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를 거두세요

   
광우 스님
ǻ
쌤앤파커스
   
15800
2021�� 04��



■ 책 소개


뾰족한 가시가 나와 남을 찌르지 않도록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알아차리는 연습

《가시를 거두세요》는 마음속에 뾰족뾰족 돋아난 가시로 나와 남을 찌르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마음돌봄 이야기다. 스님은 이 가시들의 뿌리가 바로 마음 깊은 곳에 고인 슬픔, 분노, 미움, 고통, 후회 등 수많은 상처와 감정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실 그 가시는 “내 눈물이 굳어 뾰족해진 얼음송곳”이다. 마음속에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고 삶을 힘겹게 만드는 것이다.

광우 스님은 귀로 듣고 귀로 나가는 ‘힐링’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몸으로 닦아나가는 ‘수행’을 강조한다. 살면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의 고민과 아픔, 갖가지 문제들은 결코 힐링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행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미처 돌보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지 않도록 늘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알아차리는 연습이 바로 수행이니까.

■ 저자 광우
스님
책과 명상을 좋아하는 수행자. 방송과 유튜브, 강연 등을 통해 고민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종교를 초월해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나무’ 스님. 마치 옛날이야기같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설법,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로 사람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학창 시절에는 삶과 죽음, 진리에 대해 고민하며 철학자를 꿈꿨다. 손에 잡히는 대로 탐독하던 책들 속에서 마음을 밝히는 지혜의 말씀들을 접하고, 문득 ‘깨달음’을 얻고 싶어 열아홉 나이에 합천 해인사로 출가했다. 좌충우돌 설익은 절집 생활 속에서 좋은 스승과 좋은 도반들을 만나 귀중한 가르침을 받았다. 몇 년 동안 선원을 다니며 참선 수행에 집중했는데, 그토록 찾던 깨달음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항상 걸려 있던 답답증이 사라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체험을 했다.

여러 사찰의 불교대학에서 강의하다 우연히 부탁받은 것을 인연으로 BTN에서 설법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광우 스님의 소나무(소중한 나, 무량한 행복)’를 5년째 진행하며 시청률 1위 프로그램으로 이끌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닦을수록 늘 부족함을 느낀다는 스님은 여전히 안으로 사유하고 밖으로 관찰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수행자로 살고자 한다.

■ 차례
책을 내며
여는 글 | 무엇을 바꿀까?

1장 그냥 할 뿐입니다
왜 사는가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문제의 답
운명을 바꾸는 세 가지 법칙
원래 멀쩡해
같은 곳에
“난 그래도 삼재를 믿어”
깨어 있으라
가장이란 이름의 짐꾼이여
당신은 이미 기적입니다
내 안의 보석
세 가지를 꼭 기억해다오
번뇌를 없애는 최고의 방법
마음공부 첫걸음 | 호흡과 하나 되기

2장 중심만 잡으면 괜찮아요
무엇이 진정한 승리인가요
살아가면서 놓치는 많은 것들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
조금은 흔들려도 괜찮아
엄마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
아이에게 배웁니다
뱃사공이 들려준 지혜
괴로움 없이 행복하게 사는 법
행복과 불행은 누구의 선택인가요
신이 만든 최고의 보석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
호흡 명상 | 생각의 파도 다스리기

3장 가시를 거두세요
못된 사람을 상대하는 법
가시를 거두세요
히말라야의 바보 수행자
그래도 사람이 희망입니다
최고의 대화법
관상은 과학이다?
나는 로맨스 너는 불륜
당신을 용서합니다
말은 공허합니다
말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분노는 자신을 태웁니다
자비 명상 | 미움과 분노가 솟구칠 때

4장 혼자일수록 강해집니다
외로움이 보내는 신호
연꽃이 되다
벗어나 자유롭기를
번뇌를 이기는 두 가지 무기
운명을 바꾼 소년
인생의 기적을 만든 세 가지 숙제
노스님의 해몽법
나를 바꾸고 싶다면
무엇에도 기대지 않는 행복
되는 대로 있는 그대로
팔굽혀펴기와 명상
명상을 잘하고 싶다면
긍정 명상 | 걱정과 불안이 밀려올 때

5장 우리는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사회생활의 세 가지 지혜
“이제야 자네가 수행 좀 하겠구먼”
세상에는 버릴 게 없습니다
오염된 마음과 순수한 마음
다른 사람을 대하는 모습
어느 무사의 마지막 말
진짜 부자 되기
부서질 때 크게 깨어난다
타인의 시선
인간은 착각 덩어리
정화 명상 | 상처받은 기억이 떠오를 때

