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현대인의 영양상태는 이미포화상태이다. 수많은 영양성분을 앞세운 식품들이 밥상을 그득히 채우고 있다. 그런데도 영양상태가 좋지 못했던 때와 비교해서 건강에 대한 염려와위협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새로운 질병들이 나타나 우리를 더욱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섭취하는 음식물의 식재료가 자연 그대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첨가물과 환경오염, 가공·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그 자체가인위적인 생산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건 말건더욱 심각해지는 먹거리의 문제점,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알고 먹는 수밖에 없다. 『밥상의 유혹』은 어떻게 먹는 것이 맞는지,어느 식재료가 어떻게 나쁜지 그 정보를 알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독자들의 걱정을 말끔히 해결해준다. ‘국민건강 주치의’라는 별칭으로 브라운관에서더 익숙한 이승남 원장이 객관적인 자료들과 함께 생소한 이름의 성분들을 자세하고 상세한 비유로 알기 쉽게설명해준다.
■ 저자 이승남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수련의를 거쳐, 현재 대한비만건강학회 이사 및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컬러다이어트센터 원장, 한양대학병원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의 외래교수로 활동하였고,대한체형의학회 회장, 국제자연치유의학연맹 이사,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이사를 역임하고,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전통요리 대학원 수료, 포천중문의대대체의학 연수, 국립암센터 암고위 지도자 과정 연수, 프랑스 메조학회(비만, 메조, 에스테틱) 연수, 멕시코 티유아나·오아시스 병원 연수를 통해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을 아우르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주요 일간지 및 전문지에 칼럼을 게재했으며, SBS, MBC TV의 교양 프로그램에 건강 주치의로 출연했다.또한 KBS <생로병사의 비밀&&,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등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MBC <생방송 오늘의 아침&&에 월요일과 수요일 출연중이다.
저서로는 『시험점수 올리는 건강법』『이승남의LSN다이어트』『내 몸을 살리는 생활 속의 웰빙 항암식품』『내 몸의 독소를 없애는 아침식사』『제철에 제대로 먹자』『알록달록 컬러다이어트』『물로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등이 있으며 『비타민 생주스』『얼굴을 보면 병이 보인다』 등의 책을 감수했다.
■ 차례
서문
1장 자연의 탈을 쓴 화학의 맛
1. 환골탈태한 진짜같은 가짜
토마토 맛 설탕 덩어리, 토마토케첩 | 유화제의 힘, 마요네즈 | 비만,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 햄버거세트 | 삼총사방부제,발색제, 결착제가 만든 단백질 푸딩, 햄과 소시지 | 바다에서 온 단백질 푸딩, 어묵 | 중금속 주의, 통조림 | 맛있는 환경호르몬, 레토르트식품
2. 원재료의 색도 모양도 알 수 없는 첨가물의향연
첨가물 칵테일, 라면 | ‘바삭’함의 두 얼굴, 과자 | 형형색색이 날린 치명타, 사탕 | 운동화 가죽의 믿을 수 없는 변신, 젤리| 영양만점? 아니, 열량만점 시리얼 | 양의 탈을 쓴 이리, 아이스크림 | 주식의 자리를 넘보는 간식, 빵
3. 탐할수록 위험한 화학의 맛
뇌까지 공격하는화학조미료 | 톡 쏘는 맛의 정체는 톡스tox, 독소, 청량음료
4 위험한 음식 덜 위험하게 먹는 법
장 볼 땐 야무지게 | 조리는 안전하게 | 먹을 땐 현명하게, 배출은 초고속으로
2장 정제를 거듭한가공식품
1. 첨가물의 함정
몸은 쑥쑥, 하지만 뇌는 느릿느릿 키우는 분유 | 이유식이 필요한 세 가지 이유 | 진짜유산균은 사라진 요구르트 | 자연발효? 아니, 공장 가공 치즈 | 아삭아삭한 맛의 비밀, 단무지와 피클 | 건어물, 그냥 먹어도 맛있는 이유 |발효식품이 아닌 분해식품, 장류 | 뿌리 뽑히고 잘려도 시들지 않는 놀라운 생명력, 포장채소
