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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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무얼 스마일즈(역자 : 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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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15000
2005�� 09��



■ 책 소개
『자조론(Self-Help)』의저자 새무얼 스마일즈의 후속작 『인격론』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인격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인격은 최고의 재산이다라는주제로 인격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며, 인격의 구성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갈고 닦은 인물은 누구인지, 그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인격을닦았는지를 상세히 다루었다. 수많은 인물들의 생생한 일화를 중심으로 인격이란 주제를 말하는 것이 책의 특징이다.

 


■ 저자 새무얼 스마일즈
1812년스코틀랜드 해딩턴에서 태어나 에든버러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해딩턴에서 병원을 열고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정치개혁 운동에도 참여했다. 지은책으로 『자조론』『인격론』『검약론』『조지 스티븐슨 전기』 등이 있다.


■ 역자 정준희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했다. 선물중개사(AP) 자격증을 획득하고 한빛은행에서 근무했으며, 2005년 현재 인트랜스번역원에서 전문 번역가로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마케팅 슈퍼스타』『바쁜 여자 신드롬』『비즈니스 정글, 허브』등이있다.


■ 차례
공병호가 읽은인격론


1. 인격의 힘
2. 일
3. 용기
4. 자제
5. 의무와진실함
6. 밝은 성격
7. 경험의 기쁨
8. 바른 태도
9. 책과의 사귐
10. 가정의 힘
11. 인간관계와본보기
12. 결혼 생활





인격론


인격의 힘
천재성은 항상 감탄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천재성만으로 존경을 받을 수는 없다.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인격이기 때문이다. 천재성이 ‘지성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인격은 ‘양심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성이 아니라 양심이다. 천재성을 지닌 사람들은 지성에 힘입어 사회에 진출하는 반면, 인격적인 사람들은 양심에 힘입어 사회에 입성한다. 사람들은 전자는 찬미할 뿐이지만, 후자는 신봉한다.


인격은 사람들이 높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재산이다. 인격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세속적인 의미의 부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존경과 명성이라는 응분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살면서 훌륭한 자질들, 즉 근면, 덕행, 선행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자신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규칙들을 착실히 지켜나가는 목적 있는 성실함은 인생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무기이다. 그것은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힘과 자양분을 공급하며, 단호하게 행동하도록 독려한다.


인격은 개인의 규제와 통제를 받는다. 하지만 갖가지 사소한 환경과 행동 역시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노력 없이는 인격을 훌륭하게 다듬을 수 없다. 지속적으로 자아를 관찰하고 단련하며 컨트롤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격을 형성하는 데는 자아에서 비롯된 본인의 정신이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삶을 지탱할 수 있으며, 개인에게 독립심과 열정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격은 사고와 행동으로 체현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위대한 사상가의 독특한 사상은 몇 백 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으면서 그들의 일상생활과 습관에 파고들게 된다. 훌륭한 노동자와 사상가는 역사를 이루어내는 사람들이다. 역사는 지속적으로 인격자들 - 훌륭한 지도자, 왕, 성직자, 철학자, 정치가, 애국자 그리고 각 분야의 진정한 일류들 - 의 영향을 받는다. 위인들은 조국과 그들이 활동한 시대에 그들의 정신을 각인시킨다. 루터가 현대 독일에, 단테가 현대 이탈리아에 자신의 정신적 유산을 남긴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이들은 국가 발전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그들은 훌륭한 인생과 인격의 본보기를 남김으로써 조국의 정신을 강화시키고 순화시키며, 조국의 영광을 드높인다.


그러나 한 나라의 특성을 평가함에 있어 위인들뿐만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 사이에 퍼져 있는 인격(즉 국민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그것이 국민성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지는 못한다. 한 나라의 도덕성과 견실함을 결정짓는 것은 개개인이다. 결국 정부의 통치 형태가 통치를 받는 국민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제도적으로 정치적 권리에 아무리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타락한 국민을 정치적 권리로써 변화?발전시킬 수는 없다.


