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서툰 아이 몸놀이가 정답이다

   
김승언
ǻ
서사원
   
16800
2022�� 02��



■ 책 소개


우리 아이의 성장 힌트는 아이의 몸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양하게 활동하고 놀아야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아이에게 몸으로 놀아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막상 30분 동안 꼬박 몸으로만 놀아 주는 것이 부모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조금 느리고 서툰 아이일수록 처음에는 부모와의 몸놀이를 좋아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몸놀이가 막연한 부모님들을 위해 30분 몸놀이 커리큘럼과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몸놀이를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아이와 몸을 부대끼는 것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5분에 한 번씩 시계를 보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와의 몸놀이에 익숙해지면 어느새 30분을 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 저자 김승언
발달이 느리고 자폐 성향이 있는 4천여 명의 아이를 만난 발달센터 터치아이의 대표이자 자폐아 치료 최고 전문가, 국내 1호 아이 몸 발달 전문가다. 중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약 20년간 자폐 아동과 그 가족들을 만나 상담하고 치료, 교육해 왔다. 탁월한 자폐 아동 치료 교육 노하우와 자폐증 치료에 대한 열정으로 자폐 아동 부모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작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작가가 운영하는 터치아이는 2015년 7월 보건복지부 지정 발달장애인 부모교육 실시기관으로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경기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발달장애 부모교육 사업을 진행하였다. 다른 저서로는 《오픈도어》, 《아이의 모든 것은 몸에서 시작된다》가 있다.

유튜브 터치아이TV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337victoria
티스토리 블로그 touchi.tistory.com/

■ 차례
프롤로그 자폐, 발달장애 최고 전문가가 아이들과 매일 몸놀이 하는 이유

Chapter 1 우리 아이에게 몸놀이가 필요한 이유
최첨단 기술의 시대, 증가하는 발달장애 아이들
고독하게 성장하는 요즘 아이들
코로나19가 뒤덮은 세상, 아이들은 더 외로워진다
지나치게 편한 환경이 아이의 뇌를 위협한다
아이는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들판의 잡초처럼 자라야 한다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놀아야 한다
놀이는 마주하고 소통하는 과정

Chapter 2 아이에게 몸은 곧 뇌다
아이의 촉감각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 몸놀이
아이와 몸을 접촉하는 것의 더 큰 의미
아이 몸의 발달이 곧 뇌의 발달
신체 지도 형성은 접촉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시작된다
몸 중심이 탄탄해야 우리 아이도 튼튼해진다
우리 아이 감각 발달 치트키, 관절 몸놀이
아이의 자아를 키우는 몸놀이
몸놀이로 성장하는 아이의 자아

Chapter 3 몸을 관찰하면 우리 아이 발달이 보인다
아이의 촉감각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 몸놀이
아이와 몸을 접촉하는 것의 더 큰 의미
아이 몸의 발달이 곧 뇌의 발달
신체 지도 형성은 접촉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시작된다
몸 중심이 탄탄해야 우리 아이도 튼튼해진다
우리 아이 감각 발달 치트키, 관절 몸놀이
아이의 자아를 키우는 몸놀이
몸놀이로 성장하는 아이의 자아

Chapter 4 아이의 발달 특성에 따른 몸놀이 처방전
언어 발달이 지연된 아이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
수면 문제가 있는 아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
소근육 발달이 늦는 아이
신체 협응이 미숙한 아이
편식이 있고 잘 씹지 않는 아이
대소변 가리기가 늦는 아이
친구와 잘 어울리지 않는 아이
ADHD 증상이 있는 아이
7세 이상 학령기의 발달이 느린 아이

Chapter 5 더 재밌게! 더 알차게! 실전 하루 30분 몸놀이
몸놀이, 학습보다 체득이 먼저다
100배 더 즐거워지는 몸놀이 노하우
하루 30분, 몸놀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재밌고 알차게 놀자! 30분 몸놀이 커리큘럼
무조건 져 주는 건 금물! 번갈아 가며 놀이하자
매일 더 새롭게, 알차게 몸놀이 하는 법
몸놀이의 핵심은 연결
이불 그네, 이불 썰매는 진짜 몸놀이가 아니다
아빠와의 몸놀이: 힘은 세게, 공간은 넓게
엄마와의 몸놀이: 쫑알쫑알 언어 자극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엄마의 무기
자연스러운 눈 맞춤으로 아이와 소통하기
찐한 눈 맞춤 몸놀이
피곤한 날에는 게으르게 놀아 주자
택배 상자, 바구니, 텐트를 활용한 몸놀이
몸놀이의 꽃은 Dance
아이가 몸놀이를 거부한다면?
아이가 몸놀이 한 뒤에 많이 피곤해한다면?

