는 각도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 빠지면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다른 접근법을 여러 가지로 시도하면 좋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지 5분 정도의 사고를 시간과 장보를 바꾸어 반복한다는 점이다. 지적 생산의 총량이 결국 사고의 총량에 비례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사고의 총량은 생각하는 시간의 합이라기보다 사고하는 횟수의 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내 견해다.



지적 생산, 산출

무엇을, 왜, 어떻게, 셋을 종합하라

프로세싱을 거친 정보는 최종적으로 산출하여 정리되고 발주자에게 납품된다. 이때 산출물이 무엇을, 왜, 어떻게의 세 요소를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무엇을은 해야 할 일이고, 왜는 그 이유이며, 어떻게는 구체적인 방법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어느 하나가 빠졌다면 지적 산출물은 불완전한 것이다.


먼저 무엇을은 지적 산출물의 고객이 궁극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이다. 모든 지적 산출물은 최종적으로 행동의 제안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 무엇을은 곧 행동의 제안이 된다. 다음으로 왜는 해야 할 일에 대한 이유이다. 왜 이 행동을 해야 하는가, 그것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그것을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를 나타내야 한다.


모든 지적 산출물은 사실, 시사점과 통찰, 행동의 제안이라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했다. 이러한 분류에 따라 왜는 사실과 사실에서 얻은 시사점이나 통찰로 구성된다. 이 정보들이 제시하는 기회를 얻거나, 아니면 위협을 피하는 행동으로 해야 할 일은 제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떻게는 무엇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된다. 무엇을 실행하기 위해 지금 여기에서 누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가?를 정리한 것이 어떻게이다. 여기에서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일이 중요한 요건이 된다. 구체적은 발주자가 별다른 해석 없이 해야 할 행동이 제시된다는 의미이고, 실행 가능한은 실행 안이 추진자의 능력이나 다른 제약 조건 때문에 실행할 수 없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위와 같은 세 가지가 종합되어야 마침내 지적 산출물은 완결된다. 잘 생각해보면 비즈니스만이 아니라 뛰어난 지적 산출물 대부분이 위의 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자. 먼저 무엇을은 직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고 제안한다. 다음으로 왜는 과학적 증거를 인용하여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빙하의 후퇴나 남극의 빙산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대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이나 기상이변과 같은 파멸적인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어떻게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들어 제시하고 있다.


물론 영화나 서적의 내용이 앞서 말한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구성 요소의 순서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하는 논점은 나중에 다시 거론하겠지만, 구성 요소로서 앞서 말한 무엇을, 왜, 어떻게는 완벽하게 꼭 들어맞도록 연결하고 종합해야 비로소 지적 산출물이 된다.


질문에 답하지 말고 다시 질문하라

질문에 답하지 마라고 하면 놀랄지 모르지만, 나는 자주 그렇게 충고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특히 수요자가 질문할 때는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질문인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의 질문은 질문이라는 이름을 빌려 반대 의견이나 염려를 표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완벽한 지적 산출물이라면 고객에게서 나와야 하는 것은 감탄사와 감사의 말이지 질문은 아니다.


만약 질문이 나온다면 그것은 지적 산출물에 결함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질문이 나올 때는 반대로 그 질문의 배후에 숨은 진짜 의미를 알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그 질문이 어떤 결함을 지적하고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잘못된 질문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고객 : "이 기간에 이 정도 분량의 샘플을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 자신 : "정보는 충분히 수집되었고 시간적으로도 문제가 없어 괜찮습니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이 수요자의 염려에 관해 확인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 고객 : "이 기간에 이 정도 분량의 샘플을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 자신 : "정보는 충분히 수집되었고 시간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데, 어떤 점이 염려되십니까?"


전자처럼 대응하면 수요자는 모처럼 떠올린 좋은 아이디어나 염려에 대해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는 투입 부분에서 설명한 질문의 힘과 연결되는 일로,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반대로 다시 질문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질문을 받은 경우, 정말로 모르는 언어의 의미를 확인하는 순수한 질문이 아닌 한,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질문의 이름을 빌린 반론이라고 생각하고 그 반론을 파악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적층 지식 축적 전략

읽고 싶은 책만 읽어라

독서 목록을 기계처럼 소화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결국 지식이 자기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실제로 저질렀던 사람이 바로 십 년 전의 나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즈니스 스쿨을 거치지 않고 컨설팅 회사로 바로 입사했다는 열등감이 있었던 모양이다. 경영학 전반의 기본 교과서 목록을 작성하고 2년 동안 전부 독파해버리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짓을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엄청난 실패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용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읽은 책의 목록이 지금도 남아 있다. 참으로 지긋지긋한 목록이다. 기억하는 내용은 겨우 10% 정도이고, 읽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책도 있다. 어쩌면 읽는 분량이 내가 읽은 분량의 20% 정도였다 해도 80%의 효과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필독서 100선이라든가 ○○○가 신입생에게 추천하는 도서와 같은 추천도서가 있는데, 내 경험으로는 목록 순서대로 무작정 읽어나가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 흥미롭다고 생각할지는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책 목록과 같은 것은 그것을 선택한 사람이 흥미롭다고 생각하여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처지에서 그 문맥을 공유할 수 없다면 그 책을 흥미롭다고 여길지는 모를 일이다. 아무리 대량으로 투입해도 정착 비율이 낮다면 두꺼운 지식은 축적될 수 없다.


"식욕을 잃어 억지로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욕망이 수반되지 않는 공부는 기억을 훼손하며, 기억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억을 보존하지 않는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l)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수기」 중에서


이질감을 단서로 세계를 이해하라

이것은 문화인류학뿐만 아니라 철학과 공학에서도 미묘한 위화감이 수많은 비연속적인 진화의 동기가 되어 왔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행운의 발견과 발명이 이뤄진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 세렌디피티에서 공통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순간적인 이질감이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예가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의 페니실린의 발견이다. 어느 날 플레밍은 세균을 배양하고 있는 샬레(Schale) 속에 곰팡이가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작업 중에 곰팡이가 혼입되는 초보적인 실수였다. "이런, 맙소사!" 하는 수 없이 그 샬레를 버리려는 순간, 문득 이상한 점이 보였다. 곰팡이 주위에만 하얀 세균 층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플레밍은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어쩌면 곰팡이에서 세균의 성장을 방해하는 물질이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날부터 플레밍은 곰팡이를 상세하게 연구하여 마침내 오늘날 우리가 페니실린이라고 부르는 화학물질의 정체를 밝혀냈다. 이는 플레밍의 미묘한 이질감이 결핵을 비롯한 질병의 특효약 개발로 이어져 수만 명, 아니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묘한 이질감은 학습의 큰 계기가 된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이질감을 포착하여 새로운 깨달음이나 학습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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