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홍사장의 수출 마케팅 비법!
알기 쉽고, 재미있고, 쏙쏙 머리에 박히는, 무역실무를 위한 생생한 길라잡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관록이 묻어나는 무역 실무서다. ‘필맥스’ 자체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수출하고 맨발신발을 수입하면서 쌓아온 노하우 덕분에 수많은 사례를 이론과 접목하여 생생하게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수출을 잘하려면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살아있는 지식만큼 대단한 것은 없다. 대인 업무와 무역 마케팅의 경우 4년 동안 이론서에서 배운 것보다 직접 보고 듣고 고민한 1년이 낫다고 할 만큼 무역은 경험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그런 면에서 머리말에서도 저자가 적어놓았듯, ‘항상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중소기업 처지에서 만들어본 무역 마케팅 사례집’인 이 책은 무역에 관심을 둔 독자에게 유익하다. 특히 해외마케팅을 담당해야 하는 임원이나 담당자에게 매우 유용한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책 쓰는 사장으로서 무역 현장에 꼭 필요한 정보를 능숙한 솜씨로 전달해준 덕분에, 초보자에게도 흥미로운 무역 입문서가 되었다.
■ 저자 홍재화
중앙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무역진흥공사에 있었고, 무역회사를 경영하고, 무역 책을 냈다. Feelmax(필맥스) 자체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수출하고, 맨발신발을 수입한다. 현재 무역에 대한 아이디어와 동기부여를 7,000여 명의 무역카페 회원들과 나누고 있다. 그동안 겪었던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좀 더 다양한 품목을 수출입하는 자기 이름의 전문무역상사도 준비하고 있다.
『박람회와 마케팅』『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홍사장의 책읽기』『CEO 경영의 서재를 훔치다』『결국 사장이 문제다』『책 읽고 경영에 바로 써먹기』 등 여러 권의 책을 냈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장사를 잘하기 위해서 기를 쓰고 읽다 보니 책을 쓰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을 즐긴다.
■ 차례
머리말
1장 수출 어렵지 않다
한국은 좁고 세계는 넓다|영문 홈페이지와 무역사절단으로 시작하자|한국에서 팔았으면 해외에서도 팔 수 있다| 소액 수출도 있다
2장 중소기업의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
우연성을 감안해야 한다|적응성을 중시해야 한다|파트너에게 전략을 보여주자
3장 실무진의 준비사항
왜 수출하려고 하는지 알자|전 세계의 사건은 내 사건이다|이론과 실무를 겸비해야 한다|영어는 잘할수록 좋다|세일즈맨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4장 무역실무 준비
수출절차를 숙지하라|거래조건은 무엇이 유리할까| 결제조건은 무엇이 좋을까|외환위험을 조심하라|잘 만들었으면 잘 보내야 한다
5장 마케팅 전략 수립
거시는 미시를 압도한다|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자|바이어와 같이 마케팅 전략을 만들자|마케팅 믹스를 다양화해보자|자기만의 위치를 고민해보자
6장 바이어와의 관계
클레임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스스로 신사라고 생각하며 만나자|무슨 일이든 바이어 위주로 진행하자|바이어와 함께 크는 길을 찾자
7장 협상 전략
계약서는 처음에 잘 만들어야 한다| 파트너와의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자|바이어의 이익은 내 이익에 앞선다|협상은 진심으로 하자|협상의 이득을 충분히 알리자|계약이 파기되었을 경우를 대비하자
8장 제품 전략
제품을 개발할 때는 바이어와 협조하자|바이어 설득의 핵심을 고민하자|한 제품으로 다양한 콘셉트를 만들자|보편성과 독특성은 조합되어야 한다|문화와 스타일은 다를 수 있다|경쟁이 먼저가 아니라 스타일이 먼저다
9장 가격 전략
모든 바이어는 낮은 가격을 원한다| 전략적 가격도 있다|내 제품의 가격은 내가 정해야 한다
10장 유통 전략
타깃시장이 스스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독점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소량 주문에 대응할 유통방법도 있다
11장 촉진 전략
바이어를 만날 방법은 많다|바이어와 공동브랜드를 만들어보자|나는 왜 브랜드에 집착했을까|자체 브랜드와 OEM 사이에서|마케팅은 파트너가, 생산은 한국에서|왜 박람회에 참가해야 하나|박람회의 마케팅적 특성|수출상담회를 활용하자|지사화사업이란|인터넷은 친구이자 적이다
12장 정부지원 활용
수출을 위한 정부지원을 최대한 활용하자|코트라를 잘 이용하자
해외무역 첫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수출 어렵지 않다
영문 홈페이지와 무역사절단으로 시작하자
수출하려고 마음은 먹었는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다. 이럴 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이 영문 홈페이지다. 그런 다음이 무역사절단이다. 홈페이지는 디지털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마케팅 수단이다. 홈페이지는 내가 해외바이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바이어가 나를 찾는 수단도 제공한다. 더욱이 요즘은 홈페이지를 구축하기가 이전처럼 비싸지도 않고 제작 대행업체도 많다. 그리고 수출하기 위한 영문 홈페이지라면 정부 지원을 얼마든지 받으면서 거의 무료 내지는 아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무역사절단은 10~15개 업체가 일정한 지역의 서너 국가 또는 도시를 돌아가면서 수출 상담을 하는 것이다. 무역사절단은 참가업체로서는 부담이 별로 없는 수단이다. 게다가 비용도 그리 들지 않는다. 항공료의 50%까지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 게다가 항공료나 호텔비 등은 단체요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혼자 다니는 것보다 훨씬 싸다. 무엇보다 초보자에게 좋은 것은 해외 출장에 관한 모든 사항을 코트라에서 조절할 뿐만 아니라 현지 바이어와의 상담도 미리 주선해준다는 것이다.
