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한 예의

   
곽세라
ǻ
쌤앤파커스
   
13000
2020�� 01��



■ 책 소개

 

“잘 돌보아주세요. 당신은 누구보다 여리고, 누구보다 나약하니까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카피라이터’라는 그럴듯한 직업도 가졌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게 짐만 같아서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 세계를 여행하게 된 곽세라. 그녀는 그렇게 지구별을 여행하며 맺게 된 소중한 인연들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가 만난 18명의 ‘영혼의 힐러들’은 여태껏 소중하게 지켜내지 못한 인생에게 안부를 전하는 방법, 매순간 깃털처럼 가볍게 행복을 만끽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준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는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기에, 더욱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주고 아껴주어야 한다고. 더는 삶이 아파하지 않도록, 갖가지 핑계로 자신을 내버려두지 말고, 이 책에 쓰인 따듯한 말과 안부 인사로 삶의 빈틈을 채워주고 진정으로 원하는 곳에 자신을 데려다놓으라고…. 가슴을 열고 그 속에 쌓인 감정의 먼지들을 탈탈 털어줄 아름다운 사진과 글귀들은 아주 잠시 동안일지라도 당신을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데려가줄 것이다.

 

■ 저자 곽세라
저자 곽세라는 세상에서 가장 활짝 웃는 여자, 약속도 일정도 없이 여행가방만 꾸리면 어디로든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여자, 곽세라. 남들이 좋다는 명문대학도 나오고, 카피라이터라는 그럴듯하게 바쁜 직업도 가져봤지만, 태생이 자유로운 여행자인 그녀에게는 그런 간판들이 짐스럽기만 했다. 어느 날 표표히 사표를 던지고 그저 ‘특정한 직업 없음, 그러나 어디서든 환영 받음’이라는 타이틀을 가장 명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전 세계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인연 닿는 대로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벌써 14년차 집시로 살아가는 그녀가 전 세계를 돌고 돌아 만난 ‘영혼의 힐러들’, 따뜻한 시선과 촉촉한 마음으로 그들을 인터뷰했다. 클럽메드의 인기 요가강사, 작가, 방송진행자, 손발이 필요한 코스모폴리탄들의 심부름꾼, 사설 독립마녀, 인생을 절대로 심각하게 살 용의가 없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등 온갖 독특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녀는 늦깎이 아티스트가 되어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고, 일본 국전에서 우수상(2008년, 2009년)을 받았다. 2010년에는 인도 전역을 돌며 ‘아트 투 하트Art to Heart’라는 제목으로 아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모닝콜》 등이 있고, 편역서로는 《신은 여자에게 더 친절하다》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약속도 일정도 없이 여행가방 두 개로 전 세계를 누비며, 깃털처럼 가볍게 행복을 만끽하는 방법을 배우고 경험하며 전파하는 중이다.

 

■ 차례
프롤로그

 

첫 번째 안부 -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오래 기뻐하고, 잠깐만 걱정하기
털어내거나, 두고두고 우울해하거나
지금 당신 표정이 보이나요?
조금만 힘들어하고 조금만 울고, 이제 그만 행복해지렴
무언가가 있어야만 당신은 행복해지나요?

 

두 번째 안부 - “실례지만 몇 살이세요?”
이 아이를 어쩌면 좋담!
인형의 집으로 놀러 오세요
죽기 전에, 잠깐 내 말을 들어봐

 

세 번째 안부 - “오늘은 뭘 드셨나요?”
그런 걸 먹고도 괜찮겠습니까?
소리가 내 몸에 말을 거네
너는 또 주었구나,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네 번째 안부 - “좀 쉬었다 갈까요?”
마음 놓고 살아본 적 있어요?
느긋하게 바빠야 해요
마음이 이야기할 땐 말이 입을 다문다

 

다섯 번째 안부 - “제가 무례를 범하진 않았나요?”
나비처럼 상냥하게, 다정한 대화 속을 거닐다
쓱싹쓱싹 그냥 지워버려!