5장 감정도 습관이랍니다
누가 이길까
어떤 눈으로 바라보나요
사라짐에 관한 단상
지금 이 순간의 일
진짜 행복을 찾고 있다면
깨어 있게 하는 삶의 기술
무너지지 않게 하는 힘
마음은 청개구리
상상은 힘이 세다
최고의 운전사
웃으니까 행복해요
미소 명상 | 희망과 긍정의 힘이 필요할 때

 




가시를 거두세요


그냥 할 뿐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문제의 답

어떤 분이 찾아와 묻습니다. “제가 지금 온갖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절한 물음에 마땅히 해줄 말이 없습니다. 모든 문제를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는 ‘완벽한 답’이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요? 그런 ‘답’이 존재한다면 저의 전 재산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삶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기나긴 마라톤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문제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이가 저마다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설령 한 문제를 풀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삶은 나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악당 같습니다.

“자, 이리 와. 나랑 한판 붙어보자고.”


삶은 끊임없이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 같습니다.

“어머 숙제 끝냈니? 그럼 이것도 한번 풀어보렴.”


지쳐 쓰러질 때에도 삶은 끊임없이 문제를 들이밉니다. 내 삶이 다할 때까지 문제는 결코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문제가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수많은 명상 수행자들은 노래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모두 자기만의 숙제를 가지고 이 땅에 온다. 그대 앞에 놓인 삶의 난관은 이번 생에 주어진 그대들의 숙제이다. 인생이란 이름의 숙제는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


그렇습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짊어진 인간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몸의 일부를 떼어낼 순 있어도 삶의 숙제에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요. 그런데 너무나 힘들고 괴로우면 즐긴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정말 힘들고 괴로운데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은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조금의 여유조차 없는데 괴로움과 고통이 닥친다면, 피할 수 없으니 즐기자는 태평한 소리가 과연 나올까요? 그래서 나온 말이 있습니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것이다.”

“버텨라. 끝까지 버틴 자가 진정한 승자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강렬한 ‘깡’이 느껴집니다. 상상해본다면, 망망대해에 산더미 같은 파도가 덮쳐오는데 작은 배에 몸을 묶은 채 이를 악물고 온몸으로 파도와 싸워 버티는 그런 느낌입니다.


삶은 끊임없는 문제의 연속입니다.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살아가지지 않습니다.

삶의 문제들을 숙제 삼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온몸을 던져서 인생을 사십시오.

누구에게도 쉬운 인생은 없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쉽게 사는 것처럼 보여도 나름의 아픔이 있습니다.


아파하지 말라고 한다면 거짓입니다.

아픈데 아프지 말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원래 아픈 겁니다. 산다는 것이 아픈 겁니다.

온몸을 다해서 삶을 버티고 인내하며 사십시오.


누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이런 꼴까지 보면서 살아야 합니까?”


저는 대답합니다.

“살아야죠. 당연히 살아야죠.

참으면서 꿋꿋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운명을 바꾸는 세 가지 법칙

사주팔자라고 들어보셨죠?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 네 자리를 계산해서 여덟 글자를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예측하는 일종의 운명통계학입니다. 나름 동양의 오래된 학문이랍니다.


저도 예전에 호기심으로 사주학을 공부한 적이 있는데요, 맞을 때는 신기하게 똑떨어지게 맞다가도 틀릴 때는 시원하게 국수 말아먹듯이 틀리더군요. 하도 답답해서 나름 사주학의 고수들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고맙게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더군요. 사주팔자로도 인간의 운명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고요. 덕분에 미련 없이 사주학 공부를 탁탁 털어버릴 수 있었답니다.


한창 사주학에 관심이 있을 때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탐독하다가 재미난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오래전에 아주 유명한 도사가 있었습니다. 산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서 큰 성과를 얻고는 세상에 내려와 사람들의 사주팔자를 봐주는데 적중률이 백발백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 사주팔자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분명히 타고난 사주를 보면 부자로 살 사람인데 실제로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가난하게 살 사람인데 실제로는 부유하게 사는 사람이 있더랍니다.


또한 타고난 사주를 보면 일이 잘 풀릴 운인데 실제로는 운이 꼬인 사람이 있고, 반대로 운이 꽉 막힌 사람인데 실제로는 일이 술술 잘 풀린 사람이 있더랍니다. 사주팔자의 이론과 실제가 너무도 달랐던 거죠.


도사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치열하게 탐구합니다. 과연 뭘까? 저 사람들의 운명의 변수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관찰하면서 사유한 끝에 도사는 말년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사람들에게 내놓습니다.