요컨대 제도의 안정성은 인격의 안정성에 달려 있다. 아무리 문명화되어 있다고 해도 역경이 닥치는 즉시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국민들 개개인이 성실하지 않으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거나 단결하거나 튼튼한 기틀을 마련할 수 없다. 부로 인해 부패하고 쾌락으로 타락하고 당쟁으로 이성을 잃은 국가에서 성실한 사람들 - 그런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면 - 이 서로 힘을 합쳐 난국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할 때 그들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희망은 국민들 개개인이 고귀한 성품을 되찾아 더욱 발전시키는 것뿐이다. 그 길만이 국가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인격 수양에 있어 일은 최고의 스승이다. 일은 복종심, 자제력, 주의력, 적응력, 인내심을 키우고 단련시킨다. 일은 특수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기술을 길러주고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소질과 재능을 길러준다. 재주가 있어도 그것을 이용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사람이 지치는 것은 부지런히 움직일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이다. 활동할 때 사람은 생명력, 건강, 기쁨을 얻는다. 하지만 게으름을 피우면 정신적으로 황폐해진다.


글래스고에서 스탠리(Stanley) 경(지금의 더비 백작)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일에 대한 사랑이 천해지고 악해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은 지나친 자아 사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근심 걱정과 괴로움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책이기도 하다. 중대한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사소한 일들이 마치 커다란 일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 결과 적어도 실생활에 건전하고 유용하게 쓰였을 힘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머릿속에서 성장하고 번식하는) 하찮고 쓸데없는 근심 걱정으로 낭비될 것이다.”


끊임없이 일하고 갖가지 활동을 벌이며 사람들과 실질적으로 교류하는 생활 원칙은 활력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제대로 연마되고 훈련된 업무 습관은 정치, 문학, 과학, 예술 등 모든 문제를 처리하는 데도 유익하다. 어떤 사람이 일을 처리함에 있어 부지런함, 근면함, 시간과 노동 절약이 유익한 역할을 했다면, 다른 일을 할 때도 그러한 요소들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영국 초기의 작가들은 대부분 사무원으로, 사무를 볼 수 있도록 교육받은 이들이었다. 영시의 아버지인 초서(Chaucer)는 처음에는 군인으로 일하다가 나중에는 소규모 세관의 감사관으로 일했는데, 결코 한가한 자리가 아니었다. 모든 자료들을 직접 손으로 기록해야 했기 때문이다. 세관에서 열심히 일하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했다. 그는 눈이 어질어질하고 침침해질 때까지 열심히 책을 읽었다. 영국에서 건전한 생활 문화가 꽃을 피웠던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활동했던 훌륭한 작가들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순수한 문학도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실무를 통해 단련된 활동가들이었다. 스펜서(Spencer)는 아일랜드에서 행정관으로 활동했다. 셰익스피어는 극장 관리인이었으며, 평범한 배우이기도 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저서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일에 종사한 이들에 의해 집필되었다. 그들에게 문학은 직업이 아니라 취미였다. 취미는 실무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며, 근면함을 북돋운다. 적어도 취미는 기분 좋은 소일거리를 제공한다. 정신적으로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다면 틀에 박힌 기계적인 업무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때는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쉬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일의 결과가 아니라 일하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적당량의 일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유익하다. 몸에 해로운 것은 일이 아니라 과로이다. 하지만 힘든 일보다 더욱 해로운 것은 지루한 일, 시시한 일, 희망없는 일이다. 뜻 있고 희망적인 일에 종사하는 것은 행복의 비결이다. 하지만 과로는 비경제적이다. 과로에 근심 걱정까지 겹쳐진다면 그것만큼 큰 낭비가 없다. 근심 걱정은 노동보다 훨씬 심신을 약화시킨다. 과로와 근심 걱정 모두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 지나친 정신노동은 심신을 상하게 된다. 운동선수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술을 시도하다가 인대가 늘어나거나 척추가 손상되는 것처럼 과도하게 머리를 사용할 경우 정신노동자도 심적으로 지치게 될 것이고 균형을 잃게 될 것이다.


자제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지고 동물보다 나은 존재가 되려면 본능적인 충동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육체적 생활과 정신적 생활의 실질적인 차이도 바로 그러한 힘에 있다. 그리고 개인의 인격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토대 역시 그러한 힘이다. 인격을 뒷받침하는 최고의 버팀목은 습관이다. 세심한 훈련을 통해 습관은 재형성될 수 있다. 정신 수양과 교육은 인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정신 수양은 자부심을 증진시키고 자제하는 습관을 기르며 의무감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 자립적이고 자제력 있는 사람은 항상 훈련에 힘쓴다.


