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문의가 알려주는 항암 밥상의 힘

   
임채홍
ǻ
중앙생활사
   
13000
2016�� 10��



■ 책 소개

 

암 원인의 70%는 흡연 · 음주 · 음식 · 만성감염
식습관과 생활습관만 바꿔도 전체 암의 3분의 2는 예방 가능!

 

미국국립암협회지의 보고에 따르면 암의 원인으로는 흡연이 약 30%, 유전이나 음주, 환경오염이 약 30%를 차지하고, 음식이 약 35%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흡연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가정할 때 음식과 생활습관만 잘 교정한다면 암을 유발하는 원인의 3분의 2를 제거할 수 있는 셈이다.

 

저자는 실제로 ‘종양학 전문의는 무엇을 먹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지나치게 ‘건강식’에 탐닉한다거나 ‘암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식단’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먹는 즐거움이야 말로 삶의 가장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부록을 통해 ‘암 예방에 좋은 식단’의 구체적 예시로 한국인이 흔히 먹는 식단을 수정한 것과 저자의 실제 식단을 제시한다. 독자들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와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증진시키는 길을 제시한다.

 

■ 저자 임채홍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임상강사

 

언론보도
‘오마이뉴스’ 칼럼 연재 :
‘암과 음식’ 2015. 6. ~ 2015. 10.
‘종양학 전문의와의 점심식사’ 2016. 3. ~

 

언론수상
 새 뉴스게릴라상 (신인기자상), 2015년 6월
 이달의 뉴스게릴라상, 2016년 4월

 

■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1장 암이란 무엇인가
1. 암과 치료법
2. 한국인과 암
3. 암 치료의 종류
4. 오해 속의 공포, 방사선 치료

 

2장 암과 음식
1. 김치의 두 얼굴
2. 마늘, 한국인의 자존심
3. 여성에게 콩을 추천하는 이유
4. 몸에 좋다는 잡곡밥, 암도 줄일까?
5. 제철과일과 항암효과
6. ‘뽀빠이’ 로 유명한 항암음식 챔피언, 시금치
7. 삼겹살에 발암물질이?

 

3장 습관을 고쳐야 암을 막는다
1. 담배와 암
2. 현대인의 공적, 비만
3. 커피, 누명을 벗다
4. 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
5. ‘몸짱’은 암도 피해간다
6. 모유수유, 선택이 아닌 필수

 

4장 암과 함께 살아가기
1. 의료진과 신뢰 쌓기
2. 암과 함께 살아가기
3. 암 환자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4. 아직도 가야 할 길
5. 보완대체요법과 복지
6. 올바른 암 정보 찾는 방법
7. 중요한 것은 수명연장보다 삶의 질

 

부록
에필로그




암 전문의가 알려주는 항암 밥상의 힘


암이란 무엇인가

암과 치료법

우리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세포가 손상이나 돌연변이 등으로 과다하게 증식하여 과성장한 덩어리를 종양이라고 일컫는다. 종양은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뉘는데, 양성종양은 생장이 느리고 타 장기로의 침윤이나 전이를 하지 않는다. 보통 이들은 종이라고 접미어를 붙여 부른다(지방종, 섬유종 등). 대개의 경우 이들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


