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면서 마음부터 챙겨보게

   
스티븐 모리슨(역:김문주)
ǻ
리드리드출판
   
13800
2019�� 12��



■ 책 소개

 

“행복한 마음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인간관계, 일, 불안한 미래 등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인생살이다. 갈수록 강퍅해지는 현실 속에서 마음마저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라마는 고요한 마음을 선물한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단단한 나를 만들어줄 소중한 삶의 지혜가 마음을 파고든다.

 

이 책에는 건초경(乾草經), 즉 라마가 마른 풀을 질겅질겅 씹으며 얻은 깨달음을 전한다. 건초경은 싱그럽고 맛있는 풀만 찾아 헤매는 수많은 방랑자들이 험난한 인생 여정에서 영원한 평화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가르침이다. 건초경에는 자비와 수행, 윤회, 미래나 과거에서 도망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에 대한 풍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 스티븐 모리슨
페루 안데스산맥과 볼리비아 일부 지역에서 작은 무리를 이끌며 생활하는 온유한 돌리 라마는 영적 지도자로 통합니다. 바나나를 닮은 귀와 크고 순한 눈, 가늘고 긴 다리, 낙타를 닮은 머리가 특징이지요. 스티븐 모리슨은 영적인 돌리 라마가 들려주는 인생 지혜를 알파카, 낙타는 물론 라마에게 가르치기 위해 14년간 힘써 왔습니다. 현재 그는 런던 덜위치에 있는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역자 김문주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를 수료하였습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옮긴 책으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이슬람은 서구의 적이 되었는가』, 『민주주의의 정원』, 『예술가는 절대로 굶어 죽지 않는다』, 『불안에 지지 않는 연습』 등이 있습니다.

 

■ 차례
프롤로그
달리 라마가 들려주는 라마 카르마

 

PART 1 자비(慈悲)로 변화되는 삶
*자비의 되새김_‘자비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PART 2 수행(修行)으로 달라지는 삶
*수행의 되새김_수행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PART 3 희망(希望)으로 발전하는 삶
*희망의 되새김_‘윤회, 희망, 부활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PART 4 미래(未來)로 나아가는 삶
*미래의 되새김_‘미래나 과거를 발굽질하지 않는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PART 5 진리(眞理)로 세워지는 삶
*진리의 되새김/‘포유동물과 산의 만트라’의 비밀

 

에필로그
겸손으로 되살리는 삶

 




하루를 시작하면서 마음부터 챙겨보게


자비(慈悲)로 변화되는 삶

자유와 존엄, 그리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잎사귀를 갈망하는 것은 라마의 본성입니다. 그만큼 잎사귀는 라마에게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산물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이들도 이 잎사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무척 곤란해지고 어느 땐 난처한 상황에 처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도울 책임이 분명히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자비는 생각과 행동으로 표현되는 법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입으로 내는 푸르르르, 히이힝, 흐르릅으로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자비는 감정적인 반응이자 이성적인 반응입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 나무를 생각해보세요. 나무는 우리의 친구이지만 먹이도 됩니다. 방법이야 다를 수 있습니다. 나뭇잎을 먹고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친구를 위해 나뭇잎을 내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정이 앞서건 이성이 앞서건 당신 속에 내재된 자비가 표출된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을 알아두세요. 당신이 내면의 자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역경을 만난다 해도 결국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진다는 점입니다.


3년 전 여름입니다. 나는 남아프리카의 도퍼(Dorper)양떼들과 목초지를 나눠 쓴 적이 있습니다. 양떼 무리 가운데 한 마리가 사시(斜視k)로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다른 양들은 눈동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녀를 ‘스티브 부세미Steve Buscemi, 미국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돌출형 눈을 가진 개성 있는 얼굴로 유명하다)’ 라는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스티브 부세미가 나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건 그녀가 길치여서 멀리 돌아온 탓도 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돌아간 눈알을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너’ 아니면 ‘나’ 만 보지 말고 세상을 보라고 했습니다. 고맙게도 그녀는 눈동자를 굴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흐르면 변하게 마련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아프리카 하늘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부세미가 다른 양들과 물웅덩이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광경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흐뭇함으로 가슴 채우는 당신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 기분 좋음으로 이제 편안히 앉으세요.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네 가지 건초경 가운데 첫 번째 경전을 통해 즐겁게 명상과 반추를 해보세요. 이제부터 라마로서 인생을 살며 알게 된 이루 말할 수 없이 귀중한 교훈들을 들려주겠습니다. 한눈팔지 말고 귀 기울여 주세요.


