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미국의 식품산업, 제약산업, 화학산업의 부산물인 합성 화학물질이 지난 100년동안 개인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으며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워싱턴 포스트」와 「월 스트리트 저널」의 추적보도기자출신인 저자는 식수는 물론 인공 감미료에서부터 백신에 이르기까지 실험실에서 만든 합성 화학물질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실상을 다양한 과학학술지와 정부 보고서,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한다.
이와 함께 ‘합성 화학물질이 자연식품이나 자연약품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무해하다’거나‘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약품 혹은 식품 첨가제 등이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다’와 같은 세간의 속설이 지닌 허위성을 해부한다. 끝으로 비록 미국중심의 연구와 사례지만 한국이 ‘미국의 실수’를 통해 ‘지혜로운 교훈’을 얻기를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 저자 랜덜 피츠제럴드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추적보도기사를 쓰기도 한 저자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20여 년 동안 객원 편집자로 있으면서 과학과 의학에 관한 주제로글을 쓰고 편집했다. 저서로는 『Mugged by the State, Lucky You!』 등이 있다.
■ 역자 신현승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육식의 종말』『웰컴 투 머신』『홀로코스트 산업』『세계 신화 사전』『쇼핑의 과학』 등을 우리말로옮겼다.
■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머리말: 대체 무슨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1부 토끼굴로 떨어지다
1장 경고문구 읽기
1. 독성물질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2. 탄창을 가득 채우고 진행하는 러시안룰렛
2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1. 상승작용의 숨겨진 역할
2. 원인 모를건강장애의 실마리
3.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인생의 다섯 단계
3장 100년 동안 거짓의 역사
1. 합성 화학에 대한 그릇된 믿음 등장
2. 생활양식을 변화시킨 합성 화학물질
3. 독성 화학물질의 확산
4. 점점 나빠지는 음식의 질
5. 건강의 악화와질병의 확산
2부 낯선 곳에 도착한 이방인들
4장 오즈의 마법사: 식품 산업
1.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2. 어떻게 우리는 영양소를 잃고 있는가
3. 식품에 대한 그릇된통념들
5장 마법사의 도제들 : 약품 산업과 의학 산업
1. 자연의 선물이 남용되고 있다
2. 약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3. 너무 자주 병원에 가는 아이들
4. 질병 마케팅, 약을 파는 가장 좋은 수단
5. 이제는 무엇을 기대해야 하나?
6장 인간은 돌연변이종이 되고 있는가
1. 탄광의 카나리아
2. 신체에 대한그릇된 통념
3.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3부 현재의 대재난을 넘어서
7장 자연이 최선이다
1. 순수 식품은 좋은 약이다
2. 약효가 있는 놀라운 식품들
3. 건강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4. 자연이 최고의약국이다
8장 서양의학의 실패
1. 고대의학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2. 고대 지혜의재발견
9장 모든 것을 제자리로
1.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
2. 당신자신을 보호하라
지은이 후기 : 내 몸에서 독성을 몰아내기 위한 여행
덧붙이는 글 : 더 많은 증거들
부록 1 :자가 독성치료법
부록 2 : 고대의 치료법을 확인한 현대과학
참고문헌
감수의 글
옮긴이의 말
100년 동안의 거짓말
경고문구 읽기
흰색 배경에 검은색 안내문구가 적힌, 잡지 크기의 표지가 월마트 정문에 딱 눈높이로 붙어 있다. "경고 : 이곳 구내에서 판매되거나 사용되는 물품들에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암이나 선천성 결손증 또는 여타 생식 장애를 유발하는 물질로 분류한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월마트 쇼핑객들은 이 표지를 지나치며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표지를 눈여겨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마치 표지가 존재하지 않거나 자신과 아예 무관한 듯이 그걸 무시하고 있었다. 15분 동안 그들을 지켜본 후 나는 비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그 표지는 1986년에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통과시킨 주결의안 65호의 명령을 받은 것이었다. 명령에 따라 기업체는 구내에 위험한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있을 경우 경고문을 게시해야 했다. 주정부 기관인 환경보건위해평가국(OEHHA)에서는 암이나 선천성 결손증 또는 생식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공적인 용도의 화학물질 목록을 해 마다 갱신하고 있다. 현재 목록에 실린 화학물질은 식품 첨가제와 재료, 약품, 살충제, 용제, 일반 가정용품 등 750종이 넘는다.
