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

   
장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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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리아
   
12000
2009�� 05��



■ 책 소개
대한민국 CEO, 만화에서무한상상력과 창조적 경영의 지혜를 배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병렬 신세계 푸드 사장,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사장, 최신규 손오공 대표, 남승우 풀무원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대한민국 CEO들이 만화에 폭 빠져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그들이 만화를 통해서 기업운영을 위한 경영의 지혜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00년부터 만화 기자로 활동해 온 저자는 만화의무한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이 CEO들에게 고부가가치의 아이디어는 물론,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의 지혜를 선물한다고 이야기한다.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창조적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이노베이션경영부터, 다양한 구성원이 밀집된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 경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리더의 상상력을 현실화해줄 인간경영까지. 이책은 CEO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영의 지혜를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만화작품을 통해서 알려준다.


■ 저자 장상용 
나이 스무 살,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할 정도로 그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 문학과 신화의 플롯에서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읽어내는재미와, 만화의 기상천외한 스토리텔링에서 판타지를 느꼈다. 동대학교에서 석사학위(러시아 문학 전공)를 받았으며 현재 일간스포츠 엔터테인먼트팀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부터 만화기자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쉼 없이 만화기사, 만화비평,만화가 인터뷰 등을 쏟아내고 있는 그의 만화에 대한 열정은 거기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2007년 ‘제1회 코레일 만화 공모전’ 만화스토리부분에서 입상했으며,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연예부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기를 코믹하게 담은 만화 『주르날라리아』의 스토리를 썼다. 또한『아색기가』『대털』『신의 가면』『식스센스』『플루타크 영웅전』 등 히트작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만화의 무한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이 CEO들에게 고부가가치의 아이디어는물론,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의 지혜를 선물한다고 믿는다. 지은 책으로 『나는 펜이고 펜은 곧 나다: 한국 만화가들의 감동적인 인생이야기』『프로들의 상상력 노트』『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휴식, 산책길』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제1권 창조적 트렌드를 만드는 이노베이션 경영
노마디즘 : 변화 속에서 창조를 일군다 - 허영만의 『식객』 
호기심 : 상품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다 - 아기다다시(글)와 오키모토 슈(그림)의 『신의 물방울』 
전뇌적 경영 : 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용한다 - 카츠시카 호쿠세이(글)와 우라사와나오키(그림)의 『마스터 키튼』 
스토리텔링의 효과 : 이야기가 부의 원천이다 - 스즈키 유미코의 『미녀는 괴로워』 
역발상 전략 :세상을 뒤집어 보는 것에서 시작하라 - 메가쑈킹의 『탐구생활』 
혁신 : 괴짜들에게 물어라 - 후키사와 토루의 『반항하지마!』


제2권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 경영
소통과 설득 :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라 - 고우영의 『삼국지』 
솔직함 : 막다른 길에서는 솔직함이 절대무기다 - 히로가네겐시의 『시마과장』 
부드러운 카리스마 :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는 리더십을 가져라 - 김혜린의 『북해의 별』 
도전과 집념 :살아남는 자가 성공한다 -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배가본드』 
정예의 힘 : 한몸처럼 이끌어라 - 프랭크 밀러의 『300』 
포용력 :사람을 얻는 최고의 기술 - 박성진(글)과 김정기(그림)의 『TLT』


제3권 본질을 꿰뚫는 통찰경영 
관상학: 사람을 보는 눈을 키워라 - 허영만의 『꼴』 
장인정신 : 카멜레온도 본질을 버리지 않는다 - 츠치야마 시게루의 『라면짱』
선택과 집중 : 약점을 감추고 장점을 극대화하라 - 최훈의 『GM』
아트 비즈니스 : 예술을 보는 눈이 통찰력을 키운다 - 호소노후지히코의 『갤러리 페이크』 
통찰력 : 때와 흐름을 알다 - 방학기의 『감격시대』 
차이에 대한 존중 : 이 세상에 경계는 없다 -프레데릭 페테르스의 『푸른 알약』 


제4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경영
노블레스 오블리주 : 경영은 나눔이다 - 이두호의 『덩더꿍』 
질문의 힘 : 끊임없는 반복이 경쟁력을 키운다 - 데라사와 다이스케의『미스터 초밥왕』 
솔선수범과 인내 : 까다로운 직원을 유혹하라 -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믿음 : 리더를 키울줄 아는 리더가 돼라 - 천계영의 『오디션』 
대인의 마음 : 사원의 고용을 지켜라 - 니타 타츠오의 『보스의 두 얼굴』 
열정 :주변 사람을 변화시켜라 - 무츠 도시유키의 『닥터 노구찌』 





