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의 기업문화 만들기

   
신재준·고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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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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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7��



■ 책 소개
『성공기업의 기업문화 만들기』는 KT경영전략실에 근무하는 저자들이 경영현장에서 기업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기업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있도록 기업문화에 관한 다양한 기업 사례와 이론들을 정리한다.

 


기업문화는 오랜 세월을 통해 구축된 그 회사만의 지적재산권과 같은 독특한 무형자산이다.이에 다른 회사가 우수한 회사의 제도를 흉내낼 수는 있을지언정, 제도 뒤에 흐르는 정신만은 베끼기 어렵다. 저자들은 KT의 민영화 과정에서"혁신"이라는 과제를 담당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공유한다. 기업문화의 일반론에서부터 구체적인 KT의 기업문화 개선활동을 다루고 있다.


■ 저자 신재준ㆍ고지석 
신재준은 KT 경영전략실부장.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1990년에 KT에 입사했다. 2000년에 University of Cambridge에서박사학위를 취득했다. KT 홍보실 및 비전경영실 기업문화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영전략실 비전경영팀 부장으로 있으며, 기업문화, 사업다각화,브랜드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저서로 『기업문화가 회사를 말한다』가 있다. 


고지석은 KT 경영전략실 과장. 뉴욕주립대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BaruchCollege에서 MBA를 취득했다. 1996년에 KT에 입사하여 마케팅전략팀, 인사팀을 거쳐 비전경영실 전략경영팀에서 2년간 기업문화 업무를담당했다. 이후 경영전략실 사업전략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경영전략실 컨텐츠전략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차례
Part 1 : 기업문화가 핵심이다 
1. 기업문화 바로보기
2. 기업문화가 경쟁력이다
3.기업문화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Part 2 : 좋은 비전 만들기 
1. 기업비전은직원들의 꿈과 희망
2. 바람직한 비전
3. 기업의 출발점, 비전 


Part 3 : 망하는 회사의 기업문화 
1. 망하는회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2. 성공에 대한 자만
3. 양치기목동 문화
4. 1/N 문화
5.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문화
6. 장벽의 문화
7. 단기실적 중심의 문화
8. 갈등의 문화 


Part 4 :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 만들기 
1.중용의 문화
2. 6가지 문화적 딜레마
3. 규정중심의 문화와 관계중심의 문화
4. 개인중심 문화와 공동체중심 문화
5.성취지향 문화와 신분지향 문화
6. 자기지향형 문화와 외부지향형 문화
7. 분석형 문화와 확산형 문화
8. 시간에 대한 개념


Part 5 : 기업문화와 인사관리 
1. 호오도온실험과 인사관리
2. 기업문화의 4가지 유형
3. 인재의 유형 


Part 6 : 기업문화를 바라보는 시각 
1. 열린조직에 대한 생각
2. 패러독스
3. 작은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4. 무한게임의 법칙2 


Part 7 : 기업문화의 현장이론 
1. 맥킨지의7S 모델
2. 두뇌모델
3. 기업문화와 CI
4. 그 외 다른 이론들 


Part 8 : KT의 기업문화 개선활동 
1.공기업의 문화적 특징
2. KT의 공기업 문화
3. KT의 기업문화 개선활동
4. KT Rules 


참고문헌




성공기업의 기업문화 만들기


Part 1 : 기업문화가 핵심이다
기업문화 바로보기 : 기업문화는 일시적 풍조가 아니다.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들이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폭풍을 만난 배가 선체를 강타하는 파도를 헤치며 목적지로 나아가듯, 기업문화는 기업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기업문화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문화가 제대로 정착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한번 구축되면 기업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기본 체력이 된다. 우수한 기업일수록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신들만의 기업문화를 구축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문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회사 로고나 각종 의식, 또는 회사의 특정 행사 그 이상일 것이다. 기업문화를 정의하면,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고 공유하는 그 기업의 가치관 및 목표체계’라고 할 수 있다. 문화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도구다. 이는 기업문화가 회사의 상징이나 제도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지만 무엇보다 회사 구성원의 생각, 태도,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조직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함을 시사한다.


