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101

   
최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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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북스
   
25000
2017�� 12��



■ 책 소개
설계, 시공 등 집짓는 기술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수두룩하다. 이 책은 그런 책들과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집을 지을 때 먼저 생각하고 깊이 고민해야 할 요소는 ‘삶의 가치’라며 집에 대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건강하고 안락하며 행복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축디자이너, 건설사 대표, 대학 건축학과 겸임교수, 건축주로서 풍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20년 경력의 저자는 행복지수 1위 국가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공부하고 직접 집을 지으면서 배운 건강하고 안락한 집의 가치를 알려준다.

 

또한 이 책은 집짓기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건축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건축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제시하여 쉽게 읽고 이해하며 교양도 쌓을 수 있다.

 

■ 저자 최재철
저자 최재철은 국내의 건축설계사무소, 목조건축회사에서 주택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2003년 영국으로 건너가 6년간 살았다. 영국 드몽포드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에딘버러 네이피어 대학교 건축환경대학원에서 목재산업경영학(Timber Industry Management) 연구장학생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3년간 영국 목조건축회사(BenfieldATT)에서 수석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유럽의 다양한 주거문화를 경험했다. 이후 귀국하여 2009년부터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에서 기술이사로 근무하면서 국내 목조건축 시장의 발전을 지원하는 교육 및 고품질의 시공기술을 전수했다. 2010년부터 전국 23곳의 대학교 건축관련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목조건축 설계 및 시공 워크숍’을 진행했다.

 

미국, 캐나다, 덴마크, 영국, 독일, 호주에서 에너지 주택, 목조주택, 건강주택에 관한 다양한 기술연수 및 단기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2015년에는 목조건축 CM전문 회사를 운영하면서 ‘2015 한국건축가협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목구조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국내 최초 목조펜션 하우스 ‘팜스테이’(1999년), 런던 근교의 ‘6층 목조공동주택’(2006년), 정릉동 ‘쉐어하우스’(2016년) 등이 있다.

 

■ 차례
PART 1 삶의 가치를 담은 집

1장 집에 대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01 집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02 왜 집짓기는 여전히 두렵고 어려울까?
03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면 아파트 평면은 잊어라
04 평당 건축비는 아파트에는 통하지만 단독주택에서는?
05 싸고 좋은 집을 짓고 싶은가?
06 왜 집을 지으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라


2장 단독주택, 개성에 맞게 짓는 노하우
07 사는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든 집
08 머물고 싶은 집
09 집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3장 단독주택, 로망과 실제는 다르다
10 아파트에 살다가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
11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를 선택한 사람들
12 건강한 집은 내부에서 판가름 난다

 

PART 2 건강한 집에 사는 행복한 사람들
4장 덴마크 라이프스타일에서 집의 의미를 찾다
13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비밀은 ‘휘게 스타일’의 집
14 편안하고 안락한 삶의 원천 ‘집’
15 건강한 집,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
16 건강한 집에는 5가지 특징이 있다


5장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건강한 집의 필수조건
17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는 집
18 안락하고 적정한 실내온도가 유지되는 집
19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집
20 만족스러운 수준의 햇빛이 가득한 집
21 적정 수준의 습도를 유지하는 집

 

PART 3 숨 쉬는 집, 그 안에 내가 산다
6장 어떤 건축재료를 선택할 것인가?
22 감각을 마비시키는 콘크리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23 숨 쉬는 나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24 건축재료로서 나무의 특성을 이해하면 선택이 쉬워진다
25 거주자를 위한 주택이 사라지고 있다


7장 왜 목조주택인가?
26 나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야 팩트가 보인다
27 목조주택에 대한 단편적 고찰
28 지진에 잘 견디는 튼튼한 집


8장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4가지 요소
29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될 건물의 뼈대, 구조
30 올바른 단열재의 선택
31 집의 수명을 좌우하는 수분관리
32 목조주택에 적합한 자재의 선택

 

PART 4 햇빛, 건강하고 행복한 집의 원천
9장 일상에 미치는 햇빛 채광의 힘
33 베를린 국제심포지엄에서 배운 집에 대한 불편한 진실
34 습하고 건강하지 못한 집에 사는 사람이 유럽에만 8천만 명
35 빛이 집의 실내환경에 미치는 영향
36 빛을 끌어들였을 뿐인데 삶의 질이 바뀌다
37 집 안으로 햇빛을 풍부하게 끌어들이려면?


