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고수민
ǻ
은행나무
   
13000
2009�� 09��



  책 소개
블로그에 영어 학습법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네티즌으로부터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의사 고수민의 책. 오랜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영어 공부법을 토대로, 그의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를 충실하게보강하여 실제 영어 학습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단기간에 영어 정복을 지향하는 일부 영어 학습서들이 허황된 상술이라고지적하면서, 영어 공부는 최소한 5년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영어책 읽기의 학습과정, 영화를 공부에 활용하는방법, 영어 일기 쓰기,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을 통한 영어 공부법, 영어 학원과 어학연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등 누구나 실행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는 저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가 솔직하게 담겨있고, 실제네티즌들과의 질문 답변이 수록되어 있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 저자 고수민
1996년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에서레지던트로 근무하였다. 2005년 도미, 현재 Montefiore Medical Center에서 재활의학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미국의사시험(USMLE)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티스토리에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를 개설하였다. 영어 공부법, 의학정보등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가 블로거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단기간 방문자 1천만 명을 돌파, 2008년 포털 사이트다음(Daum) 블로거 기자 상을 받았다.


2003년 카플란 학원 USMLE 설명회 강사, 2005년 GMES미국의사시험 전문 학원, 서울 메디컬스쿨 USMLE 강사, 2005년 서울 상덕의원 부원장, 2007년 St. Mary"s HealthCenter, St Louis, Missouri, Internal Medicine, 2008년 USMLEMASTER.com USMLE 설명회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Montefiore Medical Center, NewYork,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례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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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잘하는 사람이 드문 한국 | 교포 2세들의 영어 실력, 미국 사람과 똑같을까? | 교포 1.5세들은 영어를얼마나 잘할까 | ■ 아이들은 이민 오면 저절로 영어가 된다? | 이민 1세대 전문직들의 영어 실력은? | 알고 보면 놀랍지 않은 다중언어구사자의 언어 실력 | 한국의 영어 도사들의 실력이 궁금하다 | 뉴욕 의사 고수민의 영어 실력 대공개 | 현실적인 영어 공부의 목표를세우자


2장 목적의식을 가져야 영어를잘한다
블로그로 영어 공부 방법을 전파하기 시작하다 | 쏟아지는 영어 공부 관련 질문들 | 영어 덕에 20대에 부장으로승진한 친구 이야기 | 한국인에게만 어려운 야속한 영어 | 원어민 수준이 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묻지 마세요 | 영어를 잘하려면목적의식을 가지고 공부해야 | ■ 영어 학습법의 우월성,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3장 토플, 토익 고득점자도 영어를 못하는이유
고수민의 토플 도전기 | ■ 첫 영어 학원 레벨 테스트, 결과는? | 토플과 실제 영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토플은 한강, 진짜 영어는 태평양? | 영어 공부 2년 반 만에 미국 구직 인터뷰에 도전하다 | 토플은 못해도 영어는 잘할 수 있는비결


4장 영어 듣기를 잘하는 비결
9.11테러 당시의 껄끄러운 동시통역 | 영어 귀가 뚫린다는 말은 과연 무엇? | ■ 영어를 우리말로 옮겨 쓰기와 정확한 발음의 중요성 | ■ 이해의속도를 측정하는 법 | ■ 이 책에서 영어 실력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나? | 영어 귀가 뚫린다는 것을 다시 정리하자면 |★Q&A


5장 네이티브와 통(通)하는 영어 발음 만드는법
부정확한 발음이 통하는 예외적인 경우 | 발음을 얼마나 원어민에 가깝게 해야 하나? | ■ 미국인끼리도 발음을 못알아들어서 실수를 할까? | 누구에게나 설명 가능한 발음 내는 법 | 정확한 발음은 노력으로 성취하는 것 | ★Q&A


6장 돈 안 드는 최고의 영어 공부, 책읽기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따라 하자 | 소리 내어 읽으면 성공한다 | 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 이유 | 외우려고 노력하지않아도 된다 | 읽기는 두뇌와 입이 익숙해지는 과정 | 교재를 선정하는 요령 | ■ 유명인도 실수하는 영어 번역 | 실전 글 읽기를 당장시작해보자 | ★Q&A


