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1%의 기적

   
전여옥
ǻ
매일경제신문사
   
15000
2020�� 01��



■ 책 소개

 

1%의 기적을 완성하는 제로리셋
오늘도 인생이라는 길을 달리고 있는 당신, 당신을 응원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것은 1%의 기적 같은 일이지만 평소 열심히 달리기만 하다 보니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살곤 한다. 멋모르고 꿈만 거창했던 20대를 지나 쓴맛, 단맛 다 보며 사회생활 좀 경험한 지금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인생에서 진짜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동안 선 굵은 책을 써왔던 전여옥이 이번에는 힘을 빼고 유쾌하면서도 심오한 인생 에세이를 출간했다.

 

소중한 인생에서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떠올려 보면 사소한 것마저 아쉬워진다. 후배들은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인생을 즐기는 태도와 노하우를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이미 그 방법을 터득한 현명한 이들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렸을 때는 이 나이쯤 되면 두근거리는 감정이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때가 무색하게 마음 설레고 새로운 일들이 여전히 인생에서 끊임없이 펼쳐진다. 소소한 일상과 편안한 여행, 남의 시선에 제약받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에 충실한 이 길을 즐겁게 소통하며 달려본다. 오늘도 인생이라는 길을 달리고 있는 당신, 당신을 응원한다.

 

■ 저자 전여옥
전여옥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이화여대와 서강대에서 공부했다. KBS기자와 도쿄특파원을 지냈고 약 10년 동안 작가와 강연자, 방송인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일본은 없다 1, 2≫에서 ≪흙 수저 연금술≫ ≪오만과 무능: 굿바이, 박의 나라≫ ≪사랑을 놓다≫ 등 10권 넘는 책을 썼다. 여의도에서 8년 동안 국회의원으로도 일했다. 지금은 부지런히, 끝없이 글을 쓰고 방송을 한다. 유튜브 〈전여옥 TV〉를 진행하고 있고 네이버 카페 〈여옥대첩〉과 네이버 블로그 〈OK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매일매일 글을 올리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1 인생을 위한 작은 조언
콩고드의 오류
우선순위를 점검하라
책은 구글맵이다
초코파이를 한 개 온전히 먹은 적이 없어요
1박 2일 나 홀로 여행
휴대폰 off
인생은 참 아름다워
내게 보내는 러브레터
소비의 즐거움
비행기 여행 즐기기
로마의 휴일
근력의 르네상스

 

part 2 타인을 대하는 태도
질투는 낙원의 용
레질리언스 크림을 사라
돈은 유용한 것이다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라
지하철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죠
그녀가 떠났다
처절히 운동하라
타인에게 말 걸기
문자소통 시대의 팁
혼자 있는 시간
나 홀로 힘

 

part 3 젠더를 생각하는 순간
제인 폰다가 세 번째 이혼을 하면서 말했다
그녀는 매우 뛰어난 북디자이너다
공포의 단어, 경력단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
인생 최악의 섹스
화끈하게 살아
레몬소주
그녀는 신불자
프라이버시는 내가 봉인한다
결혼이 사라지는 이유

 

part 4 진짜와 가짜, 현재를 살아가기
세상에는 무수한 가짜가 있다
열정이 최고 조건이다
맨땅에 헤딩하기
포기가 아닌 선택을
한 여자가 있었다
해피투게더
킬러 무수리
좌파와 우파의 차이?
모든 일에는 예고편이 있다
그의 나이는 34살
정치를 하면서 내가 싫어했던 말

 

프롤로그

 




산다는 것은 1%의 기적


인생을 위한 작은 조언

우선순위를 점검하라

우리의 삶을 가만히 생각해보자.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 계속된다. 하루살이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어쩌면 그렇게 덧없이 가는지 어느새 금요일이고 어느새 한 달이 다 지나간다. 게다가 회사일은 사람을 늘 기게 만들곤 한다. 겨우 숨 돌리면 퇴근, 어쩌다 지하철에 자리가 나면 핸드폰 삼매경이다. 주말에 볼 영화를 검색하다가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바로 이 순간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허투루 보내기에 지금 이 순간은 너무 아깝다. 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1회성이라는 특징을 가진 것들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반복도 복기도 재생도 복사도 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삶이다. 단 하나뿐인 인생이다.


어떻게 하면 잘살 수 있을까? 이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자주 하면 잘살 수 있다.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정말이다. 매우 간단하지만 구체적인 다음 방법을 사용해봐라.