 

여섯 번째 안부 - “내가 충분히 매력적인가요?”
꿈이 당신에게 반해서 프러포즈하는 날
눈빛보다 얼굴보다, 네 등을 보여줘
그냥 너 때문에 울고 싶어

 

일곱 번째 안부 - “지금 이 곳이 마음에 드나요?”
놀지 못하면 자유인이 아니다
삶은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곳에 너를 오래 놓아두지 마

 

여덟 번째 안부 - “저랑 한 곡 추실래요?”
물이 스며드는 핑크빛 스펀지처럼, 나는
유연하게, 리드미컬하게, 내 인생과 화해하기

 

아홉 번째 안부 - “지금 떠나도 괜찮겠습니까?”
시간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지
즐거웠어, 그동안 고마웠어!
기쁨과 마주 보고 울기


에필로그

 




인생에 대한 예의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지금 당신 표정이 보이나요?

“기쁜 일이 생겨야 기뻐한다고요? 한번 순서를 바꿔보면 어떨까요? 먼저 기쁜 마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기뻐할 거리들이 앞 다투어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_이미지 컨설턴트, 베로니트 도밍고


‘내 표정은 곧 인생에 대한 태도를 그대로 드러내기 마련’이라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본다.


인생에 대한 가장 큰 실례는 ‘시큰둥한 태도’다. 그것은 빨리 늙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나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우리가 삶에 대해 더 이상 흥분하지 않으면 에너지도 더 이상 우리를 위해 뜨거운 피를 나르지 않는다. 권태기에 접어든 부부처럼 시들하게 세포들이 노화해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무표정할 때의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모를 것이다. 버스나 전철에서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다 보면, 거울로 비춰서 보여주고 싶을 때가 참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림없이 자신들은 모르는 그 퉁명스럽고 시름 가득한 얼굴을 보면 소스라칠 것이다. 무표정한 순간에도 미간에 긴장 가득한 주름이 잡히고 입꼬리가 추를 매단 듯 처져 있다면, 그것은 ‘걱정거리’에 너무 신경을 썼고 ‘인생’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썼다는 증거다.


나는 ‘바탕 표정’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집 안의 벽지 색깔처럼 내 얼굴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바탕 표정, 즉 평소의 표정이다. 성인의 경우 울거나 찡그리거나 말을 하는 시간보다 무표정하게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그런 얼굴’을 하고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당신의 이미지’는 바로, 당신은 잘 모르는 그 무표정일 때의 얼굴이라는 사실이다. 조금 놀랐는가?


당신이 기억하는 당신의 얼굴은 양치질을 끝낸 뒤 거울을 보며 치약 광고 모델처럼 ‘씨익~’ 웃는 얼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거울을 보기 전에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얼굴 표정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친구들과 잡담을 하다가도 전화가 울리면 대번 목소리가 바뀌는 것과 같다. 그래서 스스로는 거울 속에 비친 ‘준비된 얼굴’만을 보게 되며, 그것이 자신의 표정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사진에 찍힌 얼굴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목격되는 당신의 얼굴은, 어쩌면 당신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무룩하고 뚱한 얼굴일 것이다.


주위에 ‘웃는 상’인 사람도, ‘우는 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만히 있어도 웃는 듯한 얼굴, 그냥 아무렇지 않은데도 울상을 짓고 있는 얼굴이 실제로 있다는 의미다. 잠깐 딴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화났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바탕 표정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화난 거 아니라는데 왜 자꾸 그래!’ 하고 화를 내기 전에.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아주 특별한 용건이 있지 않고서야 주위에서 당신에게 말을 걸거나 무언가 부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무슨 좋은 일 있어?’ 하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들도 있다.


“응? 뭐 특별히 좋은 일은 없지만......왜?”


당신은 여전히 밝게 웃는 얼굴로 대답할 것이고 알게 모르게 ‘늘 좋은 일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 사람들과 기회가 쉽게 주위에 모여들게 된다.


