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도, 인도인 이야기

   
원형진
ǻ
매일경제신문사
   
9800
2008�� 10��



>&>size=2>■ 책 소개
"비행기에서 끝내는" 시리즈의2권. 단순한 여행정보뿐만 아니라 인도의 문화와 사회, 정치, 경제 등을 아우르는 종합 안내서로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작은 포켓 사이즈로제작되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전편의 작은 글자 크기와 책 두께를 조절하여 전보다 훨씬 휴대하기 편하고 읽기 쉽게 만들어졌다.


여러 가지 문화와 종교, 언어, 자연환경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나라 인도지만, 만약 아무런 준비 없이 그곳에 간다면 두려움과 좌절감을 맛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인도의 사회와 문화,역사, 종교, 생활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안내서로, 인도와 인도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를 제공해 준다.


&>size=2>■ 저자 원형진
2000년, 인도로 무작정여행을 떠났다. 그 후 인도의 매력에 빠져 인도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2005년 델리대학교(UNIVERSITY OF DELHI) 관광학과를졸업하고, 2006년 힌디어학과정(HINDI CERTIFICATE: UNIVERSITY OF DELHI)을 수료했다. 현재는 영원한 인도지기이길바라며, 인도관광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size=2>■ 차례
Ⅰ 광활한 대륙의 자연과기후

광활한 대륙의 거대한 코끼리 
아프리카보다 더운 나라, 여름 이야기
봄과 가을이 없는 나라, 겨울이야기
비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성장률, 몬순 이야기 
동물과 공생하는 나라, 동물이야기 
끝없는 자연 재해 
이곳만은 꼭가보자Ⅰ- 인도의 관문 델리


&>size=2>Ⅱ 찬란한 반만년의 역사
인더스 문명과고대국가 사회 
이슬람의 침입과 델리술탄시대 
찬란한 역사 무굴제국 
위대한 왕 악바르대제 
유럽열강들의 인도진출과 최후의승자 영국
민족 반영(反英), 세포이 항쟁 
인도의 우상, 인도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 
이곳만은 꼭 가보자 Ⅱ - 사랑으로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타지마할 


&>size=2>Ⅲ 종교의 나라, 이보다 더 다양할 수없다
종교가 아닌 삶, 힌두교 
소외된 역사의 지배자, 이슬람 
인도사람들은 모두 터번을 쓰고 다닌다?
붓다의 나라에서 사라진 불교 
불살생의 자이나교 
예수는 힌두신의 화신
끊이지 않는 종교 갈등
이곳만은 꼭 가보자Ⅲ - 인도의 어머니 갠지스강의 바라나시 


&>size=2>Ⅳ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와 문화
불평등이존재하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신의 아들, 그들은 누구인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슬픈 나라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의사람들
과거와 현재의 공존, 인도의 농촌과 도시 
인도의 말 말 말, 말 많은 나라 
인도의 공용어, 영어가 경쟁력이다
소가 신성시되는 나라? 
축제의 나라, 홀리와 디왈리 
인디아 타임, 에끄 미니트
이곳만은 꼭 가보자 Ⅳ - 미투나(남녀성교합)상의 카주라호


&>size=2>Ⅴ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19단에서 시작하는인도의 교육 
IT 강국, 지식 아웃소싱의 나라
배울 수 없는 아이들
먹을 것도 많고 탈도 많은 인도의 먹거리 
뚱뚱한채식주의자들
종교가 되어버린 크리켓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볼리우드 
요가의 나라
내 눈 안에 인도
이곳만은 꼭가보자 Ⅴ - 마지막 남은 천혜의 자연, 아시아의 알프스 라닥


부록 - 간단한 여행 힌디어




新인도, 인도인 이야기


광활한 대륙의 자연과 기후

광활한 대륙의 거대한 코끼리

과연 인도는 얼마나 큰 나라이고 얼마나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일까? 중고등학교 때 세계 지리에서 배운 대충의 위치만 기억한다면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큰 나라이긴 하다. 그러나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직접 갔어도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지도에서 본 도시들을 이동해 보지 않았다면 실감하기 힘들 수도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아도 인도는 남한 면적의 33배, 한반도 전체면적의 15배나 되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나라다. 기차나 버스를 타고 12시간 정도 이동하는 건 짧은 거리고, 하루 24시간을 꼬박 기차 안에서 보내야 조금 멀리 왔다고 생각할 정도다. 2007년 기준으로 인도의 인구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이다.


