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걷기여행

On Foot Guides: Venice

   
조앤 티트마시(역자: 정현진)
ǻ
터치아트
   
12000
2012�� 10��



■ 책 소개
생생하고 입체적인 걷기지도, 초행이어도 걱정 없다!

베네치아는 매우 ‘낭만적인도시’다. 관광 책자에 나오지 않는 고요한 골목길, 도시의 섬들을 연결하는 수백 개의 아기자기한 다리들이 시내 곳곳에 숨어 있다. 베네치아에사는 친절한 친구의 안내를 받는 것처럼, 이 책의 걷기 코스를 따라 진정한 베네치아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복잡한 수로와 미로 같은 골목길로 가득한베네치아에서 방문객들은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실사에 가까운 지도와 함께라면 초행이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입체적으로그려진 지도는 베네치아의 거리와 광장, 수변로는 물론 건물 하나하나와 전체적인 주변 환경까지 생생하게 살려 냈다.

이 책에 소개된 열두 개의 코스는 각기 다른 테마가있다. 각각의 코스는 모두 두세 시간 안에 걸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신의 일정이나 체력, 관심도에 따라 코스를 묶어 나만의 걷기 코스를만들어 보자.

■ 저자 조앤티트마시(Jo-Ann Titmarsh) 
베네치아에 사는 저널리스트이며 여행 작가다. 걷기를 좋아하는 저자는걷기여행이야말로 베네치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역자 정현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에 살면서번역일을 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팬, 블로거, 게이머: 참여문화에 대한 탐색』『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100』『헤밍웨이 주니어백과사전』(공역), 그리고 『프라하 걷기여행』『런던 걷기여행』『파리 걷기여행』『뉴욕 걷기여행』『로마 걷기여행』 등이 있다.

■ 차례
걸어서베네치아 탐험하기 
베네치아 맛보기

걷기코스
1_ Eastern Dorsoduro: Salute, Accademia and Zattere
도르소두로 동부: 살루테,아카데미아, 자테레

2_ WesternDorsoduro: The Old Industrial Area
도르소두로 서부: 옛 산업 지구
3_ The San Barnaba Trail: Stars and Bars
산바르나바 트레일: 수많은 별과 

4_ San PoloCircuit: Underneath the Arches
산 폴로 지구: 아치 통로 아래서

리알토에서 산 스타에성당까지: 식도락의 길

6_Ghetto Walk:Fresh Air and Simple Pleasures
유대인 지구: 신선한 공기와 수수한 기쁨

산 마르쿠올라 성당에서 카도로까지: 카나레조의 심장

8_ Gesuiti to Santi Giovanni e Paolo: Miracle Church
제수이티 성당에서산티 조반니 에 파올로 대성당까지: 기적의 성당

9_Rialto to San Zaccaria:Marco Polo Heartland
리알토에서 산 자카리아 성당까지: 마르코 폴로의심장

10_ Sant’ Angelo to SanSamuele: Central San Marco
산탄젤로에서 산 사무엘레 성당까지: 산 마르코의 중심

브라고라의 산 조반니 성당에서 산 프란체스코 델라 비냐 성당까지: 성인의발자취

12 _ Giardini to San Pietrodi Castello: Green Venice 
자르디니에서 산 피에트로 디 카스텔로 섬까지: 베네치아의녹지





베네치아 걷기여행


걷기 코스

Eastern Dorsoduro: Salute, Accademia and Zattere

도르소두로 동부: 살루테, 아카데미아, 자테레

베네치아는 어디를 가나 관광객 무리를 피할 수 없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 몇 곳을 지나는 이번 코스는 더더욱 그렇다. 물론 우리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한적한 골목길을 탐험할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도르소두로 동부 지구는 부유한 외국인들이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현지 주민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결과 많은 구멍가게와 영세업자들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세련된 미술상과 갤러리가 다투어 들어섰다. 오늘날 도르소두로 동부는 베네치아의 소호로 부상한 지 오래다.