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

창조적 트렌드를 만드는 이노베이션 경영
호기심 : 상품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다 _ 아기 다다시(글)와 오키모토 슈(그림)의 『신의 물방울』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의 『트렌드 워칭』에서 제시한 트렌드 워칭의 9가지 방법론 중 하나가 ‘소비자들도 스스로를 모른다.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관찰하라!’라는 문구다. 상품을 논할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상품을 만들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곳이나 상품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마련이다.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제품이 형편없이 실패하거나, 전혀 성공할 만한 매력이 보이지 않는 제품이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는 사례는 왜 일어날까? 통계 이외의 변수는 인간의 마음이다. 상품이야말로 인간의 마음이 교차하는 통로라 할 수 있다. 상품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CEO는 한 번은 성공할지 몰라도 두 번, 세 번 연타를 날릴 수는 없다. 창조적 상품 개발이나 혁신적 아이디어의 발현에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알려는 호기심이 작동한다.


이런 확신을 주는 만화가 바로 2005년 한국에 와인 돌풍을 몰고 온 아기 다다시(글)와 오키모토 슈(그림)의 『신의 물방울』이다. 와인의 세계를 끝없이 파고들어가는 이 괴물 같은 만화는 750밀리리터의 와인 한 병에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깊이 담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만화 속의 주인공들은 와인의 맛을 탐닉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통해 마음을 주고 받으며, 그 행위의 과정 속에서 와인을 소비한다.

타이요 맥주 회사 영업부에 근무하는 칸자키 시즈쿠는 최고의 와인 평론가 칸자키 유타카의 유일한 아들이다. 평생 와인에 빠져서 산 아버지의 길을 따르지 않기 위해 맥주 회사에서 일하는 시즈쿠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전화가 온다. 칸자키 유타카의 저택에는 의외의 인물이 하나 더 와 있다. 와인계의 떠오르는 신성인 와인 평론가 토미네 잇세로 칸자키 유타카가 타계하기 1주일 전 양자로 입적됐다. 칸자키 유타카는 ‘내가 직접 고른 12병의 와인과 그 정점에 서 있는 신의 물방울이란 와인 한 병을 알아내야 한다’는 유언을 통해, 시즈쿠와 잇세 중 대결에서 이긴 사람이 와인 컬렉션을 계승할 수 있다고 못 박아 놓은 상태다. 시즈쿠는 와인에 별 관심이 없지만 갑자기 양자라고 나타난 자에게 아버지의 와인을 내어줄 수 없다는 결심을 한다.


대결은 시즈쿠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 어른이 된 이후로 와인을 거의 마셔본 적도 없는 시즈쿠가 천재 평론가라 불리는 잇세의 상대가 될 리 없다. 여성 소믈리에 미야비가 시즈쿠를 돕지만 시즈쿠 팀은 미약해 보인다. 그러나 시즈쿠는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와인의 아로마와 부케, 즉 과일 향과 오크통의 잔향, 숙성된 와인이 자아내는 독특한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버지 칸자키 유타카가 어린 시절 허브, 산딸기, 호두, 카시스 냄새는 물론 모닥불 냄새, 흙냄새까지 맡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이론적 지식은 하나도 없지만 와인 감각만큼은 20년 베테랑 못지않은 시즈쿠는 유타카의 와인 유산을 이어 받아 특급 평론가로 도약하려는 잇세와의 대결을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아버지가 나와 당신(잇세)에게 요구하는 건 지식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버지는 우리에게 자기가 평생에 걸쳐 도달한 산 정상까지 올라오라고 말하고 계셔. 그걸 못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은 컬렉션을 물려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이야.”


시즈쿠와 미야비는 2,000엔 대의 훌륭한 프랑스 와인을 찾다가 희한한 와인 가게를 발견한다. 알고 보니 미야비의 동창인 이시카와 쌍둥이 형제가 운영하는 곳으로 분위기가 엄청 산만하다. 한 명은 고급 와인으로 매장을 꾸미고, 또 한 명은 저가의 대중적 와인을 선호하고 있다. 전혀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은 매일 싸운다.


