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현대밀의 실체는 가히 경악스럽다!
저명한 심장학 전문의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와 자신의 진료 임상 경험으로 나온 사실들에 입각해, 이른바 ‘현대 밀’이라는밀의 실체와 그것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적나라하고도 설득력 있게 파헤친 책. 이제 밀과의 이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밀가루하고만이별한다고 해서 밀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밀은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다. 특히 밀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밀을 끊는다면 단순히식품 하나를 끊은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삶에서 걸핏하면 행동과 충동을 무자비하게 지배하는 강력한 식욕 촉진제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 이외에도 밀을 제거한 후의 금단 현상을극복하는 방법, 밀 식품을 완전히 성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음식물에 대한 소개와 권고, 요리 방법들이 담겨 있다.
■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WilliamDavis)
독특한 밀 프리 식단으로 심장병 예방뿐 아니라 호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창하는 심장병예방학 의사인지은이는, 온라인 심장병 예방 프로그램 트랙 유어 플라크(Track Your Plaque)의 메디컬 디렉터로 정부간행물과 건강관련 웹사이트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위스콘신 주 폭스포인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의 집 찬장에는 베이글이나 머핀이없다.
■ 역자인윤희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외환과 재무 관련 일을 했다. 현재 학원에서 강의하며, 잡지와 책을번역하고 있다. 『스프링타임(Springtime)』(출간 예정) 등 여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 차례
머리말
1부 밀: 건강에 좋지 않은 통곡물
01 뱃살이뭐기에
02 할머니 세대의 머핀이 아니다: 현대 밀의 탄생
03 밀 분석
2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해치는 밀
04 엑소르핀 사시려고요?:밀의 중독적 특질
05 밀과 비만의 관계
06 이봐 장, 나야 밀: 밀과 셀리악병
07 당뇨병의 나라: 밀과 인슐린 저항성
08 산성도 떨어뜨리기: 위대한 pH 교란 물질 밀
09 백내장, 주름, 꼬부랑 등: 밀과 노화 작용
10 내 입자는 당신입자보다 크다: 밀과 심장병
11 머릿속에 든 모든 것: 밀과 뇌
12 베이글 페이스: 피부에 닿는 밀의 파괴력
3부 밀과 작별하기
13 굿바이, 밀: 밀에서 자유로운 맛있고 건강한 삶
맺음말
부록 A: 엉뚱한 장소 곳곳에서 밀 찾기
부록 B: 건강하게 밀가루 똥배를 줄이는 조리법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주
찾아보기
밀가루 똥배
머리말
내 아내가 철인 3종 경기 선수이자 지도자인지라 나는 매년 이 극한운동이 펼쳐지는 것을 목격한다. 철인 3종 경기 선수들은 수영 1.6∼4킬로미터와 자전거 90∼180킬로미터, 마라톤 21∼42킬로미터를 완주하기 위해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이 대회는 최대 수천 킬로칼로리에 달하는 에너지와 어마어마한 인내심을 요하므로 완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업을 달성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철인 3종 경기 선수들은 건강에 매우 좋은 식습관을 고집한다.
그런데도 이토록 헌신적인 남녀 운동선수 가운데 3분의 1이 과체중인 까닭은 무엇일까? 나는 15,20, 25킬로그램이나 되는 체중을 덤으로 안고 있는 그들이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극한 수준의 운동을 계속하고 고된 훈련 일정을 소화하는 데도 왜 그들은 계속 과체중인 걸까?
나는 곡물 섭취의 증가, 더 정확히 말하면 현대의 밀이라는 유전적으로 변형된 곡물 섭취의 증가가 활동량이 적던 1950년대의 날씬한 사람들과 철인 3종 경기 선수마저도 과체중인 21세기 사람들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믿는다.
1부 밀: 건강에 좋지 않은 통곡물
할머니 세대의 머핀이 아니다: 현대 밀의 탄생
오늘날 인위적으로 재배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밀은 대부분 멕시코시티 동부 시에라마드레 오리엔탈 산맥 입구에 자리한 국제 옥수수 및 밀 육종 센터(IMWIC)가 개발한 계통들의 자손이다. IMWIC는 멕시코의 식량 자급을 돕기 위해 록펠러 재단 및 멕시코 정부와 공동으로 1943년부터 농업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멕시코는 이모작이 가능한 기후 덕분에 계통들의 교잡에 필요한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교잡 결과를 효율적으로 검증하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IMWIC에서 일하던 유전학자 노먼 볼로그는 생산성이 특출하게 높으면서도 길이가 짧고 단단해 식물이 직립 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이삭이 커도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왜소종 밀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요컨대 줄기가 짧은 밀이 성숙 단계에 빨리 도달한다. 게다가 성장 기간을 단축해 불필요한 줄기를 키우는 데 투입되는 비료의 사용량을 줄여준다.