이번 코스는 웅장한 바로크 양식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대성당을 출발해 좁은 골목길과 밝고 널찍한 수변로를 따라 유명한 관광지는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들까지 둘러본 다음 처음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온다. 이번 코스의 백미,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현대 예술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 르네상스 대가들의 명작을 만날 것이다. 곳곳에 포진한 진귀한 건축 유산은 말할 것도 없다. 시간이나 체력을 아끼고 싶다면 여기저기 흩어진 수많은 바포레토 선착장을 이용할 수 있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이 문을 닫는 화요일은 주변 갤러리와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으므로 피한다. 또한, 계절에 따라 지대가 낮은 자테레 주변은 악명 높은 아쿠아 알타(범람)로 물속을 헤집고 나가야 할 수도 있다. 사전에 길 상태를 알아보고 늘 조심한다.


① 살루테 선착장은 도르소두로 지구 끄트머리에 있다.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눈앞에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대성당이 우뚝 서있다. 낭만적인 웨딩 케이크를 연상케 하는 살루테 대성당은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두 거장 티치아노와 틴토레토의 명작으로 가득하다. 오늘날에도 베네치아 사람들은 매년 11월 21일 살루테 축일이 되면 살루테 대성당에 모여 역병을 몰아낸 성모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이날은 살루테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솜사탕과 풍선 장수들이 장사진을 치니 11월에 베네치아를 방문한다면 놓치지 말자.


② 카날 그랑데에서 가장 가까운 목재 다리를 건너면 아바치아 거리가 나온다. 아바치아 거리의 우중충한 터널길을 지나 골목을 내려가면 산 그레고리오 광장과 산 그레고리오 성당이 나온다. 산 그레고리오 광장에는 베네치아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유리 제품 디자이너가 많다.


③ 산 그레고리오 거리와 바스티온 거리를 차례로 지나면서 수많은 갤러리 진열장을 여유롭게 감상하자. 에르마노 나손의 환상적인 유리 조각 동물원도 빼놓을 수 없다. 바르바로 다리를 건너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담하고 예쁜 소광장 중 하나인 바르바로 소광장으로 내려가자. 이 푸른 공원에 서면 카날 그랑데의 삐뚤어진 저택 카다리오의 후면을 볼 수 있다. 소광장 벤치에서 잠시 쉰 후 크리스토포로 다리를 건너면 몇 분 안에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의 측면 입구가 나온다. 이곳은 부유한 미술상 페기 구겐하임이 개인적으로 수집했던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며, 현대미술 기획전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남은 여정을 시작하기 전 미술관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미술관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면 좋다.


④ 구겐하임 미술관을 나와 우회전한 다음, 베니에르 수변로를 따라 키에사 거리로 향한다. 카에사 거리에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에 팔라초 치니가 있다. 한때 비토리오 치니 공작 가족이 살았던 대저택으로, 1949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아들을 기리며 1951년에 창설한 조르조 치니 문화 재단의 부속 박물관이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예약하자.


⑤ 팔라초 치니에서 피스치나 포르네르와 누오바 산타그네세 거리를 따라 계속 내려간다. 막다른 길에서 우회전하면 카날 그랑데를 건너는 아카데미아 다리가 있다. 이곳 카리타 광장에 그 유명한 아카데이마 미술관이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벨리니,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티에폴로 등 베네치아의 거장이란 거장은 죄다 만날 수 있다.