에어컨이나 팬이 돌아가는 것처럼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생각해보자. 이미 귀에 익어버려 들리는지조차 몰랐던 그 소음이 갑자기 뚝 끊기는 순간, 뜻밖의 평화에 놀랐던 기억이 없는지? ‘웅웅웅웅......’ 감정의 여백을 메우고 있는 시큰둥한 마음을 꺼버리기 바란다. “어떻게 지내?”라는 물음에 “그저 그렇지 뭐.”라고 대답하는 것도 그만둬라.


좀 더 명랑하게 삶 속으로 뛰어들어라. 아이처럼 첨벙대며 놀아라. 감동하라. 즐거워하라.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생생한 삶의 증거로 삼아라.



“좀 쉬었다 갈까요?”

느긋하게 바빠야 해요

“사람들은 참 바쁘지요. 그런데 참 불안하게 바빠요 즐겁고 충만하게 바쁜 것, 그걸 배워야 해요.”

-이완요법 전문가, 일카


릴랙스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무언가를 먹고 나면 이를 닦듯이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어야 한다고. 조금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금방 그 비결을 몸에 익힐 수 있다며 그녀는 우리를 안심시켰다.


편안한 곳에, 목 뒤와 무릎 뒤를 쿠션이나 베개 등으로 부드럽게 받치고 누우세요. 다시 말하지만 가장 편안한 자세여야 합니다. 호흡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세요. 호흡을 조절하지도 말고 애써 집중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그냥 들어오는 것은 들어오도록, 나가는 것은 나가도록 내버려두는 겁니다.


그런 무심한 호흡에 익숙해졌으면 눈을 감고 머릿속을 들여다봅니다. 호두 속 같은 대뇌와 소뇌, 측뇌와 간뇌가 보일 거예요.


뇌에게 침착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쉬어라(Take a Resr)......”


뇌세포들이 차례로 힘을 빼고 완전히 이완된 상태로 쉬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몇 번이고 침착하게 그 말을 반복해서 들려줍니다. 말이 떨어지는 순간 즉각 뇌가 긴장을 푸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뇌 다음으로 가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눈을 바라보세요. 오늘 하루 동안 받아들이고 읽어낸 수천만 가지의 정보들을 내려놓고 ‘쉬어라’라고 말합니다. 감은 동공 위로 안약처럼 휴식이 번져 나가는 것을 느끼세요. 우리가 몸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듯이 몸도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말을 하고, 그렇게 되기로 작정하면 몸이 즉각 반응하게 되지요.


뇌와 눈 이외에 특히 당신이 긴장하고 많이 쓰는 부분이 있으면(목, 위, 간 등) 똑같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서 ‘쉬어라’고 침착하게 말해주세요.


몸이 쉬는 것이 느껴지면 이번엔 천천히 자신의 체중을 느껴보세요. 오른팔의 무게, 왼팔의 무게, 척추의 무게, 다리의 무게, 발가락의 무게...... 온전히 체중을 느끼려면 저울 위에 놓인 과일처럼 완전히 근육의 힘을 풀고 바닥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무게가 더해지는 것을 느껴보세요. 힘을 풀수록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몸이 묵직하고 기분 좋게 바닥으로 꺼지는 느낌이 들 겁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속의 불안과 스트레스, 근심이 날숨과 함께 숨구멍으로부터 땅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그립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듯이 긴장이 흘러나와 바닥으로 흡수됩니다. 좔좔좔 쓸데없는 감정들을 흘려 내보내세요. 개운해질 때까지 호흡을 바라보며 땅에 밀착된 몸을 느낍니다.


이제 천천히 현재로 돌아와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이다가 두 주먹을 쥡니다. 서서히 주먹에 힘을 주다가 결국엔 있는 힘껏, 팔이 부들부들 떨릴 때까지 꽉 쥐세요. 그리고 어느 순간 숨을 내쉬면서 ‘탁!’ 하고 모든 긴장을 한 번에 놓아버립니다. 이완을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때는 수축한 직후이기 때문에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편안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면서 미소를 짓습니다. 미소를 지으면서 눈을 뜨고 주위를 천천히 살펴보세요. 몸을 일으킬 때는 오른쪽으로 몸을 굴려서 팔을 짚고 부드럽게 상체를 세웁니다.