시즈쿠와 미야비, 이시카와 형제가 모인 가운데 병원에 있던 형제의 아버지가 나타나 2,000엔 대의 부르고뉴 와인을 내놓는다. 맛을 본 시즈쿠는 깜짝 놀란다. 2,000엔 대의 와인이 벼룩시장에서 싸고 진귀하며 근사한 물건들을 쏙쏙 찾아내는 듯한 쾌감을 주는 맛을 내다니! 이 와인이 바로 도멘 필립 에 뱅상 레스노의 마을 단위 와인 마르사네다.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 이 와인을 대량으로 구입해놓은 이유를 형제에게 알려준다.


“너희 둘이…… 이 도멘을 성공으로 이끈 필립과 뱅상 형제처럼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와인이란 말이다. 형 필립은 밭을 경작하고 포도를 재배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동생 뱅상은 양조에 힘을 쓰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 병의 와인 속에 두 사람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어서야 마시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와인은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으니까. 그걸 깨달은 형제. 형은 포도를 만들고 아우는 양조 책임자로 일을 분담하게 됐다. ‘감동을 낳는 한 병의 와인을 만든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아버지의 뜻에 감동을 받은 이시카와 형제는 서로 힘을 합치기로 다짐한다. 시즈쿠는 와인 한 병에 담긴 인간의 마음을 발견한다. 제조자, 상인, 소비자의 마음이 하나로 엮이는 순간이다.


시즈쿠의 호기심은 와인을 매개로 인간의 마음으로 향한다. 인간의 마음을 알면 알수록 그는 맥주 및 와인 비즈니스 영업 사원으로, 평론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 것이다.


자신의 상품을 통해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철학과 호기심을 가진 기업이야말로 비즈니스와 삶, 양쪽에서 모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교토의 허름한 가내수공업에서 출발해 미국 시장까지 점령한 게임 회사 닌텐도가 바로 그런 회사다. 요란한 사운드와 현란한 그래픽, 복잡한 조종 방식 등의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가 대세를 이룬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점령해 나갔다. ‘게임은 무엇인가?’라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게임은 즐거움이고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가치라는 것이었다.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 닌텐도의 철학과 고집은 2008년 1조 6,724억 엔(한화 약 25조 원)의 매출을 낸 원동력이 됐다. 불황기 미국 시장에서 ‘실직하면 차를 도로 받아준다’는 마케팅을 펼쳐 성공을 거둔 현대자동차 역시 상품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냈다. 기업이 단순히 돈벌이가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한다는 감성적인 접근은, 소비자가 처한 상황을 감성적으로 이해하고 생각해주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와인은 열심히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찾아보고, 유혹을 느끼고, 다가가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즐기는 것이다”라는 시즈쿠의 말에서 성공하는 자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 경영
정예의 힘 : 한몸처럼 이끌어라 _ 프랭크 밀러의 『300』

조직의 성패는 조직원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정예 병력은 대단히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해왔다. 고대의 무수한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정예조직의 구축은 업무달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손자는 『손자병법』을 통해 단순한 수적 우위는 전장에서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프랭크 밀러의 만화 『300』은 서양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을 그린다. 그가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이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낸 서양 역사상 최정예 부대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300만 명 대 4,000명의 대결’이라 칭한 테르모필라이 전투를 이끈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를 포함한 300명의 용사다. 4,000명밖에 안 되는 그리스 연합군이 페르시아 대군을 마주하고 혼비백산해 달아날 때 끝까지 전장을 지킨 이는 스파르타의 300용사(실제로 이들의 하인 900명이 함께 싸웠다)뿐이었다. 강렬한 빛의 대조를 즐기는 미국 만화가 프랭크 밀러가 이 전설 같은 영웅담에 매료된 덕분에, 독자는 기원전 480년의 장대한 전투를 스펙터클한 화면으로 만나게 됐다.


프랭크 밀러는 『300』에서 소수 정예가 한몸처럼 일궈낸 기적의 순간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공을 레오니다스 혼자에게로 돌리지 않는다. 기적의 순간을 만든 주인공들은 제목처럼 스파르타의 300용사다. 첫 장면부터 이들의 행군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페르시아 대군과 맞서기 위해 전쟁터로 향하는 무자비한 행군 속에서 젊은 스텔리오스가 비틀거리며 쓰러진다. 다른 부대라면 낙오한 병사를 부축해주겠지만 스파르타는 다르다. 스텔리오스의 상관은 “이 얼간이놈!”이라고 외치며 스텔리오스를 무자비하게 체벌한다. 레오니다스는 “그만!”이라는 명령에도 스텔리오스에게 구타를 멈추지 않는 상관을 기절시켜버린다. 레오니다스의 명령은 두 가지다. 스텔리오스가 상관을 업고 행군할 것과 행군 끝날 때까지 배급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부대 전체가 스스로 수치심을 느낀다. 행군 중간에 만난 동굴에서 스파르타인들은 레오니다스의 용맹함을 칭찬한다.