우리는 합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수많은 제품들을 마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이른바 오프가스(공정이나 시설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통해 대기 중에 분자들을 배출한다. 실제로 우리가 집어 드는 모든 제품들의 라벨에는 화학물질 목록이 적혀 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에게 이런 명칭은 고대 문자처럼 난해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런 화학물질과 관련하여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태도를 취하거나 건강상의 위험이 있다면 연방정부나 주정부 기관들 또는 제품 제조업체들이 으레 우리에게 경고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월마트의 표지처럼 경고문이 게시되어 있어도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이런 경고에 무관심하다.
독성물질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 라벨에 진실이 존재한다
19세기의 약장수들은 가짜 약을 특별한 비밀 성분이 담긴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하면서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팔았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화학의약식품 산업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일반인의 시야로부터 특별한 화학물질 성분을 감추기 위해 영업비밀보호법을 교묘히 활용하고 있다. 제조업체의 시각에서 보자면, 영업비밀은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성분을 경쟁사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 경쟁사들은 실험실에서 역분석 공학을 이용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성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보호법의 가장 큰 소득은, 일반인들이 구입한 제품들에 대해 그들 스스로 화학물질의 위험과 안전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설령 라벨에 모든 성분이 적혀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서 무엇이 안전하고, 무엇이 잠재적으로 해가 되는지를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오늘날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의 유일한 진실은 광범위한 비밀과 기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04년 워싱턴에 위치한 국립환경트러스트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마흔 가지 제품들을 검사했는데, 제품에 들어 있는 절반 이상의 독성 화학물질이 라벨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두 가지 예를 들자면, 다용도 세제인 리졸에는 글리콜레더스(신경독)가, 립스틱인 레블론 몬드롭스에는 신경 및 생식 관련 독성물질인 프탈레이트가 라벨에 적혀 있지 않았다. 식품 첨가제는 간단히 조미료나 천연재료로 적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개인 생활용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은 방향제나 무취제로, 살충제 성분은 비활성물질이라는 용어로 정체를 감출 수 있다. GMOs(유전자 조작 농산물)가 거의 모든 유전자 조작 식품들에 중요한 재료를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제품의 라벨에 표시되지 않긴 마찬가지다.
- 소량의 독은 무해하다
주류 과학 및 의학 산업에서는 소량의 독은 무해하기 때문에 체내에 축적되는 독성물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공중보건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건 도에 지나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독성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스위스 의사 파라셀수스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16세기에 그는 "올바른 복용량이 독과 치료약을 구분한다"고 적었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비타민 A와 D는 우리 몸에 좋지만 과다복용하면 간과 신장을 손상시킨다. 이와 유사하게 시금치 섭취는 영양학적으로 우리 몸에 좋지만 한 자리에서 15파운드를 섭취할 경우 시금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옥살산으로 인해 신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본적인 전제를 인간 체내에 잔존하는 화학물질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걸까?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새롭게 등장한 몇몇 화학물질들은 인체에 침투하듯이 흡수되는데, 체내에서 아주 느리게 분해되거나 아예 분해되지 않는다. 이런 물질들은 유해성과 관련된 공중보건 기준을 따르지도 않는다.
많은 합성 화학물질들은 놀랄 만큼 적은 양에서도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다. 그 때문에 위험성 한도에 한참 못 미치는 것처럼 보이는 미량의 화학물질도 체내에 영향을 미친다. 산모의 혈액에 5ppb(118개의 욕조 물에 단 한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양)의 PCBs만 들어 있어도 자궁 속의 태아에게 영구적인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미주리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ppb라는 극미량의 비스페놀A(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는 실험실 동물의 내분비조직을 교란시켜 선천성 결손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하자면 2ppb는 뉴욕부터 런던까지 길게 풀어 놓은 두루마리 화장지에서 단 두 장 분량에 해당한다.