소액 수출도 있다
예전에는 수출한다고 하면 컨테이너 하나를 가득 채워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편지봉투에 넣어서 수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운송료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포장 당 150g 미만이면 거의 국제편지를 보내는 정도 비용이면 된다. 이런 소액수출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3,000~4,000달러 내외의 수출품을 위하여 막대한 정부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한국 제품 위주의 이베이, 알라딘, 아마존 같은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옥션이나 G마켓을 영문판으로 만들고, 이 사이트를 KOTRA 등 해외에 소개하는 수단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광고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액 수출이 노력에 비하여 단가나 부가가치 면에서 높지 않다고 폄하할지도 모르지만 다음과 같은 장점도 있다. 첫째, 소액 수출의 장점은 절차가 간단하다는 것이다. 소액 수출은 우체국이나 UPS 등 택배업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대금회수나 클레임 등 복잡한 법적 절차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소액 수출은 현재 시장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일주일 안에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안방에 앉아서 미국·유렵 시장의 트렌트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제품 사진을 비롯한 세부사항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수요가 아무리 변덕스럽다 해도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
유연성을 감안해야 한다
대기업은 자신들이 속한 산업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고 때로는 시장 흐름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하지만 소기업은 무엇을 하면서 남에게 영향을 미칠 여지가 매우 적다. 그 대신 다른 사람, 다른 기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시장 참여자가 너무 많아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내 위치는 일시적이며 미래에 대한 기대는 잠정적 희망일 뿐이다. 내가 정말로 잘했다고 하려면 내가 할 수 있었던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뽑아내고, 그것들에 대한 기회비용을 추론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하다.
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더 많은 우연성에 노출되어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해외마케팅은 무엇보다 변수가 더 크다. 국내 마케팅은 한국이라는 단일 변수만 있다면 해외마케팅은 목표로 하는 나라의 수만큼 범위가 크고, 그 안에 듣도 보도 못한 변수가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소기업의 해외마케팅은 언제나 긴장하면서 보아야 하는 스릴러물과 비슷하다. 그래도 스릴러물 99.9%가 해피엔딩인 점에 기대를 하자.
파트너에게 전략을 보여주자
하루하루 만족하면서 난 이정도면 돼!하는 장사꾼은 없다. 어떻게 하면 규모를 키워서 자금 활용의 효율화를 기하고, 안정적이면서도 풍족하게 살다가 사업을 자식에게 넘겨줄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무역도 마찬가지다. 비록 사는 환경이나 문화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도 역시 미래가 희망으로 가득 찬 유토피아였으면 한다. 해외바이어와 상담할 때 고작 품질과 가격만 말하고 싶어 하고 실력이 그 정도라면, 그들도 그 정도 상담시간만 내주고, 그 정도 아이디어만 말하고, 그 정도 신뢰만 보내고, 그 정도 거래만 하려고 한다. 바이어들에게 장기 전략을 말하고 그들과 협력을 이끌어 내자 좋은 점이 여러 가지 나타났다.
①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 파트너임을 증명했다.
② 상호 비즈니스 방식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③ 바이어도 향후 진행될 비즈니스 계획을 안정적으로 잡게 되었다.
