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자신을 키워준 고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자연스럽게 거대 기업의 CEO를 맡게 된 더그로만. 기대에 부풀어 있던 로만에게 고모의 유언장이 전달된다. 거기에는 6개월 후에 로만이 자신만의 리더십 유산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인정해야 CEO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과연 로만은 6개월 안에 자랑스러운 리더십 유산을 창조할 준비를 끝마칠수 있을는지….
당신은 어떤 리더로 기억될 것인가? 용기와 감동을 주는 당신만의 리더십 유산을창조하라!
이병철은 지금 없지만 그가 남긴 리더십 유산이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정주영 회장 또한 떠났지만 그가남긴 정신적 유산이 현재의 현대를 이끌고 있다. 리더십 유산은 바로 이런 것이다. 리더인 당신이 마지막 남기고 갈 그 무엇이다. 하지만 그것이대기업의 CEO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다양한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고, 우리 자신이 이미 우리 삶의 리더이기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참으로 독특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각자 자기 인생의 마지막을 떠올리며,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또 하나의 것은 리더의 인품에 대한 지적이다. 우리는모두 타인의 과거 속에서 우리 자신이 아름답게 기억되길 바란다. 한번 생각해보라. 당신이 아름답게 기억하는 리더들이 어떤사람들이었는가를.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리더십 유산을 창조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은 큰 설득력을가진다. 우리는 뛰어난 인품을 가진 도덕적인 리더를 기억한다. 그들에게서 나오는 인품의 향기는 오래도록 우리의 기억을 지배한다. 또 우리는우리에게 진실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준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들과 함께 나누었던 진실한 이야기와 감정의 교류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그리고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내달리는 사람들은 우리의 의식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사람의 영혼을 끌어들이는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위보다 인격을 갖추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꿈을 좇아가는매력적인 리더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을 통해 자신만의 자랑스러운 리더십 유산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원칙들을 배우게 될것이다.
■ 추천 켄블랜차드
켄블랜차드컴퍼니의 회장이자 CSO이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로활동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겅호!』『1분 경영』『열광하는 팬』등이있다.
■ 저자 마르타 브룩스·줄리 스타크·사라케이버힐
마르타 브룩스(Marta Brooks)는 15년 경력을 자랑하는 경영 컨설턴트이자탁월한 연사이다. 개인사업과 경영 컨설팅 영역을 넘나들며 사업적 수완을 발전시켰고, 체험을 통해 얻은 경영 지식을 활용해 효과적인 리더십을고취하는 일에 탁월하다. 마르타의 주된 연설 주제는 "리더십 유산 : 타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이다. 현재 켄블랜차드컴퍼니의 컨설턴트로일하고 있다.
줄리 스타크(Julie Stark)는렌즈크래프터스의 교수설계(Instructional Design) 책임자로서 기업의 경영 훈련 솔루션 설계 및 개발 전문가이며 소매, 제조,공공교육 관련 기업에서 10년 넘게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는 전략적 방법을 사용하여 기업의 성장 기회를 찾아내고, 독창적인 경영 훈련 솔루션과시스템을 개발하여 기업의 성과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사라 케이버힐(Sarah Caverhill)은영업, 경영 및 인사 관리 분야에서 25년여 간 종사하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턴트와 연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세미나와 워크숍에서 기업경영 및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개념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다른 사업가들의 성공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켄블랜차드컴퍼니 동부지역담당 이사를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역자 조천제
한국블랜차드컨설팅(주) 대표이다.고려대, 중앙대, 동국대 경기대 등 대학을 비롯해 삼성, LG, SK, 현대, 포스코, 청와대 등에서 27년간 강의해온 기업체 산업훈련 분야의최고 전문가이다. 옮긴 책으로는『섬기는 리더』『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겅호!』등이 있다.
