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편지

   
우장훙(역자 : 임병진)
ǻ
넥서스
   
9800
2005�� 07��



 ■ 책 소개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우춘의 어머니 우장훙이 아들의 유학시절 매주 한 통씩 써 보낸 편지를 한 데 엮어 책으로 냈다. 저자 우장훙은 아들의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온갖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매주 아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사랑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저자의 아름답고 의미있는 문장들 속에는 사람들이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원칙과 지혜, 마음가짐과 자세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또한 아들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어머니의 사랑과 격려, 인생철학이담겨 있다. 이 책은 2004년 중국에서 처음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각종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저자는 현재 가정교육 전문가이자강연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 저자 우장훙
우장훙은 중국의 가난한 공장노동자로 일하면서 아들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워낸 어머니이다. 아들의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매주 한 통씩따뜻한 격려와 사랑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들을 엮은 책이 출간되자마자 "전국 청소년이 좋아하는 100종 우수도서","우수교육도서추천목록"에 선정되는 등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평범하고 위대한 어머니"라 불리며 13억 중국인들에게 지혜와감동을 전해준 필자는 2005년 현재 가정교육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 역자 임병진
임병진은 충북대학교중어중문학과 졸업하고, 중국에서 1년 6개월의 어학연수를 거친 후 중국어와 영어를 통번역하고 있다. 2005년 현재 강릉대학교 국제교류원기획부에 재직 중이다.


■ 차례
여는 글 - 가슴으로 읽어야 할52통의 편지 
추천의 글 - 사랑으로 전하는 이야기 


첫번째 편지 ― 용기 있는 첫걸음이 만들어낸 기적
두번째 편지 ― 몇 마디 더물어봐도 괜찮다
세번째 편지 ― 얼굴 좀 두꺼우면 어떠랴
네번째 편지 ―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워라
다섯번째 편지 ― 순풍에 돛단 듯한 인생은 없다
여섯번째 편지 ― 어머니라는 여인의 힘
일곱번째 편지 ― 면접관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여덟번째 편지 ―만석꾼과 가난뱅이의 내기
아홉번째 편지 ― 상처 입은 나무가 단단하다
열번째 편지 ― 매일 조금씩 위험을 무릅써라
열한번째 편지― 스스로 결정하라
열두번째 편지 ― 기적을 창조한 말 한마디
열세번째 편지 ― 험담에 신경 쓸 필요없다
열네번째 편지 ―콩알보다는 강해져라
열다섯번째 편지 ― 귀머거리 두꺼비의 승리
열여섯번째 편지 ― 상대방을 위로하는 열 가지 원칙
열일곱번째편지 ― 당신을 도와준 사람이 다시 당신을 돕는다
열여덟번째 편지 ― 글씨 잘 쓰는 것도 장점이다
열아홉번째 편지 ― 지금 칼등을갈고 있는가
스무번째 편지 ― 문제의 원인은 사소한 것
스물한번째 편지 ―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
스물두번째 편지 ―문
스물세번째 편지 ― 선의는 우정을 지켜준다
스물네번째 편지 ― 인생은 양배추를 파는 것
스물다섯번째 편지 ― 인생의 시련앞에서
스물여섯번째 편지 ― 늘 뭔가를 하고 있었으니까
스물일곱번째 편지 ― 일년 후에 가는 것과 오늘 가는 것이 무슨차이지?
스물여덟번째 편지 ― 당신의 발에 편자를 박았는가
스물아홉번째 편지 ― 행복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린다
서른번째 편지 ―실패에 대한 준비는 성공의 기회를 넓혀준다
서른한번째 편지 ― 어머니의 손
서른두번째 편지 ― 물을 주지 않은 나무가 튼튼하게자란다
서른세번째 편지 ― 가슴으로 들어라
서른네번째 편지 ― 인생은 섭씨 0도에서도 끓는다
서른다섯번째 편지 ― 저돌적으로기회의 문을 두드려라
서른여섯번째 편지 ― 적극성과 소극성
서른일곱번째 편지 ― 용서를 기다리는 파커
서른여덟번째 편지 ―완전히 독립적인 오늘
서른아홉번재 편지 ― 뺨을 때린 친구와 목숨을 구해준 친구
마흔번째 편지 ―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편지
마흔한번째 편지 ―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마흔두번째 편지 ― 당신만의 생각이 세상을 움직인다
마흔세번째편지 ― 천당과 지옥이 차이
마흔네번째 편지 ―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마흔다섯번째 편지 ― 칭찬에는 돈이 들지않는다
마흔여섯번째 편지 ― 원한은 자신을 해친다
마흔일곱번째 편지 ― 빗나간 화살이 과녁에 맞는다
마흔여덟번째 편지 ― 계란을한 바구니에 담아라
마흔아홉번째 편지 ― 모차르트가 피아노를 연주한 나이, 3세
쉰번째 편지 ― 착한 품성은 놀라운 기회를준다
쉽한번째 편지 ― 왜냐하면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쉰두번째 편지 ― 실패자의 성공


