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역:박우주)
ǻ
달로와
   
15000
2021�� 12��



■ 책 소개


“뭘 찾고 있지?”
신비로운 사서가 건네는 하나의 질문

『도서실에 있어요』에는 악인도, 선인도 없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다. 재미있는 점은, 소설이 진행될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된다는 것이다.

전혀 접점 없는 다섯 명의 사람이 도서실이라는 공간에서 사서 고마치 씨를 만나 부록을 건네받은 순간, 이들의 삶은 희망이라는 선으로 연결된다.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희망을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다. “뭘 찾고 있지?”라는 질문에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이 꿈인지, 인생인지, 혹은 다른 그 무엇인지 고민하고 깨닫게 되는 소설 속 인물들처럼.

밀려온 파도는 다시 밀려가기 마련이다. 그때 파도와 함께 쓸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과 연대가 필요하다. 손에 손을 잡고 굳건히 버틴다면,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을 단단한 모래성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1970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 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로 건너가 일본계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2년간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로 일하다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책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과 두 번째 작품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로 미라이야소설대상에 입상했다. 본 작품인 『도서실에 있어요』는 202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른 화제작으로, 우연히 찾은 도서실에서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서와 마주한 다섯 인물이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상의 희망을 잃지 않게 독려하는 소설이다. 그 외 저서로는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등이 있다.

■ 역자 박우주
서울여자대학교와 세이신여자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나고야대학 대학원 인문학연구과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일대조언어학을 연구하다 현재는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오가와 이토의 『토와의 정원』이 있다. 

■ 차례
1장 | 도모카(21세, 여성복 판매원) 7
2장 | 료(35세, 가구 제조업체 경리) 75
3장 | 나쓰미(40세, 전직 잡지 편집자) 149
4장 | 히로야(30세, 백수) 229
5장 | 마사오(65세, 정년퇴직자) 299

옮긴이의 말 375

 




도서실에 있어요


도모카(21세, 여성복 판매원)

“뭘 찾고 있지?”


그 목소리에 발길이 붙잡혔다. 높낮이가 없는 말투인데도 마음을 감싸는 듯한 따스함이 느껴져 나는 떠나려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마치 씨가 내뱉은 그 말엔, 흔들림 없는 묘한 안도감이 묻어났다.


……뭘 찾고 있냐고?


내가 찾고 있는 건.


일을 하고 있는 목적이라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든지 하는 것들. 하지만 그런 걸 사서인 고마치 씨에게 말해봤자 해답을 얻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녀가 그런 뜻으로 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 저…… 컴퓨터 사용법이 실린 책을…….”

“컴퓨터로 뭘 하는데?”

“일단은 엑셀 같은 거요. 이직 사이트에 등록하려고요. 지금 하는 일에선 보람이나 목적을 못 찾겠거든요.”

“지금은 어떤 일을 하는데?”

“대단할 것 없는 일이에요. 그냥 대형마트에서 여성복 팔아요.”


고마치 씨는 우둑 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웃했다.


“자기 일이…… 마트 판매원이 대단할 것 없는 일이라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엄청나게 하고 싶었다거나 꿈이 있다거나 한 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입사하게 된 느낌이라서요. 그렇다고 또 일을 안 하기에는, 혼자 사는 중이라 먹여 살려줄 사람도 없고요.”

“그래도 당신은 착실히 취업 준비를 한 끝에 채용이 됐고, 하루하루 일하며 자기 자신을 먹여 살리고 있잖아. 그것으로도 훌륭한 걸.”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추어졌다는 사실에.


“뭐 동기야 어떻든 새로운 걸 배우려는 자세는 좋다고 봐.”


고마치 씨가 프린트된 종이 한 장을 건네주었다. 책 제목과 저자명이 표로 정리돼 있었다.


“아아, 그거랑.”


고마치 씨는 회전의자를 살짝 돌려 카운터 아래로 팔을 뻗었다.


“자, 여기. 당신한테는 이거.”


조건반사로 펼친 내 손바닥 위에 고마치 씨는 가벼운 물체를 톡 올려놓았다. 500엔짜리 동전만 한 검은색 원에, 손잡이 같은 것이 달려있었다.


……프라이팬?


프라이팬 모양을 한 양모 펠트였다. 손잡이 부분에 작은 쇠붙이가 원형으로 붙어 있었다.


“저, 이건 뭔가요?”

“부록.”

“부록이요?”

“책에 부록이 딸려 오면 재밌잖아.”


책의 부록, 뭐 귀엽기는 한데.


여러 가지로 물어보고 싶은 점이 많았지만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


오늘은 오픈 담당이었기에 네 시에 퇴근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니 식품매장에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옷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폭신한 물체가 닿았다. 프라이팬 양모 펠트. 고마치 씨에게서 받고 그대로 넣어넣고 있었다.


참, 그거 만들 수 있으려나. 구리와 구라의 노릇노릇한 카스테라.


