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국선전담변호인, 빙산의 일각에서 풍경을 보다
“마음에 큰 병이 있는데도 수십 년 방치되고 치료받지 못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 폭력이 일상인 환경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폭력을 그토록 두려워하고 미워했으면서도 어느새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발견하는 한때 피해자였던 가해자들, 돈이 너무 궁한 나머지 앞뒤 가리지 못하고 대출이나 취업의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범죄 조직의 하수인이 되고 만 이들, 절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이를 지지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 순간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져버리는 무력한 이들, 어리숙하고 모자란 탓에 ‘진짜 나쁜 놈들’에게 이름을 빌려줬다가 범죄자가 되고 자신도 모르는 빚까지 떠안는 이들···.”
국선전담변호사인 저자는 사건이 벌어진 지 3~4개월, 대개 6개월이나 1년 후, 어떤 경우는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이들의 사연을 듣는다. 성범죄 및 마약범죄 전담 재판부에 배정돼 매달 살피는 25건 내외의 형사 사건에는 범죄 자체만이 아니라 국선변호인을 만날 자격을 갖춘 취약 계층이 맞닥뜨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현실이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사건을 적나라하게 분석할수록 이들의 사연은 개인의 잘못과 우리 사회의 문제가 만들어낸 잔혹한 현실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빙산에서 본 이 사소한 이야기도 분명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 저자 정혜진
법학전문대학원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15년의 기자생활을 접고 대학원에 입학해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9년째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세상에 들려지지 못한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들을 법의 언어로 풀어쓰며 사람과 법을 공부하며 살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빙산의 일각에서 본 풍경
1장 그에게도 가족이 있다
- 각자의 시간
- 아이들의 편지
- 당당한 거짓말이 그리워질 때
- 미처 하지 못한 말
- 아버지와 아들
2장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다
- 낙숫물이 바위를 뚫은 기적
-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왔나
- 생과 사
- 장발장법, 그 뜻밖의 인연
- 어떤 소나기
3장 재범은 늪과 같아
- 예견된 조우
- 죄는 미워도 미워지지 않는 선수
- 중독의 굴레
- 나도 피해자라고요
4장 변론의 처음과 끝, 소통
- 그들의 변호인
- 뫼비우스의 띠
- 주제넘은 상담
- 좋은 국선, 나쁜 국선
5장 법과 사람 사이
- 무죄가 부끄러울 때
- 일명 자뻑 변론의 종말
- 돈과 국선의 상관관계
- 이웃집 아줌마의 가르침
에필로그 사소하고 조각난 이야기를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