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

   
와인디렉터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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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16000
2022�� 01��



■ 책 소개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없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을 떠올린다. 소중한 기억일수록 향, 맛 등 세세한 것들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연인이 뿌렸던 향수, 누군가에게는 즐겁게 먹었던 음식이 그럴 것이다. 와인 또한 이런 기억의 매개체로써 그 역할을 훌륭히 한다. 한 잔의 와인은 지난 기억을 돌아보게 하고, 행복했던 순간을 되살리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준다. 단순히 향과 맛뿐만이 아니라 그 순간 나눴던 이야기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특별한 와인을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며 비싸게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의 저자 ‘와인디렉터 양갱’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와인이 가지고 있는 이런 기존의 편견과 고정 관념을 없애고, 와인이 주는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했다. 

■ 저자 와인디렉터 양갱
와인 전문 크리에이터. 구독자 수 8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대표 와인 채널 ‘와인디렉터 양갱’의 운영자(양갱 양경훈, 섭PD 박경섭).

19년째 와인 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이자 와인 관련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마니아들이기도 하다. 대중적인 와인뿐만 아니라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인들 그리고 생산량이 너무 적어서 구하기조차 힘든 와인들을 취급한다. 와인 숍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이용해 와인을 큐레이팅하고 그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전하고 있다.

양갱은 라끌레뒤방 와인앤다인 레스토랑 소믈리에, 우리와인 및 극동와인 등 와인 수입사 사원을 거쳐 현재 옥수동 와인 숍 ‘좋은와인’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 한화증권, 홈플러스 등 대기업에 와인 강의를 진행하며, 2021 아시안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많은 사람이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와인 시음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좋은 와인을 소개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나누고 있다.

유튜브 채널 ‘와인디렉터 양갱’
카페 cafe.naver.com/yanggangtv

■ 차례
Prologue 이렇게나 좋은 와인,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nside 당신의 일상을 풍요롭게 할 와인 한 모금
[Check List] 나는 ‘와잘알’? 아니면 ‘와알못’?
[Infographic] 와인과 함께하는 일상
[Glossary] 와인 용어 사전
[History] 와인의 역사와 트렌드

How to 와인을 100% 즐기는 방법
Part 1. 아는 만큼 맛있다
[와인 기초 상식]
맛과 향을 결정한다, 품종의 특성 |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까, 와인의 유형 | 구대륙과 신대륙, 지역별 특성 | 정보를 한눈에, 레이블 들여다보기 | 실패 없이 코르크 따는 법 | 와인의 재미, 향 느끼기 & 맛보기 | 맛과 향의 변화, 와인 보관(숙성) 및 음용 온도

[와인 실전 꿀팁]
알아두면 유용한 레스토랑에서 와인 고르는 법 | 와인의 특징에 어울리는 와인 잔 고르는 방법 | 맛의 시너지, 마리아주 | 초보자를 위한 와인 평가법

Part 2. 와인 선택 가이드
[묵직한 레드 와인]
맥매니스, 쁘띠 시라 | 서브미션 카베르네 소비뇽 | 샤또 몽페라 루즈 | 하트랜드 쉬라즈 | 페이라노 에스테이트 올드 바인 진판델 | 체라볼로, 쁘띠 베르도 | 보데구에라, 발렌시소 리제르바 | 호프 패밀리 와인즈, 오스틴 호프 카베르네 소비뇽 | 글레쳐, 아몬 라 쉬라즈 | 크룹 브라더스, 더 닥터

[가벼운 레드 와인]
카스텔로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 | 서프리모 로쏘 | 폰테루톨리 키안티 클라시코 | 카르피네토, 키안티 클라시코 |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 부르고뉴 오 코트 드 뉘 루즈 | 아타 랑기, 크림슨 피노 누아 | 알렉스 감발, 본 로마네

[묵직한 화이트 와인]
롱 반 샤르도네 | 트림바크, 게뷔르츠트라미너 | 켄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 | 텐 에이커,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 산디, 산타 리타 힐즈 샤르도네 | 벤자민 르루, 뫼르소 | 파밀리아 마로네, 랑게 샤르도네 메문디스 | 말도나도, 파 빈야드, 샤르도네