④ 구매처를 전환하여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바이어가 장기 거래처가 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공동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무역실무 준비
수출절차를 숙지하자
무슨 일이든 하나의 절차가 끝나면 다음 절차가 있게 마련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흐름을 갖게 마련이다. 그리고 수출은 계약체결에서 선적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수출은 바다 멀리 떨어져 있는 외국과 거래하는 것인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필요한 서류도 많고 절차도 다양하다. 만일 그중 어느 한 과정이라도 소홀히 하다가 잘못되면 회사가 손해를 봐야 한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매끈하게 진행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매끈하게 끝낼 수 있는 것은 담당자가 얼마만큼 일을 숙지하면서 다양한 경우를 경험하고 예측하느냐에 달려 있다.
거래조건은 무엇이 유리할까
무역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 중 하나가 계약조건이고, 이를 상세하게 설명한 것이 인코텀스이다. 인코텀스는 국제상업회의소가 제정하여 국가 간의 무역거래에서 널리 쓰는 무역거래조건에 관한 해석 규칙이다. 인코텀스의 기본은 국제간의 무역거래에서 수출자와 수입자가 물건이 손실될 위험과 비용의 부담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국내 거래는 비용부담과 위험부담이 일치한다. 그런데 무역거래에서는 이것이 다른 경우가 많다. 국내 거래에 비하여 운송거리가 길 뿐만 아니라 기간도 길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조건이 많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FOB, CIF 그리고 CFR이다. FOB는 Free on board(본선인도조건)로, 화물을 배에 실어주는 것으로 수출자의 의무는 끝난다. 이에 비해서 CFR(운임포함조건)는 수출자가 수입자의 항구까지 운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CIF(운임보험료포함조건)는 수출자가 수입자 항구까지 운임과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이다. 보통 FOB를 선호하는 바이어는 자신이 운송사를 지정한다. CIF와 CFR의 차이는 보험료를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이다. 보험료는 이미 아는 대로 물건이 운송되는 도중에 파손, 도난, 분실 등 재난을 당했을 때에 대비하여 들어두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 값 대비 위험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에 따라 보험을 들기도 하고 안 들기도 한다.
외환위험을 조심하라
수출하면 대금을 국내 거래와 달리 달러나 유로화 같은 외국 돈으로 받는다. 문제는 한국 돈과 외국 돈의 비율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출하면서 다른 위험보다도 가장 자주, 그리고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이 외환위험이다. 연말마다 난다 긴다 하는 모든 연구소가 다음 해 환율의 추세를 예측하지만, 비슷하기는커녕 대부분 떨어진다고 했는데 오르는 것처럼 방향마저 틀린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 크게 변하면 기업 생존까지 위협한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환위험에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외환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이 중에서 활용할 만한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간단히 소개한다. 이는 수출기업이 환변동보험을 들면 무역보험공사에서는 수출기업에 보장환율을 제시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면 어느 계약시점에서 보험고아사가 원/달러 1,200원의 환율을 제시하였다면 수출자는 환전시점에서의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1달러당 1,200원의 환율을 보장받는다. 이는 1,150원일 때 당할 수 있는 환차손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그 대신에 1,250원이 되어도 1,200원을 받기 때문에 환차익 또한 없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출기업은 외환 위험을 확실히 회피할 수 있게 된다.
마케팅 전략 수립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자
해외시장을 상대하는 마케팅은 국내 마케팅과 상당히 다르다. 우선 국내에서 경쟁할 때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모두에게 같다. 예를 들면 유통환경, 경제제도, 소비를 둘러싼 문화 등 모든 요소가 같다. 이에 반하여 해외시장은 오히려 다르지 않음을 찾아내는 것이 빠를 정도로 많은 것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좀 약해도 외국에 나가서는 활개 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마케팅에 필요한 상품력이 꽤나 큰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비퍼(삐삐) 호출기가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처럼 땅은 넓고 무선통신이 닿지 않는 곳이 많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시장성이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한물간 기술도 외국에서는 활발하게 팔리는 시장이 많다. 남들이 일찌감치 포기해서 시장이 사라져버렸을 때, 그것이 오히려 내 강점이 될 수도 있다.
꼭 제품력만이 아니라 관리력이 장점일 수도 있다. 남들은 남성용 정장 100벌을 만드는 데 10일이 걸리는데, 나는 5일이면 된다면 빠른 공급능력 또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열심히 찾다보면 분명히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럼 그걸 키워서 더 큰 시장을 노려보는 것이, 단점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 결국 가장 큰 장점은 기업 임직원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한 마인드에서 찾아야 한다. 장점이 아무리 크더라도 사장이 해외시장에 마음이 없으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시장이다. 거기에다가 열정을 가지고 해외의 시장정보를 찾아내려는 직원만 있다면 못할 것도 없는 것이 해외 수출마케팅이다.