10장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38 채광, 환기, 전망 등 창문의 역할
39 여름철엔 과열, 겨울철엔 열손실의 주범이 지붕창?
40 지붕에 설치한 창문으로 들어오는 채광의 효과


11장 지붕창을 통해 집 안 구석구석을 밝게 만드는 아이디어
41 집 안으로 빛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침실 아이디어
42 풍부한 빛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거실 아이디어
43 인공조명에 의지하지 않는 화장실을 만드는 아이디어
44 주로 북쪽에 배치되어 어두운 주방을 밝게 만드는 아이디어
45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만드는 아이 방 아이디어
46 자연의 빛과 자연환기로 집중력을 높이는 서재 아이디어
47 자연채광으로 어두운 복도를 밝게 만드는 아이디어

 

PART 5 햇빛이 가득한 집에 산다는 것
12장 안락하고 친환경적인 집이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
48 선진국에서는 왜 자연채광에 주목하는가?
49 거주자의 건강과 웰빙을 극대화시키는 ‘액티브 하우스’의 탄생
50 가족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집


13장 건강한 집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리얼 스토리
51 거주자의 안락함과 웰빙을 위해 설계된 캐나다 걸프 하우스
52 유지비용이 저렴한 생활공간 미국 스미스 하우스
53 안락한 주거환경에 에너지 효율까지 고려한 노르웨이 퓨처 액티브 하우스
54 밝고 건강한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영국 카본 라이트 하우스

 

PART 6 건축디자이너로서 햇빛이 풍부한 목조주택에 2년간 살아보니
14장 집을 지으면서 얻은 교훈들
55 결정 장애로부터 탈출하라
56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57 주변환경을 살피지 않는 설계,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건축주의 몫
58 디자인을 따를 것인가, 기능을 따를 것인가?
59 햇빛을 끌어들인 집에 살아보니


15장 예비건축주, 설계자, 시공사에게 드리는 조언
60 내 집은 설계자와 시공사의 연습 대상이 아니다
61 건축 공사비가 싸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
62 시간이 없고 돈이 부족하면 미뤄라
63 “알아서 다 해주겠지!”보다는 깐깐한 건축주가 훨씬 낫다




집짓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101


삶의 가치를 담은 집

집에 대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면 아파트 평면은 잊어라

아파트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대개는 평면구조가 심플하다. 아파트가 표준화된 평면구조를 사용하다 보니 방이 몇 개짜리인지 방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만 들어도 몇 평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면적당 방 개수를 산정하는 틀에 박힌 생각은 집을 짓고자 할 때 정작 예비건축주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파트 평면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파트 평면구조는 단순하게 벽을 나누어 실을 구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성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제한된 벽 높이 때문에 수직적으로도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모양이 직사각형의 박스 형태다. 4각형의 단순한 평면구조에서 나올 수 있는 공간배치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방들이 단절되어 있다.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나누어진 공간에서 자신들의 생활패턴을 바꿔서라도 맞춰 살아야 한다.


우선 아파트 평면구조에 나와 가족의 삶을 맞추려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집짓기를 계획할 때 머릿속에는 ‘아이가 두 명이니까 방이 적어도 3개가 필요하고, 화장실이 한 개면 불편할 수 있으니 추가로 더 있어야 해. 그리고 거실은 커다란 소파를 배치해야 하니까 최대한 넓고 크게 해야지’라는 식의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생각의 틀’ 속에 갇혀 있다 보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통찰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쪽으로 생각이 기울게 된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요소들이 차고 넘친다. 집을 지을 땅을 살펴야 하고 주변 건물과의 조화도 생각해야 한다.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자연채광을 어떻게 집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지 또 실내 환기를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등등 생각할 게 많으니 고민이 깊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숙명과도 같다.