[가벼운 화이트 와인]
쿵 푸 걸 리슬링 | 무초 마스 화이트 |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 | 기센, 말보로 소비뇽 블랑 | 스파이 밸리, 소비뇽 블랑 | 라 스피네타, 브리코 콸리아 모스카토 다스티 | 발타자르 레스, 하텐하임 쉬첸하우스 리슬링 카비넷 | 자이언트 스텝스, 야라 밸리 샤르도네 |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

[스파클링 와인]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뤼 | 꽁까 도로, 프로세코 뀌베 오로 엑스트라 드라이 밀레시마또 | 프레시넷, 꼬든 네그로 까바 브뤼 | 루이 페드리에, 브뤼 엑셀런스 | 산테로, 피노 샤르도네 스푸만테 | 로저 구라트, 브뤼 로제 | 샤를 드 까자노브, 브뤼 밀레짐 |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뤼 | 볼랭저, 스페셜 뀌베 브뤼

Part 3. 실전 와인 구매 가이드
일상으로 스며들다, 와인 어디에서 살까?
합리적인 와인 구매법
더 즐거운 와인 라이프를 위한 와인 숍 위치 지도
짐작하기 어려운 가격, 해외 판매가 들여다보기

Outside 와인이 있는 삶
[Hashtag] 키워드로 읽는 와인디렉터 양갱
[YangGang in Number] 숫자로 보는 양갱의 역사
[Interview] 와인 마니아가 와인 디렉터가 되기까지
[Space] 양갱의 공간
[Recommendation] 추천 채널 & 사이트

 




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


여러분은 좋은 추억을 어떻게 떠올리나요? 오래전 기억을 돌아볼 때면 누구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게 되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기억일수록 세세한 것들을 헤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순간의 향기와 맛 등 감각적인 것들을 함께 기억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연인이 사용했던 향수 냄새를 맡을 때 데이트했던 순간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가족과 즐겁게 먹었던 음식을 먹을 때 그날 가족들과 기뻐했던 일이 떠오르겠죠?


와인도 이처럼 강력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음료입니다. 저는 보르도 지역의 와인을 마실 때마다 처음으로 와인을 마셨던 날이 떠오르곤 합니다. 와인 한 잔에 행복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지요. 좋은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와인은 참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와인의 향, 맛, 함께 나눴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기억에 남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와인은 지난 기억을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결혼 10주년이던 2020년,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르도 지역 와인 중 2010년에 생산된 것으로 준비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가 결혼한 해에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이었죠. 작은 와인병 속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온 와인을 마시면서 지난 10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날 아내와 함께 마신 와인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나 좋은 와인을 여러분들과 함께 알아가고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일상을 풍요롭게 할 와인 한 모금

와인과 함께하는 일상

와인은 한때 고급 술, 비싸고 어려운 술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익숙하고 친근한 술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와인을 마시는지, 그 패턴을 알아봅시다.


일주일 동안 와인 마시는 횟수

‘와인디렉터 양갱’ 구독자들은 일주일 중 ‘1~2일’ 정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65.8%로 가장 많았습니다. 술이라는 특성상 주말을 이용해 와인을 즐기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3~4일’, ‘기타’, ‘5일’ 순으로,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와인과 함께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와인을 마시는 이유

와인을 마시는 이유는 ‘맛있어서’가 50.6%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식사 때 곁들여서’ 와인을 마시는 사람도 25.7%로 많았습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나 ‘분위기를 잡기 위해’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13.7%와 5.8%로, 확실히 예전에 비해 와인이 친근한 술이 됐다는 사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와인 선택 기준: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예산에 맞는 와인 선택’이 28.2%, ‘그날 먹을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선택’이 26.5%로 비슷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기타를 선택한 10.9% 중에는 유튜브나 와인 어플리케이션을 참고해 와인 리스트를 만들어 두고 매번 새로운 와인에 도전해본다고 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와인은 수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모험심을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와인의 역사와 트렌드

이야기 속 와인의 기원

① 성경 속 와인의 기원: 첫 번째 이야기는 조지아가 와인의 기원이라는 설입니다. 성경 속 창세기 부분에 대홍수 후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때 포도나무를 심은 아라라트산 근처가 바로 오늘날의 조지아입니다. 그래서 조지아는 자신들이 오늘날 와인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② 그리스 신화 속 와인의 기원: 두 번째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신 디오니소스로부터 전해졌다는 설입니다. 디오니소스가 요정들에게 배운 포도 재배와 양조 기술을 인간에게 널리 전파했고, 그렇게 인간이 만들어낸 와인을 신들에게 전파하면서 포도나무와 포도주의 신이 됐다고 합니다.