바이어와 같이 마케팅 전략을 만들자
다음은 바이어들과 같이하는 필맥스의 마케팅 전략인데 아주 간단하다.
* 모토 : 고객은 필맥스를 구매하고, 필맥스는 그들에게 충성을 다한다.
* 방법 : 따로 또 같이
말로는 참 간단한데 합의점으로 가기는 쉽지 않았고 실행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따로 또 같이? 필맥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지만, 시실은 여러 국가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여러 회사의 공동브랜드다. 그래서 각자는 자기 나라 특성에 맞게 움직이지만, 중요한 사항과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하기 위하여 하나처럼 움직인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이 서로 무엇을 알고, 무엇이 필요하고, 다른 곳에서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따로 움직이더라도 같이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말도 다르다보니 서로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만두지 못한 것은 네 나라의 시장정보를 알게 되니까 자기네 나라에서도 써먹을 만한 것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나에게 보내면 나는 이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체계화한 다음에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영문 마케팅 뉴스레터를 모두에게 보내곤 한다.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한 것은 서로 링크된 홈페이지에 수시로 새로운 제품 동향을 올려, 남들이 보기에는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인 것이다. 우리는 같이 정보를 수집하고, 같이 분석하고 서로 실행 가능한 부분을 토론했기 때문에 공동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시장 정보의 검색+수집+검증을 같이하는 집단지성 마케팅, 다수의 창조성과 통찰력을 협력을 통하여 강력한 실행력으로 승화하는 그룹지니어스를 통해 어려운 시장에서 생존해왔다고 할 수 있다.
마케팅 믹스를 다양화해보자
마케팅 믹스를 다양화하는 기본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채널이 다양한 바이어를 만날 수 있음을 뜻한다. 백화점 바이어부터 로드 숍의 구멍가게 주인까지, 그들에게 모두 같은 가격에 줄 필요는 없다. 같은 제품도 포장이 다르면, 디자인이 약간 다르면, 몇 가지 기능을 넣고 빼면 아주 다른 물건이 된다. 해외시장은 미국의 최상류층부터 아프리카의 난민까지 팔 수 있는 소비자가 엄청 다양하다.
바이어와 상담할 때는 다양한 옵션을 주는 것이 좋다. 바이어가 여러 가지로 팔 수 있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지나치게 많이 주는 것은 아니다. 그건 현지 도매상격인 바이어가 하기 나름이다. 물론 제품이 다양하면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특히 개발비가 문제다. 하지만 꼭 한 가지 제품으로 하나의 콘셉트로만 팔 필요는 없다. 동일한 유통망을 거쳐야 하는 것도 아니다. 똑같은 제품을 포장만 달리해서 백화점에서는 고급품으로, 마트에서는 중저가 제품으로 파는 경우도 있다.
협상 전략
바이어의 이익은 내 이익에 앞선다
비즈니스란 언제나 모두의 이익이 있어야 진행된다.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내 이익보다 바이어의 이익이 앞선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어의 이익이 없으면 내 이익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제품이 아무리 좋고 가격이 적당하다 해도 바이어가 내 제품으로 얻을 이익이 없다며, 내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
바이어는 나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나 말고 다른 한국 출장자를 만날 것이고, 한국 출장자 말고도 중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오는 사람들도 만날 것이다. 거기에서 가격과 품질만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게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와 거래했을 때 바이어가 얻을 이익이 무엇인지 말해주어야 한다. 설령 내 제품이 중국 것보다 싸고 일본 것보다 품질이 좋아도 바이어가 나와 거래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다면 거래는 성사되지 않는다.
협상은 진심으로 하자
자기를 확 드러내놓고 시작하는 것이 가장 강한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거짓말할 필요가 없고, 나는 너를 믿었는데 네가 이럴 수 있느냐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 나중에 곤란해질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협상이란 실리를 얻기 위한 명분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생각대로 안 되면 확 파투를 놔버린다. 물론 장사할 때는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협상은 길거리에서 물건 팔 듯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더구나 거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설령 내가 한 말의 진실성을 확인할 수는 없어도, 시장에서의 흐름은 검색만 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장의 흐름이나 정보에 역행하는 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을 이끌어냈다면, 오히려 나중에 호되게 당할 수 있다. 어느 경우에도, 그게 설령 개인끼리의 사적인 계약이라도 거짓에 바탕을 둔 계약은 언제든 폐기할 수 있고, 나아가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인 법 논리다.