자비의 되새김_‘자비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어디를 여행하든 태양이 내리쬐든 비가 쏟아지든 자비의 창을 완전히 열어젖혀보세요. 그리고 몸의 일부는 언제나 바깥에서 보이도록 삐죽이 내놓아보세요. 자비를 구하는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것은 당신 안에 있는 자비를 시험하는 것입니다. 자비를 베풀든 외면하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비는 허공에 대고 뿌리는 소독제와 같습니다. 자비가 저 멀리까지 흩뿌려질 때 모두에게 내려앉을 수 있습니다. 삭막한 세상에도 각박한 가슴에도. 그런데 말입니다. 바람이나 불이 우리의 선행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그다지 거센 바람과 불이 아니라도 그렇습니다. 물론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언젠가 염소 바울이 소시지 냄새에 홀려 냄비에 모리를 처박은 것처럼 사람들이 변덕스럽게 때문입니다.


라마는 산을 오르기 위해 한 무리로 줄줄이 뭉쳐 북슬북슬한 콩가 춤을 춥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춤을 신나게 추고 싶다면 모두 마음을 모아 협동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낙타여 그 혹일랑 내려놓으세요. 상처와 원한 따윈 영양가 없는 칼로리일 뿐입니다. 인조잔디보다 못 한 감정덩어리일 뿐입니다. 당신이 라마가 아닐지라도 우물쭈물하지 말고 무심결에 드러내는 그 살벌한 이빨일랑 뽑아버리세요. 그건 결코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라마털에서 라놀린(lanolin)을 싹 빼듯이 당신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을 싹 빼버리세요. 그것이 기름처럼 당신을 미끄러뜨릴 테니까요. 당신이 라마에게 침을 뱉었는데 그 친구가 침을 되뱉지 않는다 해도 감격해하지 마세요. 라마는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라마에게만 침을 뱉는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가장 가련한 라마가 얼굴 정면을 가래침을 맞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함부로 값싼 동정은 보내지 마세요. 그들에게는 당신도 양의 탈을 쓴 늑대일 뿐입니다. 분명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침을 뱉었을 것입니다. 잘 기억하세요. 한 명을 괴롭히는 건 결국 전체를 괴롭히는 것과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 마음에 있는 생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게 긍정의 생각이고 어떤 게 악의를 품고 있을까요? 이제, 가끔 아니,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당신 마음속을 자주 정리해보세요. 부정적 생각을 발견하거든 켜켜이 쌓아두지 말고 과감하게 버리세요. 결코 당신의 자산이 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자비는 천성적으로 평화롭고 관대합니다. 또한 무척 강합니다. 어디서나 추앙받는 비둘기처럼 말입니다. 증오는 증오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올빼미가 올빼미를 잡아먹을 수 없듯이 거스를 수 없는 진리입니다.


돈 많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나 우리가 탈출 방지 망을 빠져나가기나 어렵긴 매한가지입니다. 뭔들 쉬운 게 있을까요. 그러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구멍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지만 뛰어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길이 어디 하나밖에 없을까요?


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자신이 보잘것없이 보일 때 모기 한 마리와 잠을 청해보세요. 안 봐도 뻔한 그 혈투만 이겨낼 수 있다면 당신은 놀라운 자신감을 선사받게 될 것입니다. 고작, 모기 따위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작은 성취감이 당신에게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수행(修行)으로 달라지는 삶

우리는 일상에서조차 수행하며 살아갑니다. 그렇지 않다면 양, 염소, 암탉들을 약탈하려는 자들을 막기 위한 파수꾼이나 짐꾼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이어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라마는 2천 년 이상을 인간들과 함께 지내왔습니다. 그 이전의 라마들은 상스럽고 거칠고 더러웠습니다. 라마들이 인간들에게 길들여지고, 얌전해지고, 문화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만큼 우리의 정신도 발전했습니다.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첫 걸음은 수행에 매진하는 것입니다. 사실 평정심을 찾아가는 길은 평탄치 않습니다. 쉽게 명상과 반추를 통해 마음의 평온에 이룰 수 있는 날도 있지만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힘든 날도 있는 법입니다. 가끔은 주변 환경이 우릴 괴롭히기도 합니다. 우리 궁둥이 양쪽에 달린 작은 직사각형 부위에서는 경고 페로몬이 뿜어져 나와서 무리를 소란케 만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명상과 반추입니다.


