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분야를 통틀어 가장 필요한 것은 "통찰의 힘"이다. 그렇다면 통찰의 힘을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바로 인문학(人文學), "후마니타스(humanitas)"다. 인문학적 깊이가 건널 수 없는 차이를 만든다. 이 책은"후마니타스 스피리투스(humanitas spiritus)", 즉 인문학 정신을 표방한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는 불확실한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분명한 비전의 새길로 나아가기 위한 통찰의 힘을 인문학에서 찾아, 낯선 인문의 숲에서 통찰의 자양분을 섭취하고 흡수한다. 저자가 지난 2005년 8월부터 매달한 차례씩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주최하는 인문학 조찬특강 "메디치21"에서 강의를 진행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본문은 처세, 인생, 자조, 호기심, 생각, 문화, 소통, 지식, 전략, 권력,징비(懲毖) 등 우리 삶을 지배하는 11가지 주제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으로 "사람과 시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인문학의 자양분을섭취해 저마다의 삶의 밑동으로부터 통찰의 힘을 키운다. CEO뿐만 아니라 나를 경영하고 스스로를 일으키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 저자 정진홍
직(職)이 아니라 업(業)에 목숨 건사람. 그래서 교수나 논설위원이라는 직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업을 중시하는 사람. 스스로 ‘완벽에의 충동’으로 무장한 채 한편의 글이라도오십 번 이상의 퇴고를 거쳐 스스로를 울리지 않으면 아예 글을 내놓지 않는 사람. 날마다 차이를 만들고 차이의 지속을 삶의 모토로 삼아 치밀한강의 준비로 청중들을 매료시키는 탁월한 스토리텔러.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CEO에서 <정진홍의 감성리더십&& 코너를 최장기간진행하며 변화와 혁신 그리고 창조의 ‘감성리더십’ 분야를 개척한 그는 최근에는 CEO를 위한 인문학 조찬특강 ‘메디치21’의 리딩멘토로 활약하며‘인문경영’의 새 장을 열었다.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동(同)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받았다. 8년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를 지냈으며, 문민정부 초기에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2년간 일했고, KBS-TV <100인토론&&, SBS-Radio <정진홍의 SBS 전망대&& 등 여러 방송국의 시사 프로그램 사회자로도 활약했다. 현재는 중앙일보논설위원으로 매주 <정진홍의 소프트파워&&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완벽에의 충동』『감성 바이러스를퍼뜨려라』『아톰@비트』『커뮤니케이션 중심의제 시대』 등이 있다.
■ 차례
저자 서문 ―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인문학정신
제1장 치세治世, 리더로 산다는 것의 의미
제2장 인생, 정상이 곧 위기인 전장
제3장 자조自助, 변하지 않는 삶의 지혜
제4장 호기심, 천재를 만드는 감각 근육
제5장 생각, 익숙한 것과 결별하기
제6장 문화, 운명을 결정짓는 소프트 파워
제7장 소통, 성공을 위한 공감 지능
제8장 지식,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부
제9장 전략, 인생의 결을 바꾸는 지혜
제10장 권력, 먼저 나를 지배하라
제11장 징비懲毖, 역사를 바로 세우는 성찰의힘
참고문헌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자조自助, 변하지 않는 삶의 지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인 1859년, 찰스 다윈이 자연 과학계의 기념비적인 저작 『종의 기원』 초판을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칼 마르크스가 사회과학계의 위대한 저작 『자본론』의 모태인 『정치경제학 비판 서문』을 발표했다. 동시에 삶을 관통하는 인문학계에서도 그 해에 기념비적인 저작 하나가 발표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새무얼 스마일즈(Samuel Smiles, 1812~1904)의 『자조론(Self-Help)』이다. 『자조론』은 일본에서는 1906년 아제카미겐조가 상, 중, 하 3권으로 번역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고, 한국에서도 1906년 잡지 「조양보(朝陽報)」를 통해 일부 번역이 소개되었다. 『자조론』은 이렇게 시작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것은 오랫동안 수많은 인간의 체험을 통해 검증된 진리다. ‘자조(自助)’ 정신은 자기계발의 뿌리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삶을 통해 드러나면 한 국가의 국력이 된다. 타인의 도움은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자신이 자기 스스로를 돕는 것은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자조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이야기다. 새무얼 스마일즈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자조야말로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새무얼 스마일즈는 이 책에서 역사, 정치, 예술, 과학, 문화 등 인류 활동 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동원했다. 그는 여기서 개인의 행복과 안위는 국가나 제도, 또는 출신 배경이 아니라 스스로를 도우려는 정신, 즉 인내, 끈기, 근면, 성실, 정직, 몰입과 같은 자조 정신에 달려 있음을 역설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인생의 가장 큰 조력자는 다름 아닌 ‘역경’이다. 이 역경은 국가에게든 개인에게든 정신을 가다듬게 하는 최고의 학교이자 교사다. 『자조론』은 수많은 이들에게 혼자 일어설 수 있다는 의지와 꿈, 삶에 대한 용기를 불러일으킨 진정한 성공학의 고전이다.