이처럼 큰 나라 인도의 자연과 지형은 어떤 모습일까? 인도는 우리나라처럼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거대한 반도국가로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수천 미터에 이르는 산맥들이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는 히말라야 산맥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세계 최대/최고 높이의 빙하와 설산들로 이루어져 있어 사람들이 사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며 아직도 일부 지역은 파키스탄과의 영토 분쟁으로 항상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두 번째는 인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갠지스 강을 중심으로 한 평야지대이다. 이곳은 인도 전체면적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비옥한 저지대다. 고대로부터 농업을 중심으로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인도에서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셋째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으로 알려져 있는 데칸고원이다. 데칸고원 지역은 역사적으로 힌두와 이슬람의 경계선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인도는 이처럼 크게 세 가지 지역적 구분으로 나뉘는데, 여행도 마찬가지로 세 지역으로 나누어 한다. 물론 델리와 바라나시, 아그라 등의 중북부 지역 중심의 여행이 일반화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그외에도 뭄바이를 기준으로 남쪽 지방인 고아나 깨랄라 등의 해안 지방과 타밀나두를 중심으로 하는 남인도 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여름에만 갈 수 있는 북인도 히말라야 지방의 여행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장기 여행자가 급증하면서 모든 지역을 3~4개월 또는 6개월 넘게 여행하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이 사실로만 미루어 보아도 인도가 얼마나 큰 나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나라이기보다 대륙이라고까지 불리는 나라, 이곳이 바로 인도다.


비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성장률, 몬순 이야기

몬순(monsoon)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계절풍이라는 뜻으로 설명되어 있고, 특히 인도양에서 부는 계절풍이라는 부가적인 설명도 찾을 수 있다. 그 외에 인도의 우기라는 뜻으로도 설명되어 있는데, 사전에 있는 이런 의미처럼 인도에서 몬순이란 쉽게 우기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몬순은 언제 생기며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몬순의 원인은 6월부터 인도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에 있다. 그 따뜻한 계절풍이 불어오면서 히말라야 산맥과 부딪혀 따뜻한 남서계절풍의 공기가 찬 공기 쪽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구름이 생기고 인도에 다량의 비를 뿌리는 것이다. 인도에서 몬순은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지며 인도인의 삶과 뗄 수 없는 필수 조건처럼 여겨진다. 먼 옛날부터 어느 나라나 비는 삶의 필수 항목으로 생각되어 왔듯이, 인도에서도 몬순은 그들 삶의 희로애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몬순은 6월부터 8~9월까지 집중되어 내린다. 그 양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차로 유명한 동북부의 아쌈 지방은 연 평균 1만mm 이상의 비가 내려 인도에서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매년 홍수와 물난리로 곤욕을 치른다. 반면 인도 서북부 파키스탄 접경 지역인 라자스탄 사막 지역은 1년 강우량이 100mm에도 못 미치는 지역으로 항상 물이 부족하다.


몬순은 왜 인도인과 그들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중요한 조건인 것일까? 최고 인구밀집 지역인 중북부 지역을 비롯해 전체 인구의 70% 가까이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도는 전체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될 정도로 농업의 비중이 큰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몬순 시즌 때 비가 많이 와 풍년이 들면 농민들의 소득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소비 또한 증가되어 내수 경기가 활발하게 돌아간다. 반대로 몬순의 양이 적고 가뭄이 들어 농사에 영향을 미치면 그들의 수입이 줄어듦과 동시에 소비도 줄어들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 생산이 줄어들어 농산물 값이 오르게 되면 서민경제의 직격탄이라 할 수 있는 소비자 물가도 덩달아 오른다. 이렇게 간단한 경제 원리만 이해해도 인도에서 몬순의 힘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인지 몬순이 시작되는 6월쯤에 처음 비가 내리면 동네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나와 그 빗물 속을 뛰어다니며, 옷 젖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한다. 기우제 후 신이 내려주신 비를 맞는 백성들처럼 기뻐서 난리법석을 떠는 것이다.