Chapter 6 몸놀이와 함께한 100일의 기적
몸놀이와 함께한 아름다운 100일의 이야기
100일간 수놓은 내 아이의 빛나는 성장일기

Chapter 7 우리 아이 몸놀이 대백과
다리 구부려 배 누르기
비행기 태우기
레슬링
거꾸로 시계추
떡 사세요
발등 위 걷기
뒤로/옆으로 움직이기
앞 구르기
옆 구르기
회전 풍차
매달리기
손뼉치기
전기 놀이
자전거 타기
말 태우기
다리 의자, 다리 미끄럼틀
몸 터널 통과하기
전갈 놀이
오토바이
다리 매달려서 움직이기
김밥 말이
햄버거 놀이
한쪽 다리 들고 균형 잡기
둥글게 둥글게
서울 구경
안경 만들기
이색 달리기
팽이 돌리기
물고기 헤엄치기
칭찬 도장 놀이
화이팅 놀이
엄지 탑 쌓기
쭉쭉 팍팍 밀기
인디언밥
허리 튜브
씨름하기
높이높이 발차기
윗몸/뒷몸 일으키기
다리 스트레칭
손 마사지

에필로그
참고문헌

 




느리고 서툰 아이 몸놀이가 정답이다


우리 아이에게 몸놀이가 필요한 이유

최첨단 기술의 시대, 증가하는 발달장애 아이들

우리는 매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화면을 반으로 접는 스마트폰이 흔해졌고, 청소와 장보기, 보육을 해주는 AI(인공지능)와 로봇은 우리 일상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발달도 그만큼 빨라졌을까요?


발달장애 / 자폐증 / 언어지연, 언어장애 /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 / 품행장애 / 사회성 결여


예상과 달리 이와 같은 발달 문제를 겪는 아이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 상담 및 문의 요청은 예약을 더 받지 못할 만큼 밀려들고 있습니다.


일반 어린이집, 유치원 수는 줄고 있지만 장애 통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 유치원은 늘고 있으며 장애 통합반에 등원 신청하는 아이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수학교나 장애 아동 전문 어린이집, 복지관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장애 아동 전문 어린이집에 입소하려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번화가에 위치한 상가마다 언어 치료 센터, 발달 센터가 들어서고 아동의 발달 지연은 대중에게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치료비로 지원해 주는 발달 재활 서비스 바우처는 각 시마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아이들 수는 줄고 있는데 자폐, 발달장애 아동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발달 문제를 겪는 아이는 왜 증가하는 걸까요?


코로나19가 뒤덮은 세상, 아이들은 더 외로워진다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바꿔 놓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은 그 변화를 더욱 크게 실감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부모는 집 안에 콕 박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두 달…… 그렇게 아이와 부모는 타인으로부터 격리됩니다.


어린이집, 키즈카페도 갈 수 없습니다. 어른도 이렇게 답답하고 무료한데 아이는 오죽할까 싶어 인터넷으로 아이 장난감을 검색합니다. 그렇게 집은 격리시설이 되어 가고, 아이 장난감, 책, 학습 기계 같은 것들이 수북이 쌓입니다. 어린이집도 못 가고, 바깥에서 뛰어놀 수도 없는 아이는 집에서 TV와 유튜브를 보다가 장난감도 좀 가지고 놀며 하루를 보냅니다. 아이의 놀이는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 ‘혼자’입니다. 같이 해야 가치 있는 아이의 시간이 외롭게 흘러갑니다.