■ 차례
옮긴이의 글
켄 브랜차드의서문
프롤로그
1장 유언장
2장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3장 죽어가는 고사리
4장지위가 아닌 인격을 갖춰라
5장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어라
6장 꿈을 쫓아라
7장 되살아난 고사리
감사의 글
저자에 대해
리더십 유산
1장 유언장
낸의 유언장은 10시 정각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더그 로만은 정오쯤이면 무스랜드의 새로운 CEO가 될 터였다. 고모인 낸은 총명한 여성이었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도자기 회사 무스랜드의 창업주이자 뛰어난 CEO였다. 아니, 더그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낸은 그의 인생에서 단 하나뿐인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30여 년 전 어느 비 오는 밤, 더그의 부모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두 살배기 아기였던 더그는 이후 고모 낸에게 모든 것을 의존했다. 그녀는 더그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이제 가고 없다. 유언장 공개가 남아 있는 마지막 절차였다.
변호사 토미 맥칸은 유언장에 명시된 이름을 하나하나 읽으며, 낸이 그들을 위해 고르고 고른 선물을 알려주었다. 그 이름에는 더그의 사촌들과 가족뿐만 아니라 무스랜드의 직원과 친구들, 자선단체 몇 곳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 이름은 언제 부르려나?’ 하지만 더그의 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친척들이 사무실에서 나가고 더그는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토미는 네모나고 납작한 모양의 상자 하나를 더그에게 건네주었다. “고모님께서 이것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 안에는 가죽으로 장정된 일기장이었다. 표지 오른쪽 모퉁이에 고사리 그림이 양각되어 있었다. 안에는 낸이 쓴 편지가 있었다.
사랑하는 더그.
너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니. 네가 이렇게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남아 있는 나의 개인 소유물은 모두 너의 것이 될 게다. 나의 가장 소중한 선물인 무스랜드도 당연히 너의 것이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네가 6개월 동안 리더의 의무를 알아내어 너만의 리더십 유산을 발전시킬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인정해야 한다. 이 편지가 다소 의외겠지만 나는 너와 무스랜드를 위해 오직 최선의 것만을 바랄 뿐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편지 아래에는 명함 한 장이 클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명함에는 고사리 그림이 모퉁이에 새겨져 있고 한 원예원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
2장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믿어지지 않았다. 리더십 유산이라니? “그만 둬야지. 그러면 돼. 나는 무스랜드를 사랑하지만 꼭 거기서 일할 필요는 없어.” 그렇게 내뱉으면서도 더그는 그 말이 허울뿐인 오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랑한다, 얘야. 지금의 너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앞으로의 너의 모습까지도 말이야.’ 몇 주 전 고모의 따뜻한 목소리였다.
‘낸 고모가 원하셨던 일이라면, 그래, 해드려야지.’
명함에 적힌 원예원을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더그는 진열된 화초들 사이를 지나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더그의 앞에는 한 흑인 여성이 명함에 양각된 고사리와 비슷한 커다란 식물을 들고 서 있었다. “아도이라는 분을 찾고 있는데요.” “제가 아도이입니다.”
아도이의 안내에 따라 더그는 두툼하고 푸른 잎사귀들로 반쯤 가려진 정교한 철제 대문을 지나갔다. 그 철문에 이르자 더그는 장식판에 붙어있는 글을 보고 놀랐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낸의 편지에서 읽은 바로 그 구절이 아닌가. 아도이는 사방으로 길이 나 있는 빈터에 세워진 정자로 더그를 안내했다. 그리고 더그에게 한 고사리 나무를 소개했다.
“돌잔고사리예요. 가까이 와서 보세요.” 영문을 모르는 더그는 시키는 대로 일어서서 고사리 나무로 걸어갔다. 아도니는 더그를 개의치 않고 식물이 자라나는 환경에 대해, 토양과 빛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도이는 그곳에서 고사리 화분을 하나 집어 들더니 더그의 두 팔에 안겨주었다.