첫째,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점검하는 일은 중요하다. 돈, 사랑, 남자, 권력, 명예, 구체적으로는 성형수술, 승진, 집 장만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오로지 나에게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를 늘 묻고 확인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단위별로 쪼개서 점검하는 것이다. 대개 메모 수준에서부터 웬만한 하루치 연속극 소재는 되고도 남을 푸념과 하소연을 일기에 털어놓는다.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하루가 빼곡히 적힌다.


셋째, 일 년에 내 인생을 점검하는 기간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매우 좋아했던 경영학의 그루, 피터 드러커가 썼던 방법에서 따온 것이다. 드러커는 일 년에 3주 정도를 자신에게 특별휴가를 주었다고 한다. 그 3주 동안 명상을 하듯 그의 인생을 살펴보고 점검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 1년 동안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인생에서 길을 잃는다 하더라도 우회도로도 있고 다시 길을 되돌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생에서 치러야 하는 요금은 고속도로 톨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삶에서 늘 우선순위를 점검하는 것은 인생에서 나침반을 보는 것과 같다.


책은 구글맵이다

책 읽는 사람들을 보기가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의 생각이 얕아지고 철학이 없어진다고 학자들은 걱정한다. 모든 것을 손 안의 휴대폰에 의존한다. 스낵만 집어 먹다 보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멀리하게 되는 것처럼 휴대폰 검색으로 날을 지새우는 우리는 이미 스낵컬처의 중독자인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휴대폰 사생팬으로 활동했지만 내손에 쥔 것도 내 머릿속을 채운 것도 없다. 물론 뉴스 검색도 착실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하루 종일 들락날락했던 곳은 몇몇 커뮤니티와 강림하신 지름 신을 맞은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책을 통해서 얻는 지식과 정보는 그대로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책 한권을 쓰기 위해 지은이가 바치는 시간과 노력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을 통해 지식을 얻게 되면 무엇이 진실인지 기준이 모호한 ‘너절한 인터넷 지식’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된다.


책은 내게 늘 정답을 가르쳐 주었다. 길을 묻기 위해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었다. 내 인생에서 구글맵은 바로 책이었다. 당신도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있다면 결코 길을 잃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

레질리언스 크림을 사라

“레질리언스 크림(Resilience cream)이라…” 출장을 가서 어머니 선물을 고르며 중얼거렸다. 회복 탄력성을 주는 크림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 ‘레질리언스, 회복 탄력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아마도 제인 폰다 인터뷰의 영향일 것이다. 이제 80에 접어든 제인 폰다는 말했다. “이 세상에는 딱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회복 탄력성이 있는 인간과 없는 인간.”


힘들고 좌절했을 때 그녀는 어떻게 했을까? “힘들면 내 곁에 있는 사람 가운데 사랑이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따스함을 흡수한다.” 그 다음 말이 더 울림이 크다. “그렇게 회복 탄력성을 얻은 사람은 자신이 겪은 상처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누구나 삶의 깊은 주름살이 있다. 깊게 베여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주름살에 레질리언스 크림을 바르듯이 우리 인생의 상처 역시 회복 탄력성으로 아물게 할 수 있다. 자신을 돌보고 관찰하면서 다독이고 “이제 곧 끝난다”고 말을 걸어주면 된다.


그러면 어느 날 아침,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다 지나갔다. 이겨냈다. 나는 회복됐다. 그리고 더 중요한 변화가 또 하나 있다.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라

요즘은 재미있는 세상이다. 다양한 기호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이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많은 가치가 혼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채식주의자’이다. 채식주의자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리고 채식을 스스로 찬양하는 글도 매우 열심히 올린다. SNS에서 채식을 찬양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되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내 주변에도 점점 더 채식주의자들이 늘고 있다. 가끔은 매우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우유도 안마시고 달걀이 들어간 빵이나 케이크도 먹지 않는다. 꼼꼼히 성분을 들여다보고 먹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그렇게 되면 주변 사람들도 머쓱해져버린다.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그녀는 꼭 한마디를 덧붙인다. “육식은 너무 폭력적이에요.”(그러면 우리는 무뢰한이며 조폭이란 말인가?) 다소 썰렁한 반응이 분한 듯 그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육식은 살인이고 폭력이에요. 저는 전쟁을 원치 않아요. 평화를 원해요.”(그러면 고기 먹는 우리가 전쟁광이라고? 심하다) 여기서 더 말을 붙였다가는 심각한 사태에 이를 거라는 생각에 다들 입을 다문다. 점점 더 사람들이 뾰족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되도록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관하지 않고 내 취향대로 고기를 마음껏 먹는 것이 좋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기호를 존중한다. 누구와도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몇 가지 메뉴를 양보하고 조정할 수 있는 포용력은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육식주의자들을 조폭 취급하거나 전쟁광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참기가 어렵다. 말 그대로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이다.