부록 - 편지에 담긴 이야기를 전한 사람들




어머니의 편지


용기 있는 첫걸음이 만들어 낸 기적
미국의 스파이더맨 버슨 햄을 기억하는가? 1983년 맨손으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등반한 불굴의 사나이. 그는 뛰어난 기술로 위험천만한 초고층 빌딩을 등반해 당당히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러자 미국의 고소공포증치료연합회는 이 맨손의 스파이더맨에게 치료회의 심리고문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


미국에는 8만여 명의 고소공포증 환자들이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갖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의자 위에서 형광등을 바꾸는 일조차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초청장을 받은 버슨 햄은 고소공포증치료연합회 회장 로만슨에게 전화를 걸어 1042번 회원의 개인 정보를 찾아보라고 말했다. 1042번은 다름 아닌 버슨 햄이었다. 고소공포증 환자들의 우상이 된 버슨 햄이 바로 과거에는 매우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였던 것이다.


로만슨 회장은 경악했다. 1층 베란다에 서기만 해도 부들부들 떨던 사람이 어떻게 맨손으로 400미터가 넘는 초고층 빌딩을 오를 수 있었을까? 고소공포증 환자들에겐 풀고 싶은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었다. 로만슨 회장은 버슨 햄을 찾아가 직접 성공 비결을 들어보기로 했다.


로만슨이 필라델피아 교외에 자리한 버슨 햄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는 막 버슨 햄의 빌딩 등반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행사장 가운데서는 버슨 햄 대신 한 할머니가 10여 명의 기자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녀는 아흔 네 살의 버슨 햄의 증조모였다. 버슨 햄이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는 100킬로미터나 떨어진 글래스보로에서 여기까지 쉬지 않고 줄곧 걸어왔다는 것이다. 할머니도 증손자의 도전정신에 화답하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의 축하법이 또한 세계 신기록이 되었다.


『뉴욕 타임즈』의 한 기자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100킬로미터를 걸어 손자를 보러 오기로 마음먹었을 때 혹시 연세나 건강 때문에 망설이지는 않으셨습니까?” 할머니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단숨에 100킬로미터를 달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러나 한 발짝 걷는데는 용기가 필요 없지요. 그저 한 발 한 발 계속 걷다 보면 한 발이 또 한 발이 되고 한 발이 또 한 발이 되어 100킬로미터를 갈 수 있답니다.”


로만슨은 할머니의 말씀을 엿듣고는 단번에 버슨 햄이 고층빌딩을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깨달았다. 버슨 햄도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용기로 400미터나 되는 높은 고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서 기적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기대는 것은 최초의 용기가 아니다. 최초의 용기를 끝까지 남겨두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다. 그러니 기적은 누구나 창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한 번 소리쳤다 하면 사람들이 놀랄 정도이고, 한 번 날았다 하면 하늘을 뚫는다.’ 세상의 기적은 이렇게 놀라운 힘을 발휘한단다. 그러나 기적은 단번에, 그리고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한 발 한 발 모아진 작은 행동이 폭발적인 힘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는 거지. 이렇게 기적은 용기를 잃지 않고 괴로움을 견뎌내는 자에게 내려지는 축복이란다. 아들아, 꼭 기억하렴. 기적은 네게도 올 수 있단다. 네가 포기하지 않는 한.