인격, 덕목이 아닌 동력
스마일즈는 『자조론』을 출간한 지 12년이 지난 후에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동력은 인격이라는 내용의 『인격론』을 발표했다. 『인격론』은 목표를 잃고 방황할 때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차분히 일러준다. 또한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는 수많은 철학자와 영웅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격을 소중하게 가꾸는 방법도 알려준다. 많은 협상들의 경우, 난관이 거듭되고 타협점이 보이지 않을 때 획기적인 제안이 아닌 상대방의 인격에 감화를 받아 타결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큰일일수록 최상의 제안, 최고의 조건으로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상대의 인격을 확인함으로써 해결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
한 나라의 정부란 본질적으로 그 나라 개개인의 수준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국민 개개인의 인격이 곧 국격(國格)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격은 인생의 면류관이자 영광인 동시에 인간의 가장 고귀한 소유물이며 성과를 드높이는 재산이다. 인격은 재산보다 강하고, 명성을 탐하지 않아도 명예를 가져다주며, 언제 어디서든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참된 인격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스스로 닦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격을 닦고 배양하기 위한 최고의 스승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일’이다. 새무얼 스마일즈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에게 내려진 진짜 저주는 일이 아니라 게으름이다”라고. 일은 사람들에게 복종과 자제력, 상황에 대한 냉철한 주의력과 적응력, 인내심을 키워준다.
인격의 가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까지 기업들은 이윤의 극대화 등 경제적 가치를 중시해왔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등 구성원과 조직의 인격적 성숙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 시장의 신뢰에 의해 기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인격의 힘’이 그만큼 중요한 덕목이 된 것이다.
미국의 경제지 「포춘」은 2006년 7월 “잭 웰치의 경영 지침서를 찢어버려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잭 웰치의 경영 7원칙을 정면으로 뒤집는 7가지 새로운 경영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전의 잭 웰치 식 경영 7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 규모를 키워야 시장을 장악한다. ② 시장에서 1등이나 2등이 되어야 한다. ③ 주주가치가 최고다. ④ 안을 보라. 구조조정으로 더 가볍고 날렵한 기업을 만들어라. ⑤ 자기사람을 만들고 A급 인재를 중용하라. ⑥ 카리스마가 있는 CEO를 고용하라. ⑦ 능력을 존중하고 경배하라. 하지만 「포춘」이 기사에서 제시한 새로운 경영 7원칙은 이러했다. ① 규모보다는 민첩함을 중시해라. ② 틈새시장을 찾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 ③ 고객이 왕이다. ④ 밖을 보라. 외부에서 기업의 수익성을 높여라. ⑤ 열정을 가진 사람을 고용하라. ⑥ 용기 있는 CEO를 고용하라. ⑦ 영혼을 존중하고 경배하라.
여기서 특히 우리는 일곱 번째 항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능력만을 존중하고 경배하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신뢰경영, 윤리경영이 요구되는 시대며, 단순히 경영만 잘하는 CEO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기업에게는 함께 일하는 이들은 물론이요, 고객의 영혼까지도 감동시킬 수 있는 ‘영혼의 리더십’을 지난 CEO가 필요하다.