“당신의 보살핌 속에서 이 고사리 나무는 계속 번성할 거예요.” “아도이, 농담이시죠? 저는 식물을 키워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제가 가져가면 죽고 말 겁니다.” “그건 앞으로 당신과 같이 살 거예요. 더그, 우리는 예기치 않게 어떤 것을 돌보는 입장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러한 책임은 거절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아도이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더그에게 건네주었다. ‘안토니 페라노’. 더그는 그 명함에도 오른쪽 모퉁이에 고사리 잎이 양각되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3장 죽어가는 고사리
그날 저녁 늦게 이웃에 사는 친구, 엘리엇 스타인이 퇴근 후 잠깐 들렀다. 더그는 기분이 여전히 언짢은 상태였다. 엘리엇은 일기장에 쓰인 낸의 짧은 글을 읽고 나서 편지를 훑어보았다. 엘리엇은 더그에게 일기장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말한 후 돌아가려다, 어둡고 갑갑한 식료품실의 선반에 놓은 고사리 화분을 봤다.
“자네는 저런 건 딱 질색일 이라고 생각했는데?” “결코 내 아이디어가 아니지.”
엘리엇이 떠난 후 더그는 일기장을 집어 들고 그날의 일을 떠올렸다. 벌써 백 번도 넘게 떠올린 일이었다. 더그가 사촌들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자 한번은 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네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시간을 갖지 못했을 뿐이야. 더그야 넌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해. 네가 받은 교육과 경험만으로는 리더로서의 너의 능력을 입증할 수 없다.”
더그에게 삶의 교훈을 확실히 가르치는 방법을 찾는 일에 있어서 낸은 가혹하리만큼 철저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더그의 친구들이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낸은 더그를 몬태나 목장으로 보낼 계획을 세워놓았다. 구멍을 파고 말뚝을 박아 울타리를 세우고….
4장 지위가 아닌 인격을 갖춰라
“사장님, 제니퍼입니다. 예산변경에 사장님의 승인이 필요해서요.” “내가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요. 조금 늦게 출근할 겁니다. …그런데 … 뭘 해달라고 그랬죠?” “예산변경서를 네 시까지 은행에 보내야 하거든요. 그 시각까지는 출근하실 수 있나요?” “내가 늦을 거라고 말했을 텐데요.”
전화를 끊고 더그는 제니퍼에 대해 생각했다. 그녀는 낸의 친구의 딸이다. 더그는 낸이 제니퍼를 채용한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낸은 자신의 선택에 만족스러워했다.
“제니퍼가 우리 가족의 훌륭한 일원이 되리라는 걸 너도 곧 알게 될 거다.” 낸은 그렇게 말했다. “고모, 무스랜드는 가족이 아니에요, 기업이라고요.” 더그가 반박했다. 낸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더그는 가정부에게 지시할 것을 메모에 적고, 시들시들해진 고사리에 물을 조금 주고 안토니 페라노로를 찾아 갔다. 만남은 월요일 9시 오전이었다.
페라노는 50대 중반의 잘생긴 남자로, 세계적인 마케팅 회사의 회장이었다. 페라노는 더그를 회사의 중역 주간회의에 참관시켰다. 회의실 안의 풍경은 자유분방했다. 고위 간부 회의라기보다는 비공식 리셉션에 가깝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푹신한 소파와 안락의자가 둥글게 배열되어 있는 가운데 여덟 명의 중역들이 이리저리 지나다니며 음료수를 마시고 잡담을 하고 있었다.
더그는 자신이 주관하는 무스랜드의 중역 회의와 페라노가 이끄는 이곳 회의가 전혀 딴판이라는 데 무척 놀랐다. 우선 주사위를 굴려서 보고 순서를 정하는 방식부터 달랐다. ‘모든 안건은 중요한 순서대로 보고하는 거 아닌가?’