단독주택, 로망과 실제는 다르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를 선택한 사람들

아파트에서의 생활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많지만 단독주택에 살면서 그만큼 감당해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독주택에 살면서 사람들은 삶의 가치에 대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단독주택에 살면서 잃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따지고 들어가면 잃는 것도 아닐 테지만, 굳이 잃는 것을 표현하자면 아마도 집을 유지관리 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약간의 신경 쓰기 정도가 아닐까 싶다. 때가 되면 잔디를 깎아 주고, 정원을 가꾸고, 마당 한 편에 만들어 놓은 텃밭을 조성하는 정도. 이외에도 아파트에서는 신경 쓰지 않았던 일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상황이 빈번히 발생할 수도 있기는 하다. 뜨거운 물이 갑자기 안 나온다든지, 수도배관에서 물이 샌다든지, 페인트칠을 다시 해야 한다든지 등등. 이런 일들은 단독주택에 사는 한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야 할 일이다.


최근에 지인 한 분이 단독주택 생활을 청산하고 30층 아파트 맨 꼭대기 층으로 이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남들이 다들 부러워할 만한 고급 단독주택에서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 간 이유가 비싼 관리비 때문이라니. 고급 단독주택에 살고 있을 정도라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충분히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돈이 유지관리 비용으로 들어가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겨울이면 난방을 위한 가스비용이, 여름이면 냉방으로 인한 전기세가 아주 많이 나왔다고 한다.


집을 짓자마자 아파트로 이사를 간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파트에 살다가 경기도 용인에 120m²(약 40평) 규모의 단독주택을 지었다. 그런데 건축주는 다 지어진 집을 보고 난 후 바로 아파트로 이사 가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건축주는 바쁜 일 때문에 공사를 시작해서 완성하기 전까지 한 번도 현장에 가서 시공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고 한다. “완공 후 처음으로 집에 들어가서 둘러보는데 공간이 너무 작게 느껴지더라고요.”


분명 설계과정을 통해 필요한 실의 면적과 집 전체 면적을 협의하고 확인했을 텐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건축주에게 설계도면은 그저 흰 종이 위에 그려진 그림으로 인식될 뿐이다. 설계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건축주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집을 몇 번이고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건강한 집에 사는 행복한 사람들

덴마크 라이프스타일에서 집의 의미를 찾다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비밀은 ‘휘게 스타일’의 집

유엔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덴마크. 우리나라에 비해 면적도 작고 인구도 적으며 기후 조건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 사람들은 전 세계 다른 어떤 나라보다 행복한 삶을 누리며 늘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행복은 ‘휘게(hygge)’ 스타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휘게는 덴마크어로 ‘편안함’, ‘따뜻함’, ‘안락함’을 경험할 때 나오는 느낌을 뜻한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여유롭고 즐거운 덴마크 사람들.


휘게 스타일의 집 안 분위기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 덴마크 사람들이 유난히 집 안의 분위기와 긴장감을 떨칠 수 있는 편안함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집에 모여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기 때문이다. 편안한 집에서는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들이 자신의 집처럼 마음 편하게 오랫동안 그 집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따뜻하고 마음 설레게 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집 내부는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양털, 나무, 대리석과 같이 온통 천연재료로 덮여 있다. 특히 나무는 제일 먼저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천연재료로서 집 안에서 보는 즉시 따뜻함을 느끼도록 해준다. 덴마크에서 출발하기는 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휘게 스타일은 집의 진정한 가치를 고민하는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편안하고 안락한 삶은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매일의 삶이 편안하고 안락하면 그 자체로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건강한 집의 필수조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는 집

거주자가 느끼는 건강은 자연광(햇빛)이나 실내 환기와 밀접한 상호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실내에 자연광이 풍부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관경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나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공기, 온도, 빛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실내에서 오염된 공기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공기의 질이 좋으면 수면의 질도 높아진다.