7장 영화로 영어 공부 제대로 하는법
말은 해도 정서적 교감을 나누지 못하는 고통 | 영화로 하는 영어 공부의 장점 | ■ 한국 드라마에 빠진 교포 2세들| 영화를 이용한 영어 공부의 단점과 극복 방안 |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화 고르기, 기타 주의 사항 | 영화로 하는 영어 공부의 다섯 단계 |■ 영화의 자막을 읽지 않는 즐거움 | ★Q&A


8장 뜨거운 감자, 영문법 공부 정말필요한가
피해망상을 부르는 문법 위주의 영어 | 영어를 잘하려면 영문법이 얼마나 필요한가 | 영어 회화 속에서 문법을 찾는법 | 두 가지 문법 공부의 실천 방향 | ■ 의사가 의학을 공부하는 비결 | ★Q&A


9장 가장 효율적으로 어휘력을 늘리는비결
내가 알고 있는 단어 수는 얼마나 될까? | 미국인의 어휘력을 추산해보면 | ■ 정말 낯선 미국 사람들의 이름 |어휘력 확보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 | 전문직과 직장인에게 요구되는 어휘력 추산 | ■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야 성공한다 | 효율적인 영단어 공부를위해 꼭 알아야 할 원칙 | ■ 한국 사람의 한국말 배우기 | ★Q&A


10장 영어 공부의 필수 코스, 영어 일기쓰기
영어는 잘하는데 영작문만 못할 수도 있을까? | 영어 일기가 말하기를 도와주는 이유 | ■ 방문이 잠겨서 못 들어가요| ■ 궁하면 통하는 공부 | 이미 영어를 잘하는 사람,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 ■ & 히딩크와 패리스 힐튼의 공통점 | 영어 일기쓰기를 미루는 흔한 핑계들 | 영어 일기를 쓰면서 드는 의문점과 해답 | ★Q&A


11장 라디오로 영어 공부 제대로 하는비결
냄비 위에 밥이 타는 이유 | ■ 듣다가 포기한 듣기 공부 | 뒤늦게 깨달은 라디오 영어의 진가 | ■ 혼자만 듣기평가를 잘 본 친구의 비결 | 라디오 방송으로 영어 공부할 때의 주의사항 | ★Q&A


12장 학원과 연수를 100% 활용하는방법
학원을 다녀도 영어가 늘지 않는 이유 | ■ 영어 강사와의 프리토킹으로 내 실력을 완벽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학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 영어 연수, 언제 가야 하나 | 해외 영어 연수를 활용하는 방법 | ★Q&A


마치며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시작하며
솔직히 저는 영어의 대가도 아니고 달인도 아닙니다. 전공도 영어가 아니라 의학이고, 의학 공부를 하면서 원서를 좀 보긴 했지만 영어 실력에 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영어로 된 문장을 입 밖에 내기가 버거운 사람이었고 미국 영화를 보아도 자막만 읽었지 말을 알아들으려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병원에서 미국 사람들과 일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면서 매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요?


사치품으로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던 영어를 생활 필수품으로서의 영어로 바꾸느라 공부하는 마음의 자세가 달라진 점이 큰 기여를 한 건 사실일 것입니다. 절박했으니 열심히 했지만 절박하다고  원하는 것을 다 성취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저도 뭔가 비결이 있기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영어 공부 방법은 지금도 서점에 빽빽이 꽂혀 있는 ‘영어 공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종류의 책들을 종합하면서 나온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던 무렵 저는 30대 초반에 영어를 새로 잡았으니 남들보다 10년은 늦은 셈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시간을 낭비할 틈이 없으니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지요. 수많은 책들을 읽었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 모든 책들이 다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했습니다. 제시한 방법을 따라 몇 달을 고생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다가 결국 좌절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했습니다. 새로운 방법이 나올 때마다 그게 더 나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영어 공부에 성공한 선배가 주변에 있어서 남들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 자신은 어떻게 했는지, 어떤 방법은 효과가 없었는지 등을 긴 호흡으로 솔직하고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게 되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이 책 저 책을 놓고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혼란스러울 정도로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이 넘쳐나는데 영어를 전공하지도 통달하지도 못한 제가 감히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을 하나 더할 용기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필요에 의해서 뒤늦게 영어를 시작했고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제가 필요한 만큼은 성취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제가 한국에서 얻은 실력을 검증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영어 학습자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 때문에 좌절하는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으로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배로서 조언해주는 데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남들이 먼저 간 이 길을 영어 공부의 후배들에게 자세히 안내해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민병철, 이익훈 선생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저만큼은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영어를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현실적인 영어 공부의 목표를 세우자