⑥ 거대한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면 배가 출출할지도 모른다. 아카데미아에서 좌회전하면 길모퉁이에 카페 벨레 아르티가 있다. 한때 아카데미다 예술가들이 즐겨 찾던 곳이지만 오늘날은 관광객들로 성황이다. 코르푸 감바라 거리를 따라가다가 프리울리 수변로가 나오면 좌회전한다. 이곳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수로 중 하나인 산 트로바소 수로가 흐른다. 수변로에서 처음 만나는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면 멋진 초콜릿 상점 파조토가 나타난다. 우유 한 방울 들어가지 않은 핫 초콜릿 에스프레소나 여름철 아이스 초콜릿이 별미다. 상점을 나와 산 트로바소 수로를 왼쪽에 끼고 계속 직진하면 산 트로바소 광장이 나온다. 아마도 베네치아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또 가장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광장일 것이다.



San Polo Circuit: Underneath the Arches

산 폴로 지구: 아치 통로 아래서

산 폴로 지구는 환상적인 관광지와 분주한 쇼핑 거리, 도처에 흩어져 있는 대학 건물, 부동산 업체들이 미처 장악하지 못한 한적한 주택가까지 뒤섞여 있다. 특히 이 지역의 프라리 대성당과 산 폴로 성당, 이탈리아의 희극작가 카를로 골도니 저택은 베네치아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목록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다. 산 폴로 지구는 몰려드는 관광객과 뜨거운 관광산업의 도가니에서도 평범한 베네치아 서민들과 함께 일상의 평범함을 무리 없이 유지하고 있다. 산 폴로 중심가는 북적거리는 프라리 대성당에서 시끌벅적한 리알토 시장으로 곧장 이어진다. 하지만 중간중간 스쳐 지나기 쉬운 매력적이고 조용한 골목길도 많다. 이번 코스에서 우리는 수많은 아치 통로를 지나 최대 관광지는 물론 인적이 드문 소광장이나 좁은 뒷골목을 답사할 것이다. 18세기 베네치아 홍등가에 얽힌 이야기는 덤이다.


① 산 토마 선착장에서 베키오 트라게토 거리로 내려가 산토마 광장으로 우회전한다. 이 매력적인 광장 양쪽 끝에 흥미를 끌 만한 건축물이 두 채 있다. 산토마 성당과 칼리게리 학당이 그 주인공이다. 칼리게리 학당은 오늘날 공공도서관이자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② 칼리게리 학당 왼편의 몬돌레르 거리를 따라가면 인형을 수선하는 중고 상점 일 바울레 블루가 나온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이어지는 크리스토 거리에 베네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상점 두 곳 중 하나인 비치오 비르투가 있다. 붉은 고추를 넣은 매운 초콜릿에서 코코아 가루로 만든 파스타까지 온갖 초콜릿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크리스토 거리를 건너 라르가 거리로 방향을 바꾼다. 눈앞에 거인처럼 우뚝 솟은 고딕 양식 건물이 바로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대성당이다.


③ 성당 그늘에 가려진 오른쪽 건물은 시립문서보관소다. 9세기 이래의 베네치아 문서를 보관하고 있어서 역사학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광장을 벗어나 다리를 건넌 후 좌회전한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집 중 하나인 카페 데이 프라라에서 목을 축이고 쉬어갈 수 있다. 또 다른 다리를 건너면 산 스틴 광장이 나온다. 이 광장엔 일상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다.


④ 광장 뒤편 오조 거리에 산 조반니 에반젤리스타 대학당이 있다. 피에트로 롬바르도가 설계한 웅장한 건물은 4대 복음서의 저자 성 요한의 상징인 독수리를 품고 있다.


⑤ 정문 앞 좁은 아치 통로를 지나 자네 거리로 나아간다. 우회전한 다음 다시 좌회전하면 포초 롱고 소광장이 나온다. 포초 롱고 터널길을 통과하여 다리를 건너면 산타고스틴 소광장이다. 분주한 수로를 끼고 있는 소광장은 다 바포의 노천 좌석으로 활기가 넘친다. 이곳에서 가격 대비 질 좋은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⑥ 스칼레테르 거리로 우회전하면 베네치아의 또 다른 명물 다 피오레가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과 월요일). 미슐랭 가이드에서 선정한 바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요리 수업도 들을 수 있다.