철인이라 하더라도 죽음 앞에서 인간적인 번민이 없을 순 없다.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 대군이 밀물처럼 그리스로 진격해오고 있는 풍전등화의 상황. 레오니다스는 300명의 목숨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다. 그는 행군 전 제사장들에게 신탁을 받으러 간다. 아무리 왕이라도, 고대 그리스에서 국가의 중대사는 신탁을 받아 결정해야 했다. 그것은 스파르타의 법이었다. 제사장들은 스파르타가 무너진다면서 전쟁을 포기하라고 신탁을 내린다. 레오니다스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스파르타가 전쟁을 포기하면 그리스 전체가 페르시아의 식민지로 전락할 것임을, 이 제사장들은 황금에 눈이 먼 자들임을. 레오니다스가 떠난 후 기둥 뒤에서 페르시아의 사자가 웃음을 지으며 걸어 나온다. 매수(買收). 제사장들에게 황금이 쏟아진다.


300 용사의 행군에 이방인이 끼어든다. 기형으로 태어난 스파르타인 에피알테스다. 등이 심하게 굽은 곱추 에피알테스로 인해 최정예를 추구하는 스파르타의 실체가 드러난다. 부모가 해외에서 키워 목숨을 건진 에피알테스는 붉은 망토, 둥근 방패와 장창을 마련해 300 용사에 합류하려 한다. 방패로 몸을 방어하며 장창을 힘 있게 찌르는 기술도 남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연습한 그다. 스파르타의 일원이 될 수만 있다면 목숨 하나쯤은 아깝지 않다.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스파르타의 용사들은 괴물 같은 에피알테스의 모습에 거부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레오니다스는 에피알테스에게 기회를 준다. 찌르기를 시킨다. 예상외로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다. 그러나 “좋은 찌르기다. 방패를 올려봐라. 가능한 높이!”라는 명령을 에피알테스는 수행하지 못한다. 심하게 굽은 기형의 몸 탓이다. 그러자 레오니다스가 알아듣도록 설명한다.


“우리는 하나의, 깨뜨릴 수 없는 단위로 뭉쳐 싸운다. 스파르타인 하나하나가 제 왼쪽 사람을 지킨다. 허벅지에서 목까지. 방패로. 약한 고리가 단 한 군데만 있어도 방진은 산산조각이 난다. 넌 방패를 그만큼 들지 못하는구나. 벗이여, 미안하다. 그대를 쓸 수 없다.”


실망한 에피알테스는 그 즉시 절벽으로 몸을 던져 자살을 기도한다. 300 용사의 전멸은 하늘의 뜻이었을까. 에피알테스는 다시 살아나고 스파르타에 대한 복수심으로 스파르타의 방어를 뚫을 수 있는 방법을 페르시아에 알려준다. 방패와 창을 세운 300 용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 마리의 고슴도치처럼 보인다. 너무나 확연한 숫자 부족으로 한 명씩 죽어가면서도 크세르크세스와 페르시아 부대의 전진을 막는다.


실제로 300 용사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계 지도는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른다. 부패하지 않은 지도자가 이끄는 정예조직은 무엇보다 강하다. 그러면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정예조직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첫째, 위에서 아래까지 구성원 전원이 책임과 권한을 비교적 균등하게 가져야 한다. 닌자는 현장에서 독자적인 작전을 펼쳤다. 임무를 수행할 때까지는 며칠이고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낮이건 밤이건 암살 대상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한 후 암살 방법을 정하고, 온갖 경우의 수를 헤아려 자신의 퇴로를 확보했다. 나고야 성주 암살을 명령 받은 닌자가 목표물에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매일 아침, 저녁 자신의 정원에서 탐스러운 장미 송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성주의 버릇을 파악하고 장미에 독을 발라 독살한 사건은 유명하다.