우리는 영어를 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양육되지도 않았고 영어권 국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분들이 제 책을 읽을 이유가 없겠지요.) 다행히도 우리는 영어를 대한민국에서 손꼽히게 잘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불편함이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런 목표를 위해서라면 언어에 천부적인 재능이나 명석한 두뇌 같은 조건을 타고나지 못했다 해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영어는 언어이고, 그 누구든 간에 언어는 연습에 의해서 충분히 획득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영어를 원하는 만큼 하지 못한다면 머리가 나쁘거나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연습이 부족했거나 방법이 비효율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대학 교육을 마친 미국 성인의 영어를 100으로 볼 때 독자들 중에서 10이나 20의 영어 실력을 가진 분이 50의 수준에 이르는 것은 마치 걸인이 몇 년을 일해서 통장에 1천만 원을 모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이 전제가 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는 목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50의 실력이 70, 80으로 도약하는 것은 꾸준한 노력과 좋은 방법이 전제가 된다면 가능합니다. 물론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하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는 마치 아무 재산도 없는 사람이 수십  년간 일하고 저축해서 지방 소도시에 작은 아파트를 한 채 살 정도로 돈을 모으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야심 찬 목표지만 반드시 가능합니다. 80으로 올라간 사람이 더 박차를 가해 100에 가깝게 오르는 것은 정말 피나는 노력과 재능과 평생의 공부를 요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도전은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실용적인 의미에서 여러분은 대부분 70에서 80 정도의 영어가 필요할 뿐이라는 것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일단 적절한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을 원어민의 실력에 비교하면서 좌절하지 말고, 다 잊고 앞으로 뚜벅뚜벅 꾸준히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돈 안 드는 최고의 영어 공부, 책 읽기
소리 내어 읽으면 성공한다

제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영어 공부 비법은 바로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자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언어와 문화에 상관없이 외국어를 익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모든 경우 적용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만나본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영어를 익히는 데 사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트로이를 발굴했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도 자서전에서 외국어를 익히는 비결에 대해 책을 반복해서 읽는 거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입니다.


