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슬프고 아름다운 이별의 마침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유고시집
2022년 2월 26일, 시대의 지성이자 큰 스승이었던 이어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보다 먼저 ‘하늘의 신부’가 된 딸 이민아 목사의 10주기를 앞두고 선생은 사랑하는 딸과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소진되어가는 생의 끝에서 오래도록 이 시들을 모아 정리하고 표지와 구성 등 엮음새를 살폈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나기 며칠 전, 어렴풋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서문을 불러주며 이 시집을 완성했다.
헌팅턴비치는 딸 이민아 목사가 생전 지내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시다. 일찍이 떠나 닿을 수 없게 된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이어령’의 마음은 정제된 시어를 통해 투명한 슬픔으로 빛난다.
■ 저자 이어령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으로 편집을 이끌었다.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주관했으며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다.
대표 저서로 『지성에서 영성으로』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생명이 자본이다』 『젊음의 탄생』 등이 있고,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펴냈으며, 희곡과 시나리오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사자와의 경주」 등을 집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022년 2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차례
서문
1 까마귀의 노래
당신에겐 눈물이 있다
꽃과 빵
야곱의 우물물이 눈물이 되던 날
눈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빵
기도는 접속이다
내가 아는 것은 다만
제비
비둘기
까마귀의 노래
독수리의 눈
힘
지팡이를 드신 분
욥의 노래
생물
십자가
까치밥
백두산
영전에 바치는 질경이꽃 하나의 의미
2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
빈 운동장의 경주
추위에 바치는 노래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
바다와 하늘로 만든 김자반의 맛
돌상의 책과 금반지
쓴 사과
나의 몸 나의 방
미친 금붕어
어머니는 단청 같은 문화예요
어머니 냄새
생각하지
볼보를 만드는 사람들
다이애나 허그
달리기
왜 늑대가 온다고 했는가
35억 년의 진화
보이지 않는 십일면관음보살
까마귀와 편견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크면
마음
손을 펴봐요
3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
사자의 눈
말 한마디로
젓가락의 의미
내일은 없어도 모레는 있다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
뜸 들이기
거울 보기
비행기
그네 타기
초록색 별
천억 개의 컴퓨터를 가진 아기
세워놓고 보는 동전
신 포도를 먹고 사는 사람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듯이
활이 아니라 하프가 되거라
네 머리에 나비가 앉으면 리본이 되지
찰흙 놀이
엄마 아빠는 한 사람
이 세상에서 제일 값진 방울
시계
혀가 이겨
뭐든지 아빠처럼
잠은 솔솔
4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살아 있는 게 정말 미안하다
오늘도 아침이 왔다
네버랜드로 가자
달리다 굼
목숨의 깃발
숨겨진 수의 기적
죽음의 속도계
겨울이 아직 멀었는데
만우절 거짓말
사진처럼 강한 것은 없다
사진 찍던 자리
하나의 아침을 위하여
전화를 걸 수 없구나
기억 상자
네가 앉았던 자리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네 생각
그 많은 사람들이 저기 있는데
돈으로 안 되는 것
죽음에는 수사학이 없다
무덤
지금 몇 시지
가나의 결혼식
하늘의 신부가 된 너의 숨소리
혹시 너인가 해서
바람 부는 저녁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5 부록
만전춘의 오리가 우리에게로
마음을 담은 연적
비취보다 더 푸르고 아름다운
어디에 있다가 이제 왔는가
국화, 점들의 기도
너와 내가 하나가 되듯
천년의 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