격한 기질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기질이 격할수록 훈련과 자기 규제가 필요하다.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뒤 취하는 행동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으며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한다. 한편 격한 기질이 강한 의지를 의미할 수도 있다. 적절히 통제된다면 그것은 유익한 동력원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적인 위인들 가운데 일부는 격한 기질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강한 기질을 엄격히 규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의지 또한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크롬웰은 젊었을 적에는 변덕스럽고 격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젊은이 특유의 폭발적인 힘을 갖고 있었고 이는 다양한 형태의 짓궂은 장난으로 표출되었다. 하지만 칼뱅교의 교리를 따르는 과정에서 강한 기질은 공적인 생활로 표출되었고, 거의 20년 동안 영국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명예롭고 평화롭게 인생을 살고 싶다면 큰일뿐 아니라 작은 일에서도 극기심을 발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은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삼갈 줄도 알아야 하며, 판단력이 성격을 통제함으로써 불쾌함, 성마름, 빈정거림 같은 작은 악마들을 절대적으로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행동뿐 아니라 말도 통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날카로운 칼보다 더 참혹하게 우리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것은 독설이다. 그러므로 다른 무엇보다 말을 삼가는 것에서 인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말한 것을 후회하는 것은 보았지만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피타고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하는 것보다 나은 것을 이야기하라.”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정당할 뿐 아니라 필요할 때도 있다. 감정에 충실한 사람은 의사를 밝혀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야비하거나 비열한 행위에 부딪히면 자연스레 불끈한다.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은 부당함에 무관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성급하게 경멸을 드러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참지 못하는 성격을 바로잡는 최선의 방법은 지식을 증대시키고 인생 경험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자신을 통제하는 용기는 여러 가지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실한 삶을 사는 것이다.


경험의 기쁨
일상적인 세상살이 가운데 세상사를 경험함으로써 실용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고 일의 규율을 배울 수 있으며 인격을 발전시키는 인내력, 참을성, 근면성을 익힐 수 있다. 그 속에서 부딪히는 시련과 역경, 유혹에 어떻게 맞서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은 다르게 채색될 것이다. 또한 그 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훈련을 받게 될 것이고, 홀로 앉아 공부하거나 수도원 생활을 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한 다른 이들과의 교제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다. 세상 속에서 자유롭게 다른 이들과 어울려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판단하는 적절한 판단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이들은 자신이 보고 있고 자신의 일상생활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대상들을 정확히 판단하려 노력한다. 대개 우리가 상식이라 부르는 것은 일상적인 경험의 보다 발전된 형태이다. 또한 젊음의 열정은 인생에서 커다란 도움이 된다. 옳은 방향으로 발산시킬 경우 열정은 우리에게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건전하고 희망찬 표지판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젊음의 열정은 유익한 재능과 고무적인 자신감, 희망을 북돋우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무미건조할 수도 있는 업무와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열정이 제공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한 힘을 갖고 있지 않으면 난관과 어려움에 부딪힐 경우 그에 굴복하게 된다. 반면 열정이 고취시킨 용기와 인내가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에도 정면으로 맞서고 어떠한 난관도 해결할 수 있다.


인내심을 북돋우고 에너지를 불어넣고 인격을 고양시키는 것은 번영이 아니라 역경이고, 부유함이 아니라 가난함이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천재성을 발휘하는 데 단 한 번의 커다란 자극만 있으면 된다. 단 한 번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그것이 큰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을 통해 성공한다는 생각은 틀린 생각이다. 가장 좋은 경험은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크게 실패한 경험이다. 분별력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러한 실패는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적절히 자기를 계발하고 사람을 대하는 요령을 익히며 자제심을 기르도록 자극한다. 실패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경험을 통해 가르친다. 그리고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실패는 단순히 용기를 북돋우고 노력을 재개하도록 사람들을 자극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일부 위인들의 삶은 고난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단테가 위대한 작품들을 쓴 것은 가난에 시달리며 망명 생활을 하던 대였다. 반대파에 의해 추방당하고 집을 빼앗겼으며 화형 선고까지 받았다. 미켈란젤로 역시 살면서 박해를 당한 때가 많았다. 과학계에도 자신의 믿음 때문에 순교자가 된 이들이 있다. 그들은 고난과 어려움과 박해를 받으며 빛을 볼 때까지 연구를 계속했다.