반면 악성종양은 성장이 빠르고 타 장기로 침윤이나 전이를 하여 생명에 위협을 초래한다. 이들 악성종양을 대개 암이라고 일컫는다. 암은 자라나면서 주변 임파절로의 전이, 주변 장기로의 침범, 혈관을 타고 타 장기로의 전이(원격전이 혹은 혈행성 전이)를 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먼저 임파절을 침범하고, 더 말기로 진행하면서 주변 장기로의 전이나 혈행성 전이를 하게 된다. 아무런 주변 침범이 없는 경우와 임파절로의 전이만 있는 경우에는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하게 된다(암 주변의 임파절은 면역기관으로 암세포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주변에서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주변 장기로의 침범 혹은 원격전이(원발암과 붙어 있지 않은 멀리 떨어진 장기로의 침범. 예를 들면 자궁암의 폐 전이 등)을 하는 경우에는 이미 암세포가 혈행을 타고 몸에 퍼져 있다고 생각되어 대개 증상완화나 수명연장을 목표로 치료하게 된다. 이때의 병기를 흔히 말기 혹은 4기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전이된 암의 치료법은 무엇일까? 항암 치료의 주축이 되는 세 가 지 치료는 수술, 방사선 그리고 항암제다. 대개의 경우 수술은 원발성 종양을 제거하고, 임파절 전이가 있을 경우 주변 임파절도 제거한다. 방사선 치료는 원발성 종양과 주변 임파절을 그 위험도에 따라 포함하여 치료하며, 고선량의 방사선으로 암세포의 DNA를 타격하여 사멸을 유도한다. 이 두 치료를 국소적 치료라 하며, 완치를 목표로 하는 항암 치료의 중심이 된다.


항암제는 혈액을 통해 주입되어 전신적인 치료효과를 보인다. 암의 진행을 느리게 하거나 통증완화 등을 목적으로 치료하기도 하고, 수술이나 방사선과 함께 시행하여 완치율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들 항암제는 암세포의 세포분열을 방해하거나 DNA를 공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도 부작용이 있다. 그런데 최근 암세포의 특징적인 부분을 표적으로 하여 암세포만을 타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항암제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을 표적치료제라 한다.


한국인과 암

한국인 남성의 경우 가장 흔한 암종은 위, 대장, 폐의 순서였으며, 여성의 경우는 갑상선, 유방, 대장암의 순서였다. 한국과 일본의 주요 암 발생 순위는 비슷하나, 미국이나 영국은 위암, 간암의 빈도가 낮고 전립선암, 피부암 등의 빈도가 높았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서구권에 비해 위암의 빈도가 높은 이유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염도가 높은 음식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간암의 빈도가 높은 이유로는 B형 간염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2009년 국가암정보센터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약 36.2%로 3명 중 1 정도다. 남성의 경우는 5명 중 2명(40%), 여성의 경우 3명 중 1명(33%) 전후로 남성이 암에 걸릴 확률이 조금 더 높다.


암 발생률과 사망률

사실 암 발생률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사망률이다. 갑상선암과 유방암의 경우 여성에서 발병률이 매우 높지만 사망률은 그 순위가 낮다. 그 이유는 갑상선과 유방은 외부에서 만져지는 장기이므로 조기 발견이 용이하고, 또한 갑상선암의 경우 치료에 반응이 양호하며 전이를 잘 하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기에 경과가 좋은 것이다.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는 폐암, 간암, 위암 등이 있다. 폐암, 간암, 위암, 대장암 등 상위를 차지하는 주요 암들의 사망률을 합쳤을 때 남자의 경우 전체 암 사망의 약 70%를 차지하고, 여자의 경우에는 약 50%를 차지한다.



암과 음식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 조기검진의 보편화 등으로 암에 걸리고도 긴 투병의 기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 투병 과정에서 남은 가족들은 재정적, 감정적으로 많은 아픔을 경험한다. 또한 방사선과 약물을 포함한 항암 치료라는 것이 우리 몸의 세포 중 하나인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들도 많이 다치게 한다. 그로 인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 또한 무척 크다.


암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약이나 방사선, 수술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정보가 쌓여 있고 또한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반면 음식이나 생활습관이 암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그간 학문적 관심이 부족했고, 일선 의사들에게조차 그 내용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개별적인 음식이나 생활습관 하나하나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인생 전반에 걸쳐 다듬고 교정하며, 그러한 변화의 혜택을 모두 합친다면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더 암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국립암협회지의 보고에 따르면 암의 원인으로는 흡연이 약 30%, 유전이나 음주·환경오염 등이 약 30%를 차지하고,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5%라고 한다. 여러 가지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모여 암 유발 원인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흡연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할 때, 음식과 생활습관만 잘 교정한다면 암을 유발하는 원인의 3분의 2를 제거할 수 있다. 금연, 음식, 생활습관 이 세 가지만 잘 관리해도 말이다.


