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달려라

   
존 빙햄(역자: 홍은택)
ǻ
지식공작소
   
12000
2003�� 08��



>■ 책 소개
어떻게 하면 5km를 가장 빨리 달릴 수있는지 또는 마라톤 기록을 한 시간 단축할 수 있는지 대신 두 다리를 움직이면서 오는 희열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에 관한 책. 저자는 자신의달리기 경험을 통해서 달리기는 타성에 젖은 자신의 몸을 치유하고 영혼에 자양분을 공급하여 자신의 삶과 미래를 바꿀 수 있었던 전 존재적활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달리기는 단지 최선을 다하고, 믿기만 하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인내심만 가지고 달린다면 보다 역동적이고 만족스런 삶을 살아갈 길을 찾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통해 여태까지 상상한 것보다 자신이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있으며, 실패와 실망의 모든 기억들을 지울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되려고 꿈꾸던 모든 것, 자신이 간직하길 희구하는 모든 순간들을 만날 수있다. 자신이 찾는 모든 해답은 자신의 신발 바닥과 길바닥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것만으로 이미 러너다.


■ 저자 존 빙햄
존 빙햄은 "펭귄 여단(ThePenguin Brigade)"을 지휘하고 있다. 이 여단은 달리기에서 가장 큰 기쁨은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 또는 얼마나 날씬한가에서 나오는 게아니고, 단순히 첫 발을 내뻗을 수 있는 용기를 갖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배운 헌신적인 러너 수천 명으로 이뤄져 있다. "펭귄이야기(Penguin Chronicles)"라는 제목으로 「러너스 월드」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그는 마라톤 대회 전야제 행사에 단골로초대받는 연사이며, 인기 있는 펭귄 플라이트 스쿨스(Penguin Flight Schools)에서 성인이 돼서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에게 달리기의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 역자 홍은택
前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워싱턴특파원 시절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 위해 집 주위를 그냥 달리면서 시작한 운동이 3년 동안 마라톤 풀코스 8회 완주와 철인 3종 경기 하프코스와킹코스 각 1회 완주로 이어졌다. 그러나 숱한 시합에서 체득하지 못한 교훈을 이 책에서 얻었다고 한다. 역서로 『나를 부르는 숲』『리틀 비트와함께 한 여섯 번의 여름』이 있다.


■ 차례
감사의 말
머리말


1부 영감 
빛이 보인다 
나는러너였다 
인생의 특별한 순간 
희망과 믿음 
러너처럼 보이고 러너처럼 행동하자 

2부 땀 흘리기 
우리 몸 우리 자신 
방법이냐 광기냐 
쓰레기를먹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악마와 춤을 
부상을 초래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3부 헌신 
끝까지 버텨라 
낙하산과사다리 
가장 훌륭한 목표 
건강하게 사는 법 
교차훈련 - 보다 신선하고 새롭게 달릴 수 있다


4부 자축 
봄비 속에 달리는 기쁨
점수 따지지 않기 
달리기는 나를 받아들이는 길 
승리하기 위해 달린다 
달리기 세계의 최고봉 시합 준비하고 참가하기


특별 보너스 섹션 
넘버 원 
러너가되는 것 
집으로 달려오기 
증거의 몸 
삽질하기


저자 후기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천천히 달려라


빛이 보인다

3주다. 그 기간 동안만 영감이 지속된다. 3주. 무엇을 하려고 또는 무엇이 되려고 결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새로운 어떤 시도를 해도 첫 3주를 넘기지 못했다. 새로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활활 타올라 보다 강도 높은 몸만들기에 들어갈 수 있는 정교한 계획을 짜고 모든 장비와 복장을 갖춰 스스로 북돋울 수 있는 모든 열정으로 시작한다. 그 전에 계획대로 실행하는 데 실패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정말 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얼마나 대단한 3주를 보냈던가! 새로운 뭔가를 할 때의 신선한 열정은 어느 것에도 비할 바 아니다. 그것은 첫사랑 같은 것이다. 흥분되고 유쾌하며 빠져나오기 어려운 유혹이다. 첫 3주에 느끼는 황홀감 때문에 나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 내가 결심한대로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꿈에 항상 취한다.