오늘날 왜소종 밀은 비범한 다수확 능력 덕분에 미국과 세계 많은 지역에서 여타 밀 계통을 근본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캔자스 주립대학교의 밀육종학 교수 앨런 프리츠 박사에 따르면 왜소종 밀과 반(半)왜소종 밀이 현재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전체 밀의 99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같이 IMWIC 등에서 육종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했지만, 밀과 여타 곡물의 유전자 구성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데도 새로 개발한 이들 새 유전 계통에 대해 동물이나 인간을 상대로 안전 검사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할 정도다. 생산 증대가 목적이라는 이유로, 이종 교배의 산물을 인간이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식물유전학자들이 확신한다는 이유로, 세계 기아 해결이라는 대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이 농업 연구의 결과물이 그 방정식의 일부인 인간의 안전을 점검하지 않은 채 식품으로 공급되었다.
결국 교잡 기술은 아무런 검증이 되지 않았음에도 수세기 동안 곡물이나 동물, 심지어 인간에게까지 적용되었다. 밀에 글루텐의 함유량과 구조 변형, 다른 효소나 단백질의 변형, 다양한 식물의 질병에 대한 민감성 또는 저항성을 부여해도 인간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농업유전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그런 추정은 뚜렷한 근거도 없을뿐더러 완전히 잘못되었다. 밀 잡종과 양친에서 발현한 단백질을 비교하면, 약 95퍼센트의 단백질이 자손과 같으나 5퍼센트는 양친 중 어느 쪽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단백질이었다. 특히 밀 글루텐 단백질은 교배 과정에서 상당한 구조 변화를 겪었다. 한 교배 실험의 경우, 부모 세대에는 없는 열네 가지 새로운 글루텐 단백질이 자손 밀에서 확인되었다.
더욱이 1세기 전 밀의 계열들과 비교해보면 현대의 트리티쿰 아에스티붐 계열은 셀리악병(celiac disease: 소장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장 내의 영양분 흡수를 저해하는 글루텐 감수성으로 인해 만성 소화 장애가 일어남-옮긴이)을 유발하는 글루텐 단백질 유전자를 다량 발현시킨다.
현대 밀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특성에 수천 차례 혹은 수백 차례의 유전자 변형을 가해 조작되었음에도, 인간이 섭취하기에 적합한지와 관련해 한 치 의심도 없이 전 세계적으로 식품의 형태로 공급되었다.
밀 분석
밀에 든 복합 탄수화물의 75퍼센트는 포도당 분자들이 가지를 친 사슬 구조의 아밀로펙틴이고, 25퍼센트는 포도당 분자들이 직선 사슬을 이룬 아밀로스가 차지한다. 복합 탄수화물 아밀로펙틴은 매우 효율적으로 소화되어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변환해 혈류에 흡수된다. 이는 밀이 혈당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이다.
가장 소화가 잘 되는 아밀로펙틴 형태는 밀의 아밀로펙틴 A다. 소화가 빠른 만큼 혈당 증가도 맹렬하다. 그래서 그램당 밀이 상승시키는 혈당이 강낭콩이나 포테이토칩보다 높은 것이다.
일부 섬유질은 제쳐두고라도, 통밀 빵 두 조각을 먹는 것은 설탕이 듬뿍 든 청량음료나 달콤한 캔디 바를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거나, 더 좋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1981년 토론토 대학교 연구 팀은 혈당지수(GI)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이는 탄수화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수치로, 특정 식품을 먹은 후 포도당과 비교해 혈당이 올라가면 GI 수치가 상승한다고 말한다. 최초 연구에서 흰 빵의 GI는 69, 통곡물 빵은 72, 잘게 조각낸 밀 시리얼은 67, 자당(그래뉴당)은 59였다. 그렇다. 통곡물 빵의 GI가 자당보다 높다.
