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다

   
한근태
ǻ
미래의창
   
13000
2014�� 05��



■ 책 소개 


바쁠수록, 잘 나갈수록 몸이 먼저다! 







한스컨설팅 한근태 대표의 책. 저자는 처음엔 트레이너들의 멋진 몸매와 좋은 피부에 끌려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3~4번의 운동이 자신을 ‘구원’했노라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운동을 시작하며 얻게 된 깨달음, 몸과 운동에 대한 지식, 그리고 운동이 가져다준 놀라운 선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머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꼭 운동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 저자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이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론대학에서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됐다. 







그는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컨설턴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국내에서는 공학박사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가 거의 전무했던 시절에 늦깎이 신참으로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하여 현장에서 2년간 실무를 익힌 후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핀란드 헬싱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그는 1999년부터 한국리더십센터(미국 프랭클린 회사의 한국 파트너) 소장을 역임하며 지금까지 LG그룹,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수많은 대기업에서 자문 및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변화를 갈망하는 CEO들의 멘토로 명성을 쌓고 있다. 동시에 경영 칼럼니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를 위한 룰을 만들어라』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회사가 희망이다』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 『경영의 최전선을 가다』 『한국인, 성공의 조건』 『청춘예찬』 『오픈 시크릿』 『중년예찬』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서문 | 몸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1장 몸을 먼저 챙겨야 하는 이유 


운동으로 열리는 새로운 세상 | 제발 몸에 관심을 가져라 | 몸이 당신을 말해준다 | 똥배는 당신의 운명이 아니다 | 비만은 질병이다 | 가장 비싼 옷은 내 몸이다 | 외모가 경쟁력이다 | 몸이 정신을 이긴다 | 운동은 구원이다 | 바쁠수록 운동하라 







2장 내 몸을 공부하라 


의사에게 몸을 외주 주지 말라 | 지식 노동자일수록 운동이 필요하다 | 무라카미 하루키 이야기 | 운동은 아름다움의 원천 | 몸을 괴롭히면 마음은 정리된다 | 근육이 중요한 이유 | 근육에 대한 지식 | 차를 마셔라 | 빈속의 편안함 | 양을 줄여라 | 먹는 게 당신이다 | 다이어트를 위한 상식들 







3장 운동의 정석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 운동 메커니즘 | 의도된 불편 | 꾸준한 운동의 비결 | 저녁 시간을 확보하라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 쉬는 것도 능력이다 | 운동은 생활이다 | 차를 버리자 | 지나치면 안 된다 | 운동 고수들은 중용을 안다 | 심심한 삶이 오래 간다 







4장 운동이 가져다준 선물 


화가 안 난다 |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 | 얼굴이 달라진다 | 동안 피부 | 삶은 예술이 된다 | 감정의 촉이 발달한다 | 웃는 일이 많아진다 | 담배를 좋아하시나요? |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 안으로 충만해지는 일 | 자유로움 | 자잘한 즐거움에 눈뜨다 







에필로그 | 지금 시작하라




몸이 먼저다


몸을 먼저 챙겨야 하는 이유

운동으로 열리는 새로운 세상

사람들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나는 나름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이다. 몸에 좋은 것은 가능한 하고, 몸에 해로운 것은 안 한다. 적게 먹고, 많이 걷고, 주기적으로 등산도 하고, 웨이트(웨이트 트레이닝)도 해봤다.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으며, 술도 자제하고, 몸에 좋다는 것은 찾아서 열심히 실천하는 등등. 그래서 아내로부터 "당신은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부터 그것을 자동으로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다"라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비교적 건강한 편이다. 대사증후군도 없고, 당뇨나 고지혈증도 없으며, 혈압이 약간 높긴 하지만 정상 수준이다. 비타민 외에는 특별히 먹는 약도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오는 문제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했다. 어느 순간 왼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신경이 쓰였다. 좋아하던 등산도 할 수 없었다. 2012년 초에는 오십견이 왔다. 어느 날부터 오른쪽 어깨가 불편했다. 그쪽 방향으론 누울 수도 없고, 옷을 갈아 입을 때도 힘들었다. 오른쪽 팔이 뒤로 돌아가지도 않고, 물건을 들 수도 없었다. 택시를 잡을 때에도 왼손을 들어야만 했다. 무릎 때문에 병원을 갔더니 퇴행성이라는 진단과 함께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한 가지 알려 주었다. 그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고, 더 나빠지면 그때 다시 오란다. 무릎은 그런대로 참을 만한데 어깨는 가만 놔둘 수가 없었다. 우선 동네 한의원을 몇 달 다녔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양의원에 갔다. 심각한 건 아니니 다음에 와서 무슨 관절 주사를 맞자고 한다.