성인이 돼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활동하는 삶으로 이르는 길이 직선일 거라고 상상한다. 뛰거나 걸으려고 시도하면서 겪는 고통스런 순간은 곧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당신의 두 다리로 몸을 움직인다는 생각은 가능한 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처음에는 진보가 불가피하지만 실패가 그늘 속에 도사리고 있다.


영감은 성냥불을 켜는 것과 같다. 활활 타지만 오직 순간일 뿐이다. 너무 많은 다이어트와 운동 프로그램들이 영감과 소진의 반복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달라질 수 있다. 당신은 영감에서 땀 흘리기, 헌신, 자축으로 나아가는 것을 배울 수 있고, 이 과정을 되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여생 동안 그렇게 할 수 있다. 나는 내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안다. 그리고 내 이야기의 어떤 것도 당신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나는 성인이 돼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의 전형이다. 달리기 경력은 43번 째 생일 무렵에 시작됐다. 나는 열렬한 카우치 포테이토였다. 25년 동안 담배를 피웠고 병적으로 술을 마셨으며 과식을 삶의 한 방식으로 여겼다. 키 170cm에 몸무게 109kg(지금보다 36kg이 더 나갔다)이어서 튼튼한 수준을 훨씬 지나 있었다. 포동포동하게 살쪄 있었다. 내가 그걸 신경 썼냐고? 전혀. 하룻밤에 몸이 불어나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진행돼서 그렇게 됐을 때는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옷을 한 치수 한 치수 큰 것으로 사기 시작한다. 의식하기 전에 당신은 빅 앤 톨 멘 상점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당신이 편안하게 할 수 없다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당신은 서서히 조금씩 덜 움직인다. 잔디 깎는 수동식 기계가 바퀴 달린 자동 기계로 바뀌고, 다시 이웃에 사는 소년에게 돈을 줘서 이 기계를 운전하게 한다. 슈퍼마켓에서 산 물건들을 드는 게 전보다 무겁게 느껴지게 된다.


내가 해봐서 안다. 덜 움직이는 핑계거리를 찾는다. 나는 시간도, 재주도 없다. 나는 동기도 없고, 단련도 안 돼 있다. 가족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나이 어린 아이들이 있다. 나이든 아이들이 있다. 내 일만 해도 너무 스트레스가 많다. 진실은 움직이기 싫다는 것일 뿐이다. 내 인생에서 그때 나는 몸이 점점 커지는 걸 지켜보는 데 만족했다. 나는 실제로 늘어나는 허리 사이즈에 자부심마저 느꼈다. 결국 나는 스스로 되새겼다. 지방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거라고.


왜, 그리고, 어떻게 36kg이나 더 지고 사는 43세의 남자가 갑자기 운동선수가 되려고 결심했을까. 어떻게 그 사람이 아침에 깨어나서 보다 활동적인 사람이 되기로 결정한 것일까. 한 친구이자 동료는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내가 그를 병원으로 문병 갔을 때 의사가 그에게 사는 방식을 바꾸라고 조언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먹는 방식과 음식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 했다. 그는 보다 활동적이어야 했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약해진 나는 그에게 그가 그렇게 한다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어렸을 때 자전거 타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거기서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 몇 개월간 내가 한 것은 훈련이 아니었다. 좋아지기보다는 안 다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또다시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100km 자전거 경주 대회에 나가자는 친구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출발한 지 8시간 반 만에 완주했다. 근처 레스토랑에서 우리가 한 일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자부심이 마음 속 깊이 찌르는 것을 느꼈다. 내가 해냈다. 그 느낌은 이상했다. 나 스스로 좋게 느끼는 것은 내게는 낯선 일이었지만 나는 그 느낌이 지속되길 바라는 나를 느꼈다.