얼굴 좀 두꺼우면 어떠랴
직장을 구하는 일은 이제 총성 없는 전쟁이 된지 오래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면? 그래서 더 이상 써먹을 방법조차 없다면? 그럼 ‘철면피‘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일자리를 찾아 나선 전직 영업사원 리앙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느날 리앙은 신문광고에서 기한이 이미 지나버린 영업사원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오랜 백수생활에 지친 리앙은 고민 끝에 한번 도전해 보리라 결심했다. 리앙은 무작정 찾아가서는 사장에게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자신은 이 회사가 생산하는 여러 제품을 팔아본 경험이 아주 많고, 자기 나름대로 폭넓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높은 실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사원을 뽑았다는 사장의 차디찬 대답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거절을 당했지만 그녀는 다시 용기를 냈다. 여기서 멈추면 앞으로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영영 잃을 것만 같았다. 리앙은 사흘이 멀다 하고 회사에 찾아가서는 자신의 장점과 영업 경력을 소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들려오는 건 싸늘한 거절뿐. 사장은 굴하지 않는 그녀의 행동에 제동을 걸려는 듯 더 냉담하게 굴었고, 회사 직원들에게도 그녀는 귀찮은 존재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드기 작전이 영 효과가 없자 리앙은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교란작전’이었다. 사장의 방에 가서 괜히 화를 돋우기보다는 이 방법이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사장 휴대폰에 메시지도 남겼다. 사장은 이 성가신 여자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안 하던 욕까지 했다.


“나 좀 잠시라도 가만 두면 안 돼?” “어디 한번 해볼 테면 해보라지, 당신 같은 찰거머리를 고용하는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사장이 온갖 질타와 욕설을 퍼부어도 리앙은 변함없이 부드러운 말투와 미소로 화답했다. 리앙은 사장과 직원들의 질시와 업신여김에 분노를 느끼거나 힘들어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일은 그녀의 인생에서 넘어야 할 작은 산일 뿐이었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리앙과의 부딪힘이 반복되자 사장의 태도가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 찰거머리 여인이 안보이면 사장은 그녀가 궁금해졌다. 궁금증은 급기야 그녀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리앙과 마주치면 몇 마디 주고받기까지 하였다. 리앙과 사장이 그야말로 2개월 간의 ‘유격전’을 벌인 후의 일이었다.


결국 사장은 유격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녀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 직장을 구하려는 그녀의 사정에 나 몰라라 하지 못했다. 사장은 리앙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정말 영업사원은 필요없다네. 게다가 자네의 그 찰거머리 기질은 영업사원을 하기에는 아까우니 영업부장을 하게.”


수박씨를 주우려다가 수박을 통째로 얻은 격이었다. 사장은 이어서 말했다. “자네의 용기에 내가 감동한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네. 자네의 그 철판보다 두꺼운 얼굴이 끊임없이 나를 성가시게 하고 내 업무를 교란시키는 것에 내가 두 손 번쩍 들었네. 자네의 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가 고통스러우니 이제 어쩔 도리가 없어. 자신을 팔지 못하면 결코 멈추지 않는 그 집착! 그것이야말로 우리 회사에서 영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자네를 고용하기로 한 걸세.”


자존과 오만을 구분할 줄 아는 분별력을 키우거라. 자존이란 리앙처럼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란다. 리앙은 비록 철면피라는 말을 듣고 온갖 수모를 당했지만 ‘나를 팔지 못하면 절대 멈추지 않겠다’라는 굳은 신념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았어. 꿈을 이루겠다는 집착은 네 이상의 실현을 훨씬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단다. 자, 이제 목표를 세우거라.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거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네 인생의 기회는 활짝 열려있단다.


매일 조금씩 위험을 무릅써라
“‘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가? 활력이 필요한가? 새로운 설렘과 아침잠에서 깨어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조금씩 위험을 무릅쓰는 것‘ 이다.” 외국의 한 심리학서에 씌여진 글귀이다.