기업문화가 경쟁력이다 : 일본의 스미토모는 독일과 유럽에 있는 던롭(Dunlop)의 타이어 생산공장을 인수한 후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직원 상호간의 협력 분위기 조성에 힘을 기울인 결과, 생산성을 10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는 기업문화가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객의 요구가 더욱 다양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직원들 스스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자율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할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조직도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려면 관리와 통제보다는 자율과 신뢰에 바탕을 둔 문화에 의한 경영이 필요하다.


사람은 기계와 달라 100을 투입해 0이 나올 수도 있고, 1을 투입해 100이 나올 수도 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한 사람이 수천 명을 먹여 살린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때로는 100 이상의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창의력을 발휘해 일할 수 있고, 아침에 눈을 뜨면 회사에 출근하고 싶고, 여러 의견이 열정적으로 부딪치다가도 일단 일이 추진되면 한 방향으로 힘이 모아지는 회사, 이런 회사에서는 분명 1을 투입하면 100 이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식형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경쟁력은 ‘사람’에 있다. 사람의 능력과 열정을 높이기도 하고 깎아먹기도 하는 것이 기업문화다.


기업문화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 기업문화란 기업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과 의식이며, 규범이나 제도를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어느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그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이나 가치관을 알아야 한다. 월마트(Wal Mart)는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의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여기에는 극도의 절약, 검소, 소박, 효율, 대로는 금욕이나 극기정신이라는 몸에 밴 기업문화가 있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사원의 사기를 높이고 조직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정기 체육행사나 직원 생일 챙겨주기와 같은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하는가다.


기업 모두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이익을 추구한다. 그런데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은 서로 다르다. 어떤 기업에서는 직원간의 신뢰를 강조한다. 신뢰가 쌓여야 성과도 높다고 믿는다. 또 어떤 기업은 종업원의 자기계발에 힘을 쏟는다. 사람이 최고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들과 가까워지려는 기업도 있다. 고객에게 비치는 기업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이익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회사의 기본 정신과 방침이 다를 뿐이다.


Part 2 : 좋은 비전 만들기
기업비전은 직원들의 꿈과 희망 : 비전은 미래를 향한 꿈이다.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갖고 있는 기술, 재능, 자원을 활용하여 미래로 도약하게 하는 생명이다.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며칠씩 밤을 세우며 연구하는 것도 신제품이나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자기와 비슷한 비전과 생각을 가진 사람을 사원으로 선발한다. 이들 중에는 아무런 지침 없이 바로 일주일에 60시간 이상씩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일까? 바로 미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비전 : 비전이란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 직원들에게 알려주고 이들이 동참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이란 기업문화를 만드는 주춧돌이자 직원들이 회사에 나와 일하고 싶게 하는 출발점이다. 동시에 같은 목표와 꿈을 지닌 사람들의 힘을 집결하는 에너지다. 좋은 비전은 순간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미래의 이상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토록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라도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비전은 스스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에 도전하게끔 미래 희망을 제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방향타가 되어야 한다.


3M은 ‘혁신’으로 대표되는 기업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성과에 대해 철저하게 보상한다. 보상이 반드시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보상이 구성원에게 기업의 비전을 실현할 만큼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려면 이들의 감성을 자극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감성을 자극하려면 구성원들이 노력 끝에 이룩한 성과와 회사로부터 주어지는 보상간에 균형이 맞는다고 느껴야 한다.


우수한 기업이라도 언제나 재도약과 몰락의 기로에 서는 운명을 맞는다. 이때 변화를 거부하는 기업은 도태된다. 현상유지란 있을 수 없다. 현상유지 전략은 다가오는 패배를 잠시 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만약 여러분이 위기에 놓인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면, 자신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 한다. 회사가 망하면 가족은 누가 부양할 것인가? 훌륭한 비전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에 동참하도록 구성원을 이끌어가야 한다.