침실 내 공기의 온도도 수면의 질을 결정한다. 실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창문을 닫는다. 창문을 열면 침실 내 공기가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실내 문이나 창문을 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이다. 이처럼 집 안에 있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환기 횟수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전등과 같은 인공적인 빛과 달리 자연광이 부족하면 수면 문제를 일으킨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밝은 집은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들에서 햇빛이 내리쬐는 대낮에도 인공조명을 켜고 실내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벽에 뚫려 있는 창문으로 빛을 깊숙이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설사 넓은 창문을 설치했다 할지라도 해의 위치는 일정하기 때문에 실내 깊숙이 햇빛이 들어오게 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 도심지 주택단지에 있는 집의 경우는 사방으로 둘러싸인 집 때문에 효과가 반감되기 십상이다.



숨 쉬는 집, 그 안에 내가 산다

어떤 건축재료를 선택할 것인가?

감각을 마비시키는 콘크리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집이 병들면 그 안에 사는 사람의 몸과 마음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재료의 선택은 단순히 ‘보기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안일한 생각으로 인해 나를 비롯해 소중한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후나세 슌스케가 쓴 콘크리트 주택에서는 9년 일찍 죽는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실험의 주된 목적은 건축재료가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콘크리트상자, 금속상자, 나무상자에 각각 100마리의 실험용 생쥐를 넣고 생존 실험을 했다. 온도, 습도는 인공적으로 조절하지 않고 자연적인 상태로 실험이 진행됐다. 후나세 슌스케는 그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육 상자에서의 생존율은 콘크리트에서 7%, 금속에서 41%였다. 그런데 나무상자에서는 85%의 쥐가 생존했다고 한다.


콘크리트는 도대체 어떤 재료이기에 생쥐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입혔을까? 일본 도쿄대학 알티마 다카노리 교수는 “콘크리트는 직접 몸으로부터 열을 빼앗기 때문이다.”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렇다. 콘크리트는 몸 안의 열, 즉 체열을 빼앗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몸에서 열을 빼앗기게 되면 몸은 차가워지고 몸의 균형이 깨져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콘크리트는 재료의 특성상 차갑고 딱딱한 공간을 만들어내기 쉽다. 이런 공간에서 사는 아이들은 늘 긴장과 불안감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콘크리트는 습도조절 능력이 거의 없다. 물을 너무 좋아해서 수분을 다 빨아들인다. 빨아들이다가 수분을 가지고 있을 용량을 초과하면 내뱉기 시작한다. 콘크리트건물이 겨울에는 건조하고 여름에는 습한 이유는 조습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건조하니 가습기를 항상 틀어야 하고 반대로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지니 제습기로 실내 습기를 빨아들여 조절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을 하기 때문에 실내가 늘 건조하다. 콘크리트가 바짝 말라 있기 때문에 수분을 다 빨아들인다. 하루 종일 가습을 해도 늘 실내가 건조한 이유는 바로 이런 콘크리트의 특성 때문이다.


왜 목조주택인가?