③ 페르시아 전설 속 와인의 기원: 페르시아(오늘날 이란) 전설 속 이야기도 있습니다. 잠쉬드 대왕 시절에 그의 여러 부인 중 한 명이 궁전에서 내쫓겨 낙담해 자살하려고 왕의 창고에 들어가서 독 음료를 마셨는데, 죽지는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독인 줄 알고 마신 음료가 바로, 상해서 먹지 못하는 포도들을 모아 놓은 용기의 용액이었다고 합니다.


④ 인류 역사 속 와인의 기원: 인간이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과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포도의 발효가 일어나 우연히 알게 됐다는 설과, 포도나무에 달린 푹 익은 포도에서 바위 위로 떨어진 포도즙을 원숭이가 먹고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발견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간 와인

초기의 와인은 캅카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시작으로 페르시아를 거쳐 전 세계로 퍼져 나갔지만, 오늘날에는 유럽이 와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최고의 와인 산지로 꼽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뒤를 최근, 와인의 인지도나 질적인 면에서 미국이 바짝 쫓고 있습니다. 칠레와 스페인은 중저가 와인으로 무장한 채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또 국가를 대표하는 품종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레드 품종인 말벡을, 뉴질랜드는 화이트 품종인 소비뇽 블랑을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또 호주는 프랑스를 벤치마킹한 쉬라즈 품종을 앞세워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와인을 100% 즐기는 방법

아는 만큼 맛있다

[와인 기초 상식]

많은 와인 초보자에게 와인은 어렵게 느껴집니다. 와인병만 봐도 알 수 없는 영어와 프랑스어, 심지어는 독일어까지 마주하게 되고 와인을 마시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도 많기 때문이죠. 어차피 똑같은 술이니 마시고 즐기고 취하면 되지만, 그 의미를 알고 마시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답니다.


맛과 향을 결정한다, 품종의 특성

레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메독이 원산지인 포도 품종입니다. 포도 품종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명성 있고 널리 재배되는 품종이랍니다. 메독에서는 블렌딩할 때 주로 사용하지만 미국, 칠레, 호주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농 단독으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싹이 늦게 나고 늦게 익는 중만생종이며, 껍질이 두꺼워서 해충에 강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산지에 따라 서늘한 지역에서는 피망 또는 식물성 향이 느껴지고, 더운 지역에서는 잼과 같은 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배수가 잘되고 자갈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랍니다.


*피노 누아: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나는 품종인 피노 누아는 가장 섬세한 레드 품종입니다. 비교적 일찍 수확하는 조생종으로, 포도 품종의 왕이라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쌍벽을 이루는 최고의 레드 품종이죠. 잘 익은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은 타닌이 적고 신맛이 강하며 색은 맑고 옅은 루비빛을 띠고 있습니다.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재배된 피노 누아는 색이 연하고 묽으며,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재배된 피노 누아는 과일잼 맛이 나는 진한 스타일로 만들어집니다. 병충해에 약하고 산출량도 적으며 특유의 기호와 토양이 아니면 재배가 어려운 품종이라, 부르고뉴산 피노 누아를 최고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부르고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재배되면서 점차 와인의 질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라: 레드 품종 중 TOP3 에 들어가는 시라 품종은 프랑스 론 지역이 고향입니다. 론 지역에서는 타닌 성분이 강하고 장기간 숙성을 요하는 아주 고품질의 와인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시라는 두꺼운 껍질에 매우 진한 검은색 색상을 띠고 있어 높은 타닌과 진한 색상, 블랙베리, 검은 자두와 같은 검은 과실과 흑후추 같은 향신료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이트 품종

*샤르도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원산지인 품종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화이트 품종입니다. 백악질 토양에 가장 적합하지만, 워낙에 잘 자라는 탓에 전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샤르도네의 특징은 중성적인 것입니다. 그저 그런 와인이 되기 쉬운 품종이지만, ‘테루아’와 ‘양조자’ 그리고 ‘오크 숙성’이 만나면 최고의 화이트 와인이 됩니다.