2. 정제의 함정
달콤함의 치명적인 이면, 설탕 | 보이지 않는 ‘소금’의 행패 | 생명력을 깎아낸열량 덩어리, 쌀 | 최초의 패스트푸드, 밀가루 | 기름에 대한 오해와 편견, 식용유
3장 무서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1. 재배·사육 환경의함정
완전식품이라는 신화는 허명, 우유와 달걀 | 비인간적으로 사육된 육류의 복수 | 바다에서 온 첨가물, 냉동해산물 | 방치한 노후수도관이 문제, 수돗물 | 농약의 힘으로 키운 과일
2. 유통의 함정
수확의 마지막 단계, 포스트 하비스트(Post Harvest) | 바다의 신선함을 식탁까지 가져오는 비결,생선
3. 자연이 품은 독소
우유만 마시면 속이거북한 유당불내성 | 골다공증을 부르는 산성식품 | 혈관의 교통정체를 부르는 콜레스테롤 | 자연식품 속의 독소들
4. 오염된 환경
어패류의 고향, 바다 |살균처리 과정이 중요한 원유 | 이미 오염된 단계, 원료
4장 나쁜 음식 궁합과 기호식품
1. 만나면 독이 되는 식품
2. 만나면 영양손실이 큰식품
3. 양날의 칼, 초콜릿
4. 나무에 달린 석유, 커피
5. 아슬아슬한 애주와 중독의 경계, 술
6.발암물질을 말아 피우는 담배
5장 내가먹는 영양제가 무용지물?
1. 약을 독으로 만드는 복용법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무용지물 | 함께할수록 손해 나는마이너스 효과 | 함께 먹으면 무용지물 | 함께 먹으면 약이 아니라 독 | 넘치면 독이 된다 | 간 기능을 망치는 지름길 | 젊어지려다 오히려살찐다
2. 영양제 똑똑하게 먹는 법
3. 계절 과일과 채소를 이용한 비타민 섭취법
부록 제대로 된 다이어트와 미용법
1. 체중관리와 체형 관리를 구분하라
2. 살 제대로 정리하는법
오해를 바로잡아라 | 나쁜 습관을 버려라 | 잘 비워내라 | 좋은 습관을 들여라 | 신나게 웃어라
3. 피부를 망치는 미용법
기능성 화장품의 실체 | 새로운 기술의 유혹 | 홈메이드화장품도 위험하다
4. 피부를 살리는미용법
기초화장품 4종 세트의 구성을 바꿔라 | 화장품 궁합을 찾아라
5. 제대로 알아야 아름다워진다
퍼머넌트와 염색 | 반영구 화장 | 보톡스 |필러(Filler)
밥상의 유혹
1장 자연의 탈을 쓴 화학의 맛
환골탈태한 진짜 같은 가짜
토마토 맛 설탕 덩어리, 토마토케첩
건강에 좋은 토마토를 듬뿍 사용한 케첩은 몸에 좋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재료부터 문제다. 태양 아래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가 아닌, 아직 덜 익은 파란 토마토를 따서 후숙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그나마도 빨갛게 익은 후에도 쉽게 무르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토마토이다. 다음은 조리과정. 원래 케첩은 토마토를 으깨서 껍질과 섬유질, 씨를 제거하고 은근한 불에 졸여서 소금과 향료로 맛을 내야 하지만 좀 더 구미를 당기게 하기 위해 설탕을 대량 첨가한다. 여기에 더 짙은 붉은색이 나도록 색소를 첨가하고, 맛을 내기 위해 화학조미료, 산미료, 감미료를 넣는다. 되직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선 화학전분도 필수. 그중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설탕이다. 외국에선 무슨 음식을 먹든 토마토케첩을 듬뿍 뿌려 먹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잔뜩 들어간 정제당의 단맛 때문이다. 단맛은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부추겨 중독습관이 생기게 한다.
사실 토마토케첩은 아주 훌륭한 항암식품이다. 토마토에 풍부한 리코펜은 뛰어난 항산화물질로 전립선암은 물론 흡연자의 폐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항산화물질이라도 흡연자의 폐암을 막긴 역부족인데 리코펜만은 예외인 것이다. 리코펜은 생 토마토를 먹을 때보다 토마토를 익혀 먹을 때 7배쯤 흡수가 더 잘된다. 토마토케첩은 토마토를 익혔을 뿐 아니라 한 번에 많은 양의 토마토를 먹을 수 있게 해주므로 건강에 아주 유익한 식품이다. 정제당과 각종 화학첨가물만 뺀다면 말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유난히 토마토케첩을 좋아한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만들어주자. 시간이 좀 걸릴 뿐, 그리 어렵지는 않다.