더그를 놀라게 한 것은 문제를 보고해도 어떤 비난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재무담당자인 것 같은 닉이 초과수당 문제를 제기하자, 생산부 책임자 버크는 말했다. “이런, 세상에, 페라노! 생산부의 임금을 들먹이는 건 이제 아주 지긋지긋해요. 그들이 쓰러질 때까지 일을 해준 덕에 제품 출시일에 차질이 없게 되었습니다.” 더그는 버크든 누구든 자신에게 저런 식으로 지껄인다면 그 자리에서 그 인간을 해고시켰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페라노는 그렇지 않았다. 다른 중역 중 한 명이 대안을 제시했고 앞으로 그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회의가 끝나고 중역들이 빠져나갈 때 버크가 닉에게 말하는 것을 들은 더그는 또 놀랐다. ‘초과근무 수당이 많다는 건 저도 압니다. 감사합니다. 그 이야기를 꺼내주신 덕분에, 앞으로 그 문제를….’
‘버크가 설마 닉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
회의실에 더그와 페라노만 남게 되자, 페라노는 자신뿐만 아니라 중역들은 직원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주사위를 사용하는 것은 모든 부서와 업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더그는 버크와 닉의 대화와 페라노의 침착한 대응을 생각했다.
‘낸 고모나 페라노 같은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 두 사람 모두 뜨거운 논쟁 속에서, 심지어 분노의 대상이 될 때까지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어. 내 기억으로 낸 고모는 무스랜드의 어느 누구에게도 흥분하거나 화낸 적이 없었어.’
페라노는 옛 사진을 보여줬다. 30대 중반의 페라노가 또 한 명의 젊은이와 악수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도이의 아버지였다.
‘30대 중반, 마케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자부하던 시절, 나는 한 주요 고객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프로젝트팀을 이끌고 있었어요. 우리는 엄청난 의욕과 노력으로 일을 성사시켰죠. 그런데 회사 측에선 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다른 사람을 한 명 우리 팀에 합류시켰어요. 저는 이해할 수 없었고, 매우 화가 났지요. 그 남자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었어요. 그를 헐뜯고 험담했죠. 그리고 중역진은 결정을 내렸어요. 저보고 짐을 싸라고 하더군요. 새로 영입된 그 사람은 내게 마케팅 프로젝트의 마무리 과정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었을 겁니다. 그의 비판은 건설적이었는데도 나는 내 업무를 방어하기에만 급급했어요. 지원군임에도 적군으로 받아들인거죠. 그때 이 친구가 그러더군요. ’페라노, 모든 것은 자네가 어떻게 처신하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렸다네. 지위가 아닌 인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지. 자네의 직함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도 감동을 주지도 못하지만 자네의 행동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네.‘“
5장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어라
오래 간만에 엘리엇을 만난 더그는 엘리엇이 윈튼 고등학교의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커다랗고 화려하게 ‘CPA(공인회계사)라고 가슴에 수놓아진 슈퍼히어로로 의상을 입고 십대들의 질문을 받는 엘리엇을 상상하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그건 어떻게 되었어?” “그거라니, 뭐가?” “고사리, 고사리는 어떻게 살고 있냐고?” “자네 말대로 채광창 밑으로 옮기고 생각날 때마다 물도 주는데, 잎이 자꾸 떨어지더군.” “아직 늦지는 않았어. 하루에 한두 번씩 물을 뿜어주면 좋을 거야. 욕실 공간이 넉넉하면 그것에 두는 게 더 좋을 테고.”
다음 날, 더그는 엘리엇을 따라 윈튼 고등학교를 방문해 그가 학생들로부터 질의응답하는 무대를 지켜봤다. 강당을 나오면서 더그는 엘리엇이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훌륭한 젊은이들을 만나고 있어. 내가 아니었다면 그들이 성취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것을 나의 도움으로 성취하게 될 때 나는 큰 만족감을 느끼곤 해.” 더그는 동의했지만 그런 경험의 순간이 자신에게도 있었나 싶었다.