*쇼비뇽 블랑: 프랑스 루아르 밸리 지역이 원산지인 화이트 품종입니다. 보편적으로 아주 가벼운 바디감과 높은 산미를 지니고 있고 허브와 올리브, 풀, 망고, 패션 프루트 향이 주를 이룹니다. 오크 숙성을 해서 보다 풍성한 스타일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슬링: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 품종으로, 최상급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주요 품종입니다. 미네랄이 아주 풍부하고 서양배와 가솔린 향이 특징입니다. 독일에서는 달콤한 리슬링이 생산되지만, 호주나 미국에서는 드라이한 스타일의 리슬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와인의 재미, 향 느끼기 & 맛보기

*와인의 향을 느끼고 구분하는 훈련

만약 샴푸 냄새가 좋다고 느꼈다면 샴푸 포장을 보세요. 어떤 향인지 적혀있을 거예요. 비누도 향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꽃 향이거나 과일 향, 허브 향일 거예요. 마트에 가서도 ‘오늘 바나나 상태가 좋네’로 끝내지 말고 직접 들어서 향을 맡아봅니다. 바나나도 다 같은 바나나가 아닙니다. 덜 익은 바나나, 잘 익은 바나나, 검은 반점이 생긴 바나나까지, 다 다를 거예요.


더운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은 종종 말린 과일 향이 납니다. 말린 과일도 향을 맡고 기억해보세요. 평소에 먹는 신선한 과일과는 또 다른 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좀 더 나아가서 각종 허브류와 한약재도 직접 향을 맡아보고 기억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와인에서는 이런 향만 나는 게 아닙니다. 장마철 소나기가 내릴 때의 먼지 냄새와 물비린내, 산림욕장에 갔을 때 이끼 냄새와 피톤치드 느낌, 마른 흙과 젖은 흙내음, 기분 좋지는 않지만 소를 키우는 우사 냄새와 걸레가 덜 마른 쉰내 같은 것도 드물게 결함이 있는 와인에서 느껴집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냄새를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와인을 마실 때 꺼내 쓰는 거죠. 냄새를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감각 자체의 민감도도 다르겠지만 기억하고 있는 향이 저마다 다르거든요. 앞으로 와인 마실 때는 자신만의 향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맛을 느끼는 방법

맛을 볼 때는 처음으로 단맛이 감지되고 혀의 양 끝에서 신맛을 감지합니다. 혀의 뒤쪽 가장자리에서는 짠맛도 느낄 수 있죠. 레드 와인에 주로 함유된 타닌은 혀의 중간 부분에서 느낄 수 있지만, 잇몸으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주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실 때, 혹은 음료 마실 때를 생각해보세요. 혀를 타고서 목으로 바로 넘어가죠? 오랜 시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습관처럼 그렇게 하는 거예요.


하지만 와인은 조금 다릅니다. 입안 전체를 코팅하듯이, 마치 양치 후 가글할 때처럼 우물우물하면서 잇몸과 혀뿌리 끝까지 와인을 보내야 와인의 참맛을 알 수 있습니다. 입에서는 와인의 질감, 무게감 그리고 향이 느껴지는데 코로 맡았던 향과 같은 향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와인을 마실 때 혀를 타고 꿀꺽 넘겨버리면 와인의 반도 못 느낄 수 있으니 꼭 입안 전체로 퍼뜨린다는 걸 잊지 마세요.