김치의 두 얼굴

김치의 신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한국인은 대개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한식은 지방이 적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는 면에서 우수한 식단이다. 이런 면을 더욱 부각시켜 미국 등 해외에서도 한식의 건강함을 마케팅하고 있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 음식 브랜드는 대부분 Healthy(건강한)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그 중심이 되는 음식으로 김치가 있다.


그런데 김치는 짜다. 또한 그 짠맛에 강렬한 매운맛이 더해져 입과 위장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암 환자를 주로 보는 의사로서 흔히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김치를 권하기에 망설여질 때가 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등은 배추과 식물에 속한다.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양배추 등 서양식 샐러드에 주로 활용되는 녹색채소 또한 이에 속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 배추과 식물의 유익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배추과 식물은 비타민C, 셀레늄, 섬유질 등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배추과 식물의 항암효과에 대해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왔다. 배추과 식물의 섭취는 위암, 대장암,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방광암, 자궁내막암 등의 위험도를 낮춘다는 보고들이 있었고, 특히 폐암 및 위암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위험도 감소의 정도는 10~30% 정도로 다양하다). 또한 김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마늘이나 파 등의 식품군도 위암 등의 발암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김치가 암을 포함해 건강에 유익한지 의문을 품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짜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의 식단에서 나트륨 공급원의 1위를 차지하는 음식이 바로 김치다. 김치는 한국인이 식사로 섭취하는 전체 염분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배추김치 100g(약 10조각)은 약 1000mg의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TO)가 권장하는 1일 나트륨 섭취량의 약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나트륨은 주로 위암의 발병과 관계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소금 섭취 증가가 위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세계암연구재단과 미국암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연구들을 취합한 결과 나트륨 섭취량이 1일 1g 증가할 때마다 위암 위험률이 8%가량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량의 소금 섭취는 위 내벽을 손상시키고, 한국인에게 감염률이 높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상호작용해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학설이 제시되고 있다.

제철과일과 항암효과

2007년 세계암연구재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과일은 구강·인두·식도·폐·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2등급 항암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종류를 불문하고 다양한 과일 섭취는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일부 과일은 섬유질이 풍부하여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라이코펜이나 리스벨트롤 등 다양한 종류의 파이토케미컬과 비타민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분이 있는 과일을 따로 챙겨 먹거나 이들 성분이 농축되어 있는 보충제를 섭취하면 더 효과가 있을까?


대장암을 예방하는 섬유질 공급원

섬유질을 다량 섭취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의학적 상식이다. 섬유질이 대변을 연하게 만들어 대변의 통과를 빠르게 하여 대변이 대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1등급 항암물질로 분류된다.


그런데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섬유질 섭취가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섬유질 섭취로 인해 암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는 드물 뿐 아니라 섬유질 섭취는 암 이외에도 심장질환이나 당뇨 예방에도 좋으므로 과일과 채소를 즐겨 섭취하는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이라 할 수 있겠다.


유럽인들 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한 인구군에서 대장암이 42%나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10g의 섬유질을 섭취할 경우 대장암 발병률이 10%씩 낮아진다고 보고하였다.


사과나 배는 껍질과 함께 먹을 경우 1개에 5정도의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어 하루 권장량의 10%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 그 외에 섬유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과일로는 딸기, 자두, 오렌지, 블루베리 등이 있다.


뽀빠이 로 유명한 항암음식 챔피언, 시금치

잎채소와 암 발병률

항암효과가 연구된 녹색 잎채소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시금치, 상추와 그 이외에도 케일, 치커리, 근대, 로메인(상추의 일종) 등이 있다. 잎채소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대장암을 예방하고 심장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잎채소에는 베타카로텐, 엽산, 비타민E, 퀘세틴 등 항산화 효과와 항암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잎채소나 배추나 브로콜리 등 비전분성 채소를 섭취하는 경우 구강·인두(입안과 식도 사이로 공기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부분)·후두(성대와 그 주변)의 암이 크게 감소하였다.