협상을 말할 때 게임이론이 많이 적용된다. 그런데 모든 게임논리에서 가장 확실하게 적용되는 결론은 착하게, 상대에게 잘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옳다.이다. 내가 상대에게 잘해주었는데 상대가 배신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럼 그때 나도 배신하면 된다. 그럼 큰 손해를 보게 되지 않느냐고? 장사란 처음부터 크게 하지 않는다. 서서히 상대가 믿을 수 있을 만큼 하는 것이 장사이다. 협상이란 쌍방의 장기적 이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계약이 파기되었을 경우를 대비하자
회자정리 이자필반은 만남에는 이별이 있고 떠난 자는 다시 온다는 말이다. 그렇듯 모든 계약에는 효력이 발생하는 시기가 있고, 계약 종료 조항이 있어야 한다.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마음도 같이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친구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적이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처음 계약하면서 헤어질 때를 대비한다는 것이 상당히 쑥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마찬가지로 당사자들이 앞으로 기분 좋게 일하고자 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자, 우리가 서로 헤어질 때는 어떻게 할까요?라는 말을 꺼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개 계약 종료조항은 본 계약 종료 시 당사자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어느 나라의 법률을 따르고, 어느 나라의 상사중재원에 조정을 의뢰한다.는 조항만 넣는다. 그런데 그런 조항은 대체로 주도권을 가진 측, 무역거래에서는 거의 바이어 나라 법을 따르고, 바이어 나라 상사중재원의 조정을 거친다고 써놓는다. 그런데 이런 조항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99% 의미가 없다. 거래액이 적어도 수억 원은 되어야 남의 나라에 가서 상사조정도 해보고, 수십억 원은 되어야 남의 재판정에 가서 잘잘못을 따질 수도 있다.
일을 진행하면서 보는 손해야 미래를 보고 감수할 수 있을지언정, 관계를 마무리 지으면서까지 수출자가 손해 볼 필요는 없다. 벤처기업이 자본가에게서 투자를 받으려면 반드시 계약 종료 시 어떻게 하겠다는 출구전략을 상호 합의해야 하듯이, 수출자와 수입자 간의 계약도 출구전략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런 과정이 부드럽게 끝나야 거래관계가 끝나도 서로 친구로 남아 있거나 최소한 앙금이 남아 있는 적이 되지는 않는다. 적이 되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다시 거래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촉진 전략
바이어를 만날 방법은 많다
가장 손쉬운 것은 이메일이다. 코트라나 무역협회에 가서 업종별 바이어 목록을 찾아볼 수도 있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볼 수도 있다. 거기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사이트에 들어가 이메일 주소를 찾아보면 된다. 앉아서 손가락만 몇 번 두드리면 된다. 아무리 길고 자세하게 자료를 만들어 보낸다 해도 공짜다.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이것이 너무 막연하다 싶으면 각 지방자치단체나 조합·협회에서 개최하는 수출상담회에도 가볼 수 있다. 수출상담회에 관한 정보는 코트라와 중소기업청에 물어보면 거의 다 나온다.
여기저기 쫓아다니기 번거롭다면 내게 필요한 바이어 명단만 찾아서 하면 된다. 15만원이면 코트라에서 원하는 지역의 바이어 명단을 만들어준다. 의지만 있다면 생각보다 수단은 많다. 현지의 유통망이 복잡하면 복잡한 만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음을 의미하고,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적극적으로 해볼 만한 타깃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거나 저렇거나 찾아보면 다양한 길이 보인다.
왜 박람회에 참가해야 하나
보통 박람회의 주기능을 정보 수집기능, 판매기능, 커뮤니케이션기능으로 나눈다. 오프라인의 전통적 박람회는 제품 정보, 시장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 판매자, 제조자가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제품과 시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제품 수정과 재수정을 하면서 직접 주문받을 수 있는 판매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마케팅 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박람회를 가장 효율성이 높은 마케팅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람회나 지역적으로 유명한 박람회는 기본적으로 국제적 성격을 띤다. 따라서 미국을 겨냥하거나 두바이를 겨냥한 박람회에 참가해도 뜻하지 않게 영국이나 이란의 바이어를 만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것을 의도된 우연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도된 우연성이 참가업체에는 상당히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자기 홍보수단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중소기업들이 해외바이어를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 박람회 만 한 것이 아직은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비즈니스 하는 사람에게는 될수록 많은 박람회에 참가하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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