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솔직히 들여다보면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
“괜찮아, 다음에 보자.” 오랜만에 잡힌 약속이 취소되었다. 그런데 서운하지 않고 은근히 공짜로 생긴 하루가 즐거움으로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아마 ‘실내형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약속을 잡을 때만 해도 반갑고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아마 약속이 그대로여서 외출했다면 또 세상 쾌활한 사람처럼 유쾌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다만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약간 피곤했겠지만. 반드시 주말 중 하루는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말이다. 실내형 인간들은 이 은밀하고 달콤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 보편적이고 적당한 감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기쁨을 발견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는 바로 이렇게 내 마음대로 연결되고 고립되고 싶은 마음 등 솔직히 들여다보면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여러 감정의 이면들을 포착했다. 하현 작가는 삶의 환절기 속 불완전해서 소중한 날들을 기록해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달의 조각》 이후 꾸준히 그 섬세하고 다정한 글로 독자들의 깊은 공감과 지지를 얻어왔다. 이번 책은 그런 그가 오랜 만에 펴내는 신작 에세이로, 좀 더 일상의 모퉁이에 숨겨진 감정의 조각들에 빛을 비춰 뜻밖에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 보여준다.
■ 저자 하현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일탈보다 일상에 관심이 많다. 《달의 조각》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를 썼다. 장래희망은 부유하고 명랑한 독거노인이다. (인스타그램 @2your_moon)
■ 차례
Prologue _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Chapter 1. 실내형 인간의 세계
외로운 건 솔직히 홀가분하거든요
김필준과 곽두팔
순금 한 돈어치의 고요
모과나무 길
모르는 사람들
스몰토크의 기술
고양이 한 마리면 충분합니다
확률과 가능성
또 다른 나
Chapter 2. 이렇게 내가 되어가는 중
이건 나는 게 아니라 멋지게 추락하는 거야
썩은 사과 이론
서초구 용사 벡터맨
수건을 깔고 자는 날
오늘의 배역
요양병원
이 세계를 겉돌 때
긴 터널
땅콩 껍질 같은 사랑
연막탄
인절미를 녹이는 시간
Chapter 3. 부족해서 좋고 넘쳐서 좋은
적당히의 감각
손끝과 발끝의 거리
샤브샤브 친구의 조건
커피의 맛
복숭아
크고 멀고 불확실한 행복
힐튼 호텔
체면보다 중요한 것
룸톤 타임
우연한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