탄창을 가득 채우고 진행하는 러시안룰렛
케니 어슈벨은 2004년 출간된 『생태 의학』에서 우리 모두가 직면한 딜레마를 솔직하고 탁월한 문장으로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과학 및 의학 공동체는 특정한 오염과 질병을 현대적인 삶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로 간주해 왔다. 이것이 소위 리스크 패러다임(risk paradigm)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 공정이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사회적 부담임을 의미한다. 리스크 패러다임은, 지구와 인체가 동화할 수 있는 수용 가능한 수준의 오염물질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또한 대중의 무분별한 공포와 요구에 흔들리지 않는 소수의 이기적 엘리트들이 이런 기준을 정하는 것을 용납한다. 리스크 패러다임을 뒷받침하는 과학은 막대한 상업적 이익의 조정을 받으며 공평함이나 대중의 이익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이런 리스크 패러다임은 탄창을 가득 채우고 진행하는 위험천만한 생물학적 러시안룰렛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독성 화학물질들과 매일 마주치고 있다. 도피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 이제 서로에게 솔직해지자. 우리는 위험천만한 합성 화학물질 패러다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들 각자가 화학 및 유전자 실험에서 기니피그(실험 재료) 역할을 한다는 사회적 계약에 맹목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점차 이른바 마법의 탄환(Magic Bullet, 부작용 없이 병원균, 암세포만 파괴하는 특효약) 강박관념을 가져왔다. 이것은 화합물을 단일 분자 수준으로 낮추면 치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병원체(일종의 탄환)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발상 또는 사회적 통념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물론 단기간으로 보면 실제로 치료가 가능할 때도 있겠지만, 하나의 병증을 치료하는 데만 집착하다 보면 전체적인 균형과 상승의 원칙을 무시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의료비는 상승하고 오히려 건강상의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마법의 탄환이라는 명목 아래 분자 단위에 매달리다 보니 눈에 띄게 나타난 현상은 서로 엇비슷한 약, 즉 미투(me-too)식 약의 확산이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의 편집자 마샤 앵겔은 이렇게 말했다. "신약의 절대 다수는 결코 새롭지 않으며 기존에 팔던 약의 변형일 뿐이다." 대로는 분자 하나만 바꿔 신약으로 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2002년 FDA의 승인을 받은 일흔여덟 가지 약 중에서, 특효가 있는 분자 성분이 하나라도 포함된 것은 열일곱 가지뿐이었으며, 그중에서도 겨우 일곱 가지만 실질적으로 효능이 개선된 약이었다.
아무 약이나 마법의 탄환으로 사용할 경우 몸과 건강, 재산에 부차적인 피해가 남는다. 멜빈 코너는 저서 『기로에 선 의학』에서 마법의 탄환의 위험성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다. "부작용 혹은 약에 대해 높아지는 내성보다 더 위험한 것은 마법의 탄환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발생하는 부차적인 피해다. 즉 사람들은 이 마법의 탄환만 믿고 병원균이 쉽게 침투하고 번식할 수 있는 상태로 몸을 방치한다는 것이다." 병원균이 쉽게 번식하는 이유는 몸에 안 좋은 음식물을 섭취하고 체내에 유해한 합성 화학물질이 축적되어 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합성 조제약을 과잉처방 받거나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몸의 자생력은 떨어지고 의학 산업만 살찌우는 악순환만 되풀이된다.
마법사의 도제들 : 약품 산업과 의학 산업
제약업은 두 차례의 혁신적 발전을 통해 오늘날의 포괄적 시스템에 안착할 수 있었다. 1946년경 대부분의 미국 제약업자들은 개인 소유 약물이나 화학 성분을 단순 등록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특허를 받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화학 분자 조합들이 특허를 획득하자 제약업자들은 경쟁업자를 따돌릴 수 있었고, 그 결과 약값도 점점 상승했다. 그로부터 5년 후 두 번째로 혁신적인 발전이 있었다. 일반인이 조제약을 구입하려면 먼저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 법안은 의료 산업과 제약 산업 양쪽의 편의를 두루 반영한 것이었다.
자연의 선물이 남용되고 있다
약은 많이 합성될수록 체내에, 특히 면역체계에 더 많은 독성이 쌓이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 면역체계는 일종의 특수 최첨단 방어 시스템으로,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각종 병원균과 질병에서 우리 몸을 지켜준다. 합성 화학약품은 불법이든 아니든 우리의 면역체계를 두 가지 방식으로 손상시킨다. 즉 면역체계를 지나치게 억압하거나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면역체계가 억압되면 감기나 암과 같은 병에 걸리고, 과도하게 자극되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자기 면역체계장애가 발생한다.