둘째, 명확한 목표와 비전의 제시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개성이 강하고, 조직보다는 개인을 중시한다. 이들은 CEO의 비전이 불명확할 경우 과거의 직장인들과 달리, 언제든지 조직을 떠난다. “훌륭한 경영인은 비전을 창조하고, 비전을 명확하게 하며, 비전을 열렬히 소유하고,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매진한다”는 전 GE 회장 잭 웰치의 말은 중?소규모 조직관리에서 더욱 유효하다.


본질을 꿰뚫는 통찰경영
장인정신 : 카멜레온도 본질을 버리지 않는다 _ 츠치야마 시게루의 『라면짱』

사실 ‘장인정신’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이다. 전 국민의 장인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백 년 동안 지속된 봉건제로 형성된 국민성 때문이겠지만 어쩔 땐 부러운 마음과 경외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라면 한 그릇에도 장인정신을 담아내니 말이다. 『초밥왕』이나 『맛의 달인』 등과 같은 요리만화에 비해 상업적 조명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만화적 재미와 장인정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만화가 바로 츠치야마 시게루의 『라면짱』이다.


주인공 요시츠네는 화끈한 성격의 폭주족 두목이다. 그의 아버지인 간테츠는 M 시에서 ‘간테츠 라면’을 운영하는 라면 장인이다. 간테츠 라면은 작은 가게지만 완벽한 중화 라면을 구현한 라면집으로 유명하다. 주인이 불친절하고 무뚝뚝하지만 라면 장인의 솜씨를 맛보려는 손님은 끊이지 않는다. 라면 장인은 꼭 이래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테츠에게 세상과의 타협은 없다.


간테츠 라면에 위기가 닥친다. 이 지역을 재개발하려는 야쿠자 조직에게 간테츠 라면은 눈엣가시다. 성격이 불같은 요시츠네는 이 사실을 알고 야쿠자 두목에게 항의하러 간다. 야쿠자 두목은 요시츠네의 실력을 테스트한다. 이 자리에서 인스턴트 라면으로 맛있는 라면을 끓일 수 있다면 가게를 그냥 두겠다고 약속한다. 비록 폭주족 두목이지만 어릴 적부터 어깨 너머로 라면 만들기를 보아온 요시츠네는 주변에 널린 재료를 이용하지 않고 인스턴트 라면 맛, 그 자체를 살린다. 야쿠자 두목은 고개를 끄덕인다. 야쿠자에게서 가게를 구한 요시츠네는 간테츠 라면에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는 방송국에 맛집 촬영을 의뢰한다. 아버지 간테츠는 방송국 촬영팀을 날파리 다루듯 쫓아버린다.


간테츠 라면의 진짜 위기는 그 다음에 찾아온다. 유명 라면 평론가 마루시로가 간테츠 라면을 먹다가 중간에 나가버린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요시츠네는 충격에 빠진다. 간테츠도 마루시로의 평가를 인정하고 고개를 떨군다. 간테츠는 끓는 물에 손을 넣어 면을 꺼내 왔다. 그러나 방송국 촬영팀을 쫓다가 오른손을 다치는 바람에 면을 꺼내는 타이밍을 알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타이밍을 못 맞추어 면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요시츠네는 마루시로를 잡아 세워놓고 자신이 직접 간테츠 라면을 만든다. 그에게 감추어져 있던 장인의 피가 끓어오른다. 아버지의 라면을 재현한 그 맛에 마루시로는 소매를 걷고 국물까지 다 마신다. 요시츠네의 재능이 빛나는 순간이다. 더 이상 라면을 만들 수 없게 된 아버지는 집을 훌쩍 떠난다. 장인답게 아들에게 라면 만드는 법조차 전수하지 않는다. 폭주족 아들은 졸지에 간테츠 라면을 혼자서 이어 받는다.


요시츠네에게 새로운 도전이 다가온다. M 시 최고의 라면집을 가리는 대결이 간테츠 라면과 대번옥 사이에 펼쳐진다. 대번옥은 대형 라면 체인점으로 사장은 비열하다. 대번옥을 대표해 나선 장인은 거구의 우시마다. 심판을 매수한 대번옥의 사장과 달리, 우시마는 찐득거리는 돈코츠 라면으로 요시츠네와 정면 승부한다.