사실, 혈당의 관점에서 가공 정도를 살펴보면 차이가 거의 없다. 다양한 가공 방식을 적용했든 아니든, 단순하든 복잡하든, 고섬유질이든 저섬유질이든, 밀은 밀이므로 비슷비슷하게 고혈당을 유발한다. 건강하고 날씬한 지원자들이 중간 크기의 통밀 빵 2개를 먹으면 혈당이 30mg/dl(93mg/dl에서 123mg/dl로)만큼 상승해 흰 빵과 차이가 없다. 반면 당뇨병 환자들은 흰 빵과 통밀 빵 모두 처음 측정했을 때보다 70∼129mg/dl 넘게 상승한다.
밀 식품은 혈당 수준을 콩부터 캔디 바에 이르는 다른 탄수화물보다 확실히 높게 끌어올린다. 포도당은 인슐린(포도당이 체세포에 진입하도록 돕고, 포도당을 지방으로 변환시키는 호르몬)과의 동반을 피할 수 없으므로 여기에 몸무게에 대한 중요한 암시가 들어있는 셈이다. 즉 식후 혈액 내 수치가 높이 올라갈수록 인슐린 수치도 올라가고, 더 많은 지방이 저장된다는 사실 말이다.
물에 밀가루를 섞고 반죽을 만든 다음, 흐르는 물에 녹말과 섬유질을 씻으면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혼합물이 남는다.
밀은 무게로 봤을 때 아밀로펙틴 A 같은 탄수화물이 거의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글루텐 단백질은 밀이 밀이게끔 만든다. 글루텐은 밀가루 반죽을 반죽같이 만드는 독특한 성분이다. 다시 말해 쌀가루나 옥수숫가루, 혹은 다른 곡물로는 할 수 없는 늘이기, 밀대로 밀기, 펼치기, 뒤틀기 등 반죽이 체조를 할 수 있게끔 한다.
한 밀 품종에서 나온 글루텐은 다른 계통에서 나온 글루텐 구조와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다. A, B, D 게놈과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된 아에스티붐 밀은 인간의 육종 조작이 있기 전에도 글루텐 다양성이 매우 컸다. 지난 50년간 시도해온 교잡은 글루텐을 합성시키는 아에스티붐 밀 유전자로 하여금 추가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했고, 보통은 의도적으로 D 게놈을 조작해 밀가루의 제빵과 반죽의 성형 특성을 강화했다. 사실 D 게놈에 위치한 유전자는 셀리악병을 촉발하는 글루텐의 근원으로 매우 흔하게 지목된다.
그러므로 식물유전학자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유전자에 장난질을 친 현대 아에스티붐 밀의 D 게놈은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글루텐 단백질의 특질을 상당 부분 변화시켰다. 이는 또한 밀을 소비하는 인간이 겪는 다양한 건강 문제의 숨어 있는 원천이기도 하다.
2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해치는 밀
엑소르핀 사시려고요?: 밀의 중독적 특질
기장이나 아마 같은 여타 곡물들은 엑소르핀을 생성하지 않을뿐더러(글루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뇌가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사람들에게 강박적인 행동이나 금단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것이 밀과 관련한 당신의 뇌이다. 요컨대 소화 과정에서 뇌의 환각제 수용체를 한데 묶는 모르핀 같은 화합물을 생성한다. 그 화합물은 일종의 보상 형태인 가벼운 도취감을 유발한다. 그 효과를 차단하거나 엑소르핀 생성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어떤 사람들은 눈에 띄게 불쾌한 금단 증상을 겪는다.
금단 현상부터 정신병 환자의 환각까지 밀은 몇 가지 특이한 신경학적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소화 측면에서 일반 밀은 뇌 속을 가로질러 환각제 수용체를 한데 묶는 능력을 지닌 폴리펩티드를 생성한다.
* 밀에서 생성된 폴리펩티드, 글루텐모르핀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엑소르핀의 작용은 환각제 차단 약물인 날록손, 날트렉손과 상충한다.
* 정상인 또는 식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환각 차단 약물을 투여하면 우울한 기분은 물론 식욕·갈망·칼로리 섭취가 감소하고, 그 효과는 특히 밀을 포함한 음식에서 두드러진다.
사실 밀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식품으로는 거의 독보적이다. 에탄올(메를로 또는 샤르도네 와인같이 당신이 즐기는 알코올)처럼 취하게 만들지 않음에도 밀은 행동을 변화시키고, 즐거운 기분을 유발하고, 중단했을 때 금단 현상을 촉발하는 몇 안 되는 식품이다.