종교의 나라, 이보다 더 다양할 수 없다

종교가 아닌 삶, 힌두교

인도를 알기 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인도의 종교이자 그들의 삶인 힌두교, 인도는 힌두다라는 공식까지 성립하게 만든 힌두교는 과연 어떤 종교일까? 힌두교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인도 역사의 시작인 기원전 2,500년 경의 인더스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인도에 살고 있던 드라비다인(Dravidian)으로 추정되는 선주민들의 토착종교와 기원전 1,500년경 아리아인(Aryan)이 인도로 침입하면서 가지고 온 종교와 문화가 혼합되어 현재 힌두교의 기초를 이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힌두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힌두교에는 기독교의 예수, 이슬람의 마호메트, 불교의 붓다와는 달리 창조주를 알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슬람에는 코란(Koran), 기독교에는 성경이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경전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경전이냐 아니냐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의 종교적/철학적 문헌인 베다(Veda) 문헌과 같은 자료는 힌두를 연구하는 데 아주 중요한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힌두교는 윤회(輪廻)와 업(業)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힌두인들은 자신의 계급과 처한 상황을 개척하려는 자세보다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현실에 만족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또한 힌두교에는 수많은 신이 있는데, 신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하나의 신이 변신을 하여 또 다른 신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로 알려져 있는 힌두교는 역사만큼이나 많은 힌두신들이 신화와 그들의 삶 속에 등장하며 공존하고 있다.


붓다의 나라에서 사라진 불교

우리나라에도 많은 신자가 있는 불교는 인도에서 탄생한 종교다. 우리가 흔히 부처님이라고 부르는 석가모니의 석가는 석가(Sakya)족이라는 의미이며, 모니(muni)는 성자라는 의미로 석가족의 성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석가모니의 본명은 싯타르타 고타마로 득도(得道) 후 붓다로 불리게 되었다.


기원전 6세기경, 현재 네팔 남부 룸비니 지역 석가족의 수도 카필라바스투에서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29세에 앞날이 보장되어 있는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고행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는 현재 비하르주의 보드가야(Bodh Gaya)의 유명한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득도하였다. 그후 갠지스강 바라나시 주변 사르나트(Sarnath)에서 설법을 시작한다. 쿠시나가르(Kush Nagar)에서 열반에 들기까지 40년이 넘는 시간을 전국을 돌며 불교를 알리는 설법을 하였고 그에 힘입어 불교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당시 불교는 인도의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는 지역종교로 머물러 있었다. 지금과 같이 세계 3대종교의 위치까지 오르는 데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이 바로 첫 번째 인도의 통일제국이었던 모리야(Maurya) 왕조의 3대왕 아소카(Asoka) 대왕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불교가 힌두교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종교가 아니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불교에서 합장을 하는 것도 힌두에서 인사할 때 하는 합장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불교와 힌두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불교는 평등을 기본정신으로 한다는 것이다. 계급사회를 인정하는 힌두교와는 다르게 불교는 만인의 평등, 특히 남녀평등을 주장한다. 그래서 낮은 신분의 힌두교인이 불교로 귀의하는 경우가 많다.


불교의 종주국이면서도 불교가 인도에서 발전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도인들의 삶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힌두교 계급사회 때문이었다. 상위 브라만 계층에서 평등을 내세우는 불교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불교는 그들의 저항을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석가모니를 힌두교신의 한 화신으로 생각할 정도로 다른 종교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불교가 힌두교에 묻히게 된 원인이다. 또한 아소카대왕 이후 특별히 불교를 부흥시키려는 군주도 없었기 때문에 불교는 점점 그 위치를 잃어갔다. 또한 타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세력이 인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불교는 더 이상 인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종교가 되어버렸다.


