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재연 스님
ǻ
꼼지락
   
12000
2019�� 11��



■ 책 소개

 

마음에 안식이 필요할 때
오래된 언어를 들여다보다

 

세상이 혼잡하고 마음이 부유할 때는 잠시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고대 인도인에게도 번뇌는 필연적이었기에 내면의 평화가 필요할 때면 시를 노래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는

 고대 인도인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시 114편을 재연 스님과 시인 안도현이 번역하고 다듬어낸 책이다. 인간의 탄생과 노쇠, 질병과 죽음 등 숙명적인 부분부터 기쁨과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정서를 다루며 ‘삶의 가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짧은 글 속에는 재치와 익살, 조롱이 가득하며 거들먹거리는 자에게는 야유를, 미련하고 무지한 자에게는 냉소를, 가난한 이웃에게는 관심을, 지친 자에게는 위로를 바치는 문장이 번뜩거린다.

 

저자 재연 스님
195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열아홉 살에 선운사로 출가했다. 원광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태국 왓 벤짜마보핏 사원(Wat Benchamabopitr)에서 초기불교 경전을 공부했으며 인도 푸나대학교(Univ. of Poona) 산스크리트 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지리산 실상사 주지, 선운사 초기불교 승가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 《빼빼》, 산문집 《입산》 《방랑시작》이 있고 《티벳의 사랑과 마법》 《죽어라! 그대 죽기 전에》 《싯타르타의 길》 《사성제》 등을 번역했다.

 

■ 차례
추천사_마음을 다스리는 약
서문_나에게서 너로, 마음은 흐르는 것

 

1장 베푸는 삶은 갸륵하다
전단향 나무처럼│나눠준다는 것│낮고 깊은 우물에게│헛된 꿈│오직│참는 사람│향기 나는 사람│돌멩이도│불모지에 씨 뿌리지 말 것│있을 곳에 있어야│평범한 사람을 위하여│슬기로운 이에 대하여│사랑│이별의 축복│하나로 묶는 명궁│어느 대화│수레바퀴처럼│꿈꾸는 벌│불꽃처럼│첫 번째 적│복 받은 사람│명성의 빛으로│거지의 노래│신중한 처신│시금석│언행일치│베푸는 이의 손이 늘 젖어 있는 까닭은

 

2장 세상 역경에도 함께할 사람 한 명만 있다면
나쁜 친구 좋은 친구│끼리끼리│못된 사람│묘약│아들에게 하는 충고│마술 등잔불 같은 아들│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들│위험인물│사윗감 고르는 법│우유와 물│장마│제대로 된 시│불씨│행복한 바보│풀잎보다 못한 삶│인간 등대│진짜 독│어리석은 자들에게만│지식이라는 재산│모두의 장신구│배움의 이로움│못난 사람 보통 사람 뛰어난 사람│사람의 그릇│해탈에 이르는 길│청정심│보석 더미에 앉은 바보│분별없는 사람│세상에 없는 약│여섯 가지 재주│메마른 학문

 

3장 산다는 건 끝없는 걸어가는 것
행운│신은 누구의 편?│실개천을 위한 충고│가벼운 인간│물방울과 동그라미│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마음에 담는 말│희망의 사슬│의로운 자에게 비겁이란│자존심│최상의 재산│희귀한 것│원수와 독약│성공의 비결│진리│돈이 없으면 생기는 일│돈이 있으면 생기는 일│다시 길 떠난다│소금물만 채워졌지│무서운 세상│늘 그대로│의인과의 만남│빌어먹을 세상│저주의 시│거지 예찬│최상의 만족

 

4장 낮은 것들에 마음이 갈 때
달빛│자기 운명의 주인│투명인간│한 켤레 신발로도│해와 달│세상을 보는 눈│짐승이 되지 않으려면│제자리│베풂│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이│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침묵│만족에 대하여│불만족에 대하여│인생│인색한 구름│재물│불가능한 일│도둑과 시인의 공통점 만세│배반│타고난 성품│혀의 한계│얼마나 되나│기대를 버리고 나면│해줄 수 없는 것│유비무환│그림의 떡│소망의 강│왜 몰랐을까│고통의 씨앗  

 




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베푸는 삶은 갸륵하다

전단향 나무처럼

이웃의 행복을 위해 마음 쓰는 이는

곤경에 처해도 악의를 품지 않는다

부서지면서도 도끼날을 향기롭게 하는

전단향 나무처럼


선인은 나쁜 무리와 섞여도

변함이 없다

뱀들이 휘감아도 독을 품지 않는

전단향 나무처럼



수레바퀴처럼

온전히 행복한 자

끝까지 불행한 자

어디 있으리

세상살이 수레바퀴처럼

그저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임을



첫 번째 적

노여움은

인간의 첫 번째 적이다

제 몸속에 머물면서 자신을 파괴하므로


나무속에 든 불이

곧 그 나무를 태우듯


노여움은 미혹을 낳고

미혹은 기억을 흐리게

흐린 기억은 이성을 잃게 하고

이성을 잃은 자 막장에 이른다



거지의 노래

참 묘한 일이야

우리 행복했던 날

기쁨 함께하자는

친구들도 많더니

이리 서러울 땐 왜

덜어 갖자는 사람

아무도 없지?