“내가 평생 사람의 운명을 연구했는데 타고난 사주팔자와 전혀 다른 운명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더이다.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세 가지 이치를 발견했으니 잘 들어보시오.


첫째, 마음이 아주 착하고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은 팔자에 나쁜 운이 있어도 아무런 재앙 없이 무사히 넘어가는 것을 보았소.


둘째, 마음이 아주 악하고 덕을 쌓지 못한 사람들은 팔자에 좋은 운이 있어도 곤경에 빠져서 신세를 망치는 것을 보았소.


셋째, 종교에 귀의하여 신심이 지극한 사람들은 타고난 운명을 뛰어넘는 것을 분명히 보았소.


이 세 가지 이치는 내가 평생 연구하여 터득한 것이니, 그대들도 타고난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마음을 곱게 쓰고 복덕을 많이 쌓으시오.”


세 가지를 꼭 기억해다오

한 집안의 가장으로 평생을 살아온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한 여자의 듬직한 남편이자 아이들의 자상한 아버지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노쇠해진 몸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곧 임종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들과 딸, 손주를 바라보며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너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구나. 내가 인생에서 배운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해주기 바란다.”


할아버지가 침을 삼키고 말을 이었습니다.


“첫째, 꼭 건강을 관리해라. 젊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 그동안 무리했던 몸뚱이가 지금까지 말썽이구나. 일도 좋고 노는 것도 좋지만, 절대 쉬는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반드시 건강을 챙겨야 한다.


둘째, 가족과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라. 바쁘다는 이유로, 돈을 번다는 핑계로 너희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두고두고 안타깝구나.


셋째, 사람은 결국 죽는다. 이걸 잊지 마라.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죽을 때 나처럼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 갑자기 죽음이 닥치더라도 나처럼 당황하지 않길 바란다.”


할아버지가 숨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당부했습니다.


“이 세 가지만은 꼭 기억해다오.”


가족들이 숙연해졌습니다. 잠시 후 아들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살면서 가장 좋았던 일이 뭔가요?”


할아버지가 눈을 지그시 감았습니다. 잠시 후 눈을 뜨고 또박또박 대답했습니다.


“너희와 함께한 하루하루가 다 좋았다.”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앵’ 하고 태어나 ‘휙’ 하고 살다가 ‘억’ 하고 죽더라.”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고,

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사람이 죽음을 기다릴 때

무엇을 가장 많이 생각할까요?

돈일까요? 아니면 명예나 권력?


그것은 ‘기억’이라고 합니다.


죽음 직전에 이르렀을 때 평생의 삶이

스크린처럼 펼쳐지더라는 수많은 체험담이 있습니다.

사람은 결국 죽습니다. 저도 결국 죽습니다.

결국은 다 죽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여러분은 최후의 순간에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가요?



가시를 거두세요

가시를 거두세요

화려한 빛깔과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꽃이 있습니다. 꽃은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며 동물들과 친해지려 하지만 아무도 가까이 오려 하지 않습니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싶어도 모두 꽃을 멀리합니다. 슬픔에 빠진 꽃은 지나가는 사슴에게 하소연합니다.


“왜? 왜 나에게 다가오지 않니? 난 너희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사슴이 말했습니다.


“너는 화려하고 예쁜 무늬를 가졌어. 기분 좋은 향기도 나. 그런데 너한테는 뾰족한 가시가 있어. 그래서 아무도 너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거야.”


한마디 말을 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한마디 말이라도 불편하고 기운 빠지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덕불고(德不孤)’라는 말이 있지요.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습니다. 주변에 항상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꽃의 이야기로 돌아가봅니다. 그 후로 꽃은 깊은 침묵에 잠겼습니다. 아주 깊은 명상의 세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꽃이 눈을 떴을 때, 가지에는 더 이상 뾰족한 가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가시를 거둔 꽃에게서 배웁니다. 눈을 감고 나를 돌아봅니다. 내 마음에 뾰족뾰족한 가시들을 관찰해봅니다. 이 가시들은 어떻게 돋아난 것일까요?


가시들의 뿌리를 들여다봅니다. 슬픔, 분노, 미움, 고통, 후회... 수많은 상처와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 아픔들이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오, 맙소사! 사실 그 가시는 내 눈물이 굳어 뾰족해진 얼음송곳이었습니다. 이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넌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꽃이야.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슬퍼하지 않아도 돼.

후회하지 않아도 돼.

네 탓이 아니야.

더 이상 상처받지 마.