현재 인도에는 불교신자 수가 전체 인구의 1%가 채 되지 않는 800만 명 내외로 불교의 종주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오히려 다른 국가로 전파되어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태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지에서 국교로까지 발전되었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와 문화

인도의 말 말 말, 말 많은 나라

인도에는 언어가 너무 다양해 지역별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 타 지역으로 이사해 오는 사람들이거나 꼭 그렇지 않다고 해도 기본 3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인도에는 얼마나 많은 언어들이 있는 것일까? 인도헌법에 명시된 언어만도 힌디어를 비롯해 18개 언어가 있다. 인도언어가 얼마나 많은지는 인도 지폐에 표기된 언어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인도의 공용어인 힌디어를 비롯해 보조공용어인 영어와 그밖에 15개의 언어로 지폐를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지방언어와 방언들을 합치면 그 수는 1,000개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방대한 영토와 다민족 국가이다 보니 언어만도 이렇게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공용어인 힌디는 인도 전체인구의 40% 가량이 국어로 사용하고 있고, 힌디어를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인구의 80%에 이를 만큼 힌디어가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이 밖에 다른 언어들은 많게는 10%, 적게는 1%도 안 되는 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힌디가 공용어로 쓰인다 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항상 이 부분이 인도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언어가 다르다 보니 문화도 다르고 서로 융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사무실이나 학교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부 지방에서는 힌디 간판을 없애면서 힌디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 자신들의 독립을 요구한 것도 있었고, 영국 식민지 시절에는 영국인들이 이렇게 다른 언어와 문화를 적극 활용해 인도인들이 단합하지 못하는 것을 부추겨 분열을 꾀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지역 간 서로 다른 언어들은 종교의 대립과 함께 인도를 융합하는 데 항상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며 지금도 분리를 주장하는 많은 지역에서 언어문제를 큰 정치적 이슈로 다루기도 한다. 인도는 다른 모든 것과 같이 말 또한 복잡한 나라다.


축제의 나라, 홀리와 디왈리

홀리 축제의 기원은 히란야까시야뿌라고 하는 악덕한 왕이 불에서도 타지 않는 마력을 지닌 자신의 여동생 홀리까를 시켜 자기를 따르지 않고 힌두신만을 따르는 아들 쁘라흐라드를 죽이려고 한데서 유래되었는데, 결국 그를 안고 불구덩이에 자신만만하게 들어간 홀리까는 불에 타 죽고 쁘라흐라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홀리 전날에는 홀리까의 인형을 화형하는 의식이 이루어지는데 전봇대만한 홀리까 인형을 마을 주민들이 모여 태우면서 축제를 맞이한다.


축제가 시작되면 남녀노소 계급을 불문하고 아침부터 서로 물감을 뿌리며 동네를 뛰어다닌다. 서로에게 묻은 물감을 보고 신이 나서 정신없이 축제에 취해 웃고 노래하며 서로 춤을 추기도 한다. 홀리 축제는 너무 광적이거나 간혹 마약류를 복용하고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의해 폭력 및 집단 난투극으로까지 번지는 사고가 발생한 전례도 있어 경찰들은 만일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델리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물감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제한하여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오후 2시가 지나 집안으로 들어와 보게 된 방의 온도계는 벌써 30도 가까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홀리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인 것이다.


인도에서 가장 성대한 축제라고 불리는 디왈리는 디파발리라고 불리며 홀리 축제와 함께 인도를 대표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축제라고도 하는 디왈리는 우리나라 추석의 의미를 가진다. 축제는 5일 이상 이어지며 일주일 이상 2주 가까이 휴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먼 곳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선물 보따리를 들고 고향을 방문하기도 한다. 짧게는 3~4일, 길게는 일주일까지 이어지는 디왈리 연휴에는 일상생활을 중단하고 축제를 즐기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축제의 유래는 지역마다 차이를 보인다. 인도 중 북부 지역에서는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 중 하나인 라마야나에서 그 유래를 찾고 있다. 라마야나의 주인공인 라마가 랑카섬의 사악한 왕 라바나로부터 그의 부인 시타를 구출해 올 때 그를 환영하는 인파들이 램프로 빛을 밝혔다는데서 축제의 기원을 찾고 있다.


다왈리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불꽃놀이다. 축제 당일은 아침 일찍 목욕을 하고 온가족에게 평화와 행복만이 있길 바라는 의식도 가진다. 저녁이 되면 온가족이 모여 집 앞이나 공원에서 누가 더 세고 화려한 폭죽을 터트리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폭죽을 터트린다.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의 폭죽소리와 불빛은 극에 달하고 조금이라도 화려하고 소리가 큰 폭죽을 터트려야 남들에게 그만큼 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지 이날만큼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돈을 아끼지 않고 폭죽을 터트린다. 디왈리 때 터지는 폭죽의 양과 그 금액만도 천문학적인 숫자라고 한다. 홀리와는 달리 이날은 외국인이 같이 참여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날이다.