“낸 고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무스랜드의 모든 직원이 엄청난 충격에 빠졌을 거야. 자넨 직원들에게서 뭐 달라진 점은 못 느꼈나?” “글세, 우리는 할 일이 많아. 낸 고모의 죽음에 신경쓸 겨를이 없을거야.” 얼토당토 않은 소리였다. 그것은 낸에 대한 기억은 물론이고 무스랜드 직원들까지도 모욕하는 말처럼 들렸다.
엘리엇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리 회사의 이사 한 분이 1년 전쯤 은퇴하셨어. 어떤 사람과도 진실한 관계를 맺는 그런 분이셨지. 직원들의 특징을 최소한 하나 이상 알고 계셨어. 그리고 직원들의 말에 정말로 귀를 기울이시고, 모든 직원이 각자 맡은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것을 반드시 마련해주셨어. 그분이 떠나니 모든 사람들이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지.”
더그는 엘리엇의 말을 곱씹었다. “낸 고모가 안 계시다는 사실에 직원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때까지 더그는 무스랜드 직원들이 자신의 가족이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더그는 낸 고모에 대한 직원들의 헌신을 목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낸의 장례식에서 그들이 흘리던 눈물… 그들에게 소중한 가족이 떠난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은 직원들의 상실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더그는 말했다. “낸 고모가 무스랜드의 모든 직원과 맺은 관계는 오래 지속될거야. 무스랜드는 꽤 근사한 가족이지…. 아참, 그나저나 고사리를 욕실로 옮겨놓았어. 벌써 아주 즐거워하는 것 같더군.”
6장 꿈을 쫓아라
다시 몇 주일이 지난 어느 토요일 아침, 눈을 떠보니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더그는 샤워와 면도를 하고 커피 두 잔을 마신 후 집 밖으로 나섰다. 아도이가 시간이 나면 들리라고 적어준 “이글정크션, 모나크 3번가, 역사협회, 에스더 웰링”.
얼마 후 더그는 이글정크션의 변두리에 도착했다. 그곳은 커다란 호숫가에 자리한 아름다운 산악 도시였다. 더그는 계속 차를 몰아 이글정크션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원형교차로에 닿았다. 모나크 3번가의 역사협회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초록색 덧문이 달린 하얗고 아담한 집이었다.
더그는 그곳에서 자신을 에스더라고 부르라는 에스더 웰링을 만났다. 그리고 에스더의 친구인 클라라와 함께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받는다. 그것은 이글정크션의 미래를 지키는 방법으로, 카지노 산업에 반대하고 과거를 지키는 프로젝트, 즉 이글정크션의 귀중한 역사를 모자이크 벽화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 모자이크 벽화는 수천 개의 작은 타일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그려내고 있고 각각의 타일에는 이글정크션의 역사적 사실이나 기념물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었다. 하지만 벽화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난관에 부닥치고 있었다. 자금 문제가 원활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에스더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우리의 꿈에는 늘 도전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어요. 그러나 그 도전 때문에 우리는 끝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게 되지요.”
에스더와 클라라의 이러한 꿈은 미술사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20대 청년 제이슨 라이트풋을 그 프로젝트에 끌어들이는 힘이 되었다. 제이슨은 더그에게 클라라와 에스더에 대해 말했다. “클라라와 에스더 같은 나이 지긋한 숙녀가 나처럼 자유분방한 남자를 설득할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당신도 저 두 분의 열정과 끈기에 이미 감탄했을 거예요. 꿈을 좇는 용기만 있다면 꿈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죠. 저분들은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반드시 꿈을 이루실 겁니다. 제가 장담해요.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때, 저도 그 일부가 되어 옆에 서 있고 싶어요. 에스더와 클라라의 헌신과 책임감은 전염성이 있어요. 정말 대단한 유산 아닙니까?”