문화, 운명을 결정짓는 소프트 파워
전략적 사고, 문화 지능을 높여라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크리스토퍼 얼리는 문화 지능(cultural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을 창안하고 이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문화 지능은 문화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 차이에 적응할 줄 아는 지능이다. 문화를 차별이 아닌 차이의 문제로 인식하고, 살아 있는 문화가 만들어내는 그 차이를 발견해낼 줄 아는 능력, 그리고 그 차이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적응을 할 줄 아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인수합병에도 이 같은 문화 지능이 요구된다. 상호이질적인 기업문화를 융합해 새롭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문화 지능이 높은 직원을 피인수 기업에 사전 배치해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불필요한 불협화음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1998년 벤츠와 크라이슬러가 통합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벤츠의 고급차 시장 선점력과 크라이슬러의 대중차 시장 잠식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상황은 전혀 달랐다. 세계 최고의 명차라는 자부심을 가진 벤츠와 미국의 개방적인 문화에 젖은 크라이슬러는 기업문화상의 융합점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던 것이다. 양사의 자산 대비 부채율이 합병 당시인 1998년에는 130%였다가 4년 만에 220%까지 급등했으며, 주가는 무려 75%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업의 인수합병이 새로운 시너지를 발휘해 그에 걸맞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 1997년 말, 미국의 메릴린치 주도로 영국의 자산 운용기업 머큐리가 합병됐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메릴린치의 기업문화는 공격적이고 도전적이었던 반면, 머큐리의 기업문화는 상하위계가 엄격하고 보수적이었다. 당시 메릴린치는 두 회사 간의 통합 분위기를 유도하겠다는 심산으로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 프라이데이(Casual Friday)로 설정하고 이 날만은 정장이 아닌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하지만 머큐리 출신 직원들은 오히려 이것을 머큐리의 전통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융합 시도가 오히려 통합에 장애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기업의 인수합병 과정에 문화 지능이 필요한 이유는 ‘어느 기업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데, 그 부분만 끌어당기면 시장에서 좀 더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겠다’는 섣부른 판단만으로는 이렇듯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문화 지능이 높아야만 조직 내의 어떠한 태도와 어떠한 가치를 우세종으로 발현시킬 것인가 등의 전략적인 사고가 가능해지고 융합점도 찾아낼 수 있다.
문화력, 소프트 파워의 핵심을 간파하라
사회 발전과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항상 문화력(文化力)이라 불리는 소프트 파워가 존재한다. 조지프 나이는 『소프트 파워』에서 “소프트 파워란 강제나 보상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파워는 한 나라의 문화와 그 나라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 제반 정책 등의 ‘매력’에서 비롯된다”라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열쇠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하느냐에 있다. 이것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어진 대상이 독특할 때 더 많은 공감을 표시한다. 상투적인 생각, 상식적인 이야기로 대중의 공감을 얻기가 힘든 것은, 거기에는 소프트 파워의 핵심인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엇이든 매력, 즉 마음을 끄는 힘이 있어야 살아 움직이는 문화 속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의 소프트 파워는 한류(韓流)다. 1980년대 중반부터 표현의 자유에 족쇄가 풀리면서 빠른 속도로 TV 드라마와 영화, 댄스 뮤직, 만화, 캐릭터, 온라인 게임, 디자인 등 한국인의 ‘끼’가 거침없이 세상을 휘젓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흐름이 더욱 확장되면서, 이제 문화산업은 21세기에 우리를 먹여 살릴 산업으로 반도체 같은 첨단기술 분야와 함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04년 한국 영화의 해외수출 실적은 약 600억 원이었다. 10년 전인 1995년의 약 2억 1000만 원에 비해 무려 280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는 <겨울연가>의 경제적 효과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만 2조 3269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의 가수 보아는 잠재적 경제가치가 1조 원에 이르러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부른다.
현재 한류는 아시아를 관통하는 감성(感性)의 길로 일컬어진다. 드넓은 대로가 한국 소프트 파워의 발흥과 함께 열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화력의 시대에 우리의 소프트 파워를 과연 어떻게 기르고 활용할 것인가? 일단은 현재의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그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치, 차이를 발현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틈이 있는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어디서 자신만의 차이를 빛나게 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자신이 어떤 태도와 가치의 우세종을 발현시킬 수 있는지, 어떠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조직을 추동시킬 것인지, 살아 움직이는 문화를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드라이브시켜 나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문화 지능을 키우고 소프트 파워로 끊임없이 차이를 발현시켜 조직이나 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오는 일, 바로 지금 가능한 일이다.
