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ǻ
해냄
   
13500
2014�� 12��



책 소개


혼돈의 시대를 꿰뚫는 작가 조정래의 생생한 목소리

절망을 이기는 건 희망이고, 희망은 우리의 삶을 추동하는 힘이다!”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우리나라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그려낸 조정래 작가는 장편소설 정글만리를 통해 세계정세의 격변 속에서 이정표를 제시하였다. 치밀한 취재와 끊임없는 글 쓰기로 오늘날 놓쳐서는 안 될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현재진행형 작가 조정래는 어떤 관점에서 이 시대를 진단하고 있을까?

 

조정래의 시선문학과 우리 역사 그리고 사회적인 긴급한 문제에 한해 발언한다는 원칙을 문학인생 45년간 지켜온 작가가 인터뷰와 강연, 신문 칼럼 등에 공개한 의견을 엄선하고 미처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보충하여 정리한 산문집이다.

 

사회구성원이자 치열한 문학인, 그리고 후회 없는 생을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소설에서 직접 말하지 않은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 인식을 담은 이 책은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리는 노정이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라고 정의한 작가의 매 순간 진정을 다 바친 내 인생의 결정들이다.

 

저자 조정래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자신의 일생을 문학에 온전히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조정래 작가 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3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주요 작품으로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 그 그늘의 자리, 중편집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가 있으며, 이러한 조정래 전반기 문학은 조정래 문학전집(9)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2010년부터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재출간되었고, 이중 중편 비탈진 음지황토는 장편소설로 개작해 새 정본으로 삼았다. 2000년대 들어 장편소설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등을 발표했으며, 최근 중국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정글만리(3)로 시대와 사회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산문집으로누구나 홀로 선 나무』『황홀한 글감옥을 펴냈고,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차례

작가의 말

 

한국인과 중국인의 마주 보기 : 정글만리를 답파하며

글길 만 리를 돌아가니 진짜중국이 보이더라

작가의 소임, 작가의 노력

오늘,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

조정래에게 길을 묻다

작가는 시대의 나침반이다

민족주의자의 초상

문학은 한 생을 바쳐도 좋을, 아름다운 이상

등거리 외교 시대, 영세중립화의 꿈

인문학, 인간의 발견




조정래의 시선

한국인과 중국인의 마주 보기 : 『정글만리』를 답파하며

『태백산맥』과 『한강』을 거쳐 ‘현재 이곳’으로

개혁개방 10년의 자본주의가 12억 인구를 배부르게 먹게 했고, 사회주의 중국을 구한 것입니다. 곧 ‘물적 토대의 유무’가 소련과 중국의 운명을 가른 것입니다. 이런 현실은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수천 년에 걸친 동서양 역사의 절대적 공통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모든 왕조는 백성을 굶주리게 해서 무너졌다.’ 이 고전적인 정의가 20세기를 끝내는 시점에서도 정확하게 적용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의 현실을 발견한 순간 제 머리에 떠오른 것은, ‘개혁개방 10년의 결과가 이 정도라면 앞으로 20년, 30년이 지나면 중국은 과연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이건 중대한 문제다’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소설 소재는 그렇게 얻어졌습니다.


서구 편향적 인식의 폐해

2차 대전 이후에 서양 강대국들은 그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세계 지배를 꾀해왔습니다. 영토를 강탈하는 직접적 식민지 지배가 아니라 경제력을 이용한 간접적 시장 지배가 그것입니다. 그 변형된 제국주의 지배에 약소국들이 대항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민족주의로 뭉치는 것뿐입니다. 그 정신적 무기를 해체 내지는 약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음모를 자행하는 것이 민족주의의 무조건 매도입니다.


시대의 모순을 그려내는 장편서사의 필요성

그건 다름 아닌 우리 역사의 처절한 아픔과 슬픔에 대해서 써야 한다는 자각이었습니다. 우리는 5천년 역사를 통해서 크고 작은 외침을 천여 번, 정확하게 931번을 당했습니다. 그러다 끝내는 나라를 빼앗겼고, 그 연장선에서 민족이 분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단 대결 때문에 써야 할 것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속박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작가로서는 더 쓰고 싶은 갈망에 허덕이게 됩니다. 저는 그런 척박한 역사의 땅에 태어난 작가로서 그 상처와 진실에 대해 쓰지 않으면 참된 작가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이라는 ‘정글’