디왈리가 끝난 다음날 아침은 정적이 흐르고 화약 냄새가 온 거리에 진동을 하는 전쟁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장면이 연출된다. 거리에는 온통 폭죽 파편들이 널려 있고 전날의 광란을 증명이라도 하듯 안개와도 같은 뿌연 폭죽연기가 가득하다. 디왈리는 뜨거운 인도에서의 여름이 끝났다는 걸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먹을 것도 많고 탈도 많은 인도의 먹거리

인도에 가면 한국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조차 고생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다. 독특한 인도향에서부터 심지어는 손으로 먹는 음식 문화까지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 광대한 영토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들로 먹을 것 또한 다양한 인도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들을 알고 간다면 여행을 하거나 머무는 동안 음식 때문에 고생했다는 말은 덜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사람들은 주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인도에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도 있고, 로티나 짜파티라고 불리는 밀로 만든 점병 같은 것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도 있다. 크게 나누어 중북부 지역은 짜파티 등의 밀을 주식으로, 남부 지방은 주로 쌀을 선호하지만 지역에 따라서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선 중북부 지역의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탈리가 있다. 탈리는 쟁반이라는 뜻으로 짜파티 또는 난이라고 불리는 밀 점병에 여러 종류의 야채볶음이나 닭볶음 등의 반찬을 싸먹는 것으로 인도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쌀밥도 주고 요거트와 갖가지 야채들로 많이 나온다.


인도에 가면 꼭 먹어봐야 되는 음식 중 하나가 탄도리 치킨이다. 한국의 인도음식점에서는 꽤 고가의 음식으로 분류되어 주문을 망설이게 만드는 이 음식은 닭을 인도 전통화덕에 구운 요리다. 약간의 향이 들어가지만 이 정도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감을 못 느낄 정도이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배낭여행 중이라면 부족한 단백질을 채워줄 수 있는 음식으로 기회만 된다면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남인도의 대표적인 음식은 도사다. 쌀과 콩을 불려 만든 반죽은 기름에 부침개 비슷하게 부친 음식으로, 종류에 따라 아무 양념이 없는 플레인 도사부터 맛살라 도사, 어니언 도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사람에게는 도사를 비롯한 남인도 음식이 중북부 지역 음식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다.


인도음식 얘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요리가 바로 커리다. 우리에게는 카레로 더 잘 알려진 요리인 커리는 투리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영국인들에 의해 커리로 불려지게 되었다. 커리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향신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인도의 각 지방마다 커리의 맛 또한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레는 커리가 일본으로 들어가 일본인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넘어온 것이라고 하는데, 인도 커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밥에 비벼 먹는 카레라이스와는 다르게 인도에서의 커리는 국처럼 묽게 되어 있어, 밥이 아닌 난이나 짜파티를 찍어 먹는다. 처음에 인도에 온 사람들은 "카레가 뭐 이래"라고 반문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기준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카레가 짝퉁인 것이다.


인도에 있다 보면 제일 쉽게 많이 접할 수 있는 먹거리 중 하나가 인도 차인 짜이다. 물과 우유를 섞어 그 속에 생강이나 다른 열매 등을 넣고 끓인 후 설탕을 넣어 만든 것이 짜이다. 인도인들은 이 차를 하루에도 몇 번씩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


한국에서는 꽤 비싼 망고나 석류 등도 인도에서는 싸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도의 열대과일은 이방인들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 중 하나다. 인도 음식이 조금 물리고 입에 맞지 않는다면 과일로 해결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인데, 인도에 와서 이런 열대과일만 먹고 가도 본전을 뽑는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인도의 열대과일은 최고의 먹거리다.


이처럼 다양하고 먹을 것이 많은 인도음식 중에서도 꼭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음식들이 있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물이고 다음으론 끓이지 않고 살균되지 않은 음식들이다. 특히 물은 꼭 생수를 사먹어야 할 정도로 조심해야 한다. 물론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정수한 물들을 주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보통 대중음식점에서 주는 물들은 정수되지 않은 물들이 대부분이라 마시면 그 물에 적응하지 못한 한국인이나 외국인들은 경우에 따라서 배탈이 날 때도 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원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원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