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구슬 - 우리고전 100선 1

   
유금(편역: 박희병)
ǻ
돌베개
   
7500
2006�� 11��



■ 책 소개
18세기 조선의 시인이자 실학자인유금(柳琴, 1741~1788)의 시집 『말똥구슬』이 국내 최초로 번역, 발표되었다. 유금은 유득공의 작은아버지이며 연암 박지원 일파의 한사람이다. 문학과 예술과 자연 과학에 두루 탁월했지만, 신분적 제약 때문에 평생을 불우하게 살았던 유금의 정신세계와 그 시의 개성을 엿볼 수있다.

 


"말똥구슬"이라는 시집 이름은 연암 박지원이 이 시집에 써 준 서문인 「말똥구슬 서문」을통해 알려졌지만, 이름만 전할 뿐 자료가 발견되지 않다가 2004년 발굴된 자료를 박희병 교수가 최초로 번역하게 되었다. 이 책은 중요한시인이자 실학자인 유금의 정신세계와 그 시의 개성을 생생하게 살려놓았다.


세계에 대한 성찰, 현실 문제에 대한 풍부한 고민, 다양한 사실의 정교하고 치밀한 기록.우리 고전에 녹아 있는 선인들의 경험과 사유를 정제된 문장으로 옮기고(시가는 원문 함께 수록), 각 권마다 충실한 해설과 작품평을 실었다. 또부록으로 작가 연보와 작품 원제를 수록, 해당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권위주의적이고 고지식한 고전의 이미지를 탈피해 부담감 없이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된『우리고전 100선』제1권으로, 우리 고전의 문장의 멋을 고스란히 녹여내면서도 품격과 아름다움, 깊이를 고루 갖춘 것이특징이다.


■ 저자 유금
시인, 실학자. 1741년에 태어났다.연암일파의 일원이며, 유득공의 작은아버지다. 기하학과 천문학에 조예가 깊고, 거문고와 해금 연주에 뛰어났으며, 전각에서도 일가를 이루었다.이렇듯 문학과 예술과 자연 과학에 두루 탁월했지만, 신분적 제약 때문에 평생 불우한 삶을 살았다. 1788년 생을 마쳤다.


■ 편역 박희병 
서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졸업했다『한국전기소설의 미학』으로 1998년 제3회 성산학술상을 받았으며,『한국의 생태사상』으로 제40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인문과학 부문저작상을 받았다. 경성대 한문학과 교수와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를 거쳐, 2007년 현재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한국 고전인물전 연구』 『조선 후기 傳의 소설적 성향 연구』『선인들의 공부법』『한국 고전소설의 세계』(공저), 『한국의 생태사상 - 돌베개한국학총서 3』 『거기, 내 마음의 산골마을』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나의 아버지 박지원』등이 있다.


■ 차례
간행사
책머리에
서문 -박지원


여름밤
소낙비
비가 개자 윤삼소 집을 방문했는데 그 도중에 짓다
답답한마음을 풀다
기축년 중복 때 벗들과 옥폭동에 피서 가서 함께 읊다
읍청정
기축년 중복 때 읍청정에 피서 갔는데 크게 바람이 불고뇌성을 동반한 비가 쏟아져 산의 폭포수가 굉장하였다
압구정
독서당
비 갠 날 강가 정자에서의 흥취
강가 누각에서 밤을자다
두물에서 물고기 잡는 것을 보다
아내에게
장마
7월 14일 밤
반지에서 연꽃을 감상하다
어떤 사람의 부채그림에 적다
한번 웃노라
송중서 집에서 조후계의 시에 차운하여 윤문서에게 주다
윤문서에게 주다
이여강이 오다
여강이가다
돌아가는 여강을 전송하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윤수재를 전송하다
가을밤
어찌할꺼나
서쪽 교외로 가는도중에
오리의 저녁 흥치
강고개를 넘으며
밤에 범박골에서 자다
나그네 잠자리
농가
저녁에 숯고개에서바라보며
벼베기 노래
가을비
아침 들
부평의 윤사문 벽상의 시에 차운하다
부평에서 돌아와 윤삼소가 내포로 떠났다는말을 듣고
영남으로 놀러 가는 송사언을 전송하며
기이한 것 좋아하는
닭은 발톱으로 할퀴고
오늘 밤 노래
재선을그리워하며
서여오 집
어떤 사람을 대신하여 장난삼아 두 기생에게 주다
4월, 둥지를 친 까치를 보고 감탄해서 짓다
여름날눈앞의 풍경
서쪽 이웃집에서 술에 취한 후 운을 집다
큰비
비가 그치다
밤비
증남이 태어나다
금릉에서삼짇날에
소일 삼아
농부의 집
박군의 서실에 쓰다
6언 다섯 수
무자년 한가위에 아우 및 조카와 성묘 가려고 했으나비가 와서 못 가게 되자 함께 시를 읊으며 회포를 풀다
비 반기는 노래
병으로 누워 지내며