기업의 출발점, 비전 : 비전이라 하면 웅대하고 거창한 것만 생각하기 쉽다. 또 기업비전이라 하면 포드나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 최고의 기업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미래의 꿈을 꾸는 모두에게 비전은 필요하다. 고객에게 어떻게 서비스하고,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방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전이란 첨단기술이나 첨단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기업의 출발점이다. 비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 수 있는가? 첫째, 컴퓨터, 약품, 멀티미디어, 통신산업에서는 미래의 신기술이나 기술중심의 내용이 비전으로 채택될 수 있다. 둘째, 인터넷을 비롯한 온라인회사라면 기술 자체보다 시장의 창출과 제품, 혁신적인 유통 및 정보경로 확립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셋째, 회사가 세분화된 시장에 진출하거나, 기업그룹으로 변신하고자 할 때는 성장을 화두로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Part 3 : 망하는 회사의 기업문화
망하는 회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할란 플라트(Harlan D. Paltt)는 그의 경영저서 『Why Company Falls』에서 회사가 망하는 이유로 ‘비효율적 현금흐름 관리’, ‘부실한 유동자산과 고정자산 관리’, ‘취약한 자기자본과 단기부채 과다사용’ 등 재무적인 이유를 들었다. 기업의 흥망에는 재무적 이유도 크겠지만 문화적 이유도 제외시킬 수 없다. 적은 투자로 많은 이익을 올리는 게 기업의 존재 이유이긴 하나, 기업은 구성원의 열정과 사기 등 회사 분위기와 함께 회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비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늙고 병이 들 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사망을 막으려면 회사도 건강의 이상 징후를 찾아내서 이를 치료해야 한다. 회사 경영이 어려워질 때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징후가 나타난다.


성공에 대한 자만 : 성공을 이룬 기업은 항상 경쟁사의 공략대상이 된다. 그래서 자만에 빠지고 게을러지는 순간부터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누리다 위기를 맞은 기업 중에는 절명의 순간까지 자만하는 경우가 있으며, 자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회사는 괜찮을 거야’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변화를 게을리 한다. 1960년대 이후 30년 간 세계 100대 기업의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38%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10%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성공으로 인한 과도한 자신감이다.


양치기목동 문화 : 창사이래 최고 수준의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공정한 분배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직원들은 회사를 불신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회사가 직원들에게 진실을 전달하지 않는 순간 직원들은 회사를 믿지 않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협조를 구한다면 직원들은 이를 극복할 각오를 한다. 불신을 유발하는 원인은 사소한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나며,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1/N 문화 : 모두가 똑같이 회비를 내는 1/N이 겉으로는 공평한 듯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ㄷ사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조직별로 감원 인원을 할당했다. 성과는 기준이 되지 않았다. 이는 살아남은 사람들마저도 회한에 휩싸이게 했다. 1/N 문화는 팀 차원의 결속력을 강조할 대 효과가 높지만 능력 있는 직원에게 맞는 보상을 해주기는 어렵다. 더 나아가서는 책임도 1/N로 나눠진다. 이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1/N 문화의 심각한 점은 무능력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선을 다하다 실패했다면 격려해야 하지만, 무능력은 조직에서 축출해야 한다. 1/N 문화는 하향 평준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능력과 열정을 소극적인 냉소주의로 바꿀 수 있다.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 문화 : 망해가는 회사의 특징을 설명한 책을 오래 전에 읽은 적이 있다. ‘회의는 자주 열리고 온갖 위원회가 생겨나며 막상 계획만 있지 실행은 없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변화가 필요할 때 회사들은 워크숍 등을 개최해 “한번 해보자”는 직원들의 열정과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한다. 그런데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단계에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다. 변화를 추진할 때 가장 좋지 않은 방법 중 하나가 ‘CEO가 몇몇 똑똑한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고 자기는 물러나 앉는 것’이라 한다. 이래서는 변화를 추진하는 데 힘을 얻기 어렵다.