⑦ 구부러진 다리를 지나 아그넬로 거리로 내려가면 젖꼭지 다리라는 뜻의 테테 다리가 나온다. 가장 고요한 공화국이란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 베네치아공화국 말기는 성적으로 문란하기 그지없었다. 테테 다리에서 우회전한 다음 다시 좌회전 하면 카람파네 복개천이 나온다. 이 주변 역시 베네치아공화국 법령이 허하는 엄격한 통제 아래 밤의 여자들로 들끓던 빈민가였다. 한때 매음굴이었던 곳은 오늘날 그다지 친절하지 않지만 매우 훌륭한 생선 요리점 안티케 카람파네가 들어서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과 월요일).


⑧ 카람파네 복개천 첫 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하면 알브리치 소광장이 나온다. 이 작은 광장에 어울리지 않는 웅장한 저택에는 여전히 알브리치 가문의 후예들이 살고 있다.



Rialto to San Stae: Food Walk

리알토에서 산 스타에 성당까지: 식도락의 길

이번 코스는 아름다운 성당과 광장, 대저택들이 흩어져 있는 산 폴로와 산타 크로체 지구를 둘러본다. 그러나 이번 코스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이다. 리알토 시장의 다채로운 풍경은 물론 베네치아 전통 먹거리에서 일본 초밥까지 구석구석 숨어 있는 멋진 레스토랑과 술집은 식도락가의 지상낙원이다. 육식가에서 채식주의자, 해산물 애호가들까지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곳이다.


이번 코스는 베네치아 상업 활동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리알토 시장에서 출발한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인 산 자코모디 리알토 성당을 둘러보고 간식거리가 풍부한 뒷골목을 탐험한 뒤,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름다운 산 자코모 델로리오 광장에서 휴식을 취한다. 물론 이번 코스에 사랑스럽고 한적한 광장은 이곳 말고도 많다. 터키 민족의 유산과 전시장으로 변한 성당들도 빠뜨릴 수 없다.


리알토 선착장에 바포레토는 주중에만 정차한다. 일요일은 바포레토 선착장에서 서쪽으로 약간 떨어진 리알토 트라게토 선착장을 이용하면 좋다. 이번 코스는 생선 시장이 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에 답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① 리알토 시장 바포레토 선착장은 파브리케 베키에의 아치 통로로 이어진다. 1520년 안토니오 스카르파니노가 설계한 파브리케 베키에는 한때 베네치아 상공회의소 본사였다. 오른쪽 건물이 중앙 생선 시장이며, 도처에 생선과 과일, 야채, 꽃 상인들이 흩어져 있다. 생선 시장 맞은편에 재밌는 술집 알 마르카가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관광객들은 물론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베네치아 인들로 늘 북적거린다.


② 술집 왼편 아치 통로로 빠져나가면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산 자코모 디 리알토 성당이 있다. 성당 오른쪽에 근사한 식당이 두 곳 있다. 처음 마주치는 것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일식 초밥 전문점 나란체리아다. 나머지 하나는 보다 서민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반코지로다(두 식당 모두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두 곳 모두 야외 좌석과 아늑한 위층 좌석, 편안하게 서서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③ 리알토 다리를 뒤로 하고 오레피치 샛길로 올라간다. 이 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산 조반니 엘레모시나리오 성당이 나온다. 이 역시 베네치아 건축 명장 스카르파니노가 설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끌벅적한 관광객들은 대개 르네상스 양식의 이 성당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성당 밖의 인파를 헤치고 오레피치 샛길을 건너면 두에 모리 샛길이 나온다. 바로 맞은편에 리알토 시장에서 귀가하는 베네치아 주민들이 즐겨 찾는 술집 알 라르코가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이곳 노천 좌석에서 바삭거리는 빵 조각 위에 맛난 것들로 토핑한 크로스티나와 새콤달콤한 프로세코 와인을 음미해 보자. 오른쪽으로 좀 더 가면 알라르코의 라이벌 칸티나 도 모리가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자칭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주점인 이곳은 와인과 안주거리가 근사하며, 특히 한입에 쏙 들어가는 샌드위치 프란코볼리가 별미다. 근처의 치케테리아(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식당이나 주점) 이 스토르티에서도 가볍게 끼니를 때울 수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④ 아치 통로를 통과하면 도 스파데 거리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동명의 저렴한 식당이 나온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다리를 건너 골목으로 내려간 다음 분주한 보테리 거리로 좌회전한다.