‘위험’은 피하고 싶은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위험은 널려 있다. 먼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다. 삶을 영위하는 기본적인 도구나 방어기구가 부족한 원시인들에게 몸은 생활을 영위하는 가장 기초적인 도구였고, 따라서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었다. 생고기를 얻기 위해 사나운 짐승과 새를 포획하고 손으로 직접 화전경작을 일구던 시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생각을 확장하면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원시시대의 위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어서 어쩌면 단순한 위험이었고, 따라서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자연의 힘을 거스를 수 없는 나약한 존재였다.


그에 비해 현대는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으로 매일 신음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자연을 지배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의 가치관에서 비롯되었다. 과거에는 호랑이나 독사 같은 것을 무서워했다면 지금은 비행기 추락사고, 교통사고, 환경오염, 폭력, 살인, 실업 등 지구 환경과 같은 인간생활에서 비롯된 위험을 두려워한다.


인간은 또 다른 측면으로 위험을 즐기기도 한다. 번지점프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그 예다. 시장은 ‘모험‘을 상품으로 내걸고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위험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했다면 지금은 쾌락, 스포츠로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위험이 더해질수록 얻을 수 있는 쾌락의 강도는 더 세진다. 이런 쾌락 놀이는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도 없다. 나같이 기준 체중에서 초과되는 사람을 밧줄을 단단히 묶지 않는 한 액션 어드벤쳐가 아니라 그야말로 죽음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위험이 많을까, 아니면 부자에게 많을까? 당연하게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건설 현장에서 ‘노가다’라 불리는 일용 노무자들. 안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공장 노동자들, 대중의 즐거움을 위해 위험천만한 곡예를 부리는 거리의 곡예사들, 사다리를 타고 연기에 그을리고 불에 데기도 한다.


반면 돈 많은 부자는 돈을 벌기 위해 육체 노동을 하는 일이 별로 없다. 대신 부자들은 돈을 지불하고 위험을 감수한다. 예를 들어 투자나 도박 같은 것들. 간혹 우리는 거기에 잘못 빠져 자살하거나 정신 질환을 겪는 모습을 주변에서 목격하기도 한다.


이처럼 위험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인간은 위함을 두려워하거나 맞서 이기거나 감수하거나 즐기기도 하는 매우 복잡한 존재처럼 보인다.


위험은 좋고 나쁨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위험이 있는가? 위험이 이익을 가져다 주는가? 잠재적 위험이 인류 발전에 이로운가? 나쁜 위험은 또 무엇인가?


휴! 이야기의 주제가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작은 위험엔 무엇이 있을까? 사람들은 매일 조금씩 위험을 무릅쓰고 산다. 따분한 일상을 빠져나오고 싶어 흥분이나 작은 위험을 즐기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은 참신해 보이기까지 한다. 내가 스스로 세운 모험의 범주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경험해 보는 것. 물론 법을 어기거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예전에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음미해 보는 것도 해당한다. 조건은 너무 비싸지 않아야 하고 희귀동물에 군침 흘리지는 말아야 한다.


어쩌면 도시인들에게 모험은 과시하고 낭비하고 싶은 ‘욕망‘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보통 티베트나 인도 가는 것을 사람들은 다소 모험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 경비만 해도 엄청난데 편리한 위생시설도 화려한 볼거리도 없는 불편하기만 한 여행지를 큰 돈 들여가며 꾸역꾸역 찾아가니 말이다. 어려서 그곳에 갔을 때는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매월 6위엔(한화 900원)을 지급 받는 여군이었으며 75 전(한화 100원)의 위생비까지 받았다.


얼마 전 나는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작은 모험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내가 늘 타던 버스가 막 도착했을 때 콩나물처럼 빈틈없이 들어찬 사람들을 보고는 다른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방법이었다. 익숙한 버스를 타지 않고 새로운 버스를 탔다. 그런데 이놈의 버스가 목적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여기 저기 돌았고 또 심하게 붐볐으며 결국 차비도 더 냈다. 결국 숨을 헐떡거리며 지각 1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후회를 하면 뭐 한담. 내가 저지른 일인걸….