장벽의 문화 : 침묵은 절대 금이 아니다. 침묵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은폐할 뿐이다. 침묵이 미덕인 회사의 직원들은 조직 내에 높은 벽이 있다고 느낀다. 높은 벽은 서로 무관심하게 만들며,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다른 부서의 협조조차 얻기 힘들다. 마케팅 부서에서 어떤 일을 제안하면 고객관련 부서에서 ‘우리회사와 맞지 않는다’ ‘성과도 불확실한데 비용만 많이 든다’고 발목을 잡기 일쑤다. 사람들은 갈등이 싫어서 침묵하고, 그 과정에서 회사는 병들어간다.


단기실적 중심의 문화 :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 중에는 미래 성장보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단기성과에 집착해서 비용을 줄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외면하다 보니, 미래 성장엔진 발굴은 더욱 어려워지고 다시 단기 매출에 집착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탓이다. 사람이 꿈을 잃는다면 삶의 의미를 잃은 것과 같이, 비전이 없는 조직은 조직으로서 생명을 잃은 것과 같다. 회사가 직원들의 충성심과 열정을 이끌어 내려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의 문화 : 몇 년 전 부도가 난 대한민국 최대 서점 중 하나인 ㅁ서적의 직원은 회사의 부도 원인을 사람의 기(氣)가 빠진 것에 비유했다. 사주의 친인척들이 경영에 참여했는데, 이들끼리 치고 받으니 직원들마저 줄고 그나마도 사분오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기 없다. 경쟁 서점은 대형화, 복합화, 고급화에 온라인화를 추진하는데 ㅁ서적은 복층에 좁은 공간, 열악한 주차장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노사간의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ㅁ서적은 내분에 따른 투자부진, 매출이익 급감, 그리고 노사관계 악화로 인한 영업 위축의 악순환을 겪은 나머지, 2002년 6월 최종 부도처리됨으로써 95년 간의 역사를 접었다.


Part 4 :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 만들기
중용의 문화 : 강한 기업문화, 즉 좋은 기업문화란 조직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각을 바탕으로 강력한 힘을 내는 문화다. 중용의 문화가 필요한 이유는 조직을 구성하는 직원들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분야도 이와 비슷하다. 기업 간 인수합병이 빈번해짐에 따라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조직에서는 개인 간 문화적 차이를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 문화적 차이를 관리하려면 먼저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좋은 기업문화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직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데서 출발한다.


6가지 문화적 딜레마 : 좋은 기업문화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도박의 기술’이 아니라 둘의 장점을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햄든터너(C. Hampden-Turner)와 트롬페나르(F. Trompenaars)는 저서 『Building Cross-Cultural Competence』에서 물과 기름처럼 하나로 합치기 어려워 보이지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의 모습을 6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규정중심의 문화’와 ‘관계중심의 문화’다.
둘째, ‘개인중심 문화’와 ‘공동체중심 문화’다.
셋째, ‘성취지향 문화’와 ‘지위중심 문화’다.
넷째, ‘자기지향형 문화’와 ‘외부지향형 문화’다.
다섯째, ‘분석형 문화’와 ‘확산형 문화’다.
마지막은 시간 개념에 대한 문화적 차이다. 하나는 시간을 연속적인 것, 즉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의 직선으로 본다. 또 다른 개념은 과거에서 미래에 이르는 시간을 하나의 동일한 점으로 본다.