와인이 있는 삶

키워드로 읽는 와인디렉터 양갱

#와인_추천#접근성

‘와인디렉터 양갱’은 무엇보다 와인의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추천할 때도 누구나 쉽게 사서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빼놓지 않죠. 그래서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많이 소개하는 편입니다. 마트에서 와인 코너를 찾아가 보세요. 출입문이 따로 없고 마트의 동선과 이어지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판매하는 와인의 가격대도 1만 원 이하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와인_시음회#종류별_와인_테이스팅

‘와인디렉터 양갱’은 오프라인에서 와인숍을 운영하며 종종 와인 시음회를 열고 있습니다. 와인의 최대 장점이라면 다양함을 꼽을 수 있죠. 세상에 많고 많은 게 와인인데, 그걸 모두 다 한 병씩 사서 마시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와인은 적절히 흥을 돋우기 위해서 마시기도 하지만, 오롯이 와인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경우도 있어요. 후자의 경우라면 모든 와인을 한 병씩 구매해서 마시기보다 와인 시음회에 참석해서 종류별 와인을 한 잔씩 마셔보는 것이 도움이 될 거예요.


와인 마니아가 와인 디렉터가 되기까지

어떻게 와인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됐나요?

와인과의 첫 만남은 제가 일하던 레스토랑에서였습니다. 그때 제가 바라본 와인은 떫고 비싼 술일 뿐이었어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죠. ‘사람들은 왜 저렇게 비싸고 맛없는 술을 좋아할까?’ 그래서 다양한 와인들을 시도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저도 와인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와인의 향이 구분되고 섬세한 맛을 느끼게 되면서 와인에 점점 빠져들게 됐습니다.


와인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 또한 와인 초보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정보를 얻기가 더 힘들었죠. 책을 보고, 와인을 오래 즐긴 분들게 이야기로 전해 듣고, 학원을 다니면서 정말 더디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아요.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와인 업계에 종사하면서도 여전히 와인은 ‘그들만의 리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 벽을 쌓는다고 많이 느꼈거든요. 저 또한 그들 중 한 명이었고요.


이미 와인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행사하기 위해 입문자들을 무시하는 행태가 만연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렴한 와인을 마시면 초보자로 치부하고, 자기가 와인에 대해 조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에게 그 정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려 했죠.


저희는 그런 분위기가 거북했고,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 와인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현재 유튜브 채널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섭PD가 제가 ‘고인물’이라는 걸 깨닫게 해줬습니다. “이 좋은 와인을 왜 이렇게 어렵게 알려줘? 형은 쉽게 할 수 있잖아”라면서요. 정말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더라고요. 그 후, 채널을 개설하고 누구나 쉽게 와인을 알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와인을 쉽게 널리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초보자는 수많은 종류와 다양한 용품 때문에 와인을 더 어렵게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와인에 좀 더 쉽게 입문할 수 있을까요?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와인의 다양한 종류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너무 다양하다 보니 초보자 입장에서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특별한 날 위주로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필요할 때 구매처에서 추천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


스스로 와인을 알아가며 고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큰 틀에서 와인의 국가별, 품종별 특징 정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취향과 맞는 와인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특히 가격 상한가를 스스로 정하고 그 이하의 와인들을 마시면서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와인을 한순간의 경험으로 마시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마신 와인은 꼭 메모하고 기억하는 게 자신의 취향을 빨리 찾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와인 관련 용품은 필수 용품인 ‘코르크스크루(와인 따개)’와 ‘와인 잔’만 있으면 됩니다. 디캔터나 에어레이터, 와인 온도계 등은 없어도 와인을 마시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차차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와인을 마시기 좋은 시간이나 날씨, 계절 등이 있나요?

와인은 마시는 시기에 따라 느껴지는 감성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로제 와인 같은 경우, 노을이 지는 들판에서 마신다면 더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겁니다. 쌀쌀한 날씨에는 알코올 도수가 조금 높고 묵직한 스타일의 풀 바디 와인이 좋고,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이 어울립니다.


앞으로의 목표 혹은 계획을 알려주세요.

유튜브 ‘와인디렉터 양갱’은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와인을 쉽게 알려주고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채널입니다. 와인 추천뿐 아니라 와인에 관한 상식과 꿀팁도 같이 전하고 있죠.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구독자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 채널로 만들겠습니다. 단순히 와인의 향과 맛, 가격 등 정보만을 전달하는 채널이 아니라 좋은 와인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여러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공감할 수 있는 채널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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