음지는 없고 양지만 있는 삶, 슬픔은 없고 행복만 있는 삶, 고통은 없고 즐거움만 있는 삶은 적어도 인간의 삶이 아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것은 뒤얽힌 실타래이다. 그것은 슬픔과 기쁨의 혼합이다. 기쁨은 슬픔이 있기에 더욱 달콤하다. 상실은 축복을, 축복은 상실을 수반한다. 그러므로 죽음조차 삶을 보다 사랑스럽게 만든다.


책과의 사귐
좋은 책은 인생을 담고 있는 최고의 상자이다. 그 속에는 삶을 살아가며 떠올릴 수 있는 최고의 생각들이 담겨 있다. 마음에 품고 잊지 않는다면 좋은 책은 마음의 위안을 주는 변치 않는 친구가 될 것이다. 또한 좋은 책은 좋은 행동의 싹을 품고 있다. 좋은 말씀은 필연적으로 좋은 행동을 북돋우기 때문이다. 특히 훌륭한 인물의 기록은 유익하다. 그것들은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며 훌륭한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전기의 좋은 점은 최선을 다했을 때 무엇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적절히 기록된 고귀한 삶은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영혼을 환기시키고 희망을 북돋우며 새로운 힘과 용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믿음을 불어넣는다.


모든 전기 가운데 최고는 『성경』이다. 가장 성스럽고 감동적인 책으로, 젊은이들에게는 스승이고 성인들에게는 안내자이며 노인들에게는 위안자인 『성경』은 위대한 영웅들, 조상들, 예언자들, 군주들, 심판자들에 대한 일련의 전기의 일환이다. 인간의 모든 시련과 슬픔의 효험이 『성경』의 말씀 아래 감춰져 있다. 『성경』은 인간의 최고의 순간들을 상징한다. 그것은 인간의 부드럽고 온화하며 순수하고 선량하며 통회하는 모든 것을 상징한다.


훌륭한 인물의 삶이 인격 수양에 미치는 영향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영감을 받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훌륭한 사람의 삶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정신적으로 고양되고 그의 생각과 행동을 닮아가게 된다. 보다 하찮은 사람들, 하지만 자신의 의무를 다한 진실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삶조차도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의 인격에 고무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의 위대한 작가들 가운데 훌륭한 사상가와 활동가의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두 사람을 꼽는다면 그것은 플루타르크와 몽테뉴였다. 플루타르크는 본받고 싶은 이상적인 영웅상들을 제시했고, 몽테뉴는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면밀히 조사했다. 두 사람의 작품들은 대개 전기 형식을 띠고 있으며,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과 경험을 극히 인상적으로 묘사했다.


책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벗이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자극제이다. 젊은이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 첫 번째 책은 종종 그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그것은 마음에 불을 지필 수도 있고 열정을 북돋울 수도 있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 노력을 쏟도록 이끌어 영원히 성격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우리보다 현명하고 성숙한 마음을 지닌 새로운 책과의 사귐은 우리 인생의  중대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책은 인간에게 소중한 지식들을 담고 있다. 책은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 윤리적 측면에서 이루어진 모든 노동과 업적, 사색, 성공, 그리고 실패의 기록이다. 책은 어느 시대에나 가장 훌륭한 동기부여자로서의 역할을 했다. 드 보날은 이렇게 말했다. “혁명을 이루어내는 것은 『복음서』에서 『사회계약론』에 이르는 책들이다.” 훌륭한 책은 훌륭한 전투보다도 위대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 소설 같은 허구적인 작품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의 라블레와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는 다른 어떤 무기도 사용하지 않고 조소만으로 기사와 성직자의 지배 체제를 무너뜨렸다. 사람들은 그들의 조소에 웃음과 용기를 되찾았다. 인간의 행동은 그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진다. 그의 미덕과 풍부한 자질 역시 그와 함께 죽어 없어진다. 하지만 그의 지식만은 영원하다. 지식은 후손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영원히 존속하는 유일한 것은 글이다.


가정의 힘
가정은 인격을 단련시키는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학교이다. 개인은 가정에서 삶을 시작하며, 가정에서 소년 시절을 보내고 한 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정은 개인의 문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학교라 할 수 있다. 문명화가 개인 교육 문제로 귀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회 구성원들 각각이 젊은 시절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들로 구성된 사회의 교화와 문명화 정도가 결정된다.