규정중심의 문화와 관계중심의 문화 : 규정을 강조하는 문화가 갖는 특성 중 하나가 어떠한 현상이라도 ‘정형화’한다는 것이다. 규정중심의 문화에는 주관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이라도 일단 객관화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관계를 강조하는 문화권에는 법체계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나치게 관계만을 중요하게 생각할 경우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 부정한 수단마저 정당화하는 경우가 있다. 정당방위가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행위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기업 현장에서도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신과 서로의 관계를 고려하는 자세가 조직의 허용범위 내에서 그 장점을 살릴 때 기업은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개인중심 문화와 공동체중심 문화 : 미국의 개인주의 정신은 국제정치분야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초래해왔다. 공산주의와 일전불사를 각오한 베트남전이나 최근의 이라크전쟁이 좋은 예다. 반면 공동체정신은 극단으로 흐를 경우 조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러나 이들의 각 강점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성취지향 문화와 신분지향 문화 :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연륜과 지위를 토대로 하는 연공서열제도 대신 업적을 중시하는 성과중심의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관리자는 연륜에서 나오는 풍부한 경험으로 회사를 이끌며, 젊은 사원들은 새로운 사고로 기존의 관습을 깨면서 함께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다.


자기지향형 문화와 외부지향형 문화 : 경영이나 제품개발 현장에서 두 문화가 보여주는 차이 중 하나가 ‘창조와 모방에 관련된 능력’이다. 자기지향형 문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강점이 있는 반면, 외부지향형 문화는 이러한 기술을 모방하고 정교화 함으로써 상품으로 만드는 데 강하다.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란 조직 내에 흩어져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직원 서로 공유하고 모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역시 각각의 장점을 소화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


분석형 문화와 확산형 문화 : 확산형 문화는 분석형 문화와는 달리 공과 사가 분명하지 않다. 또한 분석형 문화는 세부적 사항에, 확산형 문화는 전체 그림을 보는데 강하다. 분석적 시각에서 기업이란 효율적 경영을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이며, 종업원은 목적달성을 위한 구성원에 불과하다. 확산적 시각에서 기업은 구성원의 협력이 필요하다. 두 가지 접근방식은 각각 나무와 숲을 본다는 점에서 나름의 강점이 있다. 두 문화의 장점을 적절하게 채택하여 최고의 업무효과를 볼 수 있다.


시간에 대한 개념 : 서구 사회에서 시간은 글자 그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한국, 중국, 일본에서 시간은 순환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시간에 대한 개념 차이는 경영현장에서도 발견된다. 서구의 직렬식 시간개념은 헨리 포드가 창안한 대량생산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노동자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작업만 반복해서 처리한다. 도요타는 포드사의 생산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모델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이러한 도요타의 모델은 시간에 대한 서구식 직렬식 개념과 일본의 병렬식 개념을 조화시켰다.


Part 5 : 기업문화와 인사관리
호오도온 실험과 인사관리 : 1927년 엘튼 메이요(Elton Mayo)와 제자 로드리스버거(Fritz Roethlisberger)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호오도온(Hawthorne) 공장 실험을 통해, 노동자는 단순한 생산도구가 아니라 따뜻한 인간관계에 영향을 받는 존재임을 증명했다. 메이요와 로드리스버거는 아일랜드와 폴란드 이민자 후예로 이루어진 5명의 여성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들과 분리, 전화교환기실험실에서 일하도록 했다. 쾌적한 조명, 개선된 식사, 편한 의자, 휴식을 위한 작업일정 조정, 의료서비스 제공 등 작업환경을 개선했을 때는 물론, 주어졌던 혜택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았을 때도 5명의 성과는 꾸준히 높아졌다. 여성근로자들은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다고 느꼈으며, 이러한 작업장 분위기가 곧바로 업무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기업문화의 4가지 유형 : 경영학자 트롬페나르(Trompenaars)는 기업문화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그는 일과 사람에 대한 시각과 조직구조를 기준으로 기업문화를 4가지로 구분했다.
 
① 인큐베이터형 기업문화 : 조직이 수평적이면서 인간관계를 강조한다. 인큐베이터형 기업문화는 구성원의 창의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표적인 곳이 실리콘밸리다. 이런 첨단연구 분야의 인사관리는 수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한 명의 뛰어난 인재를 위한 인사관리가 필요하다. 