제 병원 동료 중에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남미의 콜롬비아에서 온 친구가 있었는데 영어를 어떻게 배우냐고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배우고 따로 사설 학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선생님과 함께 책을 큰 소리로 읽는 것이 영어 수업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영어로 대화하는 연습을 하고 글쓰기 연습과 단어 외우기도 병행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공부하는 것과 별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영어 공부의 취약점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에 대한 비중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영어에 대한 고민을 상담한 사람들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는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한때는 문법 공부가 영어 공부의 전부였고, 최근에 와서는 원어민과 대화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책 읽기’와 같은 주장이 별로 힘이 없어 보입니다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보면 그래도 적지 않은 영어 교육자들이 이 방법이 옳다고 호응해주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구문을 읽으면서 외웠다거나, 생활영어 책을 외웠다거나, 영화 대사를 외웠다거나, 외국 방송을 듣고 따라서 외웠다는 식의 활용적인 측면에서 작은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본은 모두 큰 소리로 영어로 쓰인 인쇄물을 읽었다는 것입니다.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 공부법이 편한 점 한 가지는 외우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영어 공부는 당연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 하고 실제 영어 공부의 단기적인 효과는 외울 때 더 높습니다. 하지만 영어 공부는 몇 달이나 몇 년 만에 시험 점수로 결판을 내야 하는 무슨 고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긴 호흡으로 몇 년을 투자해서 점진적으로 실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장기전이므로 지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던 사람들도 몇 달이나 몇 년 만에 지쳐서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누차 강조했듯이 영어와 한국어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공부해야 할 양이 너무 많아서 어지간한 공부로는 눈에 띄는 차이를 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많은 영어 학습자들을 지치게 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결국 영어를 먼 미래에라도 잘하기를 원한다면 일정한 양의 학습을 몇 년간 꾸준히 하는 수밖에는 없는데 사람들이 모두 조급하게 결과를 기다리다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 못하고 결국 나는 안 되나보다 자포자기를 한 채 물러나게 됩니다. 물론 영어 학습자들에게 이런 조급증을 심어준 것은 몇 달만 하면 영어가 터진다거나 이 책만 끝내면 영어가 보인다는 등의 과대광고를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우리 자체가 천성적으로 조급한 측면도 조금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영어는 몇 년간 씨름해야 하는 것이니 마음 조급하게 먹지 말고 그냥 눈 딱 감고 꾸준히 하세요’라고 터놓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학습자들의 마음가짐도 처음부터 달랐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지쳐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은 정말 핵심적인 영어 공부법의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외우지 않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반복해서 읽은 내용이 따로 외우지도 않았는데 말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는 읽기만 해도 어느 정도의 암기 과정이 두뇌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외우려고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수십, 수백 번 읽는 과정에서 점차 감이 오게 됩니다. 문장은 수많은 단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므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다른 문장들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만 문장의 기본 골격은 크게 나누어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이런 문장의 패턴들에 익숙해지면 나도 모르게 문장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된 패턴들에 단어만 바꾸어 집어넣음으로써 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도 있게 됩니다. 영어 문장을 입이 닿도록 읽되 외우지 않는 이 희한한 공부의 목적은 영어 문장을 외워서 그대로 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이 영어 구문의 패턴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영어식 문장 구조에 대한 감이 익혀지면 영어를 구구단 외우듯이 만들 수 있습니다. 구구단은 거의 습관처럼 입에 배었기 때문에 ‘이일은’ 하면 ‘이’가 나오고, ‘이이는’ 하면 ‘사’, ‘이삼은 육’. 이런 식으로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됩니다. 영어도 이렇게 입에 익히면 주어, 동사, 목적어를 생각하면서 일일이 문장을 만들지 않아도 깊은 고민 없이 필요할 때 적절한 표현이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전거 타기를 한번 배우면 평생 잊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여기서 응용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로 말하자면 이 기술은 자전거 위에서 중심을 잡는 각종 몸의 균형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입니다. 바로 갖춰지기는 어렵되 일단 갖춰지면 몸이 기억하므로(궁극적으로는 뇌가 기억하는 것이긴 하지만) 어렸을 때 한번 배우면 평생 가곤 합니다. 영어 단어가 문장 안에서 조합되는 순서를 감각적으로 파악하면 이후로는 무궁무진한 문장을 응용해서 만들 수 있는 것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문장을 계속 읽다 보면 문장의 패턴이 점차 파악되고 이 패턴의 기억이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회(hippocampus)에서 두뇌의 전반적인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장소로 옮겨지게 되고, 전두엽(특히 언어 표현의 중추인 Brocas area)과 두정엽(언어 이해의 중추이면서 행동의 패턴을 기억하는 부위)의 공고한 연결망이 구축되게 됩니다.


인간의 두뇌는 이런 일련의 행동의 패턴을 기억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언어를 구사하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apple이라는 단어를 발음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아무도 매번 발음할 때마다 a의 발음은 어떻고, p의 발음은 어떻고 하면서 외운 내용을 상기시켜 가며 발음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반사적으로 한 단어가 통째로 입에서 나옵니다. 저절로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두뇌에서 apple을 말하려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뇌가 말을 꺼내려고 준비를 하면 전두엽에서 말하기로 결심한 내용이 복잡한 신경전도계를 따라 구강과 인후부의 근육에 전달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야 성대와 혀 등의 복합 작용에 의해 소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신비로운 것은 이렇게 발성이 일어날 때 혀와 호흡과 성대의 열리고 닫힘 등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매끄럽게 조화가 되면서 순서대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굳이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영어를 잘하는 데 필요한 이 조화로운 발성기관의 협력 작용은 두뇌와 발성기관의 협동 훈련이 되어 있어야 가능하며 책 읽기는 그 연습이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합입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어휘력을 늘리는 비결
효율적인 영단어 공부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원칙