⑤ 크리스티 거리로 우회전하면 산 카시아노 광장이 나온다. 성당 왼편 다리 너머에 알 노노 리소르토라는 식당이 있다. 등나무로 칭칭 감긴 멋진 정원과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매우 인기가 좋다. 산 카시아노 광장에서 수변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다가 다리를 건너면 모르티 거리가 나온다. 죽은 자들의 거리란 뜻으로 한때 성당 옆에 있던 공동묘지 때문이다. 모르티 거리 끝자락에 예쁜 안뜰에서 식사할 수 있는 오스테리아 안티코 자르디네토가 있다(정기 휴일은 월요일).


⑥ 베네치아에서 가장 활기찬 광장 산 자코모 델로리오 광장은 학교 두 곳과 가까워서 방과 후면 어린 학생들로 가득하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가 놓여 있고 코옵 슈퍼마켓이 있다. 현지 노인들도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이곳을 즐겨 찾는다. 뜨거운 여름철 밤이면 야외 탱고 강습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고급 와인과  최고급 식단을 자랑하는 일 프로세코도 이 광장의 명물이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로렌초 로토의 명작 <성모와 네 성인>을 소장한 매력적인 산 자코모 델로리오 성당도 잊지 말자. 이 성당의 진가는 건축물 그 자체에 있다. 성당 입구는 피오반 소광장에 있다. 소광장의 피자집 알 레폴로는 지나치게 비싼 것이 흠이지만, 그림 같은 주변 풍경은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는다.



Rialto to San Zaccaria:Marco Polo Heartland

리알토에서 산 자카리아 성당까지: 마르코 폴로의 심장

이번 코스는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흥미롭고 활기 넘치는 답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시끌벅적한 리알토 다리에서 출발해 곳곳의 인파를 헤치고 숨겨진 한적한 명소를 찾아 나서는가 하면, 숨 돌리기가 무섭게 또 다시 소용돌이치는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제일 먼저 찾아갈 곳은 베네치아 중앙우체국이다. 베네치아는 우체국도 단순한 공공건물이 아니라 볼거리로 가득한 관광 명소다. 라 페니체를 잇는 오페라하우스 말리브란 극장과 베네치아가 낳은 가장 유명한 인물 마르코 폴로가 살던 집도 지척에 있다.


유달리 고요한 산타 마리나 광장 다음에 늘 시끌벅적한 산타 마리아 프로모사 광장이 있다. 아름다운 대저택이 줄지어 선 가운데 화사한 성당이 있고, 베네치아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찬미하는 미술관도 있다. 늘 북적거리는 바와 노점상들은 산타 마리아 프로모사 광장의 활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산 자카리아 성당을 방문할 것이다. 산 자카리아 성당 파사드는 그 자체로도 예술이지만, 성당 안에서 만나게 될 벨리니의 명작은 이번 코스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손색없는 진정한 하이라이트다.