실버 블론드로 빛나는 은발의 일카는 늘 그녀의 정원에 매달린 해먹만큼이나 편안해 보였다. 그녀는 어쩌다가 아이들에게까지 릴랙세이션을 가르쳐야 하는 시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듯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스트레스’라는 말도 몰랐고 그저 놀기만 하면 되었었거든. 뇌와 심장이 천진난만하게 이완되어 있었지. 그런데 지금의 아이들은 아니야. 아직 자아의 뼈대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른과 똑같거나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니 그걸 감당할 길이 없는 거지. 지금 유럽에서는 소아 병동이 스트레스 행동장애아들로 넘치고 있어.”


그녀는 아이들에게 릴랙세이션을 유도할 때는 이야기를 해 준다고 했다. 편안하게 앉히거나 눕혀놓고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우리가 소풍을 간다고 생각하자.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도 지나고, 개울도 건너고. 기다란 밀밭 길을 힘껏 달리고, 작은 언덕도 넘어서. 너무 오랫동안 달렸더니 피곤해지는데? 잔디밭에 누워서 쉬자. 가슴을 활짝 펴고 누워서 힘껏 숨을 들이마시고 토해내는 거야......’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습관적으로 굳은 근육이 적기 때문에 훨씬 쉽게 이완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제가 무례를 범하진 않았나요?”

나비처럼 상냥하게, 다정한 대화 속을 거닐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

이런 대화가 아마도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너에겐 좀 더 어두운 색 옷이 어울릴 것 같아.”

“너, 지금 내가 뚱뚱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자신의 콤플렉스나 약점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 자신이다. 알고 있겠지만, 고의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말을 고르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다. 별 뜻 없이 한 말에 상대방이 상처를 받아 당황하는 경우는 많이 있어도.


또 의외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약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속속들이 당신의 치부들을 꿰고 있지도 않다. 무심코 한 말,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내 안의 자칼은 발톱을 세운다. 상대방은 단지 옷의 색깔에 관해 이야기했을 뿐인데도, 스스로는 끈질기게 자신의 못마땅한 신체 사이즈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거리를 유지하되 공감의 끈을 놓치지 말 것

“네가 문을 쾅쾅 닫고 다니는 통에 머리가 다 지끈거려!”

“시험에서 떨어진 것 때문에 별 게 다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구나? 산책이라도 좀 다녀오는 게 어때?”


이 경우 후자의 사람은 기린의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실은 자칼의 말을 하고 있다. 비폭력 대화법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공감대 없는 거리 두기’다. 물론 상대방의 말을 감정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기분이 상한 것은 알겠어. 그렇지만 그건 네 문제일 뿐이야. 나까지 그 속에 끌어들이려 하지 마.’ 하는 식이 된다면 또 다른,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더 큰 폭력이 될 뿐이다. 상대방의 감정에 철저히 무책임한 방관자로 남으려는 태도는 냉정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기까지 하다.


‘알아, 하지만......’의 형식이 아니라 ‘당신은 ~을 원합니까?’의 형식으로 답할 것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에요! 늘 자기 멋대로 행동하잖아요!”

“내가 좀 더 자주 당신의 의견을 물어주길 바라오?”


만약 이 대화에서 후자가 자칼처럼 받아쳤다면, 발톱을 세워 이렇게 할퀴었을 것이다. “알아! 내가 지난주에 골프채 산 거 가지고 그러는 거지? 그러는 당신은 그 쓸데없는 옷들을 나하고 상의해서 샀나?”


스스로의 감정적 기준에서 판단하고 즉시 약점을 찾아 반박한다. 이런 대화법은 끝없는 감정적 반박의 악순환을 만들어낼 뿐이다. 대화가 거듭될수록 애초에 말을 꺼낸 사람의 의도와 욕구는 깡그리 잊혀버리고, 다치고 상한 감정들만이 남아 으르렁거리게 된다. 그리고 결국 ‘당신에게 말을 꺼낸 내가 잘못이지’ 하는 자책과 ‘이러려고 시작한 게 아니었는데...’ 하는 후회로 끝을 맺는다.