전략, 인생의 결을 바꾸는 지혜
인생의 지혜로운 전략가가 되라
삶 자체는 끊임없는 전투와 충돌의 연속이다. 인생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이고 인간관계의 본질은 갈등이며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되어 나타나 내 앞을 가로막는다. 유한한 존재인 인류의 특성상 역사적으로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전쟁의 방식은 삶의 방식이 되었고, 전쟁의 방식은 삶의 방식이 되었고, 전쟁의 양식은 삶의 양식이자 문화가 되었다. 전쟁은 우리 삶에 다양한 모습을 띠고 나타난다. 인생의 성패는 그렇듯 불가피한 충돌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쇼펜하우어는 온갖 협잡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철 같은 기질과 운명의 일격을 막아낼 갑옷, 그리고 사람들을 밀치며 나아가기 위한 무기를 지녀야 한다고 했다. 인생은 하나의 전투 기간으로 인생의 매 단계마다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공할 때는 전장의 칼날 바로 끝, 그 아슬아슬한 경지에서 간신히 성공하는 것이며, 우리가 죽을 때는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의 손에 든 그 무기 때문에 죽게 되는 것이다. 성공이란 그렇듯 항상 백척간두에 서 있을 때 오는 것이다. 그것은 칼날 바로 끝부분에서 느끼는 위태로운 쾌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도리어 내 손에 쥐어진 칼자루에 맞는다는 역설적 사실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 수동적으로 종속될 것인가? 인생과 비즈니스의 격전장에서 실패를 막아내고 진정한 승리를 얻고자 한다면 전략을 숙지해야 한다. 지혜로운 전략가만이 억울한 패배를 당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한번쯤은 실패를 겪은 이후에야, 패배의 경험에 몸서리를 친 연후에야 무릎을 치고 한탄하게 된다. 그리고 전략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생과 비즈니스와 전쟁은 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손자(孫子)의 『손자병법』,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五輪書)』 등 동서양의 고전과 한니발,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 역사상 위대한 전략가로부터 얻는 인생과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승리를 부르는 대전략 4대 원칙
1. 구체적 목표에 초점을 맞춰라
추상적이고 애매한 것들에 포로로 잡히지 말고 구체적이고 초점이 명확한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나폴레옹은 전쟁의 모든 과정을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항상 극도로 세부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시각화했다. 그는 군사작전에 임하기 전에 이미 어디에서 전쟁을 끝낼지 그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군사작전의 전 과정을 쉼 없이 시각화해 문제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궁극적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막연하게 접근하는 싸움은 반드시 진다.
2. 시야를 넓혀라
적보다 더 멀리 봐야 이긴다. 사건의 표면만 보지 말고 거기에 감춰진 내면의 의미를 꿰뚫어 봐야 한다. 견(見)하지 말고 관(觀)해야 한다.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의 총지휘자였던 지아프 장군은 미국의 미디어체계 등 대중문화적 본질을 꿰뚫었고 그것을 반전운동의 고양으로 역이용했다. 결국 미국은 베트남의 정글에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체계 안에서 여론과 싸워야 했다.
3. 뿌리를 근절하라
진정한 승리를 이루려면 적의 권력의 원천, 적을 움직이는 동기의 원천을 파악하고 그 뿌리를 강타해야 한다.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이 코끼리 부대로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하자 스키피오 장군은 거대한 한니발의 부대와는 싸움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한니발과 마주치지 않고 한니발의 뿌리인 카르타고 본국과 군사적 거점인 스페인 지점을 공략한다. 결국 로마를 공격하던 한니발은 모국 카르타고를 수비하기 위해 황급히 돌아와야 했고 마침내 스키피오의 화공에 무릎 꿇었다.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뿌리를 건드리면 이길 수 있다는 교훈이다.
4. 목표를 향한 간접적인 길을 택하라
최초의 압승처럼 보였던 것이 최후의 패배를 예비하는 경우가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폭격이 그러한 경우다. 진주만 폭격은 단번에 미국을 경악시켰지만 군사적 행동의 초수로는 최악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패를 너무 빨리 보여준 것이다. 이로써 미국 여론은 단번에 들끓었고 미국의 전의는 크게 상승했다. 궁극적 승리를 쟁취하려거든 적의 잠재력을 모두 깨우는 바보 같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또한 물량이 아닌 심리전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권력, 먼저 나를 지배하라
권력, 지배하지 말고 경영하라
권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가치를 지켜내는 투쟁의 힘이다. 토머스 홉스는 권력을 장래에 어떤 것을 획득하기 위해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리고 막스 베버는 사회적 관계에서 저항을 무릅쓰고 자기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모든 기회라고 말했다. 이렇듯 여러 관점에서 권력을 정의하지만 권력은 결코 고정된 그 무엇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그것은 쉼 없이 유동하는 유기체이고 무엇보다도 활성화된 ‘게임’의 성격을 갖는다. 권력게임은 사람이 하는 사회적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의 기술을 배우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권력게임의 고수가 되려면 사람의 심리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역학에 정통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권력을 얻으려면 권력에 끌려다녀서는 안 되며, 내가 그것을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일관된 평판과 타인의 관심을 얻어라 - 말을 삼가라
권력은 말로 얻는 것이 아니다. 말수가 적을수록 실제보다 더 커 보이고 더 힘있어 보인다. 루이 14세는 ‘침묵의 위력’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도 젊었을 때는 길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의 웅변에 도취되기도 했지만 차츰 말수를 줄여나갔다. 그러자 그의 침묵과 과묵으로 인해 사람들은 아무도 그의 생각을 예측할 수 없었고, 그의 비위를 맞출 수도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입 다물고 있는 루이에게 계속 무언가를 이야기해주어야 했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정보만 제공했다. 루이 14세가 그것을 요긴하게 사용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침묵이 그의 권력의 기초였던 셈이다. 말이 적을수록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권력자들은 말을 적게 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겁을 준다. 말을 적게 하면 후회할 만한 말, 또는 실수할 말을 하게 될 위험도 줄어든다.