사실상 밀은 식욕 촉진제다. 많이 먹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밀 음식이든, 다른 음식이든 더 먹고 싶게 만든다. 게다가 어떤 이들에게는 중독성이 있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마약의 효과를 억누르는 데 사용하는 약의 효능에 반대로 작용해 신경계에 묘한 약물 효과를 내기도 한다.
금단 증세를 참을 수만 있다면 허기와 갈망의 감소, 칼로리 섭취 감소, 기분 개선과 행복감 상승, 몸무게 감소, 밀 때문에 살찐 뱃살이 줄어드는 일이 생길 것이다.
밀, 특히 글루텐에서 나오는 엑소르핀이 희열, 중독적인 행동, 식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체중 조절의 칼자루를 손에 쥔 셈이다. 즉 밀을 줄이면, 몸무게도 줄일 수 있다.
밀과 비만의 관계
체중 증가를 초래할 만한 행동에 탐닉하지 않고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는 대다수 사람의 체중이 증가하는 주요인은 밀이다.
사실 미국에서 밀 확산이 식품 회사와 제약 회사에 안겨준 놀랄 만한 금전상의 횡재는 우리에게 이 완벽한 돌풍이 어느 정도 인간의 창조물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1955년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 미국의 항공 재벌이자 영화 제작자로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자선 연구 기관을 설립했다-옮긴이)의 비밀회의에 참석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다수확ㆍ저비용 왜소종 밀을 대량 생산하고, 정부가 인정한 건강에 좋은 통곡물을 먹으라는 충고를 교묘하게 퍼뜨렸다? 그래서 대형 식품 회사들로 하여금 수천억 달러 가치의 밀 가공식품(물론 비만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당뇨병, 심장병, 비만 관련 다양한 치료 약물의 필요를 만들어낸다.)을 팔 수 있도록 사악한 계획을 세웠다? 어처구니없지만 현실 속의 이야기다.
영양학계에서 통곡물은 사랑받는 오늘의 메뉴이다. 사실 미국 농무부가 인정한 심장 건강에 좋은 식재료요, 식이 요법을 조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동의한 이 음식이 우리를 더 배고프고 살찌게 해서 인간 역사상 어느 때보다 허기지고 뚱뚱하게 만들었다.
미국 농무부와 여러 전문가들이 미국인에게 뭔가를 먹으라고 충고하기 시작하면서 체중은 빠른 속도로 늘었다. 다시 말해, 1960년대부터 비만이 서서히 증가했지만, 체중이 급상승하며 가속도가 붙은 시점은 1980년대 중반 이후다.
1980년대에 수행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흰 밀가루 가공식품을 통곡물 가루 식품으로 대체하고 나서부터 결장암, 심장병, 당뇨병이 감소했다. 이 결과는 진정 사실이며 반박의 여지가 없다.
통념상 받아들이는 음식에 관한 지혜를 따르면 이렇다. "만약 당신에게 해로운 음식(흰 밀가루)을 덜 해로운 음식(통밀)으로 대체하면, 무수한 덜 해로운 음식이 분명 당신에게 훌륭한 음식으로 작용할 것이다." 같은 논리로, 타르 함량이 높은 담배는 해롭고 함량이 낮은 담배는 덜 해롭다. 요컨대 타르 함량이 낮은 담배는 당신에게 유익한 담배라는 말이 된다. 불완전한 유추일지 모르겠으나, 이는 식단에서 밀 확산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했던 논리적 근거의 결함을 보여준다. 밀이 광범위하게 유전공학상의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뚱뚱한 사람들의 나라를 창조하는 공식을 고안했음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
밀은 인슐린이 주도하는 포만과 허기 사이클을 촉발한다. 여기에 우리 몸을 지방 축적으로 이끄는 행복감과 금단 증상의 기복, 신경학 측면의 기능 왜곡 그리고 중독 효과가 곁들여진다.
혈당과 인슐린의 극단적 주기는 지방, 특히 내장 지방 증가의 원인이다. 주기가 숱하게 반복되면서 내장 지방이 쌓여 겉으로 모습이 드러나는 똥배는 물론 지방간, 두 개의 지방 신장, 지방 췌장, 지방이 낀 대장과 소장을 만든다. [심지어 심장에도 지방이 낀다.]