돈코츠 라면은 규수 지방을 중심으로 돼지 뼈를 푹 고아 국물을 만드는 강한 맛의 라면이다. 돼지 뼈를 3시간 정도 끓이면 뼈가 보일 정도로 국물이 준다. 작은 냄비 8개 정도 분량의 물을 부어 준 후 다시 끓인다. 그대로 6~7시간을 계속해서 끓여야 한다. 돼지 사골의 지방 성분이 강력한 화력으로 분해되면서 나오는 젤라틴 질이 물과 융합하여 흰빛을 내기 때문에 국물은 흰 빛을 낸다. 그런데 우시마의 라면은 얼마나 고아냈으면 국물이 찐득해졌을까. 괴력의 사나이 우시마는 팔 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면의 무게만을 이용해 256가닥의 면을 같은 굵기로 뽑아낸다. 이 만화는 라면 명인의 경우 1만 6,384가닥까지 만들 수 있으며, 용발면이라고 불리는 그 면은 너무나 가늘어서 물로 삶지 못하고 기름으로 튀긴다는 정보를 덧붙인다.


알고 보니 우시마는 더 무시무시한 사나이다. 라면 장인으로서 자신의 가게를 갖지 않고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100군데 이상의 라면 가게에서 수행을 해왔다. 우시마와의 대결에서 자극을 받은 요시츠네는 중화 라면에 돈코츠 라면의 강렬한 맛을 접목시킨 돈코츠 간장 라면을 만들어 낸다. 요시츠네의 장점이라면 대결마다 새로운 라면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요시츠네가 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우시마를 간테츠 라면의 후계자로 결정해버렸다. 요시츠네의 장인정신이 후끈 달아오른다. 그리고 다음날 라면 포장마차를 간테츠 라면 바로 맞은편에 연다. 아버지와의 맞대결이다. 메뉴는 중화 라면과 돈코츠 라면을 포용하는 새로운 라면이다. 깊이가 우러나오는 국물맛이다. 요시츠네의 라면을 맛본 우시마는 크게 웃으며 패배를 인정한다. “새로운 라면을 찾아다니지 말고 내 스스로 창조했어야 했어. 아직도 수행이 부족하군. 다시 수행을 떠나야겠어.”


아들 요시츠네는 간테츠 라면을 이어 받지 않고 요시츠네 라면을 오픈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장인정신은 일맥상통한다. 결국 문제는 마음이다. “마음이 담긴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 아름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목수란 나무를 대할 때도 마음을 담아서 대해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읽어내고 살려낼 수 있다”는 신용수의 고백과 『라면짱』에서 “기술보다 마음, 모든 재료에 애정을 쏟거라, 요시츠네!”라는 라면 장인의 충고가 오버랩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경영
믿음 : 리더를 키울 줄 아는 리더가 돼라 _ 천계영의 『오디션』

1990년대 후반 혜성처럼 등장한 만화가 천계영의 만화 『오디션』은 리더 한 명의 믿음이 얼마나 많은 결실을 맺게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탐정 사무실을 연 젊은 여탐정 박부옥은 파리만 날리는 현실을 개탄한다. 그때 나타난 첫 고객! 그 고객은 박부옥의 학창 시절 라이벌이자 송송그룹 회장의 딸인 송명자다. 썩 반갑지는 않지만 송명자가 이 사무실을 찾은 이유를 듣고 귀가 솔깃해진다.


지난주 세상을 뜬 송송그룹 회장은 공개적으로 딸에게 유언을 남긴다. 곧 송송그룹 오디션이 열리게 되는데 자신이 10년 전 만난 네 명의 천재 소년들을 모아 그룹을 만들고 오디션에서 1위를 하라는 것이다. 만약 1위를 하지 못한다면 후계자의 재능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자신의 소유 주식 모두를 다른 주주들에게 분할 양도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렇게 되면 송명자는 한 푼의 유산도 상속받지 못한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는 팀만 320개 팀이고 그중 최후까지 살아남는 단 한 팀만 데뷔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토너먼트 식 공개 오디션이다. 게다가 송송그룹 회장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변득출 사장은 엄청난 야심가로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용근이라는 천재적 젊은이를 리더로 내세워 천사표 밴드를 결성해 송송그룹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 변 사장은 자본력도 풍부하지만, 송명자는 돈도 없고 네 명의 소년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단서라곤 아버지가 남겨 준 일기장이 전부다. 송명자에겐 박부옥의 도움이 절실하다. 파리 날리는 처지지만 박부옥은 일이 잘될 경우 돈을 받기로 하고 친구를 돕는다.