그래도 그날의 작은 모험은 우습게도 내게 생활의 긴박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는 내내 심장은 벌렁벌렁, 넘어질 듯 달렸고 부딪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미안하단 말을 반복하며 얼굴 빨개지기를 수도 없이 했지만 모험은 재미있었다. 게다가 저렴한 모험이었다. 차비만 몇 푼 더 들였으니….


다음날의 모험은 식당에서 했다. 나는 평소 서너 명의 학과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다. 각각 요리를 주문하고 접시들이 모이면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이뤄진다. 나는 평소 길게 썬 돼지고기볶음과 닭고추볶음 같은 음식을 주문해서 친구들에게 “시골 촌뜨기들은 모두 그렇게 먹냐?”라는 놀림을 받곤 했다. 그날은 새로운 메뉴를 주문해보기로 했다. 메뉴판의 화려한 음식 사진만을 믿고 ‘봄맞이하는 버들눈’이란 요리를 시켜보았다. 이 요리는 버드나무 잎에 달걀볶음이 곁들여져 있는 것이었다. 잎의 넓이가 관음정병(觀音淨甁: 승려가 손을 씻는 그릇)속에 물을 뿌리는 나뭇가지같이 넓은데 ‘버들눈‘이라고 불린다. 접시에 녹색과 노란 색이 섞여 있어 그럴싸해 보였고 맛도 기가 막혔다.


셋째 날은 어떤 모험을 할까 고민하다가 남색 원피스를 입고 학교에 가기로 했다. 그게 무슨 모험이야!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화려한 황금빛도, 원색도 아니데 뭐가 어때서? 하지만 이 원피스에는 검은 색 넥타이가 달려 있어 그대로 깬다. 마치 닻을 올리는 해병대의 실루엣 같은데 거기에 치마가 달려 있다. 친구가 선물로 준 건데 용기가 없어서 지금까지 감히 입지 못했던 옷이었다. 원피스에 괴상하게 달린 넥타이 모양이라니…. 넥타이는 매듭으로 되어 있어 풀어버리고 입을 수도 있었지만 난 우습게 보이려고 넥타이를 있는 그대로 매고는 외출을 했다.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난 듯한 아찔한 기분!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본다는 생각에 몸이 뻣뻣해지고 행동은 부자연스러웠다. 길을 갈 때마다 모두가 내 꼴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 ‘저 아가씨 어디 아픈 거 아냐?’ ‘엽기적인 옷차림을 봐서 직업은 안 봐도 뻔한걸!’ 일단 용기를 내보았는데 공중화장실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엽기적인 넥타이를 떼고 나올걸 그랬나? 그러다 나는 모험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했다.


강의실에 도착하자 반 친구들이 좋아라 하며 박수를 쳐댔고 이내 선생님이 말했다. “와! 지금까지 내가 봤던 옷 중에서 최고로 아름답고 독특한데! 어디서 난 거야?”


며칠이 지나자 3일 동안 시도해본 작은 모험 덕분에 내 담력이 예전보다 세졌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구속들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별것 아닌 일도 정작 본인에게는 구속처럼 느껴지는 일이 많은 법이다. 고치 껍질 속의 번데기 신세처럼. 그러나 곧 자연의 섭리대로 껍질을 까고 세상에 나온다. ‘모험’은 인생의 한 과정이다.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구속을 느낀다면 계속해서 자기 안의 구속을 깨나가는 연습을 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연습은 두려움과 당혹감을 없애주고 세상과의 관계에서 열린 마인드를 갖게 해준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매일 작은 위험을 무릅쓰고 작은 모험을 해보는 것은 세상을 향한 자신만의 돌파구를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일이란다. 딱 짜인 생활, 엄격한 자기 통제는 인생을 고인 물처럼 조금씩 썩어가게 만들 뿐이야. 자, 용기를 내어 자신의 한계를 깨려는 노력을 조금씩 해보렴. 그것은 조금씩 더 큰 모험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줄테니. 그 모든 것에서 스스로에 대한, 생활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험담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한 수도사가 여행 중에 평소 그를 험담하고 다니던 사람을 만났다. 먼 길을 함께 가야 하는 처지였는데도 그 사람은 동행하는 내내 수도사를 헐뜯었다. 수도사가 그에게 물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선물을 했는데 당신이 그것을 거절하면 그 선물은 누구 것이오?” 그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야 애초에 선물하려던 자의 것이죠.” “맞소. 그렇다면 내가 당신이 하는 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곧 자신을 욕하는 것과 다름없는 게 아니겠소?” 그는 겸연쩍어하며 수도사 주위에서 사라져버렸다.