며칠 후 대학교수인 처남이 집에 놀러왔다. 키가 크고 인물도 좋았지만 살이 많이 쪄 배가 남산만 한 사람이었다. 장모님이 잔소리하고, 마누라가 들볶고 해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로 고집이 셌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는데 날씬해진 거다. 깜짝 놀라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요즘 전문 트레이너한테 웨이트를 배우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거다.


"요즘 살맛이 나요. 운동이 정말 재미있어요. 제가 그동안 몸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몸을 함부로 다뤘더라고요. 그 결과 비만이 됐지요. 요즘 몸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몸이 어떻게 되어 있고, 무얼 먹으면 살이 찌고, 어떤 운동을 해야 건강에 좋은지 깨달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아요."


자극을 받은 우리 부부는 그 트레이너한테 코칭을 받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나 역시 헬스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그곳에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3개월이 지나자 몸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몸무게는 2~3kg밖에 안 줄었지만 구성이 달라졌다. 체지방은 줄고, 근육이 늘었다. 혈압도 약간 높았는데 110에 70으로 완전 정상이 되었다. 힘든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 집에 올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은 덤이다.


내 몸을 공부하라

무라카미 하루키 이야기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보면 몸 만들기와 일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그거 이렇게 롱런할 수 있는 것도 다 몸이 받쳐 주기 때문이다. 그는 1949년에 태어나 와세다 대학을 나왔으니 우리 나이로 환갑이 넘었다. 하지만 청년 같은 외모를 갖고 있다. 얼굴뿐 아니라 몸매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다. 글에서 전혀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기자가 그에게 젊어 보이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세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둘째, 넥타이를 매지 않습니다. 셋째, 상사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자유롭게 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무엇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기 때문인 것 같다. 자기 몸이 하는 소리를 잘 듣고 몸이 하는 대로 하기 때문이다. 그가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몸이 그렇게 해 달라고 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그는 달리기 광이다. 취미 생활의 수준을 넘어섰다. 그는 33세인 1982년 이후 매년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1996년에는 100킬로미터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그가 이렇듯 미친 듯이 달리는 이유는 과연 무얼까?


"소설가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우선 재능입니다. 다음은 집중력입니다. 자신이 지닌 한정된 양의 재능을 필요한 곳에 집약해서 쏟아붓는 능력입니다. 저는 평균 하루에 3시간 내지 4시간 아침나절에 집중해서 일을 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제가 쓰고 있는 일에만 의식을 집중합니다. 다음은 지속력입니다. 집중력과 지속력은 트레이닝에 의해 후천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가 달리는 핵심적인 이유는 건강과 직업 때문이다. "제가 살찌기 쉬운 체질로 태어났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제 경우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에 유의하고 절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몸이 불어납니다. 골치 아픈 인생입니다. 그러나 덕분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이 건강해졌습니다. 노화도 줄여줍니다. 오히려 가만 있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운동과 식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필요가 없는데 무엇 때문에 운동을 하겠습니까?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제게 달린다는 행위는 습관이고 생활입니다.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면 신체 근육의 배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매일 운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적정 체중이 유지됩니다. 몸이 멋지게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처럼 운동은 운동선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식노동자일수록 철저한 운동이 필요하다. 하루키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소설을 쓰기 위해서다. 창조적 활동을 위해서는 에너지와 기초체력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지식노동자로 살아가려면 기본을 잘 다져야 한다. 당신은 어떠한가?