그 경주 이후 곧 나는 첫 러닝화를 샀다. 보다 정확히는, 첫 러닝화에 팔린 것은 나였다. 어떤 신발이 필요한지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처음 내놓는 신발을 덜컥 샀다. 나는 러너가 되는 문지방에 섰다. 당신한테는 일이 이렇게 진행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달리기가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걸 즉각 알아차렸다(달리기라고 말하지만 그때부터 내게 달리기란 달리고 걷는,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무슨 짓이든 하는 걸 의미한다). 달리기는 순수했다. 달리기는 단순했다. 달리기는 가장 그럴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이었다. 내가 달릴 때 나는 혼자였다. 기계도, 기어도, 선택도, 결정도 그리고 핑계도 없었다. 나는 내가 달릴 수 있을 만큼 빨리, 두 다리가 나를 옮길 수 있을 만큼 멀리 달릴 수 있었다.



당신이 원하는 만큼 먹어라

다이어트와 음식만큼 논쟁적인 소재도 드물다. 당신은 그 전 주에 발표되거나 발견된 것이 그 다음 주에 뒤집혀지는 것을 보거나 듣지 않고서는 한 주를 보낼 수 없다. 그것들 모두가 획기적인 발견이다. 그리고 그것들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더 알 수 없게 만든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라 또는 적게 섭취하라, 아니 아예 섭취하지 말라.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라 또는 적게 섭취하라. 지방 섭취를 줄여라 또는 섭취하지 마라. 당신은 어떻게 이 모순된 진실들 중에서 하나를 고르겠는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시도하지도 않는다. 1960년대 컨트리 록 그룹 버펄로 스프링필드의 말에 따르면 "모두가 틀리다면 아무도 옳지 않다."


바로 그거다. 다이어트에 관한 모순된 사실들로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시도한다면 본질적으로 절대적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프로그램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할 것이다. 당신은 여생을 식단에서 특정한 음식을 하나씩 제외하는 것으로 보내게 될 것이다. 음식에 관한 당신이 중단할 필요가 있는 진짜 유일한 미친 짓을 바로 그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당신이 지금 좋아하는 모든 것을 안 먹기로 하고 내일부터 당신이 싫어하는 모든 것을 먹기로 한다면, 그리고 이 각오대로 평생을 살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분명히 실패할 것이다. 나는 안다. 왜냐, 내가 해봤기 때문이다. 한 번도 아니고 서른 번쯤 매년 1월이면 시작해 봤다. 거의 매년 새해의 다짐은 식단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지우자는 것이었다. 다짐은 보통 닷새 정도 갔다.


당신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 올바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① 당신이 참을 수 없는 음식만 먹어라, ② 당신이 즐기는 음식은 먹지 말라고 권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당신이 지키는 것을 불가능하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원하는 만큼 맘대로 먹으라고 권하는 프로그램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그것은 운동의 수위와 마찬가지다. 삶을 위한 올바른 식사법은 균형의 문제다.



가장 훌륭한 목표

실패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비결은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실패하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목표를 이루려고 맹목적으로 노력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하다면 그 목표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러너에게 실패는 적절한 열정과 부절적한 목표가 결합한 결과일 때가 종종 있다.


성공과, 반복되는 성공은 한 번에 조금씩 진보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이뤄진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여정 자체를 즐기는 것과 목적지에만 오로지 신경을 쓰는 것의 차이다. 그것은 거기에 가려면 멀었느냐는 낯익은 증상이다. 내 아들이 어렸을 때 그는 마지못해 내 휴가 전략을 받아들였다. 나는 구제불능의 방랑벽이 있어서 어디를 가든 행복해 했다. 나는 그저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만족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내 아들은 거기에 가고 싶어 했다. 특정한 목적지 없이 여행하는 것은 그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가 가는 곳을 모른다면 우리가 가고 있는 곳에 얼마나 가까이 가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어요?" 그렇게 그는 물어보곤 했다. 나는 그를 만족시킬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성인이 돼서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들이 가고 있는 곳을 언제 가게 될 것인지를 말해 주는 책과 훈련 프로그램들을 사려고 한다. 그들은 어떻게 5km를 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또는 마라톤을 4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은 갖게 될 예정인 몸의 모델을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은 성공적인 사람의 구체적인 예를 원한다.