위험한 음식 덜 위험하게 먹는 법
장 볼 땐 야무지게
현대사회에 살면서 첨가물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식품 구매 단계에서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을 최대한 피하고, 첨가물을 줄이는 방법으로 조리하며, 어쩔 수 없이 섭취한 첨가물은 최대한 빨리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화학첨가물에 관한 박사 학위를 받는다 해도 첨가물에 대해 완벽히 아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전문적인 지식을 아는 것보다 앎과 생활을 연결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화학첨가물은 쉽게 말하자면 일반 가정의 주방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음식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첨가물 자체가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최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즉, 더 싼 재료로 더 많이 더 빨리 만들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 가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장을 볼 때 바로 이 점을 이용하면 된다. 제품의 포장디자인이나 광고성 문구가 아니라, 원재료명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모든 식품은 전성분을 표기하게 되어 있다. 표기된 원재료명 중 무엇에 쓰는지 도통 모르겠는 낯선 이름이 적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성분 표기는 많이 들어간 재료 순으로 적게 되어 있으므로 낯선 이름은 뒤로, 익숙한 자연 재료 명칭은 앞에 있는 것을 선택한다. 여기까지가 기본. 원재료를 비교하는 데 익숙해졌다면 제품의 종류에 따라 얼마나 많은 재료가 쓰였는지 살펴보자.
예를 들면, 햄의 기본 재료는 돼지고기이다. 그런데 돼지고기 외에도 대두단백이나 난백, 유단백 등 다양한 단백질이 들어간다. 콩이나 달걀, 우유에서 추출한 것이므로 합성첨가물은 아니지만, 이미 돼지고기에 단백질이 충분한데 왜 또 다른 단백질이 들어갔는지 유추해보자. 아마도 원료인 돼지고기의 질이 좋지 않은 탓일 게다. 단백질 함량이 부족한 부분이거나 신선하지 않아 단백질 특유의 구수한 맛을 내지 못해 추가로 넣어야 했을 것이다. 같은 방법을 간장이나 된장을 고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간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콩과 소금뿐이다. 여기에 정성과 시간과 깨끗한 바람만 더해주면 된다. 콩을 삶아 메주를 쑤고 발효시킨 후 소금물로 끓여낸 후 건더기를 건져낸 것이 된장, 국물만 따라낸 것이 간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콩과 소금 이외의 재료는 첨가물로 봐도 무방하다.
2장 정제를 거듭한 가공식품
첨가물의 함정
아삭아삭한 맛의 비밀, 단무지와 피클
원래 무와 오이는 각각 겨울철과 여름철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우선 무부터 살펴보자. 가을무가 달고 시원하기로 유명한데, 특히 가을에 담근 깍두기와 동치미는 땅을 깊숙이 파고 항아리를 묻은 후 그 안에 저장해두어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훌륭한 밥반찬이자 비타민 공급원이었고 두고두고 겨울 별미였다. 특히 동치미 국물은 소화제이자 연탄가스(일산화탄소) 중독의 민간요법이기도 했다. 소화효소가 많은 데다 섬유질도 많아 소화와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말려두면 무말랭이와 시래기가 되어 최고의 칼슘 공급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인이 가장 많이 먹는 무는 아마도 단무지일 것이다.
오이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먹어도 시원하고 상쾌하지만, 소금에 절여 오이지를 담근 후 얇게 저며 수분을 꼭 짜내서 참기름에 무치면 입맛이 없는 여름날엔 밥에 물만 말아도, 청국장이나 된장국에 쓱쓱 비비기만 해도 오이지 하나 얹어먹으면 훌륭한 한 끼가 됐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짭짤한 오이지보다는 달콤새콤한 피클에 더 익숙한 것이 현실이다.