개인 취향을 존중하는 것, 나의 잣대로 상대를 옭아매지 않는 것, 이는 채식의 문제만은 아닐 것 이다.



젠더를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매우 뛰어난 북 디자이너다

그녀는 매우 뛰어난 북 디자이너다. 비싸지만 누구나 그녀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 늘 독창적이기를 기대하는 이 세계에서 그녀는 자긍심을 갖고 생존하고 있다. 나는 그녀처럼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여자가 좋다.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는 여자. 자신의 일에 대해 철저한 직업정신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하다. 사생활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프로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도 그랬다. 특별히 동안도 아니었고 유난히 꾸미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일하는 사람으로서만 내 앞에 서 있었다. 책표지의 콘셉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때도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예의 바르고 자신만의 격을 지닌 모습이었다. 그렇게 책에 대해 한바탕 신나게 회의를 했다.


“우리 시원한 맥주 한잔 할까요?”한 스태프가 제안했다. 다들 “좋아요”, “좋죠” 하고 속사포처럼 응답했다. 그때 그녀만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는, 저는 힘들 것 같아요.” 똑 부러지는 그녀였기에 예상치 못한 의외의 태도였다. “왜요? 같이 가지!” 그녀와 맥주 한잔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그게… 아이가…어린이 집에서.” 순간 아차 싶었다. “아, 그렇군요. 아이가 집에서 기다리는군요. 당연하지요. 얼른가세요.”같은 엄마로서 나는 말했다. “아이가 기다린다는 말은 언제든지 당당하게 하세요. 세상에 그것처럼 중요한 이유는 없거든요.”


일하는 여자들에게 직장과 가정의 양립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가장 어렵다. 아이에게 엄마의 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와 직장에서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 시기는 불행하게도 겹친다.


인생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길게 보고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얼마나 오래 끈기 있게 가느냐의 문제다. 내 직업 인생에서 2~3년 회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해서 세상이 뒤집히는 것도 아니고 내 커리어가 손상되지도 않는다. 뒷담화는 영원히 뒤에서 할 뿐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을 할 때 떠오르는 얼굴이 당신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용기를 갖고 당당하게 말하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

신이 있다면 인간이 얼마나 우스웠을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신이 제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상대를 찾는 일에서 그렇다.


요즘은 이혼이 아니라 삼혼도 그리 드물지 않다. 내 주변에서 삼혼을 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또 세 번째 이혼을 한 사람도 있다. 처음 그녀가 세 번째 결혼을 했을 때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전히 결혼이라는 제도가 남성 중심인 한국사회에서 세 번의 결혼이라…. “보기와 달리 진짜 착한 여자(?)인가 보다”했다. 그리고 그녀가 세 번째 이혼을 했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정말 용기 있는 여자다.”


진심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삐딱한 시선이나 거친 뒷담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번 결혼한 것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세 번 이혼한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결혼 상대를 보면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그 세 명의 남자가 쌍둥이처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남자와 세 번 결혼한 셈이었다. ‘왜 그랬을까? 똑똑한 그녀가?’


첫 번째 이유는 개인적 취향일 것이다. 나 같으면 가장 싫어할 남자 스타일이건만 그녀에게는 달랐던 것이다. 그런 남자에게 홀딱 빠져버리는 것은 철저하게 그녀만의 취향이었다. 사실 그녀뿐 아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사람과 계속 사귀거나 비슷한 사람과 결혼한다.


두 번째 이유는 실수에서 배우는 걸 놓쳤기 때문이다. 그런 스타일의 남자가 그녀에게 어떤 나쁜 짓을 저지르는 재수 없는 남자였는지를 그녀는 결코 학습하지 못했다. 그녀는 철저하게 깨달았어야 했다. 처음에는 실수라고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결혼은 결코 그녀의 실수라고 볼 수 없다. 끔찍한 남자들과 처참한 결혼생활을 겪고 똑같은 선택을 한다면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이유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녀의 인생에 남자가 그만큼 중요했다는 거다. 옆에서 줄곧 관찰해보면 그녀는 남자에 늘 관대하고 약했다. 즉, 그녀는 끝없이 비슷한 남자들에게 호의를 베풀다가 속된말로 호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네 번째 이유는 정말 놀랍게도 그녀는 그 남자들을 나쁜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녀는 그들이 괜찮은 남자인데 자신과 일종의 관계형성을 매끄럽게 하지 못했다고 여겼다. 더 나아가 자신의 성격이나 잘 나가는 직업도 장애가 됐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인생에서 붉은 신호를 푸른 신호로 알고 계속 직진한 그녀는 말 그대로 남자에게 눈이 멀었던 걸까?