그들은 보다 활동하는 삶을 살거나, 5km나 마라톤을 뛰거나, 또는 건강해지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딴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들은 현재의 자신에서 도망쳐 다른 사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한다. 그들은 현재의 존재를 묶고 있는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목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건강해지려고 결심했을 때 나는 다른 성인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목표 지향적이었다. 내 첫 번째 목표는 소파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은 아니었지만, 절대적으로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는 한 꿈쩍도 안 했던 사람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파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가는 것은 자연스런 행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노력을 필요로 했다.


나는 일어나서 나갔다. 그리고 그 느낌은 한 동안 너무 좋았다. 나는 TV와 영화 재방송을 보다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집을 떠날 수 있을 만큼 단호했던 자신에 대해 뿌듯하게 생각했다. 게으름에 대한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나는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내게 그것은 시작이었다. 불행히도, 그 특수한 목표를 달성한 만족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몇 번 그렇게 한 이후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그리 만족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짧은 거리를 산보한 뒤 나는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나는 집에서 1.5마일(2.4km) 떨어진 길에 페인트로 선을 그렸다. 그 선까지 갔다 오면 나는 3마일(4.8km)을 뛰고, 걷고, 뒤뚱거리는 게 될 터였다. 나는 출퇴근하는 길에 1.5마일 표시를 매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유혹적이었다.


매일 그 선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6개월 동안 매일 거기까지 가는 데 실패했다. 실패한 것은 달리기라는 행위를 축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여정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나는 목표에만 매달렸다. 내가 실패한 것은 사람에서 내가 이루고 있는 변화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실패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보상만 쳐다봤기 때문이었다.


뒤돌아보면 내가 왜 계속 시도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왜 매일 실패하는데도 계속 시도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새로운 러너들이 달릴 때마다 충분히 빨리, 충분히 멀리 달리지 못한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달리기 경험의 전부가 되고 있다.



움직임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이제는 내가 달리면서 느낀다. 소질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같은 희열이다. 익숙한 길을 달려 내려가는 것은 마치 오랜 친구를 찾아가는 것과 같았다. 그 희열을 느낀다. 내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는 마치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은 설렘을 느낀다. 그 기쁨은 움직임의 마술에 있고, 세계가 당신을 지나쳐 가는 것을 지켜보는 대신 당신이 세계를 지나간다는 우아한 단순성에 있다.


그 기쁨은 내가 어딘가에 구속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데 있다. 내 발과 다리가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어떤 곳으로 내 몸을 데려갈 만큼 강하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 과거에 구속돼 있지 않고, 나는 내 현재에 구속돼 있지 않다. 길이 저기 앞에 있다. 길은 자신이 품고 있는 온갖 경이를 탐험하라고 나를 초대하고 있다.


움직임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모든 발자국은 지구에서의 나의 위치, 시공간을 통과해 움직일 수 있는 내 능력에 대한 확인이다. 내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공기가 폐 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것을 느낄 때, 더위와 추위, 이글거리는 태양, 쏟아지는 비를 느낄 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달리기 때문에 나는 매일 조금 더 생동감이 있다. 한때 늙음을 향한 느리고 꾸준한 행진이었던 것이 지금은 삶이 허용하는 모든 킬로미터들을 다 주파하려는 질주가 됐다. 모든 발자국마다 내가 갈 거라고 생각한 것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고 있으며 내가 가려는 곳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왜 달리고 시합에 나가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 못할 것이다. 그들은 봄비 속에 달리는 기쁨 또는 뜨거운 여름밤에 흘리는 만족의 땀방울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한기가 드는 늦가을, 타이츠와 조끼를 입고 나가는 당신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그들은 눈 덮인 겨울밤, 옷을 껴입고 나가는 당신을 미쳤다는 듯이 바라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당신이 콜로라도 주에서 달리며 스쳐지나가는 해바라기 밭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7월 레이크 타호 주변 산의 시원한 공기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뉴잉글랜드에서 열리는 가을 마라톤의 단풍잎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12월 호숫가를 뛰면서 보이는 시카고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런 즐거움의 순간들은 당신이 간직할, 그리고 다른 러너들과 함께 할 당신의 것이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달리느냐는 것을 넘어서 이런 순간들이 당신을 러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것이다. 러너로서의 이런 순간들은 영혼의 피륙을 이어주는 솔기가 될 것이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원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원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