시행된 연구에서 대부분 의미 있는 항암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일부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하루 50g 이상의 비전분성 채소를 섭취하는 경우 상기 암의 발병률이 28% 감소하였다. 비전분성 채소 중 잎채소에 대해서만 따로 조사한 연구에서도 대부분 구강·인두·후두암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폐암 발병률에 관한 연구에서도 잎채소 섭취는 일관되게 암 발생률이 감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하루에 잎채소 1회분(대략 한 컵 혹은 30g 정도)을 섭취할 때마다 폐암 발병률이 9%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식도암에 대한 연구에서도 극히 일부의 연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구에서 잎채소 섭취는 암 발병률을 감소시켰다.



습관을 고쳐야 암을 막는다

담배와 암

우리나라에는 흡연자가 정말 많다. 흡연자가 아니더라도 간접흡연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날은 하루도 없는 것 같다. 이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을 가진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50%에 육박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그들끼리 스스로 위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썰도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100살 넘게 산 할머니가 있는데 그 할머니가 골초라더라.",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폐암 걸리는 사람은 걸리고 안 걸리는 사람은 안 걸린다" 등이 있다.


담배를 즐겨 피우는 아저씨들은 사실 지금 시점에서 언제 올지 모를 단명의 결과나 폐암 따위는 별로 두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일단 산전수전 다 겪어봤고 늘 주변의 스트레스와 심적 압박에 시달리며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사실 필자 역시 흡연자였다. 필자가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은 종양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환자를 진료하면서부터였다. 앞서 언급한 썰 같은 것은 우스울 정도로 실제 임상에서 경험한 담배와 암과의 연관성은 짙었다. 담배가 훑고 지나간 자리는 폐부터 시작해서 구강, 인두, 식도, 위 등 모든 부위가 흡연과 밀접히 연관돼 암을 유발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따라서 수명연장을 이야기하며 금연을 권장하는 글은 그리 설득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편안하게 고통을 덜 받으며 죽음을 맞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긴 삶의 종장에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덜 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흡연과 암 발생률

흡연자의 절반은 담배로 인한 암이나 여타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 전체 암 사망자 중 담배로 인한 사망자는 30%에 달한다.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30배에 달한다. 물론 흡연을 하더라도 암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담배를 즐기면서 장수와 건강이라는 행운을 모두 얻기 위해서는 당첨 확률이 30배나 낮은 제비를 뽑아야 한다.


흡연의 발암기전은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을 통해 범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다고 확실시된 발암물질은 열다섯 가지 이상 존재한다. 이러한 발암물질들은 DNA 파괴, 종양 억제 유전자의 불활성화 등의 기전을 통해 암 유발을 높인다.


건강한 흡연은 없다

건강한 흡연 방법은 없다.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담배를 끊어야 한다. 담배는 상용화되지 말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담배는 유해성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을 때 널리 퍼져 인기를 끌었다. 위해성이 충분히 알려진 현재까지도 중독성과 경제적 파급력 등으로 인해 쉽게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가히 시대의 실수라고 할 수 있다.


담배의 해악과 그것을 끊었을 때의 유익은 여러 음식이나 생활습관의 해악이나 유익을 합한 것보다 훨씬 크다. 혹시 아직도 담배를 피우면서 암 등에 대한 건강정보나 건강식품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금연부터 먼저 실천하길 권한다.


건강한 삶을 위하여, 특히 암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나 다짐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 전후로 매우 낮다고 한다. 반면 상담 및 복용, 껌이나 패치 및 여타 보조제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금연 치료를 받을 경우 성공률은 6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연을 위해 병·의원을 방문하면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용기를 내어 병·의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러 의원에서 금연 치료가 시행되고 있고, 대부분의 보건소에서는 무료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무쪼록 금연에 성공해 본인과 사랑하는 주변 이들에게 당당해지길 바란다.