참 묘한 일이야

넉넉할 땐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젠 나누고 싶어도

바다 같은 마음뿐

이 설움 나눌 이

아무도 없어



시금석

눈 속에 들어가면 청량한 안약,

가슴속 환희, 고뇌와 행복 함께 담는 잔

이런 친구 얻기 참으로 어렵다오


일이 잘되어갈 때

함께 나누자고 설치는 사람

어디에나 흔하니

재난은 우정의 시금석



세상 역경에도 함께할 사람 한 명만 있다면

나쁜 친구 좋은 친구

나쁜 친구

처음엔 길었다 점점 줄어드는

오전의 그림자


좋은 친구

처음엔 짧아도 점점 늘어나는

오후의 그림자



못된 사람

귀에 약이 되는 시가 있는데

좋은 점은 다 떨어내고

흠 찾기에 열중인 못된 사람은

정원에 들어가

좋은 잎 젖혀놓고

가시나무를 찾는

낙타와 같다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들

자신 없는 학문

구두쇠의 재물

겁쟁이의 팔 힘

농인에 풍악

맹인 눈알 굴리기

송장에게 건 꽃목걸이



진짜 독

있는 사람들 으레

남의 어려움은 생각하지 않지

뱀의 독보다 돈독이 진짜 독인데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지

돈에 눈먼 자의 치켜올린 눈썹 바라보느니

독을 마시는 게 백번 낫지

벌면서 고생

못 벌면 스스로 볶아대고

한몫 잡으면 바보가 되더라

어찌 돈으로 행복을 살까



못난 사람 보통 사람 뛰어난 사람

못난 사람은

어려움이 두려워

시작조차 않고

보통 사람은

장애에 부딪치면

중간 지점에서 쉽게 포기하기 마련이지만

뛰어난 사람은

거듭 고난에 부딪쳐도

시작한 일을 버리지 않는다



사람의 그릇

그릇이 작은 사람은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 배우며

그의 재산과 권세는

거드름 피우고 남은 해치기 위한 것


그릇이 큰 사람은

지혜를 키우기 위해 배우고

그의 재물과 힘은

남을 보호하고 베풀기 위함이라네



산다는 건 끝없는 걸어가는 것

행운

앉아 있는 사람에게 행운은 앉아 있다

서 있는 사람에게 행운은 멈춰 서 있다

누워 있는 사람에게 행운은 드러누워 있다

움직이는 사람에게 행운 또한 움직이리라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

어리석은 자 섬기는 일이

쓸데없기로는

숲속에서 혼자 울기

송장에 분 바르기

마른땅에 연꽃 심기

황무지에 비 뿌리기

말려 올라간 개 꼬리 펴기

귀막힌 놈에게 경 읽기

눈가린 놈에게 거울 비추기

이에 비할쏘냐



마음에 담는 말

어리석은 자는

좋은 소리 나쁜 소리 다 듣고도

나쁜 소리만 마음에 담아둔다

마치 돼지가 똥을 찾듯이



희망의 사슬

참으로 묘한 사슬

그 이름 ‘희망’


희망의 사슬에 묶인 자

마냥 내달리는데

부질없는 바람일 뿐


바라는 것 없다면

나댈 일도 없겠지!



자존심

훌륭한 말은

백 개의 화살을 참아내도

단 한 번의 채찍은 견디지 않아


명예를 중히 여기는 사람

천 가지 고난을 감내하지만

작은 모욕도 용납지 않아



희귀한 것

주문이 되지 않는 말은 없고

약이 되지 않는 뿌리는 없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 또한 없다


다만 희귀한 것은

그 모든 것 적절하게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성공의 비결

내가 누군가

지금 이 상황에서 바람직한 것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누가 동지고 누가 적인가

내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어떤 방법을 적용할 것인가

여기서 얻을 이득은 얼마인가

내 천운은 어떤가

장애는 무엇인가

상대의 제안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렇게 일의 성사를 위해

늘 깨어 있는 사람

성공은 그의 손에 있다



의인과의 만남

의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성지순례처럼

먼 길을 떠나는 것

그러나 성지순례는

때가 되어야 성과가 있지만

의로운 사람을 사귀는 일은

금세 열매를 맺는다



베풂

행운이 왔을 때 베풀라

신이 또 채워줄 것이니

행운이 시들 때 역시 베풀라

어차피 죄다 없어질 것이니


지금 가진 그만큼으로

왜 기꺼이 나누려 하지 않는가

어느 세월에 베풀고 남을 만큼

가질 날이 올 것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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