우리 사회는 의료 과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큰 병에 걸리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비교적 빨리 대처하는 편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병을 예방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방편으로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독성 전문가 베일리해밀턴은 이렇게 말했다. "의료 상담을 하면서 화학약품 노출이 환자의 상태에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의사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사실 의사의 머릿속에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다. 의사들은 화학약품, 즉 약이 해답이지 문제는 아니라는 교육을 받는다." 언젠가 현대 의학의 무조건적인 조제약 의존이 한낱 유행에 지나지 않는 집착이었거나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 착오였던 것으로 밝혀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약에 대한 그릇된 통념들
- 불소를 첨가한 식수는 건강에 좋다
미국 아메리카알루미늄 사에서 연구비를 지원받던 한 과학자는 불소가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설에 근거해 1939년 공공급수시설에 불소를 첨가하자는 제안을 처음 내놓았다. 그 결과 1945년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처음으로 식수에 플루오르화나트륨을 첨가했다. 몇 년 후 미국 공중위생국이 불소 첨가를 승인하자 모든 주와 대다수 도시가 식수에 불소를 첨가했다.
하지만 불소 첨가라는 발상에는 알루미늄과 화학비료 업체의 사악한 저의가 담겨 있다. 두 산업 모두 공장 굴뚝에서 납, 카드뮴, 비소 등이 함유된 실리코플루오라이드라는 독성 폐기물을 배출한다. 하지만 불소 첨가 덕분에 그들은 독성 폐기물 처리 비용(오늘날 트럭 한 대당 8,0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기는커녕 폐기물을 공공급수시설 첨가제로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 중 하나이자 제초제 원료인 불소를 미국 전역으로 연결되는 공공급수시설에 첨가하자는 발상에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의 치과의사들이 공공위생을 기치로 내세운 정치인들과 손잡고 불소 첨가 지지라는 시류에 영합하는 한편, 알루미늄 산업과 화학비료 산업이 재정을 지원한 홍보 캠페인이 펼쳐지자 불소 첨가를 막는 것은 불가항력이 되었다. 알루미늄과 화학비료 산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자들은 불소 첨가 식수 덕분에 치아 건강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관련 학술지에 발표하기 시작했다. 반대 의견을 내놓은 사람은 누구든 보수파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따금 나무랄 데 없는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불소 첨가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용기 있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괴짜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했을 뿐이다.
1975년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명예 수석 화학 연구원이었던 딘 버크는 물에 불소가 함유되면 "암을 유발할 확률이 급증하며 다른 화학물질에 비해 그 속도 또한 월등히 빠르다"라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마침내 의회에서 몇몇 의원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들은 불소를 첨가한 지 25년이 지났는데 연방보건기구가 한 번이라도 불소 첨가 식수의 암 유발 여부를 검사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대답은 물론 없다였다. 그 후로 10여 년이 더 지난 후에나 비로소 검사가 처음 실시되었다. 결과는 한바탕 소동을 불러일으켰다. 불소 첨가 식수에 노출된 어린 수컷쥐가 골육종(골암)과 간암에 걸린 것이다. 그러나 이 검사는 공격을 받았고, 불소 첨가 시설을 담당하는 책임자들도 이 결과를 무시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불소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신경중독학과 기형학』은 불소가 인체에 쌓이면 운동기능장애와 학습장애를 일으킨다는 증거를 찾아냈다.『플루오르화물』에는 수돗물에 불소가 첨가된 지역 어린이들의 지능이 정상보다 낮다는 연구 논문이 두 편이나 소개되었다. 다른 연구 논문들도 화학물질이 갑상선이나 관절염에 끼치는 영향을 언급했으며, 심지어 어린이들의 다운증후군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충치 예방을 위해 식수에 불소를 첨가하자는 논쟁에는 처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995년도에 캘리포니아 보건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수에 불소를 첨가하지 않은 지역의 치과 치료비는 감소했지만 오히려 불소를 첨가한 지역의 치과 치료비는 증가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존 D.B. 피더스톤은 「미국 치과협회 저널」 2000년 7월호에서 수돗물을 통해 불소를 섭취하는 것으로는 충치 예방에 특별한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소는 치약의 형태로 치아에 직접 작용할 때에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저명한 치과전문의 겸 토론토 대학 치과예방의학부 학과장인 하디 라임백은 식수에 불소를 첨가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1999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독성물질은 몸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불소가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거의 재난 수준이다." 그는 또한 36년 동안 식수에 불소를 첨가해 온 토론토에서 밴쿠버보다 충치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반세기 동안 치과전문의들이 순진한 대중을 속여 불소에 관한 거짓 정보를 팔아 왔다고 주장했다. 물론 처음부터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독을 투여하고 있었던" 셈이 된 것이다.