단무지나 피클은 사실상 가공식품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동치미를 하면서 아무리 소금을 많이 뿌려도, 오이지를 담글 때 소금물을 아무리 짜게 만들어도 집에서 만든 절인 무와 오이지는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오히려 오래 두고 먹을 요량으로 소금을 많이 넣으면 짜다 못해 쓰고 맛이 없어진다. 수분이 지나치게 빠져 씹는 맛도 별로다. 그러나 공장에서 나온 단무지나 피클은 다르다. 유통기한이 긴 것은 물론 짠맛과 단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데다 아삭아삭 씹는 맛도 좋아서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 한다. 같은 재료로 만든 염장식품인데 집에서 만든 것과 공장에서 만들어 가게에서 파는 것의 맛의 차이가 확연한 이유는 단 하나, 첨가물의 마법 덕분이다.
약방에서 감초가 빠지지 않듯 가공식품에서는 화학조미료가 빠지지 않는다. 맛있는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한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 가지 감미료와 함께 단맛을 내는 사카린을 더한다. 너무 짜기만 하면 손이 잘 안가니까 사카린의 단맛으로 짠맛을 중화시키고, 소금의 삼투압 작용만으로는 부족한 씹는 맛을 아삭아삭하게 보강하려는 것이다. 결코 소금을 덜 넣어서 덜 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단맛 덕분에 상대적으로 덜 짜게 느끼는 것뿐, 염분 섭취량은 집에서 만든 짭짤한 무절임이나 오이지를 능가하고도 남는다. 새콤한 맛을 위해 빙초산을 넣고, 장기 보존과 상온에서도 유통될 수 있도록 소르빈산칼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부제를 넣는다. 가볍게는 구역질이나 속쓰림부터 심각하게는 중추신경 마비와 간 독성까지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화학첨가물들이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들어가야 맛있고 아삭한 단무지나 피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단무지를 꼭 먹어야 한다면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도록 하자.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식초와 설탕을 섞은 물에 담갔다가 사용하면 조미료와 방부제 등 첨가물을 어느 정도는 덜어낼 수 있다. 이왕이면 동치미나 오이지를 단무지와 피클 대용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겨울에 먹다 남은 동치미나 오이지를 잘 씻어서 하루 정도 말린 후에 식초, 설탕, 소금을 섞은 물에 담가놓으면 단무지 대용으로 좋다. 특히 김밥을 만들 때 단무지나 피클 대신 동치미나 오이지를 사용해도 산뜻한 맛을 낼 수 있다.
정제의 함정
달콤함의 치명적인 이면, 설탕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나 사탕무에는 당분인 수크로오스 외에도 여러 가지 미네랄과 단백질, 섬유질이 함께 들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설탕은 이것과는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정제과정에서 비타민C를 포함해 천연성분의 90%가 사라지고 순수한 당, 즉 단순당만 남은 상태인 것이다. 과일이나 꿀 같은 천연 당분은 서서히 흡수되어 에너지로 천천히 연소되지만, 설탕은 빠르게 흡수되면서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장에서 혈액으로 흡수된다. 피곤할 때 사탕이나 초콜릿처럼 단것을 먹으면 빠르게 피로가 풀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빠른 흡수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 빠르게 흡수된 설탕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그러면 우리 몸은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한다. 인슐린 덕분에 다시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긴 하지만 그 대가는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불안, 초조 등 설탕 섭취를 부르는 저혈당 증세로 나타난다. 당을 너무 많이 먹으면 쓰고 남은 당이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데,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당이 높아지는 당뇨병이 생긴다. 글리코겐으로 제대로 전환됐다 해도 그 양이 너무 많아지면 간이 점점 커지며 지방간이 된다. 간에 정착하지 못한 글리코겐은 지방산 형태로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배나 엉덩이, 허벅지, 유방 등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단것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빼앗는다는 것도 설탕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설탕을 소화하려면 많은 양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필요한데, 설탕과 함께 흡수된 비타민과 미네랄이 없으니 결국 몸에 저장된 것을 꺼내 써야 한다. 