나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야 팩트가 보인다

나무로 집을 짓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주변 사람이 나무로 집을 짓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니 왜?’라는 반응을 한다면, 인정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그 사람은 나무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 즉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나무에 대한 4가지 불안요소는 일반인뿐 아니라 건축전문가들도 공감을 하고 똑같이 궁금해 하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불안요소는 ‘나무는 불에 잘 타지 않느냐’다. 불에 노출되면 그 재료가 나무든지 철근콘크리트든지 철골이든지 상관없이 골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무가 결코 불에 약하지 않은 이유는 아주 명백하다. 나무는 수분을 빨아들이고 열을 방출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로 인해 불이 났을 때 탄화(숯)층이 형성된다. 화재 시 나무에서 만들어지는 탄화층은 산소의 공급을 막아준다.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열이 나무 내부로 들어가는 시간이 지연된다. 불길이 나무 속 깊이까지 들어가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나무에 대한 두 번째 불안요소는 ‘나무는 썩는다’라는 것이다. 나무가 썩으려면 4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공기, 수분, 영양, 온도가 맞아야 비로소 나무가 썩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습하고 그늘진 환경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곳에 사용되는 나무가 썩지 않게 하려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수분에 무방비로 노출된 환경에서는 썩음방지(방부) 페인트인 오일스테인으로 나무 표면을 칠해 주어 수분의 침투를 막는다. 목조주택에서 토대와 같이 구조적인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나무는 썩지 않도록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건축구조기준에 목조건물의 토대는 반드시 방부목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 번째로 궁금해하는 나무에 대한 불안요소는 ‘나무는 약하다’라는 것이다. ‘약하다’라는 말에는 ‘가볍다’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집을 지을 때 철근콘크리트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지진 발생이 가장 많은 나라로 손꼽히는 일본에서는 연간 40만 동이 넘는 주택이 목조로 지어지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 불안요소는 ‘나무는 수명이 짧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오래된 건물들 대부분이 목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미의 경우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목조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 실제로도 많다. 부동산 매매 거래도 신축건물 못지않게 잘 되고 있다고 한다. 나무의 재료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목조주택을 짓는다면 몇 대가 대를 이어서 머물 수도 있을 만큼의 내구성을 갖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햇빛, 건강하고 행복한 집의 원천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채광, 환기, 전망 등 창문의 역할

집에 설치된 창문은 기본적으로 채광, 환기, 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집 안으로 햇빛을 끌어들이고, 오염된 실내공기를 바깥으로 보내고 신선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실내에서 바깥을 볼 수 있는 전망까지 확보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창문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은 빛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집을 계획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창문을 설치할 수 없는 공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침실에 붙어 있는 옷장, 식료품 저장실이 있는 다용도실, 복도는 채광을 위해 창문을 설치할 수 있는 외벽을 두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창문을 설치할 수 없는 실은 늘 어둡다. 불편한 점을 알고 있지만, 다른 공간을 조금이라도 밝게 쓰기 위해서는 이들 공간을 구석이나 실의 중앙으로 몰아서 배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환기가 잘 되려면 공기가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창문의 위치나 개폐방식을 올바르게 선택하는 것은 환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창문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열 유리가 끼워져 있는 창문을 사용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보안적인 측면에서 창문은 충격에 의해 쉽게 깨지거나 파손되어서는 안 된다. 혹시 유리가 깨질지라도 뾰족하고 날카로운 유리 조각에 의해 2차 피해를 당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창문의 역할 중에서 채광을 확보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수직 벽에 설치된 창문을 통해서 실내 깊숙한 곳까지 빛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은 더 어렵다. 수직 벽에 설치되는 창문과 달리 지붕창을 통해서는 하늘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하늘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은 그곳을 통해 햇빛도 풍부하게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붕창이 벽 창문에 비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이 2배 이상 많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햇빛이 가득한 집에 산다는 것

안락하고 친환경적인 집이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

거주자의 건강과 웰빙을 극대화시키는 ‘액티브 하우스’의 탄생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기후변화, 에너지소비, 실내 거주환경을 다루기 위한 원탁회의를 통해 처음 제기되었다. 전 세계 에너지소비량의 약 40%는 건물의 난방 및 냉방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가 증가하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양이 늘어나 기후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가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액티브 하우스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집의 가치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집은 거주자가 더 건강하고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락함을 제공해야 하고, 두 번째, 필요한 에너지소비에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긍정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지역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액티브 하우스가 추구하는 비전이자 최종 목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하게 잘 계획되어 집 안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건강과 관련해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질이 좋은 자연광이 풍부하게 집 안으로 들어오면 거주자가 안락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창문은 자연광을 집 안으로 투과시키는 역할 외에 전망을 제공한다. 따라서 창문은 최고의 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은 외부 자연환경에 최대한 노출되도록 계획하면 좋다. 밖에서 들어오는 자연의 빛을 최대한 실내로 끌어들이고 녹색식물과 교감하며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려한 집은 누구라도 살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다.