- 백신은 항상 몸에 이롭다
오늘날 대다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전염병이 현저히 감소한 이유는, 백신이 개발되어서가 아니라 상수원의 위생 상태가 호전되고 하수처리 시설이 올바로 정비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백신은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전염병이 맹렬히 확산될 때 그 효과가 가장 크다. 예를 들어 1988년 검은파리가 옮긴 기생충이 강물에 퍼져 서아프리카에서 35만 명이 시력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재앙에 가까운 이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머크 사는 이버멕틴이라는 백신을 개발했고, 곧 세계보건기구를 통해 감염이 확산된 국가에 배포했다. 그러나 백신이 항상 안전하거나 효과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반적인 백신, 특히 어린이용 백신에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노스이스턴 대학 약학과 교수 리처드 데스는 "백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첨가제가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주장했다. 대다수 의사들은 백신에 첨가제가 들어간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인지라 첨가제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 할 것이다.
일반적인 백신에는 수은, 알루미늄, 포름알데히드, MSG, 아황산염, 그리고 에틸렌글리코(자동차 부동액)가 첨가되어 있다. 이들은 뇌와 신경을 손상시키고 자폐증, ADHD 등을 유발한다. 어린이가 백신을 통해 흡수하는 수은의 양은 개인이 평생에 걸쳐 흡수하는 수은의 양과 거의 맞먹을 정도다. 어린이 수은 중독 증세는 ADHD나 자폐증 증세와 비슷하다.
영국의 독성물 및 백신 전문가인 베일리해밀턴은 이렇게 주장했다. "백신을 접종할 때 뇌손상, 혹은 암을 유발하는 독극물을 주입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런 물질들이 면역체계에 오랜 기간 강력한 영행을 끼치는 데도 말이다. 20세기에 유아들을 대상으로 집단 백신 접종이 도입된 이래 심각한 뇌질환, 심장혈관질환, 신진대사장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증상들이 의학 저널의 각 지면을 채우기 시작했다. 여러 나라에서 백신을 접종한 아이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지능이 낮거나 행동장애 혹은 천식이나 당뇨 증세를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과 관련된 보고를 접한 전 FDA 백신 관리부장 J. 앤서니 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어린이들에게 면역력을 키워 주려던 백신 접종은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았다."
질병 마케팅, 약을 파는 가장 좋은 수단
제약 산업의 비리를 처음으로 폭로한 외과의사 수잔 러브는 "약을 팔아먹는 가장 좋은 수단은 바로 질병 마케팅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판매 기획된 첫 번째 질병은 골다공증이었다. 존 애이브럼슨의 주장에 따르면 와이스이얼스트 사는 1985년 홍보회사를 매수해 골다공증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켰고, 그 결과 에스트로겐 성분의 프리마틴이라는 치료약을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광고 이전에는 다소 저조했던 프리마틴의 판매고는 홍보회사가 공포 분위기를 조장한 덕분에 40퍼센트나 급증했다. 그때부터 약품 광고는 시청자와 독자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얻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형 제약 회사는 약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나름대로 연령대를 정한 다음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질병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칵테일이라는 명칭으로 청년층에게는 집중장애, 간질, 우울증에 효과적인 리탈린, 뉴론틴, 웰부트린을, 또 중년층에게는 수명 연장과 관련된 약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매일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 세 가지 이상 복용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우리는 갖가지 처방약으로 우리의 간과 신장, 위장을 혹사시키고 있다. 처방약들이 어떤 상승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껏 어느 누구도 평가하거나 연구한 적이 없다.
그렉 크리처가 자신의 책에서 인용한 소아신경약리학 전문가인 글렌 엘리어트는 대형 제약 회사가 젊은 세대를 상대로 벌이는 끔찍한 작태에 절망감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우리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용량의 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라.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결과도 모르는 실험을 자행하고 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