평소에 섭취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넘어 뼈와 치아에서 칼슘을 꺼내 쓰는 지경에까지 이르면 충치와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몸 안에 칼슘이 부족하면 예민해지고, 충동적이고, 신경질적인 특징이 나타나므로 어릴 때부터 단것을 좋아하면 아이가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으로 자랄 수도 있다. 과잉행동이나 집중력 저하, 학습능력 부진 등은 물론 비행청소년 문제까지 설탕 섭취와 연결시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 음식과 칼슘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지만 비타민B군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비타민B군은 장내 세균이 필요할 때마다 어느 정도 만들어내는데,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이 줄어들어 비타민B군을 합성하지 못한다. 비타민B군은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조효소의 성분이므로 부족하면 신진대서 전체가 느려진다. 특히, 글루타민산이 뇌기능을 조절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설탕 섭취가 지나치면 뇌 기능도 떨어진다. 대뇌는 물론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소뇌의 기능도 떨어져 저항력과 면역력이 약해진다. 쉽게 졸리고 기억력도 나빠진다. 단지 단것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몸에서 부정적인 도미노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탕은 무조건 나쁜가? 무엇이든 지나칠 때 몸에 나쁘다. 흔히 백설탕이 가장 나쁘고 황설탕, 흑설탕으로 색이 진해질수록 건강에 이롭다고 말한다. 만일 흑설탕이 가장 덜 정제한 것이고, 많이 정제할수록 설탕이 하얗게 변한다면 백설탕보다는 황설탕이, 황설탕보다는 흑설탕이 좋다는 것은 일리가 있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설탕은 사탕무나 사탕수수에서 원료당을 추출해 이를 가열, 농축, 결정화해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처음 추출되는 것이 백설탕이고, 가열과정을 거치면서 황설탕, 흑설탕이 되므로 영양의 차이는 거의 없다. 게다가 일부 흑설탕은 윤기 나는 검은색을 내기 위해 백설탕에 캐러멜 소스를 입힌 것이다. 이처럼 착색시킨 제품은 포장의 원재료명에서 캐러멜 색소를 찾을 수 있다.
요리에 단맛을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굳이 꼭 설탕을 사용하지 않아도 양파를 많이 넣으면 단맛이 난다. 꿀이나 물엿을 사용할 수도 있고, 배즙이나 파인애플즙, 키위즙 같은 과일즙도 훌륭한 단맛을 제공한다. 게다가 양파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과일즙은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연육작용을 하면서 소화가 잘되게 돕고, 꿀에는 여러 가지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처럼 천연식품을 사용하면 설탕만큼 즉각적인 단맛을 내지는 않더라도 은근한 단맛으로 요리의 맛을 돋우고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
3장 무서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재배?사육 환경의 함정
바다에서 온 첨가물, 냉동해산물
해산물은 여러 가지 면에서 건강식품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양식이라면 육류와 같은 문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냉동 유통되는 수입 해산물은 대부분은 양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새우나 게살 등 패류나 연어, 메로 같은 고급 해물 대부분은 미국이나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양식장에서 키운 것이다. 양식장도 축사와 마찬가지로 빽빽하기 그지없다. 물 반, 고기 반일 정도로 밀집 양식을 하기 때문에 물고기에게도 전염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먹이 또한 동물 사료와 마찬가지로 안정제와 방부제, 항생제 등이 첨가된 사료를 사용한다. 수입 해산물의 경우 유통과정도 문제이다. 해산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신선도, 몇 달에 걸친 유통과정을 무사히 버티기 위해 잡자마자 냉동시키는데, 냉동 전 손질과정이 문제다. 상하지 않도록 방부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신선도와 탄력을 유지하도록 수분증발억제제도 사용하는 것. 해산물은 보통 해동 후 바로 요리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해산물에 축적된 환경호르몬 외에도 냉동과정에서 사용한 방부제나 수분증발억제제 등도 고스란히 먹는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다양하게 먹는 수밖에 없다. 자연산이든 냉동이든 해산물을 먹을 때는 한 가지만 먹지 말고 여러 가지 해산물과 해조류를 같이 곁들여서 먹는 게 영양 면에서도, 해독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과메기를 다시마쌈이나 배추쌈과 같이 먹는다거나, 해물탕을 끓일 때 다양한 해물과 함께 미나리 같은 채소를 넣는 것처럼 말이다.
