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ǻ
열림원
   
14000
2022�� 05��



책 소개


지금 모습 그대로 너는 충분히 예쁘다
반짝이는 오늘에 건네는 위로와 응원의 인사

작고 사소해 보이는 주변의 모든 존재를 애정 가득한 눈으로 시에 담아온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신작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반짝이는 오늘 앞에 선 우리에게 위로와 응원의 인사를 건네는 신작시 176편은 2020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하루에 한 편, 또는 일주일에 한 편씩 눈앞에서 독자들을 만나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쓴 시들이다. 

난데없이 닥쳐온 코로나19로 인해 “너나없이 고달픈” 시간을 보내는 때, “하루하루 피차의 안식과 평화, 자그만 행복을” 빌며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담아 매일 써 내려간 시들이다.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내일을 기다릴 수 있기를, 분명하게 빛나는 희망들이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저자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후 『풀꽃』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고, 산문집 그림시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시 「풀꽃」을 발표해 ‘풀꽃 시인’이라는 애칭과 함께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소월시문학상,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공주에서 ‘나태주 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며 풀꽃문학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 차례
1부 그래도 괜찮아
오늘 하루 / 안녕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소망 / 가랑잎은 살아 있다 / 나의 아내 / 못난 아들 /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지녀라 / 통증 / 안부 전화 / 마스크 / 다시 포스트코로나 / 코로나 이후 / 채송화 /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 그늘 아래 / 식욕 / 코로나 1 / 코로나 2 / 나에게 / 나이 / 그 아이 / 이를 닦다가 / 세상 속으로 / 내상 / 별 / 요절 / 눈을 감고 / 그나마 / 눈물점 / 문안 인사 / 코로나 시대 / 눈썹 미인 / 거울 / 입속의 봄 / 벌 / 인생 1 / 인생 2 / 끼니때 / 더딘 인생 / 옛집 / 지지 않는 꽃 / 원로 교사 / 이불 속에 / 해 저물 때까지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된장찌개집

2부 너무 애쓰지 마라
버스정류장 / 사막의 강 / 오아시스 / 발을 깨운다 / 눈물 찬讚 / 능소화 지다 / 꽃밭 귀퉁이 / 외눈 뜨고 / 하늘 이별 / 이른 봄 / 제비꽃 옆에 / 너를 만나는 날 / 동화 / 오후의 카톡 / 카톡 문자 / 클로버 이파리 / 내일 / 해운대 바닷가 / 오직 너는 / 별을 안는다 / 사랑은 그런 것 / 다시 이십대 / 나비 목걸이 / 은빛 / 대화 / 능소화 아래 / 달개비꽃 / 아무래도 내가 / 목걸이 / 만나고 돌아와 / 알고말고 / 문득 / 붓꽃 새로 필 때 / 웃는 인형 / 어린 벗에게 / 떠난 자취 / 사랑을 보낸다 / 사랑에게 1 / 사랑에게 2 / 사랑에게 3 / 사랑에게 4 / 사랑에게 5 / 사랑에게 6 / 사랑에게 7 / 사랑에게 8 / 사랑에게 9 / 오솔길 / 사진을 본다 / 미리 겁난다 / 마음의 거울 / 먹구름 때 / 양구 가는 길

3부 지금도 좋아
꽃 안부 / 리슬 한복 /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 콧등 위에 반창고 / 네마 니코데무 / 지구의 딸 / 어여쁜 여자 / 향기로 / 손님 / 미친 서울 / 나도 어쩔 수 없어요 / 하산길 / 먼 곳 / 중흥사에서 / 산 시인 / 두 시인 / 이성선 시비 / 비원 / 가족 / 성탄절 / 내가 없다 / 가인을 생각함 / 꼭지 없는 차 / 괜한 일 / 빵점 엄마 / 장례 일지 / 돌 거울 / 길 잃은 천사 / 강철의 언어 / 끝 집 / 기다리는 사람 / 뜨락에서의 일 / 사람 꽃 / 가을과 봄날 사이 / 축복 / 메리 포핀스 / 모교 앞길 / 오월 루치아의 뜰 / 비워둔 자리 / 가을의 전갈 / 영세 의원 / 민달팽이 / 정말 모른다고 / 사람의 별