인생에서도 완벽한 색맹이었던 셈이다. 비슷한 상대와 계속 결혼하는 헛똑똑이 여성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유사한 실수를 계속 저지르지 않는지 늘 점검하고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진짜와 가짜, 현재를 살아가기

세상에는 무수한 가짜가 있다

세상에는 무수한 가짜가 있다. 오히려 진짜는 드물고 적다. 어쩌면 우리가 비싼 값을 매기는 다이아몬드 역시 ‘진짜=희소가치’라는 공식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또 우리가 사는 지금시대는 원본과 카피가 무의미한 시대이기도 하다. 가령 너무나도 다운받아서 사용하고 있는 그 계약서의 원본은 이미 아무 의미가 없다. 오로지 계약이 성립되었을 때만 구시대의 단어인 원본이란 말을 사용할까 말까다.


하지만 진짜는 분명 있다. 그 숫자가 적을 뿐이다. 진짜 사나이가 있듯이 세상에는 우리가 가려내고 판단해야 할 진짜가 있다. 그리고 진짜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만일 진짜가 방기되는 조직이나 그룹이라면 그들 전체가 가짜인 사기성 집단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짜를 알아보고 가려내는 안목이 중요하다. 무엇이든지 간에 안목을 갖추고 실용화 내지 상업화 하려면 시간과 노력과 돈이 필요하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진짜를 알아볼 힘이 있어야 인생이 순조롭다. 그렇지 않으면 한심하게 사기를 당하거나 인생이 폭망할 수도 있다. 진품명품을 가릴 능력이 있다면 자신의 인생도 진품명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라. ‘내가 세상을 속이는 것은 없나?’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시 내게 그런 구석은 없나? 가슴에 손을 얹고 일찌감치 점검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실력인데 혀를 굴리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검지와 중지를 까딱이는 서양식 제스처를 하는 것도 당연히 사기꾼이다.


“나란 인간한테는 혹시 사기성이 없나?”하고 되돌아보면서 사는 것. 남한테 속고 싶지 않으면 나부터 누군가를 속이지 않으면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부터 속이지 않는 것이다.


포기가 아닌 선택을

연예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리얼리티쇼. 하지만 어떤 명작에서도 얻지 못할 것을 얻기도 한다. 오랜만에 TV에서 원조 베이글녀라는 이제니 씨를 봤다. 내게는 귀여운 인상의 아이돌, 그러나 어느 날 사라져 버린 연기자였다.


그녀는 왜 연예계를 떠났을까? 돈과 꿀과 셀러브리티가 있는 신흥 상류사회에서. 이제 40이라는 그녀가 말했다. “그때 이쪽으로 오면 저쪽 사람들을 다 욕했어요. ‘나쁜 사람들이구나’ 하고 믿고 있다가 저쪽으로 가면 이쪽에 있던 팀의 한 명이 와서 저쪽 사람들을 욕하더라고요. 그땐 이런 거에 충격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연기는 하고 싶은데 연기를 하려고 이 큰 과정들을 모두 거쳐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 당시에는 연예계 생활이 저랑 많이 안 맞았던 것 같아요.” “나는 포기한 거예요…”


그녀의 포기했다는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세상을 살다보면 치사하고 더럽고 추악한 일을 거쳐야 한다. 대통령이 되는 과정도 그렇다. 연예계의 스타가 되는 과정도 그러하다. 작은 중소기업의 대리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도 그렇다. 오로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정도의 차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이제니 씨가 바로 그 정도의 차이를 중요하게 여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었고 그 선을 넘었을 때 그녀는 그만두었다. 나는 포기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지켰다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세상을 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딱 하나다. 나를 사랑하는 것, 나를 보호하는 것,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인생이란 먼지도 뒤집어 쓸 수 있다. 질투하는 사람들의 날 선 뒷담화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선은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니 씨는 포기한 것이 아니다. 사려 깊게 선택한 것이다.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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