유통의 함정
수확의 마지막 단계, 포스트 하비스트(Post Harvest)
약을 사용하는 것은 재배과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딸기는 손으로 조금만 세게 쥐어도 짓무르곤 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유통과정을 견디기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소비자가 만나는 딸기는 대부분 싱싱하다. 신선도가 생명인 해산물과 마찬가지로 과일에도 짓무르거나 마르지 말고 싱싱하라고 수분증발억제제를 뿌리기 때문이다. 딸기나 포도 등 과일을 씻을 때 과일 표면에 물이 묻지 않고 물방울이 또로록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다. 수분증발억제제를 뿌린 탓에 물이 표면에 흡수되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물이 흡수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과일이 숨을 쉬지도 못한다. 그래서 썩기 쉽고, 이를 막기 위해 그 위에 방부제를 뿌린다. 사과나 배처럼 껍질이 있는 단단한 과일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보기 좋은 색을 오래 유지하라고 왁스 코팅을 하기도 한다. 덕분에 반질반질 윤기가 나지만, 과일이 안에서부터 썩어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던 사과나 배를 쪼개보면 안쪽에서부터 멍든 것은 바로 뿌리고 또 뿌린 약 때문에 과일이 숨을 쉬지 못한 탓이다.
이처럼 수확 후 농약을 뿌리는 것을 포스트 하비스트라고 한다. 재배과정에서 뿌린 농약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에 씻겨 나가거나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지만, 수확 후 뿌린 농약은 그대로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더 큰 문제가 된다.
수입 농산물의 경우 이런 문제는 더욱 심해진다. 수입 농산물이 우리나라까지 도착하는 데 대략 4~6주가 걸리는데, 방부제를 비롯한 농약이 아니라면 이 기간을 버틸 재간이 없다. 이처럼 유통과정에서 상하는 것이 염려돼 농약을 잔뜩 뿌리기도 하지만, 덜 익은 과일을 딴 후 팔기 전에 익히는 경우도 있다. 감이나 귤, 바나나처럼 익은 후에 따면 곧 상해버리는 과일은 미리 따서 유통기간 중 후숙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문제이다. 2009년, 홍시를 파란 상태에서 딴 후 판매장소에서 한데 모아 군데군데 공업용 카바이드를 넣은 후 비닐을 덮어서 오렌지빛으로 익힌 것을 약시(약품처리한 홍시)라며 판매하는 경우가 방송돼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과일뿐 아니라 밀가루 또한 대표적인 포스트 하비스트 작물이다. 밀은 수확한 후 장기 보존과 유통을 위해 살균제, 살충제를 듬뿍 뿌린다. 거의 밀알 하나하나가 농약으로 목욕을 한 후 수출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수입 밀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것이 뉴스로 보도되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것일까? 대답은 예스다. 포스트 하비스트가 얼마나 놀라운 방부효과를 내는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어떤 스님은 해우소(화장실)에서 나올 때마다 밀가루를 한 줌씩 뿌리는데, 그것이 바로 구더기도 안 생기고 냄새도 안 나게 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시골에 사는 할머니들도 이를 생활의 지혜로 활용한다고 하니 밀가루가 얼마나 독한지 말 다했다.
4장 나쁜 음식 궁합과 기호식품
만나면 영양손실이 큰 식품
?오이 + 당근/무 = 비타민C 손실
오이와 당근, 또는 오이와 무는 여러모로 만날 일이 많다. 보쌈에 어울리는 무생채나 봄철 피로를 풀어주는 나박김치에도 사이좋게 들어가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낸다. 그러나 맛은 시원할지 몰라도 영양 면에서는 꽝이다. 무와 오이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하지만 오이를 썰면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제가 나온다. 당근도 마찬가지. 무, 오이, 당근에는 다른 영양소가 많긴 해도 비타민C는 전혀 섭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이들을 섞어서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무생채나 나박김치처럼 꼭 함께 넣어야 할 때는 식초를 넣는 것이 비결이다. 아스코르비나제는 산에 약하기 때문이다.
?토마토 + 설탕 = 비타민B군 손실
설탕을 친 토마토는 달콤할 뿐 아니라 토마토 특유의 향도 훨씬 향긋하다. 그러나 설탕의 당분을 소화하느라 토마토에 들어 있는 비타민B군이 다 소모돼 정작 몸에 흡수될 비타민B군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치즈 + 콩 = 칼슘 손실
우유의 칼슘이 흡수가 잘 안 되는 것은 인이 풍부한 탓이다. 치즈와 콩을 함께 먹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치즈에는 칼슘이 풍부하지만, 콩에는 단백질이나 이소플라본뿐 아니라 인산도 많이 들어 있다. 결국 치즈의 칼슘과 통의 인산이 만나 인산칼슘으로 다시 태어난 후 고스란히 몸을 빠져나가 버리고 만다.