집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목적 중 하나는 극도로 변화가 심한 외부환경으로부터 거주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덥거나 춥지 않은 환경, 즉 집 안의 열 쾌적성이 좋으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분위기를 올려주고, 일의 수행능력이 향상되며, 어른들의 경우 질병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양질의 열 쾌적성을 제공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집은 거주자에게 양질의 공기를 제공해야 한다. 실내에서 양질의 공기를 얻으려면 환기가 필요하다. 이때 환기를 위해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려면 가능한 자연환기 시스템을 사용하면 좋다. 아니면 상황에 따라 하이브리드 환기 시스템-자연 환기와 기계환기를 병행하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환기를 시키는 목적은 질이 좋은 공기와 열 쾌적성을 유지하기 위해 집 안 공기를 신선하게 바꿔 주는 데 있다.


집을 설계할 때는 거주자가 외부 교통소음이나 내부 설치물에서 나오는 소음에 가능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생활공간의 전반적인 소음의 질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집의 외피는 원하지 않는 외부소음이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는 의미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축디자이너로서 햇빛이 풍부한 목조주택에 2년간 살아보니

집을 지으면서 얻은 교훈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설계를 시작해서 집을 완성할 때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공사를 시작해서 완성할 때까지의 기간을 약 4개월에서 6개월가량 본다면 설계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은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다. 건축주는 이 기간 동안에 건축가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 설계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설계비용을 아끼려고 혹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집을 지어 줄 시공사를 추천받아 설계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건설사가 주택 설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집짓기에 대한 정보는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오히려 걱정될 정도다. 집짓기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정확하고 질이 좋은 정보 수집은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정보의 인용은 비단 건축주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설계자와 시공자가 건축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내가 지은 집에서 2년간 살면서 예비건축주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평생 가는 것에 집중하라! 유행 타는 인테리어나 장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니면 유행이 바뀔 때마다 식상해질 수 있다. 그러면 결국 또 바꿔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주택은 유행을 거의 타지 않는다. 따라서 아주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수십 년 전에 지은 집이나 최근에 지은 집이나 외관에서는 차이점을 느끼기가 어렵다.


실내외 장식 또는 마감재는 언제든 여건만 허락되면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집의 뼈대가 되는 골조는 한 번 선택하면 여간해서는 변경하기 어렵다. 한 번 집의 뼈대를 선택하면 철거되기 전까지는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어떤 구조를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나와 가족에게 잘 맞는 골조를 선택하는 것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예비건축주, 설계자, 시공사에게 드리는 조언

시간이 없고 돈이 부족하면 미뤄라

집을 짓는데 필요한 돈이 풍족하면 시행착오를 조금 겪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집짓기를 계획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넉넉지 못한 예산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다. 돈 이외에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는 시간이다. 자! 집짓기는 해야겠는데 돈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한 템포 늦추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나쁜 결과 때문에 평생을 후회하느니 예정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더라도 여유 있게 일을 시작하고 마치는 것이 훨씬 이롭기 때문이다.


집짓기를 시작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 변수들로 인해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시간뿐 아니라 비용도 더 많이 투입될 수 있다. 설계를 마쳤더라도 건축허가를 득할 때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여기가지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다. 집짓기를 하다보면 내 의지가 너무 강해서 또는 너무 우유부단해서 설계도면을 수정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현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사소한 변경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빈번하게 변경이 일어나면 비용도 공사기간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사 중 여러 가지 변경 요청으로 인해 일의 양이 늘어나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반드시 건설사에게 지불해야 한다.


나는 예산에 대한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지 않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설계 경험도 있고 시공 경험도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현장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자만했다. 하지만 그 자만심 때문에 커다란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다. 그래도 내 집을 지으면서 일어난 일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집짓기를 통해 얻은 교훈은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치면 결과가 잘 나올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분명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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