권력은 행동으로 표현될 때 강해진다 - 일은 시키고 명예는 차지하라
리더는 남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절대 직접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들의 지혜, 지식, 노력을 이용해서 명예를 드높여야 한다. 그런 도움을 받으면 귀중한 시간과 힘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보다 능률적이고 신속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이 ‘위임의 힘’이다. 물론 일단 위임했으면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위임의 힘은 헨리 키신저와 리처드 닉슨의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1971년 키신저의 극비 중국 방문 성과를 바탕으로 이듬해 닉슨은 베이징을 찾아가 역사적인 미중수교를 체결했는데, 이때 미중수교의 공적은 대통령 닉슨의 차지였다. 일은 키신저가 하고 공적과 명예는 닉슨이 얻은 셈이다. 그 덕분에 1972년 미국 대선에서 닉슨은 메사추세츠 주를 제외한 49개 주에서 압승하며 재선되었다.
생각을 거듭하고 살피고 또 살펴라 - 사람들이 늘 당신에게 의존하게 하라
권력이 있다는 것은 상대가 나에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왕 루이 11세는 탁월한 예언능력이 있는 점성술사를 불러 예언을 듣는 일을 즐겨했다. 그러고는 점성술사가 권력을 넘볼 것을 의심해 그를 죽이곤 했다. 어느 날 밤 또 한 명의 점성술사를 불러들인 루이 11세는 그를 죽이기 전에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점성술에 통달했으니 당신 자신은 언제 죽으리라고 예견하는지 말씀해보시오.” 이에 점성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하가 돌아가시기 사흘 전입니다.” 이 말을 들은 루이 11세는 그 점성술사를 죽일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장수하도록 온갖 방법으로 그 점성술사를 돌보아야 했다.
확실하게 예측을 뛰어넘어라 - 이따금씩 모습을 감춰라
자주 나타나면 흔해 보이고, 흔해지면 값이 떨어지는 법이다. 고대 메디아제국의 데이오케스 왕은 ‘부재(不在)의 힘’을 깨달은 자였다. 그는 왕이 사람들 앞에 자주 나타나면 질투와 원한이 쌓이고 필히 음모가 뒤따를 위험이 있지만, 그렇지 않고 아예 보이지 않으면 궁금증이 유발되다 마침내는 전설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신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더들이 새겨둘 대목이다. 자주 안 보이기 때문에 한 번 나타나면 뉴스의 초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따금씩 모습을 감춰 희소가치를 만들어라.
치밀하게 마음을 움직여라 - 끝까지 치밀하게 하라
권력은 종국적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돌아간다. 비스마르크는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한 가지 분명한 종국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프로이센이 주도하는 독립된 통일독일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그가 덴마크를 공격하고 오스트리아와 맞서고 프랑스와 전쟁을 불사했던 것은 단지 영토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라 분열된 독일을 단결시켜 통일된 독일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종국적 목표를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곁길로 빠지지 않았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종국적 목표를 가진 인물이 바로 리더인 것이다.
권력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변한다 - 너무 완벽하게 보이려 하지 말라
월터 롤리 경은 영국 엘리자베스 1세의 궁정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과학자의 재주를 가졌고 당대에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이었으며, 인정받는 지도자였고 진취적인 사업가였으며, 위대한 선장이었고 무엇보다 멋지고 잘생긴 궁전인으로서 여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완벽해 보인 나머지 모든 이들의 질투 대상이 되었고 결국엔 여왕의 눈 밖에 나서 마침내 도끼날에 목이 날아가고 말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질투는 모든 뛰어난 존재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라고 말했다. 약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질투를 낳고 질투는 적을 만들기 때문이다. 완벽해도 좋은 것은 신과 죽은 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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