우리는 수행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이끌어내고, 그 감사한 마음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그곳에 다다르게 되면 당신 내면에서 흐르는 평화의 강물에 파문을 일으킬 수 없을 것입니다.


수행의 되새김_수행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수행은 우리가 실천해야 할 대상입니다. 산양조차 쩔쩔 매는 험악한 경사의 가파른 저 산을 오르려고 꾸준히 연습을 하는 것처럼, 산에 오르려 할 때는 남에게 기대어서는 앞으로 전진하기 힘듭니다. 그 산을 두고 매번 도전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격려를, 매번 미끄러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세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격식을 갖출 필요도 없습니다. “아자! 넌 할 수 있어.” 이 한마디면 없던 힘도 솟을 겁니다. 우리 인생의 목표는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올려다보는 것처럼 단순한 기쁨에서 행복은 비롯될 수 있습니다.


엉망진창이 된 호수입니다. 수초가 우거진 그 호수를 바라봅니다. 바람까지 휘젓고 간 호수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디서도 얼굴을 비춰지지 않습니다. 분명 들여다보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진흙은 의심이고 수초는 태만이며 바람은 불안이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더럽히는 것들을 우리가 보지 못할 때 우리는 자기 모습을 가장 많이 잃게 됩니다. 자기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핀란드에서 라마를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 얼굴을 호수에 자주 비춰보세요. 탁한 호수를 맑게 정화시키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겁니다. 당신의 더럽혀진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바로 씻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내심은 모든 생명체에게 으뜸가는 미덕입니다. 어떤 난관도 헤치고 나아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를테면 되풀이되는 것들 기대하는 것들 예상하는 것들 확신하는 것들 눈에 띄는 것들 감지할 수 있는 걸들 명백한 것들 지루한 것들 기대하지 않는 것들 개성 없는 것들 괴로운 것들 그리고 딱히 대가도 없이 속상하게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 라마는 인내심을 가지고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든지 차근차근 마음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너무 과한 욕심만 버리세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습니다. 식사는 다양한 게 좋습니다. 나무껍질과 풀 말고 변화를 주는 것도 아주 좋은 일입니다.


발굽 달린 동물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세요. 그가 검던지 희던지 갈색이던지 붉은 갈색이던지 붉은 갈색에 노랗고 하얀 반점들로 얼룩덜룩하던지 아니면 하얗고 검은 얼룩무늬이던지 아무런 상관도 하지 마세요. 타고난 것은 신이 부여한 특별함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차별받을 수는 없습니다.


수행이란 최고의 장식품입니다. 목 주변에 종처럼 두를 수 있습니다. 그 종은 소리가 나지 않고 진짜 종도 아니지만 행복을 자아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리고 계속 강조하지만 진짜 종으로 착각하지 마세요. 소리가 안 난다고 당신이 소리 낼 필요 또한 없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입니다.



희망(希望)으로 발전하는 삶

윤회란 죽음 후에 한 생명에 대한 지각력이 다른 몸으로 옮겨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교도들에겐 환생이란 말보다는 윤회라는 말이 더 와 닿습니다. 돌아간다는 뜻의 ‘회廻’ 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돌아가는 것’ 이야말로 모든 생명체들이 즐기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치누크 연어를 빼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산란지로 돌아가기 위해 거센 강물을 거슬러 1,450킬로미터를 헤엄치는 연어를 생각해보세요. 그거야말로 스스로 행하는 윤회일 겁니다.