그 넓디나 넓은 시장에 세계 500대 기업의 97퍼센트가 진출해 있고, 우리나라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수만 개가 나가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의 기업들이 우리 남한의 100배 크기인 중국 대륙에서 총소리 나지 않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전쟁에는, 모든 전쟁이 그렇듯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정글법칙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망망대해의 인간 정글, 그것이 14억 중국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만리장성은 중국의 상징 아닙니까. 그래서 ‘정글’과 ‘만리’를 복합시키게 된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공존을 위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 인식은 너무나 편파적이고 일방적입니다. ‘짝퉁 천국이다, 더럽다, 게으르다’, 이 세 가지로 중국을 다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참 경박하고도 위험한 인식입니다. 그들은 고속철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 발전하면서 짝퉁도 줄어들고, 더러운 것도 깨끗해지고, 게으른 것도 부지런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을 40년이나 앞당겨 G2가 된 것은 중국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열성적으로 일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증거 아닙니까. 특히 우리는 중국보다 잘산다고 교만스럽게 뻐겨서는 안 됩니다. 중국은 14억 인구로 평균을 내면 1인당 GDP가 4,500~5,000달러 정도지만, 개혁개방을 일찍 한 동부연안의 대도시들만 골라 1인당 GDP를 따지면 2만 달러가 넘는 인구가 이미 2억입니다. 우리 5천만 인구와 대비해 보십시오. 이래도 중국사람들 앞에서 자대(自大)를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그들의 문화의 깊이와 넓이도 진지하게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정글만리』가 그러한 일들에 조금이나마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작가는 시대의 나침반이다

조정래 작가는 하드코어다. 새로 낸 책 『정글만리』는 원고지로 3,615장이다. 바닥에 쌓으면 어른 가슴 높이에 이른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등 그동안 쓴 소설을 원고지로 쌓으면 몇 층짜리 건물 높이에 맞먹는다. 그는 컴퓨터 대신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쓰고, 휴대전화조차 없다. 설 연휴 빼고 1년 362일, 매일 열두 시간 넘게 서른 장씩 글을 쓴다. 그는 이런 생활을 ‘황홀한 글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세상사는 결국 노동이고 모든 노동은 치열함을 요구할 뿐 감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단 문제를 다루다

작가 정신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작가는 인생을 총체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역사를 통해 과거를 알고, 사회를 통해 현재를 인식하여 미래를 조망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다 문제가 있다. 그런 모순된 현실을 타파하려는 의식을 가져야 위대한 작품이 나온다.


작가란 무엇으로 살아가는 사람인가요?

문화사가들이 내린 작가의 정의는 ‘그 시대의 스승’이다. 또 그 시대의 등불이며 나침반이라고 했다. 모든 작가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위대한 작품으로 업적을 세웠을 때만 그렇게 대접받는다. 그런 정신을 먹이로 삼아서 살아야만 그런 황송한 정의에 근접해 가는 작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에게는 현실적 권력도 재력도 없다. 그러나 진정성을 갖춘 작품을 진실되게 써내면 모든 사람들의 영혼 속에서 영생을 누릴 수 있다.


죽기를 각오하고 쓰라

후배 작가들에게 한마디 해주십시오.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너무 좋아 나는 평생의 길잡이로 삼아왔다. 영혼을 담아 치열하게 노력하길 바란다. 괴테의 말처럼 80세가 돼도 소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90세를 넘긴 작가라도 작품에선 나이를 알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1,000만 명이 보고, 뮤지컬도 100만 명쯤 보는 시대다. 좋은 작품이 없는 것이지, 국민이 책을 안 읽거나 소설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죽음이 보일 때까지 노력하라. 시대의 등불이 되고 나침반이 되고 싶으면 말이다.


요즘 ‘행복한 인생’이 전 국민의 화두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P>돈이 없어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못 간다고 불행해하지 말라. 배를 타고 가면 비행기로는 못 보는 아름다운 산하를 볼 수 있다. 망망대해와 수평선,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 많이 갖는 것, 높이 빨리 가는 것 대신 자신의 속도로 인생을 살면 아름다운 것을 수없이 만난다.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는 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속도로 해나가기 위해선 독서를 권한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요?</P>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려가는 노정이다. 그리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다. 매순간 긴장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면 목표는 이뤄진다. 설령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후회 없는 인생이 된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필부도 노력하면 신을 능가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한 생을 바쳐도 좋을, 아름다운 이상

저는 35년 동안 글을 써오면서 저의 재능을 믿기보다는 미련하도록 전력투구하는 ‘성실’을 믿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써낸 20년 동안 술을 한 번도 마시지 않았고, 입산 승려처럼 사회와 절연하다시피 했고, 세 군데의 잡지와 신문에 연재하는 동안 원고가 늦어져 담당기자들의 전화를 받은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원고지에 오자 하나 없이 글씨를 또박또박 써나가고, 문장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글씨의 획이 하나 비틀어지더라도 원고지를 찢어 버리고 다시 쓰고 했던 것은, 원고지가 지저분해지면 제 영혼이 더러워지고 혼탁해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얼핏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대와 이야기와 주인공이 완전히 다른 각기 독립된 별개의 소설들입니다. 다만, ‘우리의 근현대사 3부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중시해 편하게 부르는 이름이지요.