나는 식품매장 바로 앞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가 100엔짜리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으로 카스텔라 만드는 법을 검색해보았다. ‘구리와 구라 카스텔라’라고 치니 놀라우리만큼 많은 레시피와 블로그가 나왔다. 그중 단 몇 줄만 쓰여 있는 심플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밀가루를 체에 치지도 않고, 달걀을 분리하지도 않는다. 이거라면 나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해보자. 그거면 충분하다.


**


오랜만에 제대로 부엌에 섰다. 볼에 깨뜨린 달걀과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젓는다. 거기에 녹인 버터와 우유를 첨가한다. 이 시점에서 벌써 달콤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나 자신이 믿기지 않았다. 그다음 밀가루를 넣고 섞는다. 볼 안에서 거품기를 휘휘 돌리는 그 작업은 무척이나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프라이팬을 불에 얹어 버터를 바르고 반죽을 붓는다. 뚜껑을 닫고 제일 약한 불로 찬찬히 쪄낸다. 이제 상태를 살피며 3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손에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그걸 씻어내러 세면대로 갔다. 수도꼭지를 비틀고 문득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컵라면이나 편의점 빵만 먹어서 그런지 얼굴이 푸석푸석했다. 냉장고는 텅텅 비었고, 유통 기한이 옛날 옛적에 지난 조미료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수면 부족으로 얼굴빛도 좋지 않고, 기운이 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나는 지금껏 나 자신을 얼마나 소홀히 다뤄온 걸까.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나 자기 주변 것들에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를 홀대한다는 뜻이다.


나는 손을 꼼꼼히 씻은 다음, 카스텔라가 구워지길 기다리는 동안 대충 방 청소를 했다. 빨래를 개고 바닥에 청소기를 돌렸다. 한번 하기 시작하니 몸이 알아서 움직였다. 대공사인 줄만 알았는데, 좁은 방은 김이 샐 만큼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부엌으로 되돌아갔다. 풍겨 오는 냄새가 살짝 고소했다. 뚜껑을 열고 나는 헉, 하고 숨을 멈추었다.


부풀어 있던 중앙이 움푹 파여 있고, 프라이팬에서 넘쳐흐를 것 같은 반죽 끝이 새까매져 있었다. 가장자리를 떼어내 맛을 보았다. 영 카스텔라가 아니었다. 찐득찐득하고 고무처럼 질겼다. 뭐가 문제였을까? 레시피대로 했을 텐데. 쓸데없이 달기만 한 기분 나쁜 덩어리를 오물오물 씹고 있었더니, 별안간 우스워져서 웃음이 터졌다.


속상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재밌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정리된 방과 싱크대 안 조리 도구가 나를 비참하지 않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좋아, 재도전.

이제부터 익혀나가면 된다. 


나쓰미(40세, 전직 잡지 편집자)

“뭘 찾고 있지?”


몸을 포옥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기한 목소리였다. 친절하지도 밝지도 않은 단조로운 저음. 그런데도 몸과 마음을 맡기고 싶어지는, 너른 가슴이 느껴지는 한마디였다.


무얼 찾느냐는 말을 들으니 찾고 있는 것이 많은 기분이었다. 앞으로의 내가 가야할 길. 이 답답한 마음을 해결할 방법. 육아에 필요한 ‘여유’. 이런 것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하지만 여기는 상담실이 아니다. 나는 “그림책이요”라는 말만 전했다.


“그림책. 그림책은 너무 많은데.”

“두 살배기 딸아이한테 좋을 만한 걸로요. 딸은 『맨발의 게로부』를 좋아하더라고요.”

“아아, 그건 명작이지.”

“전문가가 보기엔 그런가 보네요. 애들한테 잘 먹히는 게 어떤 건지, 저는 잘 몰라서.”


내가 중얼거리자 고마치 씨는 머리를 가볍게 기울였다.

“뭐, 원래 육아라는 게,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투성이니까.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일들이 태반이지.”

“네, 네, 맞아요.” 나는 까딱까딱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날 이해해 주는 사람이 나타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진심을 털어놓고 싶어졌다.


몸을 살짝 굽혀 카운터 아래쪽 서랍 몇 개를 열고 있던 고마치 씨가 셋째 서랍에서 무언갈 꺼내어 내게 건네주었다.


“받아, 당신한테는 이거.”


대굴대굴 동그란 양모 펠트였다. 파란 구체에 초록색과 노란색의 얼룩무늬가 있다.


……지구?


“그건 당신한테 주는 부록이야.”


내가 당황해하고 있으니 고마치 씨는 바늘을 손에 들고 말했다.


“양모 펠트의 좋은 점은, 도중에 원하는 대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어느 정도 완성되어가는 중일지라도, 중간에 ‘아무래도 이렇게 하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면 궤도를 수정하기가 쉽거든.”

“그렇구나.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라져도 괜찮은 거네요.”


고마치 씨는 아무 말이 없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아까와 같이 털 뭉치에 바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나와는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업무 종료를 어필하는 듯한 태도에 그 이상 말을 걸기가 뭣해, 나는 지구를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고 키즈 스페이스로 향했다.