커뮤니케이션에는 정말 여러 가지가 포함됩니다. 일단 단어를 다 알아도 발음을 알아야 하고 문장의 구조를 파악해야 하고 숙어를 알아야 하고 또 독해 속도가 충분해야 하는 등 복잡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단지 단어를 아는 것만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단어를 아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많이 알아야 합니다. 단어를 외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의 경우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외우는 족족 잊어버리게 됩니다. 두뇌 입장에서는 별로 써먹지도 않는 기억을 안 그래도 복잡한 기억 저장소에 장기간 보관할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단어는 공부해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신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몇 가지 단어 공부의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일단 단어에는 먼저 외워야 할 우선순위가 있으므로 아무 단어나 막 외우기보다는 정말 필요한 단어를 골라서 외워야 합니다. 평생 한 번도 쓰지 못할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는 미국인이 매달 살면서 사용하는 단어를 외워야 합니다. 둘째로는 그 단어가 일상생활의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한 활용을 알아야 합니다. 어감에 따라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므로 단어만 떼어놓고 외우면 이 단어가 이런 상황에 쓸 수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수가 있습니다. 영어 단어상으로는 똑같이 웃겨도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는 ridiculous가 있고, 하도 형편없어서 비웃음이 간다는 laughable하게 웃긴 것도 있고, 코미디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funny하게 웃긴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단어 모두가 정말 재미있어서 우습다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이런 활용은 일상생활 속의 살아 있는 문장을 통해 배울 때 가장 정확히 알게 됩니다. 세 번째로는 단어를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인이 10만 단어를 알건 20만 단어를 알건 간에 이 기억이 항상 들어 있는 이유는 매일 쓰기 때문입니다. 단어를 외워도 자꾸 잊어버리면 머리를 원망하지 말고 더 반복을 많이 하면 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단어 공부법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이미 다 소개해드렸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는 공부입니다. 책을 소리 내어 읽기 전에 그 페이지의 문장을 다 해석할 수 있도록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문장을 해석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물론 뜻을 찾아봐서 단어를 안다는 이야기도 포함합니다. 이렇게 책을 몇 권 읽다 보면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단어는 더 자주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 기억에 더 잘 남고, 잘 쓰지 않는 단어는 반복이 적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니 빈출 단어를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문맥을 알고 그 표현이 왜 나왔는지 읽으면서 다 깨우치게 되기 때문에 실제 활용을 생생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리를 내어 읽는 과정에서 스스로 말을 만들어서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자기의 입으로 소리를 내고 자신의 목소리로 들으면서 자신이 그 말을 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얻게 되어 학습 효과가 배가됩니다.


