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재일 한국인 최초의 도쿄대교수 강상중의 자전 에세이.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 땅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자이니치(재일 한국인) 1세대인 어머니의 삶과가족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실제 저자의 어머니와 자신의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책은 그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고, 소설적 기법을사용해 어머니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놓았다.
일제강점기에식민지 여성으로 태어나 교육도 받지 못하고 언어도 모르는 일본으로 건너와 태평양전쟁 전후 혼란기를 거치면서 살아남는 데 전력을 다한 어머니,가난한 소작농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장의 역할을 짊어지고 평생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묵묵히 일만 해왔던 아버지. 그들의 삶의 조건은 당시 재일한국인들의 일반적 처지였다. 일본에서도 철저하게 음력을 지키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굿을 하면서, 차별과 생활고 속에서 여성으로 꿋꿋하게살아온 어머니의 인생은 ‘재일’의 역사 그 자체였다. 그리고 재일 2세로 차별 당하며 정체성에 대한 혼란 속에서 어두운 사춘기 시절을 보낸살아온 형 마사오와 저자의 일화는 우리에게 ‘재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 저자 강상중
1950년 일본 규슈구마모토현에서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재일교포 1세이다. 일본이름을 쓰며 일본 학교를다녔던 그는 차별을 겪으면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와세다대 정치 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숙부의 권유로 처음 한국을찾았고,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후 일본이름 "나가노 데쓰오"를 버리고 한국이름 "강상중"을 쓰기시작했고, 한국사회의 문제와 재일 한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
현재 도쿄대 정보학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며 도쿄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재일강상중』『내셔널리즘』『세계화의 원근법』『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두 개의 전후와 일본』『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향하여』『고민하는 힘』,『청춘을읽는다』『반걸음만 앞서가라』등이 있다.
■역자 오근영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소설가들을 발굴해소개해왔다. 옮긴 책으로『소문』『유리정원』『여섯 번째 사요코』『굽이치는 강가에서』『이상한 나라의 토토』『소년H』『왜 지구촌 곳곳을돕는가』『반걸음만 앞서가라』『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2』『불량하게 나이 드는 법』『명탐정 마사의 사건 일지』등 다수가있다.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봄 바다에 이별을 고하며
구마모토에 도착하여
옥음방송이 있던 날
전후 혼란 속에서
뜻밖의 만남
서로 몸을 기대며
새로운 이별
새 생명의 탄생
데쓰오, 태어나다
피를 나눈 형제 이상으로
어머니의탄식
나가노 상점
제사
사춘기의 방황
한 통의 편지
추억은 멀리
재회
숙부의 비애
강상중을 되찾다
가슴속 응어리
세월은 흘러가고
이와모토 아저씨
아버지의 죽음
다시 고향의 바다
두 개의 목소리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