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공황장애, 넌 아무것도 아니야!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류의 고통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게다가 그 고통이란 것이 실체가 없다. 아무리 애써 원인을 밝히려 해도 아무것도 없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숨 막히는 고통은 어디서 오는 걸까? 무엇일까? 공황장애를 겪은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놈이 왔다!’고, 그놈 때문이라고. “공황장애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환자들은 심한 불안, 가슴 뜀, 호흡 곤란, 흉통이나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파멸감, 죽음의 공포 등을 경험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3퍼센트가 공황장애를 경험한다니 남의 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림을 전공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영화를 찍는 한 예술가 청년이 ‘공황장애’라는 예측불허, 통제불능의 사건을 지나온 과정의 기록이다. 저자 오재형은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이 공황장애란 놈 앞에서, 그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압박 앞에서 “몸부림을 쳤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정신과를 방문하고 한의원을 찾았다. 무속인도 만나고 북한산 꼭대기에 올라 산신령에게 절도 했다. 공황장애에 걸린 친구와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 종주를 했다. 예술가로서의 직업을 치유의 방편으로 삼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공황장애에 대한 단편영화도 만들었다. 치유를 위한 그 고군분투의 과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 이 책에 담았다.
■ 저자 오재형
1985년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고 있다. 이번 생은 운이 좋아서 대체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사는 예술 잡상인이다. 스물 살에는 미대에 진학해서 피아노만 쳤다. 한국화 전공을 선택하고는 주구장창 유화를 그렸다. 화가로서 은퇴를 선언하고 매년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서른다섯인 현재 새로운 꿈이 생겼다. 매일 피아노를 연습하며 공연가로서의 정체성을 몸 안에 새기는 중이다. 건강한 정신과 신체는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열심히 작업하며 살고 있다. 내일이 기대된다.
■ 차례
프롤로그 10
그놈이 왔다 14
원인 없는 세계에서 23
나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28
내가 주인공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33
거리 두기 전략 39
선생님, 저는 질병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42
공황 상태 생중계 48
공감의 조건 54
문 밖의 손님 58
무속인의 제안 62
산신령께 보내는 편지 67
고통의 초상화 73
공황 퇴치 자전거 여행 77
영화 〈덩어리〉를 만들며 82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통 89
제1회 공황장애 페스티벌 94
변기에서 온 그녀 100
영화 〈곡성〉 113
더 나아간 상상 116
출구에 서서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