집에서만 지내는 환경은 결코 다양할 수 없습니다. 집에서는 아이가 몸을 충분히 움직이며 활동할 수 없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단조롭고 정적인 일상 속에서는 아이의 뇌가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에게 따질 수도 없고 부모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혼란한 상황 속에서 피해자는 남습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발달장애를 예방하고 발달장애 아이를 한 명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다면 전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몸놀이로 무장한 슈퍼맨 아빠, 원더우먼 엄마가 함께한다면 코로나19도, 우리 아이의 발달 문제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육아에 몸놀이가 더해진다면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부모와 아이의 관계 또한 더욱 탄탄해질 것입니다. 현대 사회일수록, 핵가족, 독박 육아일수록,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늘어날수록 우리 아이의 육아는 몸놀이로 반드시 혁신되어야 합니다.


아이는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들판의 잡초처럼 자라야 한다

아이의 성장은 나무와 닮아 있습니다. 아이의 키가 자라듯 나무도 그 줄기가 자라며 키가 커집니다. 아이가 햇빛을 봐야 잠도 잘 자고 시력도 좋아지듯 나무도 햇빛을 봐야 합니다. 그래야 더 푸르고 단단하게 자라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나무처럼 무럭무럭 자라야 하는데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 어떻게 될까요? 온실 속의 화초는 온실 밖을 나가면 금세 시들고 꺾이게 됩니다. 나무만큼 우뚝 자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무는커녕 잡초만큼도 자라지 못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더 큰 세상에 나가야 합니다. 그 세상은 매 순간 새로울 것이며 낯설고,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들이 수없이 펼쳐질 것입니다.


아이가 건강하려면 이런 더 큰 세상에 잘 적응해야 합니다. 아이를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면 아이가 머무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온실뿐입니다. 우리 아이는 온실보다 더 크고 넓은 세상에 있는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경험하면서 자신의 것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놀아야 한다

점차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사회에서 우리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라는 놀이의 중요한 전제를 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된 놀이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놀아 주는 것(‘노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부모는 ‘아이와 놀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은 쉽지 않습니다. 힘들고 고됩니다. 뭘 어떻게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고, 아이와 놀이하며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부모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놀이가 가장 두렵고 큰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부모와의 놀이 시간입니다. 아이는 사랑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놀이를 통해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전달되고 아이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아 갑니다. 또한 놀이를 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발달의 근간이 이 놀이를 통해 시작되고 확장됩니다.



아이에게 몸은 곧 '뇌'다

아이의 촉감각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 몸놀이

몸놀이는 몸과 몸이 맞닿으며 하는 놀이입니다. 피부와 피부가 서로 닿고 스치며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것입니다. 몸놀이 하는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피부고, 주로 경험하는 것은 바로 촉감각입니다.


아이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각을 잘 느껴야 합니다. 특히 촉감각을 잘 느끼고 수용해야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갑고 날카로운 게 느껴지면 바로 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가 나고,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먹고 있는 음식이 뜨거우면 뜨거운 것을 바로 느껴야 합니다. 추운 겨울에 손이나 발이 시리면 그 감각을 느껴서 손을 호호 불거나 손에는 장갑을 끼고, 발에는 양말을 신어야 합니다. 이처럼 촉감은 생존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감각입니다.


아이 몸의 발달이 곧 뇌의 발달

신체 발달이 느린 아이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

주의 집중이 짧은 아이


위의 증상은 각기 다른 발달상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 원인은 동일합니다. 바로 뇌 발달상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뇌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뇌 발달이 건강하게 이루어지면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도 정상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뇌 발달에 문제가 있으면 대근육 발달이 느리거나 언어 발달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발달을 이해하려면 내 아이의 뇌 발달이 잘 되고 있는지, 뇌 발달이 건강하게 이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몸 발달 = 뇌 발달

몸의 경험 = 뇌의 활성화


몸과 뇌는 끊임없이 상호 작용을 합니다. 신호를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용합니다. 몸과 뇌의 상호 작용은 순서가 있지는 않습니다. 뭐가 먼저고, 나중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동시에 상호 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몸은 뇌고, 뇌는 몸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몸의 발달은 곧 뇌의 발달을 뜻합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뇌 발달도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몸의 경험은 뇌 발달의 전반을 좌우합니다. 몸을 쓰는 경험이 많을수록 몸과 뇌는 활발히 신호와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몸을 쓸 때 뇌에 필요한 많은 정보가 전달되고, 뇌의 신경회로가 건강하고 탄탄하게 형성됩니다.