마음이 건강하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욕을 하든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만약 다른 사람의 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면 곧 지조를 잃고 자존감마저 잃게 될 것이다.


네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올바르게 한다면 다른 사람이 뒤에서 온갖 험담을 한다고 해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단다. 신경을 쓴다면 양심에 찔리거나 네가 잘못된 행동을 조금이라도 했기 때문이야. 너 스스로 행동을 반추해 보렴.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용서를 기다리는 파커
헤밍웨이는 단편집 『세계의 도시』에서 스페인에서 사는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썼다.


수많은 고초를 겪은 후 관계가 냉랭해진 부자가 있었다. 아들은 집을 나가버렸고 부친은 애타게 아들을 찾아다녔다. 아무리 해도 아들을 찾을 수 없자 부친은 마드리드 신문에 아들을 찾는 공고를 실었다. 공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파커, 내일 정오 마드리드 신문사 입구에서 널 기다리마. 과거의 잘못에 대해 일절 묻지 않겠다. 사랑한다.’


헤밍웨이는 이어서 독자들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날 정오 신문사 입구에 800명이 넘는 ‘용서를 기다리는 파커’들이 몰려든 것이다. ‘파커’란 이름은 스페인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타인의 용서를 기다리고 있다. 용서의 수혜자는 용서받는 자뿐만 아니라 바로 그들을 용서하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용서는 우리들로 하여금 고통, 근심, 절망, 분노, 상처의 아픔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평온, 기쁨, 인자함이 우리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모든 사람들은 화목한 관계를 맺고 싶어한단다. 그러나 화목은 기어와 기어가 맞물린 것과 같이 한쪽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쌍방에 필요한 거야. 또한 모두에게 기대서 창조하는 것이지. 어떻게? 그것은 모두가 서로 포옹하고 용서함으로써 이루어진단다.


실패자의 성공
아버지와 영영 작별을 고하던 해, 커넬은 다섯 살이 채 안된 나이였다. 가족들이 아버지를 보내는 장송곡을 부를 때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여기저기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열네 살 때 그는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고 인디애나 주에 있는 농장에 갔다. 학교 다니는 일에 재미를 못 붙였던 것처럼 농사일 또한 재미없었다. 전차에서 표를 받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의 작은 얼굴은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시름이 가득했다.


열여덟 살 때 대장간을 차렸으나 제대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도산하고 말았다. 그 해에 첫 번째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살림을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재도구가 모두 사라진 텅 빈 방만을 지켜봐야 했다. 사랑은 불현듯 치는 번개보다도 빨리 사라졌고 정신은 급격히 황폐해져 갔다. 보험 영업도 해보았으나 그것도 실패했다. 자동차 타이어 영업도 열심히 했으나 다시 실패했다.


실패를 거듭한 후 중년에 이르자 그의 인생은 누더기를 기운 것처럼 초라했다. 그는 전처와의 사이에 둔 딸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딸을 만날 계획을 세웠다. 이 몰락한 중년 남자가 선택한 방법은 납치였다. 딸을 납치하기 위해 길가의 풀숲에 잠복해 열 시간을 기다렸으나 이 황당한 행동도 결국 실패했다.


그는 수십 번의 실패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몇십 년 동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독한 세월을 보낸 후 퇴직하던 날,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이란 사회복지금으로 받은 105달러가 전부였다. 이 돈으로 그는 마지막 생계를 구려갈 패스트푸드점, KFC를 열었다.


그 누가 KFC 의 황제가 이렇듯 실패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하겠니. 커넬의 성공은 끝끝내 절망하지 않은 데 있단다. 그는 계속되는 실패로 누차 넘어졌지만 그때마다 일어섰고, 삶의 노년에 결국은 위대한 사업을 성공했다. 아들아, 네가 운명에 굴복하지만 않으면 운명이 결국에는 너를 향해 굴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