운동의 정석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최선의 방법은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다. 자칫 당황해 여기저기로 움직이면 더 위험해진다. 체력도 떨어지고 출구에서 더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도 그러하다. 뚱뚱한 것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살을 뺀다. 사람들의 이런 다급한 마음은 교묘한 상술의 표적이 된다. 살이 빠질 수 있다는 면에서는 진실이다. 하지만 다시 찔 수 있고, 그때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부분은 말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듣고 혹해서 큰돈을 지불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모든 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무지가 부른 재앙이다.


몸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직, 성실, 지식이 필요하다. 몸은 정직하다.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진 몸을 어떻게 두 달 만에 바꿀 수 있겠는가?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두 달 만에 만든 몸은 두 달 만에 망가질 수 있다. 성실함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몸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움직이는 것보다는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


단순히 살을 빼겠다는 건 잘못된 목표다. 몸무게에 목숨을 거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몸무게 줄이기는 쉽다. 며칠 굶으면 빠진다. 문제는 빠질 것은 안 빠지고, 안 빠져야 할 것은 빠진다는 데 있다. 정말 빼야할 것은 대부분 지방이다. 지방은 비상식량이다. 비상시에 대비해 몸이 저장하고 있는 식량이다. 그래서 최후에 빠진다. 수분, 근육 등 다른 것을 다 쓰고 그래도 쓸 게 없으면 빠지는 것이 지방이다. 정교한 운동계획 없이 무작정 굶어서는 절대 지방을 뺄 수 없다. 안 빠져야 할 근육과 수분만 줄어든다. 그러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지방으로 갈 확률이 높다. 일명 요요현상이다. 이 기본적인 지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도 무조건 굶고 보는 수많은 중생들이 이를 증명한다.


운동은 생활이다

나는 아내와 같이 운동을 시작했다. 정확히는 아내 손에 이끌려 헬스장에 갔다. 돈을 내고 하는 개인 트레이닝도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운동이 별건가, 그냥 알아서 하면 되지 무슨 돈까지 내면서 코치를 받아?라는 교만함이 있었다. 하지만 코치를 받으면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역시 밥벌이로 코치를 하는 사람들은 뭔가 다르구나. 그들도 나름의 전문영역이 있구나. 운동은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었어.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운동을 해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겼다.


1년쯤 지난 후에는 두 딸도 운동에 끌어들여 지금은 네 사람이 같은 곳에서 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부부만 하다 운동의 즐거움을 깨닫고 확대 적용한 셈이다. 주말에 같이 운동하고 식사를 하면 그렇게 즐겁고 기분 좋을 수가 없다. 일주일의 피곤이 다 사라지면서 이게 바로 천국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몸과 영혼이 다함께 맑아지는 느낌이다.


이처럼 혼자 결심해서 운동하는 것보다 온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면 좋은 점이 많다. 가능하면 돈을 내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하기를 권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뭐든 돈을 내고 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운동하면 좋긴 하지만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수가 많이 생긴다. 돈을 내지 않았으니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빼먹기도 쉽다. 그러다 보면 할 수 있는 날보다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아진다. 반면 돈을 내고 운동을 하면 본전 생각에 악착같이 하게 된다.


둘째, 혼자 하면 무너지기 쉽다. 사실 거의 매일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고 싶은 날보다 가기 싫은 날이 더 많다. 운동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운동하는 곳까지 가는 일이다. 하지만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이 일어난다. 한 사람이 가기 싫어도 다른 사람 때문에 가는 경우가 생긴다.



운동이 가져다준 선물

동안피부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사람의 모습은 그 자체로 많은 정보를 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는지, 마음이 편한지 아닌지, 사랑이 있는지 미움이 있는지, 사람을 편하게 하는지 불편하게 하는지, 부지런한 사람인지 아닌지 등등. 나 역시 수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반 관상쟁이가 됐다. 의도하지 않아도 사람의 몇 가지만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건강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대충 짐작이 된다.