자아는 죽음 후에 옮겨갈 뿐 아니라 매순간 새로워집니다. 다시 말해 자아는 시시각각 바뀐다는 의미입니다.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에도 우리의 자아는 시야에 보이는 것만 담지 않습니다. 무의식이 불러오는 사고를 음미하며 변화합니다. 그것을 꼭 몸으로 느끼고 인지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은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우리 몸 안의 에너지는 이전의 형태나 정체와는 상관없이 새롭게 자라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자아에서 뻗어 나온 줄기가 꽃을 피운 영향일 수도 있고, 변화된 사고의 잔뿌리가 뽑아 올린 영양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시작과 형식이 어떠하든 그것이 불러오는 변화는 상상 이상으로 거셀 수 있습니다.


희망의 되새김_‘윤회, 희망, 부활의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당신의 주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당연히 모든 건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저런, 스트레스를 주려는 건 아닙니다. 당신에게 기를 불어넣고 영감을 주려는 것입니다. 영혼은 절대 진정으로 죽지 않습니다. 육체는 절대 진정으로 살아 있지 않습니다.


생명체는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강타하더라도 주저앉으면 됩니다. 알아두세요. 당신 어깨에 눌러 붙어 당신을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자포자기입니다.


아침에 떠올린 작은 생각 하나로 당신의 하루가 바뀔 수 있습니다. 나는 매일 생각합니다. 염소 바울에 대해. 헬륨 풍선에 세게 머리를 들이받아 눈두덩 한쪽이 멍들어버렸던 그때를. 자, 근엄한 얼굴 근육을 풀고 웃어보세요. 하루의 시작입니다.


모든 사물은 변하게 마련입니다. 변화 그 자체도 그렇습니다. 어느 날 변화 자체가 변해서 변하지 않는 존재가 될 겁니다.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그런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잠깐일 뿐이고 아주 극소수일 뿐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즐겨보세요. 우수하거나 월등하게 즐길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 나름대로 우월하게 즐겨보세요. 애쓰며 쫓아가는 것보다 훨씬 탁월한 선택입니다.


저 높은 곳에 핀 꽃가지를 살피다 몸을 쭉 뻗어보고 한 번 폴짝 뛰어보세요. 누군가 옆에서 힝힝거리며 비웃을지 모릅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왜 그 모양이냐고요. 당신은 실수인양 뒷발로 걷어차고 싶겠지만 꾹 참으세요. 절대 당신에게 득이 될 게 없습니다. 다만 그런 놈 때문에 좌절하지는 마세요. 좌절하지 않고 더 높이 뛰면 마침내 가장 낮은 곳에 드리운 잔가지에 가까스로 닿게 될 겁니다. 엄청난 노력으로 당신은 무성한 잎을 땅까지 끌고 내려올 수 있습니다.


가지는 곧 벌거숭이가 됩니다. 모든 게 변하고 아름다움은 추함이 되고 배고픔은 질림으로 승리는 깨달음으로 바뀌어버립니다. 꽃잎 흐드러진 가지가 눈앞에 있었지만 그 역시 한때인 것입니다.



미래(未來)로 나아가는 삶

사람들은 우리를 방목합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결정 장애로 고통을 받습니다. 풀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어슬렁거릴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괴로움입니다. 또한 우리는 앞에 놓인 길과 뒤에 놓은 길에 관해서도 걱정해야 합니다. 어떤 때는 두 길 모두를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한쪽 길을 두려워하면서 다른 쪽 길을 갈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금세 바나나처럼 생긴 두 귀를 뒤로 젖히고, 스스로 그 길을 마구 내달리고 있음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평화로 통하는 핵심입니다. 양몰이 개가 한 무리의 양을 덥석 물거나, 양편으로 갈라놓는 일 없이 솜씨 좋게 우리를 몰아넣듯 마음을 움직입니다. 지금부터 네 가지 건초경 가운데 마지막 네 번째 경전을 통해 즐겁게 명상과 반추를 해보세요. 우리 모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가치를 안겨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라마 세계에 빠진다거나, 알파카가 발작을 일으키는 것처럼 원치 않은 내면의 괴로움을 피하도록 도와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미래의 되새김_‘미래나 과거를 발굽질하지 않는 건초경’에 대한 명상과 반추

라마들은 나무껍질을 씹어대면서 현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무의식적으로 다음에 씹을 나무껍질은 분명히 지금 것보다 더 쫄깃하고 맛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현재가 얼마나 불만이겠어요. 우리는 온 평생 현재를 놓치며 살고 있습니다. 쫄깃한 나무껍질을 찾는 모험에 갇혀서.