“좋은 대화는 춤을 추는 것과 같아요. 함께 춤을 추는 두 사람 모두가 만족해야만 끝이 나지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할 말이 끝났다고 해서 그 ‘대화’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돼요. 서로의 발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오고 가는 말 속의 숨은 욕구를 찾아내야 하는 거죠. 두 마리 기린이 흡족하게 마주 보고 웃을 때까지 춤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춤을 추듯 이야기하고 싶다. 따뜻한 공기 속에서 춤추는 두 마리 나비처럼 상냥하게, 언제까지나 다정한 대화 속을 날다 길을 잃고 싶다.



“내가 충분히 매력적인가요?”

꿈이 당신에게 반해서 프러포즈하는 날

‘꿈을 꾼다는 것’,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계속 유혹할 만큼 매력을 유지한다는 것’ 그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내가 만난 세바스티앙은 그런 사람이었다. ‘꿈을 꾼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 내가 스스로의 무기력함에 빠져 있을 틈을 주지 않도록, 내가 가진 매력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 사람 말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내내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일까?’


꿈을 선언하는 것은 편지를 부치는 것과 같다. 원하는 것을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리거나, 종이 위에 적어서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바로 꿈을 선언하는 행위다. 그 꿈은 인공위성처럼 저 멀리로 솟아올라서 지구를 한 바퀴 돌고, 그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사람들의 손을 두루 거친 뒤,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당신 문 앞에 배달될 것이다.


모든 편지들이 그렇듯이 꿈이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주소를 바꾸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부친 편지는 도착하게 되어 있다. 즐겁게 기뻐하며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기다려라. 꿈도 꾸지 않고, 확실한 소망을 적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면, 물론 도착할 것도 없으니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우연과 행운에 기대어 견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꿈을 쏘아 올렸다면, 확실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당신에게 당도한다.


사람들은 조바심이 피 안에 끓는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는지, 편지가 특급 우편처럼 바로 다음 주에 당도하지 않으면 이내 포기하고 주소를 바꿔버린다. 꿈을 포기하거나 의심하는 것이 바로 주소를 바꿔버리는 행위다.


“현실을 직시해!”

“제발 꿈 깨!”


이런 말이 바로 꿈을 발송하지 않는 사람들의 고정 레퍼토리다. 물론 그들에겐 도착할 꿈이 없으니, 현실만이 모든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신은 다르다. 그들의 논리에 휩쓸려 그저 그런 예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해버리면, 당신 앞으로 도착하게 되어 있는 그 편지는 수취인 불명이 되어버린다.


당신의 꿈이 도착하는 그날, 아직 그곳에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꿈을 덥석 받을 만한 건강과 매력을 유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매력을 유지하는 일, 그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은 아름다운 외모나 프라다 핸드백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휘감고 있는 공기의 느낌이 세상의 모든 좋은 일들을 유혹할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소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얻기를 원하는 그것 또한 당신을 원해야 꿈의 데이트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해도 대부분의 소망들이 짝사랑으로 지쳐 끝나고 마는 것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다고 하자. 당신을 간절히 원하고 기다리는 그 일은 당신을 꿈꾸고 소망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만일 당신이 그 일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은 다른 기회나 다른 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반면 당신이 아무리 원하고 소망한다 해도, 당신이 그 꿈에 합당한 매력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똑같은 일(꿈이 당신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아직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는가? 실망하지 마라. 당신이 아직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꿈을 유혹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아니면 당신이 원하는 바가 불분명하고 애매해서 정확히 무엇을 가져다주어야 하는지 몰라, 당신의 삶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당신을 원하는 또 다른 꿈이 당신을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매력을 유지하라! 당신을 가장 빛나 보이게 하는 그 자리에서 기다려라. 그리고 그 매력을 십분 활용하여 당신 앞에 찾아온 꿈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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