다음 날, 나는 점심시간에 서점으로 가 미즈에 선생님의 신간을 샀다. 오늘이 출간일이었다. 토크 콘서트도 이에 맞춰 진행되는 행사일 것이다. 토크 콘서트는 내일 도내 호텔에서 오전 열한 시부터 진행된다. 미즈에 선생님에게 연락했더니 “끝나고 잠깐 차라도 한잔합시다”라는 말을 해주었다.


기뻤다. 너무나도 기뻤다. 서둘러 신간을 읽고자 퇴근길 전철에서 잽싸게 훑어보았지만 절반도 읽지 못했다. 오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후타바를 일찍 재워야만 했다.


**


“얼른 자자.” 후타바는 시끄럽게 떠들며 좀처럼 잠을 자지 않았다. 일부러 장난을 치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나는 그만 “눈 감아!” 하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슈지는 언제 오는 걸까. 적어도 몇 시에 오는지만이라도 정확히 알 수 있으면, 그때까지 기다리면 도와줄 사람이 나타나리라는 걸 알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 텐데 슈지는 메시지 하나 보내주질 않는다. 나는 포기하고 전등불 밝기를 한 단계 높인 뒤 후타바 옆에 엎드려 미즈에 선생님의 책을 펼쳤다.


**


스마트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에 떠 있는 ‘쓰쿠시 어린이집’을 보고 온몸에 전율이 스쳤다.


“후타바짱이 열이 납니다. 데리러 와주시길 바랄게요.”


선생님과의 차 한잔은 포기하고 토크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어린이집에 연락해 달려가면 두 시에는 도착할 것이다. 그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야 후타바는 안전한 어린이집에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후타바의 우는 얼굴이 떠올랐다. 어젯밤 이불을 덮어주지 못해 에어컨 바람에 체온이 떨어진 걸 수도 있다. 열이 높아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찍 재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 내 책임이다. 그림책을 펼치며 말을 걸던 후타바를 제대로 상대해주지 않았던 일도 생각나면서, 너무나도 나쁜 엄마인 것만 같아 죄책감이 더해졌다.


토크 콘서트를 못 가게 되면 기자와 씨나 밀라 편집장에게는 역시나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될 것이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


이튿날, 점심시간이 되기 전 접수처로부터 내선 전화가 걸려 왔다. 미즈에 선생님이었다.


“점심시간은 몇 시부터인가요? 괜찮다면 같이 식사하죠.”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말했다.


“저, 다시는 선생님과 이렇게 만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어요. 그야, 저는 더 이상…….”


편집자가 아니니까.


간신히 감춰두었던 감정이 선생님 앞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밀라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자와 씨를 질투하고, 아이가 생겨서 인생이 꼬였다는 생각까지 하는 그런 제 자신이 싫어서.”


“아아, 사키타니 씨도 회전목마에 올라타 있군요.”

“회전목마요?”

“흔히 있는 일이에요. 독신인 사람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혼한 사람이 아이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사람은 독신인 사람을 부러워하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 참 재밌어요. 저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뒤꽁무니만 쫓느라 일등도 꼴찌도 없답니다. 즉 행복에는 우열도, 완성체도 없다는 얘기죠.


인생이란, 항상 복잡하게 꼬여 있는 거예요. 어떤 환경에 있든 뜻대로 되지 않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살았다!’라고 생각할 때도 정말 많으니까요. 계획이나 예정이 꼬여버리는 일을 두고 불운하다거나 실패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변해가는 거죠. 나도, 인생도.”


**


그날 밤, 웬일로 후타바가 일찍 잠에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하고 무언가가 떠올라 나는 기저귀 가방에 손을 댔다. 안쪽 주머니에 고마치 씨가 준 부록을 그대로 넣어둔 채였다.


가벼운 감촉의 양모 펠트를 손바닥 위에 올려보았다. 탁구공만 한 그 ‘지구본’은 다른 대륙은 적당히 표현되어 있었지만 일본만은 제법 그럴싸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데굴데굴 굴려보다 문득 생각했다.


……그렇구나. 밀라에서 자료팀으로 ‘강제로’ 이동했다. 집안일도 육아도 ‘강제로’ 하는 중이다. 내가 중심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런 피해 의식을 가지는 걸 수도 있다. 왜 다들 내게 좋은 쪽으로는 움직여주지 않는 걸까, 하고.


나는 그 파란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밤이 지구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나는 내 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즈에 선생님과의 대화로 마음이 확고해졌다.


나는 소설을 편집하고 싶다. 작가의 장점을 끌어내 최상의 상태로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놀이동산은 넓거든요. 미즈에 선생님의 말이 귓속에서 메아리쳤다. 그 말은 회전목마에서 내려 다른 놀이기구를 타보라는 뜻이 아닐까. 하나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며,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솔직해져 봐도 괜찮지 않을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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