① 베네치아 명물 리알토 다리를 뒤로하고 산 바르톨로메오 광장의 상점들로 향한다. 처음 나오는 짤막한 폰테고 데이 투르키 골목길에서 좌회전하면, 온갖 종류의 와인을 판매하는 밀레 비니가 있다. 친근한 분위기의 오스테리아 알랄바에서 베네치아 최고의 샌드위치도 맛볼 수 있다(정기 휴일은 화요일 오전과 일요일 오후). 여기서 직진하면 베네치아 중앙우체국이 자리한 폰테고 데이 테데스키 건물 측면이다. 독일 여관이란 뜻에서도 알 수 있듯 13세기 독일 이민자들의 무역과 주거의 본거지였다. 현재 건물은 화재 후 16세기 초에 재건되었다. 우체국 중앙현관에서 폰테고 데이 테데스 자갈길로 빠져나가면 이른 새벽까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활기찬 술집 바카로 재즈가 있다. 올리오 다리를 건너면 베네치아의 유일한 백화점인 코인이 나온다. 산 조반니 크리스토모 자갈길로 내려가면 코두시가 설계한 산 조반니 크리소스토모 성당이 있다.

 

②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코르테 프리마 델 밀리온 거리로 빠져나간다. 이곳에 다양한 언어로 된 책을 교환할 수 있는 독특한 마르코 폴로 서점이 있다. 서점에서 우측 길로 들어서면 테아트로 말리브란 마당길이 나온다. 이곳의 말리브란 극장은 1678년 마르코 폴로가 살았던 집에 건설된 오페라하우스다.


③ 극장 뒤쪽에 다양한 동물상이 복잡하게 조각된 아치 통로가 있다. 이를 통과하면 세콘도 델 밀리온 마당길이 나온다. 밀리온 터널길을 통과하면 테아트로 수변로가 나온다. 여기서 말리브란 극장 파사드에 새겨진 베네치아 최고의 모험가 마르코 폴로를 기리는 명판을 볼 수 있다.


④ 마르코 폴로 다리를 건너 스칼레타 거리로 들어서면 수로 앞에 고색창연한 유리제품점 가비아니가 있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스칼레타 거리 끝자락에서 좌회전한 다음 평화로운 산타 마리나 광장으로 우회전한다. 이곳은 성당이 그렇게 많은 베네치아에서 유일하게 성당이 없는 광장이다. 하지만 이 광장을 꼭 찾아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근사한 식당과 제과점 때문이다. 우선 오스테리아 디 산타 마리나는 정갈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에서 독창적인 생선 요리를 선보인다(정기 휴일은 일요일과 월요일 점심시간). 그리고 파스티체리아 디도비크는 레몬 머랭파이(설탕과 달걀 흰자 등을 섞어 얹은 파이) 같은 달콤한 유혹을 선사한다(정기 휴일은 일요일). 두 곳 모두 야외에도 좌석이 있다.


⑤ 미각을 충족시킨 후 기분 좋게 죽 뻗은 마르첼로 거리를 따라간다. 이 거리는 핀데몬테 거리라는 이름도 있는데, 둘 다 6108번지 대저택에 살았던 저명한 두 집안의 이름을 딴 것이다.


⑥ 눈앞에 펼쳐진 널찍한 산타 마리아 프로모사 광장은 직역하면 풍만한 성모 마리아 광장이란 뜻이다. 이 혼잡한 광장과 연결된 길은 베네치아 각지로 뻗어 있으며, 거대한 공간을 바쁜 듯 가로지르는 현지인들과 어슬렁거리는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린다. 코두시가 설계한 산타 마리아 프로모사 성당은 병사들의 수호성인 성녀 바바라를 묘사한 작품이 유명하다. 베네치아 출신의 여성 화가 팔마 베키오의 작품이다. 종탑 아래 새겨진 사악한 두상들을 관찰하는 것도 잊지 말자.