첫째, 얼굴이다. 얼굴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준다. 찰색(察色)이나 눈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대번에 차이가 난다. 운동하는 사람은 피부에서 빛이 나고 전체적으로 활기가 넘친다. 생전 운동이라곤 모르는 사람은 풀기가 없다. 어딘가 가라앉아 있다.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은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잔주름이 많다. 눈에 취기가 남아 있다. 눈이 맑고 투명하고 피부에서 윤이 나는 사람은 그 자체로 건강하다는 증거다.


셋째, 목소리다. 얼굴만큼 목소리도 중요하다. 아니 얼굴보다 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술 담배를 많이 하면 목소리가 갈라지고 쇳소리가 난다. 가수 김현식의 마지막 앨범을 들어보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목소리는 그 자체로 건강의 증거다.


동안(童顔) 열풍이 거세다. 동안 대회까지 열리고 수많은 사람이 동안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이 비판할 일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동안은 단순히 젊어 보이는 것을 넘어선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이다. 겉이 멀쩡하다는 건 속이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사람도 그렇다. 속이 건강해야 겉이 멀쩡하게 보인다. 동안은 건강하다는 증거다. 동안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도 건강한 사람이다. 실제 젊기 때문에 젊어 보이는 것이다.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는 것은 실제 몸도 그만큼 늙어 있다는 증거다. 피부가 칙칙하고, 허리가 구부정하고, 머리가 빠지고, 임산부 가은 배를 갖고 있다는 건 육체적으로 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타고나길 동안인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이 더 중요하다. 동안은 습관이다.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건강을 좌우하고 거기에 따라 얼굴도 달라지는 것이다.


감정의 촉이 발달한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잘 생긴 이승기와 여배우들의 여행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그레브 성당에서 기도를 하다 김자옥이 갑자기 운다. 곧 이어 기도를 하던 김희애도 운다. 물어보니 이유가 없단다. 아마 남한테 설명할 수 없는 감동 내지는 다른 감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역시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연기자는 잘 느끼고, 이를 잘 표현하는 직업이다. 남들보다 감수성이 예민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나같은 사람은 도저히 울래야 울 수 없는 장소와 시간에서 그들은 펑펑 운다.


반대의 경우도 많다. 강의 때 "최근 행복했던 기억이나 사건"에 대해 가끔 물어본다. 대부분의 아저씨들은 없다고 말한다. 뭔 놈의 행복이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 육체의 나이는 마흔이지만 감정적으로는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천왕봉에 오른 한 아저씨는 소감을 묻는 지인에게 "뭐 더 볼 거 있어요? 그게 그거지"라고 무덤덤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더 봐야 감동을 하고 감탄을 할까?


여러분은 감정의 촉이 발달했는가? 불쌍한 사람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기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가? 최근 행복했던 기억은 무언가? 하루에 몇 번이나 호탕하게 웃는가? 펑펑 울어본 기억은? 여중생들은 지나가는 참새만 봐도 웃는다. 내 나이 정도되는 아저씨들은 대부분 일주일 내내 웃을 일이 없다. 아니 웃을 일이 있어도 웃지 않는다. 감정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삶에 지쳐 뭔가를 봐도 감흥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말 못하는 아기들은 표정이 살아 있다. 표정으로 모든 걸 표현한다. 아기들 표정을 보면 많은 걸 알 수 있다. 불편한지, 기분이 좋은지, 배가 고픈지, 응가를 하려는지 등등. 노련한 엄마들은 표정만을 보고도 뭐가 필요한지 척척 대응한다. 자라면서 사람의 표정은 굳어지고 화석화되어 간다. 표정이 아니더라도 말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표정으로 뭔가를 표현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또 자신의 속내를 감출 필요성도 생긴다. 경우에 따라 속내와는 다른 얘기도 해야 한다. 그러면서 표정을 감추는 데 능해진다. 이런 식으로 표정이 아예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표정(表情)은 한자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정(情)을 의미한다. 표정은 감정이다. 감정은 느끼는 능력이다. 표정이 살아 있다는 것은 감정이 살아 있다는 의미다. 표정이 살아 있으면 젊어보인다. 표정이 없거나 변화가 적으면 늙어 보인다. 멋진 주름은 그 자체로 잘 살아왔다는 징표다.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앤다. 주름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감정도 사라진다. 표정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주름을 없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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