아이의 자아를 키우는 몸놀이

눈사람을 만들 때 작은 눈덩이를 계속 굴려서 크고 단단하게 뭉치듯이 우리 아이들의 발달에도 눈덩이가 필요합니다. 발달에 필요한 눈덩이가 단단해져 유의미한 형태를 갖추게 되면 건강한 발달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이의 작은 눈덩이를 찾아서 중심에 서게 해 주고, 그 눈덩이가 잘 커지고, 단단해지고, 웅장해지도록 해 주는 것이 발달 촉진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발달에 필요한 눈덩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아’입니다. 자아는 ‘자신에 대한 인식과 개념’을 뜻합니다. 그런데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자아를 어떻게 살펴야 할까요? 막막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 우리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잘 집중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몸이 아플 때

감정에 휩싸일 때

잘 해내고 싶은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할 때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이나 운동을 할 때

문제의 해결 방법을 고민할 때


이 외에도 많을 것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고, 배고프고, 졸리고, 힘들 때 자신에 대해 생각합니다. 불편하고, 힘들고, 슬프고, 즐거워서 감정을 표현할 때 자신을 알아 갑니다. 부모가 아이 몸을 만질 때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 몸을 안아 줄 때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느낍니다. 부모가 아이 배를 만져 줄 때 아이는 배탈이 낫고 편안함을 느낍니다. 엄마가 아이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아이는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아이의 자아를 확립해 주는 것 역시 아이의 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좋고 싫은지, 어떨 때 기분이 좋거나 슬픈지 몸을 사용하며 알아 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발달한다는 것은 타인이나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과 활발히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즉, 아이가 마주한 환경이나 사람에게 자극을 받고 그에 따라 반응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다 보면 문제 해결 능력, 주도성, 적극성이 향상됩니다.


간혹 외부 환경의 자극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전에 제한적으로 경험했던 것만을 반복해서 추구하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외부 환경에 잘 반응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는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문제로 인식해야 생각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을 쓰거나 적극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확장되어 언어 발화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매일 몸놀이 하는 것은 아이가 외부 환경의 자극을 잘 받아들이게 하기 위함입니다. 몸과 몸의 접촉을 통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하게 해주기 위함입니다. 아이는 접촉을 하며 지금 상황에 집중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받아들인 자극을 통해 생각하고 소리를 내고, 말을 하고,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이것은 자발적인 행동과 언어로 이어져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은 또 다른 문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문제 해결 경험이 많을수록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대처하고, 문제 해결 능력, 사고력, 창의력 모두 향상됩니다.


장난감, 책, 스마트폰은 이와 정반대의 상황을 만듭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상황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필요 없이 만들어진 것들을 보고, 듣고, 소비하게 합니다. 아이는 지나치게 매력적으로 포장된 콘텐츠들을 보면서 쉽고, 편하고, 화려한 것에 익숙해집니다.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 사람들과 제대로 마주해야 합니다. 특히 사람들과 마주하며 문제 상황에 자주 노출되어야 합니다. 신체를 접촉하고 몸놀이를 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생각하며 몸을 쓰고,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하며 건강한 자아를 쑥쑥 키워야 합니다.



더 재밌게! 더 알차게! 실전 하루 30분 몸놀이

몸놀이, 학습보다 체득이 먼저다

체득(體得)은 ‘몸으로 익힌다’는 뜻으로 실제 경험을 통해 깨닫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몸놀이 할 때 서로 팔을 잡고 다양한 방향으로 흔들고 돌리는 과정에서 아이는 팔의 활동 반경과 움직일 때의 자세, 힘주는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체득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몸놀이를 통해 무엇을 체득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이와 서로 발을 맞대로 자전거 타듯이 마주 다리 굴리기

다리의 힘과 관절의 움직임을 체득하게 됩니다. 아이가 본인 다리와 부모의 다리를 지켜보기 때문에 시각 발달, 눈과의 신체 협응력이 좋아집니다.