② 유도미사일형 기업문화 :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공유된 성과목표를 달성하려고 매진하는 문화다. 대표적인 곳은 미 항공우주국이다. 이런 조직의 인사관리는 연공서열을 떠나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바라봐야 한다. 이들 인재가 한 팀을 이뤄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팀워크를 유지, 발전시킨다.


③ 가족형 기업문화 : 이 기업문화는 4가지 유형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극단적인 형태가 ‘마피아’다. 이 문화의 장점은 우호적이고 따뜻한 인간관계, 그리고 여기에 바탕을 둔 가족적 결속력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능력이나 성과가 희생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하다. 이 문화의 인사관리 특징은 연공서열에 따라 보상이 주어진다.


④ 에펠탑 기업문화 : 포드사의 자동차 생산라인이나 관료조직이 대표적이며, 이 조직의 특징은 작은 실수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종업원의 평가는 목표대비 성과로 이루어진다. 평가는 객관적으로 직원을 평가할 수 있는 인사 부서에서 총괄하게 되며, 다른 부서들보다 인사관리부서가 힘을 지닌다.


인재의 유형
인재유형을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벨빈(Meredith Belbin0은 팀원의 9가지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새싹형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샘솟는 유형으로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이들은 한 팀에 한두 명이면 충분하며, 아이디어 실천은 다른 구성원들의 몫이다.
둘째, 팀에는 ‘조각가가 필요하다. 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추진한다.
셋째, ‘자원탐색가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진행할 혁신적인 방법은 모색한다.
넷째, ‘조정자’ 역할을 할 사람도 필요하다. 이들은 구성원이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수용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다섯째, 팀에는 ‘전문가’도 있어야 한다. 이들은 전문지식을 제품으로 현실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섯째, ‘실천가’가 필요하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체화한다.
일곱째, ‘팀워크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사람’이 필요하다.
여덟 번째, ‘감시평가자’의 역할이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검토, 폐기, 정교화한다.
마지막으로 ‘최종완성자’가 있다. 이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재검토, 수정하고 추가적 기능을 첨가해서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Part 6 : 기업문화를 바라보는 시각
패러독스 :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Icarus)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초로 만든 날개를 단 채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날개가 녹아 내리면서 에게해로 추락해 죽는다. 이를 ‘이카루스의 패러독스(Icarus Paradox)라 하는데 성공에 자만한 나머지 성공에 이른 수단이 오히려 멸망을 가져다주는 것을 빗댄 이야기다. 기업경영이란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기업이 직면하는 패러독스 중 하나가 이익이냐 매출이냐의 문제다. 이익은 조직이 거둔 지난날의 성과를 평가하는 유용한 기준이다. 이에 비해 매출은 미래의 고객기반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다.


이익에만 집중하는 회사들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본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 이익만을 강조할 경우 제품 품질,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미래에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미처 판단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작은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 2004년 하반기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히트한 헐리우드 영화 중 〈나비효과〉가 있다. 이 영화는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소재로 삼았다. 나비효과란 말은 로렌스(Lorenz)라는 기상학자가 쓴 논문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는 공기흐름에서 나비의 날개모양과 같은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고, 나비의 날개짓과 같은 작은 현상도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태풍을 불러일으킨 만큼 엄청난 효과를 갖는다고 결론짓는다. 즉 변수들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사소한 변화는 일정기간 눈에 띄지 않고 축적되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면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기업경영과 관련해서 로렌스가 던지는 화두는 무엇인가? 첫째,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적당한 정보가 있다면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둘째, 비록 시작은 작지만 변화하려는 노력이 쌓이면 커다란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제도를 갑자기 도입한다고 하루아침에 회사가 바뀌지 않는다. 전사성과급제를 도입해도 평가자가 직원성과를 연공에 따라 평가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한게임의 법칙2 : 제한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을 유한게임(Finite Game)이라고 한다. 유한게임에는 승자와 패자만이 있으며, 승자라 해도 큰 상처를 입는다. 유한게임과 달리 무한게임(Infinite Game)에서는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를 생각해 보자. 뫼비우스 띠 위에 연필로 선을 긋다 보면 띠의 뒷면이 다시 앞면이 되고, 선의 끝부분이 다시 시작점이 된다. 띠가 무한하게 순환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들의 교육훈련에 투자를 하면, 직원들 업무능력이 향상되고 회사의 생산성도 더불어 높아진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이익이 많아지고 회사는 다시 직원들의 능력개발에 투자를 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이 결과 회사의 이익은 늘어나고 직원들 경쟁력도 높아진다. 회사와 직원들 모두 상생(相生)하게 되는 것이다. 무한게임에서는 모두 승리자일 수 있다. 패자는 승자로부터, 승자는 패자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그 결과 전체 경쟁력이 향상된다.