암과 함께 살아가기

의료진과 신뢰 쌓기

의사들은 늘 바쁘고 불리한 말을 꺼내기를 두려워한다. 답답한 마음에 환자와 그 가족은 이해하기 쉽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 서적과 인터넷 정보를 찾는다. 그중에는 그러한 서적과 정보를 너무나도 섭렵하여 탄복할 만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전문가 혹은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는 위험하다.


최근의 의학정보들은 논문 한두 개를 갖다 대며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문 하나에 나왔다고 해서 그것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안전하고 확립된 의학정보라는 것은 최소한 어느 정도 권위가 있는 저널에 실린 논문이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연구되면서 비교적 일관된 결과를 내고, 교과서에 실리거나 주요 보건기관에서 인증하여 발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신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진이다. 암의 상태, 치료방법이나 예상 경고 등에 대해서는 담당 의료진이 가장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 주변 사람이나 인터넷 검색, 보조요법 등을 과하게 홍보하는 서적의 내용만으로는(최근에는 논문을 검색해 찾아오는 환자도 많다) 오히려 걱정을 키우거나 오해를 하기 쉽다. 적극적으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은 좋은 자세지만 이를 통해 알아낸 내용에 대해서는 의료진과 상의하고 충분히 질문해야 한다. 의사소통을 통해 의료진과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진을 신뢰하지 않으면 좋은 치료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의료진을 만나기 전 질문하고 싶은 목록을 적어두는 것도 좋다.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공부하게 된 지식을 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그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라. 현명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료진을 만나기 전에 질문할 내용을 준비해둔다. 암 투병의 길에 그리고 치료 종료 후에도 스스로를 보살펴야 할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공부하고 물어보고 의논하고 감사를 전하자. 투병의 길에 가장 의지가 되는 벗은 가족 그리고 의료진이다.


암 환자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국가암정보센터의 지침을 참조하자면 이미 있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은 없다. 몸에 좋다고 소문난 음식이나 영양소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항암 치료를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고 회복을 돕는 것이 좋다.


환자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에 다양한 과일과 채소 등을 곁들여 영양결핍이 되지 않도록 하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고 끼니마다 생선, 두부, 달걀 등 단백질을 섭취하고 채소 반찬을 두 가지 이상씩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과일도 하루에 한두 번 이상 먹고, 우유나 두유 등도 하루 한 컵 이상 섭취해서 영양을 충분히 하자. 음식은 너무 짜거나 맵지 않게 조리하는 것이 좋다.


암세포는 강한 생장력으로 인해 우리 몸이 써야 할 영양분을 빼앗으며, 항암 치료 또한 환자의 체력을 많이 소진시킨다.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치료 시작 전에 몸무게를 2~3kg 정도 늘려두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수명연장보다 삶의 질

의학은 최근 수십 년간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생로병사 한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의학의 발달은 노인이 되어 살아가는 시간 그리고 투병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간을 늘렸다. 건강한 생활습관의 형성은 총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이러한 인생 여명기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아래에 세계암연구재단과 미국암협회의 보고서 중 생활습관 가이드라인 부분을 발췌해 요약한 내용을 첨부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만한 당연한 내용이지만 꾸준히 되새기지 않으면 지키기 어려운 내용이기도 하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마음에 새겨두도록 하자.


WCRF & AICR 보고서 중 생활습관 가이드라인 요약

·속보 이상의 운동을 매일 최소 30분 이상 할 것

·TV를 보는 등 움직이지 않는 습관을 자제할 것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를 피할 것

·패스트푸드를 피할 것

·400g 이상의 비전분성 채소나 과일을 매일 섭취할 것(다양한 색깔의 채소로 이루어져 있으면 더욱 좋다)

·붉은 육류를 주 500g 이하로 섭취하고, 가공육류는 최소로 섭취할 것

·술은 마시지 않거나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마실 것(1잔은 맥주 1캔, 소주 1/4병 정도)

염장류 음식, 짠 음식을 줄일 것

·출산 후 6개월까지 아기에게 모유수유만으로 영양 공급을 시행하고, 이후 모유수유와 함께 이유식을 먹일 것

·영양보조제를 섭취하기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먹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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