*서로 껴안고 누워서 데굴데굴 구르기 / 등을 대고 뒤로 팔짱 껴서 앞, 옆으로 움직이기

평소 익숙하던 몸의 움직임 반향을 더 넓혀 줍니다. 공간 지각 능력,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몸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더 커집니다.


*서로 손을 잡고 전력을 다해 달리기

속도감에 따라 가속과 제동을 하며 몸 쓰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단순히 움직이면서 시각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속도감, 위치감 등에 집중하게 되고 자기 몸 중심으로 더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됩니다.


하루 30분, 몸놀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몸놀이는 시간이 날 때, 생각이 날 때 가끔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합니다. 몸놀이 시간에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아야 하며 어떤 우선순위에도 밀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30분’이라는 시간도 엄수해야 합니다. 몸놀이를 짧게 자주 해 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와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번은 30분 동안 쭉 이어서 해야 합니다. 30분 동안 온전히 소통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저는 《아이의 모든 것은 몸에서 시작된다》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한 사람과 한 장소에서 30분 이상 소통한다고 해 보자. 30분 동안 소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 이야기할 거리도 생각하며 찾아야 하고, 상대방의 행동과 표정, 여러 반응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게 30분간 소통하고 나면 상대방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외모, 성격, 취미, 관심사 등의 정보를 알게 된다. 즉, 관계가 형성되고, 소통을 통해 공유한 것들이 생긴다.


무조건 져 주는 건 금물! 번갈아 가며 놀이하자

몸놀이는 상호 작용을 위한 것입니다. 상호 작용은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상호 작용은 균형 있게 오고 가야 합니다. 비행기 태우기를 매번 엄마 아빠가 해 주었다면 이제 아이에게 태워 달라고 해 보세요. 자세가 금세 무너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 해 보세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했던 역할의 기회를 주는 것은 그만큼 아이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아이에게 신뢰를 보여 주세요. 아이와 자주 하던 몸놀이가 새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살다 보면 타인과 갈등도 생기고 싸움도 일어납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도 살다 보면 서로 싸우게 되고, 가장 친한 친구와도 함께 지내다 보면 오해가 생겨 다툴 수 있습니다. 이런 대인 관계를 어떻게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봐 주고, 들어 주고, 이해해 주면 될까요? 한쪽만 계속 희생하고 매번 져 주는 관계는 절대 오래가지 못합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게 매번 져 주지 마세요. 아이의 요구를 쉽게 다 들어 주지 마세요. 무조건 아이 위주로 희생하지 마세요. 그런 관계는 건강해질 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아이에게 좋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져 주고, 희생하고, 다 받아들이면 부모는 아이에게 너무 쉬운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아니는 부모에게 집중하지 않습니다. 계속 이기기만 하면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는 타인에 대한 집중력이 약합니다. 타인에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특히 늘 수용해 주는 천사 같은 엄마에게 잘 집중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이 눈에 안 보이는 유령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인식이 약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부모가 강하게, 커다랗게 인식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적절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상호 작용이 활발한 몸놀이가 필요합니다.


몸놀이의 핵심은 ‘연결’

아이와 몸놀이할 때 각자 움직이는 것보다 아이와 신체를 접촉하며 함께 움직이면 더 재미있습니다. 더 많은 감각 경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신체를 접촉하고 있으면 상대방의 힘과 움직임이 느껴지고, 내 몸과 상대방의 몸에 집중하게 되어 더 적극적이고 폭넓은 감각 정보가 뇌에 전달됩니다. 저는 신체 접촉을 ‘연결한다’라고 표현합니다, 몸놀이의 핵심은 아이와 부모의 몸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때론 아이와 적극적으로 몸을 맞대며 하는 몸놀이가 힘들고 귀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와 아이의 몸이 맞닿을 때 서로를 더 깊이 알게 됩니다. 감각이 통합된 부모의 몸을 통해 아이의 감각도 통합되고, 부모와 상호 작용하며 아이의 언어 능력도 향상됩니다. 부모의 몸놀림을 보며 아이의 신체 인식이 더 건강해지고, 부모의 사회성을 통해 아이의 또래 관계도 더 끈끈해집니다. 부모의 두뇌력을 통해 아이의 인지 발달 또한 더 촉진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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