유일한 단서인 일기장에는 네 소년의 이름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다. ‘199X년 전라북도 초강역 근처에서 만났던 소년, 같은 해 여름 부산 해운대에서 보았던 소년, 199X년 서울 동호대교 위에서 보았던 소년, 199X년 대전시 중앙동에서 만났던 소년’ 등이다. 일기장에 따르면 송송그룹 회장이 혼자 여행하던 중 초강역 근처에서 만난 소년은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 소리를 들으며 그에 어울리는 다른 소리들을 찾고 있었다. 자연으로부터 일정한 음들을 찾아내는 것은 완벽한 절대음정은 물론 빠르게 음을 읽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박부옥, 송명자가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첫 번째 천재 소년은 서울 마포 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장달봉이다. 송송그룹 회장이 어느 여름 부산 해운대에서 본 아이가 두 번째 멤버인 황보래용이다. 물에 빠진 채 “살려달라!”고 소리친 아이의 목소리가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너무 선명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강한 성대와 큰 공명을 낼 수 있는 신체조건을 가진 그 아이는 보컬에 적합하다. 고등학교 1학년인 황보래용은 조울증 환자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동호대교에서 만난 세 번째 아이는 그저 막대기로 난간을 긁으며 걸으면서 완벽한 리듬감을 구사했다. 10살쯤 되어 보이던 그 백인 혼혈 아이는 백댄서로 연예계 진출을 노리고 있는 류미끼다. 대전의 한 레코드 가게에서 만난 네 번째 소년은 한 재즈 뮤지션의 CD를 훔치고 있었다. 소년은 CD를 들으며 연주자의 몸과 마음 상태를 정확히 읽어냈다.


네 명의 천재 소년은 오디션을 앞두고 극적으로 뭉치고 ‘재활용 밴드’라는 이름으로 태어난다. 황보래용이 보컬, 국철과 장달봉이 기타, 류미끼가 드럼을 맡은 재활용 밴드는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진출한다. 상대는 변득출 사장이 키운 천사표 밴드다. 재활용 밴드는 결승에서 극도의 우울증에 접어든 황보래용 때문에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그만 지고 만다. 그러나 멤버들은 완전히 한 몸이다.


재활용 밴드의 진가를 알아본 투자자들이 송명자에게 몰려든다. 과연 송송그룹 회장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우승 직후 천사표 밴드의 리더 용근이에게 송송그룹 회장의 편지가 전해진다.


‘용근 군, 이 글을 읽을 즈음 자넨 아마 송송 오디션에서 우승을 했겠지. 난 자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알 수 있었네. 자네는 대단한 야심가이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아이였지. 변득출 사장 역시 나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면서 항상 송송그룹을 탐내왔지. 그런 자네와 변득출 사장이 이 오디션처럼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있겠나. 다만 자네는 다른 네 명의 천재 소년들과는 한 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지. 자네는 자네에 대한 확신이 넘치고 있어서 다른 멤버들의 의견과 늘 대립하기가 쉽고 결국 팀을 깰 수도 있어. 자네에게는 천재들보다는 자네에게 순종적인 멤버들이 더 필요할 거라 생각했네……내 딸은 천재 소년 밴드와 함께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으면 싶었거든. 한 가지,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은 과연 그 밴드가 얼마나 긴 생명력을 가지는가였는데……천재일수록……라이벌이 없으면 그 생명이 결코 길수가 없거든. 바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자네가 나타난 거야. 그들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자네밖에 없네. 그들과 음악으로 평생을 겨룰 좋은 라이벌이 되어주게……난 내 딸이 멋지게 자립해나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자네는 송송그룹 최고의 뮤지션이 되어 세계를 누비게 될 거야. 네 명의 천재 소년들도 그들이 원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하게 될 것이고, 변득출 사장은 소원대로 송송그룹의 회장이 되겠지. 어떤가? 우리들은 원하는 것들을 모두 얻지 않았나?’


만화 『오디션』의 진정한 주인공은 송송그룹 회장이다. 다섯 명의 천재 소년과 딸은 송송그룹 회장의 믿음대로 성장한다. 다섯 명의 소년이 천재라는 자기 확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 2009년 WBC 대회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끈 김인식 감독은 ‘믿음의 야구’의 대명사다. 다른 감독들과 달리 선수들에게 맡기는 야구를 한다. 작전도 많이 쓰지 않고,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끝까지 믿고 기다린다. 믿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기에 믿어주는 CEO를 만난 부하 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