Giardini to San Pietro di Castello: Green Venice

자르디니에서 산 피에트로 디 카스텔로 섬까지: 베네치아의 녹지

마지막 코스는 베네치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공원 자르디니 푸블리치에서 평화롭게 시작한다. 이 지역은 나무가 많을 뿐 아니라(옆 동네인 산텔레나 지구 역시 초록으로 가득하다) 베네치아에서 얼마 안 되는 진정 베네치아다운 곳 중 하나다. 사실상 베네치아 상당 부분이 고급화되면서 많은 베네치아 토박이 주민들은 돈 많은 외부인에게 고향을 내주고 쫓기듯 물러났다. 그러나 이번 코스에서 방문하게 될 카스텔로 지구 일부는 여전히 베네치아 토박이들이 지키고 있다. 이런 주거 환경이 늘 그렇듯 세련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낡은 건축물과 고요한 수로와 수변로, 수많은 예배당으로 넘쳐난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셔터 누르기를 멈출 새가 없을 것이다. 또한 먹고 마시고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멋진 레스토랑과 바도 한두 곳이 아니다. 이번 코스는 베네치아공화국의 원조 대성당과 섬 끝자락에 고고히 자리한 주교 저택이 있는 산 피에트로 디 카스텔로 섬에서 마무리된다.


① 파르티자니 둑길의 자르디니 바포레토 선착장에 도착하면 조수가 낮을 때 가장 처음에 눈에 띄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목숨을 잃은 여성 유격대원들에게 바쳐진 청동 기념비다. 문자 그대로 공공 정원을 뜻하는 자르디니 푸블리치는 해안과 접한, 초록이 무성한 공원이다. 2년마다 6월에서 10월 사이에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 예술전인 베니스 비엔날레의 무대이기도 하다. 거대한 공원 안 오른쪽 공원 뒤쪽에 나라별로 선별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국가별 전시장이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은 홀수 해마다,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짝수 해마다 개최된다. 공원 안에 등나무로 칭칭 감긴 인 파라디소는 싱그러운 분위기에서 간식과 예술을 동시에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정기 휴일은 월요일).


② 놀이터를 오른쪽에 두고 공원에 들어서면 시베리안 허스키들과 썰매에 둘러싸인 프란체스코 쿠에리니 백작의 동상이 나온다. 1899년 쿠에리니는 이탈리아 탐험가 10명과 노르웨이 선원들을 이끌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고래잡이배를 개조한 스텔라 폴라레 호에 몸을 실었다. 모두 세 팀이 북극 탐험을 나섰는데 쿠에리니 팀은 끝내 북극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그들을 다시 본 사람은 없었다.


③ 공원 뒤쪽의 아치 통로를 빠져나가면 산티세포 복개천이 있고, 바로 왼쪽에 산티세포 광장이 있다. 이세포는 산토 주세페(성 조셉)의 베네치아 방언이다. 산티세포 성당은 1512년에 세워졌으며, 그 옆에 베로나 지역에서 들어온 아우구스틴회 소속 수녀원이 있다. 후에 수녀원은 살레지안회 수녀들에게 넘겨졌고, 오늘날은 베니에르 해군학교가 들어섰다. 산티세포 성당은 유감스럽게도 거의 대중에 개방되지 않는다. 운이 좋아서 성당 안에 들어갈 기회가 있다면 빈첸초 스카모치가 제작한 베네치아공화국 도제 마리노 그리마니의 기념비를 꼭 보도록 한다.


④ 다리를 건너면 산 주세페 수변로다. 다리 오른쪽 아름다운 물가에 오스타리아 다 프란츠가 있다. 프란츠는 오스트리아가 베네치아를 점령하고 있을 때 이곳에 정착했다. 여자 친구 부모님의 밧줄 가게를 처분한 돈으로 술집을 열어 와인과 간식거리를 팔았다. 그러나 지저분하고 낡은 술집은 옛날 이야기다. 오늘날 다 프란츠는 고급 해물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인기를 끌고 있다.


⑤ 다리에서 솔다 거리로 직진한 후, 세코 마리나로 좌회전한다. 끄트머리에서 사레신 골목길로 우회전한다. 이 널따란 주거 지역 끝자락에 성모 마리아와 성 프란체스코에게 바쳐진 사당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시주한 조화와 목걸이, 묵주 등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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