괜찮아, 괜찮아. 토닥토닥.



우리는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착각 덩어리

글을 읽으면서 상상해보세요.


실험자가 지도를 들고 길에 나와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지도를 보여주면서 길을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행인이 길을 알려주려 할 때 눈앞에 큰 나무판을 든 사람들이 우르르 지나갑니다. 그 순간 지도를 든 실험자를 비슷하게 생긴 사람과 바꿔치기합니다. 행인은 눈앞에 있던 실험자가 바뀌었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변화를 섬세하게 감지하지 못한다.’ 이것이 유명한 ‘변화맹’ 실험입니다.


비슷한 실험 결과가 또 있습니다. 실험자를 앉혀놓고 모니터로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림의 모양과 색깔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이때 모니터를 보는 사람은 그림의 모양과 색깔이 조금씩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을 때 그 정보를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상황을 떠올렸을 때, 상당히 많은 부분을 왜곡되게 기억하여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변화맹 실험은 우리의 인지 능력이 생각보다 훨씬 불완전하다는 것을 일깨우며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말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관심 없는 것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한마디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착각 속에서 사는 거죠. 저도 제 기억을 확실하고 강하게 주장했다가 창피와 곤란을 당한 적이 꽤 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분명히 이거라고 확신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면 제가 엉뚱하게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그 후로 제 주장을 펼칠 때 전보다 신중합니다. 덕분에 예전보다 사람이 겸손해진 것 같다는, 기대하지도 않은 칭찬도 받았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판단하도록 지시합니다.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우리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분석하고 종합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거죠. 앞에서 본 변화맹 실험처럼 아주 쉽게 착오를 저지릅니다.


뇌는 늘 속고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정교한 정보 처리 기관인 뇌가 이토록 허술하다는 사실에 한숨이 나옵니다. 그리고 스스로 되묻게 됩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착각 속에서 살아왔던가?”


불완전하고 허술하고 빈틈 많은 뇌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성찰’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제대로 보았는가? 제대로 들었는가?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가?” 이 물음들은 가슴에 품고 사유하고 성찰한다면, 비록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납득해야 합니다.

‘난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난 실수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난 바르게 알아차리고 있는가?’


오늘도 허리를 세우고 앉아

실수 많았던 하루를 돌아보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마음의 창을 묵묵히 닦습니다.



감정도 습관이랍니다

깨어 있게 하는 삶의 기술

나무꾼이 길을 가다 큰 은덩이를 주웠습니다. 나무꾼은 무거운 은덩이를 지게에 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을이 보이는 고갯길을 지날 즈음, 땅바닥에 떨어진 금덩이를 발견합니다. 오늘 웬 횡재냐 싶어 금덩이를 들어보니 간신히 들 수 있을 만큼 무겁습니다. 은덩이과 금덩이를 모두 지고 갈 수 없자 나무꾼은 고민합니다. ‘둘 중 무엇을 가져갈까?’


나무꾼은 선택합니다. 은덩이를 가져가기로! ‘여기까지 은덩이를 지고 온 노력이 너무 아깝잖아.’ 나중에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나무꾼을 비웃습니다. “훨씬 값어치 있는 금덩이를 놔두고 은덩이를 가져왔다네. 참 어리석은 사람이지.”


금덩이를 놔두고 은덩이를 지고 온 나무꾼은 어쩌면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가끔 이런 아집에 빠지곤 합니다. 때때로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내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리고 스스로 합리화합니다. ‘이제 충분히 할 만한데 뭐하러 힘들게 바꿔.’


창의적이고 신선한 영감과 새로운 기회를 우리는 이런 식으로 흘려보내곤 합니다. ‘익숙함’이라는 아집과 관념에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익숙함에 속아서 내 앞에 찾아온 더 나은 기회를 놓쳐버리지는 않았는지 겸허히 돌아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합니다. “어떻게 하면 익숙함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을까요?” 한 시대를 풍미하고 유행을 선도했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해준 조언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얻는 풍부한 지식과 사고력은 우리의 뇌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요새 독서 못지않게 각광받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명상’입니다. 마음을 쉬어주는 명상을 꾸준히 하면 비움 속에서 통찰력이 계발됩니다.


독서와 명상은 이미 수많은 학자들이 검증한 아주 훌륭한 삶의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우리의 뇌와 가슴을 끊임없이 두드려 깨어나게 합니다. 내면을 갈고닦아 익숙함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은 저 나무꾼이 놓친 금덩이보다 값진 선물을 얻을 것입니다.


깨어나고자 하는 여러분에게 독서와 명상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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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