질환별 주의해야 할 음식
?만성신부전증?고혈압 + 콩?녹즙
신장 기능이 안 좋은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몸에 좋다고 두부, 두유, 콩 등 콩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중 칼륨 농도가 짙어지면서 고칼륨혈증으로 심장부정맥까지 가져올 수 있다. 완전식품에 가까운 콩에는 다른 영양성분도 풍부하지만 특히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당뇨 억제와 고혈압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미 고혈압 등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안 좋아진 경우는 칼륨을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해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 칼륨을 비롯한 미네랄이 풍부한 녹즙도 마찬가지이다. 고칼륨혈증인 경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에 통증이 올 수 있으며 심하게는 전신마비, 호흡 마비 등 응급 상황이 될 수 있다.
?간 기능 저하 + 녹즙
녹즙은 해독작용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간 기능이 나쁜 이에겐 오히려 독이다. 농축된 액체를 몸에서 흡수하기까지 간이 해야 할 일이 많아 오히려 간 기능 수치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 없이 간 기능 수치가 올라가는 환자가 있다면 의료진은 녹즙을 너무 많이 마시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위염?위궤양 + 생마늘
항암 및 노화 방지 식품을 꼽아보면 마늘은 가히 최고봉이지만 위가 약하다면 오히려 마늘이 병을 덧나게 할 수 있다. 마늘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위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 따라서 위궤양이나 위출혈 등이 있다면 공복에 생마늘을 먹는 일은 금물. 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혈액 응고를 막는 기능을 해 위궤양이나 위출혈, 수술 후 등 출혈 위험이 있는 경우 지혈을 늦춰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이유 때문에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심장병과 뇌경색 예방에는 좋은 식품이므로 아주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위를 자극하지 않도록 익혀서 먹는다면 많이 먹어도 상관없다.
5장 내가 먹는 영양제가 무용지물?
약을 독으로 만드는 복용법
함께 먹으면 무용지물
?골다공증 치료제 + 칼슘보충제
폐경기 전후 여성들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보충제를 복용하곤 하는데, 이미 골다공증 치료 중이라면 칼슘보충제를 함께 먹어봐야 소용이 없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인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치료제는 칼슘보충제와 함께 먹으면 주요 성분인 알렌드로네이트의 흡수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부득이 같이 먹으려면 최소한 30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아침 공복 상태에서 먹어야 하므로 이를 먼저 먹고 식후에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철분제 + 제산제
여성들에게 빈혈은 흔한 증상이다. 보통은 철분제를 한두 달 복용하면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으로 올라가고 6개월 정도 복용하면 몸속에 충분한 철분이 저장된다. 철분제는 빈속일 때 흡수가 가장 잘되므로 식사 한 시간 전에 복용하는 게 좋다. 그런데 이때 빈속에 약을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 속쓰림을 예방하겠다며 제산제와 함께 복용한다면 약을 먹으나마나이다. 제산제 성분 중 마그네슘이 철분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함께 먹으면 약이 아니라 독
?아스피린 + 비타민E
아스피린은 원래 열을 내리는 해열제이자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진통제이지만 요즘은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스피린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액을 묽게 만들어 심장병과 뇌졸중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타민E도 같은 역할을 한다. 지혈작용을 하는 비타민K가 흡수되는 것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산화하는 것을 막아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뭉친 혈액은 풀어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한다. 덕분에 고혈압이나 심장병,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과 심장발작의 위험을 낮춘다.
하지만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상태에서 비타민E까지 복용하고 있다면 지혈이 안 될 수 있으므로 둘 중 하나를 피해야 한다. 수술이 예정돼 있다면 수술 전후 2주 동안은 비타민E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아스피린 + 비타민C
감기 예방과 치료에 비타민C만 한 것도 없다. 한편 감기 증상 완화를 위해 해열진통제로 아스피린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아스피린은 비타민C를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진통제 중에는 비타민C를 포함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나 장에 출혈이 있는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아스피린의 특징 덕분에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피를 토하게 할 수도 있다.
?항생제 + 비타민K
출혈을 억제하는 비타민K를 만들어내는 것은 장내 세균이다. 그런데 트리메소프림, 설파메톡사졸, 네오마이신을 함유한 항생제는 이 세균을 해친다. 비타민K가 부족해지면 출혈이 잦아지고 멍이 잘 들며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게 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