Part 7 : 기업문화의 현장이론
맥킨지의 7S 모델 :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였던 아토스(Troy Athos)는 파스칼(Richard Pascale), 피터스(Tom Peters), 워터만(Waterman0등과 함께 기업문화 7S 모델(Seven S Diagram)을 창안했다. 이 모델은 기업활동의 중심에 기업목표(Superordinate Goal)를 두며, 목표는 회사의 전략(Strategy), 제도(System), 조직(Structure), 구성원(Staff), 업무스타일(Style), 그리고 회사가 보유한 기술(Skill)과 상호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아토스에 의하면 7가지 요소는 개별적인 게 아니라 전체를 이루는 부분에 해당하며, 이들 요소에서 시너지를 내는 기업이 우수한 기업이다.


두뇌모델 : 두뇌 모델(Whole Brain Model)은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경영 컨설팅회사인 파이퍼 트러스트(Piper Trust)가 기업문화분석에 사용하는 모델로서 네드 허만(Ned Herman)이 창안했다. 두뇌 모델은 인간의 뇌를 크게 4개 영역으로 나누고 각 부분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이 이론에 따르면 뇌의 좌상단은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 즉,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능력이 있으며, 수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좌하단 역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문제를 자세하게 파고드는 데 강하다. 이처럼 뇌의 좌측부분은 사실에 근거해 대상을 분석하는 데 강하며,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발달해 있다. 이와 달리 우하단은 사실보다는 느낌과 감정에 의지해 판단을 내리며,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마지막으로 우상단은 분석보다 직관을 선호한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면서 상황을 종합한다.


진정으로 고객을 이해하려면 분석은 물론, 직관을 활용해 전체적인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봐야 한다. 뇌의 우상단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문화도 마찬가지다.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려면 기업문화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과 종업원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기업의 역사, 분위기 등 전체 숲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기업문화와 CI :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 세련되게 디자인된 회사 로고나 상징물이 있다. 이러한 것을 통틀어 CI(Corporate Identity)라 하는데, 회사가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옷을 갈아입거나, 이전과 다른 비전과 전략으로 무장하고 이를 고객에게 알릴 필요가 있거나, 그동안 핵심을 이루던 사업이나 업종을 뛰어넘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 기업들은 CI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CI에는 회사의 가치가 들어 있다. 두뇌이론을 빌자면 CI는 우뇌에 해당한다. 기업의 문화, 역사, 전략, 구성원의 생각하는 방식과 태도가 CI라는 형태로 종합되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이 계획적인 CI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문화와 CI의 영역을 구별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CI에는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이나 문화가 포함되어 있고, 고객들은 회사의 CI를 보고 그 회사를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감성에 호소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는다고 한다. 기업문화가 회사의 중요한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 역할의 중심에 CI가 있다.


