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독일 서정시를 완성시킨 위대한 시인이자 완벽한 시를 쓰기 위해 스스로 고독의 길을 선택한 예술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의 시는 끝없는 존재 탐구를 기반으로 인간의 내면 속으로 파고드는 고독, 그 자체였다. 릴케의 시들은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며 입에서 입으로 애송되어지는 ‘언어 예술의 한 극치’이다. 때로는 섬세하고도 다정하게 시어에 숨을 불어넣고, 때로는 자유롭게 방랑하며 망망대해의 외로움을 선사하는 릴케의 시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 저자 라이너 마리아 릴케
1875년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하사관에서 장교로 입신하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와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소녀 취향을 갖고 있던 어머니 사이에서 일곱 살 때까지 여자아이로 길러졌다가 1886년 아버지에 의해 육군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참담한 시련의 시기로 묘사되고 있는 이 시절에 릴케는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시들은 주로 감상적이고 미숙한 연애시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이러한 경향은 1896년 살로메와의 만남을 통해 크게 선회하게 된다. 특히 두 번에 걸친 러시아 여행과 스위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각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깊은 정신적 영감을 바탕으로 초기시의 대표작 기도시집이 완성되었다. 그 밖에도 브릅스베데의 화가촌에서 하인리히 포겔러와의 만남, 1902년 파리 방문을 통한 로댕과의 만남은 형상시집, 말테의 수기의 집필 동기가 되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씌어진 신시집은 사물시의 결정으로서 로댕과의 만남에서 얻은 조형 예술 세계 체험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체류와 제1차 세계대전의 체험, 아프리카와 에스파냐 등지의 여행은 릴케 말년의 역작인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이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 녹아들어 죽음으로써 삶을 완성하는 존재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사람과 사물, 풍경과 만남에서 그 내면을 응시하여 본질을 이끌어내고자 한 그의 글쓰기는 20세기 독일 현대 작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1926년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 역자 이수정
일본 도쿄대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철학전문과정 수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하이데거에서의 존재와 시간>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하이데거학회 회장, 일본 도쿄대학 연구원, 규슈대학 강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프라이부르크 대학 객원교수, 미국 하버드대학 방문학자 및 한인연구자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월간 <순수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고, 현재 창원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