그러면 두꺼운 33,000단어짜리 단어집을 놓고 외우는 것이 나쁜 공부 방법일까요? 세상에 나쁜 공부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덜 효율적이고 더 효율적인 공부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몇 달 뒤에 있을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라면 제가 말한 책(교과서, 신문, 소설, 잡지, 영화, 드라마 등)을 읽으면서 단어를 익히는 방법은 기억에 잘 남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이보다는 그냥 단어집을 놓고 외우는 방법이 더 효율적인 공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외운 단어가 기억에 평생 남으리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 평생 남는 공부가 목적이라면 이 목적에 최대한의 효율을 주는 공부는 책을 읽으면서 혹은 영화 대사를 따라 하면서 단어를 몸으로 익히는 학습법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단어를 배우는 비결이고 한국에서 한국 학생들이 한국말 단어를 배우는 비결입니다. 여러분이 우리말 단어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미국 사람이 10만 단어를 안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치를 꼭 거기에 둘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에서 소매업이 가능한 정도의 의사소통이 목표라면 중?고교 수준의 단어를 포함하여 파생어 포함 4,000단어 이하의 어휘력만 있어도 됩니다. 영어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직장 생활이 목표라면 표제어 1만 개, 파생어 포함 4만 단어 정도에 도전하십시오. 이 정도는 중?고교 단어, 토익이나 토플 어휘, GRE, 그리고 SAT 어휘를 80% 정도 아는 수준입니다. 교직이나 전문직의 경우 해당 전문 용어를 제외하고 표제어 기준 15,000단어, 파생어 기준 5만 단어를 목표로 해야 하겠습니다. 이는 불편함이 없는 직업 생활을 위한 궁극적인 목표치이므로 실생활에서는 위에 제시된 수치의 50%만 달성해도 숙어 실력과 문법 실력에 따라 언어 생활과 의사소통에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원하는 수준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어집을 놓고 따로 외우는 것보다는 그냥 영어책을 읽으면서 노트를 만들어서 반복되는 단어를 꾸준히 정리해가면 됩니다.


라디오로 영어 공부 제대로 하는 비결
뒤늦게 깨달은 라디오 영어의 진가

저도 영어 공부를 시작할 무렵부터 교육방송의 유익성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제 공부에 도입을 하기까지는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몇 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일단 해보니까 그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은 라디오를 이용한 영어 공부가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꼽고 싶은 라디오 영어 공부의 장점은 강사의 질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의 강사들은 한국인과 원어민 강사 공히 최고의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청취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가장 많이 연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고품질의 강의가 공짜이니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한국인이 오해하고 잘못 사용하는 영어 표현이나 한국말을 영어로 옮길 때 바람직한 표현 등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서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을 듣다 보면 가끔 청취자들이 강사에게 편지를 보내서 이런 때는 어떻게 표현해야 되느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한국말로조차 뜻을 제대로 풀어서 해석하지 못하는 단어가 있을 수도 있는데 라디오 강사들은 쉽고 가장 합리적인 영어로 풀어서 잘 설명해줍니다. 이런 종류의 설명은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듣기가 힘든 것입니다. 또한 그때그때 시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 관련 영어 표현을 짚어주는 것도 기억을 돕는 중요한 공부가 됩니다.


세 번째로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이 좋은 이유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각각의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 들으면서 수준에 맞는 영어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라디오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여러분이 들어보면 느끼시겠지만 영화나 미국 드라마 등과 비교가 안 되게 강사들의 발음이 깨끗하고 선명합니다.


네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장점은 이동 중에도 공부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한 회 방송분의 길이가 짧으므로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서 한 회 방송을 계속 되풀이해 듣기보다는 일주일 혹은 이주일 분량 정도를 묶어서 한꺼번에 다운을 받아 계속 반복 청취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다섯 번째의 장점을 꼽으라면 방송 내용 자체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재미’라는 것은 영어 공부를 지속시켜주는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섯 번째 장점은 그 소재의 다양성입니다. 영어 공부에서 또 중요한 것이 편식을 하지 않는 것인데 매일 CNN 뉴스만 들으면서 공부한 사람은 뉴스는 좀 알아듣겠는데 미국 드라마를 보면 못 알아듣겠다고 하고, 드라마로만 공부한 사람은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알아듣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영어 실력이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장르에 따른 이해도의 편차가 많이 사라지게 됩니다만 초보자에게는 이런 특정 장르의 공부가 다른 장르의 이해도를 올려준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비단 단어뿐만 아니라 문장 구성이나 상용구 표현도 다르며, 심지어는 뉴스 앵커와 배우들의 말은 속도와 억양도 다릅니다. 이런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초보자와 중급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라디오 방송에서는 뉴스, 드라마, 팝송, 영화, 토플, 토익 등 여러 장르를 통해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영어 교재의 선택은 개인적 편의와 호감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굳이 라디오 방송을 활용해야만 영어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라디오 방송이 주는 장점들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어떤 방송을 듣느냐는 활용하는 사람이 자신의 수준과 선호에 따라 결정하면 됩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