그런데 그 소설들 중에서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민중이 역사의 핵이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원동력이라는 점이고, 둘째는 친일파들이 우리의 민족사에서 얼마나 악덕이며 우리의 사회질서와 사회양심을 파괴하는 데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를 밝히려 한 것이고, 세 번째는 우리의 분단상황 속에서 남과 북의 정권 지배집단들이 역사를 얼마나 왜곡시키고 변질시켰는지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민중과 민족은 시대환경에 따른 별칭이지 제 작품에서 그것을 굳이 구분하려고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은 ‘역사소설’입니다. 왜냐하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는 시제로 따져 전부 ‘과거’이며, 역사를 형성하는 인간사 모두는 소설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논리에 반대할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역사가는 문학을 몰라도 역사가가 될 수 있지만 작가는 역사를 몰라서는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인문학, 인간의 발견

인문학의 본질을 한마디로 하자면 ‘자아 찾기’이며, 그것은 곧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삶의 길 찾기’인 것입니다. 그 길을 바르게 찾고, 올곧게 가기 위해서 첫 번째 필요한 것이 자기네 모국어를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혼적 존재이고, 영혼을 가장 강력하게 지배하는 것은 언어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바로 언어의 마력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길을 모색하고 확립해 나아가는 절대적 기능을 하는 것이 언어라는 사실입니다. 세계화로 세상이 어떻게 변한다 해도 우리는 한국인이며,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한국인답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의 궁극적 화두라는 사실입니다. 그 화두를 제대로 풀 수 있으려면 우리는 근본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완벽하게 습득하고 구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언어는 우리의 삶을 보다 풍족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이고 방법일 뿐입니다.


상점 이름이며 아파트 이름들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영어로 넘쳐난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텔레비전에 이어 신문들까지도 고정 지면을 영어 이름으로 지어대더니만, 서울 앞에다가 ‘Hi’를 붙이는 그 경박하고 천박한 짓을 하자 각 지방 대도시들이 우리가 질까 보냐 하고 서로 다투어 영어 치장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유행적으로 태어난 것이 북페스티벌이고 템플스테이입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우리나라 글로 쓴 책을 가지고 벌이는 행사인데 북페스티벌이 뭡니까. ‘책잔치’라고 하면 어디가 덧납니까.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전통과 가장 한국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사찰 행사에 템플스테이는 또 뭡니까. 왜 ‘산사체험’이라는 뜻 분명한 좋은 말을 내버리고 애매모호하게 템플스테이라니요. 우리들의 속 빈 행태의 현주소가 그렇습니다.


지난 정권 5년 동안에 우리의 수려한 4대강만 망가지고 살해당한 것이 아닙니다. 돈 제일주의의 복창에 따라 우리의 교육과 영혼도 급속도로 황폐화되었습니다. 대학마다 ‘돈 안 되는 학과’들은 줄줄이 폐과되기 시작해, 철학과를 필두로 하여 독문과 불문과가 문을 닫으며 학생들의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시끄럽더니만 급기야 어느 대학에서는 국문과까지 없애고 말았습니다.


인문학은 무엇일까요? 그건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발견’입니다. ‘나’뿐만이 아니고 ‘당신’도 발견하고, 그리고 ‘우리’ 모두를 발견하는 일, 그것이 인문학이 하는 일입니다. 그 발견은 곧 ‘인간의 제각기 다른 개성 존중’이고, 그것은 ‘서로 다른 능력의 존중’이 되며, 그것은 다시 ‘인간의 상호 가치 존중’으로 발전하며, 그것은 마침내 ‘인간 존엄의 인식’에 이르게 됩니다. 그 아름다운 가치 실현이 우리들의 인식의 튼튼한 기둥으로 서게 되면 우리 사회의 나만 잘 되고자 하는 과도한 경쟁도 잦아들게 될 것이고, 개성을 무시하는 강압 교육도 없어지게 될 것이고, 인간 차별이나 인간 무시의 악습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제각기 기준이 다르겠지만, 인문학적인 견해로 보자면 ‘성공한 인생’은 이렇습니다.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열심히 즐겁게 해나가고, 그리고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노년을 맞는다면 그건 참으로 ‘성공한 인생’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성공 역시 돈의 액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은 삶의 수단으로써 소중한 것이되 내 머리 위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여러분의 발 아래 두고 충직한 종으로 부리십시오. 그럴 수 있는 힘은 인문학 서적을 꾸준히 읽는 속에서 길러지게 됩니다. 책을 벗삼으면 그 벗들은 여러분의 인생길을 틀림없이 밝고 행복하게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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