유년 시절 형성된 도덕적 성향은 매우 중요하므로, 성인으로 성장할 어린이를 키우는 가정은 가정을 지배하는 힘에 따라 이로운 곳이 될 수도 있고 해로운 곳이 될 수도 있다. 리히터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유년기이다. 유년기에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를 통해 자신을 만들고 채색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살면서 수많은 스승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스승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므로 (인생을 하나의 교육 제도로 간주할 경우) 세계 일주를 하며 둘러본 국가들 전부가 한 사람에게 미친 영향을 다 합쳐도 어렸을 적 어머니 단 한 사람이 미친 영향만큼 크지 않다.” 그러므로 어린이의 인격 형성에 본보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훌륭한 인격을 지닌 아이들을 원한다면 우리는 그들 앞에 훌륭한 본보기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 눈앞에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는 본보기는 바로 어머니이다.


가정에서는 어머니를 모방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베이컨은 모방을 ‘가르침’에 비유했다. 본보기는 행동의 지시이고, 무언의 가르침이다. 본보기는 말로 가르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르친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훌륭한 본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아이의 행동과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정은 여성의 영역이며, 여성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여성의 왕국이기 때문이다.


시인, 문학가 그리고 예술가의 경우 어머니의 감성은 아들이 천재성을 발휘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괴테는 정신적 성향과 성격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 그의 어머니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의 마음에 의욕을 불어넣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식을 그들에게 가르쳤다. 그녀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한 열정적인 여행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괴테가 있게 된 이유를 이제 알겠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이런의 경우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구속받길 싫어하며 화를 참지 못하고 강한 증오심을 드러내게 된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그에게 심한 변덕을 부리고 폭력을 행사하며 제멋대로 굴었던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대우는 바이런의 여생에 암울한 영향을 미쳤다. 바이런은 언제나 수심에 차 있었고 불행했다.


여성이 미치는 영향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 어머니의 상태는 모든 이들의 도덕성, 태도,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들이 타락하면 사회 역시 타락할 것이고, 어머니들이 도덕적이고 깨어 있으면 사회 역시 그에 비례한 품격을 지닐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을 가르치는 것이 남성을 가르치는 것이다. 여성의 인품을 도야하는 것이 남자의 인품을 기르는 것이다. 여성의 정신적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공동체 전체의 자유를 확대하고 굳건히 하는 것이다. 국가란 가정의 산물이며, 어머니의 백성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인간관계와 본보기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사람들은 교류하는 이들을 모방하게 된다. 본보기를 통해 인격 교육의 상당 부분이 무의식적이고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주변 사람들을 수동적으로 모방하거나 따라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이들의 행동보다 자신의 행동이 인생의 목표를 결정하고 인생 원칙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들 각각이 의지력과 자유로운 행동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능력들을 행사한다면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친구들과 동료들을 선택할 수 있다. 


보다 현명하고 훌륭하며 경험 많은 사람들과 사귀는 것은 의욕을 고취시키고 기운을 북돋운다. 그들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향상시킨다. 그들의 평가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평가를 바로잡고 그들이 지닌 지혜를 나누어 갖게 된다. 그들의 눈을 통해 시야를 확대시키고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며, 그들이 즐기는 일뿐 아니라 고통받는 일로부터 깨달음을 얻게 된다. 만약 그들이 우리보다 강하다면 우리는 그들의 힘을 나누어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하고 정력적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인격 발달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진실한 친구의 친절한 충고나 기분 좋은 제의 혹은 시기적절한 조언이 한 젊은이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그리고 고(故) 마샬 홀은 한 사람의 인격이 다른 사람의 인격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현재 살아 있는 많은 유명 인사들이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그의 제안과 도움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주제를 한 가지 정해서 그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자네는 반드시 성공할 걸세.” 또한 그는 “선물일세. 열정적으로 매달린다면 그 안에서 부를 찾을 수 있을 걸세.”라고 말하며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곤 했다.


열정적인 성격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열정은 (인간의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라 할 수 있는) 공감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를 따르도록 만든다. 그가 보여주는 본보기는 전염성이 강하다. 따라서 주변인들은 그것을 따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전선을 통해 빛을 전달하는 일종의 전력과 같다. 그것은 주변 사람들의 인격 속에 흘러들어가 그 역시 빛을 발하도록 만든다. 또한 훌륭한 사람들이 보여준 본보기는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계속 남아 후손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