행복은 태풍에 날려가는 나뭇잎 같습니다. 이를 좇아도 잡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당신에게 확실히 날아오게 만들어서 잽싸게 먹어버리세요. 태풍의 방향을 잘 헤아려보란 이야기입니다. 저절로 나뭇잎이 당신 입속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돌지요? 그렇다면 멍하니 있지 말고 어서 풍향계를 보세요.


행복은 역경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덩치 큰 라마 콘수엘라가 사냥개한테 쫓기다 우연찮게 사과나무숲을 발견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사과입니다. 인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괴롭고 힘든 위기가 닥친다 해도 그런대로 살만 한 게 인생입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변화된 현재에서 발전된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바른 사고로 깨어 있으면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바쁘다고 깜빡하지 마세요. 중요한 일에서 옳은 선택은 언제나 당신을 이롭게 합니다.


원반던지기를 할 때 원반 산업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지껄이지 마세요. 그 원반이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입니다. 절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과대포장하지 마세요. 날아오는 원반에나 신경 쓰란 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뭔가를 하는 게 낫습니다. 당신이 한 어떤 일에 대해서도 절대로 후회하지 마세요. 나는 개구리를 삼켰다가 완전히 취해서 저 벽보에 기어오를 뻔했을 때조차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다시는 개구리 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개구리 뒤꽁무니만 쫓아다닐지 모릅니다.


당신이 집착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당신을 떠나갈 겁니다. 집착하지 마세요. 미련도 두지 마세요. 억지 부려서도 안 됩니다. 그냥 두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인생에 필요한 교훈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습니다. 난 매일 일기를 씁니다. 굳이 글로 써야만 일기일까요? 하루를 되돌아본다는 의미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때 하는 되새김질의 맛은 말해 무엇 할까요. 인생의 쓴맛, 신맛, 매운맛, 짠맛이 뒤섞였으니 그저 오묘할 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꺼억’하는 트림에서 교훈을 얻습니다.


그 무엇도 온전하게 유지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 사실을 안다면 당신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모든 걸 뒤집어엎는 데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끼고 텐트를 허물었다 다시 세우는 저 캠핑 커플처럼 말입니다. 남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어서 바지를 걷어 올리세요. 같이 시작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는 것은 부질없이 미래를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차분하고 신중한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갈 때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부디 당신을 위해 들려주는 조언을 새겨들으세요. 소귀에 경 읽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암컷 라마는 임신을 하면 수컷 라마에게 침을 뱉습니다. 수컷 라마가 다가올 때마다 자기가 아이를 가졌음을 상기시키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침을 뱉어야 하지 않을까요? 미래에 대한 생각에게 과거에 대한 생각에게도. 이들이 우리에게 성급하게 다가올 때마다 우리에겐 현재가 있음을 상기시켜주자는 것입니다.


두 발에 자란 발톱을 너무 짧게 다듬었다면 돌에 발을 디딜 때마다 주춤할 것입니다. 반면에 너무 길게 자라도록 내버려둔다면 자갈밭 위를 비틀대며 딱딱 거슬리는 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러니 발톱의 길이를 적당히 유지하세요. 오롯이 고통을 감내하는 게 싫다면 말입니다.


당신의 생각은 우리의 발톱마냥 지금 이 순간 딱 알맞은 길이로 다듬어져야만 합니다. 걱정 때문에 너무 깎여서도 안 되고 징징대느라 안으로 돌돌 말려도 안 됩니다


남편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반려자이면서 동시에 이 세상을 함께 살아나가는 믿음직한 동료인 것처럼 아이 역시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는 아직, 그리고 아마 한동안은 나의 보호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많은 역할을 스스로 맡게 되겠지. 바당이는 나의 아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적어도 20년쯤은 나와 한집에서 살아갈 동거인이고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이기도 하다. 또 누군가의 친구이자 연인이며 이웃이자 선배이고 또 후배이며 동료가 될 것이다. 가끔 그 무렵의 바당이 얼굴을 머릿속에 그려 보곤 한다. 누군가의 불편한 얘기도 꺼리지 않는, 그 누군가와 함께 걷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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