Part 8 : KT의 기업문화 개선활동
공기업의 문화적 특징 : 공기업은 민간기업과 탄생배경부터가 다르다. 대부분의 뿌리를 정부기관에 두고 있으며, 이익이 목표인 민간기업과 달리 이익과 함께 국민의 복리증진을 추구해야 한다. 공기업은 의사결정단계나 업무추진과정에서 민간기업과 많은 차이가 있으며, 기업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업무방식은 정부기관과 비슷하게 운영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공기업은 위에서 아래로의 수직적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연공서열의 분위기가 강하다. 또한 공기업은 효율성을 명목으로 대부분의 권한이 중앙에 집중된다.


KT의 공기업 문화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업 중 하나였던 KT의 두드러진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관료적이면서 폐쇄적인 조직 분위기다. 관료주의문화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가 모든 일을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일을 처리할 때 돌아오는 책임을 미연에 방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KT에도 분명 자랑하고 싶고 계속 이어져야 할 문화적 전통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직원간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공동체정신’이다. 또한 회사규모와 전통에서 비롯된 ‘안정감’이다.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뭉쳐있으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시장상황마저 열악해지면서 KT는 여러 차례의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을 한다. 그 결과 직원들은 과거처럼 자신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갈등을 겪는다. 한편으로는 공기업시절에 형성된 안정감과 자신감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KT의 앞날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생겼다.


KT의 기업문화 개선활동 : KT는 지속적으로 경영혁신 노력을 전개해 왔다. 그 범위는 단순한 친절운동에서부터 기업 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분야에까지 광범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화 프로그램은 일정시점까지 효과를 발휘하다가, 곧 과거로 원위치하는 요요현상을 드러냈다.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진정한 기업문화 변화를 도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구성원 스스로 문제점을 발굴하고 고쳐나가도록 자율적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는데, ‘원인원아웃(One-In, One-Out)이 그것이다. 이는 기관이나 부서 스스로 그동안 불필요하다고 생각된 제도나 관습을 하나씩 발굴해 고쳐나가고, 동시에 필요한 제도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자발적 기업활동 문화다.


민영화 이후 KT에는 공기업문화의 잔재와 함께 민영화로 인한 문화적 부작용도 생겨났다. 많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에 여전히 관습과 관례가 적용되었으며, 권위적인 위계문화로 상하ㆍ부서 간 의사소통의 장벽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KT는 공기업의 옷을 벗어 던지고 민간기업으로서 지향해야 할 기업의 모습을 모색하던 중, ‘신뢰 속에 변화하는 KT(Change with Trust)를 미래 이미지로 설정한다. KT는 기업문화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실천을 통한 변화만이 진정한 변화라 인식하고 있다.


KT Rules : 2004년 12월, KT는 구태의연한 관행을 벗어 던지고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KT만의 ‘새로운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는 대전제 아래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노력을 시작한다. KT Rules는 민영화된 KT가 세계수준의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원칙이자 지침이다. 그런데 KT Rules가 그 동안의 어떤 강령이나 슬로건보다 임직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조직을 위한 개인의 희생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임직원 각자가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도록 ‘괜찮은 제안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회사가 변화를 추진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필요한 변화에만 집중해야 한다. 만약 변화와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한다면 구성원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변화는 실천할 때 비로소 그 열매를 맺는다. 실천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경영자원의 낭비와 조직의 냉소주의만 불러일으킨다. 실천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혁신담당자들이 새로운 내용을 들고 현장을 찾아오더라도 현장은 이들을 때가 되면 의례적으로 찾아오는 철새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예나 지금이나 KT의 강점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 회사에 대한 종업원들의 충성심이 높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공동체정신이 아직 남아 있다. 따라서 KT의 혁신활동은 직원들의 높은 충성심을 발전시키고 역량개발을 지원하면서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미지의 세계로 과감히 나갈 혁신의 정신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KT가 안고 있는 과제는 비단 KT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업문화를 개선하려는, 그리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모든 기업이 한번쯤 되새겨 볼만한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