해설
유금 연보
작품원제
찾아보기





말똥구슬


한번 웃노라
그렇고 그런 30년 인생
부귀와는 담을 쌓았네.
밤비에 수심이 쌓이고
추풍에 감개가 많아라.
사람들 모두 이리 악착스러우니
세상 보고 한 번 웃노라.
농사지을 땅이나 조금 있으면
밭 갈며 자유롭게 살아갈 텐데.


서쪽 이웃집에서 술에 취한 후 운(韻)을 집다
비 막 내리려고 저녁 안개 끼고
하늘가 아득하고 먼 산은 낮아라.
반쯤 취하자 사람들 노곤해 돌아가는데
흙탕길 보니 나귀가 길 잃었구먼.


이여강(李如剛)이 오다
새집 단장 아직 안 끝났는데
벗이 찾아와 시 짓자 하네.
그대의 은근한 마을 알거늘
가난을 핑계로 어이 거절하리.
서쪽 이웃집에서 종이를 얻어 와
창호(窓戶) 얼른 도배를 하고
나의 작은 소나무 분(盆)을
방 한구석에다 갖다 놓았네.
내겐 여종 달랑 하나 있는데
마침 어젯밤 해산하였지.
아픈 아내 살그머니 부엌에 들어가
밥하는 것이 객이 알까 조바심 내네.
“반찬 안 좋다 나무라지 말고
날 위해 배불리 먹기 바라네.
많이 먹으면 주인이 기쁘고
적게 먹으면 주인이 부끄러우니.
괴상하네 그대가 집을 떠나와
스스로 이렇게 고생하는 게.
그대여 문자(文字)를 알고자 할진댄
젊은 시절 헛되이 보내지 말게나.“


기이한 것 좋아하는
기이한 것 좋아하는 영숙(永叔)이 왔네
노복도 없이 눈 맞으며 나귀 타고서.
들으니 술 엄청 좋아한다지만
가난해 돈이 없어 모른 체하네.
커다란 모과만한 일본 다관(茶館)은
윤씨 집에서 빌려온 거지.
접때 병이 있어 형암(炯菴)에게 갔더니
한 움큼 명란차(名蘭茶)를 내게 주었네.
흰 눈을 다관에 넣고 끓여서
차를 우려내니 맛이 참 좋군.
어떤 농부가 계란을 주는데
짚으로 엮은 것이 꼭 콩깍지 같네.
화로(火爐)에 불이 있고 여흥이 다하지 않아
다관에다 몇 개 넣어 삶아 보았네.
거문고 불사르고 학(鶴) 구워 먹은 이 있다 하더만
나라에 보탬이 되는 재주 내게는 없군.


병으로 누워 지내며
하늘이 내게 칠십까지 허락한다면
내 앞에 남은 해 스물세 해군.
수십 년 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쩐지 꼭 수년 전 같네.
여기저기 나그네로 떠돌았었고
집에 오면 늘 굶주리었지.
옛사람의 글을 좀 보긴 했어도
천하를 놀라게 하지는 못했네.
이전부터 담박함을 좋아하여서
몸이 더럽혀질까 늘 걱정했었지.
사람을 만나는 건 꺼리지 않아
기탄없이 말하되 재주는 감췄네.
지금 병들어 누워 있으니
창가의 나무 퍽 청초하여라
맑은 바람 뜨락의 나무에 불고
장미는 꽃망울이 맺혀 있고나.
몸 굽혀 새로 지은 시를 적다가
고개 들어 피어오르는 흰 구름을 보네.
술을 본래 좋아하는 건 아니나
흥치가 이르면 술잔을 드네.
사내자식 어리석을 책 안 읽어도
딸아이는 내 흰머리 참 잘도 뽑지.
벗은 뭐 하러 찾아오는지
주인이 이리 오래 누워 있는데.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