밀가루 똥배의 복부를 채우고 에워싼 내장 지방은 특이하게도 하루 24시간, 매일 매일 돌아가는 신진대사 공장이다. 이 공장이 생산하는 물질은 염증 신호, 비정상적인 사이토카인(면역 세포 상호 간에 세포 반응을 매개하는 펩타이드 물질-옮긴이), 즉 렙틴(지방 조직에서 분비하는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호르몬으로 식욕 억제 기능을 한다-옮긴이), 레지스틴(지방 세포에서 만들며 신체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못하도록 한다-옮긴이), 종양 괴사 인자 같은 세포 간 호르몬 신호 분자들이다. 내장 지방이 많아질수록 혈류로 내보내는 비정상 신호의 양도 늘어난다.
모든 신체 지방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아디포넥틴을 생성한다. 아디포넥틴은 심장병이나 당뇨병, 고혈압 위험을 줄여주는 보호 분자다. 하지만 내장 지방이 증가하는 만큼 보호 작용을 하는 아디포넥틴 생산 용량이 줄어든다(이유는 불분명하다). 아디포넥틴 부족과 렙틴, 종양 괴사 인자 증가의 조합 그리고 다른 염증의 산물은 비정상적인 인슐린 반응,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의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오늘날 내장 지방이 유발하는 질환 목록에는 치매, 류머티즘 관절염, 결장암 등도 포함된다. 이는 허리둘레가 사망률은 물론 다양한 질병의 강력한 예측 변수임을 뒷받침한다.
밀가루 똥배 성장에 필수적인 현상은 고혈당(포도당)이다. 고혈당은 자연스레 혈액 내 고인슐린을 유발한다.
혈액 내 고인슐린은 신체에서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인 내장지방 축적을 자극한다. 내장 지방이 쌓이면서 염증 신호가 홍수를 이뤄 근육이나 간 같은 조직이 인슐린에 덜 반응하도록 작동한다. 이를 일컬어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하며, 이는 췌장이 당 신진대사에 필요한 인슐린 양을 계속해서 늘려 생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는 인슐린 생산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내장 지방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다시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밀 탄수화물, 즉 독특하게 소화되는 아밀로펙틴 A는 사실상 어떤 음식(캔디 바, 그래뉴당, 아이스크림 등)보다 혈당을 급등시키므로 인슐린 분비도 촉진한다. 아밀로펙틴 A가 많다는 말은 고혈압, 고인슐린, 내장지방 축적의 강화…… 더 튀어나오는 밀가루 똥배를 의미한다.
3부 밀과 작별하기
굿바이, 밀: 밀에서 자유로운 맛있고 건강한 삶
여태껏 배워온 건강에 좋은 통곡물은 완전히 잊어버려라. 건강에 좋은 통곡물이 필요하다는 말은 순전히 허구임을 기억하라.
다정한 이웃집 영양사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지혜와 달리 밀 제거가 초래하는 결핍이란 없다. 줄어든 칼로리를 바람직한 식품으로 대체한다면 말이다.
밀이 빠진 자리를 채소·견과류·육류·달걀·아보카도·올리브·치즈, 즉 진짜 식품으로 채운다면 식이 부족도 없을뿐더러 한층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칠 것이다. 숙면과 체중 감량이 가능하고, 앞서 다루었던 모든 비정상적인 현상을 되돌릴 수 있다.
일단은 밀 제거가 그 첫 단계다. 그 과정에서 생긴 칼로리의 빈자리를 더 적은 칼로리(밀을 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루에 350∼400킬로칼로리를 적게 섭취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를 가진 적절한 대체 식품으로 채우는 것이 두 번째 단계다.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밀을 제거한 다음 그 차이만큼 나머지 음식을 늘려 채운 식단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밀이 든 식단보다 훨씬 낫다. 만약 이상적인 건강이 당신의 목표라면, 밀을 제거하고 남은 부분을 어떤 음식으로 채울지가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단순히 밀을 빼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좋은 선택을 하고 싶다면, 사라진 밀 칼로리를 진짜 음식으로 대체해야 한다. 나는 많이 가공한 식품, 제초제 성분이 남아 있는 식품, 유전적으로 조작한 식품, 인스턴트식품, 고과당 옥수수 시럽으로 가득한 식품,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식품, 또 포장지에 만화 캐릭터나 스포츠 스타가 나오거나 영리한 판매 전략을 활용한 식품을 진짜 음식과 구분한다.
진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압력에 맞서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