4부 천천히 가자
에움길 / 하나의 고백 / 서울 사막 / 회심 / 지구 할아버지 / 일인 교회 / 사탄은 있는가 / 가시 / 세상을 사랑하는 법 / 그것은 실수 / 지구촌 / 사월 이일 / 양지 농원 / 사막 시집 / 반갑다 / 햇빛을 찬양 / 돌아가는 길 / 외딴집 / 천사를 만난 날 / 어리석음 / 시를 위한 기도 / 시의 출발 / 나무 / 잊지 말아라 / 봄 / 안개 속으로 / 간구 / 적막 / 일으켜 세웠다 / 짧은 말 / 김제 평야 / 무릎을 깨고 / 데이지꽃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그래도 괜찮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람들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 지쳤다, 고달프다,

심지어 화가 난다고까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도

우리가 마땅히 기댈 말과

부탁할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일을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고

조금은 더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망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날마다 아침이 오는 까닭이고

봄과 가을 사계절이 있는 까닭이고

어린것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이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무 애쓰지 마라

내일

이 세상은 결코 천국이 아니고

세상 사람들은 또 천사가 아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천국이라

여기고 살면 때로 세상이

천국이 되고

세상 사람들도 천사가 되는 게 아닐까?

내일은 너를 만나는 날

너를 만나는 그곳이 천국이 되고

네가 또 천사가 아닐까?

오늘부터 나는 천국을 살고

천사를 만난다.



사랑은 그런 것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나

때로는 나도 내가

예쁘지 않은데


좋으면 얼마나 좋겠나

때로는 나도 내가

좋지 않은데


그만큼 예쁘면 됐지

그만큼 좋으면 됐지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조금 예뻐도 많이

예쁘다 여겨주면

많이 예뻐지고


조금 좋아도 많이

좋다고 생각하면

많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겠나.



어린 벗에게

그렇게 너무 많이

안 예뻐도 된다


그렇게 꼭 잘하려고만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모습 그대로 너는

충분히 예쁘고


가끔은 실수하고 서툴러도 너는

사랑스런 사람이란다


지금 그대로 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라


지금 모습 그대로 있어도

너는 가득하고 좋은 사람이란다.



지금도 좋아

기다리는 사람

나이 칠십을 넘기고

날로 건강이 기우는 아내

자주 말을 한다


당신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당신이나 오래오래 살다오세요

나는 기다리기를 잘하는 사람

먼저 가서 기다려줄게요


여보 그런 소리 말아요

거기서 기다리지 말고

여기서 더 오래 기다려줘요!



모교 앞길

그 나무 아기 팔뚝만 할 때

우리도 어렸을 때

지금은 늙어 허리 구부정히

삐뚜름 서 있는

교문 앞길 은행나무

나도 늙어서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 없고

많이 살았지

그래 오래 만났지

마주 보며 이야기

주고받는다.



천천히 가자

세상을 사랑하는 법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라보아주는 사람의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나아가 생각해주는 사람의 것이며

사랑해주는 사람의 것이다

어느 날 한 나무를 정하여 정성껏

그 나무를 바라보라

그러면 그 나무도 당신을 바라볼 것이며

점점 당신의 것이 될 것이다

아니다, 그 나무가 당신을

사랑해주기 시작할 것이다

더 넓게 눈을 열어 강물을 바라보라

산을 바라보고 들을 바라보라

나아가 그들을 가슴에 품어보라

그러면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의 것이 될 것이며

당신을 생각해주고

당신을 사랑해줄 것이다

오늘 저녁 어둠이 찾아오면

밤하늘의 별들을 우러러보라

나아가 하나의 별에게 눈을 모으고

오래 그 별을 생각해보고 그리워해보라

그러면 그 별도 당신을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며

당신을 생각해줄 것이며

드디어 당신을 사랑해줄 것이다.



외딴집 

외로움이 한발 먼저 가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서 심심해

꽃을 피워놓고


맨드라미 분꽃

시든 구절초


햇빛 아래 혼자

웃고 있었다


나도 그 옆으로 가서

꽃 한 송이 피우고


다음에 올 너를

기다려봤음 좋겠다.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봄이 봄이니까

꽃이 피어나는 거다


까닭이 또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제가 풀이니까

새싹을 피우는 거다


다만 너는 어여쁜 생명

나도 아직은 살아 있는 목숨

둘이 마주 보면 더러

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잎으로 자라기도 하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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