7장 되살아난 고사리
“그리고 4시에는 이사회 회의가 있습니다.” 제니퍼가 전한 마지막 이야기가 불길하게만 들렸다. 오늘이 더그의 미래를 결정할 그 회의가 열리는 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제니퍼, 당신에게 일자리가 필요했던 것이 무스랜드에게는 행운이었군요. 당신이 여기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무스랜드는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고맙네요.” “별말씀을요.” “자, 이제 그만 일을 해야겠군요. 브라이언이 오면 알려주십시오. 어젯밤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또 형편없는 경기를 해서 브라이언이 기력을 되찾기 위해 병가라도 낸 건 아니겠죠.” “그러게요.” 브라이언이 응원하는 농구팀 이야기가 나오자 제니퍼가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네?” “저는 낸이 그립긴 하지만, 사장님과 일할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사장님은 직원과 상황을 다루는 방식에서 점점 더 낸을 닮아가고 계세요. 아무튼 오늘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이사회 회의
"더그 로만 사장님, 리더십 유산에 대한 의견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이사회는 차기 CEO를 만장일치로 확정해야 합니다. 더그 로만 사장님, 준비되시면 시작해주십시오.“
더그는 우선 페라노를 찾아가 ‘지위가 아닌 인격’에 대해 배웠음을 말했다. 그리고 엘리엇을 통해 배운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는 ‘진실한 인간관계’, 이글정크션에서 배운 ‘꿈을 좇는 사람들의 열정, 그 전염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사업적인 전략에만 치중해왔음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지난 여섯 달간 저는 무스랜드 가족들을 좀더 자세히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일일이 그들의 공로에 감사를 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함께 일하는 것이 영광으로 느껴질 만큼 훌륭한 직원들이었습니다. 무스랜드는 그들 각자의 다양한 재능과 방식과 개성이 한데 섞이고 서로 보완되면서 서로 강화되는 곳입니다. 무스랜드는 즐겁게 출근해 하루의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곳입니다. 그 점에 대해 무스랜드의 전 직원은 낸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낸이 남긴 유산이니까요.”
“ … 사실 저는 리더십 유산이 무엇인지 완전히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그것이 지금껏 제가 쌓아온 경력과는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저는 저에 대한 장단점을 분별하고, 행동에 책임을 지고 성실하게 처신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가 지위가 아닌 인격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 저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관점에서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고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무스랜드의 미래를 위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 하지만 진실을 말씀드리면, 저는 무스랜드의 CEO로서 봉사할 기회를 얻고 싶긴 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CEO로서의 저의 자격에 대한 판단을 일년 후로 연기해주실 것을 정중히 제안합니다.”
회의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의장이 입을 열었다.
“무스랜드의 분위기는 분명 되살아났습니다. 더그 로만 사장님의 리더십 하에서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느끼며, 무스랜드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는 직원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의장은 서류 폴더를 펼쳤고, 그 안에는 크고 작은 메모지가 차곡차곡 포개어져 있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사회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이 리더를 잡지 못하면 이사회는 둘도 없는 바보일 겁니다’라고 썼더군요. 이리하여 지위가 아닌 인격을 갖추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고, 그리고 무스랜드의 가족들의 압도적인 의견으로, 이사회는 더그 로만이 무스랜드의 차기 CEO가 되어야 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은 우리 CEO입니다.”
회의실을 나와 복도를 걸으며 토미가 말했다. “주제넘은 소리 같지만 당신이 오늘 회의에서 한 말을 낸이 들었다면 더없이 자랑스러워했을 겁니다.”
더그는 낸의 사무실에서 아도이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아도이를 통해 낸의 마지막 선물을 받았다. 낸의 책상 오른쪽 맨 아래 서랍을 열자 낸이 부탁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 안에는 낸이 자신을 위해 정해놓은 원칙과 무스랜드에 대한 생각과 계획, 소망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그리고 다른 자그마한 상자가 있었다. 그 상자를 열자 새하얀 명함이 나왔다.
“무스랜드 CEO 더그 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